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조세 무리뉴는 활력 넘치는 미드필더 에레라를 차분하게 경기해야하는 자리에 배치시켰고 그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웨인 루니의 활약을 이끌어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전형적인 조세 무리뉴 스타일의 축구를 선보였다. 간소한 경기 운영과 효율적인 퍼포먼스가 돋보였고 특히 굳건한 수비조직이 눈에 들어왔다. 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때때로 보여준 점유율 플레이 역시 앞으로가 기대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빌드업 플레이 과정에서 안데르 에레라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보통 에레라는 미드필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투입되는 카드였지만 오늘은 후방에 머무르는 형태였고 대신 마루앙 펠라이니가 전진하는 모습이었다.


공을 활용하는 에레라의 경기력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후방 포지션에서 간결하게 공을 지켜냈을 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패스도 만들어냈다. 우선 에레라는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향해 아주 기민한 패스를 시도함으로써 발렌시아가 마타를 향해 컷백을 시도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 공격 과정은 웨인 루니의 땅볼 슈팅으로 연결되어 아루투르 보루츠가 막았다. 앙토니 마시알을 향해 매끄럽게 나아가는 멋진 패스를 연결시킨 선수도 바로 에레라였다. 마시알은 자신이 선호하는 지역에서 공을 받았지만, 사이먼 프란시스가 멋진 태클로 마시알의 공소유권을 뺏어냈다.








에레라의 패스가 너무 길었으며 스티브 쿡의 충격적인 백패스 실수까지 더해져 선제골이 만들어졌지만,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가장 뛰어난 창의력을 보여준 선수는 분명히 루니&마타가 아닌 에레라였다. 지난 2015/2016시즌 에레라는 90분 평균 64회의 패스를 시도했는데 오늘 87개의 패스를 시도했다. 이는 에레라가 보다 후방에서 뛰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일 것이다.


본머스의 에디 하우는 지난 시즌 기본 전략을 그대로 이어갔다. 4-3-3 포메이션의 측면 플레이어가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점이 독특하다. 오른쪽 측면을 담당한 조던 아이브는 클래식한 드리블러지만, 왼쪽에 위치한 조슈아 킹은 왼쪽에서 중앙을 향해 대각선 방향으로 움직이는 다소 변형된 스타일의 선수였다. 한쪽으로 치우친 이 시스템은 에글리 올슨이 노르웨이 대표팀을 지도할 때 사용한 방식과 아주 흡사하다. 조슈아 킹이 노르웨이 출신이라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한편 킹은 수비 쪽에서 상당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고 특히 발렌시아에게 너무나도 쉽게 제쳐지면서 그의 오버래핑을 억제하지 못했다. 발렌시아의 공격가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번째 골에서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고 마시알의 슈팅은 빗맞았지만 그것이 루니에게 연결되면서 루니가 골을 기록했다.


루니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상호 이해도는 동시에 두 선수가 같은 공간을 잡아먹고 있던 커뮤니티 실드 경기 때보다 훨씬 좋았다. 이브라히모비치는 크로스를 받아먹는 전형적인 No.9 선수일 수도 있지만 후방에서도 자주 플레이하기 때문에 그 빈공간을 밸런스있게 채워줄 질주하는 선수(runner)가 필요하다. 


웸블리에서 루니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지만, 오늘은 후반전 초반에 이브라히모비치의 아주 전형적인 아크로바틱한 백힐 패스를 상대진영을 향해 달려가면서 받아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 상황이 아닌 라인 사이에서 공을 연결받아 팀의 3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브라히모비치의 신체조건을 활용한 플레이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는 센터백과의 공중볼 경합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센터백을 압도했다.


무리뉴는 실점 장면에 대해서 불만스러울 것이다. 마시알은 본머스의 라이트백인 애덤 스미스의 뒷공간 침투를 신경쓰지 못했다. 킹이 발렌시아의 오버래핑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한 것과 꽤나 비슷한 상황이었다. 수비 앞을 긴밀하게 보호하길 원하는 무리뉴의 4-2-3-1 포메이션에서 마시알은 본인이 원하는 것보다 더 후방에서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무리뉴는 발빠른 스트라이커를 수비적으로도 성실한 측면 플레이어로 바꿔낼 수 있다. 2009/2010시즌에 사무엘 에토가 지금 이야기한 것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했다.


실점 장면을 제외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는 탄탄했다. 특히 오프사이드 함정은 후반전에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데일리 블린트는 무리뉴가 즐겨 활용하는 전형적인 유형의 센터백은 아니지만 신입생 에릭 바일리를 옆에 두고 수비진을 잘 이끌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시즌을 치르면서 지금보다 더 어려운 테스트를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루이 반 할의 팀이 본머스 원정에서 2-1로 패배했다는 것과 오늘의 결과가 완벽하게 대조되는 것을 간과할 순 없다. 헨릭 므키타리안은 고작 15분 뛰었을 뿐이며 세계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폴 포그바는 징계로 경기에 나설 수가 없었다. 아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ug/14/ander-herrera-chief-inventor-manchester-united-jose-mourinho





by Michael Cox


웨인 루니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후방 플레이를 활용하기 위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빠르고 활기찬 포워드가 필요하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로 멋진 시작을 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웸블리에서 결승골을 넣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으로 이브라히모비치는 그닥 한게 없었지만, 지난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가장 부족했던 '박스 안에서의 킬러 본능'을 제대로 보여줬다.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크로스를 받은 이브라히모비치의 헤더 결승골은 아주 전형적인 센터-포워드식의 득점이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분명히 지난 10년간 유럽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선보인 No.9이지만, 경기장에서 보여준 그의 움직임을 고려하면 그를 단순한 '골 사냥꾼' 역할로 한정짓기는 어려워 보였다. 이브라히모비치가 단순히 골대 앞에 머무르지 않으면서 웨인 루니의 최적화된 역할에 대한 질문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브라히모비치는 PSG에서 3시즌간 굉장히 흥미로운 역할을 수행했다. 프랑스 리그1의 약체와 경기할 때는 4-3-3의 최전방 공격수였으나 PSG가 만만찮은 상대를 만날 때, 특히 챔피언스 리그에서 그보다 후방으로 내려왔다. 따라서 이브라히모비치는 골스코어러(goalscorer)이자 창조자(creator)였다. PSG의 측면 공격수들은 그가 만들어준 공간을 향해 침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데뷔전에서도 이브라히모비치는 후방으로 빈번하게 내려왔다. 특히 전반전에 그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레스터 시티의 수비수인 웨스 모건과 로베르토 후트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수비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브라히모비치는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져 동료의 숏패스를 발로 연결받았다. 공을 받은 이후 이브라히모비치의 연계 플레이는 인상적이지 못했지만, 어쨌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빌드업 플레이에 이브라히모비치가 역할수행하길 희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후방 지역은 본래 루니가 담당하던 영역이다. 무리뉴는 이미 루니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고 이번 경기에서도 10번 역할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의 극초반 부분에 이브라히모비치가 내려오고 반대로 루니가 득점할 수 있는 위치를 향해 전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패스 연결이 끊기면서 두 선수가 한숨을 쉬는 장면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제 한 경기 지났을 뿐인데 두 선수의 호흡 측면으로 비판을 가하는 것은 부당할 수 있다. 하지만 루니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스프린트를 보여줄 수 있는지, 이브라히모비치가 제공하는 공간을 침투할 활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다. 혹은 두 선수 모두 밑으로 내려와 경기를 펼쳐 더 높은 지역에서 패스 연결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다. 특히 이 부분은 반 할 아래서 극심한 문제점이기도 했다. 현재 두 선수는 옆에 날쌘돌이 유형과 뛰는 것을 더 선호할 것 같다.


두 선수가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야할 선수는 측면에 위치해있다. 이브라히모비치 이적 이후 등번호 11번으로 변경한 앙토니 마시알은 앞으로 왼쪽 측면에서 뛸 것으로 예상된다. 마시알의 빠른 커트인 움직임은 루니와 이브라히모비치가 공존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비슷한 역할을 PSG에서 에딘손 카바니가 수행했다. 하지만 무리뉴의 4-2-3-1 포메이션에서 측면 미드필더는 상당한 시간을 수비적 임무에 할애해야 한다.


헨릭 므키타리안은 고작 1분만 뛰었고 폴 포그바 영입은 주중 내로 확실해질 것이다. 앞으로 경기에 나설 선수는 어제 경기와 다르겠지만 무리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진의 상호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특히 2명의 스타 공격수가 가진 최선의 기량을 끄집어내기 위해서 상당한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ug/07/wayne-rooney-zlatan-ibrahimovic-axis-dynamic-runner






by Michael Cox



이번 대회의 특징으로 뚜렷한 공격 계획을 보여준 팀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 포르투갈도 그런 부류의 팀 중 하나였고 그 포르투갈이 이런 방식으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왠지 적절하기도 하다. 물론 결승전에서 포르투갈이 아주 전형적인 9번 유형의 스트라이커 에데르를 투입하고 이번 대회 최고의 축구를 선보였지만, 페르난도 산토스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통 스트라이커 기용을 포기하는대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나니를 동시에 공격수로 활용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오늘의 경기를 에데르가 멋지게 결정지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이 있기는 했을까?


