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유로2016에서 웨일스, 이탈리아는 3-5-2 전술을 사용함으로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다. 허나 지금의 3-5-2는 관념적이기보다는 실용적인 부흥이다.



유로2016이 24개국으로 시작되었을 당시, 백3 시스템으로 대회를 시작한 국가는 2곳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아직까지 이 대회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고 (웨일스) 또 다른 한 국가는 (이탈리아) 자신들을 잡기위해 백3 시스템으로 변형을 시도한 국가 (독일) 에게 패배해 8강에서 끝을 맞이했다. 유로 2016은 백3 시스템이 (시대에 뒤쳐진 전술이라는 비판에) 성난 반응을 보이는 대회라 할 수 있겠다.


백3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전히 국가대표 축구를 클럽 레벨에 모방하려는 사람이 있을까? 다음 시즌에 웨일스, 이탈리아, 독일이 백3를 통해 불러온 파장을 따라갈 클럽이 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국가대표 레벨과 클럽 레벨에는 이제 상당한 격차가 있고 클럽에서는 국가대표보다 훨씬 세련된 축구가 시행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의 흐름은 한 방향으로만 흘러갈 수 있는 것이다.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팀들이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단지 이번 대회에서 상대의 전략에 반응하는 수동적인 축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국가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 놀랄 일은 아니다. 2년 전 과거와 비교해 평범한 선수들로 구성된 네덜란드는 루이 반 할의 철학과 대비되는 5-3-2 역습축구로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2014년 3월 프랑스와 친선전에서 0:2 패배를 당한 이후 로날드 쿠만이 이끄는 PSV 아인트호번 경기에서 반 할은 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80년대 중반 널리 퍼져있던 백3 시스템은 90년대 후반 1명의 스트라이커를 두는 전략이 널리 퍼지면서 시대의 흐름에서 뒤쳐져갔다. 과정은 이러했다 : 전통적인 윙어가 사라졌고 따라서 풀백들은 더 이상 수비적으로만 플레이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따라서 풀백은 미드필드 진영까지 가세해 3명의 수비수가 2명의 상대팀 공격수를 방어하게 된다. 2명이 각각 1명씩을 마크하고 1명의 리베로가 남아 공간을 커버한다. 하지만 상대가 1명의 공격수를 배치하면 2명의 선수가 잉여자원으로 남고 그것은 결국 백3 시스템을 사용하면 피치 어딘가에서 팀이 수적 열세에 마주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특히 상대가 4-3-3 혹은 4-2-3-1 시스템을 사용해 윙포워드를 배치하는 경우 윙백이 상당히 자기진영 깊숙히 내려와야만 했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 덕분에 사고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과거보다 65~70%의 점유율이 더욱 흔해졌고 그 결과 30%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경기를 펼치는 것에 더 많은 팀들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깊숙히 내려앉아 공간을 방어하고 상대가 미드필드 지역에서 패스를 돌리도록 허용하는 것에 점차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한 때 이런 방식의 플레이는 굉장히 불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하나의 방식으로 통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미드필드 지역에서 수적열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 후방에 잉여자원이 남는 것은 큰 이점이다. 공간과 선수에 대한 추가적인 커버가 될 수 있고 루즈볼 상황에 대한 경쟁력 우위를 불러올 수 있다. 다만 이것은 백3 시스템뿐만 아니라 무실점을 목표로하는 팀이 빈번하게 사용하는 전술적 선택으로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점차 2명의 중앙 스트라이커를 기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으로 가고 있다. 지난시즌 레스터 시티의 선택 역시 주목할만하다. 2명의 중앙 수비수가 1명의 공격수를 상대하는 것에 익숙해진 탓에 오히려 공격수 2명의 파트너십을 방어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흐름에서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모든 이론적 가능성을 다 제쳐두고서 웨일스와 이탈리아가 백3 시스템을 선택한 것은 그것이 선수단에 가장 잘 맞는 옷이기 때문이었다. 안토니오 콩테는 유벤투스 재임기간 안드레아 바르잘리-레오나르도 보누치-조르지오 키엘리니 라인을 만들었고 그 3명을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활용하길 희망했다. 그렇게 이탈리아 백3 시스템의 기반이 만들어진 것이다. (유벤투스 조합을 효과적으로 쓰려면 이탈리아는 필연적으로 백3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웨일스의 크리스 콜먼같은 경우는 클럽 커리어를 통틀어 딱 1차례만 백3 시스템을 사용했었다. 그 때는 2005/2006시즌 최종전으로 풀럼은 미들즈브러를 상대해 1:0 승리를 기록했다. 그는 유로2016 지역예선 초기에 이 시스템을 웨일스에 안착시켜 조 레들리, 조 앨런, 애런 램지를 동시에 기용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가레스 베일에게도 큰 자율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


