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ary Neville


아르센 벵거와 선수들은 타이틀 획득을 위해서 정신적으로 다른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상대를 어떻게 막아야할지 생각을 해야한다. 


정신적인 면에서 큰 변화를 보인다면, 나는 아스날이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 레이스에서 급격한 발전을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당장 주말에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기점으로 아스날은 자신들만의 색깔을 펼치기 이전에 상대팀의 장점에 대한 준비부터 해야한다.


나는 올 시즌 리그 타이틀은 어느 클럽에게나 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아스날은 지난 1월 이후로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인 팀이기도 하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연달아 패배하면서 아스날은 오로지 국내 대회에만 집중할 상황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아스날에게 지금까지의 챔피언스 리그는 다른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과 달리 순항할 수 있는 매치업이었다.


몇 주전에 나는 MNF에서 아스날이 오만하거나 순해 빠졌다고 언급했었다. 내 의도와 다르게 (네빌은 그 때부터 벵거가 접근법을 고쳤길 원했으나) 그 때의 발언들이 다시 벵거를 향해 전달되고 있다. 대적할 상대가 없어보였던 맨체스터 시티의 상승세도 끊겼고 첼시는 저 멀리 떨어져있다. 따라서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모두 이번 대결을 통해 선두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11년간 타이틀을 기다려온 벵거에게 역시 이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스날에게는 중요한 변화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다시 나의 '오만함과 순진무구함' 발언으로 돌아가 빅매치를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나의 관점에 따르면, 항상 드레싱룸에는 우리가 상대하는 팀에 대한 위험성, 리스크에 대해 고민하는 동료들이 있었다. 


내 자신이 페어 메르테사커라고 가정한다면, 나는 일요일 경기와 같은 주요 경기를 앞두고 금요일 오전부터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멤피스 데파이가 항상 오른발을 사용하면서 중앙으로 꺾어 들어오던데 헥토르 벨레린과 이야기를 좀 해야겠어. 그를 도와주기 위해서 내가 그 쪽에 좀 있어야할 것 같은데... 벨레린이 멤피스를 타이트하게 방어하려 한다면 아런 램지에게 후방으로 내려와달라고 부탁할까? 그렇게 수비가 된다면(벨레린이 측면에 위치한 상황이 줄어들어) 나는 앙토니 마샬과 센터백과 풀백 사이 공간에서 속도로 1:1 상황을 맞이하는 경우를 덜 마주할 수 있을까?"


"몬레알은 후안 마타가 자기 자신과 미드필더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 예상하겠지? 그러면 코클랭과 산체스가 몬레알 앞쪽 공간을 타이트하게 만들어서 마타에게 충분한 공간이 제공되지 않게 해야할꺼야. 어떻게 카솔라와 코클랭에게 의사를 전달해야 외질에게까지 수비 가담을 요구할 수 있을까? 외질까지 내려와야지 중원에서 유나이티드에게 수적 열세에 놓이지 않을거고 코클랭이 루니를 전담할 수 있어"


"어떻게해야 시오 월콧에게 데일리 블린트가 공을 편하게 공급하지 못하도록 딱 달라붙어 있으라고 만들 수 있을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코너킥이나 프리킥으로도 종종 골을 넣던데 그것에 대해서 동료 선수들에게 어떻게 주의를 환기시킬까? 동료들에게 우리가 첼시전에서 절제력을 잃으면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내가 현역이던 시절에 나는 항상 경기 48시간 전부터 온통 경기에만 집중하는 선수들과 함께 했었다. 우리는 항상 전제를 깔아놓고 경기를 준비했다 : 우리가 경기를 이기는데 있어서 리스크가 무엇인가? 우리가 이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게 만들 요인, 그로 인하여 나아가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게 만들 불안 요소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경기 이전에 항상 생각했었다. 킨, 브루스, 맥클레어, 어윈 같은 선수들은 항상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었다. 스콜스, 긱스, 퍼디난드, 캐릭같은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경기에서 상대가 우리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사항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선수들이 유나이티드에게는 3~4명씩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할 것은 승리가 가장 첫번째 본능인 선수들에게 그것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쟤 봐. 꽤나 위협적이겠는걸?' 이라 말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불러온다. 그 의견들은 선수들을 거치면서 동료들에게 퍼지고 이건 승리하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스크에 대해서 준비를 마치고, 상대의 강점에 대해서 준비를 마친 후에 자신들만의 축구를 펼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벗어나 아스날은 자신들이 리그 최고의 축구를 선보일 수 있고 높은 점유율과 램지, 외질, 카솔라, 산체스 월콧 같은 환상적인 선수의 1:1 능력을 통해서 경기를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만하거나 순해 빠졌다는 것은 토요일 아침에도 유나이티드가 자신들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사항들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아스날 선수들을 향한 문구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스날보다 더 조직화 되어있고 더 강한 수비 구조를 형성한 상황이다. 아스날이 단순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더 좋은 축구, 더 높은 점유율을 통해서 승리를 가져가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건 정말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상대보다 더 좋은 축구를 펼쳐서 이기겠다는 접근 방법이 실패한다면, 사람들은 질타를 할 것이며 아스날의 특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빅매치를 향한 '정신적 준비'는 킥오프 48시간 전부터 시작된다. 그 정신적 준비는 과연 내가 멤피스 데파이 혹은 앙토니 마샬과의 경합을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처럼 상대 선수와의 대결을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니까 보다 자세한 상황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부터 말이다. 상대의 강점을 무력화시키고 마련한 안전한 토대로부터 우리의 장점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어쩌면 상대의 능력을 존중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아스날 선수들이 금요일 오전 훈련에서 공을 어떻게 패스할지, 시저스킥으로 골을 넣을지, 어떻게 플레이하면 재밌는 경기를 펼칠 수 있는지 생각할거라고 예상한다. 토요일 오전에도 별반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일요일 오전에서야 상대팀 강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늦다. 빅매치 이전에는 48시간 전부터 반드시 상대를 어떻게 상대할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경기 전날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반드시 머릿 속으로 경기에 대해서 그려 보아야 한다. 지난 3~4년간 나는 아스날 선수들이 빅매치를 앞두고 충분히 정신적인 무장을 갖추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축구만 펼쳐서 리그 선두에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빅게임은 보다 디테일한 부분, 경기에 대한 사고 과정, 그 준비에서부터 승리가 만들어진다. 만약 아스날이 경기를 준비하는데 있어 정신적인 무장에서 변화를 보인다면, 그 변화는 아스날이 타이틀 레이스를 펼치는데 있어서 큰 기폭제가 될 것이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arsenal/11907814/Arsenal-need-to-make-one-big-change-to-win-the-Premier-League.html





by Michael Cox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결은 한 때 프리미어 리그에서 손꼽을만큼 흥미롭고 정신이 없을만큼 빠르게 진행되며 경기의 비중도 컸던 아주 중요한 라이벌 매치였다. 두 팀의 대결은 타이틀 향방을 결정짔는 경기였으며 프리미어 리그의 특징을 아주 잘 집약해주던 경기였다. 그러나 과거 프리미어 리그를 이끌었던 두 팀은 현재 리그 최정상이 아니라 다른 클럽을 쫓아가는 입장이 되었다.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가 지난 2시즌간 리그 타이틀을 차지했고 아스날은 유나이티드보다 리그 타이틀을 획득한지 오래 되었다. 물론 유나이티드가 우승을 차지했던 2012/2013시즌 이후로 아스날이 2시즌 연속 유나이티드보다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무리 지었지만, 올 시즌 두 팀의 스타트는 얼추 비슷하다. 우리는 여전히 두 팀이 타이틀을 차지할만큼의 엘리트성을 갖췄는지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한다. 에미레이츠에서 펼쳐질 대결은 두 팀의 실력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일종의 해답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흥미롭게도 현재 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은 서로 완전히 대비되는 퀄리티를 갖추고 있다.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우승을 차지하는 클럽에는 뛰어난 개인 능력을 갖춘 공격수가 있으며 거기에 조직력이 뛰어난 시스템도 있다. 지난 시즌의 첼시가 딱 그런 팀이다. 현재 아스날에는 전자(뛰어난 개인 능력을 갖춘 공격수)가 있고 유나이티드에게는 후자(조직력 있는 시스템)가 있다.


