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본문은 2012년 11월 28일 글입니다)

 

 

리그에서 고작 1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승점차는 벌써 13점이다. 더불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차례 경기에서는 승점 1점만 획득하는데 그쳐 챔피언스 리그 D조에서 2위를 확정지었다. 조세 무리뉴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상당히 커져만가고 있다. 그렇지만 비난의 화살은 무리뉴가 아닌 호날두에게 가해져야만 한다. 엉뚱한 사람에게 비난의 화살이 가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2009년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한 이후 164경기에서 165골을 기록하는 아주 경이로운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신체적으로 호날두는 이젠 완전체에 도달했다. 상상 이상의 속도를 지녔을 뿐더러 균형 감각, 기술력 모두 상대 선수들을 쉽게 제칠 수 있을만큼 갖췄다. 게다가 공중에서도 상당한 강점을 지닌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쓸 줄 아는 호날두는 매우 비범한 선수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할 수 없게 만드는 선수이기도 하다.

 

물론 이 말이 굉장히 우습게 들릴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사실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한 클럽이라면, 어느 팀에게나 우승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2010년의 사실상 윙백의 역할을 담당했던 사무엘 에투, 경기가 끝날 때까지 팀에 헌신한 디디에 드록바 같은 모습을 호날두가 보여줄꺼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호날두를 데리고 있는 팀은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 아리고 사키의 AC 밀란, 밥 페이즐리의 리버풀, 리누스 미셸과 스테판 코바치의 아약스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할 것이다. 이 팀들은 너무나 대단한 팀이기 때문에 우승했을 때보다 우승을 못하는 경우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던 클럽들이다.

 

지난 40년간 최고의 자리를 이끌어온 클럽들은 기본적으로 개인보다는 집단이 우선이라는 정신을 토대로 하고 있었다. 과거 소련을 이끌었던 발레리 로바노브스키 감독도 선수 개개인보다는 선수들간의 협력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주장했었다.

 

다른 감독들보다 현대 축구에 가장 유사한 철학을 지닌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도 이러한 견해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만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들로는 스쿼드를 꾸릴 수 없습니다. 핵심은 피치를 우리가 확실하게 잡고 있어야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수비와 공격라인 사이의 간격은 25m 내로 유지되어야만 합니다. 그 간격은 움직이는 다른 이 때문에 무너져서는 안 되죠." 오프사이드 룰이 개정되면서 비엘사 감독은 전진수비에 대해 어느 정도 수정을 했으나 비엘사 감독의 기본적인 전제는 계속해서 유효하다. - 팀은 하나의 시스템에서 원활하게 돌아가는 경우에 최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호날두에게 있어선 자기 자신이 전부였다. 2008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예시로 들어 이야기 해보자. 왼쪽 미드필더로 경기에 출전한 호날두는 헤딩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제골을 기록했다. 약 30분 정도 호날두는 당일 오른쪽 수비수로 나섰던 마이클 에시앙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그렇지만 그 이후부터 에시앙은 호날두를 따돌리고 전진을하기 시작했다. 호날두는 에시앙을 전혀 방해하지 않았고 프랭크 램파드의 동점골은 자유롭게 전진할 수 있었던 마이클 에시앙의 발끝에서 시작되었다. 이후로 에시앙의 전진으로 미드필더 지역에서 힘을 받을 수 있던 첼시가 후반전, 연장전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동료 선수들은 모두 모여 팬들 앞에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지만, 승부차기까지 실축하며 팀을 궁지로 몰았던 호날두는 홀로 하프라인에 엎어져 울고 있었다. 호날두를 영웅으로 만드는 전략은 호날두 본인 스스로가 수비가담이라는 개념에 무감각해지도록 만들었고 결국 그런 전략은 첼시가 동점을 만들 수 있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알렉스 퍼거슨 경은 호날두를 중앙 공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호날두를 조금 더 전방에 내세우면서 공격력을 강화시킨 반면에 공격적인 상대 풀백을 어느 정도 방어해주는 웨인 루니를 측면으로 돌려 수비적인 측면을 보완했다. 포르투와의 대결에서 이러한 퍼거슨 감독의 선택이 분명하게 드러났었다. 1차전에서 호날두가 측면, 루니가 중앙에 위치했는데 당시 경기에서 포르투의 오른쪽 수비를 담당했던 알리 시소코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크나큰 데미지를 입혔다. 따라서 2차전에서 퍼거슨 감독은 시소코를 막기위해 호날두와 루니의 자리를 바꿨다.

 

호날두는 그 때 무엇인가 느꼈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의 습성은 아직까지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상대가 오른쪽에 공격적인 풀백을 배치시키면 레알 마드리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시즌간 호날두의 수비가담 부족으로 이득을 본 공격형 풀백 다니 알베스는 엘 클라시코에서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시즌 4강전 1차전에서도 마리오 고메즈의 결승골을 만들어낸 필립 람의  활약이 아주 주요했다. 물론 호날두가 2차전에서 2골을 집어넣으며 만회를 했지만, 문제는 그가 팀의 조직 형성에 문제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에 도르트문트전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왼쪽 수비로 나선 마이클 에시앙은 마르코 로이스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호날두가 루카스 피슈첵을 막지 못한 것 역시 도마 위로 올랐다. 유로 2012 8강전 체코와 포르투갈의 경기에서도 테오도르 게르베셀라시에가 과감하게 공격을 시도했더라면 포르투갈이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세계 축구는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돌아가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호날두는 아직까지도 시대에 거스르는 모습이다. 빅토르 마슬로브 감독은 1960년대부터 소련에 팀 전체가 압박하는 수비 방식을 고안해냈다. 디나모 키예프를 이끌었던 그는 수비가담을 거부하는 선수를 철저히 배제시켰다. 로바놉스키 같이 기술적 능력은 뛰어나지만 수비가담에 소홀했던 선수들은 마스로브 감독의 계획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었다.  

 

수비 부담에서 자유를 부여받을 수 있었던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인 안드리 비바가 유일했다. 중앙에 위치한 그는 상대의 풀백의 전진을 방어할 필요가 없었다. 호날두 역시 중앙으로 이동하면 수비 가담 부족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풀백들의 공격적 성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측면에서 뛴다는 것은 상대의 풀백도 방어해야하는 책임감을 동시에 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호날두가 수비가담에 소극적인 것은 어느 정도 레알 마드리드만의 특징이 반영된 것일지도 모른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이후로 레알 마드리드는 시스템보다는 선수의 능력에 의존한 축구를 구사해왔다. 2004년 레알 마드리드의 기술 고문으로 부임했던 아리고 사키는 레알 마드리드의 계속되는 스타 플레이어 영입에 불만을 표출했고 그는 결국 베르나베우를 떠났다.

 

앞으로도 호날두는 약팀은 더욱 철저하게 짓밟을 것이고 때로는 빅클럽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다. 1:1 대결에서 호날두를 이길 수 있는 수비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능력도 최고인 호날두는 정말이지 대단한 선수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호날두의 플레이 방식은 팀에 피해가 된다. 최근 호날두는 팀에서 받아야할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렇지만 본인 시각에서 상황을 바라봤다는 것이 문제이다. 호날두가 실제로 개인을 중시하는 사람이든 어떻든 간에 그의 플레이에는 개인을 중시하는 모습이 상당히 스며들어있다. 레알 마드리드에게 호날두는 강력한 무기이자 약점이다.

 

 

 

 

출처 : http://www.guardian.co.uk/sport/blog/2012/nov/28/cristiano-ronaldo-strength-weakness

 



by Jonathan Wilson


터무니없을 정도의 금액이 이야기 되고 되었던 베일, 카바니, 팔카오. 과연 이들이 전술적인 이유로 이적이 논의되는 것일까? 단지 이들은 클럽 자체의 이미지 형성을 위해 영입되는 것일 뿐이다. 다른 부자 클럽들에 비해 맨체스터 시티는 아주 현명하게 이적 시장을 보내고 있다.


 

2004/2005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아리고 사키를 기술 이사로 임명했을 때로 돌아가보자. 아리고 사키의 철학과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철학은 궁합이 맞지 않았다. 사키는 팀을 기반으로 하는 축구의 신봉자였다. 사키는 다른 무엇보다도 하나의 팀으로서 맞춰진 시스템을 중시했고 선수들이 그 시스템에 맞춰주길 바라는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정책은 팀보다는 개인을 중시하는 철학이었다. '지단&파본' 정책으로 표현되었던 레알 마드리드의 철학은 축구에 대한 사키의 철학과는 양립할 수가 없었다.

