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ichard Foster (원문은 2016년 4월 4일에 작성되었습니다)



리야드 마레즈가 2014년 리그 두(Ligue 2)의 르 아브르를 떠나 레스터 시티로 이적했을 당시, 마레즈가 축구계에 이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챔피언십 선두를 달리고 있는 레스터 시티가 £375k를 지불하며 마레즈를 영입한 바로 그 날, 언론의 헤드라인은 다른 선수를 주목하고 있었다. 에버턴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에게 £1.5m을 지불하며 아이든 맥기디를 영입했고 모두들 마레즈보다 맥기디 이적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2월 개리 리네커는 레스터 시티의 수석 스카우터인 스티브 왈쉬가 우연히 마레즈를 발견했음을 밝혔다. "저는 (수석 스카우터인) 왈쉬가 다른 선수를 보러 갔다가 마레즈를 발견해 데려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년의 시간이 흘렀고 레스터 시티를 프리미어 리그 선두로 이끈 마레즈의 가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높게 뛰어올랐다. 한편, 같은 날 이적했던 맥기디는 셰필드 웬즈데이로 임대를 떠난 입장이 되었다. 마레즈가 스타 선수로 성장하면서 레스터가 지불했던 £375k는 소위 껌값이 되어버렸다. 맨체스터 시티가 라힘 스털링 영입을 위해 지불했던 금액은 £49m이며, 이는 마레즈를 130번 넘게 구매하고도 남는 액수다. 그런데 두 선수의 기록은 확연한 차이가 나타난다. 마레즈는 16골과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스털링은 6골과 2~3개 정도의 어시스트만 기록했을 뿐이다. 이렇다보니 우리는 선수의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측정하는지 의심을 품을 수 밖에 없다.


이제 업체들은 더 많은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고 있으며 구단은 팀을 운영하는 아주 근원적인 과정에서 더 많은 과학적 접근을 시행하고 있다. 당연히 선수의 가격은 구매하고자 하는 구단의 의지에 따라 좌우된다. 지안프랑코 졸라, 안드리 아르샤빈, 해리 케인의 에이전트인 필 스미스(Phil Smith)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선수 가격 설정은 수요와 공급의 문제입니다. 수요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가격은 상승할 뿐입니다." 에이전트들은 가능한 많은 구단의 관심을 유도해 선수의 가치를 향상시키고자 하며 높아진 선수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이적료 상승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할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 뿐이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은 물론 전세계 구단들의 컨설턴트를 담당하는 21st Club 업체의 수장 오마르 차우드후리(Omar Chaudhuri)는 선수를 구매하는 과정은 2개의 절차로 구성된다고 말한다. 1. 먼저 구단은 어떤 유형의 선수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2. 이후 3~4명의 후보군을 추려내어 면밀한 검토를 진행한다. "최상위 레벨은 아주 독특한 노동 시장입니다. 오직 소수의 선수만이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가 제안받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합니다." 한편 낮은 레벨에서는 더 많은 선수들이 존재하게 된다. 당연히 사냥감을 노리는 경쟁 구단도 많아진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수의 연령입니다. 대다수 선수들이 25세 전후로 가장 높은 시장가치를 지니게 되며 20대 중반 이후 가치는 점차 떨어집니다." 서로 다른 리그에서 경기하기 때문에 퍼포먼스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21st Club은 리그 수준을 고려한 기록을 제공해준다. 따라서 선수 구매를 희망하는 구단은 그 선수의 비교 우위를 파악할 수 있으며 그 뿐만 아니라 국제 무대 경험, 피트니스 레벨 심지어 징계 기록까지 고려해 영입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20년간 데이터 처리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했지만, 선수를 평가하는 프로세스에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법과 현대적인 방법이 공존하고 있다. 감독과 코칭 스태프의 직관과 통계가 함께 사용되고 있다. 선수의 가치는 구매하고자 하는 구단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차우드후리는 존 스톤스를 예시로 들어 설명한다. 첼시는 지난 여름 존 스톤스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보였는데 첼시가 존 테리의 자리를 이어받을 홈그로운 센터백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첼시를 제외한 다른 구단들, 리버풀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스톤스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두 구단은 다른 홈그로운 선수가 충분했기 때문에 스톤스를 첼시만큼 높게 가치평가하지 않았다. 