현재 아르센 벵거를 향한 비판은 "왜 여름에 보강을 하지 않았느냐?"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그런데 아스날에는 뛰어난 공격 옵션들이 존재한다. 알렉시스 산체스와 메수트 외질은 상위 레벨에서 그 퍼포먼스가 증명된 선수들이고 산티 카솔라는 리그에서 영리하게 경기를 지휘할 수 있는 선수로 손꼽히는 재목이다. 시오 월콧은 심각한 부상을 당하기 이전에 아스날의 탑스코어러였고 아런 램지는 2013/2014시즌 유럽에서 가장 효율적인 미드필더였다. 그리고 이들 뒤에는 프란시스 코클랭이라는 파괴적인 미드필더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모두가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는 날에는 아스날은 진정한 타이틀 경쟁자로 발돋움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면, 과연 어떻게 벵거가 6명 능력의 최대치를 뽑아낼 것인가이다. 현재의 조합은 분명 문제가 있다. 간단히 말해 6명의 선수가 모두 중앙 지향적이라는 것이다. 산체스는 어디서든 뛸 수 있기에 왼쪽에 위치한 산체스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오른쪽에 위치하는 램지는 분명히 그 포지션을 선호하지 않는다.


다양한 이유에서 아스날의 밸런스는 적절히 갖춰져있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주 레스터 시티전에서 알렉시스 산체스가 해트트릭을 꽂아넣는 것을 봐라. 현재 아스날은 선수의 개인 능력 만으로도 경기에서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금의 문제는 꾸준히 믿고 갈만한 조합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2003/2004시즌 무적의 아스날이었을 때, 그 때의 무패 우승은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로베르토 피레, 프레디 융베리 4명의 개인 활약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무패 우승은 아스날의 시스템을 완벽하게 이해한 선수들이 시스템 속에서 기존의 재능을 더욱 극대화시켜 만든 결과물이다. 많은 사람들은 베르캄프와 앙리의 파트너십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가장 뛰어난 조합이었던 것은 앙리와 피레, 베르캄프와 융베리였다. 이 때의 아스날과 지금의 아스날은 너무나 다르다. 벵거가 적절한 밸런스를 찾는 시점까지 현재의 아스날은 선수 개인 능력의 최대치를 얻어내지 못할 것이다.


루이 반 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스날과 다른 입장이다. 물론 앙토니 마샬, 멤피스 데파이,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모르강 슈네들랭, 마테오 다르미안이 합류했기에 여전히 적절한 밸런스를 찾아야 하지만 유나이티드는 개인의 공격력이 정점을 찍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결과를 쥐어 짜내고 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확실하게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오로지 후안 마타 뿐이다. 멤피스와 마샬은 뛰어난 잠재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발전해야할 부분이 많다. 반면 웨인 루니의 폼은 현재 떨어질 때까지 떨어져있다. 현재 루니가 중앙에서 공을 소유하면 반복해서 패스 연결이 끊기고 있는 상황이다. 마루앙 펠라이니는 플랜B를 위한 옵션으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으나 현재 사실상 팀의 백업 스트라이커이기도 하다. 리버풀전에 그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것이 그닥 놀랍지도 않았다.


그런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 선두이며 아스날보다 오히려 2골을 더 넣었다. 아주 재밌는 사실이다. 게다가 현재 리그에서 가장 적은 실점을 기록하며 강력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다비드 데 헤아가 라인업에 복귀한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줬으나 지금 강력한 수비를 보여주는 것은 반 할이 선수들에게 시스템을 잘 주입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시즌의 4-3-3, 현재의 4-2-3-1 시스템까지 두 가지 형태에서 유나이티드는 굉장히 컴팩트한 대형을 유지하며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의 간격을 최소화 시키고 있어 이에 상대팀 플레이메이커가 공간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는 포지셔닝, 동료 선수들과 끊임없는 의사소통, 결단력 있는 홀딩 미드필더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마이클 캐릭은 여전히 튼실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고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역시 뛰어난 경기 조율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반 할이 두 선수를 서로가 서로를 대체하는 형식으로 활용하고 있기에 같이 뛰는 경우가 흔하지 않으나 어쨌든 두 선수가 이 시스템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에 대한 수많은 이적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반 할은 선수들을 호되게 훈련시킨 결과 기록적으로 수비 참사가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레스터 시티 원정은 논외로 하자!


올시즌 유나이티드는 데일리 블린트를 센터백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블린트는 반 할식 경기 접근법의 집약체라고 볼 수 있다. 블린트는 신체적으로 뛰어나지 않으나 기술적으로 풍부한 능력을 갖추고 있고 전술적인 이해도가 상당히 뛰어나다.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 공을 어떻게 받아야 앞으로 편하게 플레이 펼칠 수 있을지, 공을 어떻게 뿌려야 하는지, 동료에게 어느 시점에 패스를 건네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선수가 바로 블린트다. 영리하게 플레이를 펼친 결과 블린트는 피지컬 부족으로 인해 노출해야할 약점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굳이 뽑자면 사우스햄턴과의 경기 전반전에 그라치아노 펠레에게 고전했던 것 정도랄까.


벵거는 선수 개인을 키워내는데 있어서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그는 선수들이 어떻게 플레이 해야하는지 스스로 결론을 내리게 만들고 벵거는 이렇게 하는게 선수에게 확신을 심을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식이라고 여긴다. 반면에 반 할은 아주 철저한 규율론자로 항상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선수들에게 포지션 감각을 주입하며 패스와 움직임에 대한 패턴들을 선수들 몸에 배도록 만든다. 체계적이면서 사전에 만들어 놓은 방식, 사실 로봇과도 같은 방법으로 상대의 틀을 깨려고 한다. 지난 달 영국 언론들은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반 할의 트레이닝 세션에 지루함을 느낀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어쨌든 유나이티드가 반 할의 시스템에 점차 익숙해져 가면서 분명히 뛰어난 조직력을 선보이고 있는건 맞다.


이번 대결은 200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의 대결처럼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패트릭 비에이라와 로이 킨이 으르렁거리는 순간들, 마틴 키언이 루드 반 니스텔루이를 덮치는 장면, 네빌 형제들이 호세 레예스를 공격하는 장면들과 같은건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이번 대결은 그런 종류의 치열함보다 어리고 유망한 선수들을 바탕으로 공격 축구를 시도하려는 두 감독의 서로 다른 경기 접근법 차이에서 발생하는 싸움이 될 것이다.




