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루니의 시대는 저물고 있는가?

Michael Cox 2016. 5. 25. 20:36 Posted by Seolskjaer



by Michael Cox


기대 이하의 활약을 선보이는 스타 선수들에게 무자비한 결단을 내리는 루이 반 할은 유난히 웨인 루니에 대해서만큼 참을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맨체스터 더비 경기가 오픈 게임이 아니었고 공격수들이 좋아할만한 공격적인 운영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루니가 시종일관 무기력했던 것은 변하지 않는다. 


올시즌에 루니는 팀의 메인 스트라이커 혹은 메인 스트라이커 뒤에 위치한 10번, 이 2가지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이미 지난 5년간 우리는 루니의 최적 포지션에 대해서 끊임없이 논쟁을 해왔는데 여전히 답을 찾아내지 못했고 어쩌면 루니는 그에 대한 대답을 찾지 못한채 커리어를 마감할지도 모른다.


직감적으로 우리는 상대 수비 라인 사이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는 창조적인 모습, 시종일관 피치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준 루니의 플레이를 떠올리며 10번이 최적일 것이라 이야기하지만, 정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루니가 보냈던 최고의 시즌은 2009/2010 시즌이었다. 골사냥꾼의 모습으로 당시 루니는 상당수의 헤더 득점을 기록했다.



도대체 어떤 포지션에서 뛰어야 하는데?


그런데 올시즌 현재까지의 루니는 10번,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서 모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0:3으로 완패한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특히 두드러졌듯이 최근 루니는 10번 위치에서도 위력이 없다. 현재 루니는 10번 위치에서 반 할이 요구하는 수비적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반대로 루니는 현재 공수 전환 장면에서 자신의 마크맨을 떨쳐낼 폭발적인 스피드까지도 떨어진 상황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골뿐만 아니라 창조적인 모습도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2개월간 루니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기록한 어시스트 갯수는 딱 3개다.



떨어져버린 속도


현재 9번 역할은 10번 이상으로 안 어울린다. 현재의 루니에게는 상대의 집중 견제를 떨쳐낼 폭발적인 스피드가 없다. 속도가 떨어진 자기 자신에 스스로 적응하는 것은 과거부터 최고의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로 고전해왔던 점이다. 어쩌면 루니가 아직 속도가 떨어진 자신의 신체조건에 어떤 방식으로 적응해야하는지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맨체스터 더비전에서 루니는 미드필드 지역에서 괜찮은 볼배급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방 1/3지점에서는 패스를 거의 성공시키지 못했다. 측면에 위치한 동료들에게 애매하게 공을 연결시키면서 팀의 볼 소유권을 시티에게 내주고 말았다. 또한 루니는 안데르 에레라, 앙토니 마샬과도 현재 조화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중앙에 마샬과 마타가 위치한 상황에서 더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득점력 문제


루니의 득점 수 역시 골칫덩어리다. 올시즌에 리그에서 딱 2골을 넣은 상황이고 2015년으로 통틀어서 보면 27경기에서 6골을 기록 중인 상황이다. 물론 맨체스터 더비전에서는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원활한 볼배급을 연결받지 못했지만, 루니 역시도 동료들로부터 좋은 공을 연결받기 위해서 잘 움직인 것도 아니었다. 스스로 만들어낸 찬스도 없었고.


유일한 슈팅 시도는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던 장거리 슈팅이었다. 루니가 갈수록 슈팅을 때리기 알맞는 장소를 차지하지 못한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루니의 행동 모든 것 하나하나가 느려지고 있고 예측 가능해지고 있다. 게다가 루니가 측면으로 나와서 공을 잡는 경우엔 어느 누구도 루니의 자리를 대신해 박스에서 센터-포워드 역할을 해주지 않는다.





물론 우리는 루니가 '탑-레벨' 선수로서 생명이 끝났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대담하거나 굉장히 어리석은 행동일 것이다. 분명 루니는 최근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가장 꾸준했던 선수였다.


루니가 연속으로 득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루니의 득점력은 지금까지 상당했다. 루니는 11시즌 연속으로 프리미어 리그 2자리수 득점을 달성했고 이는 분명 대단한 성취다.


그러나 루니의 커리어를 돌아보면 지금처럼 오랫동안 부진한 경우도 없었다. 어쨌든 루니는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선발 자리를 확실히 보장받고 있고 리그에서도 부상 때문에 딱 1경기 결장했을 뿐이다. 유나이티드 공격진 중에서 가장 형편없는 플레이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교체 아웃된 적도 없다. 커리어 최악의 시기에 루니의 입지는 팀에서 가장 탄탄하다. 


2015/2016시즌 개막 이후 루니는 잉글랜드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되었고 앨런 시어러에 이어서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앤디 콜과 같이 프리미어 리그 전체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점차 잉글랜드 선수들이 역사를 만들어가기 어려워진 상황에 루니의 경기력이 엉망진창이 되버린 것은 정말 나쁜 소식이다.





출처 : http://www.fourfourtwo.com/features/michael-cox-wayne-wane-manchester-uniteds-talisman-dissected?utm_source=Twitter&utm_medium=Social&utm_campaign=BV+test#:RLLG_jXxJig44Q


퍼기 타임(Fergie Time)은 실존하는가?

BBC 2016. 5. 25. 20:35 Posted by Seolskjaer



원문은 2012년 11월 23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 흔히 사용되는 언어 퍼기 타임(Fergie Time).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고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시간이 더 주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어휘다. 그런데 정말로 퍼기 타임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경기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두 팀이 동점인 상황, 1골차 상황인 경우에 필사적으로 전자는 승리 후자는 무승부를 거두려한다면 경기는 극도의 긴장 상태로 빠져들게 된다. 

 

몇몇 팬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 아닌 다수의 사람들이라 말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른 팀들에 비해 마지막 순간에 결정적인 득점할 수 있도록 심판들로부터 추가시간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들이 이러한 시간을 퍼기 타임이라 지칭한다.

 

만약 정말로 퍼기 타임이 존재한다면, 공정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심판들이 잘못을 하고 있는 것이다. 90분 이후에 얼마의 추가 시간이 주어져야하는지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심판들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주심들이 통상적으로 득점, 선수 교체로 인해 소요되는 시간을 각 30초로 따져 추가 시간에 적용한다고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선수의 부상과 같이 정지된 시간을 계산해 추가 시간에 합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첼시를 제외하고 빅클럽들은 지고 있는 경우 더 많은 추가시간을 받고 있다 (2010~2012)



사실 FIFA는 추가 시간이 얼마나 주어져야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놓지 않았다. 추가 시간은 주심의 재량이다. 과거 프리미어리그 주심을 담당했던 그레이엄 폴은 퍼기 타임의 존재에 대한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한다.

 

"퍼기타임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성공에 대한 질투에서 비롯된 주장이라는 말들도 있는데 그런 관점도 차치하고서 보다 냉철한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올드 트래포드, 에미레이츠, 스탬포드 브릿지 같은 구장에서 주심이 받는 압박감이 주심에게 미치는 심리적 요인도 고려해야만 합니다. 관중이 만들어내는 압박감은 주심에게 무의식적으로도 영향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풋볼 리그시절부터 자료를 수집해오고 있는 옵타의 던컨 알렉산더씨는 퍼기 타임과 관련된 사건들은 프리미어리그 첫번째 시즌이던 1992/1993시즌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1992/1993시즌에 있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셰필드 웬즈데이와의 경기는 90분까지 1-1 상황이었다. 추가 시간이 7분이 주어졌고 추가 시간에 스티브 브루스가 골을 넣으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6년만에 1부 리그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때 이후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추가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받게 된다면 사람들은 '오 제기랄...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퍼기 타임을 얻었군.' 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알렉산더가 말했다.

 

퍼기 타임의 존재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선 명확한 자료가 필요했다. 그리고 우리는 후반전 추가 시간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전반전 추가 시간보다 후반전 추가 시간이 이번 조사에 조금 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시즌(2012/2013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장 많은 후반전 추가 시간을 받고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러면 퍼기 타임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지만 가장 많은 추가 시간을 받는 것은 이번 시즌에만 해당하는 일이다. 이번 시즌과 달리 지난 시즌(2011/2012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후반전 추가 시간을 가장 적게 받은 클럽이었다.

 

"지난 20년간 프리미어리그 기록을 살펴보면 추가 시간에 관한 기록은 일관적이지 않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매시즌마다 가장 많은 추가시간을 받았던 팀은 아닙니다."




리그 득점

추가시간 득점

비율

첼시

1,306

84

6.43%

아스날

1,368

84

6.14%

맨체스터 시티

796

41

5.15%

토트넘 핫스퍼

1,092

56

5.13%

리버풀

1,253

62

4.9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570

77

4.90%



그렇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고있는 상황 혹은 비기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추가 시간을 받았는지 알아볼 필요성도 있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중요한 자료일 것이다. 옵타에서 3시즌간(2010/2011, 2011/2012, 2012/2013)의 데이터를 확인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5팀간의 기록을 비교해보았다. (맨체스터 시티, 첼시, 아스날, 토트넘 핫스퍼,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 평균 4분 37초의 추가 시간이 주어졌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평균적으로 3분 18초의 추가 시간이 주어졌다.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기고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추가 시간을 받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렇지만 첼시를 제외한 소위 빅 클럽이라 불리는 팀들은 모두 지고 있는 경우 더 많은 추가 시간을 받았습니다. 상대팀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귀중한 승리를 지키기 위해 시간을 끌기 때문에 추가 시간이 더 많이 주어지는지 아니면 온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고 있기 때문에 주심들이 더 많은 추가 시간을 주고 있는지는 이 데이터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스포츠 통계에 관련된 또 다른 회사인 디시전 테크놀로지(Decision Technology)의 가브리엘라 레브레히트는 추가 시간에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그녀는 홈팀이 승리하고 있을 때 평균적으로 추가 시간이 평균에서 46초 정도 줄어든다고 말한다.