웨일스와 이탈리아 모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옵션을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으로 백3 시스템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것은 실용적인 문제일 뿐 관념적인 사항이 결코 아니다. 웨일스와 이탈리아의 전술적 결단은 경기시작 후 빠른 시간 내에 공격하는 팀과 수비하는 팀이 정해지는 이번 대회의 패턴과 굉장히 잘 들어맞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로 치고박는 경기보다는 서로 다른 축구를 구사하는 팀 사이의 대결이 훨씬 많았다. 즉 이번 대회는 상당수의 경기가 공격팀 vs 수비팀 흐름이었고 웨일스와 이탈리아는 모두 자신들을 상대로 공격적으로 나선 팀에게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냈으며 한편 소극적으로 경기에 나선 상대팀에게는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3월 독일은 이탈리아를 상대로 친선전에서 4:1 승리를 기록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똑같은 포메이션으로 맞대응을 했다. 뢰브의 결단은 상대의 전술에 반응하는 움직임이었고 어쩌면 상당히 자기 방어적인 선택이었다. 독일이 8강에서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었기에 뢰브의 선택이 통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만약 이탈리아가 승부차기에서 그 끔찍한 킥을 양산하내지 않았더라면 뢰브의 결정에 관대한 태도를 보일 수 있었을까란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백3 시스템의 성격이 이번 대회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이 각 국가마다의 자국리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 영감을 얻어 모방하려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국가대표 레벨에서 통하는 것이 엘리트 클럽간의 경쟁에서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미지수다. 루이 반 할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첫시즌에 백3 시스템으로 재미를 보려고 했지만 고전했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6/jul/05/the-question-why-has-3-5-2-worked-at-euro-2016-jonathan-wilson









by Carlo Ancelotti


독일 대표팀을 보고서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위대한 국가대표팀은 수차례에 걸쳐 발전해왔고 현재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요하임 뢰브는 몇년 사이에 독일을 최고의 대표팀으로 바꿔 놓았고 나는 다음시즌부터 뢰브가 지도하는 일부 선수들과 바이에른 뮌헨에서 새로운 시작을 함께한다. 내가 앞으로 지도할 바이언 선수들은 그저 독일 대표팀의 일원으로 그치지 않고 핵심 멤버로서 대회를 소화하고 있다.


마누엘 노이어, 제롬 보아텡, 마츠 후멜스, 토니 크로스, 토마스 뮬러, 메수트 외질까지 모두가 독일 축구의 기본이 되는 위대한 선수들이다. 이들이 독일의 주축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선수 개인들은 상당한 압박감 속에서도 자신이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기량적인 완숙도와 경험까지 갖추고 있다. 즉, 기본적으로 독일 대표팀은 피치 위에서 어려운 상황이 와도 스스로 그걸 해쳐나갈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것이 뢰브가 굉장히 잘한 일이기도 하다.