출처: http://www.espnfc.co.uk/barclays-premier-league/23/blog/post/2642704/manchester-united-or-arsenal-closer-to-premier-league-title



by Gary Neville



올드 트래포드에서 0:0 스코어의 맨체스터 더비를 지켜본 이후 경기장을 퇴장한 팬들은 골문 앞쪽에서의 흥미로움이 부족한 경기에 대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떠났지만 나는 이번 90분 경기를 통해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이 다시금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도전장을 내밀만하다고 느꼈다.


팬들은 이 경기가 지루하고 흥미로울 거리가 부족한 내용이었다고 생각하나 나는 이번 맨체스터 더비를 정말 재밌게 지켜보았고 전반전 45분 경기는 올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볼 수 있었던 최고의 45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프리미어 리그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경기장의 열기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 실제로 프리미어 리그가 그것으로 유명하다 할지라도 (승패가 우선인) 여전히 프로 선수들 사이의 경기인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나는 여전히 피치 안에서도 볼거리가 많았던 경기가 이번 맨체스터 더비였다고 주장한다. 


두 팀의 센터백들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또한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마르코스 로호는 케빈 데 브라이너와 라힘 스털링을 상대로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필 존스와 크리스 스몰링 모두 좋은 플레이를 펼쳤고 니콜라스 오타멘디 역시 시티의 수비수들 중에서 단연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시작 이전까지, 나는 발렌시아와 로호가 풀백으로 나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발 라인업을 보고선 이것이 스털링과 데 브라이너를 상대하는데 큰 약점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20분간 로호가 데 브라이너를 상대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앞으로 남은 70분간 로호가 데 브라이너를 완전히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 라인에 위치한 선수들은 모두 악몽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다. 왜냐면 두 팀 모두 챔피언스 리그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수비 조직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시티 혹은 유나이티드의 코칭 스태프라면, 나는 선수들이 (수비적) 지시를 잘 따라준 것, 그리고 그것을 완전히 시행한 것에 대해서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상황, 심지어 이제 1장의 진출권까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두 팀이 완벽한 집중력을 바탕으로 수비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싶다.


축구 경기의 퀄리티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만약 시티 혹은 유나이티드가 상대팀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면? 그렇다면 당신들은 아주 퀄리티 있는 퍼포먼스였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상대팀의 장점을 무력화시킨다면? 각팀의 장점들 하나씩 그 디테일한 부분까지 집중해서 경기를 지켜본다면, 우리는 이것 (상대의 장점을 철저히 무력화시켜버린 경기) 역시도 아주 퀄리티 있는 경기였다고 주장할 수 있다.


사람들은 '퀄리티'를 이야기할 때, 멋진 골, 멋진 슈팅, 멋진 드리블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이 퀄리티의 전부는 아니다. 축구 경기의 퀄리티는 두 팀이 서로의 플레이를 얕잡아보지 않아 상대의 플레이를 철저히 무력화시켜서 아주 팽팽한 흐름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아마 이 나라에서 이렇게 떠드는 사람도 나 혼자일꺼다. 나 혼자 떠드는거라고 상관하지 않겠다. 


프리미어 리그 빅매치를 볼 때마다 자국 리그 경기에서조차 경기가 카오스 상황으로 빠지는 것이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집중력 부재, 응용력 부재로 연결되는 것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었다. 어쩌면 프리미어 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순진무구한 선수들이 모여있는 곳일지도 모른다.


집중력(concentration)은 나 스스로와 20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함께해온 동료들이 최고로 중요하게 여겼던 덕목이다. 그러나 요즘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고 지금의 프리미어 리그는 넓디 넓은 공간, 리스크, 흥밋거리, 드라마, 실수들로 가득 차있다. 물론 경기의 드라마틱한 요소, 실수들은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찰나의 기쁨을 안겨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모습이 없었던 오늘 경기에서 나는 축구 경기의 퀄리티를 느낄 수 있었다.


축구에 당연히 이런 부류의 경기도 있기 마련이다. 나도 골과 사건사고들을 보고 싶지만 잉글랜드가 지난 몇년간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보여준 것들을 생각하면, 시티와 유나이티드 정도 되는 맞대결에서 이런 경기를 더 보고 싶다.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내 눈에 지난 3년간 잉글랜드 클럽들은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굉장히 멍청해 보였다. 잉글랜드 클럽들은 성인팀을 상대하는 학생들처럼 보였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는데 나는 오늘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보여진 투쟁과 집중력이 그대로 챔피언스 리그 무대로 옮겨지길 바란다. 


이번 경기를 통해서도 시티가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 아래서 발전하고 있다고 느꼈다. 나는 펠레그리니 감독이 경기 접근 방식에 대해 변화를 준 것에 대해서 마땅히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 이후에는 사람들로부터 별다른 질문을 받지 않았지만, 1년 전만 하더라도 나는 펠레그리니 감독이 중앙 지역에서의 나이브함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 진지한 의문이 들었었다 : 페르난지뉴와 야야 투레, 다비드 실바와 사미르 나스리를 기용하는 형태 말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3명의 미드필더를 두는 팀들, 바르셀로나 혹은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도 그대로 똑같이 경기에 나섰고 이는 정말 순진무구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오늘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보여준 모습은 달랐다. 마루앙 펠라이니가 후반전에 투입되면서 위협을 가하자 시티가 이에 응수했다. 즉시 펠레그리니 감독이 야야 투레를 빼고 미드필드 지역에 마르틴 데미첼리스를 투입한 것은 정말 잘한 결정이다.


나는 이것이 시티가 한 단계 나아간 점이라 생각한다. 체스 게임처럼 상대가 중대한 움직임을 보여줄 경우, 시티가 빠르게 카운터를 날리는 것. 바람직하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아주 순진하면서도 오만하게도 자신의 접근법에 대해서 수정을 가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마땅히 큰 칭찬을 받을만 하다. 루이 반 할의 유나이티드는 탑퀄리티의 상대에게도 자신들만의 전술적인 게임 플랜을 이어나갈 수 있음을 증명했다. 


나는 빅매치를 볼 때마다 나의 어린 시절 혹은 내가 프로 생활을 막 시작한 순간으로 돌아간다. 나는 상위팀 사이의 경기에서, 특히 상위 4팀 사이의 경기에서는 반드시 투쟁심 넘치는 모습이 나와줘야만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맨체스터 더비를 펀치가 자주 나오지 않은 헤비급 복싱 경기같다고 생각하겠지만, 상대를 때리는 횟수가 부족했다고 이 경기가 퀄리티 없는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의 맨체스터 더비는 많은 긍정적인 부분들이 있었던 경기였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manchester-united/11954061/Manchester-derby-proved-that-Premier-League-clubs-can-look-forward-to-challenging-in-Champions-League-again.html




by Jonathan Wilson


루이 반 할의 피치 밖 독특함은 팬들에게 즐거운 소재가 되고 있지만, 경기장 내에서 하품을 만들어내면 그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나가는 문을 열게만들 것이다. 데이브 섹스턴이 그랬다. 



