by Paul MacInnes
내가 처음으로 "득점 기대값(expected goals)"이란 용어를 이해했던 2015년 11월, 나는 Statsbomb이란 웹사이트에서 "레스터 시티,그들의 카미카제 존(Kamikaze Zone)을 향한 발걸음" 이란 기사를 접했고 그 글에 빨려들고 말았다.
기적같은 시즌의 그 당시, 레스터는 초반에만 반짝하고 끝날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레스터는 무려 리그 3위였고 제이미 바디는 9경기 연속으로 골을 넣었다. 그런데 모하메드 모하메드(Mohamed Mohamed)란 기자가 레스터의 다소 색다른 기록에 대해서 발견했다. 그 기자는 레스터의 득점과 실점이 모두 엄청나게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당시 레스터 기록하고 있는 득점과 실점의 비율을 그대로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면, 레스터는 1시즌에 60득점과 50실점을 동시에 달성한 프리미어 리그 역대 5번째 팀이 되는 것이었다. 이전 4차례 사례 중 하나는 아쉽게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브랜단 로저스의 리버풀이었고 2차례는 바비 롭슨 경의 뉴캐슬 유나이티드였다. 분명히 특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레스터의 카미카제 축구는 데이터로 보충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레스터의 득점 기대값 차이 비율은 고작 0.5에 불과했다.
그런데 대체 무엇에 대한 기대값을 구한단 말인가? 당시에 인지하지는 못했지만, 나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축구 분석을 우연히 접한 것이었다. 일반인이 만들어낸 이 분석은 이제 사람들이 경기를 보는 관점, 경기에 대해 논의하는 관점까지 바꿀 것으로 보인다. 내가 이것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아니지만 나는 지금껏 펍, 경기 리포트, 경기 중계에서 득점 기대값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결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마치 실버백 고릴라를 우연히 발견한 동식물 학자같은 느낌이었다. 새로운 통계량에 대해 두려우면서도 경계했지만 그런 수량화된 이야기를 계속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정확히 "득점 기대값(줄여서 xG)"은 무엇일까? xG 통계량 발전에 크게 기여했고 이를 보다 쉽게 풀어서 설명해줄 마이클 칼리(Michael Caley)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XG는 슈팅이 골로 연결될 확률을 수치화하는 개념이다. 감독들은 줄곧 "우리는 더 좋은 득점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라고 말하는데 xG는 기본적으로 그 개념에 값을 부여한 것이다. 오랫동안 널리 받아들여진 개념 -찰스 리프가 평균적으로 슈팅 9번에 1골이라 주장한 것- 역시 xG의 초기 개념이다."
찰스 리프는 세계대전 이후 활동한 축구 분석가로 롱볼 게임을 주장한 사람으로 악명 높다. 리프의 개념과 칼리의 해석에 있어서 핵심적인 차이는 '수량화'이다. 하버드에서 종교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칼리는 학생 때부터 축구 데이터를 취미삼아 가지고 놀았다. 이제 칼리는 축구로 먹고살고 있으며 '야구 통계량의 특성을 축구에 가져오자'를 모토로 글을 쓴다. 다른 열성적인 분석가들처럼 칼리는방대한 축구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캐내고 있고 임의로 주어진 한 슈팅이 어느 정도의 득점확률을 가지는지 파악하고자 한다. 분석의 시작점은 슈팅이 시도되는 위치고 분석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칼리는 자신이 개발한 xG 모델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변수들을 언급했다.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모델은 슈팅을 다방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어디서 슈팅이 시도되었는가? 슈팅이 시도되기 전에 어떤 패스가 들어왔는가? 신체 어느 부위를 사용해서 슈팅을 했는가? 슈팅을 시도하기 전에 상대팀 수비수를 제쳤는가? 슈팅을 시도하기 까지의 속도는 어땠는가? 리바운드 상황에서의 슈팅이었는가? 아니면 세트피스에서 만들어진 슈팅인가? 이 모든 것들을 따진다. 지금 언급한 모든 사항들이 득점 가능성에 명백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각 슈팅의 득점 가능성을 모두 더하면, 이제는 1경기 안에서 혹은 1시즌 전체 득점 수를 추정할 수가 있다."
