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의 2020/21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 31살 오바메양은 지난시즌 22골을 기록해 안타깝게도 1골 차이로 2년 연속 리그 득점왕 등극에는 실패했다. 그런데 2020/21시즌 10경기에서 단 2골,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는 단 1골만을 기록 중이다.

 

최근 리그 9경기에서 오바메양은 단 1골만 기록 중이다. 이는 2014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10~12월 기간 9경기 1골을 기록한 이후 최악의 득점 난조이다.

 

득점 수 뿐만 아니라 득점 기회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 문제라 할 수 있다. 오바메양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가장 명백한 이유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그를 중앙이 아닌 왼쪽에 기용한다는 것이다. 오바메양은 중앙 공격수 자리에서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었는데 말이다.

 

왼쪽으로 이동한 이후 오바메양의 득점 기회가 줄었다. 포지션 전환으로 인해 오바메양이 오픈 플레이에서 맞이하는 기회의 퀄리티 자체가 떨어졌다. 오바메양이 10경기에서 맞이한 오픈 플레이 득점기회의 퀄리티, 기대득점(이하 xG)는 리즈 유나이티드의 패트릭 뱀포드가 고작 2경기에서 맞이한 xG보다 떨어진다.

 

 

올시즌 페널티킥을 제외하고 5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과 오바메양의 기록을 비교해보자. 오바메양의 기대득점 수치는 현저히 부족해보인다. 올시즌 10경기를 뛴 오바메양은 90분당 0.14xG를 기록 중이다. 이는 에버턴의 도미닉 칼버트-르윈보다 5배 가까이 부족한 수치다.

 

우리는 오바메양의 90분당 xG 값이 지난 (1-2로 패배했던) 울버햄턴전을 통해 엄청나게 상승한 값이라는걸 주목해야 한다. 미켈 아르테타는 팬들의 압박에 마침내 굴복하여 오바메양을 중앙 공격수로 활용했다. 이 경기에서 오바메양은 슈팅을 5번 시도했고 xG는 0.67을 기록했다. 박스 안에서 공을 터치한 횟수도 9번이었다. 이 모든 수치들이 오바메양이 올시즌 리그에서 기록한 수치들 중 가장 높은 값이었다.

 

 

울버햄턴전에서 나온 아스날의 패스 네트워크를 살펴보자. 이 경기의 핵심적인 문제는 중앙에 있는 오바메양에게 공을 성공적으로 전달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기를 30분 이상 소화한 아스날 선수들 중 오바메양은 가장 적은 볼터치 횟수(23회)를 기록했다. 오바메양이 동료들로부터 패스를 받은 횟수도 8번에 불과했는데 이는 레노가 동료에게 받은 패스횟수 9번보다도 적은 값이다. 유일하게 긍정적인 점은 오바메양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위치에서 경기를 뛰었다는 것이다. 오바메양은 전체 볼터치의 39%를 상대 페널티박스 진영에서 기록했는데 이는 오바메양이 여지껏 45분 이상 경기를 소화한 리그 경기들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2020/21시즌 출발은 좋지 않으나 오바메양이 항상 못했던 공격수는 결코 아니다. 2018년 2월 프리미어 리그에 데뷔한 이후, 오바메양은 2019/20시즌 종료 시점까지 가장 인상적인 공격수 중 하나였다. 

 

 

2018년 2월 이후, 18개월간 페널티킥을 제외하고 20골 이상 기록한 프리미어 리그 선수들 중에서 오바메양은 득점 전환율이 가장 높은 선수였다. 그가 시도하는 슈팅의 22.5%는 골로 연결되었다. 

 

 

페널티킥을 제외하였을 때, 오바메양은 18개월간 총 39.4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는 18개월간의 xG값 총합이다. 실제로 47골을 넣은 오바메양은 무려 7.6골을 더 기록한 것이다. 18개월간 오바메양보다 xG 대비 높은 성과를 이뤄낸 공격수는 단 3명 뿐이다.

 

우나이 에메리는 오바메양의 포지션을 제한하지 않았으나 2019년 아르테타가 부임한 이후로 그의 포지션은 왼쪽 지역으로 한정되고 있다.