"만약 강팀이 홈에서 지고 있다면, 강팀이 원정 경기에서 지고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추가 시간을 적용받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주장한다.


따라서 퍼기 타임은 존재한다. 특히 강팀이 홈에서 비기거나 지고 있는 경우에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 경우(지거나 비기고 있을 때 원정보다 홈에서 더 많은 추가시간을 받는 것은)는 첼시 또한 마찬가지다. 


"만약 원정 경기라면 퍼기 타임이라 불리는 현상은 자주 발생하지 않습니다. 홈에서 더 많은 추가시간을 받는 것은 마치 축구의 홈어드벤티지를 보여주는 통계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어느 누구도 어떤 이유에서 그런 경향이 일어나는지 명확하게 알고있지 못합니다. 홈과 원정의 추가시간 차이는 굉장히 두드러지는 수치지만 그 발생 이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아는 바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일종의 홈어드벤티지 중 하나로 생각됩니다."


추가 시간에 선수 교체가 시행되는 경우 주심들은 정규 시간에 교체가 시행되는 것보다 더 넉넉하게 추가 시간을 제공한다. "아마도 주심은 충분한 추가 시간이 더해지지 않는다면 홈 관중들이 굉장히 분노할 것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 지난 3시즌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 시간이 가장 길었던 9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8승을 기록했다.

  • 지난 3시즌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 시간이 가장 짧았던 22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1승을 기록했다.

  • 평균적으로 프리미어 리그에서 온전한 경기 시간은 56분에 불과하다. 


과거 프리미어리그 주심을 맡았던 그레이엄 폴도 이러한 주장을 지지한다. "경기에서 지고있는 홈팀의 관중들이 주심에게 압박감을 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교체 횟수, 득점, 부상 등으로 허비된 시간이 3~4분 정도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추가 시간 5분을 선언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가만히 앉아서 보는 입장에서는 저 추가된 1분이 도대체 어디서 나온건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압박감을 받은 주심의 무의식이 작용한 것이라 보면 됩니다. 정말 뛰어난 주심이라면 그 무의식을 제어할 줄 알아야 합니다."


퍼기 타임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통계수치는 빅클럽'들'이 더 많은 추가시간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시간들을 퍼기 타임뿐만 아니라 만치니 타임, 벵거 타임, 베니테즈 타임으로도 불러야하지 않을까?



출처 : http://www.bbc.co.uk/news/magazine-20464371



AC 밀란은 지배력있는 경기력으로 아스날을 뭉개버렸다.

 

마시밀리나오 알레그리 감독은 평소와 같이 미드필더들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배치시켰다. 클라렌스 셰드로프는 다이아몬드에서 좌측에 위치했지만, 이른 시간 부상을 당하면서 우르비 에마누엘손이 투입되었다. 또한 알렉산더 네스타 대신 필리페 멕셰가 선발 출전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드디어 전문 풀백 자원 2명을 출전시킬 수 있었다. 키어런 깁스는 선발 출전은 가능했으나 풀타임 경기를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토마스 로시츠키의 왼쪽 미드필더 기용은 놀라운 선택이였다.

 

예상되었듯 이 경기는 서로 성향이 다른 두 클럽간의 대결이였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했듯이 밀란은 자신들의 강점을 극대화시켜서 무자비하게 아스날을 이겨버렸다.

 

 

중원 대결

 

중원 대결은 핵심이였다. 밀란은 4명의 미드필더로 아스날의 3명의 미드필더를 상대했다. 하지만 볼 소유권의 우위를 가져간 것은 아스날이였다. 전반전 아스날의 점유율은 55%였고, 경기 전체적으로 보면 57%의 점유율을 가져갔다. 바로 이 점유율의 우위가 아스날의 이 경기에서의 첫번째 문제점이였다. 아스날의 이상적인 경기 계획은 뒤로 물러나면서 수비하고, 압박을 죽여가면서 경기 속도를 느리게 가져가는 것이였다. 즉 그들이 공을 더 많이 가져가고자 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올 시즌의 아스날은 측면 플레이를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아스날은 공을 소유했을때 느리게 경기를 진행했고, 아무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않더라도 볼을 오랫동안 소유하고 있는 그들의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았다.

 

밀란은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지 못했지만, 그들은 미드필드 장악을 자신들의 이점으로 이용했다. 공의 소유권을 잃었을 때 아스날이 대비한 전략은 없었다. 이런 두가지 방식의 전략이 예상되었을 것이다.

 

a) 송을 전진시켜서 케빈 프린스 보아텡을 자유롭게 내버려두지만, 마크 반 봄멜을 타이트하게 압박한다. 혹은 그와 유사하게

 

b) 램지가 반 봄멜을 방어하면서 송에게 보아텡을 마크시킨다. 밀란의 다이아몬드 배치에서 측면에 위치한 선수들을 점령한다.

 

어느 전략도 먹혀들질 않았다. 어느 선수들도 자신들이 해야할 바를 몰랐고, 반 봄멜과 보아텡에게도 속수무책이였다. 아스날은 수비 상황에서 4-4-1-1과 같은 포메이션을 보였다. 양측면의 미드필더들이 내려가서 수비를 보호하고 오히려 램지는 전진수비를 했다. 하지만 아스날의 수비수들은 측면에서의 수비 가담을 필요로하지 않았다.

 

송은 밀란이 공을 잡은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보아텡을 마크했다. 하지만 아스날이 공을 점유할 때는 보아텡을 제쳐두고 전진하려했다. 그 말은 즉, 밀란에게 공을 빼았길 경우 위험에 처한다는 것이다. 보아텡의 첫번째 득점 상황에서 보아텡은 송이 없는 본인의 원래 위치에서 득점을 성공시켰다. 보이치에흐 슈체즈니가 공을 너무나도 형편없게 클리어링한 것은 보아텡의 골에 발판이 되었다. 보아텡의 득점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한 경기에서 나온 골만큼 멋진 골이였다. 보아텡은 경기장의 우측으로 치우쳐졌고, 반면 호비뉴는 왼쪽으로 치우쳐져 갔다.

 

 

폭이 넓지 못했던 아스날의 공격

 

밀란의 강점은 예상대로 중앙이였다. 아스날은 측면을 이용한 역습으로 공격전개를 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피치 위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애시당초 중앙 지향 성향이 강한 로시츠키의 투입은 아스날에게 이 전략은 고려 대상조차 못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로시츠키가 특별히 나쁜 플레이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중앙 지향적인 성향과 반 페르시를 향해 찔러주는 패스는 아스날의 플레이가 좁아지도록 만들었다. 밀란은 중앙이 강하기 때문에 밀란은 이렇게 되서 기뻐했을 것이다. 반 페르시는 3명의 선수에게 방어를 당했으며, 전반전에 페르시는 고립되었다.

 

후반전에 로시츠키가 멕셰를 제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 멕셰에게는 유니폼을 잡아당겨 공격을 끊어내는 방법 밖에 없었다. 이 상황이 아스날이 오늘 수비를 제쳐냈던 유일한 상황이다. 즉 이 상황은 밀란이 빠른 공격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아스날이 왜 그런 전략을 선택하질 않았는지에 대해서 혼란이 생긴다.

 

램지는 최악의 플레이를 펼쳤다. 잘못된 선택을 내리기도 했으며, 롱패스는 제멋대로였다. 그래도 램지는 적어도 아스날이 오늘 노렸어야했던 측면으로 대각선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시오 월콧의 활약도 좋지 못했다.

 

 

이브라히모비치





마지막으로 밀란이 우위를 가져간 것은 바로 이브라히모비치의 존재 그 자체였다. 아스날은 그에 대한 대비책이 없던 것 같다. 그는 다른 방식으로 아스날의 두 센터백을 괴롭혔다. 베르마엘렌은 이브라히모비치 보다도 발이 느렸으며, 로랑 코시엘니는 이브라히모비치가 왼쪽 측면으로 빠질 경우에 마냥 떨어져 있었다. 프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이브라히모비치는 밀란의 그 어느 선수보다 중요한 패스를 시도한다. 그는 뒤로 빠져서 수비를 뚫는 패스를 선보인다. 피치 위 어느 선수들보다 많은 기회를 창출해내는 선수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왼쪽으로 빠지는 플레이는 잘 먹혀들었다. 로랑 코시엘니는 제 자리에 서있는 타입이지만, 토마스 베르마엘렌은 공격수를 상대하고자 전진을 불사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브라히모비치가 쓸 수 있는 많은 공간을 제공하게 만들었다. 세타입의 중앙 수비 파트너(베르마엘렌-코시엘니, 베르마엘렌-주루, 송-주루)를 기용했던 것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교체

 

벵거에게는 측면 공략이라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월콧을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시킨 것은 그 점을 입증하게 만든다. 앙리를 투입하면서 투톱을 세우고, 중원은 굉장히 좁은 플레이를 하도록 만들었다. 로시츠키와 램지를 측면에 기용한 4-4-2 포메이션을 꺼내든 것이다. 이론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아스날의 수비 상황시 중원의 방어능력은 상승되는 것이 맞지만, 그들이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야하는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내렸다는 것은 이상하게 받아들여진다.