 

"각각의 특징을 가진 선수들을 다루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셜리스트를 수집하는데 혈안이 되었죠. 팀보다 개인이 중요시되었던 팀이 만들어졌습니다. 이것이 바로 대표적인 약점이었죠. 사전대책을 강구하는 모습은 없었고 일이 터진 이후에 그 문제를 해결하는 수동적인 방식만 있었습니다. 당시의 레알 마드리드는 그랬습니다. 사실 그건(갈락티코 정책) 프로젝트도 아니고 그냥 재능있는 선수를 과포화시키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단, 라울, 피구같은 선수들이 수비를 적극적으로 하겠습니까?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는 포백 앞에 수비를 전문적으로 하는 선수가 필요해졌습니다. 이들의 전략은 이랬습니다. 선수들의 능력만을 통해서 부족했던 역량을 채우는 것이였죠."

 

"제가 바라는 축구에서는 레지스타라는 존재가 있습니다. 마켈레레 같은 선수에게는 바라기 어려운 역할입니다. 마켈레레는 공을 가지고 자신이 경기를 풀어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공을 뺏어내는 것에 있어서는 마켈레레가 세계 최고의 선수였던건 사실입니다. 다른건 몰라도 그 분야에서는 스페셜리스트였죠. 그렇지만 축구는 모두가 공통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하는 스포츠가 아니겠습니까? 과연 X만큼의 재능있는 선수들을 배치시키고 팀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Y만큼을 또 다른 스페셜리스트로 채우는 것이 맞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바이에른 뮌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바르셀로나는 팀이 최우선이라는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지난 몇년간 이들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렇지만 석유재벌들이 축구계에 발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슈퍼클럽들은 전체적인 전술에 대한 판단을 충분히 내리지 않고 선수를 사들이고 있다.

 

AS모나코가 다시 프랑스 1부리그로 돌아왔다는 것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인 라다멜 팔카오를 £50m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것이다. 모나코의 팔카오 영입은 대략 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를 보라고! 우리는 이제 엄청난 돈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주요 클럽이 되었어!" 과거 맨체스터 시티의 호비뉴 영입도 이와 비슷한 맥락을 지니고 있다. 한마디로 이런 부류의 영입은 자신의 클럽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이미 지난 시즌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영입하면서 전세계의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파리 셍제르망도 아직까지 똑같은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다. 에제키엘 라베찌가 있는 상태에서 이브라히모비치를 영입했던 PSG는 이제 여기에 에딘손 카바니까지 추가시켰다. 도대체 어디에 에딘손 카바니를 투입할 자리가 있는지 모르겠다. 하비에르 파스토레, 루카스 모우라, 제레미 메네즈, 마르코 베라티를 고려하지도 않은 상황에서도 카바니에게 마땅한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카바니 이적에 대한 뒷배경이 있는걸까? 아니면 단순히 PSG는 카바니가 이적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그가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그를 구매한 것인가?


필자에게 굉장히 당혹스럽게 다가오는 것은 팬들이 클럽의 '체면'을 위해 이적시장에 뛰어들길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마치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여전히 빅클럽이라는걸 확신받기 위해 클럽이 매년 여름마다 £30m씩 지불하길 바란다. 이들은 이적시장 막바지가 되면 하루 종일 윈도우, 트위터에 접속해서 이적설에 자신이 응원하는 클럽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는 사실에 분개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데드라인에 마무리된 이적은 성급하게 진행되었거나 확신이 서지 않은채로 진행된 것이 많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카가와 신지를 영입했을 때 카가와의 능력, 적응성에 대해 논의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단지 카가와의 이적료가 £18m에 불과한 클래스라고 불만을 토로했던 부류들도 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영입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이와 비슷하다. 유나이티드가 데이비드 모예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을 '증명해주기 위해' 파브레가스를 영입해야한다는 것이다.

 

영입은 마치 위안을 삼기위한 음식과 같다. 만약 지난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라 리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이뤄냈다면 가레스 베일을 데려오려고 했을까? 분데스리가의 놀라운 상승세, 프리미어리그가 새롭게 TV 중계권 계약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여전히 세계 최고의 클럽임을 증명하기 위해 베일을 원하는 것일까? 더불어 세계 최고 이적료를 제시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필요 이상의 돈을 지불하게 만들고 있다. 스스로 인플레이션 효과를 주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베일을 영입하는데 팔카오, 카바니 이적료의 2배에 해당하는 돈이 필요한 것인가? 그렇지만 세계 최고의 구단이라는 레알 마드리드만의 이미지 구축을 위해선 베일만큼 적당한 영입 후보가 없다.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가 이러는 것이다. 베일의 이적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만 과연 베일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는 자리에 적응할 수 있는지 여부는 간과되고 있다. 만약 베일이 주전이 된다면 레알 마드리드는 근성있는 앙헬 디 마리아를 잃게될 것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바르셀로나조차도 똑같은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시즌 바이에른 뮌헨과의 2번의 경기에서 통합 스코어 0:7로 패배한 이후, 바르셀로나는 산토스에서 네이마르를 영입했다. 네이마르 영입은 그 치욕적인 과거를 잊을 수 있게 해줬다. 네이마르가 확실한 재능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브라질, 산토스 경기를 봤을 땐 그가 수비적인 면에서 어느 정도 희생해줄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도르트문트와 뮌헨 모두 현명한 이적시장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팀에 필요한 구석구석을 보강하면서 착실하게 리그를 준비했다. 리버풀의 브렌단 로저스 감독 역시 자신이 그리고 있는 전체적인 그림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하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적 시장에서 최고의 성과를 기록한 클럽은 바로 맨체스터 시티다.

 

맨체스터 시티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해임뿐만 아니라 팀을 전반적으로 바꿨다. 올 여름 이들의 영입 철학은 아주 분명했다. 페란 소리아노 단장은 지난 3월 맨체스터 시티가 3~4명의 선수를 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소리아노 단장은 2012-2013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방대한 스쿼드를 가졌을 뿐이지 이전보다 더 좋은 스쿼드를 가지진 않았다고 느꼈던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4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물론 이들도 아주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다. 스타 선수는 없지만 이들이 스쿼드에서 맡는 역할을 아주 분명하다.

 

페르난지뉴는 후방에서 창의적인 경기 운영으로 야야 투레의 짐을 덜어줄 수 있다. 헤수스 나바스는 측면에서 속도와 정교한 연계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 알바로 네그레도와 스테판 요베티치는 세르히오 아게로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네그레도는 득점과 격렬한 몸싸움을 요베티치는 현란한 기술과 센터포워드 뿐만 아니라 2선 어디에든 배치될 수 있는 상당한 옵션을 제공할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구매는 차분하고 일리가 있는 영입이었다. 다른 클럽들은 스타급 선수들을 데려가는 것에 혈안이 되어있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올 여름을 통해 바르셀로나, 바이에른의 성공 요인이었던 조화로운 스타일로 한발 더 나아갔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3/jul/30/big-transfer-comfort-food-clubs



by Jonathan Wilson


루이 반 할 감독은 굉장히 자기 주장이 강한 감독이며 특히 자신의 관점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자기 주장이 굉장히 강하다. 이토록 개성이 강한 감독이 프리미어 리그에 왔다. 다른 누구보다 명석한 두뇌를 갖췄기 때문에 프리미어 리그로 올 수 있었다고 (본인은) 생각할 것이다. 그는 전형적인 잉글랜드식 축구의 늪에 빠져버린 팀을 맡았는데 반 할 감독은 올해 들어서 타깃맨을 활용한 잉글랜드식 축구를 보다 효율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그런데 왜 반 할 감독은 펠라이니를 미드필더로 활용하고 있는 것일까? 