뢰브는 이렇게 우수한 선수들 조합과 함께 독일 축구의 역사를 공유했으며 팀의 목표를 공유했다. 국가대표팀을 지도할 때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목적의식과 하나의 시스템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하는데 뢰브가 그것을 해냈다는 것이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한다. 독일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그 과정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우리에게는 이번 유로에서 독일에게 기대하는 바가 분명히 있고 과연 독일을 누가 막을 수 있는가란 또 다른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크로스는 경기 속도를 조절하며 독일이 경기를 지배한다. 그리고 점점 더 높은 지역에서부터 상대를 조여간다. 패스의 흐름이 폭발하더니 상대의 수비를 결국에 뚫어낸다. 독일이 경기를 지배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그런 독일에게서 주도권을 빼앗아 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나는 독일이 정말 오랫동안 좋은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고 그 시작은 2006년 월드컵이라 생각한다. 현재 독일 대표팀 스쿼드를 구성하는 6명의 선수는 2009년 U-21 유럽 챔피언십 결승전에 출전했던 선수들이다. 정말 운이 좋으면 그 중에서 1~2명을 건질 수 있는데 수많은 선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것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발전이다.


한편 U-21 유럽 챔피언십 결승에서 독일을 상대한 잉글랜드도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들의 스토리는 독일과 전혀 다르다. 


독일은 좋은 선수를 배출해내지 못하던 시기를 거쳐왔다. 독일에게도 유소년 선수들을 보면서 나이많은 선수들을 제대로 대체할 수 있을지 근심걱정하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축구는 단순히 다음 세대를 맡길 수 있는 좋고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만으로 하는게 아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성공적으로 섞어낼 때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축구에서 젊은 선수들의 파워와 에너지가 중요하지만 마찬가지로 이탈리아가 보유한 38살 골키퍼의 경험과 30대인 안드레아 바르잘리, 조르지오 키엘리니 그리고 29살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경험도 중요하다.


축구는 재능과 테크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물론 재능과 테크닉 역시 중요하다. 강인한 정신력과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승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가? 상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있는가? 이런 모습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현재의 독일은 이 중요한 요소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바이언을 방문했을 때, 나는 바이언이란 클럽이 정말 환상적인 조직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느꼈으며 그들과의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독일 축구와 바이언은 무언가 다르다. 독일의 축구는 칼-하인츠 루메니게 회장 같은 과거 선수들에 의해 굴러가고 있다. 우리가 선수 생활을 하고 있을 때 나는 로마에서 그는 인테르에서 뛰었던 시기가 있었다. 물론 서로의 국가를 대표하는 경기에서도 우리는 맞대결을 펼쳤을 것이다. 내가 현재 나의 보스(루메니게)를 걷어찼을 것 같나? 당연히 그게 당시 나의 임무이니까 난 그랬다고 말할 수 있다.


나는 구단주, 회장, 경영진과 같은 다양한 인물들과 같이 근무했고 그들 모두가 축구 클럽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사람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그들의 업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한편 나는 과거에 선수 생활을 했던 사람이고 구단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그들과 다른 생각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의 판단을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다. 나는 현재 수많은 우수한 인재를 배출해내고 있는 축구 국가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흥분해 있다.


또한 우리의 가장 최근 영입인 헤나투 산체스와 함께하는 것도 기대 중이다. 이번 유로에서 포르투갈 경기를 볼 때 그 소년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대단히 즐겁다. 헤나투는 발과 두뇌 모두 빠른 선수다. 헤나투는 피치 위에서 상당히 강한 개성을 지닌 선수이고 그의 모습을 지켜본 모두가 단번에 그걸 느꼈을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 정도 클럽에서 뛰려면 그런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보르도에서 이탈리아가 독일을 상대로 승리하길 바란다. 허나 이탈리아는 독일을 이기기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만약 이탈리아가 패배한다면, (우수한 축구를 보여주는) 독일에게 패배하는 것이 가장 낫지 않을까? 나는 독일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이 경기를 독일어 해설을 들으면서 지켜볼 것이다. 정말 열심히 노력 중이지만 독일어는 영어보다 훨씬 더 어렵다. 


