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속도가 중요해진 이유는 최근 역습을 위주로하는 팀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사실 역습이라는 개념은 새로 등장한 것이 아니다. 1930년대 아스날이 잉글랜드 최강팀이던 시절, 하버트 채프먼 감독은 '자신들의 진영으로 상대를 끌어서 공격수들에게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준다' 라는 개념을 활용했다. 현대축구의 특징은 (과거보다 더 좋은 기술적 재능을 가진 선수들, 패스하기에 아주 적합한 피치조건, 수비수들이 거친파울을 할 경우에 경고를 피할 수가 없다는 점) 유럽 최상위 클럽들에게 역습이 상당히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빠른 발은 역습을 성공시키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아스날 선수단의 변화는 좋은 비교 예시가 될 수 있다. 필자는 시오 월콧과 세바스티안 라르손을 비교하도록 하겠다. 월콧은 드리블 능력에서 우위에 있으며, 라르손은 월콧보다 지능적인 패스를 할 줄 안다는 장점을 지녔다. 그러나 100m를 11초만에 달릴 수 있다는 월콧에게는 아스날 1군에서 4시즌이라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세바스티안 라르손은 아스날에서 3번의 리그출전 이후에 버림받았다. 아스날 관계자도 라르손의 느린 발이 그를 경쟁에서 불리하게 만들었다고 인정했다.

 

두 선수의 속도를 제외하면 라르손과 월콧간의 큰 차이는 없다시피하다. 따라서 월콧이 살아남은 이유는 월콧의 빠른 발이 현대의 프리미어리그 축구에 더 적합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Football365에서 일하는 Pete Gill씨는 아스날이 첼시에게 0-3으로 패배한 이후에 시오 월콧에 대하여 약간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시오 월콧은 평가받는 수준보다 축구 재능이 부족하다. 만약 월콧에게 스피드란게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프로축구선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빠르기를 제외하고는 그 어느것도 갖추지 못했다." 월콧의 아버지도 '빠른 발을 가진게 월콧이 다른 선수들보다 우위에 있는 점'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글을 보는 당신들은 선수를 평가하는데 속도라는 부분을 제외하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속도를 갖추지 못한 세바스티안 라르손은 중위권팀에서 뛰고, 빠른 속도를 갖춘 시오 월콧은 여전히 상위권 팀에서 뛰고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퀴즈를 하나 내보도록하겠다. 2003/2004 시즌을 앞두고 아스날은 선수들의 피지컬적인 부분에 대한 테스트를 시행했다. 여러 테스트들 가운데 아스날 선수들이 60m를 얼마나 빠르게 달리는지 측정하는 항목이 있었다. 1등은 티에리 앙리였고, 2등은 저메인 페넌트였다. 그렇다면 3등은 누구였을까? 10가지 선택사항을 던져주겠다.

 

데니스 베르캄프, 가엘 클리쉬, 에슐리 콜, 에두, 질베르투 실바, 로렌, 프레디 융베리, 로베르토 피레, 패트릭 비에이라, 실뱅 윌토르.


놀랍게도 정답은 데니스 베르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