 

월콧의 플레이도 좋지 못했지만, 중앙 지향적인 램지보다 측면을 뚫기에는 훨씬 적합한 카드였을 것이다. 반대쪽의 로시츠키는 계속 중앙 지향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아스날은 밀란의 게임으로 진행되는 상황에 맞대결을 펼쳤다. 놀랄 수 밖에 없는 대응이였고, 과감하지 못한 선택이였다.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늦게나마 투입되었고, 측면을 따라 공격을 시도했다.

 

앙리는 괜찮은 선택이였다. 반 페르시가 더 이상 고립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둘은 반 페르시의 슛을 크리스티안 아비아티가 멋지게 방어하는 상황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다.

 

밀란은 다이아몬드 미드필더진에 변화를 주었다. 보아텡이 빠지면서 암브로시니가 투입되었고, 그는 반 봄멜 옆에 위치했다. 에마누엘손은 좌측으로 노체리노는 우측 미드필더로 배치되었다. 체임벌린의 투입으로 인한 측면 공격 대처였고, 밀란은 포백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밀란은 계속해서 성공적인 방어를 보여주었다. 움직임과 역습을 결정하는 것은 그들이 부르트 포스 이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부르트 포스 : 뚫릴 때 까지 공격!) 그리고 오늘 보여준 이브라히모비치는 그가 충분히 1골 기록해도 될만한 수준의 모습이였다.

 

 

결론

 

이 경기는 너무나 다른 성향의 팀끼리의 경기였다. 한 측면은 강하지만 다른 측면은 약한 그런 팀끼리 펼친 경기였다. 한 팀의 강점은 다른 팀의 약점이란 말이다. 즉 한 팀은 자신들이 자신있어하는 부분에 플레이를 집중시켰다. 밀란은 중원에서의 힘을 택했고, 전체적으로 아스날을 압도했다. 원정팀 아스날은 측면을 노리질 않았다. 측면 공략은 아스날에게 경기 전략 자체에 없던 카드였던 것이다.

 

밀란은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훌륭한 기술보다도 대단한 효율성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이 경기에서 단 5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매끄러운 패스 플레이가 있지도 않았었고, 완전히 경기를 지배했던 순간도 있진 않았다. 단지 최전방에서 밀란이 무자비했던 경기였다.

 

오늘의 경기 결과는 아스날에게는 충격적일 것이다. 아스날은 밀란을 상대하기 수월한 상대라고 여겼을 것이다. 밀란이 측면에 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스날은 측면을 선택하지 않았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설명하기가 힘들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이전에 퍼거슨 감독을 향해 '퍼거슨의 약점은 그가 약점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세다' 라고 말했었다. 벵거의 약점은 그의 팀의 강점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2/15/milan-4-0-arsenal-tactics/



웨인 루니의 2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리그 선두로 이끌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긱스를 좌측으로 이동시키면서, 첼시와의 경기에서 최고의 까메오 역할을 했던 스콜스를 선발 투입시켰다. 스몰링은 부상여파로 출전할 수가 없었으며, 따라서 수비진은 선택 사항이 없었다.

 

크레익 벨라미와 앤디 캐롤이 최근 좋은 파트너쉽을 보여줬음에도, 케니 달글리쉬는 그 두 선수 모두 선택하지 않았으며 루이스 수아레즈를 원톱으로 출전시켰다. 호세 엔리케가 복귀하여 글렌 존슨이 본인의 원위치인 라이트백에 자리잡았다.

 

전반전은 치열한 경기가 예상되었던 기대감과 달리 상당히 지루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경기 중 멈추었던 시간은 에브라와 퍼디난드의 충돌장면 뿐이였으며, 경기는 빠르게 진행되다가 템포 조절에 느려져갔다. 경기 속도가 느려졌을때 양팀 모두 중원에서의 패스 공급이 잘 되지 않았으며, 양측의 골문 근처에서의 패스도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미드필드 대결

 

이 경기는 기본적으로 느리고, 소모적인 중원 대결이였다. 라이언 긱스의 왼쪽 미드필더 배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3명의 패서들을 보유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이 세명의 선수는 볼의 흐름을 진정시킬 수 있는 선수들이며, 경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달글리쉬 감독은 찰리 아담 대신 조단 헨더슨을 기용했는데, 이는 유나이티드를 압박하고 경기를 지배하려는 그들의 계획을 무마시키기위한 선택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리버풀은 그들이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때 뒤로 내려가기만하면서 유나이티드의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내버려두었다. 초반에 유나이티드는 전방에 위치한 3명의 선수들에게 공을 보내고자 노력했으며, 리버풀은 괜찮은 공점유율을 가져갔다.

 

하지만 전반전이 진행되면서 유나이티드가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마이클 캐릭이 서서히 전진하기 시작했고, 캐릭은 제라드를 마크했다. 리버풀의 미드필더가 왼쪽으로 빠지면서(제라드와 헨더슨은 이 역할을 번갈아가면서 담당했다) 스콜스에게는 더욱 공간이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스콜스는 오늘도 깊은 위치에서 효율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공의 배분과 경기 템포 조절을 담당했다.

 

 

스피어링의 문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미드필더 라인과 공격 라인 사이에서 지배력을 가져갔다. 이론적으로 스피어링과 루니의 1:1 대결이 이루어질 장소였다. 스피어링은 자신의 포지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마치 그가 루카스 레이바의 부재 이후 처음 경기를 치루는 듯한 모습이였다. 그의 플레이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는 어느 범위까지 루니를 따라 경기장을 움직일 것인지 정해져있는 것 같지가 않았다. 그는 너무 많이 자리를 비우고 나오기까지 했다. 때로는 그는 자신의 위치에 머물러 있었지만, 루니는 계속 공을 소유할 수 있었다. 스피어링의 실수를 유나이티드는 영리하게도 전술적 용도로 사용했다. 긱스는 스피어링의 위치를 좁게 만들었고 FA컵에서 박지성이 가져갔던 움직임을 보여주었다.(발렌시아는 측면에서 플레이하지만, 박지성은 점차 중앙으로 와서 공을 받았다) 대니 웰백도 아래로 내려와서 공간을 더 좁혔으며,  레이나의 선방이 있었지만 스콜스는 즉각적으로 공격에 가담하여 헤딩슈팅을 시도했다.





유나이티드의 공격전술은 스피어링 근처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플레이가 그를 지나치면서 이루어졌다. 이는 4-1-4-1 포메이션에서 홀딩 미드필더가 공이 없을 상황에서 많은 측면공간을 담당할 때 발생하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하는 큰 위험요소는 10번 역할을 맡는 선수가 따라갈 수 없는 공간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긱스는 이 역할 담당의 중심축이였다. 그는 공격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긱스는 글렌 존슨의 왼발 슈팅 장면에서 너무나 중앙으로 치우쳐있었으며, 만약 그 슈팅이 골로 연결되었다면, 긱스의 포지셔닝으로 인한 실점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긱스의 움직임은 득과 실이 있었다.

 

반대 측면에서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이번에도 호세 엔리케보다 나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스페인 출신의 수비수는 몸상태가 완전해 보이질 않았다. 엔리케는 많은 공격 과정을 무마시켰으며, 나중에는 발렌시아로 인한 위험성 때문에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했다.





후반전

 

미드필더 싸움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모든 것이였음에도, 달글리쉬 감독이 하프타임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았던 것은 놀라운 일이였다. 제라드와 헨더슨에게 스피어링을 더 도와주면서 4-2-3-1 포메이션을 가져갔어야했다. 두명의 홀딩 미드필더를 두는 것은 훨씬 안정적으로 경기를 가져갈 수 있게 했을 것이다.

 

물론 유나이티드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리드를 잡아나갔다. 좋은 볼 소유권을 가져간 이후 코너킥에서 첫 득점이 나왔으며, 두번째 득점은 상징적이다. 그림으로 스피어링의 상태를 보여주듯이 그는 발렌시아에게 공을 줘버렸다. 그리고 그 찬스에서 루니의 두번째 골이 나왔다.

 

 

2-0

 

후반전은 훨씬 정적이며, 2-0 상황에서 역동적인 경쟁은 펼쳐지질 않았다. 퍼거슨 감독에게는 좋은 자원들(톰 클레버리를 포함)이 있었지만, 그는 단 한명도 교체시키지 않았다. 그가 오늘 내세운 전술에 얼마나 흡족해했는지 알 수 있다.

 

달글리쉬는 2명의 선수를 교체하면서 4-4-2 포메이션으로 전술을 바꿨다. 스피어링과 다우닝이 교체되었으며 이 두 선수는 이 경기에서 최악의 플레이를 보여준 두 선수이다. 캐롤은 수아레즈와 함께 공격진을 이루었고, 벨라미는 왼쪽 측면, 제라드와 헨더슨은 중앙 미드필더를 담당했다. 이 두 선수들에게 다행스러웠던 것은 유나이티드가 2-0 상태에서 공격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였다.

 

 

경기 막바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경기를 느슨하게 가져갔지만, 공의 소유권을 가져가고 템포를 죽이는 것에는 여전히 집중하고 있었다. 헨더슨과 제라드가 여전히 깊은 위치에 있었으며, 캐롤과 수아레즈는 전방으로 나가있기에 30야드 정도에 리버풀 선수들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유나이티드는 그 위치에서 공을 쉽게 점유해갈 수 있었다.