오늘 경기도 수비적이고 서로의 패를 숨기는 그런 경기였다. 두팀 모두 후방에서부터 점유율을 되찾아오려는 노력을 했으나 주기적으로 공격 찬스를 만들 수 있는 계획이 부재했다. 무사 시소코가 오른쪽 측면에 배치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경기는 적절한 템포를 유지한 채 시작되었다. 이에 포르투갈은 역습으로 경기를 펼칠 심산이었는데 그 역습은 민첩한 공수전환 및 빠른 패스 연결을 바탕으로한 역습이 아니라 주로 롱패스를 적극 활용하는 역습이었다. 세드릭 소아레스가 길게 넘긴 공을 나니가 60야드를 달려가 받은 것은 이 경기의 첫번째 찬스였다. 포르투갈의 방법론은 아주 분명했다 : 최대한 빠르게 전방에 위치한 나니와 호날두를 향해 공을 넘기는 것


이 경기는 4-4-2와 4-4-2의 대결이지만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4-4-2간의 대결이었다. 포르투갈의 4-4-2는 다이아몬드 형태로 윌리엄 카르발류가 수비진을 보호하는 형태였다. 허나 이 4-4-2는 공이 없는 상황에서는 일반적인 4-4-2의 형태와 동일했다. 프랑스는 앙투완 그리즈만을 올리비에 지루 밑에 배치시키는 4-4-2를 활용했고 디미트리 파예와 전반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무사 시소코가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드필드 지역에서 수적 우세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상대팀이 형성한 2개의 라인 사이에서 별다른 돌파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호날두의 부상은 경기 플랜의 상당한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 프랑스는 모멘텀을 잃었고 포르투갈은 가장 핵심적인 선수가 빠지면서 포진 자체를 바꿔야만 했다. 히카르도 콰레스마가 투입되었지만 콰레스마는 호날두가 뛰었던 스트라이커 자리가 아닌 오른쪽 측면을 주 무대로 삼았다. 즉 포르투갈은 4-3-3으로 변화를 시도하면서 나니가 최전방에 홀로 스트라이커 역할을 담당했다. 나니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더 공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주어졌지만, 포르투갈은 측면에서 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특히 왼쪽에서 주앙 마리우가 바카리 사냐를 안쪽으로 유인하고 라파엘 게레이로가 오버래핑을 통해 왼쪽 측면에서 활로를 만들어줬다.


프랑스 역시 왼쪽 측면에서 공격 기회를 만들어냈다. 소아레스가 파예와 킹슬리 코망을 너무나 근접해 방어를 시도했기에 소아레스와 페페 사이의 공간이 지속적으로 열렸다. 그 공간을 지루와 그리즈만이 노렸고 좋은 패스가 시도되었지만 루이 파트리시우가 적절히 그 위협을 제어해줬다. 오른쪽 풀백 자리는 포르투갈이 이번 대회 들어서 지속적으로 약점을 노출하던 지역으로 폴란드와 아이슬란드전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코망의 크로스가 그리즈만의 아쉬운 기회로 연결되었던 것처럼 코망의 투입은 경기의 기폭제와 같은 역할이었다. 프랑스는 이날 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총 15차례 기록했는데 그 중 11번이 왼쪽 측면에서 나온 것이었다. 굉장히 한쪽으로 치우친 전략적 선택이었지만, 어쩄든 경기의 교착 상태를 깰 확률이 더 높은 모습을 보여준 곳은 프랑스였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에 이루어진 두 팀의 교체였다. 앙드레 피에르 지냑은 지루대신 투입되어 더 활기찬 모습과 상대의 수비수 사이 공간을 노리는 움직임을 지루보다 더 적극적으로 보여줬다. 에데르의 투입은 굉장히 효과적이었는데 공을 연결받아 몸을 적극 활용해 지켜내고 특히 프리킥 찬스를 얻어내는 등 포르투갈이 지속적으로 공을 소유할 수 있게 했다. 지냑은 정규시간 내에 경기를 끝내버릴 뻔 했었고 에데르는 예상치 못한 장거리 슈팅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전통적인 포르투갈의 모습이 아니었다. 전통적으로 위대한 플레이메이커를 배출해온 국가이기 때문에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창의성 부족은 다소 놀라운 점이 있었다. 하지만 탄탄한 수비는 이번 대회에서 상당히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포르투갈 이전에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2004년의 그리스와 2008,2012년의 스페인은 토너먼트 단계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 토너먼트 단계에서 단 1실점만 허용했기에 산토스가 굉장히 (호날두의 교체 아웃 속에서) 정신적인 회복력이 뛰어나고 잘 조직화된 유닛을 형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다만 전방에서는 개인의 마법에 의존했다고 볼 수 있다. 그조차도 에데르가 영웅이 되었다는 것에는 놀랐을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jul/11/portugal-victory-resilience-fernando-santos-france-euro-2016-final



by Michael Cox


메이저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전술적으로 흥미로운 경기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두팀 모두가 굉장히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전술보다는 긴장감과 팽팽함을 즐기는 경우가 더 많다. 보통 결승에서는 영리한 전술로 상대를 무찌르기보다는 상대가 실수를 저지르길 기다린다.


십중팔구 우리는 유로2016의 가장 전술적인 대결들을 이미 관전했다고 봐야한다 : 이탈리아가 16강에서 스페인을 2:0으로 꺾었으며 그 이탈리아를 독일이 8강에서 무찔렀다. 또한 그렇게 올라온 독일을 프랑스가 2:0으로 물리쳤다. 이 3경기는 이번 유로2016이 수확한 우수한 경기의 범주에 속할 것이다. 그 3경기가 가장 전술적으로 우수한 경기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지만, 포르투갈과 프랑스의 이번 결승전 역시 서로 각기 다른 이유로 충분히 재밌는 경기를 연출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프랑스의 감독인 디디에 데샹은 이번 대회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지금까지도 최적의 시스템을 선정하지 못했다. 프랑스는 2가지 시스템에서 굉장히 변동성이 심한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포르투갈은 지금과 똑같은 전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승전에서는 대체적으로 프랑스의 우세를 예상하지만, 우리는 전술적인 관점에서 데샹이 페르난도 산토스보다 상대 전술에 대응하는(reactive) 스타일이라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기본적으로 포르투갈은 백4 라인과 함께 다이아몬드 미드필더 형태를 취한다. 포르투갈을 제외하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국가 중 이 형태를 팀의 첫번째 옵션으로 활용하는 국가는 없었다. 더욱 독특한 것은 선수 배치가 4-3-1-2 형태가 아닌 홀딩 미드필더를 1명만 배치하는 4-1-3-2 형태라는 것이다. 윌리엄 카르발류를 1명의 홀딩 미드필더로 배치하고 그 위에는 아드리엔 실바, 헤나투 산체스, 주앙 마리우가 상대의 빈공간을 노리며 전진한다.


안타깝게도 포르투갈의 문제는 이 3명의 선수가 서로 동일한 공간을 향해 움직인다는 것이며 이번 대회에서 그런 장면은 수차례 발생했다. 폴란드와의 8강전에서는 3명의 선수가 포지션 관점에서 유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줬으나 상대팀 미드필더 주변에서 좀처럼 조화플레이를 만들어내질 못했다. 플레이의 자율성 부여가 공을 점유한 상황에서 구조성의 결여를 야기하고 상대가 쳐둔 블록 안에서 경기를 펼치게 된다. 뛰어난 패스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좋은 패스 흐름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포르투갈이 점유율을 내준 상황에서 젊고 활기찬 선수들을 적극 활용한 압박을 시도하지 않고 자신의 진영으로 내려온다는 점에서도 특이점을 찾을 수 있다. 어떤 관점에서는 포르투갈이 역습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포르투갈의 공수전환이 매끄러운 것 역시 아니다. 최고의 역습 무기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지만, 포르투갈은 지금까지 역습 상황에서 호날두를 100% 활용하지 못했다.


호날두의 100%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변형 스트라이커로 이 대회를 소화하고 있는 나니는 페널티 박스에서 상당히 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니가 호날두의 잘못맞은 슈팅에 발을 뻗어 골을 넣었던 웨일스전 2번째 골 장면은 이번 대회 포르투갈을 아주 잘 요약해준다 : 무언가를 의도해서 하는 것은 아닌거 같은데 어쨌든 시행하고 있는게 통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데샹이 독일전처럼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 빼는 결정을 내리길 원할 것이다. 프랑스는 독일전에서 2:0 스코어에 부응하는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오랫동안 독일에게 압도당했고 상대의 주요 플레이메이커인 토니 크로스와 메수트 외질을 견제할 분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크로스는 프랑스 공격진이 수비적으로 굉장히 소홀했기 때문에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런 크로스를 제어하기 위해서 폴 포그바나 블레이즈 마튀디가 전진하면 외질에게 공간이 생겼다. 포르투갈은 프랑스가 독일전처럼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승리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


데샹은 은골로 캉테를 투입하면서 4-3-3으로 돌아갈 것이다. 허나 그렇게 한다면 앙투완 그리즈만은 다시 오른쪽으로 밀려나게 된다. 그리즈만이 오른쪽에서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를 그 포지션에서 낭비하게 될 수도 있다. 데샹은 프랑스가 상당한 시간동안 공을 점유할 수 있을거라 생각할 것이고 그렇다면 그리즈만이 충분히 여유있게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해 올리비에 지루와 가까이서 플레이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포르투갈은 프랑스의 라인 사이마다 선수를 배치하여 확률을 높일 것이다. 징계에서 복귀하는 윌리엄 카르발류는 수비적 관점에서 다닐루보다 더 뛰어난 효과를 주겠지만 혼자서 2명 이상의 선수를 동시에 막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그리즈만의 순간적인 중앙 이동 역시 견제해야하는데 여기에 디미트리 파예의 이동과 포그바, 마튀디의 급작스런 전진이 한 번에 이뤄진다면 카르발류에게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포르투갈의 미드필더 다이아몬드 배치는 공이 없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一자 형태로 변하겠지만 프랑스가 공을 충분히 빨리 돌린다면, 그 수비구조를 뚫을 수 있을 것이다.


포르투갈과 프랑스 모두 정통 측면 미드필더를 기용하지 않기에 풀백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할 것이다. 세드릭 소아레스와 라파엘 게레이로는 포르투갈의 패스 연결을 보조했고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측면 옵션으로 역할 수행을 했지만, 현재까지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아주 결정적인 기여를 하지는 못했다. 


파트리스 에브라와 바카리 사냐의 중요성은 대회가 진행되면서 더욱 커져갔다. 당초 풀백이 프랑스의 약점으로 여겨졌지만 독일전에서 에브라와 사냐는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두 선수의 오버래핑이 다른 동료들이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줄 것이다. 허나 사냐는 호날두가 로랑 코시엘니와 1:1로 대결하는 상황을 항상 염두에 두고 공격해야만 한다.