AZ 알크마르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지난 10년간 반 할 감독이 보여준 감독으로서의 가장 커다란 매력은 전술적인 부분에서 발전하려는 의지를 기꺼이 보였다는 것이다. 새로운 포메이션을 흡수했고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선택했다. 그런데 루이 반 할이 누구인가? 전형적인 네덜란드식 축구를 수정해 아약스와 바르셀로나에서 성공적으로 자신의 전술을 펼쳐보였던 감독 아닌가.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는 4-2-3-1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실패했지만 그 이후로 반 할 감독은 임기응변이라는 점에서 발전했고 역습 시스템을 통해서 다시 트로피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최근들어 반 할 감독은 다시 자신만만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 반 할 감독은 후안 마타를 '가짜 오른쪽 윙어(false right-winger)'라고 표현하지만 중앙에 위치한 창조자를 측면으로 빼는 것은 이미 이전부터 시행되었던 전술적 움직임이다. 특별히 새롭지 않다. 후안 마타의 기용보다 더욱 혁신적인 선수 기용은 바로 마루앙 펠라이니를 딥-라잉 타깃맨(deep-lying target man)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알크마르 시절 이후로 반 할 감독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주전술을 바꾸고 있다. 반 할 감독이 더욱 풍부한 경험을 쌓으면서 실용주의에 눈을 뜨게 된 것인지 클래식한 네덜란드식 모형에 집착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인지, 우리는 정확히 그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다. 클래식한 네덜란드식 스타일이 반 할 감독의 주된 축구 철학이 아니었다면 그가 아약스와 바르셀로나를 지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나이티드 부임한 이래로 반 할 감독은 지속적으로 현재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에 대해서 분석하고 언제든지 새로운 (전술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속적인 포메이션 변화는 시즌 초기에 선수들이 시스템에 녹아들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했지만 토트넘, 리버풀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보여준 모습이 다음 시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추구할 방향이라면, 팀에 대해서 걱정할 사람은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언에서도 반 할 감독은 시즌 초기에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유벤투스 원정 경기에서 4:1 승리를 거두면서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유나이티드에서는 변화의 기폭제가 된 경기가 바이언보다 늦게 찾아온 것 같다. 토트넘전 승리는 현재까지 바이언의 유벤투스전 승리와 같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까지 그림판에 계속해서 점을 찍어왔는데 토트넘전에 찍은 점은 지금까지 무슨 그림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 이제서야 하나의 제대로 된 그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안필드에서 보여준 후반전 경기력은 우려스러운 부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반 할 감독의 철학이 완벽히 주입되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전반전 경기력만 놓고 본다면, 우리는 유나이티드의 팀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백4 라인 앞에서의 마이클 캐릭의 경기 조율과 패스 템포에 감탄하고 있으며 안데르 에레라는 모든 선수들을 짜임새있게 만들어주는 플레이로 시선을 끌고 있지만 우리는 폭탄머리를 하고있는 선수가 미드필드 지역에서 활개를 펼치는 것에서 결코 눈을 뗄 수가 없다. 우리는 펠라이니가 자신의 위치에서 벗어난 모습을 자주 목격하는데 그렇게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는 플레이 덕분에 펠라이니는 더욱 위협적인 선수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유나이티드의 전술은 결코 새롭거나 혁신적인 포메이션이 아니다. 전형적인 4-3-3 시스템에서 오른쪽에 위치한 포워드가 중앙으로 이동하여 오른쪽 풀백이 오버래핑할 공간을 만들어주고 중원의 삼각형 형태는 한쪽으로 기울어져있는 어찌보면 다른 팀도 구사할 수 있는 평범한 전술이다 : 캐릭은 후방에 남아서 두 명의 센터백 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고 에레라는 캐릭의 오른쪽에서 전진하며 마타, 발렌시아와 연계 플레이를 펼친다. 왼쪽에 위치한 펠라이니는 에레라보다 더 높이 전진하는데 사실상 팀의 세컨 스트라이커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높은 위치까지 올라간다. 지금 펠라이니의 역할은 데이빗 모예스 감독이 에버턴에서 펠라이니에게 부여했던 그 역할과 굉장히 유사하다.


한 때는 유나이티드가 펠라이니에 의존해 과도하게 롱볼 축구를 구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펠라이니를 향한 롱볼이 펠라이니를 굉장히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안필드에서 펠라이니를 직접적으로 마크했던 엠레 찬은 (올 시즌 중앙 수비수로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경기 시작부터 펠라이니를 상대로 고전했다. 


whoscored.com 의 기록에 따르면, 펠라이니는 90분당 평균적으로 9번의 공중볼 경합을 시도해 5.5회 공중볼 경합 승리를 기록하고 있다. 90분 기준으로 펠라이니보다 더 좋은 기록을 보유한 선수는 에슐리 반스(번리), 그라차노 펠레(소튼), 피터 크라우치(스토크), 크리스티안 벤테케(빌라) 뿐이다. 


공격수를 제외하고 미드필더들의 기록만 살펴봤을 때, 펠라이니와 가장 차이가 적은 선수는 팰리스의 밀레 예디낙이다. 예디낙은 90분당 4.7회의 공중볼 경합 승리를 기록 중이다. 펠라이니와 달리 예디낙의 공중볼 경합은 주로 수비 상황에서 나오고 있다. 펠라이니는 다른 미드필더들과 비교해서 경기당 공중볼 경합 승리 횟수가 평균적으로 2배 많다.


공중에서 상대 선수와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떨궈주는 것은 패스가 남자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 잉글랜드에서 1870년 중반 이후로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다. 현재의 펠라이니를 뛰어난 선수로 만들어주는 것은 단순히 이런 능력 때문만이 아니다. 현재의 펠라이니는 후방에서부터 달려들어와서 공중볼 경합을 따낸다는 것이 다르다. 타깃맨을 측면에 배치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경우는 지금까지 몇차례 있었다. 제라드 울리에 감독과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은 에밀 헤스키를 그렇게 활용했고 노르웨이의 에질 올센 감독은 요스테인 플로를 그렇게 활용했다. 그러나 중앙 미드필더가 이렇게 활용된 것은 처음이다.


지금의 펠라이니는 공을 등지고 받아 그걸 지켜내고 동료 선수들을 향해 공을 뿌려줄 일이 없다. 후방에서부터 달려와 공중볼 경합에 가세하는 것은 이런 부분에서 확실한 이점을 제공한다. 예를 들자면, 발렌시아가 대각선으로 길게 롱볼을 넘겨주면 펠라이니는 10~20야드를 달려와서 그 공을 머리에 맞춘다. 즉, 상대 수비수는 정지된 상태에서 점프하여 공중볼 경합을 펼치는데 펠라이니는 이미 전부터 속도를 내면서 달려오기 때문에 파워에서 경쟁하기 수월해진다.





드리블러에게 속력이 붙는게 얼마나 위협적인지 잘 알고 있다. 현재 펠라이니 활용법은 헤더에서도 드리블과 마찬가지로 달려들어오는 속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펠라이니를 방어하기 위해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가 배치될 수 있겠지만, 펠라이니의 체격 조건과 파워를 감당해낼 미드필더가 얼마나 있겠는가?


상대팀은 거대한 펠라이니를 막는걸 버거워하고 있고 펠라이니는 상대의 구멍을 찾아 들어가서 펀치를 날리고 있다. 전형적인 네덜란드식 축구를 구사해온 반 할 감독 특유의 색깔과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스타일의 방식이지만 지금은 이것이 확실히 통하고 있다. (자신의 색깔과는 부합하지 않으나) 지금 당장은 효과적인 기존과 다른 새로운 대안을 발견한 것이 아닐까.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apr/09/louis-van-gaal-masterstroke-fellaini-deep-lying-target-man





by Jonathan Wilson


아직까지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라는 성배(The holy grail)를 연속으로 들어올린 팀은 없지만, 지금의 바르셀로나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지난 토요일 밤에 7년 사이 3번째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바르셀로나는 이제 단순히 위대한 팀(great team)이 아닌 위대한 왕조(great dynasty)라 불려도 무방하다고 본다.

 

현재의 바르셀로나는 유러피언 컵 대회 초창기 5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당시의 레알 마드리드와도 비슷한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7년간 3번의 우승과 3번의 준결승 진출이 5회 연속 우승보다 위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현재의 바르셀로나를 꿰뚫는 핵심 인물이 당시의 레알 마드리드보다 더 일관성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자주 목격하게 되는 광란의 이적 시장에서도 바르셀로나는 이전과 상당히 흡사한 선수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

 

바로 지난 토요일 밤,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추가시간에 투입되었다. 페드로가 투입되는 시점에서 피치 위에 있던 바르셀로나 선수들 중 무려 6명이 7년 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경험했던 자들이었다. 마찬가지로 2011년 결승전에 뛰었던 선수는 8명이었다. (또한 바르샤가 우승을 차지한 3번의 결승전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모두 상대팀에 파트리스 에브라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속적인 성공을 이뤄오면서 팀이 스쿼드 구성에서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주목할 부분이라고 본다. 레알 마드리드의 경우에는 1956년에 우승을 경험했고 1960년에도 유러피언컵 우승을 달성한 선수는 4명에 불과하다 : 프란시스코 헨토, 알프레도 디 스페타노, 마르퀴토스, 호세 마리아 자라가


그러나 팀의 연속성은 여기까지가 전부인 것 같다. 2012년을 끝으로 펩 과르디올라가 팀을 떠나면서 바르셀로나에게도 표류하는 시기가 있었고 과르디올라 시절처럼 다시 잘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극단적인 점유율 확보를 목표로하는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독일에서 등장한 '게겐 프레싱' 전술과 마드리드에서 새롭게 떠오른 라이벌의 등장으로 취약점을 노출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결승전에서 득점을 기록한 3명의 선수 모두 2011년 결승전에 뛰지 않았던 선수이며 동시에 이들이 지금의 바르셀로나가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의 색깔과 아리고 사키가 주장하는 이상적인 축구에서 탈피하도록 도와준 인물이기도 하다. 


