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레스터 시티의 프리미어 리그 우승으로 인해 올시즌 FA컵은 언더독들의 반란의 장이라는 마케팅을 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팰리스가 우승하는 것은 여전히 멋진 스토리로 기억될 것이며 우리는 상상도 못했던 커뮤니티 실드 매치업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우리는 FA컵 결승전이 약자와 강자의 뚜렷한 대결 구도로 펼쳐지는 것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벌써 4시즌 연속으로 프리미어 리그 상위 클럽과 하위 클럽이 맞대결을 펼친다. : 2013년 맨체스터 시티(2위) vs 위건 애슬레틱(18위) / 2014년 아스날(4위) vs 헐 시티(16위) / 2015년 아스날(3위) vs 아스톤 빌라(17위) 


그리고 이번에는 5위와 15위의 대결이다. 이전 3차례의 경우보다는 두 팀의 격차가 심하지 않으나 팰리스는 최근 3차례의 결승전 경기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위건은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펼치면서 1:0 승리를 거두었고 아스날을 상대로 2:0 리드까지 잡았던 헐 시티는 합리적인 수비 축구를 펼치면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한편 아스날을 상대로 오픈 게임을 펼쳤던 아스톤 빌라는 0:4 스코어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언더독은 결승에서 수비적으로 나설수록 더 좋은 결과를 맞이했다. 물론 3경기는 굉장히 작은 샘플이지만 일반적으로 약팀은 골이 적게 터지는 경기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해야하고 역습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해야 한다. 만약 앨런 파듀 감독이 팰리스 선수들에게 높은 수비 라인 형성을 요구한다면, 지난해 시오 월콧에게 아스톤 빌라가 철저하게 당했던 것처럼 스콧 단과 다미엔 델라니는 마커스 래쉬포드와 앙토니 마시알의 침투에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굉장히 라이트한 축구팬들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상대의 깊숙한 수비 블록을 뚫는 것에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걸 알고 있다. 특히 전반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상대의 밀집 수비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루이 반 할 아래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공을 소유하고 지속적으로 공을 좌우로 돌리지만 상대의 공간을 헤집고 들어갈 적절한 타이밍은 잘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패스의 탬포는 느리고 공격 진영에서의 응집력은 실종된 상황이다. 팰리스는 충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괴롭힐 수 있다.


실제로 팰리스는 지난 10월 셀허스트 파크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굉장히 지루한 축구를 펼치도록 유도했었고 비록 경기는 0:0으로 끝났지만 승리에 조금 더 가깝게 플레이한 팀은 팰리스였다. 당시 팰리스는 10개의 슈팅을 기록했었고 유나이티드는 5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유효 슈팅도 5:1로 확연한 차이를 기록했으며 요앙 카바예의 슈팅은 아깝게 빗나갔고 야닉 볼라시는 골대를 때리기도 했다.


당시 파듀는 팰리스가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고 말했으며 최근 FA컵 결승에서 언더독이 강팀을 상대로 선전한 경우를 볼 때 팰리스는 그 때의 접근법으로 이번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측면을 공략하는 것은 팰리스에게 매우 중요하다. 공격적인 성향의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부족하며 카메론 보스윅-잭슨은 경험이 적어 아직까지도 탑레벨에서 레프트백으로서 경기를 펼치는 것에 익숙치 않다. 최근 로호가 포지셔닝과 상대 윙어 마크에서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보스윅-잭슨 대신 로호가 나와도 팰리스는 충분히 환영할 수 있다. 자하가 로호를 자리에서 끌어내고 그 빈 자리를 공략하는 형식으로 팰리스는 유나이티드의 측면을 흔들 수 있다.


팰리스는 자하, 펀천처럼 역습 상황에서도 위협적인 자원이 많다. 특히 중앙에서 뛸 것으로 예상되는 볼라시는 굉장히 영리한 선수로 빈 공간을 잘 찾아 움직인다. 본래 윙어로 뛰었던 볼라시는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홀딩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는 마이클 캐릭보다 속도 면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팰리스는 이 경기를 잡으려면 인내심을 가져야만 한다. 경기가 득점없이 진행되어도 35%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하더라도 침착해야 한다. 또한 빠른 역습을 진행하는 것이 첫번째 패스에서부터 끊길 확률을 더 높여준다는 것을 알지만 그대로 해야 한다. 실제로 팰리스가 오픈 플레이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위협할 수 있는 장면은 3~4차례에 불과할 것이다. 윙어들은 상황 판단을 확실히 해야하고 카바예는 역습의 시발점으로 책임이 막중할 것이다. 


세트 피스는 골을 넣을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루트이다. 최근 FA컵 결승전에서 언더독이 기록한 4개의 득점 모두 세트 피스에서 나왔다. 위건의 FA컵 우승을 안겨준 벤 왓슨의 헤더도 세트피스였고 헐 시티의 제임스 체스터와 커티스 데이비스의 골 역시 세트 피스였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데드볼 상황에서의 대처가 형편없었다.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는 웨스 모건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으며 그 장면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라인 유지가 아닌 맨마킹을 시도했으나 허술했다. 특히 웨스트 햄 우너정에서는 세트 피스 수비력 부재로 2:1 리드를 내주고 2:3으로 역전패했다. 팰리스는 올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세트 피스로만 15골을 기록했다. 그 어떤 팀보다 세트 피스 비중이 높다. 


유나이티드가 우세한 상황으로 경기가 흘러가겠지만 팰리스에게도 아주 전형적인 언더독의 방식으로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팰리스가 우승한다면 2015/2016시즌은 정말 예측하기 어려웠던 결말을 가지고 마무리 될 것이다.