그들은 현재 오직 승리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경기를 이기면 모든 죄악이 (형편없는 경기력) 잊혀질 것이라는게 그들의 주장이다. 뭐,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올드 트래포드는 점차 점유율을 바탕으로 하는 반 할의 프로세스의 실망스러움을 표출하기 시작했고 무득점 무승부가 쌓여지면서 팬들은 "공격! 공격! 공격!"을 외치고 있다. 그리고 그 외침이 들리는 시간대가 점점 앞으로 당겨지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란 클럽이 재미없는 축구를 펼친다는 이유로 감독을 짜른 적이 없었느냐? 그건 아니다.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데이브 섹스턴은 4년의 시간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단 하나의 트로피도 안겨주지 못했으나 그는 팀을 FA컵 결승전으로 이끌었고 팀은 리그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는 7연승을 거두고도 섹스턴은 감독직에서 물러나야만하는 다소 억울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를 해고하기로한 결단은 1980/1981시즌이 끝나기 3개월 전에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고 전해진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5경기 동안 무득점이었고 이후 레이 윌킨스의 뛰어난 활약이 섹스턴의 상황을 어느 정도까지는 호전되게 만들었지만 이미 그 때는 섹스턴을 짜르기로한 결정이 내려지고 나서였다. 


겉보기에도 섹스턴과 반 할은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다. 섹스턴은 항상 대중에게 서투른 감독이었고 질문에 답하기 전에 마른 침을 한 번 삼키는 자신의 버릇을 흉내내는 저널리스트들보다 선수들과 대화하는 것을 과하게 선호했다. 반면에 반 할의 컨퍼런스는 항상 강렬하다. 그가 언제든지 특이한 언행을 취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인식이 이미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다. 또한 섹스턴은 자신의 전임 감독들과 동료 감독들과의 비교에 상당히 골머리를 앓았던 인물이었다.


1977년 여름, 토미 도허티를 대체하는 인물이 누가되었건 그 사람은 상당히 힘든 도전에 직면했어야만 했다. 대담하고 자신만만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이끌었던 도허티는 자신의 성격에 맞는 포메이션, 그는 담대하게도 4-2-4 포메이션을 사용했고 고든 힐과 스티브 코펠을 앞세워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도허티는 클럽의 물리 치료사의 아내인 매리 브라운과 불륜을 저지르며 경질되고 말았다. 도허티와 섹스턴은 너무나도 달랐던 인물이었다. 도허티와 달리 섹스턴은 예민하고 지성적이며 차분했던 인물이었다. 


섹스턴은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머뭇거리는 인물이었지만, 저널리스트들은 도허티를 자신의 사무실에서 저널리스트에게 와인까지 대접하는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저널리스트를 환대할수록 그들은 말콤 앨리슨과 존 본드가 이끌었던 맨체스터 시티 측에서도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마누엘 펠레그리니가 시티에 남아있는한 반 할은 항상 금요일에도 맨체스터를 대표하는 치열한 결투를 벌여야하고 적어도 그의 독특한 행동은 데이빗 모예스보다 더 많은 기삿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섹스턴은 앨리슨과 본드에 비해서도 조심하는 성격이었고 매사 신중했던 인물이었다. 그 결과 그의 팀은 구조적인 측면을 너무나 강조하는 스타일이 되어버렸다. 1977/1978시즌 앞서 언급했던 고든 힐은 36경기에서 17골을 기록했지만, 수비 가담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더비 카운티로 팀을 옮겨야만 했다.


그러나 여기서 감독의 성향만으로 오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1977/1978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67골을 기록하면서 리그 내 득점 순위 5위였는데 마찬가지로 실점 역시 63골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더 많은 실점을 기록한 팀은 고작 6팀에 불과했다. 그 다음시즌에는 60골을 기록했고 63골을 실점했다. 1979/1980시즌 리버풀과 승점 동률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시작했지만 리즈에게 1:4로 패배했다. 유나이티드는 시즌을 65득 36실 성적으로 리그 2위로 마감했다. 하지만 섹스턴의 마지막 시즌인 1980/1981시즌에 득점은 51득점 (36실점) 으로 더욱 나빠졌고 그는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섹스턴의 가장 성공적인 영입이라 거론되는 고든 맥퀸은 자신이 수비 코치인 줄 알았다고 우스갯소리를 남기기까지 했다.


대중에게 비춰지는 섹스턴의 이미지는 "지루함, 과도한 분석, 그에 따른 너무나 복잡한 전술 설정" 으로 남아있다. 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선수 생활을 보내지 않았다는 부분 역시 외부인으로서 그의 이미지를 굳히는데 한몫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스코틀랜드 감독은 기꺼이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런던 태생의 인물에게는 아직까지 보수적이었던 것이다. £825k을 지불하며 데려온 레이 윌킨스 역시 이적 초기에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었다.


1980년 마틴 에드워즈가 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았는데 당시 이적 시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여러 부침을 겪었다. 섹스턴은 이적료 최고액을 지불하며 코벤트리의 골키퍼 짐 블라이스를 영입하려 했는데 선수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케빈 맥벗은 브리스톨 시티의 잔류하고자 유나이티드행을 거절했다.


지역 출신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모았던 앤디 리치는 오늘날 대니 웰백처럼 브라이턴으로 떠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거기서 얻은 영입자금 £1.25m으로 개리 버틀스를 영입했지만 그는 이적 첫시즌에 단 한골도 기록하지 못했고 머지않아 다시 노팅엄 포레스트로 돌아갔다.


힐을 대체하기 위해서 영입된 미키 토마스는 너무나도 긴장한 나머지 트레이닝장으로 출근하는 첫날부터 운전사고를 내버렸고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겁먹은 모습만 보여주고 말았다. 레드 스타 베오그라드에서 영입한 세련된 중앙 수비수 니콜라 요바노비치는 잉글랜드의 술문화와 잉글랜드식 축구에 당황한 나머지 1년만에 팀을 떠났다.


섹스턴은 공을 측면으로 보내고 박스로 침투하라는 도허티의 철학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유나이티드 팬들은 도허티가 보여준 방식의 축구가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섹스턴이 자신의 전술적 철학을 설명할수록 사람들은 섹스턴이 너무나 보수적이라는 생각만 했고 상황은 점점 악화되었다. 동시에 섹스턴은 이적시장에서의 삽질로 더욱 악화된 여론과 싸워야만 했다. 섹스턴을 짤라야한다는 울림은 아주 분명했다.


현재 반 할의 행동이 뻔하다거나 (예측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거나) 외부적으로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발생한 문제는 없다. 다만 올드 트래포드의 과거를 돌아보면, 경기 스타일은 충분히 감독을 경질시킬 수 있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dec/03/louis-van-gaal-manchester-united-boring-sack


by Jonathan Wilson


"만약 감독이 바뀐다면?", "감독이 어느 시점에 바뀌는가?"의 질문에서 벗어난지는 한참 지났다. 지금 관심이 있는 것은 누가 다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되느냐이다. 지난 월요일에 있었던 슈루즈버리와의 FA컵 경기는 반 할의 올드 트래포드 임기를 끝내버릴 수도 있는 경기였다. 어쩌면 미트윌란과의 유로파 리그 경기에서 탈락한다면 그것도 또 하나의 사임의 시점이 될 수 있다. 지금 어느 누구도 다음 시즌에 반 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직을 유지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체면치레를 할 수 있는 대회인 FA컵과 유로파 리그가 있지만 유나이티드가 그 대회를 병행함과 동시에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이 달려있는 리그 4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은퇴 이후로 벌써 3번째 수치스러운 시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축구판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오랫동안 머무른 리더를 곧바로 성공리에 대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런 패턴을 겪는 것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1910년 올드 트래포드 개장 이후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 타이틀 관점에서 가장 성공적인 잉글랜드 클럽이자 동시에 라이벌들보다 재정적으로 상당한 이점들을 누려왔었다. 그러나 주목할 부분은 1910년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차지한 19번의 우승 모두가 단지 3명의 감독 아래서만 이루어낸 성과라는 점이다.