영국 출신 선수가 이적시장에서 과대평가 받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프리미어 리그는 점차 글로벌화되고 있으나 21세 생일 이전까지 잉글랜드 혹은 웨일즈 구단의 아카데미에서 3년 이상 생활한 선수가 25명 스쿼드 중 8명 이상 존재해야한다는 규제 때문에 잉글랜드 선수들의 가격은 인위적으로 더 상승곡선을 그리게 되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스털링 영입에 자금을 £49m을 투입한 것도 이런 가격 인플레이션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스미스는 잉글랜드 선수들이 비싼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잉글랜드에서 뛰는 것을 희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해외에서도 잉글랜드 선수들에 대한 수요가 없습니다."


사우스햄턴은 아카데미 선수를 배출해내는 것으로 많은 찬사를 받고있다. 최근에는 루크 쇼, 제임스 워드-프라우스, 맷 타겟을 배출해냈다. 이런 재능보다 더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사우스햄턴 구단이 성취하고 있는 계획의 연속성이다. "블랙 박스(black box)"라 불리는 사우스햄턴만의 독특한 기구는 방대한 데이터를 생산해내고 그것을 분석하여 다음 이적시장 타깃을 선별해낸다.


사우스햄턴의 블랙 박스는 구단 내부의 서재와 같은 곳으로 선수 영입에 관련된 업무를 담당한다. 매니지먼트 팀은 수집한 선수들의 자료를 다각도로 분석하는데 선수 뿐만 아니라 상대팀, 감독까지도 분석한다. 사우스햄턴의 타깃은 구단의 철학에 부합해야만 하고 사우스햄턴이 스스로 지칭하는 "사우스햄턴만의 방식"에 적합해야만 한다.


과거 사우스햄턴의 영입 부서 최고 자리를 담당했던 폴 미첼(Paul Mitchell)은 2014년 인터뷰를 통해 사우스햄턴이 선수를 스카우트 하는 과정에서 어떤 것을 관찰하는지 대략적인 설명을 했다. : "우리는 활발한 선수를 물색하며 또한 사우스햄턴이 제공하는 환경에 적응할 의지가 있는 선수여야만 합니다. 그리고 더 좋은 커리어로 인도하기 위해 사우스햄턴이 제공하는 정보, 지식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는 선수여야 합니다." 몇가지 조건을 걸어 영입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지지만, 구단에 새롭게 합류하는 선수들은 사우스햄턴이 제시한 기준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기 때문에 시스템에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된다. 그리고 영입 전부터 이미 구단이 제시한 엄격한 기준에 만족감을 표출하기도 한다. 


34세이자 사우스햄턴의 스카우팅 & 영입부서 이사를 담당하고 있는 로스 윌슨(Ross Wilson)은 지난 10년간 데이터와 직관을 어떻게 혼합해 활용해왔는지에 대해 부연설명한다. "스카우팅 리포트나 통계량 같은 정보가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사용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방식과 기존의 방식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있어 상당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선수 영입 과정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우리는 하나의 체계를 형성해 가능한 모든 정보들을 취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립니다. 우리에게는 현장에서의 종합적인 스카우팅 체계가 있으며, 주요 국가에는 정말 좋은 인물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Staplewood 훈련장에도 아주 우수한 스태프들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의 지식을 합쳐 우리는 최선의 결정을 내립니다."


윌슨은 구단 직원들의 팀워크를 강조한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스카우터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영입부서 스태프들, 저, 레스 리드(Les Reed) 단장, 로날드 쿠만까지 모두가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블랙 박스는 스카우팅, 영입 그리고 분석을 시행하는데 있어 매우 통합적인 부서입니다. 블랙 박스의 업무는 매순간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시행하는 작업은 18개월전 우리가 시행했던 것들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단에 불어넣길 원하고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블랙 박스는 그런 과정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남들보다 앞서있길 희망하고 지금처럼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사우스햄턴은 현재의 방식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우리는 한결같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델을 따를 것입니다. 물론 지속적으로 발전해야하고 현재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리뷰해야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업무하는 방식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부적인 부분이 바뀔 뿐 큰 그림은 변하지 않습니다. 사우스햄턴은 분명한 전략을 갖추고 있고 유지해나갈 모델이 있습니다. 이적 시장마다 개별적인 전략으로 임할 생각 역시도 없습니다."