 

수아레즈를 침묵하게 만들었던 에반스와 퍼디난드의 파트너쉽에 캐롤은 최소한 새로운 위험 요소였다. 리버풀이 세트 피스에서 골을 기록했다. 아마 2-0 상황에서 유나이티드가 느슨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이 자아 도취일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느린 템포를 가져가는게 맞았다. 최고의 모습은 아니였지만 경기 내내 리버풀보다 나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결론

 

유나이티드에게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그들이 공간을 점유해나간 방식일 것이다. 스피어링을 중심으로 삼각형을 형성,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위협적인 장면들을 연출해냈다. 스피어링은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혼자서 너무 많은 선수들과 싸워야했고, 다른 선수들이 그를 도와줬어야만 했다. 루니와 웰백의 호흡은 그를 더욱 괴롭혔으며, 긱스의 패스는 종종 연결되지 못했지만, 긱스의 역할은 핵심적이였다.

 

리버풀은 안필드에서 크레익 벨라미와 앤디 캐롤을 통해 유나이티드를 괴롭힌 재미를 보았음에도 그 선수들을 선택하지 않았다. 다비드 데 헤아의 문제점은 과장되어서 말해지지만, 그가 점점 공중볼 처리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여전히 네마냐 비디치가 없는 유나이티드의 세트 피스 방어에는 문제가 있다. 리버풀이 2주 전에 데 헤아를 괴롭혔던 코너킥 전술을 시험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이상한 점이였다.

 

리버풀은 교체 이후에도 나아진 점이 없었다. 리버풀은 경기 막바지에 추격에 성공했지만, 오픈 플레이에서 어떠한 기술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2/11/manchester-united-2-1-liverpool-united-exploit-the-space-around-spearing/




굉장히 흥미로운 경기였고, 전형적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역전을 거두는 방식인 경기였다.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에슐리 콜과 존 테리가 없이 싸워야했고, 조세 보싱와를 왼쪽으로 돌리면서 게리 케이힐의 데뷔전으로 그 공백을 막고자했다. 하미레스와 프랭크 램파드 마저도 빠진 상황에서 말루다가 측면으로 투입되면서 포메이션의 변화를 주어야했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예상했던 4-4-1-1 포메이션을 내세웠고, 크리스 스몰링이 경기 전날 트레이닝에서 부상을 당함에 따라 그의 장기적인 파트너가 될 조니 에반스가 그 자리에 뛰게 되었다.

 

 

전반전

 

앞서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결에서 이상했던 점은 유나이티드가 근소하게 잘했지만, 스코어는 이미 3-0이 되었었다는 것이였다. 이번에는 그와 반대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첼시는 3골이나 넣었음에도 찬스를 잘 만들어내질 못했고, 보아스 감독의 전술 변화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첼시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하프 타임 이후에 괜찮은 변화를 보여주었다. 4-2-1-3 포메이션으로 후안 마타를 니콜라 아넬카, 다니엘 스터리지, 페르난도 토레스 바로 밑에 두는 형식을 취했었다. 마타를 3명의 공격진 바로 밑에 두어 재미를 보았던 기억때문인지, 보아스 감독은 자신이 신봉하는 4-3-3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형태로 변해갔다.

 

 

첼시의 포메이션

 

재미를 보았던 4-2-1-3이 아닌 4-2-3-1에 가까운 포진이였다. 미묘한 차이이겠지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첼시는 더 이상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하지 않는 팀이되었다. 시즌 초반에는 말루다와 스터리지가 토레스와 동일 선상에 존재할 정도로 유나이티드의 풀백들을 깊숙히 내려가게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포백보다 더 뒤로 빠져있는 상태였다. 공이 없는 상황에서 마타는 최전방에서 2번째로 존재하는 선수였고, 보아스 감독은 공격적인 성향이 익숙한 스터리지에게 뒤로 내려올 것을 지시했다.(페널티킥을 내주기 전 상황)

 

한가지 영향력이 있던 포메이션 변화는 바로 웨인 루니가 공이 없는 상황에서의 포지션 변화인 것이였다. 보통 4-3-3 포메이션을 상대할 상황에서 루니는 존 오비 미켈과 같이 홀딩 미드필더 옆에 존재하여 미드필더 숫자를 늘려주는 역할을 담당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선수가 없었고, 하울 메이렐레스와 마이클 에시앙은 모두 전방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따라서 루니는 단지 공격에만 집중하면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유나이티드의 공격

 

전반전 유나이티드는 페널티 박스에서 좋은 찬스들을 많이 잡아나갔다. 영은 자주 아래로 내려오기도 했으며, 변칙적인 움직임을 가져가 이바노비치가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게 만들었다. 영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이다. 안으로 들어올 수도 있는 선수이고, 혼자서 뚫을 수도 있으며, 터치라인에서 떨어지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다. 이는 상대 선수가 수비하기 곤란하게 만드는데, 영은 공을 가진 상황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영과 발렌시아(첼시는 발렌시아를 어떻게 막아야할지 상당히 고민했겠지만, 활약하지는 못했다)는 중원에 더욱 힘을 보태줘야했는데, 그렇지 못했고 첼시에게 중원에서의 숫자에 압도당하기 시작했다. 전반전 라이언 긱스의 볼배급은 형편없었다.

 

대니 웰백과 게리 케이힐의 맞대결은 2가지 점에서 흥미로웠다. 웰백은 공간을 찾아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고, 경기 나중에는 그런 모습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포백 라인에게 웰백은 위협적인 존재일수 밖에 없다. 게리 케이힐은 커버링에 굉장히 능숙한 선수이다. 물론 그가 태클이 조금 서툴러서 그의 능력에 의문을 다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첼시는 다니엘 스터리지가 에브라를 손쉽게 제쳐내면서 첫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에브라는 또한 3번째 실점장면에서도 위치 선정이 굉장히 좋지 못했다.

 

 

후반전

 

마타는 토레스의 크로스를 완벽하게 마무리지었다. 토레스는 사이드로 자주 빠져나갔는데, 중앙 지향적인 마타, 말루다, 스터리지에게 이는 최적의 조건이였다. 루이즈의 세번째 골은 퍼거슨에게 변화를 요구했다.

 

3-0 스코어부터 경기 종료 직전까지 전술 변화의 흥미로운 부분들이 발견된다. 웰백을 미드필더로 내리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투입. 에르난데스는 급조된 첼시 포백라인을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경기 후 퍼거슨 감독은 그를 선발로 쓰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스콜스의 투입, 마타가 사이드로 빠진다

 

두번째 교체는 굉장히 중요했다. 하파엘과 스콜스의 교체였고, 이는 발렌시아가 우측 수비수를 담당한다는 의미였다. 웰백은 오른쪽에 위치하고 긱스는 왼쪽으로 이동했다. 교체 선수들의 활약은 동점을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모두 임팩트가 있었지만, 스콜스의 역할은 매우 핵심적이였다. 경기의 템포를 조절하고, 나중에는 유나이티드의 공격 방향을 지시하기도 했다.

 

스콜스가 맹활약함에도 첼시는 그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오히려 라인을 더 내렸다. 그들은 볼의 소유권을 되찾고 다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바로 돌려주는 모습을 보였다. 공의 소유권을 잡아도 첼시는 너무 빠르게 진행했고, 너무 수직적으로만 달려나갔다. 첼시는 리드를 잡았으므로 정신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경기를 읽고 템포를 조절해줄 선수가 필요했다. 스터리지가 로메우로 교체되어 템포 조절을 해줄 수 있는 마타가 측면으로 빠지게 되었다. 이는 유나이티드가 공의 소유권을 더욱 잘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 셈이고, 스콜스는 자유로운 상태가 되었고 이러면 유나이티드의 동점골은 터지는게 뻔한 셈이였다.

 

 

결론

 

프리미어리그 빅 매치에서 정신없이 골이 마구마구 터지는 경기에는 이런 3가지 요소가 존재한다.

 

1) 양 팀 모두 수비수들이 정신줄을 놓는다.

 

2) 무분별한 태클 - 2개의 골이 PK로 나왔으며, 프리킥 상황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3) 중원에서의 영리한 플레이의 실종. 스콜스의 투입과 마타를 사이드로 돌린 것은 큰 영향을 주었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2/05/chelsea-3-3-manchester-united-chelsea-move-into-3-0-lead-but-lose-control/




4-5-1 과 4-5-1의 싸움은 4-4-2 와 4-4-2의 싸움으로 변했다. 리버풀은 단지 경기에서 이기는 것뿐이다.

 

케니 달글리쉬 감독은 놀랍게도 리버풀의 3명의 센터백을 동시 기용했다. 벨라미는 벤치에 있고 앤디 캐롤은 나홀로 기용되었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나니,루니,존스 없이 경기를 치뤄야했고, 4-5-1 카드를 선택했다. 웰백을 최전방 공격수로 스콜스를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가장 깊숙히 배치시켰다.

 

격렬한 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경기는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중앙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가져가고자했으며, 오픈 플레이에서 창조성은 결여된 상태였다.

 

 

리버풀의 포진

 

첫번째 의문은 리버풀이 어떠한 포진으로 경기에 임하는가였다. 언론들은 리버풀이 3-4-2-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할 것으로 생각했다. 제이미 캐러거는 예상과 달리 '센터 하프'로 배치되었다. 두명의 센터백 앞에 미드필더 위치에 고정되었다.