1910년 이후의 모든 리그 영광이 단 3명의 감독에게서 나온 것, 이것은 일반적인 축구계 문화에서 익숙치 않은 그림이다. 감독에게 이토록 큰 힘이 주어지는 곳, 클럽의 철학을 넘어 자신의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은 축구계에 그리 많지가 않다. 스완지 시티가 최근 부상하게 된 것도 권력이 감독에게서 다른 곳으로 이양되었기 때문이다. 감독은 훨씬 더 좋은 제안에 이끌려 팀을 떠날 수도 있고 실패한 것으로 인식되어 팀을 떠날 수 있다. 그러나 팀의 권력이 감독에게서 다른 곳으로 이양되면 클럽은 대격변 없이 감독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브리티쉬 문화는 감독만의 왕조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 열망하는 모습이다. 모든 감독이 자기 클럽의 빌 샹클리, 맷 버스비, 돈 레비가 되어주길 바란다. 심지어 조세 무리뉴조차 첼시 감독으로 2번째 부임할 때 10년 계획에 대해서 언급했었다. 팀에 충성하는 젊은 홈그로운 선수들 무리, 또한 그들과 클럽이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 서로가 완벽하게 상호 이해를 하는 것, 거기에 추가가되는 영입은 언제나 클럽 운영의 이상향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그런 조화가 이루어지면 결과물은 정말 환상적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맷 버스비 경과 알렉스 퍼거슨 경 아래서 그런 경험을 했고 현재는 바이에른 뮌헨과 바르셀로나가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쟁점은 그 영광의 순간 다음이다. 팀에 하나의 체계를 다져놓은 리더가 떠나면, 그 시스템도 사라지고 그 때부터 발생하는 사건들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된다.



사례 : 맷 버스비 이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968년 유러피언컵 우승 이후 이들이 더 할 수 있는게 있었을까? 자신의 3번째 위대한 팀을 이끈 버스비 경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룰 수 있는 위대한 상은 모조리 수집했다. 유러피언컵을 최초로 우승한 잉글랜드 팀이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고 바로 10년 전 뮌헨에서의 비극이 있었기에 이는 더욱 두드러진 성과였다. 1969년 1월에 버스비 경은 은퇴 의사를 밝혔는데 이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59세였다. 그러나 그는 24년째 감독직을 이어오고 있었고 뮌헨에서의 트라우마는 계속해서 그를 지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버스비 경은 자신이 일종의 풋볼 디렉터로 존재하면서 그 밑에 감독을 두는 것을 구상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택한 후계자는 윌프 맥기네스였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스팀 출신이며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이후에 유스팀 코치를 담당하는 인물이었다. 맥기네스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첫시즌을 리그 8위로 마감했고 리그컵과 FA컵에서는 모두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다음 시즌부터 조지 베스트는 점차 축구에 집중하지 못했다. 리그컵 준결승에서는 디비전3에 소속되어 있는 아스톤 빌라에게 패배했고 리그에서의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시티와 아스날에게 연패를 당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8위란 성적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었다. 드레싱룸에선 감독에 대한 반발, 파벌 형성에 대한 루머들이 있었으며 맥기네스는 다시 자신의 본래 직위였던 리저브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약 2주 후에 그는 완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났다.


맥기네스의 자리를 물려받은 인물은 바로 버스비 경이었고 유나이티드는 시즌을 8위로 마감했다. "유감스럽게도 모든 선수들이 윌프의 지시를 따르려하진 않았습니다. 모두가 윌프를 위해서 100% 헌신하진 않았던 것이죠. 우리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버스비 경이 다시 무대로 복귀하니까 모든 것이 단번에 달라졌습니다." 데이빗 새들러가 이렇게 말했었다.


맥기네스의 문제 중 하나는 역할에 대한 경계의 애매모호함 때문이었다. 버스비 경의 주장에 따르면, 맥기네스는 선수들과 '과도하게' 친밀했다고 한다. 그러나 버스비 경이 이사진으로 클럽에 여전히 존재하는 마당에 맥기네스가 감독으로서의 자신만의 권리를 정립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적 작업에서의 마지막 입김을 행사하고 일부 1군 선수 무리들과는 골프를 치는 관계까지 유지했던 버스비 경의 존재는 맥기네스만의 지위 확립에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1971년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레스터 시티의 감독인 프랭크 오파렐을 임명하는데 그는 버스비 경이 여전히 차지하고 있는 올드 트래포드의 감독 사무실을 자신에게 넘겨야한다고 주장했다. 베스트가 커리어 황혼을 태우는 시기였고 유나이티드는 시즌 첫 20경기에서 14승을 거두었으며 고작 2패만을 기록했다. 크리스마스 기간에 3경기 연속으로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12월을 리그 1위로 마감했었다. 그러나 새해 첫날부터 웨스트 햄에게 0:3으로 패배하더니 역사상 처음으로 7경기 연속 패배까지 기록해 시즌을 8위로 마감했다. 이번에도 베스트는 다시 일탈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형편없는 흐름은 새로운 시즌에도 이어졋고 개막 후 리그 12경기에서 고작 1승을 거두는데 그쳤다. 오파렐은 버스비 경이 특정 선수 이적을 (알렉스 스텝니, 윌리 모건) 방해했다고 주장했고 그와 버스비 경의 관계는 깨져버렸다.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10월에 토트넘에게 1:4로 패배한 이후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연례 행사에서 과음한 버스비 경이 오파렐의 아내에게 오파렐을 '자립심만 강한 골칫덩어리'라 표현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다가오는 월요일에 오파렐은 버스비 경에게 정확히 어떤 의미를 담아 이야기한 것인가에 대해서 물었는데 이에 버스비 경은 바비 찰튼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 되어선 안되며 (오파렐이 영입한) 마친 부찬은 형편없는 플레이를 선보인다고 전했다. 오파렐 입장에서는 버스비 경이 팀에 과도하게 참견하고 있다고 느낄만 했다.


12월에 리그 꼴찌인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0:5로 패배하면서 오파렐의 임기도 그렇게 종료되었다. 오파렐의 자리는 토미 도허티에게 넘어갔는데 팀은 1974년 2부로 강등되었다. 그러나 곧바로 다시 승격에 성공하며 1977년에는 FA컵 우승을 차지한다. 그러나 도허티는 그해 여름 클럽의 물리치료사 아내와의 불륜이 발각되면서 경질되고 만다.


버스비 경은 언제나 자신의 직접적인 간섭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 부인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버스비 경의 존재가 후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느낀다. 1973년 클럽에서 완전히 떠나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버스비 경은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이 자리를 떠날 수 있겠습니까. 전쟁의 폐허 후 잿더미 속에서 내가 일으켜세운 클럽, 뮌헨에서의 비극 이후에 내가 다시 만들어낸 클럽에서 내가 스스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라는 말입니까?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클럽이자 이 클럽을 위해서 나를 던지며 살아왔다고도 할 수 있는 내가 어떻게 떠날 수 있겠습니까?"


어쩌면 버스비 경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는 것은 불가능했던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팀에게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1974년 은퇴를 선언한 빌 샹클리가 훈련장에 오지 못하도록 조치한 리버풀의 상반된 대처는 유익한 결과를 불러왔다고 할 수 있다.