 

 

위의 이미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듯이, 에메리가 오바메양에게 요구하는 것과 아르테타가 오바메양에게 요구하는 것은 다르다. 아르테타는 최근 더 타임스(The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바메양은 왼쪽에서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우리는 그의 커리어를 보면 그가 왼쪽에서도 많은 골을 넣어온걸 알 수 있다. 우리는 그가 9번 역할로 뛸 수 있다는걸 안다. 현재 팀은 오바메양을 왼쪽에 배치함으로써 더 나아졌다."

 

그러나 오바메양을 측면으로 이동시킨 것이 아스날 공격력에 도움이 되었을까? 숫자를 통해보면 그렇지 않아 보인다.

 

 

아르테타 부임 후 리그 30경기와 에메리 아래서의 리그 마지막 30경기 기록을 비교했다. 아스날의 득점은 줄었고 이전보다 슈팅을 시도하는 횟수도 줄었다. xG 역시 줄어들었다. 이 모든 것들이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이야기다. 

 

 

에메리 시절, 오바메양은 페널티킥을 제외한 90분당 0.56xG 를 기록했고 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한 선수였다. 그러나 아르테타 부임 이후 이 수치가 0.29까지 줄어들었다. 2019년 12월 26일, 아르테타 부임 이후 오바메양은 xG 관점에서 28번째로 뛰어난 선수가 되어버렸다.

 

90분당 xG 하락과 더불어, 오바메양의 슈팅 횟수, 슈팅 찬스의 퀄리티 역시 12개월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물론 이는 오바메양이 새로운 포지션에서 뛰기 때문에 그닥 놀랄 일이 아니다.

 

에메리 시절 오바메양이 기록하는 슈팅당 xG 값은 평균 0.2였다. 이는 평균 수준의 선수가 해당 찬스를 20% 확률로 득점에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르테타 아래서는 이 값이 0.12로 떨어졌다. 즉, 아르테타 아래서 오바메양이 맞이한 찬스의 퀄리티 자체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바메양은 선수 개인의 퀄리티로 오픈 플레이 슈팅의 18%를 득점으로 연결짓고 있다.

 

 

오바메양의 공격 지표는 모든 부분에서 하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슈팅 5회 중 1번 꼴로 득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그가 여전히 상대 골문 앞에서 위협적인 선수라는걸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아스날 팬들은 주말 북런던 더비에서 오바메양이 중앙 공격수로 출전하여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길 바랄 것이다. 오바메양이 중앙 공격수로 출전한다면, 오바메양은 자신의 실력을 뽐낼 것이며 다시금 득점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www.statsperform.com/resource/aubameyang-whats-gone-wrong/

Atletico 2.0 : 달라진 디에고 시메오네의 축구

Others 2020. 11. 28. 11:53 Posted by Seolskjaer

올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개막 후 8경기 6승 2무, 18득점 2실점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적시장 마지막 날에 토마스 파티가 급작스럽게 이적한 것을 고려한다면, 이는 결코 우리가 예상했던 초반 행보가 아니다. 시메오네가 다시 한 번 자신의 축구를 확립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특이한 것은 지금 하고 있는 축구가 우리가 보통 '시메오네'하면 떠올리는 축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의 아틀레티코는 상대에 반응하는(reactive) 축구를 구사했다. 그러나 올시즌 아틀레티코는 보다 주도적(proactive)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 되었다. 그렇다. 이제 아틀레티코는 더 이상 완벽한 역습을 만들어내기 위해 끝없이 인내하는 팀,  리스크 회피적인 엄격한 4-4-2로만 설명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이제 시메오네의 선수들은 공을 더 자신있게 소유하고, 더 많은 패스를 시도하고, 공을 더 많이 돌리면서 상대를 움직이게 만든다. 경기를 지배하며 상대를 서서히 무너뜨리고자 한다. 점유율과 별개로 아틀레티코는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우리는 이번에 그 내용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높아진 점유율 & 상대를 움직이게 만든다

 

 

지난 4시즌동안 아틀레티코의 패싱 & 점유율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그래프이다. 올시즌 아틀레티코는 시메오네 부임 이후 최초로 평균 점유율 54%까지 올라왔다. 물론 이제 라 리가 개막 후 2달이 지났을 뿐이고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30주가 남았지만 아틀레티코는 일시적으로만 변한 것이 아니다.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아틀레티코는 2019/20시즌 경기당 평균 463번의 패스를 시도했다. 전체적으로 아틀레티코는 항상 경기당 패스 횟수가 500회 이하였다. 그런데 2020/21 시즌 이 수치는 경기당 600회에 가깝게 올라왔다. 이전 시즌보다 30%가 증가한 수치이며, 패스 성공률 역시 78% 내외에서 83%까지 상승하였다.

