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지난시즌 올림피아코스와 계약한 마르코 마린은 첼시 선수명단에 4년간 이름을 올렸지만 단 2차례 리그 선발에 그쳤다. 지난 1월 미들즈브러와 계약한 패트릭 뱀포드는 첼시에서 5년의 시간을 보냈지만 단 1경기도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후안 콰드라도 역시 첼시에서 단 3경기 선발출전에 그친 이후 유벤투스에 합류했다. 유럽 여러 곳에서 첼시에서 실패한 포워드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리버풀이 AS로마에서 모하메드 살라를 영입했다. 살라는 첼시에서 2년 반동안 단 6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살라가 첼시에서 보낸 시간은 임대의 연속이지만 피오렌티나 임대, 로마 임대가 살라에게 결코 손해는 아니었다. 최근 세리에A 에서는 이전보다 득점이 더 많이 나오는 추세를 보이지만, 살라가 측면 플레이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가 세리에A에서 보여준 득점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첼시에서는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챔피언스 리그에서 첼시를 상대로 홈&원정 모두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살라는 2014년 1월 £16m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FC바젤을 떠나 첼시에 합류한다. 


빠르고 직선적이면서 기술력까지 뛰어난 살라는 좀처럼 경기에 나서질 못했다. 물론 이미 윌리안과 에당 아자르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할 것이다. 특히 왼쪽에 아자르가 있었기 때문에 오른쪽에는 수비적 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두고 싶어하는 무리뉴의 특이한 선호도 역시 작용했다고 본다. 그로 인하여 무리뉴는 때때로 하미레스를 오른쪽 윙어로 기용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살라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의 문제보다 첼시가 옵션이 풍부한 상태에서 도대체 왜 살라를 영입했는가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후 여름 이적시장에서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영입되어 미드필드 지역에 창조자 역할을 해줄 선수가 늘어났다. 파브레가스 영입으로 인해 오스카 마저도 오른쪽 윙어로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이는 살라의 출전 가능성을 더욱 축소시켰다. 첼시시절 살라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실패했다고 주장하기보다 그가 제대로 된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다. 세리에A 무대에서 정기적인 출전 기회를 보장받자 살라는 FC바젤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피오렌티나와 로마에서 리그 71경기를 소화한 살라는 35득점 뿐만 아니라 2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한 그는 팀에 에너지와 속도까지 불어넣는 선수였다. 


위르겐 클롭이 이끄는 팀에서는 공격력을 뽐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첼시에서 정착하지 못해 떠밀려간 또 다른 선수, 다니엘 스터리지가 클롭의 팀에서 공격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걸 몸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살라는 평균적으로 경기당 0.5회의 태클을 성공하며 1개의 가로채기를 기록한다. 공을 뺏는 횟수가 경기당 1.5회라는게 대단해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상대에게 즉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위치에서 공을 뺏어낸다는 것은 매우 위협적이다. 지난시즌 사디오 마네는 90분 평균 0.9회의 태클, 0.3회의 가로채기를 기록했었다. 살라는 리버풀 포워드들의 덕목인 압박을 이끌 준비가 되어있다.


살라는 마네의 빈 자리를 커버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네와 동시에 양쪽 윙어로 기용되어 공격을 이끌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필리페 쿠티뉴는 지금보다 중앙에 가까운 위치에서 경기를 소화할 것이다. 또한 살라가 정통파 공격수인 에딘 제코와의 합이 좋았듯이 디보크 오리기와 합이 좋을 수도 있다. 지난시즌 살라는 제코에게 22번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고 이중 7번이 골로 연결되었다. 살라와 제코는 도르트문트의 오스만 뎀벨레-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에 이어 유럽에서 2번째로 생산성이 좋은 공격 조합이었다. 


살라가 첼시에서 실망스러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과연 그가 스토크에서 비오는 화요일 밤 경기를 버틸 수 있을까?' 란 질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살라는 네이션스컵에서 가나를 상대로 스토크보다 더 나쁜 환경에서 이집트의 1-0 승리를 이끌었던 선수다. 모래장이나 다름없었던 포르장티(Port-Gentil) 경기장에서 살라가 해냈다면, 살라는 어디서든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다.


살라 영입으로 클롭의 옵션이 늘어났고 공격 라인에 짐을 덜어줄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에서 그친다면 평가가 짜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살라가 정기적인 출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보여준 지난 5년간의 활약을 고려한다면, 살라가 머지사이드에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들이 우리의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7/jun/23/mohamed-salah-chelsea-liverpool-signing-roma






by Jonathan Wilson


벵거가 아스날에 부임한 이후 처음으로 시도했던 것은 아스날을 백3 시스템을 쓰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현재 백3가 유행을 타고 있으며, 이제 벵거의 팀도 윙백을 사용하고 있다.




1996년 9월 아스날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UEFA컵 2차전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독일 원정을 떠났다. 아스날의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 아르센 벵거는 경기를 관전할 뿐 주말에 있을 선덜랜드와의 경기부터 정식적으로 지도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프-타임 스코어는 1-1로 아스날은 합계 스코어 3-4로 지고 있었다. 당시 임시감독을 수행하고 있었던 팻 라이스의 말에 따르면, 벵거는 하프타임에 관중석에서 내려와 '1~2가지 조언'을 했다.


아스날은 이 경기를 3명의 중앙 수비수를 기용하며 시작했다. 윙백 포지션에 마틴 키언, 나이젤 윈터번이 있었으니 이것을 백5라 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라이스는 "벵거는 백4로 시스템을 바꾸고 측면 공격을 활발히 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물론 그의 조언을 시행에 옮겼습니다." 라고 말했다. 후반전 시작 후 단 4분만에 폴 머슨이 2-1로 앞서나가는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아스날은 상대의 역습에 2골을 내주면서 3-2 스코어로 패배했다.


벵거는 2-0 스코어로 승리한 선덜랜드와의 토요일 경기 프로그램 노트(programme notes)에 백3 시스템은 시대에 뒤떨어진 시스템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표출했다. 그는 다른 유럽 대륙 구단들이 백4를 선택하는 상황에 점점 더 많은 잉글랜드 구단들이 스위퍼와 윙백을 사용하는 유럽 대륙의 '구식'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표현했다.


이것은 벵거가 아스날 감독으로 처음 던진 주요 논쟁거리였다. 토니 아담스는 백3 시스템을 편하게 느꼈는데 신임 감독이 쓸데없이 시스템에 참견한다고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일단 벵거는 한 발 물러나 계속해서 3명의 중앙 수비수를 기용하며 시즌을 소화했다. 하지만 1997/1998시즌 개막부터 그는 자신의 길을 걸어갔고 아스날에 백4를 주입시켰다. 그리고 1997/1998시즌 아스날은 더블을 달성했다. 그 때부터 약 2주 전 아스날이 미들즈브러에게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벵거는 줄곧 백4를 유지해왔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벵거는 20년 후에 급진적인 변화를 감행한 것일까? 백3 시스템을 선택한 것은 벵거의 필사적인 노력을 일부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당한 패배는 너무나도 좋지 못했고 아스날은 확실히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했다. 또한 이변화는 벵거가 3-4-2-1 시스템이 유행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며, 상대의 역습을 어렵게 만들고자하는 현대적인 전술적 풍조를 벵거가 수용한 것이기도 하다. 브랜단 로저스가 시도했던 이 시스템은 이제 큰 전술적 기반이 되었다.






