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avid Sumpter


숫자는 축구계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모든 경기마다 선수들의 패스 성공률, 뛴거리, 슈팅 정확도가 계산되고 그런 값은 우리에게 이야깃거리가 된다. 판타지 풋볼 리그는 선수들의 경기 출전, 득점과 어시스트를 바탕으로 점수가 산출되며 베팅 업체에서는 팀의 슈팅 수, 코너킥, 점유율을 참고한다.


그러나 정말로 이런 수치들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주어진 수치 자료를 시각화 해야한다. 단순히 숫자의 나열에서 벗어나 우리는 통계값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야만 한다. 통계값을 통해 우리는 팀이 경기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우리의 눈에 쉽게 보이지 않았던 과정들에 한걸음씩 알아가보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는 전반적인 축구 보는 시선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이것을 난 Soccermatics 라 부른다. 





우리는 Opta가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포포투 스탯존을 통해 위와 같은 그림들을 많이 봤었다. 때로는 데이터를 통해 팀이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지 확실히 확인해낼 수가 있다. 지난 달에 있었던 사우스햄턴 원정에서 후안 마타의 득점 장면에 대한 기록(왼쪽)을 보자. 45번의 패스가 지속적으로 연결되었고 공은 좌우 측면을 계속 오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골을 위한 빌드업을 이렇게 한다.


그런데 오른쪽처럼 이해하기 어렵게 생긴 그림들도 자주 마주쳤다. 하나의 스크린에 572개의 화살표가 있으니까 그럴만도 하다. 우리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유나이티드가 엄청나게 패스를 했다는 것 정도다. 572개가 한번에 겹쳐진 화살표를 통해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떠한 전술적 선택을 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팀의 패스 분포를 보다 정확하게 알아내기 위해서 분포도를 작성해 보았다. 위의 그림은 Opta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4/2015시즌 1시즌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패스 패턴을 나타낸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바탕으로 루이 반 할의 팀이 어떤 방식으로 1시즌을 보내왔는지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일단 피치를 25개 구역으로 나누고 각각의 중앙에서 선이 나아가는 방향은 실제로 패스가 나아가는 방향을 나타낸다. 그리고 그 선의 길이는 실제 패스의 길이와 비례한다. 그러니까 유나이티드 진영에서는 공이 평균적으로 길게 연결되는데 상대 피치쪽으로 갈수록 패스의 거리가 짧아지고 있는걸 확인할 수가 있다. 


선의 색깔 역시도 의미를 가진다. 선의 색깔이 진할수록 그 빈도가 많았다는 것이다. 즉 검정색 패스가 그 위치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패스고 하얀색에 가까운 것은 그런 패스가 별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갈색은 그 중간 지점이 될 것이고. 역시 슈팅이 우선시 되어야할 상대의 페널티 박스는 흰색선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 3곳을 제외하고 난다면, 우리는 이 팀의 전술 패턴을 읽어낼 수 있다.



측면을 활용하기


위에서 알아볼 수 있었듯이, 유나이티드는 우선 측면으로 공을 보내고 다시 윙어가 박스 앞에서 공을 뒤로 보내는 패턴을 많이 가져가고 있다. 이렇게 사우스햄턴전에서 나온 마타의 득점 장면은 2014/2015시즌 내내 루이 반 할이 팀에 녹여낸 패턴의 완벽한 실행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전술은 데이터로 표현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간파해낼 수 있는 명확한 분포도를 그려내면 된다.


이렇게 분포도를 활용해 빠르게 팀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월 사람들이 반 할의 축구를 롱볼 축구라고 조롱했을 때, 반 할은 스탯존과 아주 흡사한 자료를 꺼내들며 패스 지표를 보여줬고 그런 주장들에 대해서 반박하지 않았던가.




루이 반 할의 팀과 아주 명확한 대비를 보이는 팀이 있다. 짧고 날카로우며 기교섞인 패스를 즐긴다는 평을 받는 아스날이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상반된 팀이다. 위의 자료는 지난 2014/2015시즌 아스날의 패스 분포 맵이다. 우리는 이것을 바탕으로 두 팀의 큰 차이점 2가지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아스날은 평균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패스 거리가 짧다. 또한 아스날은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더 많은 패스를 시도하며, 특히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에서 유나이티드보다 더 많은 패스를 시도한다. 득점 기회를 만들기 위해 상대의 박스 앞에서 패스를 많이 시도하는 것은 아스날의 특성이기도 하다. 또한 이런 패턴의 플레이를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의 맞대결에서도 확인을 할 수 있었다. 아래 그림은 아스날이 에미레이츠에서 3:0 승리를 거둔 날, 전반 15분간 전방 1/3지점에서 시도한 패스를 보여준다.






아스날의 패스는 상대의 페널티 박스 앞쪽과 상대의 박스 안을 오가며 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역시도 비교적 그 거리가 짧았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두 팀의 대결은 아스날이 수년간 다져온 기술적인 플레이가 완벽히 시행된 경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 할의 축구는 벵거와 다르다. 그러나 반 할만의 스타일을 '롱볼'이라 부르는 것은 잘못된 묘사다. 물론 유나이티드는 비교적 긴 패스를 즐기나 패스의 횟수 자체부터가 많은 팀이다. 반 할의 팀은 중앙이 아닌 측면에서 빌드업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반 할의 게임은 롱볼 게임?


유나이티드는 지난 2014/2015시즌 아스날보다 더 많은 패스를 시도했다. 따라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를 1990년대 윔블던이 시도했던 1가지 방향성만 가진 롱볼 축구라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유나이티드는 롱볼을 활용한 점유율 축구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가 보다 정확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리버풀, 사우스햄턴, 선덜랜드는 유나이티드의 패싱 플레이에 고전했다. 마찬가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방에서 빠르게 공을 연결하는 아스날의 플레이에 고전했다. 시즌이 끝날 때 어떤 방식의 축구가 더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을지 기대가 된다.


이번 글을 통해서 알아본 분포도는 주어진 통계 데이터를 보다 명확하게 시각화하는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 선수들 사이의 패스 네트워크, 포지셔닝 네트워크, 슈팅의 분포도 같은 것들은 팀의 가장 기본적인 전술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숫자와 통계값은 언제나 흥미로운 '데이터'이다. 그러나 데이터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 Soccermatics 이 필요하다.





출처 : http://www.fourfourtwo.com/features/soccermatics-how-maths-will-change-your-understanding-football#:vFdy3A6tR_/c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