 

전진성

 

그러나 높아진 점유율, 더 많은 패스만으로 과거보다 공격을 많이 시도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지 볼 소유만을 위한 소유일 수 있으니까. 그런데 올시즌 아틀레티코는 가장 직선적이고 공격적인 팀이다. 아래 그래프를 통해 리그 내 다른 구단들과 비교해서 아틀레티코아 얼마나 전진성 있는 팀인지 살펴보자.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X축은 경기당 성공한 패스 횟수를 보여준다. Y축은 패스가 앞으로 전진한 거리를 백분율로 보여준다. 만약 패스가 돌아간 거리가 200야드 일지라도 상대진영방향으로  전진한 거리가 20야드 뿐이라면, 이 값은 10%를 기록하는 것이다. 

 

팀의 수직방향 전진성을 평가하기 전에 우리는 경기당 최소 400회 이상의 패스를 성공시킨 구단만 고려하였다. 경기당 패스 성공횟수가 400회 이상이라면, 총 패스 횟수(X축)와 전진 비율(Y축)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게 된다. 그러나 아틀레티코는 경기당 500회 가까운 패스를 성공시키고 있음에도 전체 패스의 33%는 앞으로 전진한다. 이것은 아틀레티코가 공을 소유함과 동시에 앞으로 전진함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하프 스페이스 & 피치 중앙 이용 증가

 

 

지금부터 말할 내용은 이번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 말할 수 있다.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경기를 꾸준히 챙겨본 사람이라면, 팀 공격찬스의 대다수가 측면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격 방식이 역습이든, 점진적인 빌드업이든 그동안 시메오네는 항상 측면에서의 창의성에 크게 의지해왔었다. 기회가 측면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박스 중앙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2명의 스트라이커를 배치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었다. 

 

알바로 모라타가 팀을 떠났고 디에고 코스타는 기량이 하락했다. 주앙 펠릭스는 자신을 향한 비판을 침묵시키지 못했다. 시메오네에게 남은 것은 본인이 가진 인적자원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라다멜 팔카오, 디에고 코스타, 알바로 모라타, 앙투안 그리즈만의 시대는 떠났다. 시메오네는 또 다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실망스러운 시즌을 맞이하기 전에 새로운 아틀레티코, 아틀레티코 2.0 ver 을 만들어야함을 깨달았다.

 

과거의 아틀레티코는 체격조건이 좋고, 피지컬로 상대를 압도하며 공중볼과 세컨볼을 장악하는 팀으로 여겨졌으나 지금의 팀에는 그 때와는 다른 캐릭터들 : 주앙 펠릭스, 앙헬 코레아, 마르코스 요렌테 같은 야수들이 있다. 이 선수들을 이야기할 때는 정교한 퍼스트터치, 영리한 움직임, 우월한 패스와 드리블 테크닉을 이야기한다. 즉, 아틀레티코의 최전방에 강철같은 선수들이 빠지고 비단결같은 선수들이 추가된 것이다. 그래서 시메오네는 하프 스페이스를 장악하고 중앙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위 그래프는 2016/17시즌 이후 자료인데, 올시즌 처음으로 아틀레티코의 중앙 공격이 30% 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이 글의 후반부에서 이에 대해 더 자세하게 언급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해야할 점은 팀이 중앙공격을 지향함으로써 일부 선수들의 기량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가장 주목할 선수는 바로 포르투갈의 원더키드 주앙 펠릭스이다. 

 

부활한 선수 : 주앙 펠릭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앙투안 그리즈만을 대체하기 위해 주앙 펠릭스를 영입했을 때, 펠릭스를 향한 엄청난 기대감이 있었지만 첫시즌에 펠릭스가 보여준 활약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펠릭스가 올시즌 라 리가 최고의 공격자원으로 성장했다는 것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아틀레티코가 하프 스페이스와 중앙 공격 플레이를 집중했기 때문에 펠릭스의 정상급 기량이 나올 수 있었다. 현재 팀의 공격방식은 펠릭스에 맞춘 형태로 보이며 지금까지 펠릭스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시즌의 펠릭스는 주로 9번 역할을 맡으면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제약적이었다. 그러나 올시즌은 왼쪽 하프 스페이스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훨씬 더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 펠릭스의 움직임은 아틀레티코의 빌드업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19/20시즌 히트맵을 보면 그가 어떤 역할로 주로 활용되었는지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2020/21시즌 그는 확실히 왼쪽 하프 스페이스 지역에서 뛰고 있다. 