사우스햄턴은 부유한 구단과의 돈 싸움에서 경쟁조차 하지 못하지만, 사우스햄턴이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간주하는 선수는 아마 빅클럽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부자 구단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크게 무리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제2의 마레즈가 등장하더라도 그 선수는 빅클럽보다 사우스햄턴 혹은 레스터 시티에서 낚아챌 가능성이 크다. 빅클럽은 제2의 스털링 같은 큰 규모의 영입만 바라보고 있고 제2의 마레즈를 놓치게 된다. 따라서 소규모 구단은 이적시장에서 훨씬 더 좋은 가치를 창출해내며 부유한 빅클럽보다 더 우수한 성과를 성취하게 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6/apr/04/clubs-calculate-cost-transfer-market-leicester-southampton








by Jonathan Wilson (본문은 2015년 4월 3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어린 재능이 등장했다. 써보니까 그저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정말 뛰어난 재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클럽에서 이 선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어린 재능이 더 많은 주급을 요구하면서 자신의 소속팀과 협상을 펼치기 시작한다. 자본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보면 결코 이상할 것이 없는 스토리다. 그러나 현재 라힘 스털링과 리버풀이 당면하고 있는 상황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아스날을 상대하는 일정보다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리버풀 입장에서 이번 아스날전은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처럼 여겨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점 5점차로 4위에 위치해있다.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 첼시, 아스날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리버풀이 아스날에게 패배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빌라를 잡으면서) 8점차로 승점이 벌어질 경우, 남은 7경기에서 그 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된다. 게다가 리버풀은 단 한 경기도 미끄러져서는 안 된다.


리버풀보다 승점 6점이 많은 아스날은 확실한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앞으로 다가오는 2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3주 후에 만나는 첼시와의 홈경기를 우승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품으면서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4개월간 리버풀과 아스날은 굉장한 행보를 이어왔다. 미켈 아르테타, 마티유 드뷔시,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 아부 디아비, 대니 웰백은 리버풀전에 나설 수 없지만 아스날은 최초로 풀스쿼드가 정상적으로 훈련에 참가하는 기이한? 현상을 맞이했다. 시즌 막바지라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리버풀과의 시합을 앞둔 아스날에게 굉장한 추진력을 불어넣어줄 반가운 소식이다.


스티븐 제라드와 마틴 스크르텔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의 행동으로 아스날전에 나설 수 없는데 스털링의 행보는 리버풀의 또 다른 근심거리임에 틀림없다. 스털링은 구단 측에서 별도로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계약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발표했다. 분명 리버풀 팬들은 스털링이 구단에 잔류하길 희망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안필드에는 경종의 소리가 울리고 있다. 


리버풀은 리그 18회 우승으로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2번째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유한 클럽이다. 또한 유러피언 컵/챔피언스 리그 우승 5회로 이 부분에서 유럽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보유한 클럽이다. 그러나 현대 축구의 기준인 '부'라는 관점에서 리버풀은 전혀 이와같은 위상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마찬가지로 이는 한층 넓은 범위의 전쟁이다. : 만약에 혁신적인 감독이 이끌고 있는 굉장한 정통을 보유한 클럽이 클럽 최고의 선수를 붙잡지 못한다면, 슈퍼 클럽의 금전적 제안이 너무나도 우수해서 그 선수를 붙잡을 수 없다면, 최고 레벨의 축구는 아마 6개 클럽 카르텔의 전유물이 될 것이다. 


지난 여름 루이스 수아레즈를 떠나보낸 것도 마찬가지의 맥락이다. 소란스러웠던 잉글랜드에서의 커리어도 분명 이적을 결정하게 된 이유지만 바르셀로나가 히스패닉 문화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수아레즈를 유혹하는 하나의 원인이었다. 리버풀은 스털링에게 주급 £100,000을 제시했다. 현재 받고있는 금액의 3배를 제시한 것인데 20살 스털링은 이를 거절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다른 클럽에서 스털링에게 무려 £180,000을 제시했다고 한다.


스털링 역시도 어린 선수들에게 풍부한 기회를 제공하려는 로저스 감독의 의도가 자신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어린 잉글랜드 출신의 재능을 데리고 있으면서 좀처럼 이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는 것은 잉글랜드 빅클럽들의 분명한 문제점이다. 아담 존슨, 잭 로드웰, 마이카 리차즈, 스캇 싱클레어같은 선수들이 적절한 예시다) 그러나 계속되는 스털링을 모셔가려는 다른 클럽들의 움직임, 지금보다 더 많은 금전적 보상을 원하는 스털링의 의도는 분명하다.