이 시스템의 핵심적 사항은 백3 그 자체보다는 2명의 창조자(two creators) 활용에 있으며 2명의 창조자는 인사이드-포워드 포지션에 효율적으로 위치하게 된다. 2명의 선수는 상대 입장에서 굉장히 불확실성이 높은 자리에 배치된다. 이들을 홀딩 미드필더가 막아야할지, 풀백이 막아야할지, 센터백이 막아야할지 혼란스러워진다. 그 결과 전통적인 10번 혼자서 경기를 풀어가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중반까지 크리스마스 트리(4-3-2-1) 전략을 사용했던 이들이 깨달은 사항이다. 크리스마스 트리 시스템의 문제는 측면 활용이 떨어진다는 것이었고 공격적인 풀백이 있을 때나 어느 정도 선에서 만회가 가능했다. 풀백을 위로 올리는 것은 그들을 윙백처럼 사용하는 것이며 미드필더 한명을 수비 라인으로 내려 공간을 커버하게 되었다. 그 미드필더는 결국 3번째 센터백이 되었고 이로써 측면 활용뿐만 아니라 5명이 형성하는 수비적인 블록(2명의 홀딩 미드필더와 3명의 중앙 수비수)까지 잡는 결과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3-4-2-1 포메이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우리는 올시즌 첼시를 막기위해 8명의 감독이 3-4-2-1 시스템을 사용했다는건 유익한 사실이다. 첼시와 똑같이 3-4-2-1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윙백끼리 서로 상대하고 홀딩 미드필더 2명은 상대의 인사이드-포워드를 막는다. 1명의 센터백이 상대팀 최전방 공격수에 대응하고 남은 2명의 센터백이 미드필드 진영과 수비를 오가며 공수 양면에 걸쳐서 활약한다. 


어떠한 시스템이 자신의 완전한 거울상을 만나게 되면 점차 막다른 골목에 도달하게 된다. 새로운 시스템을 막는 것은 그것을 철저하게 똑같이 시행하는 것 그것보다 보다 더 잘하는 것이다.


벵거가 선덜랜드와의 경기 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당시의 3-4-1-2 시스템은 빠르게 퍼져나간 백4 시스템, 하이프레싱(high press), 형태의 변화보다는 경기 스타일의 변화에 의해 사라졌다. 하지만 오늘날 백3 시스템은 이미 압박 속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포메이션도 결국에는 상대의 인사이드-포워드를 잡기위해 3명의 홀딩 미드필더를 배치한 시스템 혹은 토니 퓰리스와 조세 무리뉴가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사용했던 작전 (백4와 윙백간의 간격을 좁힌 형태) 에 패배할 것이다. 아니면 누군가가 윙백의 뒷공간을 노릴 수 있는 아주 효율적인 공격법을 고안하여 윙백의 전진한 포지션이 장점보다는 취약점이 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다.


현재 벵거는 3-4-2-1 포메이션이 상대가 다루기 가장 까다로운 포메이션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북런던 더비에서 토트넘과 동일한 포메이션으로 싸울 듯한 벵거의 위험은 같은 포메이션의 충돌이 단지 아스날의 부족함을 드러낼 것이라는 점 뿐이다. 각 지점에서 맞대결이 펼쳐질 경우, 토트넘은 현재 아스날보다 훨씬 강하고, 빠르고, 공격적인 팀으로 보인다. 지난 일요일의 맨체스터 시티처럼 토트넘은 너그럽게 경기하지 않을 것이다. (뒤늦게) 유행 속으로 뛰어든 벵거지만, 그것을 망설였다는 것이 벵거에게는 훨씬 큰 위험이 아닐까 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apr/28/arsene-wenger-arsenal-back-three#img-1



by Jonathan Wilson


현재의 평균 득점이 유지된다면, 2016/2017 프리미어 리그는 20개 구단 형태가 진행된 이후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시즌이 된다. 이 현상은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맨체스터 시티의 클린시트 횟수는 현재까지 단 2차례에 불과하다. 리버풀은 3번에 그치고 있다. 두팀 모두 지난 주말 안타까운 패배를 기록하면서 선두 첼시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편으로는 두 팀의 수비를 고려했을 때, 이미 두팀이 오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가 있는 것이라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런데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는 오늘날의 방식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수비는 이제 유행에서 벗어났다.


무리뉴는 2015년 여름 첼시에서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후 퉁명스럽게 '지루한' 축구에 대한 비판에 대응했다. 아마 무리뉴는 일부 감독들이 수비에 지나칠 정도로 무신경하다는 관점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리뉴는 새로운 세대의 축구의 가능성을 부정했고 확실히 그는 그 부분에서 틀렸다. 압박, 높은 라인, 공격적이면서 직선적인 축구가 유행이 되었고 이는 도르트문트에서 리버풀까지, 또 세비야에서 호펜하임까지 널리 퍼지고 있다.


각자의 차이는 존재한다. 크루이프에서 영감을 받은 부류가 있고 비엘사에서 영감을 받는 부류가 있다. 발레리 로바노프스키에게서 영감을 받아 랄프 랑릭을 거쳐 형성된 독일 학파도 있다. 포스트 아리고 사키 부류는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한다는 동일한 기초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하여 그 속에서 굉장히 다양한 변형을 주고 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현대 축구의 본질을 대표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평균 득점수가 증가하고 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2009년을 전후로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경기당 득점이 2.5~2.6골에서 2.7~2.8골로 상승했다. 지난 몇시즌간 프리미어 리그의 평균 득점수는 감소 추세였지만 올시즌 들어서는 다시 증가했다. 만약 현재의 평균 수치가 시즌 끝까지 유지된다면, 프리미어 리그가 20개 구단 형태를 유지한 이후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시즌이 될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의 경기당 평균 득점 수는 2001/2002시즌보다 8% 상승했다. 챔피언스 리그는 2006/2007시즌보다 현재 16% 상승했다.






챔피언스 리그의 평균 득점수 변화 패턴은 더 복잡하지만 최근에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조별 리그에서는 경기당 약 3골씩 나오고 있다.


어떤 현상을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선 챔피언스 리그에서 평균 득점이 상승한 이유로 강팀과 약팀의 격차가 이전보다 더 벌어졌다는 점을 언급할 수 있다. 부유한 구단은 이전보다 더 부유해진 오늘날의 축구 역시 득점수 증가의 영향을 줬겠지만, 챔피언스 루트의 신설이 더 강한 영향을 줬을 것이다.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제도지만, 챔피언스 루트는 조별 리그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전력 차이가 큰) 미스매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10년 전, 총 96경기가 진행되는 조별리그에서 4골차 이상 승리를 거두는 횟수는 평균 4~5회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횟수가 평균 11~12회까지 상승했다. 올시즌은 아직 8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4골 차 이상 스코어가 난 경우가 13번이나 된다.


프리미어 리그의 득점 수 상승은 동일한 논리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미어 리그의 평균 득점 수가 상승한 것에는 어떤 이유들이 숨어있을까?