 

부활한 선수 : 마리오 에르모소

 

 

아마도 마리오 에르모소는 라 리가에서 가장 저평가된 수비수일 것이다. 아틀레티코가 2019/20시즌을 앞두고 그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치열한 경쟁도 없었던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펠릭스와 마찬가지로 에르모소의 2019/20시즌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2020/21시즌 에르모소에게는 새로운 역할이 주어졌다. 에르모소는 풀백과 센터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인데 레프트백으로서 자신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에르모소는 힘과 스피드를 갖췄고 공을 잘 다루며 특히 패스 범위가 상당히 넓은 선수이다.

 

가진 것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시메오네는 올시즌 에르모소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했다. 백3의 왼쪽 센터백 역할이 에르모소에게 주어진 새로운 역할이다. 에르모소는 현재 2경기 (카디즈전 4-0 승리, 바르셀로나전 1-0 승리) 에서 이러한 역할을 맡았으며 2경기에서 실수를 하지 않았다.

 

에르모소는 아틀레티코가 공을 잡은 상황에서 가장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이 선수는 아틀레티코가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넓은 패스 범위로 볼-플레잉 센터백을 두는 효과를 보게 만든다. 

 

이 이미지는 에르모소가 4-4-2 시스템의 카디즈를 상대로 어떠한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에게는 정말 다양한 패스 옵션이 있다. 여기서 에르모소가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상대를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 패스의 타이밍, 강도와 같은 기술적인 문제는 그의 역량에 달려있다. 그가 비슷한 상황에서 어떠한 선택을 해왔는지 살펴보자.

 

에르모소는 단 2경기(카디즈,바르셀로나)에서 xG Build-up 값 1.62를 기록했다. 이는 한 경기에서 에르모소가 포함된 점유는 득점으로 마무리 될 확률이 80%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카디즈전은 아틀레티코가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기 때문에 작은 xG Build-up 값을 꾸준히 누적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전 아틀레티코의 점유율은 46%였다. 그럼에도 에르모소는 22명의 선수들 중 가장 높은 xG Chain, xG Bulid-up 수치를 기록했다.

 

빨강 : 자신의 진영을 향한 패스

노랑 : 앞으로 나아가지만 상대를 뚫는 패스는 아니어서 팀이 전진하는 효과는 못보는 패스

초록 : 앞으로 나아가는 패스이면서 동시에 팀을 한 단계 전진시켜 다음 단계의 플레이로 이어지게 만드는 패스

 

에르모소는 8번의 상대의 라인을 꿰뚫는 패스를 성공시켜서 아틀레티코가 전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 내 최고 수준의 xG Bulid-up 수치를 기록했다.

 

 

상대에 맞춰 바뀌는 포메이션

 

지난 5시즌간 시메오네는 라 리가 38경기에서 평균 34~35경기를 4-4-2로 시작했다. 4-3-3이나 4-2-3-1을 쓰는건 많아야 2~3경기였다. 그러나 2020/21시즌 이것 마저도 달라졌다. 시메오네는 더 이상 4-4-2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선수단 구성에 맞는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a) 공격진은 이전보다 피지컬 능력이 떨어지고 기술 능력이 향상되었다.

b) 미드필더진은 경기를 지배하고 공을 순환시키면서 경기 페이스를 주도하는데 특화되어 있다.

c) 에르모소, 히메네스 같은 센터백들은 공을 잘 다루어서 공격수, 미드필더진을 잘 서포트해줄 수 있다.