사키가 말하길 "축구란 팀이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스포츠이다. 웬만한 팀은 진정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그건 하나의 팀이 아닌 그룹들이 모여있는 것이다. 정말 유기적인 팀은 선수들 사이의 공통적인 움직임과 완벽한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경기를 펼친다. 절대적으로 다수의 팀에 독주를 하는 선수(soloists)가 있다. 그러나 그런 선수의 존재는 팀의 조화를 깨뜨린다.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에도 독주자가 없다. 우리(AC 밀란)팀에도 없었고 70년대 아약스에도 그런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에겐 경기 시간 내내 피치 위에서 팀을 위해서 팀과 함께 싸워주는 선수가 존재했을 뿐이다."


바르셀로나는 조화 플레이에 너무나도 집착한 나머지 끊임없는 패스만 시도했고 리스크를 감수하는 패스와 드리블 돌파를 억제해 스스로 점유율을 무의미하게 만들었고 예측 가능한 공격만 시도하게 되었다. 2010년과 2012년 각각 인터나치오날레 밀라노와 첼시가 준결승에서 바르셀로나를 이긴 것이 행운 섞인 일이라고 평가절하 할 수도 있으나 이미 바르샤를 상대하는 최선의 전략은 라인을 뒤로 내리고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은채 단번에 넘어가는 공격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알려진 상태에서 두 팀이 그 전략을 제대로 활용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현재의 팀에는 독주를 펼치는 네이마르와 수아레즈가 추가되었다. 두 선수의 가세는 리오넬 메시에게서부터도 독주가의 모습을 이끌어냈다. (2011-2012시즌 바르셀로나의 경기당 평균 드리블 횟수보다 2014-2015시즌 바르셀로나의 경기당 평균 드리블 횟수는 3배 이상 많다) 스스로 조화 플레이를 깨기 시작하면서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상당한 이득을 보았다. 첫번째 득점 장면을 본격적으로 만들었던 리오넬 메시의 대각선 패스는 과르디올라 체제 아래서 나올 수 있었던 패스였을까? 100% 아닐 것이라 확신할 수 없지만, 메시가 반대편 측면으로 빠른 속도로 단번에 공을 넘겨주는 플레이는 올 시즌부터 메시가 보여준 경기 운영방식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그렇다고 골의 퀄리티 측면에서 조화 플레이의 부족을 지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최종적으로 득점을 합작해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이반 라키티치를 제외하더라도 9명의 플레이어가 이전까지 15번의 패스를 통해 득점 상황을 만들어냈고 메시를 향한 라카티치의 정확한 전진 패스 연결은 바르셀로나의 2번째 득점 장면을 만들어냈다. 라키티치의 패스는 바르셀로나에 라키티치의 직선적인 패스가 어떠한 영향을 행사하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만약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가 경기 초반부터 리드를 가져갔다면, 바르셀로나는 유벤투스가 공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플레이에 집중했을 것이고 유벤투스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그림자를 쫓아다니는데 급급했을 것이다. 1973년 아약스가 유벤투스를 상대로 그렇게 했었고 당시 유러피언 컵 3연패를 달성한 아약스는 다음 우승인 1995년까지 오랫동안 빅 이어에 도달하지 못했다. 아약스가 70년대 아약스에서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였을까? 바르셀로나도 자칫 똑같은 늪에 빠질 수 있었으나 라키티치, 네이마르, 수아레즈의 가세는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7년간 3번의 우승이며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이것을 마지막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jun/07/barcelona-champions-league-final-juventus-lionel-messi



by Jonathan Wilson



현대축구는 90년대 중반 바르셀로나로부터 만들어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2014-2015시즌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 참가한 클럽중 4개의 팀을 1996년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인물들이 지휘하고 있다 : 펩 과르디올라, 루이스 엔리케, 훌렌 로페테기, 로랑 블랑. 그 후에 바르셀로나에서 합류한 프랑크 데 부어, 필립 코쿠도 현재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고 당시 감독이었던 루이 반 할은 물론 그의 조수였던 로날드 쿠만까지 한 팀의 감독으로 자신의 직업을 이어가고 있다. 각기 추구하는 방향은 조금씩 다르지만, 어찌되었건 이들은 바르셀로나의 방식(Barcelona way)을 신봉하는 8명의 추종자이다. 더욱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바르셀로나는 아약스의 스타일에서 기반하기 때문에 바르셀로나-아약스 방식(Barcajax way, Barca + Ajax)이라 하는게 맞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여기에 이단아가 존재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통역관이었지만 지금은 감독직을 수행하는 인물이다. 바르셀로나론(Bacocracy : Barca + Cracy[이론, 통치])이 현대축구를 지배하는 한 가운데 조세 무리뉴라는 타락한 천사가 존재하고 있다.


현대축구에서 그것도 최고 수준의 레벨에서만이라고 한정지었을 때, 오로지 무리뉴만 완전한 반대 노선을 걷고 있다. 우리가 이미 알고있다시피 무리뉴 감독은 최고의 전술적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우리가 예상하는대로 경기가 진행되면 무리뉴 감독은 다른 팀들이 흔히 범하는 무승부라는 실수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다른 8명의 바르셀로나 방식 추종자는 능동적이며 점유율을 기반으로 하는 축구를 철저히 신뢰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빅 버킹험 감독에서 시작되어 리누스 미헐스가 발전시키고 요한 크루이프가 새로운 레벨에 도달시킨 바로 그 축구 말이다.


그러나 무리뉴는 다른 사람이다. 무리뉴는 수동적인 축구를 믿는 사람이고 혹자는 현대축구에서 무리뉴 감독이 담당하고있는 역할이 죽음의 성도라고 표현하기까지 한다.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는 아주 전형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다른 감독이었다면 공격적으로 나가야겠다는 의도를 강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중앙 수비수인 커트 주마를  미드필더로추가 투입시켰고 라인을 내리면서 28%의 점유율이란 기록에도 불구하고 팀의 승리를 만들어냈다. 무리뉴는 강한 클럽과의 경기에서 자신있어하는 신념을 바탕으로 경기를 펼쳤고 지난 2013-2014시즌 리버풀의 타이틀 가능성을 앗아버린 경기에서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승리를 만들어냈다.



1. 경기에서 승리는 실수를 적게하는 팀이 가져간다.

2. 축구는 상대가 더 많은 실수를 하도록 유발하는 것이다.

3. 특히 원정 경기, 원정 경기에서는 상대보다 더 잘하려고 도전하지 말고 상대가 실수하도록 유발해야 한다.

4. 공을 가진 선수는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5. 점유율을 포기한다면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6.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면 그 누구나 실수를 두려워하게 된다.

7. 그렇다면 공을 가지고있지 않는 선수는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더욱 정신적으로 강해진다.



시즌 초반의 첼시가 상당히 개방적인 축구를 펼쳤다는 것은 사실이다. 디에고 코스타, 세스크 파브레가스, 네마냐 마티치가 모두 몸상태가 갖춰져 있었으며 선수들은 상승 곡선을 타고 있었고 공격을 시도하면 첼시는 골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주로 하고자하는 무리뉴 감독의 극단적인 수비 전술 이야기는 무리뉴 감독이 단호한 결단을 내렸을 때에 한정된다. 팀 스쿼드가 지쳐있고 선수들의 폼이 떨어져있을 때, 사실상 시즌의 피니시 라인이 가까워졌을 무렵 무리뉴 감독은 돌변한다. 첼시가 새해 첫날 토트넘에게 3:5로 패배한 이후로 첼시는 12경기에서 고작 7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고 승점은 6점 밖에 잃지 않았지만, 첼시가 지속적인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시점에서 무리뉴 감독이 극단적 수비를 꺼내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시즌 초에는 무리뉴 감독만의 장점이 흐려지는 것처럼 보였었다. 맨체스터 시티에게 홈, 원정에서 모두 동점골을 허용하며 비겼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우스햄턴 원정도 마찬가지였으며 PSG와의 홈, 원정 경기 역시 똑같았다. 만약 지난 주말에 라다멜 팔카오가 경기 시간 11분이 남은 상황에서 골포스트를 맞추지 않았더라면 똑같은 시나리오가 쓰여졌을지도 모른다. 첼시 자체가 이전보다 걸어잠그려는 상황에서 실점을 종종 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무리뉴 감독의 성향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은 무리뉴 감독의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적절한 예시라 할 수 있다.