 

달글리쉬의 리버풀이 어떠한 전략으로 경기에 나서는지에 대해서 예상할 수가 없었다. 캐러거까지 포함하여 3명의 선수를 수비에 둘 수도 있겠지만, 유나이티드가 단 한 명의 공격수를 선택한 상태에서 캐러거까지 사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것이였다. 그는 미드필드에서 공간이 남는 자리에 캐러거가 뛰기를 바랬을 것이다. 캐러거는 리버풀 전술에 유연성을 불어넣었고, 유나이티드가 공격수 수를 늘려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였다. 이런 선수에 대해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미드필드 싸움

 

다시 말하자면 캐러거는 미드필드에서 임기응변으로 홀딩 역할을 맡는 것이였다. 홀딩 미드필더 소화가 가능한 센터백들처럼말이다.(좋은 예로는 에버튼의 욘 헤이팅하를 들 수 있다) 캐러거는 상대 선수를 쫓는 것을 선호한다.이런 점에서 루카스는 다른 유형의 선수라 할 수 있다. 루카스는 두 역할 모두 잘할 수 있지만, 상대 선수를 쫓아다니는것 보다는 수비와 미드필더들 사이에서 에너지 넘치게 쓸어버리는 것을 더 잘하는 선수이다.

 

어쨋든 유나이티드는 미드필더 라인을 깊숙히 내렸다. 따라서 캐러거가 따라다닐 선수가 없게된 상황이다. 그는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듯했다. 리버풀이 중원대결하는데 캐러거의 패싱 능력과 기동력은 모자랐다. 따라서 유나이티드가 전반에 중원에서의 플레이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볼을 굉장히 잘 돌렸다. 미드필드에서 트라이앵글을 형성하는 것에 유연성을 갖고 있었다. 또한 스콜스는 페널티 박스에 나타나기도했다.

 

미드필드에서 어웨이팀이 우위를 가져갔다. 물론 이는 4-3-3과 4-3-3의 싸움이였기 때문에 예상할 수 있던 일이였다. 양 팀의 미드필더 중 가장 여유롭게 공간이 남던 선수들은 바로 스콜스와 캐러거다. 과연 누가 볼을 많이 다루면서 경기에 영향을 더 미칠 것인가? 논쟁거리 조차되지 않는다. 캐러거가 23개의 패스를하는데 그친 반면 스콜스는 75회의 패스를 시도했다.

 

 

득점

 

유나이티드가 소유권을 지배했지만, 지속적인 압박으로 이어가지는 못했다. 이 경기에서 흥미로웠던 전술을 그들이 양 윙어를 이용하는 방식이였다. 클래식 윙어답게 발렌시아는 터치라인 부근에서 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중앙 지향적으로 변해갔다. 실제로 전반이 끝나기 전에는 4-4-1-1 포메이션을 형성한 것 같았다. 박지성이 웰백 아래서 뛰고 긱스는 박지성의 빈 자리인 왼쪽을 담당하는 형식으로 말이다. 왼쪽에서는 파트리스 에브라가 계속해서 전진하여 스튜어트 다우닝을 뒤로 밀어내고 있었다. 이 전술을 요약하는 바가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득점 상황이다. 오른쪽에서 오는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침투한 박지성이 마무리 지으면서 득점이 나왔다.

 

리버풀은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다비드 데 헤아 주위에 선수들이 몰리게 만드는 것은 효과적이였고, 공은 데 헤아가 나설 수 없는 곳으로 올렸다. 가장 이상했던 점은 상대 선수들은 데 헤아가 공을 잡지 못하게 시도하는중인데, 데 헤아는 마치 불안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자한다는 듯이 자꾸 공을 잡으려 나왔다는 것이다. 만약 데 헤아가 앞으로 나오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있었더라면, 그는 쉽게 그 슛을 막아냈을 것이다.

 

 

후반전

 

전술적인 부분에서 15분 동안 변한 것은 없었다. 단 한가지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바로 리버풀이 코너킥 전략을 바꾼 것이다. 더 이상 데 헤아 근처에 있지 않았다. 이것이 데 헤아가 눈에 띄게 불안해보이게 만들었다. 성공적인 전술이 꼭 영리한 속임수는 아니다. 이런 상황은 단지 유나이티드가 대처하지 못한 상황인 것이다. 리버풀은 오픈 플레이에서 계속 창조성을 보이지 못했고, 이상하게도 데드볼 찬스에서 유나이티드에게 이득이 되는 모습들을 보였다.

 

60분에 달글리쉬감독은 포메이션은 유지한 상태로 두 선수를 교체했다. 찰리 아담은 캐러거의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막시 로드리게스를 빼고 카윗을 투입, 다우닝을 왼쪽으로 옮겼다.

 

(최소한 그러한 교체가 피치 위에서는 효과적으로 먹혔다. 사실 약간 다른 방식의 교체였다. - 아담과 막시를 캐러거와 카윗을. 확실히 자연스러운 교체는 아니였다. 4-3-3에서는 보통 윙어는 윙어와 중앙 미드필더는 중앙 미드필더와 교체를 한다. 물론 의도적으로 이렇게 된 것은 아닐 것이다. 대기심에게 교체 서류를 주는 과정에서 엉킨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잘못 교체되는 상황은 상대에게 혼란을 준다는 점에서 효과적이기도 하다.)

 

제라드가 잠시 홀딩 역할을 수행했지만, 아담이 이어 받았다. 물론 아담이 홀딩 미드필더는 아니다. 볼튼과의 경기에서 리버풀은 제라드와 아담이 상대 선수의 질주를 막지 못하는 것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패스를 중심으로 두는 인내심이 필요했던 이 경기에서 아담은 홀딩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다. 유나이티드에게는 전형적인 10번(공격형 미드필더)나 질주가 가능한 미드필더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리버풀이 교체로 한결 편해보였다. 자연스럽게 패스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투입되었고, 패스가 한층 빨라지기 시작했다.





4-4-2

 

종료 15분 정도를 남겨두고 양팀의 감독은 같은 변화를 추구했다. 두 감독 모두 베테랑 미드필더를 빼고 스피드를 갖춘 공격수를 투입했다. 제라드와 벨라미가 교체되었고, 스콜스와 에르난데스가 교체되었다. 두 감독 모두 재경기를 원치 않았던 것 같다. 모두 공격적인 선택을 취했으니 말이다.

 

더욱 개방적인 경기가 진행될 수 있게 되었다. 수비 라인은 뒤로 내려가게되고 남는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미드필더들도 수비수들과 같은 이유로 달라졌고, 스콜스를 잃은 유나이티드는 경기 컨트롤을 못해가고 있었고, 리버풀은 뒤늦게 점차 나아지고 있었다.

 

 

카윗의 결승골

 

여지껏 미드필더들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승부를 결정지은 것에 미드필더들은 아무런 관여가 없었다. 페페 레이나의 롱킥, 캐롤의 헤딩, 카윗의 마무리로 리버풀이 승리를 가져갔다. 에브라의 위치선정은 아쉬웠다. 이날 경기에서 두 골 모두 캐롤이 관여했다. 아마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꺼낼 수 있는 수비 조합중 에반스-스몰링 조합이 최선이겠지만, 몸싸움이 강한 스트라이커에게 고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연 벨라미의 투입이 유나이티드 수비진을 뒤로 밀어냈고, 이것이 골을 만들어냈는가?

 

55분에 비슷한 상황으로 레이나의 롱킥 상황이 있었고, 실점 장면에서는 유나이티드 수비진들은 그 때보다 10~15야드 정도 더 뒤로 위치해있었다. 만약 스몰링이 더 뒤로 내려가지 않았더라면, 카윗은 오프사이드에 걸렸을 것이고 1-1로 경기를 마무리지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론

 

양 팀 모두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축구를 보여주진 않았다. 경기에서 있던 사건으로 잊혀진 리그 경기에서는 독창성과 창조성이 부족했다. 골들은 코너킥, 크로스, 긴 골킥으로부터 나왔다. 경기에는 인내심이 필요했다. 패싱에 기반을 두었지만, 아름다운 경기는 아니였다.

 

이 경기는 두 번의 싸움이 있었다. 4-5-1로 맞붙은 75분 동안은 유나이티드의 패싱 능력이 뛰어났기에 그들이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4-4-2로 맞붙은 싸움에서는 리버풀이 다이렉트 플레이에 적합한 장신의 공격수를 보유했기에 승리를 가져갔다고 볼 수 있다.

 

캐롤이 득점 장면에서 화려해보이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도움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아마도 이 경기가 캐롤의 리버풀 커리어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by Jonathan Wilson


점유율 축구를 상대로 엄격한 수비조직력과 빠른 역습이 승리를 거둔 것은 축구 전술의 또 다른 진보를 암시하고 있다.


사람들은 언짢아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처럼 계속해서 공을 지켜내면서 점유율을 유지해 끝내는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팀, 첼시처럼 수비를 깊숙히 내려 의도적으로 상대팀이 공을 소유하게 만들고 그걸 끊어내 역습만 시도하는 팀을 보는 것에 만족하고 있지 못하다. 지난 챔피언스 리그 4강전이 열린 경기에서 많은 사람들은 바이에른 뮌헨처럼 주도적인 경기를 펼치는 축구, 첼시처럼 수동적인 축구 모두에 재미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주도적인 축구, 수동적인 축구 모두 다 재미없다는 말은 문자 의미 그대로는 모순적이라 할 수 있지만, 문자 그 자체의 의미를 벗어나면 실제로 그러하진 않다. 우리는 극단의 시대에 살고 있다. 바르셀로나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서 티키-타카 축구를 시작했을 때, 그들은 전례없는 수준의 점유율을 보여줬었다. 아리고 사키가 이끈 밀란 이후, 약 20년만에 처음으로 등장한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는 팀이 등장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사키의 밀란과 펩의 바르샤는 다른 철학을 지니고 있다. 포지션을 살짝 뒤트는 것, 1명의 센터포워드를 조금 더 후방으로 내리는 것, 풀백을 조금 더 전진시키는 것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두 축구는 완전히 다른 축구이다. 과르디올라의 철학은 사키의 그것과는 다른 완전한 새로운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과르디올라가 더 이전세대의 극단적 축구였던 토탈 풋볼에서 자신의 철학의 기본적인 색채를 가져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바르샤의 특정 선수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스타일인 라 마시아를 거쳐 1군 무대에 데뷔하기 때문이고, 과르디올라가 다소 공상가적인 감독인 부분도 있으며, 작지만 보다 기술적인 선수들이 풍부해진 상황, 오프사이드 규정의 완화로 인해 효율적인 플레이 범위가 보다 증대되었다는 것들은 과르디올라가 토탈 풋볼에서 자신만의 축구 철학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토탈 풋볼(totaalvoetbal)이라는 단어는 70년대 초반 네덜란드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70년대 totaal 이라는 가치관은 네덜란드의 문화관 특히 건축쪽에서 두드러진 현상이었다. 건축 분야의 전문가인 JB 바케마가 주장하길, 당시 네덜란드의 건물들은 각각의 고유한 특징을 지녔지만, 전체적인 주변 환경을 고려해 주변과 조화되는 건물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바케마의 주장은 축구에도 적용이된다 : 선수들은 팀의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자신들의 포지션을 인지하고 있다. 플레이하면서 위치가 변경되지만 선수들은 계속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인지하며 자신의 위치를 재조정한다.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토탈 풋볼은 네덜란드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어느 선수이건 모든 것을 시행할 수 있다는 의미를 전세계에 던졌다 : 수비수도 공격을 할 수 있고 공격수도 수비를 할 수 있다.