스털링 에이전트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할 것이다. 리버풀 입장에서 최선의 방법은 스털링을 잔류하도록 설득하면서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은 리버풀의 퀄리티를 입증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쿼드를 보강하기 위한 추가적인 자금 투입을 원활하게 만들 것이다. 유나이티드에게 패배하기 이전까지 13경기에서 무패행진을 기록해온 것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13경기 무패행진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 다가올 6주간의 일정과 그에 따른 결과는 2014-2015시즌의 리버풀 성적에 결정적일 뿐만 아니라 로저스 감독 프로젝트의 미래에도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행사할 것이다. 



출처 : http://www.si.com/planet-futbol/2015/04/03/arsenal-liverpool-raheem-sterling-brendan-rodgers-epl



by Gary Neville


리버풀을 떠나겠다는 라힘 스털링의 폭로는 이번 주 태풍의 눈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나는 스털링의 이적 스토리가 지금의 상황까지 이어진 것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많다. 지난 15년간 리버풀이 걸어온 역사가 만들어낸 냉혹한 현실에 대해서 말이다. 라힘 스털링이 리버풀을 떠나고 싶어하는 것은 단지 스털링이 트로피를 원해서이기 때문일까? 스털링의 이적 요청은 단순히 그런 내용만 포함하고 있는 것일까?


스털링의 이적요청 파동에는 수많은 스토리가 연관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스토리는 리버풀이 유럽 최고의 구단에서 단순히 지역을 대표하는 클럽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스털링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은 리버풀이라는 클럽에 연관된 모든 사람들이 굉장히 근심하고 있는 사항일 것이다. 그렇지만 굉장히 불편한 진실은 이런 사태가 리버풀에게 전혀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 10~15년간 더 좋은 클럽을, 더 큰 규모의 클럽을 찾아 안필드를 떠나간 선수들을 세어보라. 스티브 맥마나만, 마이클 오언,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사비 알론소, 페르난도 토레스, 루이스 수아레즈 모두 그렇게 안필드를 떠났다. 스티븐 제라드 같은 경우는 앞에 언급한 선수들과는 (이적을 결심하게 된) 상황 자체가 다르지만 어쟀든 리버풀은 제라드가 LA 갤럭시와 계약하도록 내버려두지 말았어야 했다.


같은 기간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교해보자.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의사가 아닌 선수의 의사로 더 좋은 클럽을 찾아 팀을 떠난 선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일하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 비교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고 본다. 최근 첼시, 아스날, 맨체스터 시티가 떠오르고 있지만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고 막대한 역사를 유지해온 클럽은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둘뿐이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스칸디나비아 반도, 말타, 태국을 포함해 어느 나라를 돌아다녀도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붉은 셔츠를 입은 사람이 다른 모든 클럽을 합친 숫자보다 많은게 현실이다. 그런데 수년간 유나이티드는 축구계 정상 위치에서 '우리가 짱이다!'라고 외치고 있고 클럽이 써내려온 전설적인 역사와 기적같은 사건들을 전세계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반면 리버풀은 스스로의 과거에만 갇혀있다. 


리버풀도 세계적으로 자신들의 브랜드 상업 가치를 깨닫고 있지만 다른 유럽 빅클럽들과 비교했을 때 출발 자체가 늦었다. 난 리버풀의 문제점이 (브랜드 가치를) 리버풀이라는 도시를 뛰어넘어 세계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실패 때문이라고 본다. 맨체스터와 리버풀의 차이점 한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스티븐 제라드가 안필드에서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던 지난 주에 제이미 캐러거는 나한테 이런 말을 했다. 제라드가 리버풀 시내를 돌아다니면 제라드는 결코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리버풀 도시를 대표하는 리버풀 선수로서 (리버풀 사람들이 제라드에게 보내는) 상당한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한다. 


