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3시즌동안 2번의 유로파 리그 우승을 거두었다.
티아구가 징계로 결승전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에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모두가 예상했던 라인업을 선택했다. 따라서 마리오 수아레즈와 가비가 중원을 지켰다. 2010년에 우승을 경험했던 선수들은 선발 명단에 없었다.
아슬레틱 클럽을 이끄는 비엘사 감독도 예상했던 라인업을 선택했다. 페르난도 아모레비에타는 경기를 뛸만한 상황이라 판단되었기 때문에 선발 출전했겠지만, 경기력이 굉장히 형편없었으며 3번의 실점 모두 그의 실수가 빌미를 제공했다.
가장 기본적인 경기방식의 대결이었다 - 아슬레틱 클럽은 점유율을 가져갔고, AT 마드리드는 이른시간부터 리드를 잡았기 때문에 충분히 수비라인을 내릴 수 있었다.
라다멜 팔카오
2년 연속 결승전에서 라다멜 팔카오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시즌 팔카오는 헤더 슈팅으로 포르투를 유로파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시즌 결승전보다 올라운드적인 플레이를 선보였고, 특히 풀백과 센터백 사이의 공간에서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아모레비에타와 하비 마르티네즈를 계속해서 괴롭혔다. 그리고 바로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지점에서 공을 받았다.
시작한지 7분만에 나온 팔카오의 득점은 경기의 전반적인 진행양상을 만들었다. 팔카오의 득점이 나오기 전까지 아슬레틱 클럽은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시도하며, 양팀 모두 미드필더 공간이 개방되어져 있었다. 그러나 팔카오의 득점이 나오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자신들의 진영으로 내려올 수가 있었다. 이는 0-0 상황에서 그다지 실행되지 않는 전술이다.
팔카오의 두번째 득점은 푸스카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대단한 득점이었다. 2-0이 된 이후에 시메오네 감독은 역습만 잘 활용하면 AT 마드리드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수 싸움
그들의 전술적 선택은 무엇이었는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4-2-3-1 전술을 선택했고, 아슬레틱 클럽은 4-3-3을 선택했다. 따라서 미드필드 중간에서는 3명 vs 3명의 싸움이 벌어졌다. 측면에서도 선수들끼리 맞딱뜨리고, 두명의 센터백은 단 한 명의 공격수만 방어하면 되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아슬레틱 클럽과 피치 어느 곳에서든 맞서 싸울 수 있었다. 또한 아틀레티코는 수비에 집중하면 되었고, 아슬레틱은 자신들만의 경로를 만들고자 애썼다.
안드레 이투라스페와 디에구의 대결이 펼쳐졌다. 스포르팅과의 준결승전에서 이투라스페는 자신 앞에 위치한 에레라와 무니아인에게 공을 굉장히 잘 연결시켰고, 상대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쫓아다녔다. (덕분에 스포르팅의 사 핀투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를 교체시켰고, 수비적인 미드필더를 투입하여 이투라스페의 전진을 방해하려고 했었다) 디에구는 수비적인 부분에서 그다지 도움이 되는 선수가 아니다. 그는 상대의 센터백을 압박해야할지 이투라스페를 막아야할지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다. 만약 이투라스페가 전진했다면, 디에구의 수비능력을 시험해볼 수 있었을텐데,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은 이투라스페에게 전진하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아슬레틱 클럽의 움직임
아슬레틱의 주된 전술은 경기가 시작된 이후, 윙어들을 중앙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특히 이케르 무니아인의 경우에는 윙어로 경기를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여분의 미드필더로 경기를 소화한다. 그러나 오늘 아슬레틱의 움직임은 무모했다. 너무 많은 선수들이 같은 공간안에 존재해버렸고, 경기장의 측면을 활발히 사용하지 못했다. 마르켈 수사에타 역시 중앙에 치우쳤다.
아슬레틱 클럽은 5,6번의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윙어는 계속해서 중앙으로 치우친 움직임을 보였다. 풀백들이 전진하여 측면으로 플레이를 벌리려 노력했지만, 대각선 패스는 그다지 정확도가 높지 않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아드리안 로페즈, 아르다 투란 역시 자신들에게 주어진 수비적인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전술
시메오네 감독이 펼친 전술은 분명했다. 공이 아슬레틱 클럽의 소유일 경우, 포백 앞에 두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놓으면서 그들이 주어진 자리를 벗어나는걸 허용하지 않았다. 실제로 수아레즈, 가비가 자리를 벗어난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아슬레틱은 계속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위협하지 못했고, 탄탄한 수비진을 뚫는데 어려움을 보였다. 중앙이 완전히 막혀버렸기 때문에 아슬레틱 클럽은 어쩔 수 없이 측면을 활용해야만 했다.
