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가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3골을 넣은 이후에는 굉장히 경기를 편하게 진행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플레이를 측면으로 뻗기 위해서 이삭 쿠엔카를 투입했고,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프리롤을 맡겼다. 따라서 세이두 케이타와 알렉시스 산체스가 빠지게 되었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오른쪽 풀백으로 아바테를 복귀시킨 것을 제외하고는 1차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선택했다.
이번 경기는 이상했다 : 예상대로 바르샤가 점유율을 지배했지만 오픈 플레이에서 찬스를 잘 만들어내질 못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답게 득점에는 성공했고, 53분에 바르셀로나의 3번째 득점이 나온 이후로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포메이션
이 부분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르셀로나의 포메이션이다. 다니 알베스는 1차전보다 더 앞으로 전진했다. 오른쪽 수비에 대한 부담이 전혀없는 것처럼 보였다. 알베스와 쿠엔카가 측면을 담당하고, 파브레가스는 프리롤, 그리고 리오넬 메시는 가짜 공격수 역할을 담당했다. 파브레가스를 꼭짓점으로한 다이아몬드 미드필더 구성을 갖춘 3-4-3 포메이션으로 볼수도 있겠지만, 메시와 파브레가스는 둘이서 협동해가면서 플레이를 했다. 따라서 흔하지 않은 3-3-4 포메이션이 바르셀로나의 이번 경기 전략이라 하겠다.
물론 바르셀로나는 누 캄프에서 3-3-4 포메이션을 약팀들을 상대로 사용했으나, 이번이 빅클럽을 상대로 처음 3-3-4 포메이션을 사용한 경기였다. 많은 측면에서 AC 밀란을 공략하기에 안성맞춤인 전술이었다. 3명의 바르샤 수비수가 밀란의 2명의 공격수를 상대하게 되어 여분의 수비수가 남으며, 파브레가스가 조금만 내려오면 밀란과 미드필더 숫자를 동등하게 만들수 있었다. 물론 3-3-4 포메이션의 약점은 바르샤의 뒷쪽 측면이 상대에게 노출된다는 점인데, AC 밀란은 다이아몬드 미드필더 전형으로 좁은 플레이를 지향하는 팀이므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수비수의 공간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플레이 접근방식에 문제가 발생했다. 수비적 플레이 부분에서는 알베스와 쿠엔카가 윙백일때 이상으로 전진하였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밀란에서는 시드로프와 노체리노에게 이런 공간이 포착되었으며 이들은 그 공간을 노렸다. 전반전에 다니 알베스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도우러 내려가지 않고 미드필더 라인정도에 머무른 것이 단적인 예이다. 클라렌스 시드로프가 무방비 상태가 되었고, 이브라히모비치는 시드로프에게 적절한 패스를 넣어주어서 발데스와 1:1 찬스를 만들 수도 있었다. 늦은 감은 있지만, 다니 알베스는 즐라탄이 시드로프가 무방비 상태라는걸 알아챘을때 돌아오고 있는중이었다.
득점 상황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졌다. 안토니오 노체리노는 카를레스 푸욜의 바깥쪽으로 침투했고 득점에 성공했다. 쿠엔카가 레프트 윙백자리에 위치했지만, 이것이 바르셀로나의 문제점이었다. 도대체 누가 밀란의 노체리노와 시드로프를 막기로 했던 것일까?
만약에 챠비나 이니에스타가 그 역할을 담당했더라면 노체리노의 득점 상황에서 그들은 풀백의 위치정도에 가있었을 것이다. 다니 알베스와 이삭 쿠엔카는 너무나 전진해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라는 명령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AC 밀란의 플레이는 알레그리 감독의 계획적인 전술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잘 먹혀들었다.
바르셀로나의 전진된 라인
3-3-4 포메이션은 전방에 4명의 공격수를 두면서 밀란의 수비진 4명을 압박하도록 만들었다. 밀란은 수비 진영부터 공을 매끄럽게 전진시키지 못했고, 이는 이번경기에서 밀란의 경기 전반적인 문제점이었다. 필립 멕셰의 실수가 바르셀로나의 선제골의 원인을 제공했다. 챠비와 이니에스타의 역할이 서로 혼동되었기 때문에 미드필드 진영에서는 공격진만큼 압박이 잘 이뤄지지는 못했다.