오픈 플레이 상황도 중요하지만 포르투갈과 프랑스의 4강전 첫번째 골이 각각 코너킥과 페널티킥이라는 점에서 세트피스 역시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데드볼 상황에서 골을 넣는 팀은 트로피를 들어올릴 확률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출처 : http://www.espnfc.com/european-championship/74/blog/post/2910055/euro-2016-final-between-france-and-portugal-set-to-be-tight-tactical-battle



by Michael Cox


유로2016의 4강 첫번째 경기를 '호날두 vs 베일'이란 개인의 대결만으로 압축하는 것은 지나치나 그 두 선수가 포르투갈과 웨일스의 전술 중심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웨일스는 가레스 베일 중심으로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중심으로 매끄럽게 돌아갈 때 자신들의 전술을 효과적으로 펼쳐보일 수 있다. 베일은 웨일스의 공격 전개에 지속적으로 관여한 반면, 호날두는 승패를 결정지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더 넓은 시야에서 이 경기를 본다면, 이 대결은 전통적인 센터포워드가 없는 팀이 그 자리에 뛰어난 윙어를 대신 배치하여 서로 상대한 경우라 할 수 있다. 할 롭슨-카누와 나니는 본래 측면에 위치하는 것에 더 익숙하지만 두 선수 모두 베일과 호날두의 공격수 파트너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따라서 양측 수비수에게 모두 평소와는 다른 스타일의 공격수가 나타난 효과를 주었다. 당초 수비수들은 페널티 박스에서 굳건하게 움직이는 선수를 상대하지만 이번에 마주한 상대는 그와 달랐다. 수비수들은 피치 사방을 누빌 수 있는 기동력을 갖춘 변형 스트라이커를 상대로 어디까지 쫓아나가야할지에 대해 아주 명확한 판단을 내려야만 했다. 제임스 콜린스와 브루노 알베스는 기동성이 좋지 못했고 특히 두 선수의 경우는 이번 대회 들어서 첫번째 선발 출전이었기에 특히 더 어려운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할 수 있다.


크리스 콜먼의 3-5-1-1 시스템에서 베일은 10번 역할을 수행하지만 실질적으로 베일은 피치 사방을 누빌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받았다. 포르투갈은 수비적으로 경기에 나섰고 웨일스는 베일의 발을 향해 패스를 넣어주지 못했다. 그 결과 베일은 공을 받기 위해서 후방으로 점점 더 내려왔고 때로는 윙백의 위치까지 왔으며 심지어 센터백의 숏패스를 베일이 직접 받는 순간도 있었다.


베일이 원하던 것은 상대 풀백과 센터백 사이에서 질주할 수 있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베일의 경기는 전반전 중반부터 확실히 개선되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의 라이트백인 세드릭 소아레스가 왼쪽 윙백 닐 테일러를 바짝 쫓아 움직였고 그 결과 발생하는 공간을 베일이 노려 가까운 쪽 포스트를 향한 낮은 크로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반대편으로 옮겨 드리블을 시도했는데 그 많고많은 사람들 중에서 호날두가 베일을 쫓는 장면이 있었다.


베일이 역습을 시도할 장면도 나왔다. 자신의 진영에서 공을 연결받은 베일은 포르투갈의 유일한 홀딩 미드필더 다닐루의 공을 뺏기 위한 도전을 기다렸고 다닐루의 시도를 완벽하게 제쳐냈다. 70야드를 공을 가지고 돌파한 후 25야드 지점에서 루이 파트리시오를 향해 슈팅을 시도했다. 한편 호날두는 베일처럼 역습 위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페널티 박스에서 베일을 쫓아가는 그 놀라운 광경을 제외하고 그다지 기동력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에슐리 윌리엄스가 위협을 사전에 차단하는 태클을 시도하면서 호날두는 주로 크로스를 받으려 노력했다. 콜먼은 호날두와 나니가 빠른 발을 이용해 백3 라인을 좌우로 벌릴 것을 우려했겠지만 호날두와 나니는 오히려 중앙 지향적인 모습을 보였고 웨일스는 그런 움직임에 적절히 대처했다.


콜린스는 소아레스의 크로스를 호날두보다 먼저 따내기 위해서 힘으로 제압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줬는데 포르투갈은 이에 페널티킥을 선언해달라는 항의를 했다. 전반전 종료를 앞둔 시점 왼쪽 측면에서 아드리엔 실바가 호날두를 향해 헤더 찬스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실바, 헤나투 산체스, 주앙 마리우 모두 비슷한 중앙지역에서 공을 잡았기 때문에 포르투갈은 측면에서 적극적인 콤비 플레이를 시도하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보다 좋은 위치에서 크로스를 시도하지 못했고 후방에서 밋밋한 크로스만 계속 시도했다.


포르투갈의 위협적인 지역에서의 크로스는 코너킥이었다. 후반전 시작 5분 후 주앙 마리우가 왼쪽 코너킥을 라파엘 게레이로에게 낮게 연결시켰고 그곳에서 시작된 크로스는 호날두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웨일스는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포르투갈의 크로스 공격을 확실히 방어했지만 조직화된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호날두의 밋밋한 슈팅이 나니를 거쳐 골로 연결되었고 이는 상당한 행운이 따른 골이었다. 나니가 의도한 골은 아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벌써 3번째 골을 기록하면서 나니가 최전방에서 능력을 증명해보이고 있다고 주장할 수는 있다.


지난 10년간 포르투갈은 메이저 토너먼트 대회에서 항상 월드클래스 윙어진을 갖추고도 센터포워드의 부재로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호날두와 나니를 공격수로 기용하면서 페르난도 산토스는 오랫동안 포르투갈이 고심하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 간단히말해 이제 더 이상 명백한 센터포워드를 두지않아 걱정 자체를 하지 않는 것. 웨일스의 콜먼 역시 똑같은 책략을 바탕으로 웨일스가 기대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게 만들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6/jul/07/portugal-cristiano-ronaldo-nani-euro-2016-wales

유로2016 4강 프리뷰

Michael Cox 2016. 7. 6. 21:51 Posted by Seolskjaer



by Michael Cox



포르투갈 vs 웨일스


도박사들은 포르투갈의 우세를 점치지만 현재까지 더 좋은 축구를 구사하면서 4강에 올라온 국가는 포르투갈이 아닌 웨일스다. 웨일스의 크리스 콜먼은 응집력 높은 시스템을 접목시켰고 그 시스템 속에서 최고의 스타플레이어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술적인 대결을 고려하면 웨일스가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웨일스의 3-5-1-1 시스템은 8강전 내내 벨기에를 괴롭혔으나 포르투갈은 벨기에보다는 더 좋은 조직력을 특히 수비쪽에서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허나 포르투갈의 문제는 공격 전개다. 웨일스의 잘 짜여진 조직력 속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위치에서 공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호날두는 폴란드와의 8강전에서 골문을 등진 상태로 공을 받았으며 계속해서 상대 수비의 근접 마크에 고전해 좀처럼 공을 받고 뒤돌아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이번 대회에서 호날두는 센터포워드 역할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이에 크리스 콜먼은 웨일스의 수비수 3명이 충분히 호날두의 공간을 제어해줄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웨일스의 오른쪽 센터백인 제임스 체스터가 호날두를 상당히 근접마크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르난도 산토스는 이번 대회에서 독특한 형태의 4-1-3-2 포메이션을 구사하고 있는데 웨일스는 포르투갈이 측면을 적게 활용하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주앙 마리우, 헤나투 산체스, 아드리엔 실바는 모두 중앙으로 이동하는 성향인데 이미 그 위치는 웨일스의 조 앨런과 조 레들리가 꽉잡고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웨일스의 윙백인 크리스 건터와 닐 테일러는 필요시 포르투갈의 풀백(엘리세우와 세드릭 소아레스)이 위치한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 포르투갈 입장에서는 측면을 적게 활용하는 것이 공격 쪽에서의 근심거리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는 포르투갈의 명확한 공격전술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렵다. 호날두는 언제나 개인의 천재성으로 상대를 위협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포르투갈의 패스 흐름은 상당히 보수적이며 속도와 조직력이 결여되어 있다. 미드필더들은 주로 횡패스를 시도할 뿐이다.


반면에 웨일스는 가레스 베일에게 크게 의존하는 편이지만 어쨌든 분명한 경기 전략이 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에게 위협 지역에서 자유로움을 주지 못하지만 웨일스는 베일을 위해서 계속해서 공간을 만들어주고 있다. 특히 센터포워드인 할 롭슨-카누의 영리한 움직임이 돋보인다.


베일은 중앙 미드필드 지역에서 포르투갈의 약점을 집요하게 노릴 수 있다. 윌리엄 카르발류가 징계로 결장하기 때문에 다닐루가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해진 위치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3명의 미드필더 뒷쪽에 위치한 다닐루는 특히 역습 상황에서 베일에게 취약점을 노출할지도 모른다.


포르투갈 풀백들은 베일의 뒷공간 돌파를 신경쓰느라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포르투갈이 경기장을 좁게 활용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양쪽 윙백인 건터와 테일러의 활약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벨기에전에서 충분히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4강까지 모습으로 충분히 웨일스가 전술적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도 예측할 수 있다. 



독일 vs 프랑스


4강전 두번째 경기는 이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국가간의 대결이다. 그런데 두 국가의 감독 모두 자신이 최적이라 생각하는 포메이션을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디디에 데샹은 이번 대회에서 4-3-3과 4-2-3-1 그리고 4-4-2를 활용하고 있고 특히 4-3-3에 대한 전술적 의구심이 가장 많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작 그 포메이션(4-3-3)이야말로 데샹이 가장 선호하는 전술이다. 은골로 캉테는 유로2016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기에 데샹은 캉테를 다양한 플레이메이커를 보유한 독일을 상대할 때 당연히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허나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후반전 뛰어난 퍼포먼스는 4-3-3이 아닌 4-4-2 포메이션일 때 나왔고 캉테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아이슬란드와의 8강전에서 데샹은 홀딩 미드필더가 필요없다는 판단 아래 오른쪽에 무사 시소코를 배치해 올리비에 지루와 앙투완 그리즈만을 동시에 중앙에 기용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프랑스는 손쉽게 승리했다.