2009년부터 시작된 변화는 크게 2가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를 따라하고 싶다는 욕망과 혁신적이며 오픈 게임을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라 할 수 있다. 후자는 오프사이드 규정의 완화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오프사이드 규정완화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계획적인 전술로 활용하는 팀들에게 타격을 줬다. 이런 열풍 속에서 승격팀 마저도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게 되었다.


승격팀이 우선 내려앉아 역습을 통해서만 득점을 노리는 형태는 많이 사라졌다. 특히 블랙풀과 스완지 시티같은 경우는 승격팀임에도 불구하고 공을 소유하길 원했고 공격적인 경기를 운영했다.


오프사이드 규정을 보호해주는 장치가 점차 약해지고 미드필드 지역에서 신체 접촉이 늘어나며 오늘날의 수비라인은 한층 더 전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시 테크닉에서 운동량으로 포커스가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지난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라고 할 수 있으며 은골로 캉테는 분명히 깜짝 놀랄만한 스타의 등장이었다.






과르디올라의 순수주의를 평가절하 하는 것은 지나친 반응이지만, 맨체스터 시티가 빠른 역습을 시도하는 구단에게 당했던 것을 주목할 필요는 있다. 2014년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서 과르디올라의 바이언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4:0으로 패배했는데 첼시에게 당했던 지난 토요일 경기는 그 경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패스 연결을 통해 수비진에서부터 공을 움직이고자 하는 시도 역시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본머스와 아스날의 대결에서 스티브 쿡의 실수, 맨체스터 시티와 사우스햄턴의 경기에서 존 스톤스의 실수를 보라. 하지만 그런 실수조차도 최근의 수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상대 공격수를 막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수비수와 골키퍼를 선택하지 않는다. 골키퍼와 수비수를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선별할 때가 있으며 수비수와 골키퍼에게 요구하는 최우선 덕목(수비력)이 부족하더라도 경기에서 뛸 수가 있다. 


기술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수비수는 상대의 전방 압박에 쉽게 노출된다. 아주 전통적인 방식으로 돌아가 진짜 수비만을 위한 수비수를 기용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수가 공을 잘 다룰 수만 있다면 상대의 강한 압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평균 득점수의 상승의 원인을 전술적 철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프사이드 규정의 변화가 조금 더 공격적인 스타일의 운영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다양한 형태가 파생되어 전술적 헤게모니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상위 구단이 찾는 유형의 선수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르디올라식의 접근은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주도적인 경기, 전방 압박을 펼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보다 더 활동적이고 수직적인 스타일의 변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dec/07/goals-premier-league-pep-guardiola-barcelona-manchester-city




by Jonathan Wilson


첼시는 밸런스잡힌 포메이션, 7연승 모멘텀을 가지고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떠난다. 하지만 시티는 측면에서의 위력, 속도, 공격적인 성향으로 첼시에 대응할 것이다.


아르센 벵거는 첼시와의 껄끄러운 관계를 최근 3-0 승리로 마무리 지었는데, 그 승리는 첼시가 전술 변화를 시도하게 만들었고 만약 첼시가 리그 타이틀을 들어올린다면 벵거는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에미레이츠에서 전반전에만 3골을 내준 첼시는 하프타임부터 백3 시스템을 사용했고 이후 리그 7경기동안 단 1실점만 허용하고 있다. 또한 첼시는 스퍼스에게 1골 먼저 내주고 경기하는 시험 무대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이번 주말, 첼시는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떠나게 되며 이는 한층 더 어려운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펩 과르디올라와 안토니오 콩테의 대결은 전술에 대해 상당히 집착하는 진지한 사색가와 열정적인 활동가의 싸움이다. 콩테는 매일 선수들의 포진에 대해 1시간씩 연구하며 과르디올라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잘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형태로 매번 포메이션을 바꾼다. 개막 후 한달이 지난 시점과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시티는 정돈이 필요해 보이는데 첼시는 아주 밸런스 잡힌 포메이션으로 자신감, 모멘텀을 등에 업고 싸우고 있다. 그런 첼시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과르디올라가 어떻게 대비를 하는가에 달려있다.


과르디올라는 언제나 용감한 축구를 선호한다. 과르디올라는 그런 공격적인 본능을 억누르려는 사람이 아니고 첼시를 상대로 반드시 경기 우세를 가져가려할 것이다. 단순히 시티의 홈에서 펼쳐지는 경기이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다. 과르디올라는 축구를 주도적으로 펼쳐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올시즌 첼시의 최악의 퍼포먼스 2경기로 홈에서 리버풀을 상대한 것, 원정에서 아스날을 상대한 것을 고를 수 있다. 리버풀과 아스날 두팀 모두 경기 초반부터 첼시를 강하게 압박했고 빠른 속도를 이용해 첼시를 공략했다. 기본적으로 맨체스터 시티도 그렇게 경기를 펼친다. 물론 리버풀과 아스날전은 첼시가 백3 시스템을 채택하기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지난 주말 토트넘의 전반전 퍼포먼스는 첼시의 백3 시스템도 강한 전방 압박에 고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시티는 스퍼스보다 첼시의 측면을 공략하는 자원이 좋다. 지난 번리전에서 라힘 스털링이 후반전 교체 아웃되었지만 이 경기에 맞춰서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스털링의 반대편에는 놀리토 혹은 르로이 사네가 출전할텐데 총 가능한 조합은 좌우를 크게 가리지 않는다. 시티는 첼시의 윙백이 노출할 공간을 스퍼스보다 더 공격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노릴 수 있다. 최근 마르코스 알론소와 빅터 모제스가 윙백 위치에서 아주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들이 시티전에서 맞딱뜨릴 규모의 수비적인 테스트를 아직까진 거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첼시가 부담을 느낀 상태로 윙백을 수비적으로 활용한다면, 인사이드 포워드 자리에서 뛰는 에당 아자르와 페드로에게는 이전보다 공이 연결되기 어려워질 것이다.





시티 역시 인사이드 포워드를 배치할텐데 첼시를 상대할 전략에 따라 배치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과르디올라는 올시즌 크게 2가지 방식으로 후방에 5명을 배치하고 있다. 4명의 수비수와 1명의 딥-라잉 미드필더 혹은 3명의 수비수와 2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하고 있다. 백4를 선택한 날에도 공을 점유한 순간 그 형태는 수비수 3명, 미드필더 2명으로 변화한다. 과르디올라는 필립 람과 다비드 알라바를 사용한 것처럼 시티의 풀백을 활용하려 했으나 그 시도는 잘 진행되지 못했고 이후 미드필드 지역으로 올라가는 선수는 주로 존 스톤스다.


상대 공격수보다 1명 더 많은 수비수를 세우자는 전형적인 크루이프식 이론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2명의 센터백을 배치하는 백4의 가능성도 열려있는데 이 때는 시티의 풀백들이 첼시의 윙백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은 페르난지뉴가 페드로와 아자르를 홀로 상대할 상황이 오게 만들 것이다.


딥-라잉 미드필더 자리에 페르난지뉴와 일카이 귄도안을 동시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며, 최근들어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4-2-3-1 포메이션 역시도 하나의 선택지일 것이다. 지난 10월 토트넘전에서 페르난두를 사용한 전례가 있고 야야 투레도 기용 가능하다. 하지만 이 포메이션은 시티의 풀백이 첼시의 현 포메이션을 맞이해 이점을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따라서 백3와 2명의 딥-라잉 미드필더 전략이 가장 합리적일 것으로 추측한다.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디에고 코스타를 잡고 상황에 따라 알렉산더 콜라로프 혹은 스톤스가 페드로와 아자르를 제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전진하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아자르와 페드로를 딥-라잉 미드필더 2명이 상대하고 여기에 콜라로프 혹은 스톤스가 추가되는 형식인 것이다.