티키-타카는 높은 수비라인, 지속적인 포지션 변화, 점유율을 통해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 (토탈 풋볼의 특징과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모든 것은 패스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철학을 토탈 풋볼과 공유하고 있다. 센터 포워드는 팀 움직임의 유동성 증가와 공이 움직일 수 있는 추가적인 선택지를 늘리기 위해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서 펄스 나인(false nine)으로 변형되었고, 풀백은 이전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으며, 미드필더들은 후방에서부터의 패스가 중요시되면서 수비수로 기용되기도 했다. 심지어 골키퍼는 후방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볼터치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우리는 티키-타카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를 몰랐다. 첼시가 2009년 챔피언스 리그 4강전에서 바르샤를 탈락 직전까지 몰고 갔기에 우리는 프리미어리그 클럽의 뛰어난 신체조건이 티키-타카를 막게해줄 것이라 믿었다. 그렇지만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패배했다. 그 다음시즌 조세 무리뉴가 이끈 인터나치오날레가 바르셀로나를 잡았다. 이 승리는 티키-타가를 대응하는데 있어서 아주 획기적인 승리였다. 인테르가 어느정도 운이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경기 도중 창의성을 잃어버리고 사이드로 향하는 패스를 줄이면서 수직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물론 바르샤가 평소에는 넣었을만한 기회를 이 경기에서는 넣지 못했고 특히 보얀 크르키치의 슈팅은 득점으로 연결되었어야했지만, 이 경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사실은 분명하다 : 극도의 점유율 축구는 극도로 점유율을 포기한 축구에 패배할 수 있다. 


이제는 과르디올라와의 정반대 축구로 대조되는 조세 무리뉴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조세 무리뉴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높은 수준의 팀을 상대할 때 다음과 같은 매뉴얼을 활용했다고 한다. 특히 원정 경기에서 말이다.



1) 경기는 실수를 적게하는 팀이 승리하게 되어있다.

2) 축구는 상대팀에게서 더 많은 실수를 이끌어내도록 해야한다.

3) 원정 경기에서 우리는 상대보다 우수한 경기를 펼치려고 노력하기보다, 그들이 실수하도록 만들어야한다.

4) 어떤 선수가 공을 가지고있던간에 그 선수는 실수할 가능성이 더 높다.

5) 점유율을 포기하는 선수는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6)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실패할까봐 두려워하게 되고, 그렇지 않은 선수는 두려울게 없어서 더욱 강해진다



무리뉴는 첼시를 이끌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 리버풀과의 리그 경기에서 위의 철학을 그대로 실행했다. 다소 다른 형태지만 다른 팀들도 무리뉴와 비슷한 철학을 공유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홈과 원정 구분할 것 없이 바이언을 상대로 기꺼이 수비 라인을 내렸고 카운터를 다시 카운터로 때리지 않는 바이언의 속성을 그대로 이용했다. (UEFA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2005-2006시즌 전체의 득점의 40%가 역습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역습의 비중은 지난시즌 27%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공격에서 수비로 효율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급격하게 전환되었다는 소리다) 더불어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팀의 취약부분 중 하나인 세트 피스에서의 부주의도 레알의 승리를 도왔다고 볼 수 있다. 선수를 마크하고 공중전을 이기는 선수보다 패스 능력이 출중한 선수를 우선 기용하는 과르디올라의 성향이 세트 피스 상황에서 그의 팀의 결점으로 드러나곤 한다.


첼시에 다시 부임한 이후 이전보다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던 무리뉴 감독은 시즌 도중에 다시 수비적인 경기로 전환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 팀은 수비 라인을 더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뒤로 물러나서 경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많은 역습을 시도해야하는건 제가 원하던 바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는 심사숙고하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제가 만약 1:0으로 경기를 이기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저는 제가 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0 승리를 만드는 것은 축구에서 가장 쉬운 일 중 하나입니다. 선수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억제하면 되기에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무리뉴는 선더랜드와의 캐피탈 원컵 8강전을 끝내고 나서 이렇게 말했었다.


선더랜드와의 경기가 끝나고 9일 뒤 펼쳐진 아스날과의 경기에선 0:0으로 경기가 끝났고  그 때부터 첼시엔 새로운 색깔이 입혀졌다. 상대팀은 공격적인 첼시에 대해 준비했으나 첼시는 그러하지 않았고 첼시의 시즌 도중 변화는 아주 큰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무리뉴는 리버풀과의 경기를 수비적인 마인드로 준비했고 선수들은 무리뉴가 준 미션을 완전히 수행했다. 경기 후 무리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미디어들이 정의하는 수비적인 플레이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수비적인 자세로 나서서 정말 잘 막아낸다면 당신들은 그걸 수비적인 플레이라 말하겠죠. 그렇지만 (수비적인 자세로 나와도) 좋은 수비를 보이지 못해서 2~3골을 실점한다면 수비적인 플레이라 말하지 않을 것 입니다."


그렇지만 AT와의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은 첼시의 수비가 문제점을 노출한 날이었다. 에당 아자르는 후안프란을 내러벼뒀고 결국 후안프란의 오버래핑은 AT의 동점골로 이어졌고 첼시는 다시 쫓기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무리뉴는 골을 넣기 위해 사무엘 에투를 두번째 스트라이커로 투입했는데 에투가 페널티킥을 내줬다는 사실을 떠나서 에투는 기꺼이 미드필더가 되려하지 않았다. "(에투의 투입은) 우리 팀이 5명의 미드필더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우리에겐 더 많은 공간이 생겼고 경기를 지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투가 투입된 후 12분만에 아드리안 로페즈를 빼고 라울 가르시아를 투입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말했다.


과르디올라의 철학이 녹아든 팀과 무리뉴의 철학이 녹아든 팀이 만나면, 한 팀은 공을 계속해서 점유할 것이고 다른 한 팀은 공을 잡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을 것이다. 한 팀이 75~80%의 점유율을 기록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다- 실질적으로 경기를 지배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존의 체계와 새로운 체계가 맞붙는 것은 진화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하나의 특징(극도의 점유율)이 등장하고 그에 반대되는 특징(극도의 점유율 포기)이 등장해 대결을 펼친다. 그러다 어느 선에서 두가지 특징이 통합될 것이고 다수의 클럽은 그렇게 통합된 방식의 축구를 구사하게 될 것이다. 두가지 양극단의 축구는 현재 그다지 사람들 입맛에 맞지않는 것 같다. 극도의 점유율, 극단적 점유율 포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은 앞으로 전술적 발전에 영향을 줄 요소를 암시하고 있다 : 물론 다수의 팬들은 승리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있지만, 축구가 세계화되면서 해외에서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현지인들보다 덜 충직한 팬들이다. 이들과 광고주들에게 더욱 어필하기 위해서는 미학적인 축구가 더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


필자는 바이언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탈락한 이후 과르디올라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이나 티키-타카가 죽었다는 식의 반응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한다. 과르디올라가 지난 5시즌간 감독으로서 수많은 타이틀을 획득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슈퍼 클럽들이 유럽 무대를 장악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과르디올라의 업적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지난 시즌의 바르샤가 바이언에게 패배했고 올 시즌의 바이언이 레알 마드리드에게 패배했다고 티키-타카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전술에는 절대적 옳고 그름이 없으며 완벽한 공식이란 있을 수 없다. 전술 이론가들은 과거의 연금술사처럼 모든 것을 설명해줄 수 있는 단 한가지 요소인 에테르(고대,중세 철학에서의 제 5원소)를 찾는 사람들이 아니다. 전술적 사고에는 진화와 한 단계의 발전이 있을 뿐이고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서 전술이란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바케마씨도 서로에게 연관되어있지 않은 것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기술적 우수성, 상대팀이 여전히 오프사이드 규칙 변화에 적응하고 있었다는 점, 자신들만의 플레이를 펼치기 위한 높은 집중력이 모두 어우러져 티키-타카가 바르셀로나에서 성공적으로 구사되었던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정점으로부터 내려온 것에는 집중력 저하가 한 몫을 했을지도 모른다. WhoScored.com의 통계를 참고하면, 리오넬 메시가 태클이나 가로채기로 공을 다시 탈취하는 횟수는 2010/2011시즌 경기당 2.1회에서 올 시즌 0.6회로 줄어들었다. 바이언도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는 경기에서 집중력과 열의가 레알만큼은 아니었다. 아니면 지난 2시즌간의 성공적인 행보로 헝그리 정신이 부족했다거나, 리그 우승을 너무나 빠르게 확정지으면서 최고조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물론 과르디올라가 전술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내렸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지난 2012/2013시즌 바이언이 챔피언스 리그 4강에서 티키-타카를 붕괴시켰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그와 똑같이 올 시즌 티키-타카의 색채를 입은 바이언에 그와같은 논리를 적용시키는 것은 아주 큰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 지난 2012/2013시즌의 바이언은 바르셀로나처럼 굉장히 주도적인 축구, 점유율을 기반으로하는 축구, 바르셀로나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에서 상대보다 점유율 우위에 있었던 팀이다. 지난 시즌 바이언보다 자국리그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클럽은 유럽 톱5리그 클럽들 중에선 바르셀로나가 유일하다.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만의 점유율을 놓고 보았을 때도 바이언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팀은 바르셀로나가 유일했다. 유프 헤인케스 감독은 바르셀로나가 자신들보다 공 점유에 더 능숙한 팀인 것을 인정했던 것이고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기 위해 수동적인 전술을 선택해 큰 성공을 거둔 것 뿐이었다.