한편 지략가 요하임 뢰브는 안토니오 콩테가 이끄는 이탈리아의 윙백 전술에 대응하기 위해 8강전에서 독일에게 백3 시스템을 입혔다. 위협적인 상대 이탈리아를 꺾기위해 맞춤 전술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는데 뢰브가 프랑스전에서도 백3 시스템을 꺼내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만약 데샹이 이번에도 2명의 스트라이커를 배치한다면 독일은 그것에 대응해 백3 카드를 충분히 꺼낼 수 있다. 그리즈만과 지루는 상당히 뛰어난 호흡을 보여주고 있고 마리오 고메즈의 결장이 확정된 가운데 뢰브가 우크라이나, 폴란드전에서 실패한 메수트 외질-율리안 드락슬러-마리오 괴체-토마스 뮬러 카드를 또 꺼내진 않을 것 같다. 만약 뢰브가 백3 시스템을 이번에도 유지한다면, 특히 3-4-2-1 포메이션으로 백3 전술을 활용한다면 괴체 한 명만 빼고서도 공격력 상실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현실적으로 두 감독 모두 상당히 조심스러운 경기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데샹이 캉테를 다시 복귀시키고 4-3-3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고 마찬가지로 뢰브 역시 독일에게 익숙한 4-2-3-1을 선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키플레이어는 단연 디미트리 파예라 할 수 있다. 파예는 몸관리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있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뒷쪽 공간을 집요하게 공략할 것이다. 특히 슈바인슈타이거는 지난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민첩한 선수들을 상대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만약 파예가 그 공간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지루와 그리즈만은 파예의 발끝에서 나오는 스루볼을 받을 것이란 확신을 가질 것이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딥-라잉 미드필더 역할을 아주 우수하게 수행하는 토니 크로스가 중요하다. 이탈리아는 크로스를 무력화시키기 위해서 스트라이커들에게 수비적인 임무를 부여했는데 프랑스는 기꺼이 지루를 미드필더 지역까지 내릴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아니라면 폴 포그바가 크로스를 방어하기 위해서 오히려 더 앞쪽으로 전진할지도 모른다. 


2년전 월드컵에서 두 팀이 맞대결을 펼쳤을 때는 경기가 재미나 전술적인 면에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었다. 허나 이번에는 전술적인 흥미를 불러일으킬만한 팽팽한 최고수준의 대결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 



출처 : http://www.espnfc.com/european-championship/74/blog/post/2908003/euro-semis-pit-underdogs-tournament-favourites-against-one-another




올 2013/2014시즌을 앞두고 감독을 교체한 다수의 클럽은 새로운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 기존의 감독을 내치는 결정을 내렸다. 그렇지만 바르셀로나는 이들과는 다른 이유인 前감독 티토 빌라노바의 건강상의 문제로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을 선임했다.

 

 

바르셀로나는?

 

빌라노바의 건강 문제로 마르티노가 선임되었다는 사실은 마르티노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이번 시즌은 바르셀로나가 자신들만의 경기 스타일을 한 단계 더욱 향상시켜야하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티토 빌라노바가 실패해서 떠난 것이 아니라 단순히 감독직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태여서 물러난 것이 마르티노에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빌라노바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이에른에게 합계 스코어 0:7로 패배했던 것은 바르셀로나 입장에선 간과할 수가 없다. 결과 자체도 놀라웠을 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는 경기 내내 시종일관 바이에른에게 압도당했다. 클럽이 기존의 경기 스타일을 계속해서 유지해야하는가하는 의문도 제기되었다.

 

우리는 축구를 보면서 안타까운 상황에 맞이한 사람들을 응원하는 장면을 많이 봤었다. 티셔츠에 응원문구를 새긴다던가하는 그런 장면들 말이다. 보통 우리는 그런 특수한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굉장히 잘 고려하는 편이지만 바르셀로나가 바이에른에게 호되게 깨졌을 때 빌라노바가 3달간 부재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려되었는지 한 번 물어보고 싶다.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본다면 바르셀로나가 바이에른에게 완패를 당한 것이 엄청난 충격이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하나의 클럽이 감독없이 돌아간다는 것은 클럽에게 있어 엄청난 손해이다. 클럽 입장에서는 하나의 정체성과 집중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호르디 로우라 수석코치는 바르셀로나를 대표할만한 인물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4강전에서 바이에른이 보여준 경기력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다소 바르셀로나 입장에서 보고자했다. 바르셀로나가 바이에른을 만나서 매번 7골을 먹힐만큼 뒤쳐져있는 것이 아니다. 클럽들은 충격적인 패배를 통해 교훈을 얻는다. 이번이 바르셀로나가 자신들의 전술을 다양화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기회였던 것이다.

 

 

마르티노는?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기본적인 색채(볼 점유, 압박, 4-3-3 포메이션)는 받아들여줄 수 있는 감독을 원했다. 펩 과르디올라와 마르티노의 공통점이라면 그것은 바로 둘 다 마르셀로 비엘사의 철학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데일리 미러의 Malyon은 마르티노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마르티노는 누 캄프가 원하는 스타일에 아주 부합하는 감독이다. 마르티노만의 스타일은 그의 멘토인 비엘사보다 보다 균형감 있고 비엘사의 아틀레틱 빌바오보다는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에 가깝다. 바르셀로나로 오기 전에 그가 이끌던 뉴웰스는 재정이 부족한 바르셀로나의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평가는 틀린 말일 수 있다. 남미 축구가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몇가지 더 살을 붙이면, 마르티노는 2011 코파 아메리카와 2010 월드컵에서 파라과이를 이끌고 좋은 평가를 받았던 감독이었다. 대회 기간동안 파라과이는 극도로 수비적이고 수동적인 축구를 펼쳤다. 그렇지만 최종적으로 거두는 성과는 꽤나 성공적이었다. 8강전에서도 스페인은 가까스로 파라과이를 이겼다. 만약 0:0 상황에서 파라과이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면 결과는 충분히 달랐을지도 모른다.

 

월드컵보다 수비적이던 대회가 바로 코파 아메리카였다. 파라과이는 5경기 연속 무승부로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 진출했다. 물론 결승에서는 우루과이의 압도적 플레이에 패배했지만... 분명했던건 파라과이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엔 마르티노 감독이 바르셀로나와 같은 축구를 구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르디올라나 빌라노바는 그런 결정을 내렸던 적이 없었다.

 

마르티노는 12개월 넘게 파라과이에서 자신의 철학과는 다른 축구를 구사했다. 그 말은 마르티노는 상황에 맞는 전술을 꺼내든다는 것이다. 자신의 신념과는 다르지만 필요하다면 다른 전술을 꺼낼 줄 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이 바뀌나?

 

바르셀로나의 스쿼드는 소규모 개편되었다. 다비드 비야, 티아고 알칸타라, 에릭 아비달이 팀을 떠났다. (떠난 선수들은 지난 시즌 선발로 17경기 이상을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네이마르가 합류되었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바르셀로나의 축구 스타일이 혹여 바뀌지 않을까하는데 더욱 있는 것 같다.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에 대한 열띤 토론은 바르셀로나가 라요 바예카노를 4:0으로 이긴 경기부터 활기차지기 시작했다. 결과는 이전과 다를 바가 없었는데 주목했던 점은 라요가 바르셀로나보다 더 높은 점유율인 54%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Opta의 기록에 따르면 바르셀로나가 50%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했던건 과르디올라 부임 이후론 처음이라고 한다.

 

이 경기에서 페드로는 역습으로 골을 넣었는데 레알 마드리드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바르셀로나가 역습을 시도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라고 평가했다. 페드로의 골이 의미가 깊었던 득점도 아니었고 라이벌팀 감독이 그렇게 발언하면서 더욱 부각된 점이 없잖아 있다.

 

우리는 지난 몇년간 볼을 다루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바르셀로나가 최고라고 생각해왔다. 패스 성공률도 5시즌째 바르셀로나가 최고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올 시즌을 포함한 최근 5시즌의 기록을 살펴보면 올 시즌의 바르셀로나가 평균 점유율이 가장 낮다는 것이 드러난다. 패스의 안정성은 그대로인데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 늦춰진다? 그렇다면 가장 쉬운 추론은 바르셀로나가 이전보다 상대로부터 빠른 시간내에 공을 뺏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화에 대한 선수들의 체감

 

헤라르드 피케 "우리는 지난 몇년간 우리 클럽에서 배출해낸 감독의 지휘 아래 있어왔습니다. 첫째가 펩이었고 둘째가 티토였죠. 우리는 우리만의 스타일을 강조해왔고 어느새 그 틀에 갇혀있었습니다. 타타(마르티노의 애칭)는 우리를 우물에서 꺼내준 감독입니다. 물론 타타도 전 감독들과 유사한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을 쇼유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그렇지만 그는 때때로 다른 방식의 축구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만약 우리가 압박을 당하고 있다면 이제는 롱볼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롱볼 축구를 구사하는 것도 경기의 속도를 바꿀 수 있고 우리가 숨을 돌릴 수 있게 만들기도 합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 "우리가 역습을 시도할 수 있다면 그런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이 맞죠. 우리는 다양한 공격 방식을 만들기 위한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상황에 맞는 공격 전개를 위해 경기를 읽는 노력도 더불어 하고 있습니다. 이게 마르티노 감독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리오넬 메시 "우리가 더 다양한 공격 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결국 우리에게 좋은 일인 겁니다. 공을 가지고 원래의 우리 방식대로 경기하는 것이 좋은 날도 있겠지만, 때로는 우리가 수비를 두텁게 세워두고 역습을 구사하는 것이 필요한 날이 올 겁니다."