기회를 만드는것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공격진영에서 바르셀로나는 기회를 잘 만들어가질 못했다. 경기 초반에 메시가 나중에 아드리아누와 티아고 알칸타라가 기회를 맞이했지만, 평소만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행운이 따라서 두번의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밀란의 수비진영에서 추가적인 자원이었던 마시모 암브로시니의 공을 뺏으려고 공격수로 나섰던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깊숙한 위치로 내려오기도 했다.
파브레가스가 암브로시니의 공을 뺏으려 내려갔을때 리오넬 메시는 최상의 플레이를 보여주질 못했다. 고립되었으며, 알레산드로 네스타와 필립 멕셰를 뚫지 못했다. 차라리 파브레가스가 전방에 남아서 밀란의 수비수들과 4명 vs 4명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게 더 나았을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점유율을 지배하기를 원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미드필드에서 3명(바르샤) vs 4명(밀란)의 대결이 펼쳐져서는 안되었다. 물론 바르셀로나의 점유율이 61%였지만, 상대의 수준을 고려하더라도 바르셀로나에게 만족스러운 점유율이 아니다.
공격수들의 위치
또다른 화젯거리는 두명의 공격수의 포지셔닝이었다. 쿠엔카는 측면에 머무르라는 주문을 받았을 것이고,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라는 지시를 받았을 것이다. 그가 크게 기여한 부분은 없지만, 쿠엔카와 알베스가 측면에 위치하게 되면서 밀란의 4백간의 간격이 넓어졌다. 밀란의 풀백들은 1차전보다 10m정도를 센터백과 더 떨어져있게 되었다.
쿠엔카가 번뜩이는 활약을 펼치거나 그다지 생산적이지 못했다할지라도, 과르디올라는 그의 역할수행에 기뻐했을 것이다. 쿠엔카는 바르샤의 수비진에서 공을 받고 상대 진영에 공간이 생기는걸 선호하는 크리스티안 테요, 페드로 로드리게스와는 달리 기술적이고 크로스를 하려는 성향이 짙은 선수이다. 따라서 쿠엔카의 존재는 바르셀로나에게 색다름을 선사한다. 쿠엔카가 경기장에 있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는 경기장의 중앙으로 패스해서 밀란을 편하게 만들기보다는 넓게 벌려서 밀란이 좋아하지 않을 상황을 발생하도록 만들었다.
호비뉴의 포지셔닝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1차전에서 호비뉴는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을 벌리지 못했다. 밀란이 공을 잃은 상황에서 호비뉴는 아래로 내려와서 4-3-2-1 포메이션이 형성되게 했고,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익숙치 않은 자리로 끌어내었다. 밀란의 득점 장면은 마스체라노가 호비뉴를 따라 전진했다가 복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호비뉴를 따라 전진했던 마스체라노는 너무나 깊숙히 내려가버렸고, 노체리노가 온사이드 상태가 되도록 만들어버렸다. 호비뉴는 1차전에서 전방에만 머무르면서 이와같은 작업을 수행하지 않았다. 따라서 호비뉴의 플레이에는 발전이 있었다.
하프타임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문제점을 눈치채고 시스템에 변화를 주었다. 4-4-1-1 포메이션으로 변형을 주었는데, 다니 알베스가 본래의 위치인 수비수로 돌아갔고,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리오넬 메시 밑을 받쳐주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제 밀란은 공간을 발견하지 못했고, 바르셀로나에게 있어서는 골칫거리가 사라진 셈이되었다.
결론
이론적으로는 바르셀로나가 더 강팀이지만, 8강전을 통해서 보았듯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거처럼 보였다. 밀란이 과르디올라 감독을 골치아프게 만들지는 못했지만, 1차전에서의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 2차전에서 보여준 혼동스러운 포메이션 때문에 바르셀로나는 공격 진영에서 날카로움을 보여주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8강전에서 가장 바르셀로나스러운 득점은 노체리노의 동점골이었다.
아마도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다른 팀들이 밀란의 다이아몬드 전형을 따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최근에 누 캄프에서 바르셀로나를 이겼던 팀은 에르쿨레스였는데, 에르쿨레스는 다이아몬드 미드필더 배치와 깊게 내린 수비진영을 구축한 다음에 빠르게 바르셀로나의 수비진 사이의 공간을 공략했다.
하지만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바르셀로나였고, 3-3-4 포메이션이 100% 성공했던 것은 아니지만 팀의 리듬을 끊지 않으면서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능력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다음 라운드에서 3-3-4 포메이션을 기대하지는 말것!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4/03/barcelona-3-1-milan-guardiola-goes-with-a-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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