 

지난 10년간 아틀레티코에서 했던 축구와 다른 방식으로 나간 경기가 이미 올시즌 3차례나 있었다. 가장 차이가 두드러진 3경기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vs 바르셀로나 : 공 소유 시 3-4-2-1 / 공 미소유 시 5-3-2 

 

바르셀로나전 1-0 승리는 의심할 여지없이 시메오네의 완벽한 승리라고 말할 수 있다. 펩, 엔리케, 발베르데, 세티엔을 상대할 때 시메오네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결코 4-4-2라는 기본 틀을 수정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는 시메오네가 무엇을 할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결국 아틀레티코에게 바르셀로나전은 매번 힘겨운 싸움이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시메오네는 3명의 센터백 (사비치, 히메네스, 에르모소) 와 트리피어, 카라스코를 기용함으로서 수비 상황 5-3-2를 만들었다.

 

 

펠릭스와 코레아가 프랭키 데 용, 미랄렘 피아니치를 향한 패스길을 막아 바르셀로나가 측면으로 빠지게 만들었다. 조르디 알바와 세르지 로베르토는 이 경기에서 가장 많은 볼터치를 기록했는데 아틀레티코의 백5 시스템은 측면에서 공을 잡은 두 선수마저 막아버려 알바와 세르지의 영향력은 미비했다.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아틀레티코의 포메이션은 3-4-2-1로 변했다. 윙백은 전진하고 요렌테가 2명의 스트라이커를 보좌했다. 아틀레티코는 뎀벨레가 에르모소, 카라스코, 펠릭스 중 그 누구 하나도 확실하게 막지 않는 것을 십분 활용하여 세르지 로베르토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에르모소는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우리는 앞서 이미 그의 활약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사울이 조금 더 앞으로 전진해서 펠릭스는 세르지쪽으로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다. 그래서 세르지는 펠릭스와 카라스코 모두를 신경써야했다. 뎀벨레는 에르모소가 활용할 공간을 죽인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세르지의 수비를 제대로 돕는 것도 아니었다.

 

2016/17시즌 이후 아틀레티코의 바르셀로나전 평균 점유율은 32%였다. 이 경기에서 시메오네 부임 이후, 아틀레티코는 처음으로 바르셀로나전 점유율 46%를 기록했다.

 

vs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원정) 4-3-3

 

시메오네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를 상대로 4-3-3 포메이션을 시도했다. 에레라는 4-3-3 미드필더에서 6번 역할을 맡았고 사울과 요렌테는 전진한 형태의 중앙 미드필더였다. 최전방은 펠릭스-수아레즈-코레아가 위치했다. 그런데 시메오네의 4-3-3은 일반적인 4-3-3과 달랐다. 사울과 요렌테는 메짤라처럼 넓게 경기장을 활용했다. 비록 경기는 무승부로 종료되었지만, 로코모티브의 굳건한 조직을 깨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좌측 이미지 : 아틀레티코의 패스 맵으로 펠릭스-로디-사울 / 코레아-요렌테-트리피어가 3각형을 이루고 있는걸 볼 수 있다.

 

오른쪽 이미지 : 이것은 시메오네가 원했던 형태이며 에레라의 패스 옵션을 극대화했다.

 

우선, 아틀레티코는 이미 측면에 2명에 선수가 위치했다. 왼쪽에는 로디와 펠릭스가 있었고 오른쪽에는 코레아와 트리피어가 있었다. 두 선수는 로코모티브의 밀집한 포진을 좌우로 늘어지게 만들었다. 여기에 사울과 요렌테마저 측면으로 빠져 좌우 측면에 선수 1명씩을 더 배치했다. 따라서 로코모티브는 중원에서 1명씩을 더 빼내어 풀백과 윙어의 수비를 도왔다.

 

 

센터백들과 6번 에레라는 상대 공격수 2명과 3:2 상황을 맞이했다. 더 높은 지역에서는 사울과 요렌테가 로코모티브의 선수들을 중앙 미드필더 지역에서 벗어나게 만들기 위해 최대한 넓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로코모티브 중앙 지역에는 펠릭스와 코레아가 상대 선수와 2:2 상황을 맞이한다. 아틀레티코가 어떻게 상대 진영으로 넘어갔는지 확인해보자.