무리뉴 감독이 이런 전략을 밀고가는 것은 단순히 실용성 때문만은 아니다. 무리뉴 감독은 본인이 지도하는 팀이 이처럼 수동적인 경기 스타일을 펼치는 것을 즐기고 있다. 2008년 바르셀로나가 새로운 감독을 구할 당시 그들은 펩 과르디올라를 선택하면서 조세 무리뉴라는 카드를 무시했다. 이제 무리뉴 감독은 안티-바르셀로나(anti-Barcelona)이며 밀턴의 사탄이 주장한 "영광은 그(바르셀로나)의 분노와 힘으로도 내게서 결단코 빼앗지 못하리라. 다시는 화해할 수 없는 우리의 큰 적과 맞붙어 더 누릴 수 없는 기쁨으로" 라는 문구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모든 수비적 경기 운영, 적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가져가는 무리뉴 감독의 모습은 바르셀로나에게 한방 먹이는 것과 다름없다.


무리뉴 감독은 2010년 캄프 누에서 인터나치오날레 밀라노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경기를 펼쳤던 것을 가장 즐겼을 사람이다. 약 60분간 인테르는 10명으로 경기를 펼쳐야했고 점유율은 고작 19%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인테르는 경기를 0:1 패배로 막으면서 합계 스코어 3:2로 결승에 진출했다. 과연 무리뉴 감독에게 공의 소유권이란 것이 필요할까?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발언처럼 무리뉴 감독이 마냥 실용주의자는 아니다. 선수에 맞게 경기 접근 방식을 수정하며 필요할 때 수동적이며 수비적인 전술을 팀에 입히는 것이다. 다소 수동적인 축구를 펼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한다. 후안 마타가 2시즌간 첼시 최고의 선수였음에도 무리뉴 감독의 경기 컨셉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축구에는 다양성이 존재하는데 무리뉴 감독의 철학이 바르셀로나에 철저히 반대되는 철학으로 여겨진다면 우리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된다. 축구에는 결코 바르샤-아약스 스타일의 축구와 반(反)바르샤-아약스 스타일의 축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바르샤-아약스 스타일의 축구는 다양한 여러 전술 중 하나이며 위르겐 클롭, 카를로 안첼로티,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처럼 바르셀로나 방식은 아니지만 색다른 전술을 펼쳐보이는 감독들도 있다.


현대축구에 바르셀로나가 엄청난 영향을 줬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결코 자신의 지도 철학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축구계의 반역자라는 소리를 들어도 말이다. 오히려 무리뉴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축구계의 반역자라고 주장할 것이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apr/23/jose-mourinho-the-anti-barcelona-chelsea-pep-guardiola




by Jonathan Wilson


시즌이 시작할 때가 되면,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31살이 된다. 아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측에서 가장 크게 걱정하는 부분이 이게 아닐까 싶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진 보강에 완벽한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선수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고작 15경기만 선발 출전했을 뿐이다.


지안프랑코 졸라가 EPL 무대에 늦은 나이에 도전했고 빠르게 적응한 이후, 수없이 많은 선수들이 늦은 나이에 잉글랜드 무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와 관련해서 가장 최근의 사례는 바로 라다멜 팔카오라고 할 수 있는데, 팔카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합류 이전에 십자 인대 부상을 당했었고 슈바이니 역시 비슷하게 지난 시즌 발목 부상으로 경기 출전에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굉장히 치열했던 월드컵 때문에 10월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후 바이언에서 아주 멋진 시간을 보냈고 부상 없이 시즌을 보냈습니다. 현재 모든 것이 정상이고 느낌이 좋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모든 것을 바칠 수 있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슈바이니가 MUTV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상은 선수 본인이 문제 없다고 하니까 넘어가자. 그렇지만 슈바이니를 향한 의구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 슈바이니는 원클럽맨이었다. 그런데 왜 그가 결국엔 평생을 몸담았던 클럽을 떠나게 되었을까? 이케르 카시야스와 비슷한 시기에 팀을 떠난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겠지만, 더 이상 축구계에 원클럽맨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느낌은 누구나 다 받고 있을 것이다.


축구계에서 '감성'이 지배하는 시기는 점차 시들어져가고 있다. 효율적인 게임을 추구하면서 가혹한 결정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탑클럽으로 우수한 재능들이 모이면서 클럽 레전드들은 기준치에 미달한 시즌을 소화할 경우 급격하게 자리를 잃고 만다. 자리를 잃은 레전드의 가치는 즉각 현금으로 환원되어야 한다.


슈바이니가 벌써부터 바이언의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하려는건 아니다. 그러나 그건(슈바이니의 기량이 하락하는 것) 충분히 다음 시즌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상황에서 내년에 슈바이니의 시장 가치가 얼마나 될 수 있는지 확신할 수가 없고 내년 여름 프리로 떠나 보내느니 지금 돈을 받고 넘기는게 더 낫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감성적인 부분에서 우리는 여전히 슈바이니를 상당히 존중하고 있지만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그는 최근 부상 빈도가 잦아졌고 그 결과 지난 2년간은 우리가 언제나 믿고 의지할 선수가 아니었다." 라고 바이언의 마티아스 잠머가 이야기하기도 했다.


뮌헨에서 태어난 슈바이니는 여전히 뮌헨을 가슴 속에 품고 있을 것이다. 팀에 남아서 팀의 분데스리가 4연패 퀘스트를 함께하길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나이티드는 그에게 3년 계약을 제시했고 이는 바이언이 슈바이니에게 제시하려고 계획한 것 이상으로 좋은 조건이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루이 반 할, 유프 하인케스 감독과 달리 슈바이니에게 중앙 미드필더로 중책을 맡기지 않았다. 아마 그가 바이언 고위층에게 슈바이니 없이도 충분히 팀을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카시야스와 레알 마드리드의 작별을 보면, 이들의 작별은 상당히 평화롭게 해결되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는 다양한 후방 미드필더 옵션이 있다 : 필립 람, 사비 알론소, 하비 마르티네스, 티아고 알칸타라, 심지어 필요시 다비드 알라바까지 활용한다. 반 할 감독은 슈바이니가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홀딩 미드필더 자리를 발견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이 그 자리에 슈바이니를 기용한 경우는 지난 시즌 고작 4차례에 불과하다.


어쨌든 바이언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를 중용하지 않았지만, 루이 반 할 감독은 슈바이니를 활용할 의사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대개 우리는 슈바이니가 마이클 캐릭을 보조하거나 그의 부재를 대체할 역할을 부여받을 것이라 본다. 캐릭은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한창 잘나가던 시기에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지만, 부상으로 선발 출전 횟수가 단 16번에 불과했다. 여기에 모르강 슈네들렝까지 추가되면서 유나이티드는 후방 미드필더 3명을 보유하게 되었다. (추가로 데일리 블린트까지 있지만, 지난 시즌 앵커로 확신을 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 지속적인 부상으로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반 할 감독이 스쿼드를 빵빵하게 만들어서 선수 수급에 애를 먹지 않으려고 스쿼드를 탄탄하게 보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2명의 홀딩 미드필더를 기용하면서 슈바이니를 후방에서 전진하는 역할로 활용할지도 모른다. 또한 어쩌면 캐릭의 미래를 중앙 수비수로 여기고 있는 것일지도...


수많은 우승 경력을 갖춘 리더, 터프하면서 볼배급 능력까지 갖춘 선수, 과거 루이 반 할 아래서 기량을 만개한 선수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데려왔다. 그를 향한 의구심은 30살의 나이, 과거 발목 부상 경력, EPL 적응 여부 정도 뿐이다. 슈바이니 영입을 위해 £14.5m을 투자하는건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도박이다. 물론 바이언이 그를 팔기로한 결정 역시 이해할 수 있다. 이번 딜은 두 팀을 모두 만족시키는 아주 보기드문 거래라고 생각한다.




