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의 2020/21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 31살 오바메양은 지난시즌 22골을 기록해 안타깝게도 1골 차이로 2년 연속 리그 득점왕 등극에는 실패했다. 그런데 2020/21시즌 10경기에서 단 2골,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는 단 1골만을 기록 중이다.

 

최근 리그 9경기에서 오바메양은 단 1골만 기록 중이다. 이는 2014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10~12월 기간 9경기 1골을 기록한 이후 최악의 득점 난조이다.

 

득점 수 뿐만 아니라 득점 기회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 문제라 할 수 있다. 오바메양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가장 명백한 이유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그를 중앙이 아닌 왼쪽에 기용한다는 것이다. 오바메양은 중앙 공격수 자리에서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었는데 말이다.

 

왼쪽으로 이동한 이후 오바메양의 득점 기회가 줄었다. 포지션 전환으로 인해 오바메양이 오픈 플레이에서 맞이하는 기회의 퀄리티 자체가 떨어졌다. 오바메양이 10경기에서 맞이한 오픈 플레이 득점기회의 퀄리티, 기대득점(이하 xG)는 리즈 유나이티드의 패트릭 뱀포드가 고작 2경기에서 맞이한 xG보다 떨어진다.

 

 

올시즌 페널티킥을 제외하고 5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과 오바메양의 기록을 비교해보자. 오바메양의 기대득점 수치는 현저히 부족해보인다. 올시즌 10경기를 뛴 오바메양은 90분당 0.14xG를 기록 중이다. 이는 에버턴의 도미닉 칼버트-르윈보다 5배 가까이 부족한 수치다.

 

우리는 오바메양의 90분당 xG 값이 지난 (1-2로 패배했던) 울버햄턴전을 통해 엄청나게 상승한 값이라는걸 주목해야 한다. 미켈 아르테타는 팬들의 압박에 마침내 굴복하여 오바메양을 중앙 공격수로 활용했다. 이 경기에서 오바메양은 슈팅을 5번 시도했고 xG는 0.67을 기록했다. 박스 안에서 공을 터치한 횟수도 9번이었다. 이 모든 수치들이 오바메양이 올시즌 리그에서 기록한 수치들 중 가장 높은 값이었다.

 

 

울버햄턴전에서 나온 아스날의 패스 네트워크를 살펴보자. 이 경기의 핵심적인 문제는 중앙에 있는 오바메양에게 공을 성공적으로 전달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기를 30분 이상 소화한 아스날 선수들 중 오바메양은 가장 적은 볼터치 횟수(23회)를 기록했다. 오바메양이 동료들로부터 패스를 받은 횟수도 8번에 불과했는데 이는 레노가 동료에게 받은 패스횟수 9번보다도 적은 값이다. 유일하게 긍정적인 점은 오바메양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위치에서 경기를 뛰었다는 것이다. 오바메양은 전체 볼터치의 39%를 상대 페널티박스 진영에서 기록했는데 이는 오바메양이 여지껏 45분 이상 경기를 소화한 리그 경기들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2020/21시즌 출발은 좋지 않으나 오바메양이 항상 못했던 공격수는 결코 아니다. 2018년 2월 프리미어 리그에 데뷔한 이후, 오바메양은 2019/20시즌 종료 시점까지 가장 인상적인 공격수 중 하나였다. 

 

 

2018년 2월 이후, 18개월간 페널티킥을 제외하고 20골 이상 기록한 프리미어 리그 선수들 중에서 오바메양은 득점 전환율이 가장 높은 선수였다. 그가 시도하는 슈팅의 22.5%는 골로 연결되었다. 

 

 

페널티킥을 제외하였을 때, 오바메양은 18개월간 총 39.4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는 18개월간의 xG값 총합이다. 실제로 47골을 넣은 오바메양은 무려 7.6골을 더 기록한 것이다. 18개월간 오바메양보다 xG 대비 높은 성과를 이뤄낸 공격수는 단 3명 뿐이다.

 

우나이 에메리는 오바메양의 포지션을 제한하지 않았으나 2019년 아르테타가 부임한 이후로 그의 포지션은 왼쪽 지역으로 한정되고 있다.

 

 

위의 이미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듯이, 에메리가 오바메양에게 요구하는 것과 아르테타가 오바메양에게 요구하는 것은 다르다. 아르테타는 최근 더 타임스(The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바메양은 왼쪽에서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우리는 그의 커리어를 보면 그가 왼쪽에서도 많은 골을 넣어온걸 알 수 있다. 우리는 그가 9번 역할로 뛸 수 있다는걸 안다. 현재 팀은 오바메양을 왼쪽에 배치함으로써 더 나아졌다."

 

그러나 오바메양을 측면으로 이동시킨 것이 아스날 공격력에 도움이 되었을까? 숫자를 통해보면 그렇지 않아 보인다.

 

 

아르테타 부임 후 리그 30경기와 에메리 아래서의 리그 마지막 30경기 기록을 비교했다. 아스날의 득점은 줄었고 이전보다 슈팅을 시도하는 횟수도 줄었다. xG 역시 줄어들었다. 이 모든 것들이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이야기다. 

 

 

에메리 시절, 오바메양은 페널티킥을 제외한 90분당 0.56xG 를 기록했고 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한 선수였다. 그러나 아르테타 부임 이후 이 수치가 0.29까지 줄어들었다. 2019년 12월 26일, 아르테타 부임 이후 오바메양은 xG 관점에서 28번째로 뛰어난 선수가 되어버렸다.

 

90분당 xG 하락과 더불어, 오바메양의 슈팅 횟수, 슈팅 찬스의 퀄리티 역시 12개월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물론 이는 오바메양이 새로운 포지션에서 뛰기 때문에 그닥 놀랄 일이 아니다.

 

에메리 시절 오바메양이 기록하는 슈팅당 xG 값은 평균 0.2였다. 이는 평균 수준의 선수가 해당 찬스를 20% 확률로 득점에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르테타 아래서는 이 값이 0.12로 떨어졌다. 즉, 아르테타 아래서 오바메양이 맞이한 찬스의 퀄리티 자체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바메양은 선수 개인의 퀄리티로 오픈 플레이 슈팅의 18%를 득점으로 연결짓고 있다.

 

 

오바메양의 공격 지표는 모든 부분에서 하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슈팅 5회 중 1번 꼴로 득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그가 여전히 상대 골문 앞에서 위협적인 선수라는걸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아스날 팬들은 주말 북런던 더비에서 오바메양이 중앙 공격수로 출전하여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길 바랄 것이다. 오바메양이 중앙 공격수로 출전한다면, 오바메양은 자신의 실력을 뽐낼 것이며 다시금 득점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www.statsperform.com/resource/aubameyang-whats-gone-w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