 

 

이 공격이 성공한 것은 본질적으로 에레라가 수아레즈에게 연결한 패스 덕분이지만, 빌드업 이전에 사울이 가장 왼쪽에 위치한 선수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결과 아틀레티코는 왼쪽 지역에서 사울-펠릭스-로디라는 삼각 대형을 구축하게 된다. 펠릭스는 점점 중앙 지역으로 이동하며 로코모티브 중앙 미드필더의 시선을 분산시킨다. 펠릭스로 인해 에레라가 수아레즈에게 패스할 길이 생겼고 수아레즈에게 공을 연결받은 코레아가 슈팅으로 이 상황을 마무리한다. 이 경기에서 아틀레티코가 승리를 거두진 못했으나 이러한 접근으로 빠르게 파이널 서드 지역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경기에서 에레라는 91개의 패스를 시도했고 로코모티브는 페널티킥을 제외한 xG값이 0.2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메오네는 이들에게 거의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핸드볼 판정으로 인한 페널티킥이 주어져 경기는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vs 카디즈 : 공 소유 시 3-4-2-1 / 공 미소유 시 4-4-2

 

카디즈전은 아틀레티코가 시작부터 경기를 주도한 게임이었다. 계속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며 카디즈에게는 좀처럼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카디즈가 승격팀이지만 10경기 4승 2무 4패를 기록할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들은 지금 리그 5위다. 카디즈는 4-4-2 형태로 깊숙히 내려앉는 것을 선호하며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밀집해있는다. 아틀레티코전에서 취한 전략도 다르지 않았다.

 

상대의 낮은 라인, 조밀한 4-4-2 포메이션을 깨기 위해 시메오네는 올시즌 최초로 3-4-2-1 시스템을 선택했다. 시메오네가 공을 계속 소유하고, 경기 페이스를 아틀레티코 의지대로 좌우하고 계속해서 서서히 카디즈를 무너뜨릴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주 분명해보였다. 그의 3-4-2-1은 올해 RB 라이프치히의 율리안 나겔스만의 것과 아주 흡사했다.

 

 

사비치-히메네스-에르모소 센터백 3인이 있고, 그 위에 코케와 에레라가 위치한다. 하프 스페이스 지역은 요렌테와 펠릭스가 담당하며 수아레즈는 9번 역할을, 측면에서는 사울과 트리피어가 윙백 역할을 수행한다. 이렇게 포진하면 카디즈는 측면을 포기하거나, 측면을 막기 위해 중앙 밀집을 포기해야 한다. 중앙에 펠릭스와 요렌테가 있으니 카디즈는 사울과 트리피어를 풀어놓는 선택을 한다. 이로써 아틀레티코는 중앙에서 압박을 받게되면 측면에 항상 탈출구가 존재하게 되었다.

 

위 이미지에서 펠릭스와 요렌테가 센터백 또는 중앙 미드필더로부터 공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점령했던 지역을 붉은 색으로 표현했다. 여기서 공을 받으면 펠릭스, 요렌테는 드리블로 상대를 제칠지, 수아레즈와 빠르게 콤비 플레이를 펼칠지, 윙백으로 공을 넘길지를 상황에 따라 결정했다. 카디즈는 피치 모든 지역에서 아틀레티코가 우위를 가져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이 경기에서 요렌테와 펠릭스가 공을 터치한 지역에 대한 히트맵은 아래와 같다. 

 

앞서 논의한 것처럼 하프 스페이스 지역에서 주앙 펠릭스는 상대를 드리블로 제낄 수 있고, 킬러패스를 넣을 수도 있으며 상대 수비수를 자신에게 유인할 수도 있고 추후 박스 침투를 통해 득점을 기록할 수도 있다.

 

이 경기에서 펠릭스의 기록은 다음과 같다 : 2득점 / 1도움 / 드리블 3회시도 3회성공 / 키패스 4회 / 빅찬스 생성 2회 / 경합 7회 중 5회 승리

 

이 경기의 키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1. 왼쪽으로 넓게 포진한 에르모소는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였다. 카디즈 스트라이커가 에르모소를 막으러 압박하면 코케가 프리한 상황이 되어 공을 쉽게 전진시킬 수 있었다.

2. 에르모소와 코케는 각각 가장 많은 볼터치, 가장 많은 패스를 성공시킨 선수였다. 에르모소는 109번의 볼터치, 94번의 패스 성공. 코케는 104번의 볼터치, 92번의 패스 성공.

3. 아틀레티코는 68%의 점유율, 717번의 패스 시도 91%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 91%는 시메오네 부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결론

 

우리는 보다 주도적인 경기를 펼치는 Atletico 2.0 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팀의 새로운 특징은 다음과 같은 핵심사항으로 요약될 수 있다. 