출처 : http://www.si.com/planet-futbol/2015/07/14/bastian-schweinsteiger-manchester-united-bayern-munich-transfer



by Jonathan Wilson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브뤼헤전 2경기를 제외하면 유나이티드는 전방에서 득점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이는 루이 반 할을 비판할 소재가 되고 있다.



루이 반 할은 "내가 걱정하는 사항은 우리가 상대를 지배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 뿐이다." 라고 뉴캐슬전 무승부 이후에 말했다. 그 주장대로 반 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득점하지 못한 것에 전혀 곤혹스러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한 비효율적인 웨인 루니의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스트라이커 영입에 회의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올시즌 들어서 세차례나 더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팀이었다."라고 말하며 "우리는 오늘 더 뛰어난 팀이었고 아스톤 빌라, 토트넘을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토트넘전에 비해서 빌라, 브뤼헤, 오늘 경기가 더 지배한 양상이라 볼 수 있다." 라고 추가적으로 언급하기까지 했다.


사실 개막전 경기에서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53.3% v 46.7%) 더 많은 유효 슈팅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그거 정도를 제외한다면 반 할의 주장도 맞다고 볼 수 있다. 만약 경기 지배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로 점유율과 슈팅만 활용된다면, 유나이티드는 스퍼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고 볼 수 있고 올시즌 들어 소화한 다른 4경기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브뤼헤와의 2경기에서 7골을 집어넣은 반면, 리그에서는 3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2골마저도 하나는 상대의 자책골이고 하나는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어 들어간 것이다. 물론 항상 지난 토요일 경기처럼 진행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는 점유율을 바탕으로 승리를 거둘 기회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의 점유율 차이를 속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반 할 스스로가 인식하는데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가는 생각해봐야 한다. 벨기에 원정에서는 이전보다 더욱 향상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승리를 거두었지만 프리미어 리그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까지는 결코 의심이 사라질 수가 없다.


현재 반 할은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라"는 후안마 릴로의 주장을 이야기할 것이다. "결과는 데이터일 뿐이다. 성취감이라는 것은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경기(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결과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결과는 논쟁이 될 수 없는 사항이다. 정말로 그렇다. 당신은 경기 결과만 나열되어 있는걸 보기위해 월요일 아침마다 1유로를 지불하면서 신문을 사는가?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에 축구장에 들어와서 스코어보드만 한번 훑어보고 경기장을 떠나는가? 아니란 말이지. 90분 경기를 지켜볼 것이고 그건 다 과정인 것이다." 라고 후안마 릴로가 이야기한다.


또한 반 할처럼 자신의 방향성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져 여론에 쉽게 동요하지 않는 인물에겐 경기 결과같은 디테일함은 전혀 상관이 없는 사항이다. 그가 신경쓰는 사항은 결코 득점(부족 혹은 과잉) 아닌 과정이다. 반 할의 머릿속에는 골을 넣음으로써 경기를 이기는 것이 아닌 경기를 이김으로써 골을 기록한다는 사고가 박혀있는 것이다. 개인의 힘으로 경기의 상황을 바꿔버리는 순간은 생각하지 않는다. 반 할이 원하는 것은 미드필드 지역을 지배하면서 개인이 만들어내는 번뜩임의 임팩트를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이겨 경기를 지배하면 득점은 곧 터지기 마련이라! 



이러한 방식의 경기 접근법에 대해 지난 4월 조세 무리뉴는 일침을 날렸다. "때때로 나는 스스로 미래에 대해, 미래에 아름다운 축구라고 이야기될 것들에 대해 물어보게 된다. 녹색 카펫같은 잔디 위에서 득점 없이, 오직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팀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축구 말이다. 사람들이 경기 스타일을 분석하고 피치에서 선수의 재능들이 만들어내는 골을 쏙 빼버린 방식의 축구 말이다."


축구 철학에 관해 토론을 할 때 놀랍게도 조세 무리뉴와 요한 크루이프가 같은 편에 서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두 사람이 생각하는 올바른 방식의 플레이에는 이견이 존재하지만 두 사람 모두 반 할의 방식이 틀렸다는 것에는 합의를 본다. 지난 4월 유나이티드가 첼시 원정에서 0:1로 패배했을 때, 무리뉴는 반 할이 지나치게 점유율에 신경을 둔 나머지 경기 결과에는 충분한만큼 비중을 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크루이프는 반 할 버전의 토탈 풋볼이 지나치게 기계화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리는 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루이 반 할과 아약스 코칭 스태프들의 철학에 대해 기록한 Henry Kormelink와 Tjeu Seeverens의 책에는 "아약스의 10번은 상대 선수를 뒤쫓아야하는 예시로 두어야 한다."라고 적혀있다. 반 할은 데니스 베르캄프를 그렇게 활용했고 롭 알프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의 이상향에 가장 부합했던 인물은 항상 근면한 플레이를 선보였던 야리 리트마넨이었다. 두 사람의 책에는 "아약스가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리는 상황에 리트마넨은 즉각적으로 수비 임무를 수행하는 태세 전환을 보였다. 그리고 아약스가 공을 점유한 순간에 리트마넨은 팀의 세컨 스트라이커로서 적당한 순간에 센터 포워드 옆에 등장한다." 라고 서술되어 있다.


반 할 버전의 토탈 풋볼에 크게 감명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크루이프 혼자만이 아니다. 70년대 초 위대한 아약스에서 윙어로 활약했던 스야크 스바르트 역시도 반 할의 방식에 반감을 표했던 인물이다. 피니디 조지와 마크 오베르마스는 2명의 수비수를 마주했을 때 항상 자신의 진영을 바라보고 플레이를 펼쳤다. "나는 결코 우리 팀 수비수를 향해 공을 뒤로주지 않았다. 반 할의 축구는 믿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물론 그게 반 할의 시스템이겠지. 수많은 경기들이 잠이 쏟아지는 경기였다. 텔레비전에서는 '아약스가 7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라고 떠들지만 그래서 어쩌자는건가? 그건 축구가 아니었고 창의성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라고 스바르트가 말한다.


파울 브라이트너 역시도 반 할의 바이언에 대해서 비슷한 우려를 표현했었다. "우리는 바이언의 전통적인 경기 스타일을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한 경기 방식으로 바꿨다. 그러나 여전히 선수들의 포지셔닝에 대해서 유연성이라고 찾아볼 순 없었다. 모두가 자신의 고유 영역을 지켜야만 했다. 때로는 우리는 8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경기를 마쳤지만 경기에서는 진정한 리듬이나 속도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60분 이후로 알리안츠 아레나를 찾은 사람들은 지속적인 패스 플레이에 하품을 하기도 했다. 우리의 경기 플랜은 아주 잘 수행되었지만 아주, 그것도 심각하게 예상가능한 움직임이었다. 그의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발상 자체는 굉장히 솔깃하다. 그러나 우리는 스피드가 부족했고 경기 리듬의 꾸준한 변화가 부족했다." 


이것에 대해서 꼭 언급하고 가야하는데, 스바르트와 브라이트너의 비판이 모두 아약스와 바이언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던 시즌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이다. 두 사람의 걱정거리는 반 할의 경기 방식의 효율성보다는 심미적인 부분에 대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올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보면 두 사람이 말했던 빈약한 모습들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경기 컨트롤은 점차 득점으로 연결되기 시작할 것이다. 어쩌면 수요일 브뤼헤전이 그런 변화의 시작점일 수도 있고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새로운 스트라이커 영입이 시작점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모습만 놓고 본다면, 경기 지배에 대한 반 할의 강력한 요구가 득점이 억제되는 상황을 주로 만들고 있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aug/27/louis-van-gaal-manchester-united-jonathan-wilson