상대방이 내 서툰 독일어을 알아듣는가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 나는 최대한 빨리 독일어로 이야기하길 원한다. 물론 나는 영어와 스페인어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나에게 그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나는 독일 축구가 가장 화려한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독일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고 나는 그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우선 이탈리아부터 꺾어야 하겠지만, 독일은 피치 위에서 위대한 승자인 국가이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6/07/01/germany-vs-italy-winning-in-football-is-all-about-quality-experi/




by Jonathan Wilson


UEFA는 대회 출전국을 늘리면서 경기의 quantity를 위해 quality를 희생했다. 웨일스와 아이슬란드의 선전만으로 지금 이 대회가 굉장히 나쁜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는 것을 만회할 수 없다. (원문은 2016년 6월 29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유로2016 대회가 마침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독일과 슬로바키아의 대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대결은 마침내 대회 수준을 만족시킨 경기였다. 그런데 그런 경기가 대회가 개막한지 2주가 지난 후에야 나왔다. 지금까지는 16개국으로 대회를 진행하는 것이 딱 알맞는 것처럼 보인다.


다음은 루카스 포들스키의 발언이다. "그룹 스테이지가 다소 이상해졌다. UEFA가 기존 시스템에 바보같은 짓을 해버렸다 조별 리그에서 이미 2경기를 졌지만 3번째 경기를 통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다. 나는 그게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독일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이제야 토너먼트가 제대로 시작하는 것이다."


일부는 굉장히 독일이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포돌스키의 말이 맞다 : 유러피언 챔피언십의 포맷 변화는 약 2주간 재미없는 경기와 무의미한 축구를 양산해냈다. 대표팀 경기는 클럽 경기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데 출전국을 늘린 이번 결정은 클럽 경기 수준을 쫓아가려는 노력에 결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회의 수준이 떨어졌다는 것에 대한) 반론으로 아이슬란드와 웨일스를 이야기한다. 두팀은 출전국이 늘어났기 때문에 8강까지 올라올 수 있었고 그런 언더독의 스토리가 토너먼트를 더욱 재밌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언더독의 반란만으로 2주간 우리가 지켜본 나쁜 축구를 가릴 수 없다. 교묘한 속임수, 퀄리티, 똑부러지는 아이디어가 사라진 야망없는 축구를 언더독의 반란 하나만으로 만회할 수 없다. 


월드컵과 유로가 몸집을 불릴 때마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항상 반론으로 출전국 현행 유지는 강팀의 잘난 척이며 약팀도 토너먼트에 참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모두가 참가할 수 있는 것이 건전한 제도이며 모든 이들이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허나 출전국의 실력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고 최대한 많은 국가의 대회 참여를 장려한다는 방침은 끝내 대회 수준의 평범함'이란 문제를 만들게 되었다.


모든 국가에는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있지만 실력을 갖춘 국가라면 자연스레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유로2016 지역예선을 되돌아보라. 각 그룹에서 3위를 차지한 팀들 중 5개국(터키, 아일랜드, 헝가리, 우크라이나, 스웨덴)이 플레이오프를 거쳐 이 대회에 참가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경기를 보면, 이탈리아가 아일랜드와의 조 마지막 경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을 느낄 수 있다. 조직이 잘 되어있고 영리하게 축구한 헝가리는 수준낮은 축구를 보여준 오스트리아를 떨어뜨렸지만, 여전히 하나의 팀보다는 그저 개인의 모임에 그치고 있는 벨기에를 상대로 0:4 대패를 당하면서 기본적인 실력 부족을 증명했다.


서로 다른 능력을 지닌 두 팀을 맞대결을 펼치게 하면 약자는 기본적으로 수비를하게 된다. 약자는 반드시 수비를 해야하고 그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이기도 하다. 약자가 수비를 탄탄히하는 것은 경기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가장 확률높은 방법이다. 약팀이 수비를 하면서 승리 확률을 높이는건 클럽 레벨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사안이다. 수비에서는 클럽과 국가대표의 퀄리티 차이가 심각하지 않으나 국가대표 레벨이 클럽 레벨과 크게 다른 것은 그 수비를 깰 수 있는 공격 구조를 클럽의 수준만큼 끌어올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비는 각 팀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 대다수의 팀은 첫 압박을 시행한 후에 즉시 두줄 수비를 시행한다. 물론 그 두줄 사이에 추가로 한 명의 선수를 더 배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절대적인 원칙은 수비를 우선시하는 팀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 매일 클럽에서 뛰다가 대표팀에 합류하는 선수들은 이런 수비적 요구사항을 비교적 빠르게 수용해낸다.