 

1. 상대의 1선 압박에 대응하여 수적 우위 형성

2. 선수를 하프 스페이스에 배치하고 보다 전진한 위치, 상대의 라인 사이에 배치한다.

3. 적어도 1명의 선수를 터치 라인쪽에 두어서 상대의 압박을 탈출할 옵션으로 둔다.

4. 첫번째 사항으로 인한 수적 우위를 활용해서 팀내 최고 패서(에르모소/에레라)를 자유롭게 만든다.

5. 패스 옵션을 다양화 한다.

6. 공격 조합을 다양화 한다.

6-1) 가장 넓게 패스하는 옵션을 써서 상대를 한쪽으로 기울게 만든다

6-2) 하프 스페이스나 라인 사이로 낮고 빠른 패스를 투입시켜 상대를 때때로 놀라게 만든다.

6-3) 윙백, 하프 스페이스 공격자원, 각 측면과 가까운 중앙 미드필더, 센터백을 활용하여 측면에서의 수적 우위 발생

 

시메오네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선수 일부는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그리고 결과 역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오고 있다. 시메오네의 새로운 축구는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일시적인 해결책인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아틀레티코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인가? 

 

출처 : https://onenil.medium.com/atletico-2-0-proactive-possession-passing-panache-in-depth-analysis-7d24c209a756

by Michael Cox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9년간 지휘봉을 잡았지만 디에고 시메오네는 라 리가에서 단 1번도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승리하지 못했었다. 

 

바르셀로나는 아틀레티코보다 강팀이다. 그래서 아틀레티코가 승리를 거두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고려해보자 : 2010년 2월 이후 아틀레티코는 바르셀로나 상대로 승리가 없었다. 당시 감독은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였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에르쿨레스, 레알 소시에다드, 헤타페, 오사수나, 아슬레틱 빌바오, 발렌시아, 레알 바야돌리드, 그라나다, 셀타 비고, 말라가, 세비야, 알라베스, 데포르티보, 레반테, 레가네스, 레알 베티스, 레알 마드리드 총 17개 구단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승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틀레티코는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지난 토요일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시메오네의 승리는 교과서와도 같은 승리였다. 시즌 개막 이후, 아틀레티코는 공격적인 운영을 펼치며 찬사를 받았으나 이번 경기에서는 다시 아틀레티코의 기본으로 돌아갔다. 시메오네의 조직력에 의한 1-0 승리. 그리고 야닉 카라스코 활용은 두드러진 이 경기의 특징이었다.

 

카라스코가 여전히 아틀레티코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이 놀랍게 다가올 수도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 카라스코는 중국 슈퍼리그의 다롄 이팡과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행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선수가 조기 은퇴를 선언하는 것과 동등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으로 향하는 선수들은 2배 이상의 급여를 받으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점차 마무리 짓는다. 카라스코의 벨기에 동료였던 무사 뎀벨레와 마루앙 펠라이니가 그러한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카라스코의 여정은 중국을 떠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또 다른 벨기에인 악셀 비첼의 행보와 닮아있다. 지난 1월 임대신분으로 아틀레티코에 복귀한 카라스코는 올 여름 완전이적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아틀레티코 승리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카라스코의 기여는 크게 2가지로 나뉠 수 있겠다. 하나는 이 경기의 유일한 골을 기록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경기에서 시메오네의 전술의 키로 왼쪽에서 평소와는 다른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서류상으로 시메오네는 9년간 선호했던 라인업 4-4-2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를 보면 볼수록 평소와는 달라보였다. 바르셀로나는 전방까지 호르디 알바를 전진시켜 알바-페드리-리오넬 메시-앙투안 그리즈만-오스만 뎀벨레 라인업을 구성한다는 것을 고려한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시메오네는 백4라인이 과부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며, 좌우로 폭넓게 포진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따라서 수비진에 숫자 1명이 더 필요했고 따라서 백4라인에 카라스코를 윙백으로 추가했다. 카라스코는 수비와 미드필드 중간 지대에 포진했다. 왼쪽 측면에 알바는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와 맞대결을 펼치지 않았는데 반면, 오른쪽에 위치한 오스만 뎀벨레는 카라스코에게는 주요한 경계 대상이었다. 