또한 시티 라인업에 패서(passer)를 추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딥-라잉 미드필더를 1명 더 투입하면 시티는 점유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페르난두는 공을 다루는 스킬이 부족하며 야야 투레는 이 정도로 강도높은 경기에 뛸 수 있을 에너지를 가졌는지 의심스럽다. 귄도안과 페르난지뉴가 가장 적절해 보인다. 페르난지뉴와 귄도안이 아자르와 페드로를 상대하듯이, 은골로 캉테와 네마냐 마티치는 시티의 2명의 8번롤 케빈 데 브라이너, 다비드 실바를 상대한다. 시티가 점유율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자르&페드로와 비교해) 데 브라이너와 실바를 보조해줄 측면 공격 자원이 있다는 것이 두팀의 큰 차이일 것이다.


시티가 조금 더 유리해보이지만, 모제스와 알론소가 수비적인 부분에서 잘 버텨준다면, 시티는 단순히 공을 소유한 것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질 못할 것이다. 시티는 올시즌 계속해서 상대의 역습에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만약 첼시가 시티의 볼점유 상황을 잘 견뎌낸다면, 경기는 시티가 첼시의 역습을 견뎌낼 수 있는가의 양상으로 바뀔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dec/01/pep-guardiola-antonio-conte-manchester-city-chelsea-tactics




by Jonathan Wilson


35살이지만 캐릭은 불안정한 유나이티드 백4를 지켜줄 수 있다. 캐릭의 차분한 태도는 흔들리는 팀 전체를 안정화시킬 수 있다. 아스날과의 경기에는 캐릭이 필요하고 무리뉴는 이를 깨달아야만 한다.



2015년 4월 12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4-1 스코어로 앞서 있었다. 경기는 3분이 남아있었고 마이클 캐릭은 절뚝거리면서 터치 라인 밖으로 나왔다. 캐릭이 빠진 후 즉시 세르히오 아게로가 추격골을 넣었다. 하지만 실점보다 더 심각했던 것은 캐릭이 잔여 시즌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우려였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6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당시 유나이티드는 시티 뿐만 아니라 리버풀, 토트넘 핫스퍼를 상대로 승리를 기록했다. 아마 이 때가 루이 반 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장 뛰어난 경기를 펼쳤던 시기일 것이다. 사람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반 할의 철학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톱니바퀴가 딱딱 맞아들어가 유연하게 경기가 흘러가는 그런 순간을 기다렸고 더블 및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의 시발점이 되었던 바이에른 뮌헨의 유벤투스전 4:1 승리처럼 이 날의 승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도 같은 효과를 불러오길 원했다.


그런데 아마 캐릭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 경기 이후 6경기에서 단 1차례 승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첼시에게 승리했다면, 피곤에 찌든 리그 선두를 승점 5점차로 추격할 수도 있었다. 산술적으로는 우승도 가능한 위치까지 올라섰을 것이다. 하지만 첼시전 결과는 그렇지 않았고 유나이티드는 결국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4위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었다는 가능성보다 팀내 캐릭의 비중을 확인한 것이 시즌 막바지의 더 큰 이슈였다. 2014/2015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캐릭이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평균 2.44점의 승점을 획득했다. 한편 캐릭이 선발 출전하지 않은 경기에서 1.41점의 승점을 기록했다. 지난 2015/2016시즌도 유사하다. 2015/2016시즌에도 캐릭이 선발로 뛴 경기에서 평균 1.91점의 승점이 선발로 뛰지 않은 경기에서의 평균승점 1.5점보다 높았다. 마찬가지로 올시즌 캐릭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5차례 선발 출전했는데 그 5경기 모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리했다.


모든 경기의 중요성이 같지 않다. 그런데 조세 무리뉴는 캐릭을 비교적 가벼운 경기에 출전시키고 있다. 캐릭은 올시즌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 선발로 딱 1차례 뛰었는데 11월 6일에 있었던 스완지 시티전이 바로 그 경기다. 반 할은 주요 경기에서 캐릭을 중용했지만 무리뉴는 그러지 않고있다.


캐릭은 35세이기 때문에 팀의 미래를 책임진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캐릭이 모든 경기를 뛸 수 있을 정도로 몸상태가 완벽하다한들 (물론 그러지 못하겠지만) 구단은 더 미래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왜 아직도 캐릭이 가치있는 선수인지 물어봐야 한다. 왜 유나이티드는 캐릭이 있을 때 더 좋은 성적을 내는가? 캐릭이 뛰지 않을 때 유나이티드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 이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뚜렷한 사항은 캐릭의 패스 능력일 것이다. 올시즌 캐릭이 소화한 프리미어 리그 경기 시간은 102분에 불과하나 96.6%의 패스 성공률은 분명 경이로운 수치다. 캐릭은 커리어 내내 평균 80% 후반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해왔다. 캐릭은 경기 지배권을 가져다주며 그렇게 함으로써 올시즌 흔들리는 (마르코스 로호가 존재하는한 계속 그럴 것만 같은) 백4 라인을 보호해준다. 


비평가들은 캐릭이 반 할에게 완벽한 선수였다고 말할 것이다. 캐릭이 공을 측면으로 끊임없이 보낼 수 있는 선수며 어느 위치에서도 높은 점유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공을 점유하는데 11명이 비슷한 수준으로 공을 뺏기지 않는 것과 선수 1명에게 의존해서 공을 뺏기지 않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단순히 공을 안정적으로 돌리는 것에서 캐릭의 역할이 그치지 않는다. 페네르바체와의 홈경기에서 우리가 목격했듯이 캐릭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40야드 거리의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넣을 수 있는 선수다.


어쩌면 캐릭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축구에 적합하지 않는 선수일 것이다. 캐릭은 고강도 압박을 펼치는 팀에 적합해보이지 않는다. 끊임없이 뜀박질을하는 리버풀, 첼시, 토트넘에는 부적합한 자원이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처럼 압박 뿐만 아니라 점유를 중시하는 감독은 캐릭같은 선수를 선호한다. 과르디올라는 경험이 풍부한 사비 알론소를 영입해 바이에른 뮌헨 플레이에 윤활유 역할을 부여했다.