하지만 공격은 형태나 스타일 면에서 굉장히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국가대표 레벨에서는 매주, 매일 동료 선수들과 끊임없이 상호간 움직임 이해를 향상시킬 수 없다. 그렇게 국가대표 레벨에서 공격은 속도가 느려지고 매끄럽지 못하게 되며 그 결과 수비 입장에서는 방어하기 쉬워진다. 즉 국가대표 레벨 경기에서는 수비가 더 쉽다. 상대방의 축구를 좌절시키려는 시도는 클럽 레벨보다 국가대표 레벨에서 더 쉽게 이행될 수 있다. 따라서 지난 10년간 큰 성공을 거둔 국가대표팀은 1~2개 클럽 선수들을 팀의 코어로 삼고 있다. 스페인과 독일이 딱 그런 케이스고 칠레같은 경우도 많은 선수들이 오랫동안 하나의 응집된 시스템 속에서 발을 맞춰온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3국가의 대표선수들은 클럽에서 경기하는 것과 같은 익숙함을 플러스 효과로 누릴 수 있다.


유벤투스의 수비조직과 함께하는 안토니오 콩테의 이탈리아 역시도 역습하는 순간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콩테는 적절한 시점에 선수들이 사전에 설정된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구사하길 요구하고 있다. 또한 콩테는 역습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줄여 선수들이 보다 간결하게 판단할 수 있게하고 그 결과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요하임 뢰브도 2010년 독일이 순수하게 역습 전술을 펼치는 팀이었을 때 이와 유사한 접근법을 시도했었다. 어쨌든 지금 콩테의 효율성은 분명하다.


하지만 역습 전술의 문제는 상대가 공격을 가하는 순간에만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지역예선에서 몰타, 아제르바이잔과 같은 조였지만 10경기에서 16골만 기록했었다. 이탈리아의 최고 퍼포먼스는 벨기에와 스페인처럼 상대가 먼저 스스로 공격하는 자세를 취할 때 나올 수 있었다. 로이 호지슨은 잉글랜드가 역습 상황에서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호지슨의 주장도 분명 일리가 있으나) 본선에서는 같은 조에 잉글랜드를 상대로 주도적으로 경기를 펼칠 팀은 없었다. 2014년 9월 스위스전 이후로 잉글랜드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경기를 주도하려는 팀과 경기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 경기조차도 후반전만 그런 양상이었다.


출전국간 경쟁력이 균형을 잃자 이 대회는 결국 형편없는 축구를 양산했으며 UEFA가 탈락의 위험이 줄어든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그것은 더욱 악화되었다. 스위스와 루마니아는 1:1 무승부에도 만족했으며, 슬로바키아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0:0 스코어를 위해서만 싸웠다. 또한 북아일랜드는 독일에게 0:1로 패배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유로는 세계 최고의 국가대표 대회였으나 이번 유로2016는 대회 초반부터 출전국의 정략적인 편의추구에 크게 상처를 입고 말았다. 2주간 대회를 진행했지만 남은 것은 기존 체계 출전국 수와 똑같은 16개 팀이었다. 16개국 참가 구조가 잘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모든 경기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죽음의 조가 있었고 상대를 이김으로써 이전의 실수를 단번에 만회할 수 있었다.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 있더라도 1경기 미끄러지면 바로 탈락 위기로 가는 구조였다.


우수한 팀끼리 서로 경쟁하며 좋은 경기를 펼쳐 수준높은 대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나 지금 그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려하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jun/29/euro-2016-italy-germany-group-stage-mediocr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