나는 유나이티드 선수로 약 20년의 세월을 보냈고, 그건 내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우리는 맨체스터라는 도시를 자유롭게 거닐 수 있었다. 마치 사람들이 어항 속의 금붕어를 지켜보듯 우리의 사생활을 주의깊게 쳐다보는 것은 느끼지 못했다. 유나이티드와 시티 선수들이 리버풀이라는 도시에서 외식을 하거나 친목 도모를 하지 않을거다. 그렇지만 나는 일부 리버풀과 에버턴 선수들이 (외식, 친목 도모같은) 여가 생활을 맨체스터에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리버풀 지역의 상당한 공동체 의식, 자부심, 단란함은 분명히 리버풀이라는 도시의 분명한 강점이다. 리버풀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념을 수호하기 위해서 단합해 싸울 수도 있는 인물들이다. 굉장히 정서적인 도시인데 여러 방면에서 도시의 장점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리버풀이라는 축구 클럽에는 분명한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리버풀 도시만의 강력한 정서적 결속력이 현재 스털링 이적 사태를 만드는데 어느 정도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안필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안필드는 아주 멋진 구장이다. 뛰어난 역사와 분위기를 자랑하는 구장이다. 그러나 내가 안필드를 둘러싸고 있는 매우 좁은 길을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느끼는건 안필드 역시 마찬가지로 자리를 잘못 잡고 있다는 것이다. 안필드도 미래를 지향하기 보다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리버풀을 상징하는 것 같다. 


리버풀이 스탠리 파크에 새로운 스타디움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지만 그들은 끝내 안필드에 남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안필드라는 공간이 지니는 역사와 콥(The Kop stand)의 열정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다른 클럽들은 자신들의 구장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구장을 지으면서 성장해나갔다. 안필드만 가만히 있었을 뿐이다. 안필드의 분위기는 제라드의 작별을 멋지게 만들었지만 정작 리버풀의 플레이에는 결코 도움을 주지 못했다. 


아스날도 그 유명하고 전통성을 지닌 하이버리를 떠나 21세기 역사를 에미레이츠에서 쓰고 있다. 시티 역시 메인 로드를 떠나 에티하드에 정착했고 유럽 대륙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1980년대부터 리버풀과 쟁쟁한 경쟁을 펼쳐온 빅클럽 역시 구장을 옮겼다. 바이에른 뮌헨, 아약스, 유벤투스 모두 새로운 구장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굉장히 큰 규모의 구장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5번의 유러피언컵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은 이 레벨에서 경쟁을 해야한다.


이제서야 리버풀은 안필드를 증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이미 벌어진 차이를 좁혀질 수 있을까? 스털링이 이적을 원하는 것처럼 선수들이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리버풀은 야심찬 비전을 가지고 21세기 무대에 뛰어들어야 한다. 심지어 리버풀은 아직도 이적을 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있다. 그렇게 하는게 과연 효율적일 수 있을까? 위원회에서 이적을 결정하는 것이 투명한 절차를 보장하고 이적에 따른 확실한 책임 분배를 가능하게할 수 있을까?


리버풀과 같은 위대한 클럽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추락에서 분명히 벗어나야만 한다. 그리고 선수들이 정말로 뛰고 싶어하는 클럽이 되야한다. 더 큰 클럽으로 가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곳이 아닌 안필드가 선수들의 최종 목적지가 되어야한다. 만약 스털링이 떠난다면 또 한 명의 스타 선수가 리버풀은 자신의 야망을 채워줄 수 없다고 못을 박는 것이다. 


아마 리버풀팬들은 개리 네빌이라는 인간에게서 이런 쓴소리를 듣고싶지 않았을 것이다. 난 리버풀의 최대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어온 선수니까. 그렇지만 이건 분명히 말해두고 싶다. 나의 과거가 유나이티드 선수일지라도 리버풀이라는 클럽에 대해 상당한 존중심을 가지고 있다. 내가 유나이티드 선수였다는 과거의 사실은 과거에 머무르도록 내버려줬으면 좋겠다.


리버풀이 올바른 방향을 선택하고 현재 자신들의 도시에만 국한되어 있는 한계선을 넘어선다면, 리버풀은 세계 축구사에 손꼽히는 성공적인 축구 클럽으로 자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스털링을 포함해 리버풀을 떠나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마음을 고쳐먹고 리버풀과 계약을 하려는 자세를 보일 것이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liverpool/11623307/Liverpool-are-stuck-in-the-past-and-in-danger-of-becoming-a-provincial-club.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