무리뉴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알론소를 기용했었다. 캐릭은 알론소와 아주 똑같은 선수는 아니나 상당한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 무리뉴는 본능적으로 역동적인 선수를 선호하는데 캐릭은 알론소와 마찬가지로 타고난 홀더(holder)다. 캐릭은 중앙 수비수를 보호할 수 있는 포지셔닝 감각을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패스 능력과 더불어 지능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추고 있다.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캐릭은 유나이티드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을 수 있다.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며 승리를 의심할 순간, 캐릭의 침착함과 자신감 있는 플레이 및 태도는 동료 선수들에게 긍정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이런 효과가 아스날과의 홈경기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캐릭의 나이에 대한 이슈, 아직까지도 캐릭이 주전이 되어야한다는 이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적시장 정책 및 플랜에 대해 간접적인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 올 여름처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돈을 쏟아부었을 때, 2006년부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있는 35살 선수에게 여전히 의존해야 한다고 예상하진 않았을 것이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무리뉴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 캐릭의 고연령, 팀의 장기적 미래를 깐깐하게 따질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캐릭 대체에 대한) 구단의 장기적인 전략이 어떻든 간에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캐릭이 있을 때가 더 낫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nov/18/michael-carrick-manchester-united-jose-mourinho




by Jonathan Wilson


어떤 재료로 구성되었는가보다 어떤 스타일로 경기를 펼치는가가 더 중요한 오늘날이다. 하지만 소용돌이같은 상황 속에서 그 중요성이 상실될 때가 있다. 브랜단 로저스의 2014/2015시즌을 고려할 가치조차 없이 끔찍하다고 쉽사리 말할 수도 있다. 마리오 발로텔리는 비효율적이었으며 라힘 스털링과는 사이가 점점 틀어졌다. 또한 마지막 라운드 스토크 시티에게 끔찍한 패배까지... 하지만 2014/2015시즌 리버풀은 전술의 혁신에 있어서 가치가 있는 팀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안토니오 콩테, 펩 과르디올라, 세르비아 대표팀의 슬라볼류브 무슬린이 로저스의 전술을 베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며 또한 그들이 완벽했던 리버풀의 시스템을 계승했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로저스가 제시했던 방법 일부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런 로저스 또한 파울로 소우사의 전술에서 영감을 받았다.


로저스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3:1 패배를 당한 경기에서 발로텔리는 더 이상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할 의사가 없음을 표출했다. 한편 리키 램버트는 그만한 기동력이 없었다. 로저스는 전술을 바꾸기로 결심했고 시즌 초 바젤에게 1:0으로 패배했던 경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경기 초반 바젤의 수비수 베랑 사파리가 부상으로 아웃되었고 바젤은 백3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바젤의 새로운 포진은 리버풀이 시행하고 있었던 4-2-3-1 포메이션의 주요 문제점을 공략했다.


개략적으로 모든 전술은 공간과 관련되어 있다. 어디에 공간이 있는가? 어떻게 상대가 노출한 공간을 침투하는가? 어떻게 상대에게 공간을 노출하지 않는가?의 싸움이다.


4-3-2-1은 피치 전구역에 걸쳐서 선수를 고르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과 포메이션의 유동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4-2-3-1은 아주 명백한 약점을 보유하고 있다 : 측면 포워드, 풀백, 중앙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 풀백이 그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서 중앙쪽으로 움직이면, 상대팀 풀백이나 윙백이 아군 풀백이 비운 채널 공간을 향해 침투하게 된다. 피치 전지역을 완벽하게 덮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4-2-3-1에서는 그 지점이 아주 상대팀이 공략할 핵심이었다. 


경기장 3/4지점에 2명의 창조자를 배치하면, 4-2-3-1을 사용하는 상대팀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혼동하게 된다. 2명의 홀딩 미드필더가 그들과 대결하면 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본래의 포지션에서 벗어날 위험이 있다. 홀딩 미드필더가 본래 포지션에서 끌려 나가면 센터 포워드가 밑으로 내려와 경기를 펼칠 공간, 뒤에서 침투하는 선수가 노릴 아주 치명적인 공간이 발생한다. 그것도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말이다.


센터백과 풀백 사이의 공간이 취약하다는 것은 이미 충분할 정도로 많이 거론된 사항이다. 다수의 공격 조합이 그 지역에서 수비 취약성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선수들을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 공간으로 더 깊숙히 침투시킴으로써 수비팀을 더 골치아프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트리 포메이션이 탄생했다. 덴 하그에서 코 아드리안세가 이 포메이션의 선구자였고 잉글랜드에서는 테리 배너블스가 사용했고 이후 카를로 안첼로티가 한층 발전시켰다.  


크리스마스 트리 전형의 문제는 아무리 공격적인 풀백이 있다한들 측면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로저스는 사파리 대신 투입된 데를리스 곤자레스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바젤은 3번째 센터백을 투입했고 풀백을 피치 위로 올려버렸다. 윙백 혹은 그 이상 높이까지 올린 셈이다. 그렇게 3-4-2-1이 탄생했다. 


리버풀은 수비를 안정화 시키지 못했으나 인사이드 포워드 자리에 필리페 쿠티뉴, 애덤 랠라나를 스털링을 명목적인 센터-포워드 자리에 배치했다. 스털링은 언제든지 후방으로 내려와 경기할 수 있는 선수였고 쿠티뉴와 랠라나가 상대의 홀딩 미드필더를 끌어내면 그 빈 자리를 공략할 수 있는 선수였다. 리버풀은 이 시스템을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처음으로 사용했으나 다비드 데 헤아를 뚫지 못하며 3:0으로 패배했다. 하지만 그 이후 리버풀은 시즌 막바지 기강적으로 무너지기 전까지 13경기에서 승점 33점을 획득했다.


에당 아자르와 페드로도 지난 5경기동안 첼시에서 비슷한 포메이션의 효과를 보고 있다. 한편 첼시는 굉장히 빠르게 수비 시스템을 자리잡았다. 물론 첼시의 수비가 빠르게 안정된 것에는 백3를 보호하는 은골로 캉테의 헌신적인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고 볼 수 있다.


2명의 인사이드 포워드 조합은 올 시즌 과르디올라의 팀 셀렉션 주요 테마 중 하나다. 이를 케빈 데 브라이너는 "자유로운 8번"이라 말하기도 한다. 과르디올라는 측면 플레이어가 피치 굉장히 높은 곳에서 경기를 펼치길 원한다. 하지만 동시에 과르디올라는 5명의 선수를 데리고 블록을 형성한다. 4명의 수비수와 1명의 홀더를 데리고 공을 점유한 상황에서 3-2 포메이션을 형성한다. 풀백이 전진한 상황에서 홀딩 미드필더가 후방으로 내려오거나 센터백 1명이 전진하여 홀딩 미드필더와 짝을 이룬다. 좀 더 단도직입적으로 백3 시스템을 꺼내들어 2명의 홀딩 미드필더를 배치할 때도 있다. 세르비아 대표팀 역시 마찬가지다. 무슬린은 두산 타디치와 필립 코스티치를 인사이드 포워드 자리에 배치시키고 그 앞에 알렉산더 미트로비치를 두어 3-4-2-1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역사가 말해주듯이, 시간이 흐르면 상대들은 2명의 플레이메이커를 막는 해결책을 알아낼 것이다. 2명의 플레이메이커를 두는 전술이 현재 강력한 포스를 뿜어내는 것은 이 전술이 초창기이기 때문이다. 백4가 이전까지 마주하지 않았던 시스템이며 이것은 백4 시스템의 약점을 공략하는 방법이 되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nov/15/brendan-rodgers-3-4-2-1-chelsea-manchester-city-basel-liverpool






by Jonathan Wilson


안토니오 콩테는 스탬포드 브릿지에 자신의 색깔을 심고 있으며 첼시는 전임 감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있다.