그 어떠한 것도 티키-타카가 하나의 전술로서 생명을 다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 어떠한 사실도 더 이상 여러 클럽들이 점유율을 통해 경기를 지배하는걸 포기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2010년 인테르의 축구, 2012년 바이언과 바르샤를 상대한 첼시의 축구는 수동적인 전략을 선택하는 팀이 티키-타카를 상대로 극단적인 전술을 꺼낼 수 있다는걸 보여준 사례일 뿐이다. 2009년, 2011년에는 아무도 바르셀로나의 탁월함을 막지 못했지만, 2010년의 인테르와 2012년의 첼시는 그들을 막았다. 1973년 유러피언 컵 결승전 이후 아약스 세대가 해체된 이후, 바르셀로나처럼 높은 수비 라인과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준 팀은 없었다. 토탈 풋볼도 그러하고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도 그러하듯이, 특정 부류의 선수들과 환경 그리고 시대가 어우러져 특정한 방식의 플레이 방식이 만들어진 것이다. 토탈 풋볼이 축구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듯이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로 축구계에 영향을 끼쳤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같은 스타일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트렌드를 지배할 것이냐는 질문은 또 다른 이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진화의 바퀴는 한 번 돌기 시작하면 거꾸로 가는 일은 없다시피하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4/may/01/the-question-is-this-the-end-for-tiki-taka-football





by Jonathan Wilson

 

플레이메이커라고 불리는 선수들은 언제나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곤한다. 요즘 시대에 맞는 표현으로 바꾸자면 창조적인 선수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번 주중에 있었던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경기들은 플레이메이커라는 포지션에 대한 해석이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바이에른 뮌헨은 완벽한 경기를 바탕으로 유벤투스를 2:0으로 꺾었다. 뮌헨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단 2가지였을 것이다. 첫째는 단지 2골밖에 넣지 못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근육을 다친 토니 크로스가 약 6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토니 크로스가 현대적인 공격형 미드필더의 모범이라 말하고 싶다. 토요일 프랑크푸르트전에서 무승부만 기록하더라도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고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유벤투스와의 2차전에 대한 부담이 덜한 뮌헨이지만 토니 크로스 없이 챔피언스 리그 4강전 경기를 치르는 것은 뮌헨에게 크나큰 손해일 것이다.

 

23살 크로스는 베슬리 스네이더보다 고작 5살 어릴 뿐이다. 그렇지만 스네이더와 크로스의 차이는 상당하다. 한때 스네이더도 미래형 플레이메이커처럼 여겨졌지만 전성기에 다다른 시점의 스네이더는 클래식형 플레이메이커였다. 수요일 경기에서도 스네이더는 과거에나 먹힐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 역할만 수행하고 말았다. 사비 알론소는 스네이더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지난 몇주간 갈라타사라이의 테림 감독이 '10번(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위해 포메이션까지 바꿨는데 스네이더의 영향력은 미비했다.

 

스네이더와 달리 크로스는 동적이고 근면하다. 크로스는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이고 후방 미드필더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 측면도 소화할 수 있고 심지어 4-4-2 포메이션에서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도 수행할 수 있을 능력을 지닌 선수다. 시킨다면 크로스는 성공적으로 주어진 역할을 소화할 것이다. 번뜩이는 모습은 덜하지만 창조적이다. 신체적으로 강해보이지도 않으나 웬만해선 쓰러지지 않는다. 과하지 않을 정도로 공을 점유할 줄 안다. 크로스는 극도로 효율적인 선수이고 그 엄청난 효율성 때문에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그의 진가를 그다지 잘 알아보지 못한다.

 

크로스는 분데스리가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에서 89.7%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고 whoscored.com의 기록에 따르면 분데스리가에서 4번째로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크로스보다 더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단테, 로엘 브라우버르스, 루이스 구스타보뿐이다. 이들은 중앙 수비수 및 수비형 미드필더다. 이들은 포지션 특성상 크로스보다 더 짧은 패스 및 안전한 패스를 시도한다. 따라서 이들의 패스 성공률은 기본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다. 또한 크로스는 경기당 0.5회 비율로 정확한 스루패스를 찔러주는데 이는 볼프스부르크의 디에고에 이어 분데스리가에서 2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크로스가 플레이메이커의 미래고 스네이더가 과거라면 현재를 대표하는 선수는 아마 24살 메수트 외질이라 말하고 싶다. 외질은 크로스만큼의 수비적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그렇지만 스네이더보다는 열심히 수비에 임한다. 외질은 라 리가 경기당 평균 0.5회의 가로채기 및 1회의 태클을 기록한다. 이건 레알 마드리드가 대다수 리그 경기에서 상대를 지배하는 경기를 펼치는걸 감안하고 봐야할 기록이다. 외질의 공격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적어도 전반전만큼은 펠리페 멜루가 시원찮게 방어한 것도 있지만 외질은 갈라타사라이와의 경기에서 아주 우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스페인에서도 외질의 득점기회 창출 능력은 돋보인다. 현재까지 외질은 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크로스와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패스 성공률이다. 외질은 83.3%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고 라 리가에서 40번째로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토니 크로스보다 공격적인 외질은 경기당 0.6회의 정확한 스루패스를 기록하고 있다.

 

선수들은 자신이 뛰고있는 팀의 시스템에 영향을 받게된다. 크로스는 바이에른의 축구에 완벽히 들어맞는 것이고 외질은 자신을 보다 더 자유롭게 풀어주는 레알의 시스템에 완벽히 들어맞고 있다. 레알이 외질에게 준 임무는 항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어디있는지 신경쓰고 있으라는 것이다. 반면 갈라타사라이는 스네이더에게 맞는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했다. 인테르가 스네이더에게 알맞는 자리를 만들어주기위해 고생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스네이더와 같은 플레이메이커의 시대는 지나간 듯 하다. 현재는 외질의 시대이고 크로스의 시대가 오기 시작할 것이다. 플레이메이커는 그렇게 변해갈 것이다.

 

 

 

 

출처 : http://www.guardian.co.uk/football/blog/2013/apr/04/playmaker-toni-kroos-mesut-ozil




by Daniel Taylor


사실 이런 질문과 관련해서 정말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은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정말로 던컨 에드워즈가 세계 축구사에 이름을 남길만한 선수로 기억될 수 있었을까? 지난 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서 안필드에 방문했던 펠레처럼 사람들은 던컨 에드워즈를 기억해줄 수 있었을까? 사람들은 던컨 에드워즈를 축구 역사상 최고로 위대했던 선수로 생각하게 되었을까?


이러한 물음에 우리는 정확한 대답을 할 수가 없다. 만약 1958년 끔찍했던 뮌헨 참사에서 에드워즈가 사망하지 않았더라면 1966년 잉글랜드의 줄리메 트로피(Jules Rimet trophy)는 바비 무어가 아닌 던컨 에드워즈가 들어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실 던컨 에드워즈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에 대한 짧은 고증이 있을 뿐이며 흑백 화면을 통해서만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있다. 거기에 에드워즈가 공을 잡은 순간에 한정해서만 볼 수 있다. 우리가 던컨 에드워즈에 대해서 알고 있는 내용의 절대 다수는 그와 같은 시대에서 직접 눈으로 지켜보았던 사람들의 증언에 의존하고 있다. 바비 찰튼 경이 대표적인 인물인데 그는 던컨 에드워즈야말로 자신이 직접 목격했던 최고의 축구 선수였다고 증언한다. 물론 바비 찰튼 경말고도 던컨 에드워즈가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주 목요일은 던컨 에드워즈가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데뷔한지 60년이 지난 날이었다. 당시 던컨 에드워즈는 18세 183일의 나이로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데뷔했으며 무척 당당한 태도로 축구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젊은 선수가 탄생했음을 전세계에 알리는 듯한 풍채를 뿜어냈다고 한다.