정체성

 

마르티노 감독 아래서의 바르셀로나가 자신들만의 오랜 신념을 유지하지 않게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르셀로나의 철학이 정확히 어디서 유래되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성공적인 결과가 만들어온 그들만의 하나의 유산이다. 현대 축구에서 그 어떤 클럽보다 확실한 자신들만의 색채를 뿌리깊게 내리고 있는 팀이 바르셀로나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펩 과르디올라로부터 시작되었다. 카탈루냐 출신의 바르셀로나 서포터, 누 캄프의 볼보이던 과르디올라는 어린 나이때부터 요한 크루이프 감독의 신뢰를 얻어 1군 무대에 데뷔했다. 크루이프가 그에게 주문한 것은 미드필드 후방 지역에서 공의 소유권을 지켜내라는 것이었다. 과르디올라만의 플레이 스타일은 중요성이 계속해서 부각되지 못했으나 과르디올라는 패스를 기반으로하는 축구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주장해왔다. 바르셀로나B팀 감독으로 부임한 과르디올라는 자신만의 신념을 바르셀로나B팀에 불어넣었고 1군 감독으로 임명되자 B팀에서 길러낸 페드로와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1군으로 끌어올렸다.

 

과르디올라는 선발 라인업에서 풀백을 제외한 모두를 라 마시아 출신으로 채운 적이 있다. 패스의 중심축인 미드필드진은 라 마시아 출신일 뿐만 아니라 모두 과르디올라를 동경했던 선수들로 구성되었다. 특히 아스날에서 바르셀로나로 복귀한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자신의 우상이었던 과르디올라의 넘버4 셔츠를 물려받았다. 과르디올라의 수석코치였던 티토 빌라노바 역시 라 마시아 출신이었고 감독의 자격으로서도 과르디올라의 자리를 물려받을만한 자격이 충분했다.

 

몇십년 유지되었던 축구가 스페인에서의 경험이 전무한 아르헨티나 출신 감독의 손에 넘어갔다. 마르티노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의 새로운 감독은 라 마시아 출신도 아니고 네덜란드 출신도 아닙니다."

 

 

수비

 

마르티노 감독이 센터백을 영입하지 않고 시즌을 임했다는 것이 상당히 놀라웠다. 과르디올라와 빌라노바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알렉스 송,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수비진으로 내려 부족한 센터백을 임시로 보강했다. 피케의 경기력 하락, 푸욜의 고질적인 부상, 아비달의 이적과 같은 급한 상황에서 바르셀로나가 새로운 센터백을 영입하지 않았다는 것이 굉장히 의아스럽다.

 

흥미롭게도 바르셀로나는 약점을 만회하기보다는 자신들의 강점을 더욱 강화시켜 승부를 보려는 것 같다. 전술적 부분에서는 재밌는 점을 제공하겠지만 어찌보면 이러한 스쿼드 보유는 부주의한 행동일지도 모른다. 그나마 마르크 바르트라의 성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 긍정적인 부분이다.

 

바르셀로나의 전체적인 경기 플랜을 따져보면 센터백이 그렇게 필요하지도 않은 점도 있다. 바르셀로나가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높은 볼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을 기록할 것이기 때문에 센터백이 2명이나 필요한 상황은 많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과르디올라의 주장에 따르면 미드필더들이 충분히 수비수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왜냐하면 사실 바르셀로나는 센터백들이 상당히 높은 위치까지 올라오고 대다수의 시간을 그 위치에서 보내기 때문에 수비 상황에서 신경써야할 것이 위치 선정, 방향 전환, 속도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건 바르셀로나의 압박이 절정일 때에나 이야기이고 바르셀로나의 압박이 충분히 강하지 않을 경우엔 센터백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만약 마르티노 감독이 라요 바예카노전처럼 점유율을 기꺼이 포기한다면 센터백의 중요성은 부각될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이 바르셀로나의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공격 진영에서의 플랜B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는 수비진영에서의 플랜B가 될 수 있는 센터백이 필요하다. 어쩌면 이게 더 시급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압박

 

위에서 언급했듯이 바르샤의 압박 강도에 따라 수비진 보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마르티노는 분명히 강한 압박을 선호하는 감독이고 지난 여름 바르샤의 스타 플레이어 메시가 이전보다 압박에 소극적이라는 이야기가 있자 마르티노는 "메시는 팀을 위해 압박을 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라요의 파코 헤메즈 감독은 바르샤가 라요와의 경기에서 수비진을 내렸지 강한 압박을 시도하려는 의지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마르티노 역시 압박에 대해서는 보다 유동적인 자세를 취하고자함을 인정했다.

 

"상대가 수비에 임하고 있고 롱볼을 이용한 축구를 할 때 압박을 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세컨볼을 노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압박은 매일 연습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압박 전술을 활용할 때에는 선수의 동기 부여 상태와 체력적으로 충분한 상태에 도달해있는지 확신이 있어야만 합니다."

 

계속해서 압박 전술을 유지해왔던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는 봄이 다가오면 슬슬 지쳐가는 듯한 인상을 줬고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에서도 갈수록 선수들의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과연 바르셀로나가 압박 축구를 영원토록 지속할 수 있을까? 조나단 윌슨은 강력한 압박을 가하는 팀이라도 3년 주기설에는 예외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과르디올라의 마지막 시즌에 바르셀로나는 우승에 실패했다. 계속해서 바르셀로나가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축구만 시도하진 않을 것이다. 때로는 상대에게 수동적인 경기를 펼치기도 할 것이다.

 

 

공중볼 문제

 

바르셀로나가 수동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경우 상대에게 공중전에서 열세에 놓일 위기가 많아진다. 누 캄프에서 세비야와 경기를 펼쳤을 때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약점이 공중전이라는 것을 또 다시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세비야의 코너킥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세비야는 즉시 비슷한 상황에서 동정곰을 뽑아냈다. 발렌시아에게 3:2 승리를 거둔 날도 마찬가지였다. 엘더 포스티가에게 2골을 내줬는데 포스티가의 득점은 크로스와 코너킥 상황에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실점 장면은 바르셀로나가 공중볼 상황에서 높이에서의 문제를 드러낸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마르티노 감독이 코너킥 상황에서 바르샤 선수들이 기존에 유지해오던 지역 방어가 아닌 대인 방어로 전환한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공중볼 경합 승률이 낮아졌다는 것에만 있는게 아니다. 이전보다 바르셀로나가 공중볼 경합을 하는 상황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바르샤가 공중볼에서 약한 것은 3가지 요소가 결합된 결과이다. a) 바르샤가 이전보다 더 후방에 내려앉아 있는다. b) 센터백 보강에 대한 투자가 약했다. c) 방어 시스템의 변화 : 따라서 바르샤는 빌라노바, 과르디올라 시절보다 수비에 임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고 상대에게 실점을 내줄 상황도 더 많이 맞이하게 될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빅토르 발데스가 올 시즌 최고의 폼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드필드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아마 바르셀로나에서 2번째로 가장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일 것이다. (첫번째는 누군지 다 알고 있을거다) 올 시즌 부스케츠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해졌다. 꽤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4:1 승리를 거둔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 부스케츠는 사실상 3번째 센터백 역할을 수행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소시에다드가 라 리가에서는 드문 2명의 스트라이커를 기용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바르셀로나가 과르디올라 시절처럼 3-4-3으로 포메이션을 완전히 바꾼 적은 없다. 단지 부스케츠가 이전보다 더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 뿐이다.

 

소시에다드전과 달리 3:2 승리를 거둔 발렌시아전에서 부스케츠의 압박은 굉장히 훌륭했다. 네이마르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무효 선언되었는데 이 때 부스케츠가 상당히 높은 지역에서 상대의 공을 뺏어냈었다. 앞서 소시에다드전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지만 소시에다드전에서 부스케츠는 상당히 높은 지역에서 태클을 시도했다.







따라서 두가지 방면에서 부스케츠의 중요성이 언급될 수 있다. 하나의 센터백 역할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압박을 가하는 미드필더 요원으로서의 임무를 부스케츠가 수행하는 것이다. 포지셔닝에 대한 이해도는 부스케츠를 따라올 자가 없기 때문에 부스케츠가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르셀로나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할 것이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마르티노 체재에서의 챠비, 이니에스타의 중요성이 이전만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이 이전보다는 덜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니에스타는 여전히 굉장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고 지난시즌 이니에스타의 어시스트 갯수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니에스타와 달리 챠비의 중요성은 이전만 못하다. 여전히 챠비는 우수한 선수고 월드 클래스 선수지만 챠비의 몸상태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가 절정이었다. 빅게임에서의 챠비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2009년 바르샤가 베르나베우에서 6:2 승리를 거둔 날 챠비는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패스를 기록한 선수였고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 다음 시즌에도 챠비는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2010 월드컵 독일과의 4강전에서도 챠비는 가장 많은 패스를 기록했고 가장 많이 뛰어다녔으며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몇가지 예시를 나열한 것뿐이지 챠비는 언제나 빅경기에서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챠비도 나이를 먹으면서 기량이 조금씩 쇠퇴하고 있다. 챠비의 기량 하락은 마르티노가 이전의 바르샤보다 패스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덜 보여주는지를 설명해줄 수 있는 하나의 요소이다. 챠비가 자신의 후배에게 자연스럽게 자리를 물려주면 되는데 그 과정이 그다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파브레가스는 지난 2년간 경기력이 들쭉날쭉했고 차분하게 공을 소유하고 약속한 움직임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챠비와 달리 파브레가스는 약간 무정부주의자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바르셀로나 입장에선 티아고의 선택이 아쉬울 것이다. 바르샤에서 꽃피울 새로운 중앙 미드필더였으나 과르디올라를 따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송이 여지껏 바르샤에서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것까지 고려하면 마르티노 감독이 이전보다 바르샤가 중앙에서 패스를 확실하게 돌릴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는걸 이해할 수 있다.

 

그래도 챠비는 여전히 라 리가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하는 선수이며 여전히 패스 성공률이 93%에 육박하고 있다.