한 팀에 오래 머무르면서 자신의 왕조를 만들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는 조세 무리뉴도 첼시에서 첫번째 지휘봉을 잡았을 때, 아주 뚜렷하면서 지속되는 유산을 남겼다. 그리고 양측 모두 서로를 놓아줄 생각이 없던 것 같다. 2012/2013시즌 말미 무리뉴는 첼시 스쿼드를 "나의 선수들"이라 표현했고 어느 정도까지는 실제로 그러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같이 여러 감독이 첼시 지휘봉을 잡았지만 어느 누구도 무리뉴가 그려놓은 청사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첼시 구단주 첫 10년 속에서 가장 큰 아이러니는 무리뉴가 선호하지 않는 선수를 구매해 무리뉴와 관계를 틀어놓고선 무리뉴가 떠난 이후, 계속해서 무리뉴의 방식을 따랐다는 것이다. 첼시가 2012년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했을 때 바이에른 뮌헨과 바르셀로나를 꺾은 것은 전술적인 관점에서 무리뉴 방식과 아주 흡사했다.


라파 베니테즈는 무리뉴 1기 창단 멤버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있었다. 그 과정 속에서 무리뉴가 다시 돌아왔다. 무리뉴의 복귀는 마치 히스클리프가 다시 폭풍의 언덕으로 돌아온 것과 흡사했다. 우승이란 영예로운 사건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참담한 결과가 뒤따랐다.


무리뉴 2기의 영향력은 1기 때처럼 오래가지 않을 것 같다. 무리뉴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2번째 시도가 실패한다면, 3번째 시도에 대한 열의를 억누를 것이다. 무리뉴의 영향력이 이전만큼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안토니오 콩테의 첫번째 임무는 첼시를 새로운 길로 이끄는 것이고 선수단, 임원진, 팬들 모두가 현재 콩테를 지지하고 있다. 그리고 전임자 무리뉴를 항상 그리워하지 않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콩테에게 쉬운 일이 될 수 있다. 콩테의 끝없는 에너지와 내재된 카리스마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현재 첼시란 팀에는 무리뉴가 보유했던 프랭크 램파드, 페트르 체흐, 미하엘 발락, 디디에 드록바 같이 무리뉴에 대한 큰 애착을 보이는 선수들이 없다. 심지어 존 테리와 무리뉴의 관계는 지난해 12월 무리뉴가 첼시를 떠날 때 식은 것처럼 보인다. 현재 콩테가 데리고 있는 스쿼드에서 무리뉴와 사적인 연락을 정기적으로 주고받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광범위한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무리뉴는 첼시의 선수 영입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고 (무리뉴가 불만을 토로했던) 첼시의 스쿼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콩테가 물려받은 선수들은 4-3-3 혹은 4-2-3-1 형태로 뛰는 것에 적합한 선수이며 또한 라인을 뒤로 내린 것에 더 익숙하다. 빌라스-보아스를 선두로하여 첼시에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하려는 시도는 테리 때문에 흔들렸다. 2011년 10월 아스날에게 홈 5-3 패배를 기록했을 때, 존 테리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발이 느린 수비수가 피치 높은 구역에서 경기를 펼칠 때 어떤 위험에 처할 수 있는지를 아주 분명하게 보여준 케이스라 할 수 있다.


테리는 여전히 첼시에 남아있고 여전히 첼시 선수들 중 가장 타고난 수비수다. 방어적인 성향이 강한 수비수가 희귀해져가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존 테리는 35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비적인 관점에서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주는 몇 안되는 선수들 중 하나다. 콩테는 시에나, 유벤투스, 이탈리아에서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해왔고 이는 테리에게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첼시가 테리에게 1년 재계약을 제시한 것은 상당히 흥미롭기까지 하다.


콩테는 물려받은 4-2-3-1 시스템을 바탕으로 타협점을 찾으며 시즌을 시작했다. 콩테가 웨스트 햄과의 개막전에 출전시킨 선발 라인업은 지난 시즌 1라운드 스완지 시티와의 경기에서 무리뉴가 내보낸 선발 라인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딱 1명 바뀌었을 뿐이다. 하지만 콩테는 스완지와 무승부, 아스날&리버풀에게 패배, 난장판이었던 리그컵 레스터전 4-2 승리 이후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는 시스템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테리가 부상을 당하면서 콩테는 백3 시스템으로 변화를 시도했고 빅터 모지스와 마르코스 알론소를 윙백으로 기용했다. 존 테리는 2006년 잉글랜드가 크로아티아에게 2-0으로 패배한 당시 백3 시스템에서 뛰는 것이 싫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현재 첼시의 시스템에 테리의 자리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첼시가 백3 시스템을 사용한 이후 헐 시티와 레스터를 상대로 승리한 것이 전부지만, 경기력이 향상된 것은 분명히 눈에 들어왔다.


아직까지는 백3 시스템은 임시방편인 것으로 보인다. 아직 콩테는 (백3 시스템을 사용하기에) 부적합한 선수단으로 백3 시스템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인다. 만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이러한 인식이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콩테가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구단에 콩테 자신만의 특징을 불어넣는 것이 아주 중요한 단계라 할 수 있다. 짐작건대 콩테의 비전에 맞춘 선수 영입이 뒤따를 것이다.


과거 첼시를 이끌었던 전임자 조세 무리뉴를 상대로 콩테가 승리한다면, 자신의 권위를 확고히 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또한 콩테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그 승리를 만들어낸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oct/20/antonio-conte-jose-mourinho-chelsea-manchester-united




by Jonathan Wilson



조세 무리뉴는 위르겐 클롭보다 고작 4살 많을 뿐이지만, 축구란 관점으로 봤을 때 무리뉴는 클롭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게 느껴진다. 어느 정도 전술 색깔의 차이가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클롭이 열정적으로 추종하는 강한 압박, 높은 위치에서부터의 압박이 유행을 타고있기 때문일 수 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가 토트넘 핫스퍼와 경기했을 때, 우리는 치열하면서도 숨막히는 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다.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이 보여준 축구는 오늘날의 축구로 세팀의 신선한 아이디어는 서로를 겨냥하고 있었다. 한편 무리뉴의 스타일은 보다 전통적이다. 오늘날 무리뉴의 방법이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가오는 월요일 안필드에서 클롭과 무리뉴가 맞대결을 펼치는데 무리뉴 전술에 대한 보편적인 익숙함은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위대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지도자 카를로스 비안키는 벨레스 사르스필드, 보카 주니어스를 이끌고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4회 우승을 이끌어냈는데, 그는 성공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한 10가지 불문율에 대해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그가 이야기한 10가지 규칙 중 피치 위 전술에 대해 언급한 것은 단 한가지도 없었다. 비안키가 가장 강조했던 사항은 바로 '리더십'으로 비안키에게는 문자 그대로 의미를 넘어선 것이었다. 비안키가 주장하는 리더십은 '개인을 우상화'하는 것이었다. 이 전략은 무리뉴와 클롭의 공통 분모이기도 하다.