이해가 되었는가? 좋다. 이제는 양적인 통계 분석의 시대다. 이를 축구 빅데이터(Big Football Data)라 부르자. 지난 10년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심도있는 축구 분석에 익숙해졌다. 축구 빅데이터는 물류업과 소매업이 겪어온 것과 마찬가지의 도약을 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구단과 각 구단의 서포터들은 "너의 의견은 존중하지만 데이터가 말하는 사실은 그렇지 않아" 란 말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을까?
Statsbomb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테드 넛슨(Ted Knutson)은 고유의 분석 툴을 사용하며 이를 프로 구단들과 공유하길 원한다. 칼리와 마찬가지로 넛슨도 시카고 태생의 미국인이다. 하지만 그는 영국에 거주하고 있고 브렌트포드FC 구단주인 매튜 벤험(Matthew Benham)과 같이 대량의 수치를 처리하는 인물로 잘 알려져있다. 벤험은 데이터에 기반한 축구 구단 운영을 전도하는 인물이다. 넛슨의 트위터를 보면 때때로 그가 초자연적인 예언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넛슨은 새로운 데이터 지배자를 환영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데이터를 다루지 못하는 나머지들이 결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경기에 직접 개입하는 사람들 중 일부가 데이터 수용을 꺼리는건 사실이다. 데이터에 대한 완고한 저항이 있는데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30년간 발로 뛰며 쌓아온 지식을 데이터가 부정하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첫째, 우리는 그들이 쌓아온 지식이 전적으로 무관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둘째,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각에 열린 태도를 지녀야 한다. 축구는 항상 수년간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타당한 의견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애널리틱스는 경험을 보조해줄 수 있다."
xG의 탄생은 Opta의 발전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2001년부터 축구 분석을 담당한 데이터 회사로 수년간 모든 데이터를 저장해 신문이나 TV중계화면을 통해 간략하게 요약된 통계량을 제공한다. Opta의 2명의 분석가 샘 그린(Sam Green)과 데빈 플루러(Devin Pleuler)은 2000년대 후반 최초로 xG 모델링한 인물이다. 또 StatDNA의 미국인 사라 루드(Sarah Rudd)도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모델링을 하고 있었다.
애널리틱스가 프로 경기에 어느 정도까지 침투했는지 살펴볼 경우, 2014년 아스날이 StatDNA를 인수한 것을 알 필요가 있다. StatDNA의 연구는 이제 큰 규모의 구단 의사결정에 있어 빠지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그린은 아스톤 빌라에서 일하고 있으며, 플루러는 MLS의 토론토FC의 분석팀 대표이다. 또 리버풀이 새로운 스포르팅 디렉터(sporting director) 자리에 데이터 분석가인 마이클 에드워즈(Michael Edwards)를 임명한 것도 애널리틱스가 축구에 스며들고 있는 또 다른 예시라 할 수 있다. 넛슨은 데이터에 대한 저항이 자연스러운 행동이라 말했지만, 축구 빅데이터의 영향은 앞으로 커질 일만 남았다.
구단에 애널리틱스가 충분히 침투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팬들은 어떤가? 트위터 @11Tegen11을 운영하는 네덜란드의 축구 데이터 분석가는 매 주말마다 양팀의 xG값을 시각이미지로 전환해 게시하고 흥미로운 패스맵을 같이 첨부한다. 이 패스맵은 선수들의 평균적인 포지션과 선수들 사이의 패스 연결을 시각화한다. 이제는 TV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서 비슷한 그림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지난 주 MLS는 모든 경기일정에 대해 xG 데이터를 기록할 것이라 발표했다. 축구 빅데이터는 이제 주류가 되어가고 있다.
칼리는 애널리틱스의 적용으로 사람들이 축구를 즐기는 방식에 변화를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넛슨은 빅데이터로 인해 축구를 보는 방식이 변할 것이라 믿는다. "나는 사람들이 점차 축구를 다른 시선으로 볼 것이라 생각한다. 데이터는 새로운 유형의 팬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 데이터들은 풋볼 매니저와 판타지 리그를 즐기는 사람들의 정보와 겹칠 것이다. 선수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우린 그를 평가할 수 있다. 판타지 리그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면 데이터가 필요하고 미국에서는 모든 스포츠가 판타지 리그와 함께 성장해왔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7/mar/30/expected-goals-big-football-data-leicester-city-norwich?CMP=share_btn_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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