아틀레티코의 풀백들은 센터백과의 간격을 좁혔고, 측면공격을 시도하는 아슬레틱의 풀백들은 AT 마드리드의 윙어들이 방어했다. 역습 상황이 발생하면 그들은 빠르게 공을 팔카오에게 넘겼다. 아드리안 로페즈는 역습 상황에서 가끔씩 쉐도우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했다. 대신에 아르다 투란은 깊숙한 곳에서 빌드업에 주력했고, 디에구와 호흡을 맞췄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경기 초반부터 아슬레틱 클럽을 강하게 압박했으며, 아슬레틱의 빌드업을 자신들의 수비진영에서 확실하게 끊어냈다.
비엘사 감독의 1,2번째 교체
결과적으로 아슬레틱이 교체투입을 통해 스코어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비엘사 감독은 변화를 줬어야만 했다. 비엘사 감독의 첫번째 교체는 효과가 있었다. 하프타임에 비엘사 감독은 두가지 변화를 주었다. 첫번째로 안드레 이투라스페를 빼고 이니고 페레즈를 투입시켰다. (이투라스페의 전진하는 플레이가 부족했으며, 너무 느리게 경기를 진행했다)
두번째 교체는 더욱 중요했다. 비엘사 감독이 존 아우르테네체를 빼고 이바이 고메즈를 투입하면서 오스카 데 마르코스를 왼쪽 풀백으로 내린 것이다. 이케르 무니아인은 보통 데 마르코스가 담당하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비엘사 감독은 아슬레틱 클럽이 에레라-데 마르코스 조합으로 공격을 시도할때 미드필더 라인이 너무나 수직적인 움직임을 갖는다고 판단을 내렸던 것 같다.
중앙에 위치한 무니아인은 수직적인 움직임을 가져간 데 마르코스와 달리 센트럴 윙어(피치 좌,우, 중앙 가릴 것 없이 뛰어다니는 선수)가 되었다. 아슬레틱의 경기장 활용이 넓어졌으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에게 있어 무니아인의 추가적인 공격가담은 부담이 되었다.
비엘사 감독의 3번째 교체
비엘사 감독은 더욱 필사적인 교체를 시행했다. -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기술력이 부족한 토케로를 투입하면서 에레라를 교체아웃시켰다. 따라서 무니아인이 더욱 밑으로 내려오게 되었고 토케로는 페르난도 요렌테 밑에서 플레이하게 되었다.
토케로의 투입으로 공격수가 많아진 아슬레틱 클럽을 상대하기 위해 수아레즈가 더욱 밑으로 내려갔다. 따라서 3명의 센터백과 2명의 공격수가 대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공을 소유하게되었을 경우에는 미드필더 자리로 돌아가서 또 다시 수적인 우위를 가져가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경기의 템포를 느리게 만들었다. 전반전의 주인공이 라다멜 팔카오라면, 후반전의 주인공은 마리오 수아레즈라 할 수 있겠다. - 물론 스포트라이트는 3번째 득점을 기록한 디에구가 독차지해버렸다.
결론
때로는 전술이 경기 결과(득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득점이 경기 전술에 영향을 미쳤다. 1-0 상황이 된 이후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마치 계획되었던 경기 운영이라는 듯이 경기 전술을 바꿨다. 결국 아슬레틱 클럽은 활로를 찾지 못했다. 아슬레틱 클럽은 자신들의 경기력만큼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팀이다.
시메오네 감독은 88분까지 교체하지 않고도 경기를 운영했다는 점에 굉장히 만족해할 것이다. 심지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교체를 시행했던 88분에 경기 스코어는 이미 3-0이었다.
글의 마지막에서 팔카오에 대해 언급해야겠다. 이번 경기에서 라다멜 팔카오는 원톱 스트라이커가 역습 위주 경기에서 어떻게 뛰어야하는지 보여주었다. 페널티 박스에서의 무자비함, 공을 받는 상황에서 영리한 움직임, 언제나 상대의 골문을 향해 돌진하는 자세는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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