다만 챠비가 이전처럼 빅매치에서 강한 지배력을 나타낼 수 있는가는 지켜보아야한다. 만약 챠비가 빅매치에서 강한 지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마르티노는 점유율 우위를 가져가는 방식 말고 다른 방식의 플랜도 계획해야만 한다.

 

 

페드로&산체스

 

페드로는 바르셀로나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공격수이다. 메시, 네이마르, 앙리, 이브라히모비치, 에투, 다비드 비야에 버금가는 재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페드로는 바르샤가 추구하는 시스템에는 확실하게 부합하는 선수다. 어디에 위치를 잡고 있어야하는지 언제 압박을 들어가야하는지를 확실하게 알고있는 선수다. 메시의 자유도를 위한 떡밥 역할도 언제든지 해낼 수 있고 라요전에서 그랬듯이 해트트릭을 기록할 수 있는 득점력도 갖췄다.

 

페드로 때문에 알렉시스 산체스는 계속해서 실망스러운 입장에 놓일 것 같다. 산체스는 페드로보다 경기력이 꾸준하지 못하고 페드로보다 공격진영에서 지나치게 과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산체스 입장에서는 페드로의 간결한 플레이, 이타적인 모습을 배울 필요가 있다.

 

두 선수의 전술적 활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페드로는 빅매치에 산체스보다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 산체스-메시-네이마르 조합은 엘 클라시코에 활용하기엔 너무나 공격적이다. 소시에다드 정도의 팀을 상대한다면 산체스 정도로도 충분하다.

 

 

네이마르

 

네이마르는 개인 기량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팀 플레이에도 능숙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다. 때로는 놀랄만한 기술을 보여주지만 현재의 네이마르는 메시와의 호흡을 맞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마치 자신은 개인 플레이에 욕심이 없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것처럼 메시에게 패스하는 것에 필사적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바르셀로나에겐 네이마르의 개인주의가 필요하다. 메시가 없는 경우에 개인 기량으로 상대의 수비를 허물어야할 선수는 바로 네이마르이기 때문이다.







현재 주로 왼쪽에서 뛰고 있지만 메시가 결장할 경우 네이마르는 중앙에 위치할 수도 있다. 바르샤의 다른 공격 옵션들은 중앙 공격수 자리에선 불편함을 느끼지만 네이마르는 그렇지 않다. 네이마르는 바야돌리드와의 경기에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인상깊은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메시

 

메시는 마르티노의 부임을 특별하게 반겼던 사람이다. 왜냐하면 두 사람 모두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지역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메시는 마르티노의 부임에 자신이 영향을 끼친 바가 없다고 주장한다. "클럽이 마르티노를 데려온 것에 대해 저는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런 추측에 대해서 이야기 드릴 바가 없습니다. 감독 선임은 로셀 회장과 클럽의 결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마르티노가 좋은 감독이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그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이야기했던 적은 없습니다."

 

현재 마르티노는 바르셀로나가 승기를 완전히 잡은 시점에서 메시를 교체시키고 있다. 메시는 계속해서 경이로운 득점 기록을 이어가길 원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교체당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마르티노는 메시를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 몇시즌간 메시는 특별한 부상없이 지내왔고 부상이 없었던 것이 메시의 경이로운 득점 기록을 뒷받침해준 것이기도 했다. 바르셀로나가 지난 시즌 메시가 없는 경기에서 비참한 경기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들은 메시의 출전 시간을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 과연 마르티노 감독이 메시를 선발 출전시키지 않는 결정까지 내리는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일 것이다. "저는 메시가 부상 위험에서 최대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할겁니다. 우리는 모든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길 바라지만 특히 메시같은 경우는 더더욱 절실합니다. 시즌을 치르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최상의 컨디션인 메시가 필요할 겁니다."

 

최근 메시의 움직임에서 눈여겨볼만한 것은 메시가 보다 확실한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것이다. 지난 2시즌간 메시가 최고의 득점력을 보여줬었기 때문에 메시에게 있어서 최적의 포지션이 중앙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과르디올라의 마지막 시즌에도 메시는 산체스보다 더 처진 위치에서 경기를 소화하곤했다. 산체스가 9번 역할을 수행하면서 수비진의 간격을 벌렸고 메시가 만들어진 공간을 노렸었다.

 

여전히 메시가 과르디올라 아래서 그래왔듯이 '가짜 9번' 역할을 실제로도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을 품어볼 필요가 있다. 메시가 원래는 오른쪽 윙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메시가 '가짜 9번'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던 것은 가히 천재적이라 표현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메시는 9번보다는 10번 역할이 더 어울리는 선수였고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또 하나의 중앙 미드필더였다. 사실 바르셀로나는 '가짜 9번'을 둔 것이 아니라 아예 스트라이커가 없었던 시스템이었다.

 

2010/2011시즌 메시는 빅매치에서 공격수보다는 미드필더에 가까운 경기를 펼치곤 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그러한 모습이 두드러졌는데 메시는 점유율 강화를 위해 레알의 홀딩 미드필더가 위치한 지점까지 내려왔고 실제로 골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밑에서부터 차례로 4명의 선수를 제치고 득점을 만들어냈다. 메시까지 미드필더로 내리는 것은 과도한 결정이었을지도 모르나 결과적인 면은 대체적으로 좋았다.

 

그러나 앞으로도 메시가 그럴 것이라는 기대는 살짝 접어두는 것이 좋겠다. 여전히 메시는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면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계속해서 중앙 공격수로 뛰어오다보니 이제는 점점 정통 스트라이커에 가까워지고 있다. 발렌시아전에서 메시가 기록한 3번째 득점 장면은 메시가 빌드업 과정에도 기여하고 득점까지 만들어내는 두가지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요즘의 메시는 보통 다른 선수들이 미드필드를 지배하게 내버려두고 방점을 찍는 역할에만 집중하고 있다.

 

마르티노 아래에서의 메시는 이전보다 더 정통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모습을 보일 것이다. 올 시즌 메시는 경기당 평균 10개 정도의 패스를 기록하고 있고 이는 지난 시즌보다도 더 떨어진 수치이다. 반면 메시의 슈팅 수는 증가했다.

 

 

포메이션

 

과르디올라는 다른 방식으로의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느끼기 이전까지 4-3-3을 집요하게 유지해왔다. '가짜 9번'은 과르디올라가 시도한 하나의 변형에 불과했다. 그는 미드필더를 다이아몬드형으로 배치한 3-4-3을 시도했고 3-3-4 포메이션까지 시도했다.

 

과르디올라는 하나의 전술에서도 많은 변화를 시도했지만 마르티노는 정통적인 4-3-3 포메이션을 선호한다. 선수들의 위치의 변화도 움직임도 과르디올라의 바르샤보다 덜 할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부스케츠가 보다 후방에서 뛰고 메시가 보다 전진된 위치에서 뒨다면 바르샤는 이전보다 더 예측가능한 공격을 시도하게될 것이다. 시즌 초반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파브레가스는 바르샤 선수들 중에서 가장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선수다. 그렇지만 과연 파브레가스가 빅매치에서도 현재의 자유도를 보장받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우리는 아직 마르티노가 최정상급 클럽을 상대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마르티노가 어떠한 변화를 주는지 지켜보는 것이 올 시즌 바르샤의 빅매치를 보는 재미일 것이다. 이전까지는 파브레가스의 자유성을 억제하지 않으면서도 팀의 밸런스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 이니에스타를 왼쪽 윙으로 내보냈었다. 그렇지만 지금부터 그런 결정을 내린다면 바르샤는 네이마르라는 카드를 꺼내지 않는 셈이 된다.

 

메시 역시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에서 벗어나길 원치않을 것이다. 마르티노 입장에서는 꺼낼 전술적인 카드가 부족할지도 모른다. 전술적 선택의 폭은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단계서부터 바르샤의 성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늘어난 롱 패스?

 

바르셀로나는 올시즌 과르디올라 이전처럼 롱 패스 횟수가 늘어났다. 물론 자신들이 점유율 우위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의식적으로 롱 패스를 시도하진 않는다.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5년 전만 하더라도 라파엘 마르케스가 롱 패스를 시도했던걸 기억합니다. 경기 스타일을 바꾸려는 시도가 아니라 다른 방식의 플레이도 추가시키려는 것 뿐입니다."

 

'빅토르 발데스는 라요 바예카노를 4:0으로 이긴 경기에서 총 20번의 롱 킥을 시도했다. 그 중 16개는 제대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건 그냥 자신들의 점유율을 걷어차는 것이다' 기욤 발라그가 말했다. 지난 시즌 라요전과 비교해 봤을 때 바르샤의 롱 패스는 상당히 많아졌다.







마르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라요는 우리를 압박해서 숏패스를 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롱 볼을 시도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필요가 있었고 그래야 경기장의 다른 곳으로 쉽게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바르샤 수비수들은 이제 압박 받을때 이전보다 더 많은 롱 볼을 시도하고 있다.

 

사실 전체적인 롱 패스 횟수는 지난 시즌보다 적으나 전방을 향한 전진 롱 패스 횟수는 이전보다 늘어났다. 셀틱과의 경기에서 기록한 골이 아주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도 바르샤는 올 시즌 역습 상황에서 공간을 향해 패스를 집어넣고 네이마르를 적극 활용하여 득점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파브레가스, 페드로, 산체스도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거다. "우리는 여러가지 속도감이 있는 공격을 시도할 것이고 보다 더 수직적인 플레이도 시도할 것 입니다." 마르티노 감독이 셀틱과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 이후에 말했었다.