by Jonathan Wilson


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골키퍼를 위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페트르 체흐가 이미 아스날행을 완료했고 현재 다비드 데 헤아를 선두로하여 위고 로리스, 이케르 카시야스가 이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서로가 서로를 대체할 수도 있다. 지금처럼 골키퍼가 이적시장의 화두를 차지하는 것은 결코 흔하지 않다. 지난 2014/2015시즌 첼시가 티보 쿠르트와 & 페트르 체흐 사이에서 상당한 딜레마에 빠졌던 것처럼 축구 역사상 탑클래스 골키퍼가 한 팀에 2명 이상 존재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우리함께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위해서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레스터 시티는 고든 뱅크스를 판매하며 그의 빈자리를 18살 피터 쉴튼으로 대체했다. 이처럼 탑클래스 골키퍼 1명이 이적할 경우, 자연스럽게 연쇄 반응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역사적으로도 골키퍼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해왔다. 여지껏 발롱도르를 수상한 골키퍼는 레프 야신이 유일하고 잉글랜드 무대만으로 범위를 좁혀도 P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골키퍼는 쉴튼이 유일하다. 또한 2001년 잔루이지 부폰을 데려오기 위해 유벤투스가 파르마에 지불한 £32.6m의 이적료는 여전히 골키퍼 최고 이적료로 남아있다. 당시 부폰의 이적료가 비정상적으로 비싼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지만, 여지껏 부폰이 쌓아온 업적을 돌이켜본다면 그 정도면 상당히 괜찮은 가격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도 있을 거다. 축구 역사상 최고 이적료 TOP 100 명단에도 오직 부폰만이 골키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머니볼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현대 축구에서 클럽들은 스마트한 지출을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하지만 아직 머니볼이라는 분야는 골키퍼라는 포지션의 경계선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상당히 많은 골키퍼들이 평가절하 당해왔다. 1977년 브라이언 클러프 감독이 스토크 시티에서 노팅엄 포레스트로 쉴튼을 데려오려고 했을 때 그는 £270k를 지불하려 했지만 구단 보드진은 우선 이 영입을 반대했다. (스토크가 불과 3년 전에 쉴튼 영입을 위해 그보다 비싼 £325k를 지불했는데 말이다) 구단 보드진이 클러프 감독에게 던진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 스토크는 강등을 당했는데 정말로 쉴튼이 좋은 선수가 맞는가? 85분 가까이는 경기에 개입하지 않는 포지션인 골키퍼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지불하는게 현명한 처사인가? 이들의 주장은 골키퍼를 제외한 나머지 팀원이 제대로 플레이를 펼친다면 골키퍼가 필요한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궤변과도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졌다.


이에 클러프 감독은 골키퍼의 세이브가 골을 넣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줬다. 포레스트의 골키퍼인 존 미들턴이 1977/1978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 6골을 실점했는데, 이후 합류한 쉴튼은 상대에게 6실점을 내주는데 14경기가 걸렸다. 클러프 감독은 당시 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던 것이 쉴튼의 덕이었다고 항상 언급해왔고 쉴튼의 영향력에 대해서 "쉴튼의 존재는 우리 모두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팀 곳곳에 쉴튼의 영향력이 퍼지기 시작했고 그 결과 수비수들은 더 편안하게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공격수들은 상대가 1골 기록할 확률이 우리가 1골 기록할 확률보다 낮다고 생각하며 경기를 뛸 수 있었다." 라고 말했다. 


골키퍼가 팀에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수많은 요소 중 단 한가지에 불과하다. 1982년 쉴튼이 제이슨 토마스와 함께 쓴 <The Magnificent Obsession>이란 책에 쉴튼은 자신이 골키퍼란 위치에서 경험한 최고의 경기는 공을 좀처럼 만져볼 수 없었던 날이었다고 서술했다. 쉴튼의 장점은 수비수들의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었는데 상대의 공격수가 슈팅을 시도하기도 이전에 이미 수비수로 하여금 모든 것을 차단하게 알게 모르게 지시를 내렸던 것이다.


쉴튼이 언급한 것은 어찌보면 골키퍼가 맞이하는 역설적인 상황이기도 하다. 골키퍼가 빛나는 상황은 골키퍼가 무언가를 잘못한 경우에 발생한다. 쉴튼의 관점에서 골키퍼가 최고의 경기를 펼친다면 골키퍼는 어떠한 주목도 받지 못하게 된다. 골키퍼는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골키퍼는 자신이 돋보일 기회를 줄이지만, 클럽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골키퍼에 그토록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가라는 잘못된 신념만 커져갈 뿐이다.


아스날이 최근 10년간 실질적인 우승 경쟁자로 올라서지 못한 것에 월드 클래스 골키퍼 부족이라는 단 한가지 이유만 있던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여러가지 이유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 될 수는 있다. 코파 아메리카에서 아주 뛰어난 활약을 펼친 다비드 오스피나의 영입은 아스날에게 있어서 한 단계 도약이었으나 체흐 영입은 오스피나 이상의 업그레이드 효과를 불어넣을 것이다. 


또한 골키퍼가 팀의 전술적 구성의 출발점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골키퍼 영입의 의미는 단순히 골키퍼란 포지션에 한정되지 않는다. 특히 루이 반 할 감독은 이러한 관점에서 골키퍼가 박스 바깥으로 나와서 스위퍼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철저한 신념을 가진 부류라고 할 수 있다. 로베르트 엔케가 루이 반 할의 바르셀로나 시스템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 딱 이러한 이유에서였고 다비드 데 헤아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대체자로 위고 로리스와 야스퍼 실러선이 거론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이다. 물론 빅토르 발데스가 있지만, 만약 유나이티드가 로리스나 실러선을 데려온다면 발데스의 무릎 부상 회복이 확실히 이뤄지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봐도 괜찮을 것이다.


골키퍼가 필드 플레이어와 다른 색깔의 유니폼을 입은지 103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까지는 골키퍼의 가치가 실력에 비해 평가절하 당해왔지만 현재 여름 이적시장에서 골키퍼의 진정한 가치가 인정받기 시작하는 추세다. 골키퍼의 연쇄 이동에 따라 이들이 실력에 걸맞는 제값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진정으로 중요한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jul/09/goalkeeper-david-de-gea-petr-cech-iker-casillas




by Jonathan Wilson


프리미어 리그 무대에 클럽 브뤼헤같은 팀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럴 일은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브뤼헤를 상대로 2경기에서 기록한 7골을 빼보자. 그러면 이제 우리는 4경기 3골이라는 초라한 기록을 마주하게 된다. 느리게나마 선수들에게 주입되고 있었던 감독 나름의 경기 방법론, 그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온 일련의 과정의 진행 속에서 루이 반 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50번째 경기를 치렀으나 결과는 부임 첫번째 경기와 똑같았다 : 또 다시 스완지에게 1:2 패배.


어쩌면 올시즌에 굉장히 좋은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스완지 시티에게 1점차 패배를 당한 것이 정말 최악이라 불릴 정도로 심각한 문제거리는 아닐 수도 있다. 정작 패배한 것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는 사항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플레이가 무기력 하다는 것, 유연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 속도가 죽었다는 것, 파이널 서드에서 창조성과 페너트레이션의 상실이라는거다. 물론 가장 최악의 문제점은 반 할의 "우리는 경기를 지배했고 그러니까 우리는 좋은 플레이를 펼친 것이다."라는 주장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지난 2014/2015시즌 토트넘전 3:0 승리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연승가도를 달릴 때, 점유율이 받쳐주면 기회가 양산되고 덩달아 골까지 터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우리가 보고있는 것은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 그저 혼란스럽기만한 경기력이다.


달콤했던 브뤼헤전 웨인 루니의 해트트릭 기억은 오래가지 못했다. 스완지 시티전에서 루니는 2번의 득점 기회를 맞이했지만 특히 두번째 상황은 에슐리 윌리엄스에게 완전히 당한 수준이었다. 루니는 두번의 기회에서 모두 꾸물거렸고 윌리엄스가 백업하여 공을 뺏어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줘버렸다. 윌리엄스 본인 조차도 루니가 훨씬 더 이전에 슈팅을 시도할 것이라 예상했다고 인터뷰 했다. 아마도 이것은 선수 본인의 자신감 문제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닐까 한다. 이미 후방에서 오랫동안 뛰어온 루니에게 최고의 포워드들의 특징인 본능에 충실한 피니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하게 된다.


센터 포워드에게 득점은 분명히 바람직한 결과물이지만, 반 할에겐 센터 포워드의 득점은 필수적인 사항이 아니다. 90년대 아약스에서 반 할은 스테판 피터슨, 로날드 데 부어의 부족한 득점력을 옹호하면서 "두 선수는 원투 플레이를 펼치는 기술력있는 선수들로 동료들에게 공간을 열어주고 있다. 우리 아약스는 피치에서 굉장히 좁게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에 기동력있는 미드필더들과 상황에 따라서는 수비수들까지 빠르게 득점을 시도해볼만한 포지션으로 침투할 수 있다." 라고 말했다.