클롭은 따뜻하면서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2-1 승리를 거둔 이후, 피치에서 자축하는 클롭의 모습을 보면 그가 리버풀 선수들과 리버풀 팬들에게 분명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터치라인에서 보여주는 클롭의 독특한 액션은 클롭도 팬과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임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게 만든다. 클롭의 기자회견과 인터뷰 매너는 유쾌하면서 즉흥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클롭의 퍼포먼스는 특정 포인트를 강조하기 위해 맞춰져 있으며 실제로 그런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포르투에서 무리뉴의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은 마치 그를 종교적 지도자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선수들이 무리뉴를 이야기할 때 애정과 경외심이 동시에 느껴진다. 포르투의 골키퍼였던 빅토르 바이아는 "무리뉴는 모든 선수들에 대해서 굉장히 심도있게 파악하고 있고 매 순간마다 우리의 감정을 지배하기도 한다." 라고 말했다. 바이아는 포르투 감독 시절의 무리뉴에 대해 "계획이 너무나도 정교한 나머지 미래를 예언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라고 했다. 무리뉴는 독일의 정치 이론가인 막스 베버가 주장했던 '카리스마적 권위'를 따르는 사람이다. '스페셜 원(Special One)'은 아주 적절한 사례라 할 수 있다 : 무리뉴는 미디어가 '스페셜 원'이란 용어를 콕 찝어 사용할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게 무리뉴는 자신의 이미지에 지배력과 자신감을 추가할 수 있었다. 


영도력(liderazgo)에 의존하는 감독은 자신의 아우라에 흠집이 생기는 순간 위기에 빠진다. 과거 벤피카를 지도했던 벨라 구트만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선수들에게 승리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그가 확신을 잃게되자 그의 눈에서 그가 패배했다는 첫번째 신호가 보였다."


올시즌 무리뉴는 과감하지 못하거나 옛날의 무자비함을 상실한 모습을 가끔씩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무리뉴가 가장 무자비했던 순간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에 대한 태도로 (그 무자비함의 발현이 피치 위가 아니라는 것이)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 무리뉴는 이전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그의 인터뷰와 기자회견은 더 이상 과거와 동일한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고 있다. 무리뉴는 미디어를 상대로 똑같은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더 이상 미디어는 무리뉴의 의도대로 그의 발언에 격노하지 않으며 무리뉴의 의중이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최상위 레벨에서 10년 넘게 집권하는 감독들은 거의 없으며 설사 존재한다 하더라도 아무런 성과없는 시기를 겪게 된다. 알렉스 퍼거슨 경의 경우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가 결실이 없는 시기였다. 무리뉴는 아주 비범한 재능을 지닌 감독이고 2012년 바르셀로나를 꺾고 레알 마드리드를 라 리가 챔피언으로 올려놓은 것처럼 정상을 복귀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추진력이 무리뉴와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직관에 의존하는 무리뉴의 방법론은 큰 도전을 맞이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2차례 모두 승리를 기록했다. 현대적인 느낌의 클롭과 훨씬 더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루이 반 할의 대결이었고 두 팀의 방법론 차이는 리버풀이 유로파 리그 경기에서 홈경기 2-0 승리를 거둘 때 더욱 확실해 보였다. 


아직까지는 지난시즌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무리뉴의 유나이티드는 반 할의 유나이티드보다 덜 보수적이지만, 맨체스터 시티-토트넘-리버풀과 비교했을 때 활발하지 못한 느낌을 준다. 유나이티드의 부진은 무리뉴가 주장하는 것처럼 반 할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다시 가르치는 과정의 연장선일 수 있다.


하지만 무리뉴는 경기 스타일적 관점에서 오랫동안 압박-점유의 기류와 맞서 싸워왔다. 리더십 이미지가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중요할 때 경기 스타일, 명성, 실재 모든 것들이 리더십과 함께 움직이게 된다. 무리뉴의 토크가 공과 관련되어 있던 시절도 있었다. 공수 전환, 삼각형 모향의 미드필더 배치는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새로운 것이었다. 무리뉴도 과거에는 인습을 타파하며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는 선구자였다.


하지만 축구는 정체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간다. 지금은 클롭이 현대적이며 그런 클롭의 현대적 감각이 클롭의 이미지를 상승시키고 있다. 그리고 익숙함에 빠져버린 무리뉴는 과거의 인물이 될 위기에 놓였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oct/13/jurgen-klopp-jose-mourinho-manchester-united-liverpool-premier-league





by Jonathan Wilson



우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술에 대해 논의할 때, 웨인 루니가 논쟁의 중심이 되지 않는 날이 언젠가 올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루니는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맨체스터 더비에서 특별한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했다. 루니의 무익한 플레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 것은 그의 존재가 팀의 다른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맨체스터 더비를 앞두고 우리는 조세 무리뉴가 스페인에서 펩 과르디올라를 상대했던 방법으로 총 4차례 활용한 4-3-3 포메이션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 무리뉴는 과르디올라와의 첫번째 대결에서 5-0로 패배했고 그 이후 즉시 엘 클라시코에서 3경기 연달아 4-3-3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무리뉴의 4-3-3 포메이션 활용은 바르셀로나 특유의 플레이를 저지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무리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부임 초기부터 그 때처럼 수동적인 전략을 취하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맨체스터 시티가 아직 과르디올라가 요구하는 수준만큼 매끄러운 패스 연결을 구사하지 못한다는 것도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될 수 있겠다.





그렇게 무리뉴가 '트리보테(trivote)' 전술을 활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루니는 어디서 뛰어야 했을까? 어쨌든 4-2-3-1 포메이션을 유지한 것은 아주 결정적인 무리뉴의 오판이었다. 과르디올라의 바이에른 뮌헨이 2013년 챔피언스 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굴욕적인 3-1 패배를 안겼듯이, 시티는 전반전 경기를 지배했다. 하프타임까지 시티는 354회의 패스를 성공시켰지만, 유나이티드는 183회에 그쳤다. 태클 횟수는 시티가 12회, 유나이티드가 14회였지만 맨체스터 시티가 유나이티드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공을 소유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시티가 압박을 효율적으로 시행해 공의 소유권을 되찾아 왔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루니였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루니를 기용하면서 폴 포그바란 다른 지역에서의 문제가 파생되었다. 라힘 스털링과 놀리토가 넓게 포진해 경기를 펼쳤고 백4라인은 넓게 퍼져야만 했다. 쇼와 발렌시아는 수비라인 폭을 넓게 벌리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데 스털링과 놀리토를 막기위해 터치라인 가까이서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그 결과 중앙 지역에서 포그바와 마루앙 펠라이니에 대한 압박이 거세졌다. 과르디올라 부임 이후 자유로운 8번(free eight roles) 역할을 수행하는 케빈 데 브라이너와 다비드 실바는 하프타임 이전까지 경기를 완전히 장악했다. 두 선수는 유나이티드의 홀딩 미드필더와 측면으로 끌려나가있는 풀백 사이의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전까지 선발 출전이 없었던 제시 린가드와 헨릭 므키타리안을 투입한 조세 무리뉴는 두 선수를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아웃시켰다. 안데르 에레라와 마커스 래시포드를 투입하면서 루니를 측면으로 보냈고 전략 수정으로 인해 시티의 인사이드 포워드의 역할이 줄어들었다. 켈레치 이헤아나초가 교체 아웃된 이후 데 브라이너는 가짜 9번 역할을 수행했다. 전반전 실바와 데 브라이너는 각각 패스를 41회, 29회 시도했지만 후반전에는 그 횟수가 32회, 26회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후반전 변화는 포그바의 무능한 수비적 능력을 부각시켰다. 유나이티드의 전술 실패는 포그바에게 너무나 큰 부담으로 돌아왔다. 그는 전반전에 단 1차례 태클을 시도하는데 그쳤지만,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인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왼쪽에 위치한 후반전에서는 2차례 태클을 시도했다. 그리고 전후반 각각 1회씩 가로채기를 기록했다.