 

바르샤는 올 시즌 이전보다 더 많은 슈팅을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상대에게도 이전보다 많은 슈팅을 내주고 있다. 바르샤가 이전보다 경기를 덜 효율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점유율은 공격적인 무기로 활용될 수도 있지만 수비적인 목적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결론

 

바르샤가 올 시즌에 추구하는 전술을 파악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일지도 모른다. 바르셀로나의 2013/2014시즌 성적은 4~9경기의 결과로 결정날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경기는 마르티노 감독의 진정한 시험무대가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마르티노 감독이 바르셀로나의 철학과 다양한 전술의 타협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패스 부분에서 그러한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바르샤는 여전히 스페인 클럽들 중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팀이지만, 이들은 전보다 공격 상황과 수비수들이 압박을 당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롱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네이마르를 추가하면서 다양한 공격이 가능해졌고 미드필더들이 이전만 못한 기량을 보인다는 것이 이러한 변화의 원인일 것이다. 압박도 마찬가지이다. 여전히 압박은 바르셀로나 전술의 핵심이지만 선수들의 체력 상태를 보면서 시행하고 있다. 올 시즌 바르셀로나가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역습의 적중률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는 감독을 선택했다. 바르셀로나의 정통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전술적인 유동성을 갖춘 감독을 데려왔다. 마르티노와 바르샤의 조합은 꽤나 괜찮을 것이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3/10/11/new-managers-martino-at-barcelona/



by Michael Cox


기술과 볼 점유율을 우선시하는 축구의 시대에서 플레이메이커의 개념은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더 이상 박스-투-박스 미드필더와 격렬한 태클을 시도하는 선수가 가장 가치있는 선수가 아니다. 경기를 지배할 수 있고 킬러 패스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가장 가치있는 선수로 여겨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크로아티아만큼 재능있는 플레이메이커를 많이 배출해낸 나라는 흔치 않다.


세르히오 부스케츠, 챠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유산이라 한다면, 크로아티아 출신 플레이메이커의 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이반 라키티치와 루카 모드리치는 과거 디나모 자그레브와 밀란에서 10번 역할을 수행했던 즈보니미르 보반의 영향을 받은 세대이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평론가로 활동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보반은 피치 안밖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이었고 보반처럼 우아하고 고상하게 경기할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었다고 봐야한다.


보반의 영향을 받은 두 명의 플레이메이커가 다가오는 엘 클라시코 경기에서 대결을 펼친다. 루카 모드리치와 이반 라키티치는 유럽 정상급 플레이메이커이며 두 선수는 엘 클라시코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놀랍게도 라키티치는 시즌 초에 레알 마드리드가 3:1로 이겼던 엘 클라시코 경기에서 교체 출전했다. 따라서 이번이야말로 라키티치와 모드리치가 제대로 정면 승부를 펼칠 기회인 것이다.


서로 굉장히 비슷해 보이지만...


모드리치와 라키티치는 다재다능한 플레이메이커이다. 미드필드 삼각형 배치에서 두 선수 모두 후방 미드필더와 전방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이끌었던 니코 코바치 감독은 라키티치와 모드리치의 뒤를 받쳐줄 선수를 기용할 것인가, 아니면 라키티치와 모드리치 앞에 다른 3번째 미드필더를 배치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했다. 따라서 크로아티아는 4-2-3-1 포메이션도 4-3-3 포메이션도 소화할 수 있는 국가였다.


비교하기 적절하게도 모드리치와 라키티치가 2014-2015시즌 팀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아주 똑같다. 레알 마드리드는 언제나 4-4-2와 4-3-3 포메이션을 적절히 섞어놓은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으며 후자인 4-3-3 시스템일 경우 모드리치는 미드필더 트리오 중에서 가장 오른쪽에 위치해서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라키티치도 마찬가지로 챠비의 역할을 이어받아 바르셀로나에 자리를 잡았다.


똑같은 위치에서 플레이하고 있지만 사실 두 선수는 살짝 다른 유형의 선수이다. 모드리치는 조금 더 엄밀하게 경기를 설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경기의 리듬을 설정하며 굉장히 혼잡한 미드필드 지역에서 경기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상대의 압박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플레이하지만 과감한 전진 패스는 지양한다. 대신 모드리치의 패스 분포는 좌우를 향한 것이 많다. 토트넘에서 모드리치는 좌우 날개인 가레스 베일과 아런 레넌을 향해 장거리 패스를 연결해주었는데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마찬가지로 베일과 레넌보다 더 클래스가 높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향해 공을 연결해주고 있다. 아래 그림을 통해서 시즌 초 레반테와의 경기에서 모드리치의 패스 분포를 살펴보면, 모드리치의 패스가 조심스럽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경기 내내 모드리치가 잘못 연결한 패스는 단 1개에 불과하다.





라키티치 역시 모드리치처럼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지만, 라키티치는 모드리치보다 과감한 패스를 연결시키는데 집중한다.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았던 세비야에서는 공격수들을 향해 공을 찍어서 넘겨줬지만, 바르셀로나에서는 바르셀로나 스타일에 맞춰 포지셔닝이나 공을 분배하는 방식이 변하게 되었다. 아래 그림을 통해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라키티치의 볼 분배 기록과 세비야 시절의 기록을 비교해보자.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이후로 라키티치의 짧은 패스가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라키티치가 바르셀로나의 방식에 적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과거 바르셀로나는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의 통합된 움직임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갔지만, 지금의 바르셀로나에서 라키티치와 이니에스타는 자신들의 위치를 고수하는 경향이 짙다. 피치 중앙에서 삼각형 형성에 집중하며 3명의 미드필더 중 가장 오른쪽에서 뛰는 라키티치는 (터치라인과 근접한) 측면과 가까운 위치에서 많은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라키티치가 공격적인 침투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했다는 것은 라키티치가 모드리치보다 더 적극적으로 득점 상황을 만드려는 움직임을 가져간다는 것을 말해준다. 모드리치는 지난 7년간 18골을 기록하고 있지만, 라키티치는 지난 3시즌간 25골을 기록했다. (물론 세비야에서 라키티치가 페널티킥을 담당했다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두 선수는 많은 유사점을 공유하고 있다. 공을 점유하는데 일가견있는 선수들이고 다양한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만큼 영리한 두뇌를 지닌 선수들이다. 경기장 전술 흐름에 굉장히 잘 적응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이전에 뛰었던 클럽에서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었으나 라 리가의 거대 클럽으로 이적한 이후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서 플레이하는 희생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다가오는 엘 클라시코는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크로아티아 출신 미드필더 모드리치와 라키티치의 대결에서 누가 웃게될 것인가 역시 우리의 흥미를 끄는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http://www.fourfourtwo.com/features/clasico-crunch-time-croatias-finest-rakitic-and-modric-prepare-battle




by Michael Cox


2003년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를 인수한 이후의 첼시의 경기 스타일은 후방에 위치한 미드필더의 역할 변화를 통해 그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첼시의 최후방 미드필더가 항상 팀의 심장과 같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팀의 전체적인 경기 접근법의 집약체인 선수들이 첼시의 최후방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해왔다.


클로드 마켈레레는 가장 처음으로 이 위치를 담당했던 선수였다. 수비밖에 할 줄 모르는 제한적인 선수였지만 아주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하면서 많은 찬사를 받았다. 마켈레레는 좀처럼 경기장 위로 전진하지 않았고 번뜩이는 패스는 절대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가장 굳건했던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그의 패스는 아주 단순했지만 정확했고 뛰어난 수비 위치선정 능력으로 다른 미드필더나 풀백들이 수월히 공격을 할 수 있었다. 거기에 탁월한 공 탈취능력까지 더해진 마켈레레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정석과도 같은 선수였다.



마켈레레 역할


마켈레레가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기량이 떨어졌고 자연스럽게 팀을 떠나게 되었다. 그 이후 첼시는 마켈레레가 떠난 자리에 존 오비 미켈을 기용했다. 분명히 미켈은 마켈레레보다 더 창조적인 선수지만, 과거 그가 유망주이던 시절에 받았던 전망에 비해서 제한된 역할만 수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마켈레레만큼 믿음직스럽지 못한 선수인 것도 사실이고 그는 조세 무리뉴가 다시 첼시 지휘봉을 잡기 이전까지의 첼시를 요약한다. : 굉장히 효율적인 팀이지만, 상대를 항상 압도할거라는 확신은 주지 못한다.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 아래에서는 오리올 로메우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이 마켈레레의 빈자리를 채운 적이 있다. 이 때의 선수들도 빌라스-보아스의 첼시를 집약하는 선수들이다 : 어리고 미래가 기대되지만, 아직 확실한 준비가 되지 못했다. 


이제 마켈레레의 뒤를 이을 수 있는 탑-클래스 홀딩 미드필더가 첼시에 안착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즈음에 첼시로 복귀한 네마냐 마티치는 자신이 완벽한 올-라운더(all-rounder) 플레이어임을 증명해내고 있다. 마티치는 피지컬과 기술을 모두 갖춘 선수고 자신의 역량을 피치 위에서 십분 발휘하고 있다. 상대의 공격을 매섭게 끊어내고 공중을 장악하고 있으며 전방에 위치한 선수들에게 공을 훌륭하게 배급하고 전방을 향해 돌진한다. 마켈레레의 수비력에 마켈레레가 가지지 못했던 능력들이 첨가되었다.


마티치의 올라운더 성향은 경기 기록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지금까지 마티치보다 더 많은 거리를 뛴 선수는 단 2명에 불과하다. 스토크 시티의 스티븐 은존지가 215km를 뛰었고 세스크 파브레가스 213km를 뛰면서 마티치의 210km보다 더 높은 뛴거리를 기록하고 있다. 파브레가스가 마티치와 같이 3선에 위치하거나 마티치보다 앞선에 위치하면서 앞으로 자주 전진하는 것을 감안하면, 마티치가 그 넓은 뒷공간을 혼자서 잘 커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드필드 구역의 거인


뛴거리 말고도 패스에서도 마티치는 상위권에 랭크되어있다. 여전히 파브레가스가 마티치보다 더 높은 순위에 위치해있고 1,563번의 패스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는 1,478번의 패스를 시도한 야야 투레이고 마티치의 기록은 1,209회이다. 마티치는 미드필드 후방에서 공을 순환시킨다. 