사례 : 발레리 로바노프스키 이후의 디나모





퍼거슨 경과 가장 유사한 인물을 뽑자면 바로 1973년부터 생을 마감한 2002년까지 디나모 키예프를 이끌었던 발레리 로바노프스키를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2번의 휴식 기간이 (1982~1984 & 1990~1997) 있었으나 그는 굉장히 성공적인 감독이었다. 12번의 리그 타이틀, 9번의 컵 대회 우승, 2차례의 컵-위너스 컵 우승을 이뤄냈으며 소비에트 스타일이라고 특징지을 수 있을만한 강한 압박 스타일을 정립했다. 그런 사람의 뒤를 잇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현재 디나모 키예프를 이끌고 있는 세르히 레브로프는 포스트-로바노프스키를 찾는 디나모의 침체기를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인물로 거론되고 있는데 그는 로바노프스키 이후 디나모가 임명한 8번째 감독이다. 디나모는 팀의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해서 로바노프스키 감독 이후에 그의 아래서 직접 뛰었고 코치까지 지냈던 Oleksiy Mykhaylychenko를 감독으로 임명했다. 그는 2004년 챔피언스 리그 3차 예선에서 트라브존스포르에게 홈에서 1:2로 패배하며 경질되기 이전까지 2차례의 리그 우승과 1번의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 경기 이후 디나모의 회장 이호르 수르키스는 이렇게 말했다. "(경질해야할 이유는) 분명해졌다. 디나모의 발전과 그 과정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몇가지 것들이 발견되었다. 나는 선수들의 신체적 피로도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의 심리적인 부분, 기강에 있다. 우리는 트라브존스포르전에서 그것이 약화되어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지난해 경기장에서 80,000명의 팬들이 아스날에게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서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망신살 뻗치는 경기를 펼쳤다!"


디나모는 로바노프스키 아래서 뛰었던 선수들에게 의존했다. 그럴만한 것이 로바노프스키 밑에서 뛰는 선수가 아니었다면, 당시 우크라이나 축구계에선 그리 명망있는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샤흐타르 도네츠크의 성장과 디나모의 과도기를 겹치며 디나모는 4년의 시간동안 단 1차례의 리그 타이틀만 성취해냈다. 과거 디나모가 우크라이나를 평정했던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건 생각조차 못할 일이다.


디나모의 경기장 벤치에 왔던 모든 사람들에겐 '발레리 로바노프스키'란 수식어가 붙었고 결국에는 로바노프스키에 대해 계속해서 기억하는 것이 경기에 대한 온전한 집중을 못하게 방해한다는걸 인지 못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조제프 자보는 위기의 순간에 본인이 "이 위기의 상황에서 발레리 로바노프스키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까지 생각해봤다는걸 인정했다. 그러나 로바노프스키의 가장 큰 장점은 계속해서 발전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그것이 로바노프스키의 진정한 장점이었고 그렇게해서 약 30년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던 것이다. 핀트를 잘못잡은 것이다. 


그래서 2007년 12월에 디나모는 결국 로바노프스키의 제자 내에서 감독자리를 구하는 것 대신에 외부인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데려온 인물은 모스크바 출신이자 직접적으로 로바노프스키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유리 세민이다. 그는 처음으로 온전히 지휘봉을 잡았던 시즌에 바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나 친정팀 로코모티브의 제안을 받고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갔다. 그 이후 또 다른 러시아인 발레리 가자예프가 자리를 이어받았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 이후 클럽은 로바노프스키의 제자인 Alyaksandr Khatskevich에게 임시 감독을 맡겼고 또 다시 Mykhaylychenko가 다시 임시로 1달을 대신했다. 결국 디나모가 정식 감독으로 선택한 인물은 다시 로바노프스키의 제자인 올레흐 블로힌이었다.


블로힌은 아주 이상적인 로바노프스키 스타일의 선수였다. 디나모의 공격수로 19년을 보냈던 그는 로바노프스키 방식에 아주 철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블로힌은 고집스럽고 완고하며 아주 성공적이지 못한 감독으로 기억되며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2014년 4월, 18개월만에 그는 유감스럽게도 자리에서 물러나야했다.


디나모는 클럽 내부에서도, 클럽 외부에서도 로바노프스키의 성공을 이어갈 재목을 찾았으나 두가지 모두 로바노프스키 아래서 디나모 키예프가 경험한 성공을 유지하지 못했다. 현재 디나모를 이끌고 있는 감독은 로바노프스키의 3번째 위대한 팀, 1999년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까지 진출한 팀의 키플레이었던 레브로프이다. 그러나 레브로프는 잉글랜드, 터키, 러시아에서도 선수 생활을 했었던 인물이다. 물론 블로힌의 코치로 일했으나 그의 철학은 우크라이나에만 머물러있지 않았으며 위르겐 클롭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많이 닮으려고 노력 중이다. 처음 지휘봉을 잡자마자 리그에서 우승을 했고 유럽 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는 디나모가 정말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인해 샤흐타르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할 점이다)



전임자 영향력에 대한 우려


두가지 사례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문제점은 권위자의 어렴풋하게 남아있는 존재감이었다. 버스비 경의 케이스는 아주 직접적인 경우였고 로바노프스키 같은 경우는 클럽이 과도하게 그 부분을 (전임자의 성과를 이어가야만 한다는 것) 인식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맥기네스와 오파렐이 시도한 모든 결정들은 버스비의 시각에서 재해석 되었다 : 두 감독의 결정이 버스비 경과 같은 노선을 달리고 있는가? 아니면 두 감독이 버스비 경에게 반기를 들고 있는가? 잇따른 디나모 키예프 감독들의 실패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감독에게는 기존 로바노프스키가 마련해놓은 하나의 진실된 길에서 벗어났을 때 발생하는 실패에 대해서 설명할 준비가 필요했다. 결국 새로운 감독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시행하지 못했고 과거 로바노프스키가 옳다고 생각한 것들에 대해서만 집중하게 되었다.


오파렐은 특정 선수를 처리하고 싶었는데 그들 중 일부는 버스비 경과 사적인 자리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이었다. 그런 경우는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게 된다. 현재 루이 반 할 같은 경우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바라보는 알렉스 퍼거슨 경의 시선에 결코 주눅들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면 데이빗 모예스는 그랬을지도 모른다.





리버풀이 자리에서 물러난 샹클리를 (훈련장에 오지 못하도록) 모질게 대한 것도 지금 회상하기에는 굉장히 매정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클럽 입장에서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리버풀의 부츠룸 (1960대부터 1990년 초반까지 안필드에 있는 공간으로 코칭 스태프의 회의가 있던 곳) 전통은 리버풀 감독직 자리의 왕관이 잘 인수될 수 있도록 도와준 하나의 시스템 구조가 되었다. 샹클리에서 밥 페이즐리로, 페이즐리에서 조 페이건으로 넘어가는 흐름은 대중의 환호에 관심이 없는 페이즐리의 존재감 덕분에 더 성공적이었다. 



권력의 공백


전제 군주의 배경에 무엇이 있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다. 그의 존재를 무엇으로 대체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권력의 공백기에 새로운 세력이 떠오르게 되고 그 결과 맥기네스와 오파렐이 겪었던 것처럼 작은 규모의 혼란이 찾아올 수 있다. 어쩌면 더 심각한 규율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역사는 절대자가 물러나면 수많은 내전이 발생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현재 이러한 위험 속에 존재하고 있다. 특히 알렉스 퍼거슨 경이 물러날 당시 데이빗 길 단장 마저도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 더욱 그런 현상을 발생하게 만들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팀은 아주 분명하게 두갈래로 갈라졌다 : 상업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쓰는 이사진이자 동시에 클럽에 새롭게 소개된 인물들 vs 연세가 있는 오로지 축구에 관련된 인물들, 특히 Class of 92 세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분들


에드 우드워드는 전자를 대표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고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부조화스런 스쿼드를 갖추도록 초래한 산만한 영입 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빅네임을 영입해야 한다고 꾸준히 이야기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팀을 부유하게 만들겠다는 것에 기인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조세 무리뉴 선임에 대해서 긍정적인 인물들로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부임 발표에 대해 슈퍼스타 (조세 무리뉴) 로 대응하는 것을 생각한다. 조세 무리뉴의 기록은 굉장히 단기적인 성공에 치우쳐있음에도 말이다.