 

 

카라스코에 주어진 역할은 결코 맨마킹이 아니었다. 바르셀로나가 수비진영에서 공을 전개하기 시작할 때, 카라스코는 바르셀로나의 라이트백인 세르지 로베르토를 압박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바르셀로나가 오른쪽이 아닌 알바가 위치한 왼쪽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하면 카라스코는 재빠르게 후퇴하여 

 

수비숫자 5명을 맞춰주는 위치에 포진하게 된다. 아틀레티코의 서류상 4-4-2는 이제 5-3-2로 바뀌었다.

 

 

이러한 역할은 오른발잡이인 카라스코에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때로 카라스코는 뎀벨레의 스피드에 고전하기도 했다. 경기 초반 뎀벨레는 카라스코를 빠른 속도로 제치고 가까운 포스트에 위치한 그리즈만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게다가 뎀벨레가 여유를 가지고 속도를 올려 돌파를 시도하는 상황에서도 뚫리는 장면이 있었고 서투른 태클로 뎀벨레에게 제쳐지는 경우도 있었다. 

 

뎀벨레를 마킹하지 않고 전방으로 올라갔다가 공이 끊긴 상황에서 상대에게 파울을 저지르며 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플레이는 카라스코가 수비적인 기여 뿐만 아니라 아틀레티코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였기 때문에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카라스코 덕분에 아틀레티코는 오른쪽 측면에서 왼쪽 측면으로 경기장 방향 전환을 시도할 수 있었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받은 카라스코는 혼자 드리블을 통해 팀을 앞으로 전진시켰다.

 

 

아틀레티코 진영에서 뎀벨레가 공을 잡았을 때, 카라스코는 최대한 뎀벨레 가까이 위치했다. 그러나 반대의 상황 (뎀벨레가 카라스코를 막는 상황)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카라스코는 아틀레티코의 5번째 수비수였지만, 때때로 아틀레티코 최전방에 위치한 선수였다. 두명의 포워드인 앙헬 코레아와 주앙 펠릭스는 경기 내내 깊숙히 내려와 카라스코와 마르코스 요렌테까지 합쳐 팀이 4-2-4 포메이션을 형성하도록 만들었다.

 

 

공격 진영에서 카라스코의 역할은 바르셀로나에게 큰 문제거리였다. 전반 5분만에 바르셀로나를 향한 경고 신호가 있었다. 세르지 로베르토와 뎀벨레 모두 피치 중앙에 있었고 카라스코는 왼쪽 측면에 홀로 위치해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카라스코는 박스 바깥 부근에서 사울 니게스를 향한 컷백을 시도했고 마르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이 공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이후 코케가 전방을 향해 달려가는 카라스코를 향해 로빙 패스를 날려주는 장면도 있었다. 코레아의 쇄도로 좋은 찬스가 만들어졌으나 결국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상황이 종료되었다.

 

카라스코의 득점 장면은 선수의 전술적 역할을 모두 담은 골이었다. 우선 카라스코는 수비진영에서 뎀벨레를 막고 있었다.

 

불과 6초 뒤에 공의 소유권이 바르셀로나에서 아틀레티코로 넘어갔다. 이 상황에서 카라스코는 아틀레티코 선수들 중 가장 전진한 위치에 포진한 선수였다.

 

그리고 9초 후 앙헬 코레아의 영리한 로빙 패스를 받아 멋진 터치로 테어 슈테겐을 제치고 25야드 거리에서 골을 만들어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카라스코는 "우리는 오랜만에 바르셀로나 상대로 승리를 기록해 매우 기쁘다. 나는 수비적인 포지션을 소화해야 했지만 팀을 위해 적응했다. 벨기에에서도 때때로 윙백으로 경기를 뛴다. 윙백이 나에게 완전히 새로운 포지션은 아니다. 올해 우리는 이전보다 더 많은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좋은 수비력과 역습 능력을 가진 팀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득점할 수 있었다." 라고 말했다.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에게 자주 있는 일인 것처럼, 1골이면 충분했다. 아틀레티코와 바르셀로나의 격차는 이제 승점 9점으로 벌어졌다. 이날 시메오네의 팀은 확실히 바르셀로나보다 뛰어났고 확실히 라 리가 우승에 도전해볼만 하다.

 

 

출처 : theathletic.com/2214115/2020/11/23/atletico-simeone-tactics-barcelo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