"현재 마티치는 한 명의 거인이다." 무리뉴 감독은 시즌 초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그의 신체 조건을 언급하는게 아니고 그가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는 피치 위의 한 명의 거인과 같은 존재이다." 2014-2015시즌 마티치의 가장 뛰어난 플레이는 가장 언급이 적게 되고있는 선덜랜드 원정이다. 이 날의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지만 마티치가 공을 잡은 상황에서, 공이 없는 상황에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증명해줄 수 있는 경기였다. 넓은 범위에서 여러차례 태클이 시도되었고 100번의 패스를 시도하여 단 5번만 연결시키지 못했다. (아래 그림 참고) 





티치의 볼 탈취 능력이 돋보이는 것은 그가 종종 피치 높은 지역(상대 진영)에서 공을 뺏어내기 때문이다. 현재 무리뉴 감독이 과거 역습 위주의 팀에서 탈피하여 보다 능동적인 팀(역습위주의 팀의 반대 개념이라 보시면 됩니다)을 원하는 상황에 딱 드러맞는다. 마티치가 전방에서부터 상대에게 태클을 시도하는 것은 QPR과의 경기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 (아래 그림 참고)




그러나 그가 전방에서만 상대를 압박할 줄만 아는건 절대 아니다. 첼시는 최근 스토크 원정에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지 않았고 존 테리의 이른 시간 선제골 이후 수비 라인을 내려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 날 마티치의 태클을 주로 자신의 진영에서 이루어졌다. (아래그림 참고)  





여기에 더해서 마티치는 팀에 공격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선수다. 시즌 초에 에버튼을 상대로 6:3 승리를 거두었을 때, 마티치는 1골과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마켈레레였다면 1경기에서 1골 1어시스트라는 기록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아래 그림 참고)





현재 마티치의 올라운더 성향은 첼시의 경기 스타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티치가 결장했던 뉴캐슬 원정에서 첼시가 올 시즌의 유일한 패배를 기록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이다. 세스크 파브레가스, 에당 아자르, 디에구 코스타 모두 최고조의 경기력으로 첼시를 이끌어왔지만, 어쩌면 첼시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는 그들이 아니라 네마냐 마티치일 수도 있다. 클로드 마켈레레가 첼시가 보유했던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였다면, 네마냐 마티치는 첼시가 보유하고 있는 최고의 완성형 홀딩 미드필더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첼시 역시 마켈레레가 팀의 후방을 담당했던 시절보다 더욱 완벽한 팀으로 변화했다.




출처 : http://www.fourfourtwo.com/features/nemanja-matic-most-important-piece-mourinhos-chelsea-puzzle





by Michael Cox


1. 레알 마드리드의 스위칭 플레이


아틀레티코의 포진은 (공격부터 수비까지) 수직적으로 촘촘하면서 동시에 (좌우) 수평적으로도 촘촘한 형태를 유지한다. 아틀레티코는 상대팀이 측면으로 공을 보내도록 유도하며 터치라인 부근에서 상대를 가둔채 효율적으로 공의 소유권을 되찾는다. 그렇다면 아틀레티코의 수비 조직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빠르게 공을 반대편 측면으로 넘기는 것이다. 물론 단번에 경기의 전개 방향을 바꾸는 패스는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에는 루카 모드리치와 토니 크로스가 있다. 


크로스와 모드리치는 차분하면서도 영리한 미드필더로 레알 마드리드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패스를 잘 해낼 수 있는 인물들이다. 모드리치와 크로스가 측면에 위치하는 마르셀루나 다니 카르바할을 향해 빠르게 공격 방향을 전환시키는 것은 이 경기의 전술적 핵심이다. 또한 가레스 베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성향을 보이기에 두 풀백의 오버래핑의 가치는 더욱 클 것이다.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좌우로 많이 뛰도록 유도한다면, 그것은 그 플레이를 계속해서 90분간 유지할 아틀레티코 선수들에게 큰 피로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에는 아틀레티코의 촘촘한 포진이 깨질 것이며 레알은 페너트레이션을 수월하게 시도할 수 있게 된다.


2. 후안프란 vs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후안프란은 2년 전 결승전 1:4 패배의 희생양이었다. 후안프란은 연장전을 부상을 당한 상태로 뛰었고 시메오네는 이미 교체 선수 3명을 모두 활용했기에 그를 바꿔줄 수가 없었다. 그 결과 연장전에 나온 레알 마드리드의 3골은 모두 후안프란이 위치한 곳에서 시작되었다. 경기에서 후안프란이 호날두를 꽤나 효과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중이었기에 경기가 그렇게 끝난 것은 후안프란 입장에서는 억울할만 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이후, 호날두는 10차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오픈 플레이 득점이 딱 1골 뿐이다. 후안프란이 호날두와의 대결에서 자신감을 가질만 하다. 특히 후안프란은 경기 초반에 굉장히 타이트한 압박을 가하는 편이고 거기에 동시다발적으로 아틀레티코의 측면 미드필더가 내려와 후안프란을 보조해준다. 가끔씩 불필요한 위치에서 태클을 시도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경우 후안프란은 마드리드 더비에서 호날두를 잘 막아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측면에서 정면승부를 펼친다면 후안프란에게도 상당한 승산이 있는 싸움이다. 문제는 레알이 반대쪽 측면에서 호날두를 향해 대각선으로 공을 넘기는 경우다. 호날두는 이런 상황에서 팀의 2번째 센터포워드로의 역할 변화를 굉장히 뛰어나게 하는 편인데 그에게는 압도적인 제공권 능력이 있다. 터치라인에서 호날두와 후안프란의 직접적인 대결을 시도하는 것보다 반대쪽 측면에서 공중볼을 보내 호날두가 제공권 싸움을 펼치게 하는 것이 레알에게는 이상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3. 아틀레티코의 카운터를 막는 카세미루


레알 마드리드에서 가장 화려하지 않은 선수가 가장 중요한 경기의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2015/2016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전술적 퍼포먼스는 브라질리언답지 않게 실용적인 경기를 펼치는 카세미루의 활약에 크게 의존했다. 카세미루 없이 패배했던 바르셀로나전 이후로 레알 마드리드는 빅매치에서 그를 중용하기 시작했고 특히 지단 부임 이후로는 카세미루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카세미루는 아틀레티코의 카운터 어택을 막아내는 역할을 부여받을 것이며 특히 앙트완 그리즈만을 향해 연결되는 공을 끊어내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또한 측면에 위치한 코케와 사울이 중앙으로 이동하는 것도 주시할 것이다. 아틀레티코가 역습을 펼치는 상황은 상당히 많을 것이다. 따라서 카세미루는 본인이 누구를 쫓아가야 하는지, 언제 과감한 태클을 시도할지, 경고를 감수하면서 끊어낼 상황인지에 대한 중대한 판단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 레알은 아틀레티코에 비해서 공이 없는 상황의 조직력이 약한 편이다. 따라서 유일한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4. 페르난도 토레스 vs 세르히오 라모스


아틀레티코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앙트완 그리즈만이다. 우리는 아틀레티코가 그리즈만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그리즈만에게 빠른 공격 전환의 선봉장, 상대의 후방을 위협하는 영리한 움직임 등을 기대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아직 토레스에 대해서는 미스터리한 부분들이 있다.


최근 몇달 사이에 토레스는 득점력과 동시에 과거의 활력넘치는 플레이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토레스는 순간적인 속도를 이용해 상대 수비수를 제쳤다면 지금은 하락한 자신의 신체 능력을 잘 이해한 상황에서 영리한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공을 잘 지켜내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이타적이면서 믿을 수 있는 센터-포워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라모스는 굉장히 성숙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세계에서 가장 듬직한 수비수였다. 그러나 최근 실수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성급하게 태클을 시도하거나 그로 인해 파울을 내주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또한 상대에게 뒷공간을 노출하는 경우도 증가했다. 


토레스는 라모스를 그의 본래 포지션에서 끌어낼 것이며 불필요한 태클을 시도하게 유린할 것이다. 토레스 본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부활을 전세계적으로 확실히 알릴 수 있는 결승전 득점을 가장 선호하겠지만 토레스의 가장 주된 임무는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를 유린하는 것이다. 토레스가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고 아틀레티코 동료들이 득점을 시도할 포지션으로 뛰어들어갈 것이다.


5. 세트피스


2014년 결승전에서 90분 승부에서 나온 2골 모두 세트피스 득점이었다. 디에고 고딘은 코너킥 상황에서 이케르 카시야스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고 라모스는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가는 동점골을 코너킥에서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굉장히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지면서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완벽한 기회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세트피스는 이번 경기에서도 굉장히 위협적인 공격 루트가 될 것이다. 두 팀에는 공중전에 강한 선수들이 많다. 레알의 센터백과 BBC는 모두 공중전에 강한 선수들이며 아틀레티코는 팀 전반적으로 상당히 체격조건이 우수하다.


아틀레티코의 메인 타깃은 디에고 고딘이다. 레알의 케일러 나바스는 슛-스토핑에는 상당히 뛰어난 골키퍼이나 박스 내에서 선수들을 통솔하는 능력이 떨어지기에 시메오네는 이 점을 분명히 노릴 것이다. 특히 아틀레티코는 상대 선수가 쫓아오는 길목을 교묘하게 막으면서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데 상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결승전 주심을 담당하는 마크 클라텐버그는 FA컵 결승전에서도 판정으로 잡음이 많았고 이번 경우네느 페널티 지역에서의 상황을 더욱 면밀히 판단내려야 한다. 세트피스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골라인 부심인 앤서니 테일러와 안드레 마리너 역시 (페널티킥이라는) 중대한 판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아틀레티코는 오픈 플레이 결과가 0:0인 것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 아틀레티코가 라 리가 우승 경쟁에서 가장 빠르게 탈락하면서 결승전을 준비할 시간이 레알 마드리드보다 길었다고 할 수 있다. 분명히 시메오네는 몇가지 세트피스 공격 루트를 만들었을 것이고 아틀레티코의 공격에 있어서 세트피스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출처 : http://www.espnfc.co.uk/uefa-champions-league/2/blog/post/2880794/real-madrid-v-atletico-madrid-champions-league-final-tactical-ke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