그와 반대점에 존재하는 축구에 관련된 인물들은 논란을 끊임없이 제조하는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이 되길 원치 않는다. 또한 그들은 무리뉴가 계속해서 떠나면서 남겼던 것들, 정신적으로 선수들이 지치는 것들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 무리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날 때 그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


그러나 무리뉴 선임보다 더 중요한 것이 따로 있다. 무리뉴 부임은 클럽의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이 될 수 없어 보인다. 앞으로 추가적인 비용이 지출되는 영입이 있을 것인데 그것은 에이전트들에게나 좋은 소식이지 클럽의 일관성 부분에 대해서는 결코 좋은 소식이라 할 수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차례 황금기에 그 기반이 되었던 유스 시스템은 글레이져 가문의 인수 이후로 다소 방치된 부분이 있다. 1986년 론 앳킨슨의 자리를 이어받은 알렉스 퍼거슨 경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스 시스템 구조를 소생시켰으나 현재 유력한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조세 무리뉴는 과거 행적을 보았을 때, 그것을 재현하기 어려운 인물로 보인다.


부유한 클럽은 트로피를 향한 길을 언제나 돈으로 살 수 있다. 그러나 그 성공을 유지하는 것은 단순한 돈 이상의 무언가를 필요로 한다.


70년대와 80년대의 리버풀은 어떻게 다음 감독에게 권력을 이동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적절한 예시 모델이 될 수 있다. 전통을 깨는 것도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언제나 내포하고 있다. 1987년 케니 달글리시의 존 반스, 피터 비어즐리, 레이 휴튼 영입은 리버풀의 전통적인 영입 모델에서 벗어난 경우지만, 1987/1988시즌 리버풀은 짜릿한 축구를 선보였다.


어쩌면 그 때의 위대한 팀이 마지막 꽃봉우리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3명의 주요 선수를 영입하고 보다 창조적인 경기를 펼친 것은 리버풀에게 필요한 변화였다. 힐스보로 참사와 그로인한 후유증이 클럽을 덮어오기 시작했고 충격에 빠진 달글리시는 리버풀 감독직을 사임하게 된다. 자연스럽게도 리버풀은 내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게되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프리미어 리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상업적 가능성에서 이점을 누리지 못했다.


레브로프가 디나모 키예프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고 주장하기엔 아직 시기가 이르다. 그러나 레브로프는 분명히 합리적인 모델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로바노프스키의 원칙은 여전히 디나모 키예프란 클럽의 원칙으로 남아있고 레브로프는 그런 로바노프스키의 위대함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레브로프는 로바노프스키의 신조에 결코 구속받지 않는다. 그는 디나모가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에 집착하지 않으며 진보적인 입장을 취한다.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는 기존 디나모의 것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착안하려고 한다. 레브로프는 다른 감독들처럼 위대한 로바노프스키의 그림자 밑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로바노프스키의 철학을 기반으로 한 상황에서 새로운 답을 찾으려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우려해야할 것은 디나모 키예프가 이 해답을 찾는데까지 14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feb/25/manchester-united-and-the-problem-of-moving-on-from-an-all-powerful-leader



by Michael Cox


레스터 시티의 프리미어 리그 우승으로 인해 올시즌 FA컵은 언더독들의 반란의 장이라는 마케팅을 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팰리스가 우승하는 것은 여전히 멋진 스토리로 기억될 것이며 우리는 상상도 못했던 커뮤니티 실드 매치업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우리는 FA컵 결승전이 약자와 강자의 뚜렷한 대결 구도로 펼쳐지는 것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벌써 4시즌 연속으로 프리미어 리그 상위 클럽과 하위 클럽이 맞대결을 펼친다. : 2013년 맨체스터 시티(2위) vs 위건 애슬레틱(18위) / 2014년 아스날(4위) vs 헐 시티(16위) / 2015년 아스날(3위) vs 아스톤 빌라(17위) 


그리고 이번에는 5위와 15위의 대결이다. 이전 3차례의 경우보다는 두 팀의 격차가 심하지 않으나 팰리스는 최근 3차례의 결승전 경기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위건은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펼치면서 1:0 승리를 거두었고 아스날을 상대로 2:0 리드까지 잡았던 헐 시티는 합리적인 수비 축구를 펼치면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한편 아스날을 상대로 오픈 게임을 펼쳤던 아스톤 빌라는 0:4 스코어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언더독은 결승에서 수비적으로 나설수록 더 좋은 결과를 맞이했다. 물론 3경기는 굉장히 작은 샘플이지만 일반적으로 약팀은 골이 적게 터지는 경기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해야하고 역습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해야 한다. 만약 앨런 파듀 감독이 팰리스 선수들에게 높은 수비 라인 형성을 요구한다면, 지난해 시오 월콧에게 아스톤 빌라가 철저하게 당했던 것처럼 스콧 단과 다미엔 델라니는 마커스 래쉬포드와 앙토니 마시알의 침투에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굉장히 라이트한 축구팬들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상대의 깊숙한 수비 블록을 뚫는 것에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걸 알고 있다. 특히 전반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상대의 밀집 수비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루이 반 할 아래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공을 소유하고 지속적으로 공을 좌우로 돌리지만 상대의 공간을 헤집고 들어갈 적절한 타이밍은 잘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패스의 탬포는 느리고 공격 진영에서의 응집력은 실종된 상황이다. 팰리스는 충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괴롭힐 수 있다.


실제로 팰리스는 지난 10월 셀허스트 파크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굉장히 지루한 축구를 펼치도록 유도했었고 비록 경기는 0:0으로 끝났지만 승리에 조금 더 가깝게 플레이한 팀은 팰리스였다. 당시 팰리스는 10개의 슈팅을 기록했었고 유나이티드는 5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유효 슈팅도 5:1로 확연한 차이를 기록했으며 요앙 카바예의 슈팅은 아깝게 빗나갔고 야닉 볼라시는 골대를 때리기도 했다.


당시 파듀는 팰리스가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고 말했으며 최근 FA컵 결승에서 언더독이 강팀을 상대로 선전한 경우를 볼 때 팰리스는 그 때의 접근법으로 이번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측면을 공략하는 것은 팰리스에게 매우 중요하다. 공격적인 성향의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부족하며 카메론 보스윅-잭슨은 경험이 적어 아직까지도 탑레벨에서 레프트백으로서 경기를 펼치는 것에 익숙치 않다. 최근 로호가 포지셔닝과 상대 윙어 마크에서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보스윅-잭슨 대신 로호가 나와도 팰리스는 충분히 환영할 수 있다. 자하가 로호를 자리에서 끌어내고 그 빈 자리를 공략하는 형식으로 팰리스는 유나이티드의 측면을 흔들 수 있다.