그러나 루니는 지금 동료들의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조차도 못하고 있다. 물론 루니의 잘못만 있는건 아니다. 열심히 뛰고 있고 지속적으로 공간을 찾아보려고 하지만 지원이 부족하다. 또한 우리는 항상 웨인 루니가 센터-포워드로 경기를 펼치면 루니는 저기보다 후방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공을 쫓아다니게 만들고 공을 더 자주 터치하는 것이 루니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 알고 있다. 안데르 에레라를 대신해 투입된 마루앙 펠라이니 다음으로 웨인 루니는 이날 피치에서 가장 적은 볼터치를 기록한 선수였다.


또한 아주 명백하게도 스완지 시티의 동점골 역시 루니의 끔찍한 패스미스에서 비롯되었다. 반 할의 축구에 있어서 가장 최악의 죄목은 점유율을 상대에게 허용하는 것이다. 측면 플레이어들이 상대 수비수들에게 도전하기보다 풀백에게 안전하게 공을 돌려주는 것만 보더라도 반 할이 공을 뺏기는걸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 수 있다. 정말 최악이었던 것은 반 할의 컨셉으로 축구를 진행하는 가운데 루니의 발끝에서 가장 최악의 실수인 패스 미스가 나온 것이고 그 상황에서 양측 풀백 모두가 공격을 위해 전진해 있었던 것은 매우 치명적이었다. 


이 경기에서 나온 3번의 득점 장면에 모두 루크 쇼가 연관되어 있고 장면들을 되돌려보면 반 할의 과정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걸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뉴캐슬 전에서도 최고의 움직임은 쇼가 전진하는 순간에서 나왔고 이번 경기 역시 0:0의 균형이 쇼의 오버래핑에서 깨지게 되었다.지난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주 정형화된 움직임만으로 득점을 만들어내려고 했었는데 적극적인 쇼의 오버래핑은 또 다른 패턴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쇼가 오버래핑을 하면 측면에서도 후방이나 옆으로가 아닌 앞으로 공을 연결해줄 길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쇼의 오버래핑으로 후방에 공간이 생기게 되었고 스완지 시티가 그 공간을 활용해 2골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축구계에는 이런 말이 있다 : 창의성은 구조 유지에 적과도 같다. 반 할은 경기를 지배하길 원하면서도 동시에 리스크를 제거하려는 감독이다. 그러나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상대를 공략할 수 있는 공격을 펼치기가 쉬운게 아니다. 쇼는 상대팀을 무너뜨리기도 했지만 동시에 유나이티드의 라인을 깨버렸다. 여기서 반 할은 아주 분명한 밸런스를 찾아야한다. 반 할의 팀은 예측가능하다. 그런데 그 예측가능함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기존의 플랜에서 일탈자가 생기도록 내버려두니 플랜을 깨버린 대가를 치르고 말았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예측 가능한 공격을 펼치면서도 제대로 된 공격을 하고싶으면 더 날카로운 스트라이커가 보강되어야 한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aug/31/louis-van-gaal-swansea-manchester-united



by Jonathan Wilson


1990년 바비 롭슨이 PSV 아인트호벤 지휘봉을 맡았을 때, 그는 네덜란드 축구 문화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잉글랜드의 문화는 감독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이었으나 여기 PSV에서는 매 경기마다 교체 명단에 있던 선수들이 나를 찾아온다." 감독과 토론하는 것은 적어도 리누스 미헐스 시절부터 네덜란드 축구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 선수가 다른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미헐스의 '갈등 원칙(conflict principle)'은 갈등 속에서 더 화려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유지되었다.


아마 네덜란드 사람들의 일상에서도 논쟁을 펼치는 것이 자리잡은 것일 수도 있다. 마르코 반 바스텐은 "네덜란드에서는 누군가가 이야기를 하면 항상 다른 사람이 '그래, 하지만...' 이라 말하며 반박을 펼친다. 우리는 어린 시절 학교를 다니면서부터 그런 문화를 접했고 이제 우리 생활의 습관이 되어버렸다. 독일에서는 무언가 이야기하면 'OK'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당장 일을 수행하면 된다. 그러나 이렇게 논의 없이 진행되는 것은 우리가 네덜란드에서 자라면서 배운 방법이 아니다." 라고 말한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은 어제 보도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현재 불만족스러운 상태라는 보도를 이해할 때 참고되어야할 중요한 사항이라고 본다. 물론 선수들이 트레이닝 스케줄, 유연하지 못한 시스템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게 여겨져야만하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 이것은 선수단에게 자신들의 걱정거리를 표출하라고 심어놓은 문화에서 비롯된 사건일 수도 있다. 물론 반 할이 독재적인 성향을 지금까지 보여온 감독이지만, 이번 사건은 다른 클럽들과 다르게 위기의 징조로 보이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해서 반 할은 지난 달에 아주 명료한 인터뷰를 했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독단적이라고 말하는 것에 깜짝 놀란다. 물론 나에게는 나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 나에게 다가와서 나의 철학을 바꿀 수 있을만큼 긍정적인 논쟁을 펼친다면, 그의 주장이 나보다 낫다고 판단하면 나는 변화를 줄 것이다. 나는 다른 의견에 개방적인 사람이다."


또한 반 할은 팀의 주장으로 선수들의 대변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웨인 루니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표출했었다. "웨인이 나를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건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나 역시도 웨인을 신뢰하고 있으며 그가 나에게 찾아와서 이야기를 하면 항상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해 항상 자신감 있게 나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웨인의 역할 때문에 드레싱룸 분위기 역시 좋다." 나는 이번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네덜란드식으로 생각할 필요까지도 없다고 본다. 상처가 곪아 터지기 이전에 선수단의 걱정거리가 빠르게 감독에게 표출되는 것이 더 낫다.


물론 이런 관점은 상황을 긍정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어떤 면에서는 이것이 이번 사건의 전부일 수도 있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 성적이 좋을 경우에 정상적인 훈련과 건전한 논의라고 여겨질 것들은 퍼포먼스가 형편없는 침체기에 자칫 불화로 여겨질 수도 있다. 물론 우리에게는 이번 사건에서 우려해야할 2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루니가 선수들을 대표해서 감독에게 의견을 전달한 이후에도 변한 것이 없어보인다는 점, 두번째는 반 할의 독재 과거사 정도라 할 수 있겠다.


규율을 중요시하는 반 할의 성향은 아약스에서 레오 벤하커의 수석 코치로 일하던 초창기부터 아주 명백했다. 선수가 훈련장에 고작 몇분 늦었을 뿐인데 반 할은 격노했고 그랬던 사람이 팀의 감독이 되었다. 반 할의 리더십은 아주 엄격한 것으로 소문이 나게 되었으며 이에 '선수 스스로 생각하게 유도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크루이프는 반 할의 접근법이 마치 군대와 같다는 식으로 비판했었다.


"모든 선수들은 자신의 능력 최대치를 수행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치 위에서 철저한 규율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피치 바깥에서도 마찬가지로 철저한 규율이 있어야지 피치 위에서도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반 할은 이렇게 말한다.


아약스에서 삼프도리아로 떠났던 클라렌스 세도로프는 논쟁이 한계를 가지기 마련이라고 꾸준하게 말해왔다. 반 할의 커리어는 지금까지 사람들과 멀어지는 역사와 함께해왔다. 논쟁은 의견 불일치로 마무리될 수 있으며 반 할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성격을 지닌 사람에게 의견 불일치는 분명 문제로 연결 될 소지가 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스트라이커 루카 토니는 반 할과의 대화가 없었음을 폭로했고 바이언의 울리 회네스 회장은 반 할을 두고 "마치 클럽을 한 사람이 좌지우지 하려는 것처럼 운영하고 있다" 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서 반 할은 다소 부드러워졌다. 지난해 네덜란드 감독으로 반 할은 백3 시스템이라는 실용적인 선택을 했고 그는 로빈 반 페르시와 아르연 로번과 대화를 한 이후에 그런 변화를 결정했음을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 반 할이 변화를 준 것 뿐만 아니라 반 할이 선수단과 협의 이후에 변화를 줬음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의견을 일치시키려는 분위기를 조성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효용성이 떨어진 로빈 반 페르시를 인정사정 볼것 없이 페네르바체로 떠나보낸 것, 리저브팀 출전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빅토르 발데스와의 관계가 깨져버린 것은 여전히 과거의 무자비함이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반 할은 선수들에게 의견 공유를 장려했을 것이고 루니에게는 선수들의 걱정거리를 자신에게 알려달라는 특권을 주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일상적인 논쟁으로 보는가 아니면 불화로 보는가, 이것은 이번 사건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지금 반 할에게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이제 두번째 기회란 없다는 것이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sep/10/manchester-united-players-row-louis-van-ga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