포그바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할 때부터 그가 루니와 같이 뛸 수 있는가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다. 포그바는 중앙 미드필더가 3명일 때 가장 빛이 나는 선수다. 포그바에겐 3-5-2 혹은 4-3-3이 가장 어울린다. 하지만 루니에게는 4-2-3-1 포메이션이 필요하다. 이번 맨체스터 더비는 그 의구심을 커지게 만든 경기였다.




출처 : https://www.whoscored.com/Articles/FddNe5R2YkmPYx7NiBsNCw/Show/Derby-Defeat-Magnified-Doubts-of-Rooney-Pogba-Roles-for-United



by Jonathan Wilson


조세 무리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부임 이후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를 무력화시키기 위해선 팀의 3번째 미드필더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맨체스터 더비가 시즌 초반에 성사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본머스-사우스햄턴-헐 시티, 선덜랜드-스토크-웨스트 햄을 모두 훌륭하게 격파했지만, 이번 더비 경기는 양 구단 모두에게 진정한 시험대이다. 서사적 관점에서도 이번 경기는 아주 우수한 편이다. 연속극과 같은 오늘날의 PL에서 두 감독의 이야기만한게 있을까? 스페인을 떠난 과르디올라와 무리뉴의 첫번째 맞대결이 베이징이 아닌 맨체스터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양 구단의 라이벌 매치가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올 경기라면, 맨큐니언(Mancunian)의 검이 베이징보다 맨체스터에서 첫번째로 진검승부를 펼치는 것은 보다 더 적합하며 의미있을 것이다.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비교적 차분하게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두 사람에게 논란이 되었던 사항은 각각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조 하트를 기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전부일 뿐이다. 두 감독 모두 선수 선발 관점에서 상당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고 아직까지 두 감독 모두 극단적인 선택을 취하지 않았다. 허나 지금까지는 가벼운 몸풀기에 불과했을 수 있고 어쩌면 상대에게 다양한 패를 보여주지 않기 위함이었을 수도 있다.


무리뉴는 단 1자리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마루앙 펠라이니의 짝으로 경기에 나섰던 안데르 에레라는 폴 포그바에게 자리를 내줬고 그것이 지금까지 무리뉴가 준 변화의 전부다. 무리뉴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맨체스터 더비는 웨인 루니에 기용에 대한 무리뉴의 신념을 시험해볼 기회다. 무리뉴는 루니를 미드필더처럼 활용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무리뉴는 3번째 미드필더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릴 수도 있다.


2010년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서 무리뉴가 인터나치오날레를 이끌고 과르디올라를 처음 상대했을 때, 무리뉴는 2경기 모두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인테르는 밀라노에서 3-1 승리를 기록했고 캄프 누에서는 0-1로 패배했다. 특히 2차전 티아고 모타의 퇴장 이후, 무리뉴는 4-1-4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단은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Eyjafjallajokull) 화산 폭발로 인해 밀라노까지 버스로 이동해야 했고 무리뉴는 1차전에서 그 점을 활용해 대담하게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첫번째 엘 클라시코에서도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해 높은 지역부터 압박을 시도했지만 그가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는 5-0 난타를 당했다. 그 이후 무리뉴는 트리보테(trivote)를 활용한 4-3-3 포메이션으로 엘 클라시코 전술을 바꿨다. 백4라인 앞에서 수비를 보호해줄 홀딩 미드필더를 하나 더 배치시켜 바르셀로나의 패스 리듬을 방해하고자 했다. 17일 사이에 펼쳐진 4차례 엘 클라시코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코파 델 레이 결승전 승리, 리그 무승부,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 0-2 패배를 기록한다. 2차전 경기에서는 만회를 위해 4-2-3-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시도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2011년 이후로 무리뉴는 과르디올라를 상대로 딱 1차례만 트리보테 전술을 사용했다 : 트리보테 전술을 활용한 5경기 전적은 1승 2무 2패고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한 9경기 전적은 2승 4무 3패다. 4-3-3 포메이션으로 변환한 것은 무리뉴가 0-5 참사를 당한 이후 그런 굴욕적인 패배를 피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사용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이번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다비드 실바, 케빈 데 브라이너가 주로 활약할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후방 지역에서 열세에 빠질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현재까지 무자비할 정도로 정교한 패스 연결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시티의 패스 연결은 무리뉴가 루니를 빼고 에레라 혹은 모르강 슈네들랭을 투입하면서까지 극단적인 점유율 포기 선언할만큼의 위력은 아니었다. 아직 맨체스터 시티가 완벽하게 과르디올라의 축구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점은 유나이티드가 선수를 치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무리뉴가 보여줬던 위험회피형 축구, 공이 없는 상황에서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축구,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는 축구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있다.


지금까지 모습을 보면,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는 공을 점유한 상황에서 3-2-2-3 포메이션 형태를 취한다. 후방에서 M자 형태 배치는 페르난지뉴가 두 센터백 사이로 내려오고 좌우풀백이 전진해 형성되며 때로는 스톤스가 페르난지뉴를 후방에 두고 전진을 선택한다. 보도에 따르면, 과르디올라는 바카리 사냐, 가엘 클리시, 파블로 사발레타에 대한 재계약 협상을 중지시켰다고 한다. 이는 그가 현재 풀백의 기여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과르디올라가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속으로는 전혀 다른 상황을 꾸미고 있다면, 그것은 아마 풀백이 (원래 풀백의 자리에서) 후안 마타, 앙토니 마시알을 경계하도록 만들면서 스톤스를 전진시키는 전략이 될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마타의 속도감 부족, 마시알의 올시즌 다소간 경기력이 저하된 모습을 고려해 풀백을 미드필드 지역까지 전진시키는 모험은 충분히 해볼 수 있다. 풀백을 전진시켜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상대할 수비수는 2명이 남아있게 된다. 일카이 귄도안의 경기 복귀 여부도 하나의 관심사인데 그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그 자리는 충분히 페르난지뉴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세르히오 아게로의 빈자리를 채워야하는 것 역시 과르디올라의 또 다른 과제다. 켈레치 이헤아나초는 직접적으로 아게로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나 과르디올라가 가짜 9번을 사용한 수차례 전례가 있기 때문에 라힘 스털링이 가짜 9번을 수행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만약 스털링이 가짜 9번으로 나선다면 측면에는 헤수스 나바스 혹은 르로이 사네가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무리뉴와 과르디올라가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 나선다면 유나이티드의 4-2-3-1과 시티의 4-1-4-1이 충돌하게 되고 이는 상대 선수와 아주 직접적인 대결이 성사됨을 의미한다. 유나이티드는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시티보다 1명을 더 배치한다. 시티의 추가된 창조적 미드필더에 대응할 수 있는 형태이며 한편으로는 포그바의 수비적 규율을 시험해볼 무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술적인 관점에서 두 감독이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진정한 재미를 불러올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sep/08/jose-mourinho-faith-wayne-rooney-manchester-united-c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