팰리스는 자하, 펀천처럼 역습 상황에서도 위협적인 자원이 많다. 특히 중앙에서 뛸 것으로 예상되는 볼라시는 굉장히 영리한 선수로 빈 공간을 잘 찾아 움직인다. 본래 윙어로 뛰었던 볼라시는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홀딩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는 마이클 캐릭보다 속도 면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팰리스는 이 경기를 잡으려면 인내심을 가져야만 한다. 경기가 득점없이 진행되어도 35%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하더라도 침착해야 한다. 또한 빠른 역습을 진행하는 것이 첫번째 패스에서부터 끊길 확률을 더 높여준다는 것을 알지만 그대로 해야 한다. 실제로 팰리스가 오픈 플레이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위협할 수 있는 장면은 3~4차례에 불과할 것이다. 윙어들은 상황 판단을 확실히 해야하고 카바예는 역습의 시발점으로 책임이 막중할 것이다. 


세트 피스는 골을 넣을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루트이다. 최근 FA컵 결승전에서 언더독이 기록한 4개의 득점 모두 세트 피스에서 나왔다. 위건의 FA컵 우승을 안겨준 벤 왓슨의 헤더도 세트피스였고 헐 시티의 제임스 체스터와 커티스 데이비스의 골 역시 세트 피스였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데드볼 상황에서의 대처가 형편없었다.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는 웨스 모건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으며 그 장면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라인 유지가 아닌 맨마킹을 시도했으나 허술했다. 특히 웨스트 햄 우너정에서는 세트 피스 수비력 부재로 2:1 리드를 내주고 2:3으로 역전패했다. 팰리스는 올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세트 피스로만 15골을 기록했다. 그 어떤 팀보다 세트 피스 비중이 높다. 


유나이티드가 우세한 상황으로 경기가 흘러가겠지만 팰리스에게도 아주 전형적인 언더독의 방식으로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팰리스가 우승한다면 2015/2016시즌은 정말 예측하기 어려웠던 결말을 가지고 마무리 될 것이다.




출처 : http://www.espnfc.co.uk/blog/tactics-and-analysis/67/post/2876230/crystal-palace-better-suited-with-defensive-approach-in-fa-cup-final



by Michael Cox


수비 축구로 대변되는 조세 무리뉴의 이미지는 굉장히 불공평하다. 무리뉴는 현재 올드 트래포드에 있는 선수들만으로도 충분히 그것을 증명해낼 수 있다.


감독에게 첫인상이란 굉장히 중요하다. 조세 무리뉴는 자신의 첫번째 기자 회견에서 자신이 '스페셜 원(Special one)'이라 당당하게 말했고 그로부터 스페셜 원은 무리뉴의 가장 기본적인 닉네임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찬가지로 첼시에서 보여줬던 수비적인 접근은 무리뉴의 기본적인 축구 철학이 수비 축구라는 이미지를 남기게 만들었다. 사실 무리뉴의 축구관은 그것보다는 다양한데 말이다.


극단적으로 수비적이라는 무리뉴의 명성은 굉장히 불공평한 처사이며 특히 무리뉴의 수비적 이미지는 공을 장시간 소유하는 것이 매력적인 축구라는 분명하지 못한 개념 속에서 심화되었다. 무리뉴가 가장 수비적으로 운영했던 팀,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한 2003-2004시즌의 FC 포르투와 2년 연속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첼시는 물론 굉장히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인 팀이었으나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역습 전술로 멋진 골을 양산해내는 팀이었다. 수많은 트로피와 함께한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 그 이후로 무리뉴는 점차 모험적인 인물로 변했다. 2009/2010시즌 인터나치오날레 밀라노의 트레블은 캄프 누에서 보여준 버스 세우기로 기억되지만, 1차전에서는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굉장히 재밌는 축구를 선보였었다. 3시즌동안 유지 되었던 무리뉴의 레알 마드리드는 그 중 2시즌을 바르셀로나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마감했다. 또한 2014/2015시즌 첼시에서는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파이널 서드에서 굉장히 빠른 유기적인 움직임을 선보인게 무리뉴다.


시즌 전체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무리뉴의 팀은 굉장히 재밌는 경기를 펼친다. 그러나 특히 유럽 대항전 경기와 시즌 막바지 조심스럽게 치러야할 빅매치에서 무리뉴는 극단적으로 변할 뿐이다. 알렉스 퍼거슨 경의 커리어 마지막 10년 역시 무리뉴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반적으로 유나이티드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는 축구, 굉장히 고강도의 축구를 선보였으나 엘리트 클럽을 상대하는 순간에는 수동적인 축구, 역습 위주의 플레이로 전환했다. 유나이티드 서포터가 알렉스 퍼거슨 경의 결단을 수용했었다면, 무리뉴의 청사진 역시 문제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무리뉴의 첼시 1기는 피지컬 능력이 특출난 미드필더진과 굉장히 실용적인 공격수들로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무리뉴는 그 때부터 점차 기술적이고 창의적인 선수들로 공격 라인을 꾸려나갔다. 제2의 클로드 마켈레레를 물색하지 않고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사비 알론소를 딥-라잉 플레메이커로 활용했다. 창조적이나 포지셔닝에서는 문제를 노출하는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무리뉴의 첼시 2기에서 후방 미드필더로 경기를 뛰었다. (물론 빅매치에서는 그렇게 배치시키지 않았다)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베슬리 스네이더와 메수트 외질에게는 수비적인 부담을 주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에당 아자르도 상대의 라이트백을 지속적으로 견제하지 않아도 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5/2016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루이 반 할과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던 무리뉴이기에 선수들이 어떻게 길들여져 있는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수비수 기용에서는 반 할과 모습을 달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 에슐리 영과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풀백으로 기용되는 것은 보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정상 컨디션이라면 루크 쇼는 주전으로 자리를 차지할 것이며 마테오 다르미안은 아직까지도 포지셔닝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하지만, 파올로 페레이라와 알바로 아르벨로아처럼 무리뉴가 신뢰를 보낼만한 풀백이 될 잠재력은 가진 선수다. 아마 데일리 블린트는 미드필더로 돌아갈 듯 싶다.


전투적인 성향을 보이며 기동력을 갖춘 미드필더 역할, 무리뉴가 마이클 에시앙과 사미 케디라에게 부여했던 역할을 두고 블린트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경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르강 슈네들랭과 안데르 에레라는 그에 딱 부합하는 인물들이다. 하드-워커로 표현될 수 있는 제시 린가드는 다재다능한 스쿼드 멤버로 무리뉴가 상대의 위협적인 선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카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이나믹한 모습이 부족한 후안 마타는 이미 한 차례 무리뉴에게서 버림받은 적이 있기에 무리뉴가 부임한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여러 옵션들을 고려해볼 것이다.


공격진에도 무리뉴가 좋아할만한 선수들이 있다. 앙토니 마시알과 멤피스 데파이는 상당한 재능을 보유한 선수로 다이나믹한 면도 있고 측면 공격수로서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자원이다. 마커스 래쉬포드는 상대의 풀백과 센터백 사이를 잘 침투하는데 때맞춰 침투하는 미드필더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무리뉴는 현재의 자원으로도 무리뉴-스타일의 베스트11을 선별해낼 수 있고 새로운 영입 선수 없이도 현재보다 재밌는 축구를 선보일 수 있다. 예전처럼 피치 바깥에서는 잡음을 만들어내는 감독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확실한 것은 전술적으로 무리뉴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궁합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may/22/jose-mourinho-manchester-united-old-traff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