출처 : http://www.espnfc.co.uk/blog/tactics-and-analysis/67/post/2876230/crystal-palace-better-suited-with-defensive-approach-in-fa-cup-final



by Michael Cox


수비 축구로 대변되는 조세 무리뉴의 이미지는 굉장히 불공평하다. 무리뉴는 현재 올드 트래포드에 있는 선수들만으로도 충분히 그것을 증명해낼 수 있다.


감독에게 첫인상이란 굉장히 중요하다. 조세 무리뉴는 자신의 첫번째 기자 회견에서 자신이 '스페셜 원(Special one)'이라 당당하게 말했고 그로부터 스페셜 원은 무리뉴의 가장 기본적인 닉네임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찬가지로 첼시에서 보여줬던 수비적인 접근은 무리뉴의 기본적인 축구 철학이 수비 축구라는 이미지를 남기게 만들었다. 사실 무리뉴의 축구관은 그것보다는 다양한데 말이다.


극단적으로 수비적이라는 무리뉴의 명성은 굉장히 불공평한 처사이며 특히 무리뉴의 수비적 이미지는 공을 장시간 소유하는 것이 매력적인 축구라는 분명하지 못한 개념 속에서 심화되었다. 무리뉴가 가장 수비적으로 운영했던 팀,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한 2003-2004시즌의 FC 포르투와 2년 연속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첼시는 물론 굉장히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인 팀이었으나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역습 전술로 멋진 골을 양산해내는 팀이었다. 수많은 트로피와 함께한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 그 이후로 무리뉴는 점차 모험적인 인물로 변했다. 2009/2010시즌 인터나치오날레 밀라노의 트레블은 캄프 누에서 보여준 버스 세우기로 기억되지만, 1차전에서는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굉장히 재밌는 축구를 선보였었다. 3시즌동안 유지 되었던 무리뉴의 레알 마드리드는 그 중 2시즌을 바르셀로나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마감했다. 또한 2014/2015시즌 첼시에서는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파이널 서드에서 굉장히 빠른 유기적인 움직임을 선보인게 무리뉴다.


시즌 전체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무리뉴의 팀은 굉장히 재밌는 경기를 펼친다. 그러나 특히 유럽 대항전 경기와 시즌 막바지 조심스럽게 치러야할 빅매치에서 무리뉴는 극단적으로 변할 뿐이다. 알렉스 퍼거슨 경의 커리어 마지막 10년 역시 무리뉴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반적으로 유나이티드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는 축구, 굉장히 고강도의 축구를 선보였으나 엘리트 클럽을 상대하는 순간에는 수동적인 축구, 역습 위주의 플레이로 전환했다. 유나이티드 서포터가 알렉스 퍼거슨 경의 결단을 수용했었다면, 무리뉴의 청사진 역시 문제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무리뉴의 첼시 1기는 피지컬 능력이 특출난 미드필더진과 굉장히 실용적인 공격수들로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무리뉴는 그 때부터 점차 기술적이고 창의적인 선수들로 공격 라인을 꾸려나갔다. 제2의 클로드 마켈레레를 물색하지 않고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사비 알론소를 딥-라잉 플레메이커로 활용했다. 창조적이나 포지셔닝에서는 문제를 노출하는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무리뉴의 첼시 2기에서 후방 미드필더로 경기를 뛰었다. (물론 빅매치에서는 그렇게 배치시키지 않았다)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베슬리 스네이더와 메수트 외질에게는 수비적인 부담을 주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에당 아자르도 상대의 라이트백을 지속적으로 견제하지 않아도 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5/2016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루이 반 할과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던 무리뉴이기에 선수들이 어떻게 길들여져 있는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수비수 기용에서는 반 할과 모습을 달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 에슐리 영과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풀백으로 기용되는 것은 보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정상 컨디션이라면 루크 쇼는 주전으로 자리를 차지할 것이며 마테오 다르미안은 아직까지도 포지셔닝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하지만, 파올로 페레이라와 알바로 아르벨로아처럼 무리뉴가 신뢰를 보낼만한 풀백이 될 잠재력은 가진 선수다. 아마 데일리 블린트는 미드필더로 돌아갈 듯 싶다.


전투적인 성향을 보이며 기동력을 갖춘 미드필더 역할, 무리뉴가 마이클 에시앙과 사미 케디라에게 부여했던 역할을 두고 블린트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경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르강 슈네들랭과 안데르 에레라는 그에 딱 부합하는 인물들이다. 하드-워커로 표현될 수 있는 제시 린가드는 다재다능한 스쿼드 멤버로 무리뉴가 상대의 위협적인 선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카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이나믹한 모습이 부족한 후안 마타는 이미 한 차례 무리뉴에게서 버림받은 적이 있기에 무리뉴가 부임한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여러 옵션들을 고려해볼 것이다.


공격진에도 무리뉴가 좋아할만한 선수들이 있다. 앙토니 마시알과 멤피스 데파이는 상당한 재능을 보유한 선수로 다이나믹한 면도 있고 측면 공격수로서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자원이다. 마커스 래쉬포드는 상대의 풀백과 센터백 사이를 잘 침투하는데 때맞춰 침투하는 미드필더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무리뉴는 현재의 자원으로도 무리뉴-스타일의 베스트11을 선별해낼 수 있고 새로운 영입 선수 없이도 현재보다 재밌는 축구를 선보일 수 있다. 예전처럼 피치 바깥에서는 잡음을 만들어내는 감독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확실한 것은 전술적으로 무리뉴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궁합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may/22/jose-mourinho-manchester-united-old-traff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