뮌헨 참사 사건 이후 15일만에 던컨 에드워즈는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 때까지 에드워즈는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18경기를 뛰었다. 바비 찰튼 경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은 던컨 에드워즈의 죽음에 '위대한 던컨이 세상을 떠났다' (Big Duncan has gone) 라는 표현을 했다고 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던컨 에드워즈가 뮌헨 참사를 극복해 살아남았다면 얼만큼 대표팀 경기를 소화했을지에 대해서 추측을 할 수밖에 없다. 찰튼 경은 "던컨은 모든 것을 다 갖춘 선수였다. 개성이 강하며 강인한 성격이었으며 이러한 기질은 피치 위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만약 던컨이 자신의 축구 선수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었다면, 우리가 목격한 최고의 선수라는 증언을 증명해줄 업적을 남겼을 것이라 확신한다. 물론 나는 펠레, 마라도나, 베스트, (데니스) 로, (지미) 그리브스, 내가 좋아하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같이 위대한 선수들을 알고 있지만 던컨은 경기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스탠리 매튜스나 톰 피네이도 던컨 에드워즈의 재능을 갖추지는 못했다." 라고 말한다.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드는 최초의 원더 보이였던 던컨 에드워즈의 자리를 물려받아 후세에 조지 베스트, 폴 개스코인, 라이언 긱스, 웨인 루니같은 선수들이 등장했다. 이번 칼럼을 작성하기 위해서 나는 과거의 언론 보도를 찾아보게 되었고 1953년 4월 1일 기사를 여기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던컨 에드워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군 데뷔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작성된 기사였다. 내가 과거의 언론 보도를 찾아보면서 느낀 점은 그 시대의 기자들은 오늘날의 언론인들처럼 섵부른 예측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소개하고자하는 기사를 작성했던News Chronicle의 조지 팔로우 기자는 던컨 에드워즈에 대해 기사를 작성하면서 시대를 앞서간 것 같다. 아래는 그의 기사 일부이다.


"최초의 원자 폭탄의 등장처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정말이지 멋진 일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던컨 에드워즈라는 재능을 발견한 것은 축구계에 있어서 정말로 대단한 일이다. 이제 던컨 에드워즈는 16살에 불과한데 우리가 에드워즈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냐고? 일단 에드워즈는 소년이 아닌 사내 녀석이다. 벌써부터 신장이 5피트 10인치(178cm)다. 에드워즈의 신체 조건은 굉장히 강력한 힘이 발휘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다. 에드워즈가 공을 잡으면 연약한 소년이 발재간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대담한 돌파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에드워즈가 태클을 시도하면 마치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강도의 태클이 나온다. 게다가 던컨은 올드 트래포드의 자랑이었던 잭 로리(Jack Rowley,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통산 211골)에 버금하는 양발 슈팅 능력을 지니고 있다. 1부 리그에서 던컨 에드워즈가 언제부터 폭발력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있는 사람은 없지만, 이것 하나 만큼은 확실하다 : 던컨 에드워즈는 사람들의 시선을 이끄는 선수가 될 것이다(It will be spectacular)."


에드워즈는 곧바로 완벽한 축구 선수로 자리잡기 시작했고 주로 미드필더로 경기를 소화했지만 어떤 포지션에서든 피치 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에드워즈의 국가대표 첫번째 경기는 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에게 7:2로 이긴 경기였다. 데니스 윌쇼가 최초로 1경기 4골을 기록한 선수가 되었고 냇 로프하우스가 2골을 기록했지만 헤드라인은 전적으로 에드워즈의 차지였다. 스코틀랜드의 공격수 로리 라일리는 동료 토미 도허티에게 "저런 선수는 도대체 어디서 발견한거야? 클라이드 강(스코틀랜드의 강)에 더 작고 강력해진 전투함(던컨 에드워즈)이 있잖아!" 라고 말한 일화가 있다.


에드워즈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잉글랜드에서 최연소 국가대표팀 데뷔 기록을 가진 인물이었다. 이 기록은 1998년 마이클 오언에 의해서 깨지기 이전까지 유지되었고 에드워즈의 아우라 덕분인지 매트 버스비 경이 유스팀 경기에 던컨 에드워즈를 출전 시키려할 경우 상대 팀은 이미 1군에 멀쩡히 자리잡은 국제적인 실력의 선수를 유스팀 경기에 내보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에드워즈는 전술에 제약되지 않는 위대한 선수였을 뿐만 아니라 동나이대 선수들에 비해 탁월히 앞서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였다. 


"던컨 에드워즈의 힘으로 상대를 이긴 경기들이 있었다. 특별히 유스컵 첼시와의 준결승 2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첼시 원정에서도 올드 트래포드에서도 각각 2:1 승리를 기록했는데 4골 모두 던컨이 기록한 골이었다. 상대에도 좋은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결코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난 당시 코너킥을 찰 때 이렇게 생각했다. "여기서 내가 올려주면 던컨이 알아서 해결해주겠지." 정확하게 던컨이 상대팀 10명의 선수를 완벽히 따돌리고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 오늘날의 밀집된 수비를 상대하더라도 던컨은 그들을 충분히 무력화시킬 것이다." 바비 찰튼 경은 이렇게 말하며 매트 버스비 경은 "던컨은 우리가 그를 데려왔던 16살 때부터 결코 소년이 아닌 한 명의 사내 자식이었다."라고 말했다.


던컨 에드워즈를 바라보는 버스비 경의 눈빛은 반짝였을 것이다. -처음에는 아버지와 같은 애정을 느겼겠지만, 뮌헨 참사 이후 깊은 슬픔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버스비 경의 표현에 따르면 에드워즈는 "큰 경기를 좋아하는 타입의 선수, 큰 무대에서 뛰는 것을 더욱 즐기는 청년"이라고 한다. 1956년 잉글랜드가 세계 챔피언 서독을 상대하기 위해 베를린으로 원정 경기를 떠났을 때, 에드워즈는 자신의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이 날 경기에서 던컨 에드워즈가 기록한 골은 걸작 그 자체였다. 25야드 거리에서 3:1 승리의 기반을 다지는 득점을 기록하기 이전에 상대 수비의 견제를 풀어내는 모습도 대단했다.


이번에는 팀의 주장인 빌리 라이트로부터의 칭찬을 소개하고자 한다. "던컨 에드워즈라는 이름은 경기를 지켜본 모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에드워즈는 정말로 대단한 선수였다. 오늘날에 에드워즈가 보여준 선수 개인의 퍼포먼스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여줄 선수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사자처럼 용맹하게 태클을 시도했고 모든 득점 기회에 연관 되었고 멋진 마무리로 기회를 마무리 지어냈다. 19살에 불과한 나이였음에도 던컨 에드워즈는 이미 월드 클래스 선수였다."


뮌헨 참사 이후 던컨 에드워즈가 세상을 떠나기 이전까지 던컨 에드워즈의 동료 7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에드워즈는 15일을 버텼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당시 에드워즈가 15일씩이나 버틴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한다. 에드워즈는 사고로 인해 신장 기능에 손상을 입었고 폐 허탈 증세에 골반뼈 골절과 오른쪽 허벅지에 여러 골절상을 입었으며 갈비뼈 골절에 추가로 여러 내상을 당한 상태였다.


던컨 에드워즈는 의식이 절반 정도 돌아온 상태에서도 수석 코치인 지미 머피에게 토요일 주말에 있는 울버햄턴과의 경기 킥-오프 시간을 물어봤고 이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던컨 에드워즈는 지미 머피 코치에게 그 경기를 놓칠 수 없다고 간절히 뛰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프랭크 테일러의 <The Day a Team Died>라는 저서에는 '던컨 에드워즈의 죽음은 젊은 위인(young Colossus)가 한창 재능을 펼쳐야할 시기에 세상을 떠난 것'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던컨 에드워즈의 죽음으로 우리는 수없이 많은 답이 없는 질문을 마주하게 되었다. 만약 던컨 에드워즈가 살았다면 1958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는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었을까? 축구계 위인들 사이에 던컨 에드워즈가 이름을 올릴 수 있었을까? 던컨 에드워즈를 향한 지미 머피의 찬사로 글의 마지막을 장식하고자 한다. "나는 항상 무하마드 알리의 '나는 위대하다!'라는 전세계를 향한 외침을 보면 미소를 머금게 된다. 수많은 위대한 인물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은 바로 던컨 에드워즈라는 축구 선수이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mar/28/duncan-edwards-original-boy-wonder-greatest 





by Daniel Taylor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축구를 주제로 글을 써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하는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는 대담하게 퍼거슨 감독에게 충고를 남기고 싶다. 특히 골키퍼에 관련해 퍼거슨 감독에게 한 마디 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조나단 윌슨의 <The Outsider>라는 책에는 포메이션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조나단 윌슨은 포메이션에 대한 논의를 심도있게 다뤘고 그 포메이션에서 선수가 담당하는 여러가지 복잡한 역할에 대해서 서술했다. 나는 "Tommy & JoJo"로 불렸던 토마스 은코노와 조셉-앙트완 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이 부분은 퍼거슨 감독이 지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약 20년간 은코노와 벨은 카메룬 대표팀에서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다. 지금까지도 두 선수가 아프리카 축구 역사상 최고 골키퍼로 언급되고 있다. 두 선수가 서로 다른 시대를 살고 있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마치 다비드 데 헤아와 아네스 리니고르처럼 두 선수는 역할을 분담하고 있었다. 두 선수는 서로의 역할 분담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겠지만, 골키퍼의 잦은 교체는 수비진에게 혼란을 주었다.

 

잉글랜드에서도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피터 쉴튼과 레이 클레멘스는 서로 번갈아 가며 경기를 소화했다. 1979년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잉글랜드가 4-3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론 그린우드 감독은 전반에는 쉴튼을 후반에는 클레멘스를 기용했다. 수비수들이 골키퍼의 성향도 파악해야한다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결정이었다. 보통 골키퍼 자리는 확고한 주전이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수가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 가장 일상적인 일이다. 앞서 예시를 들었던 2가지 경우도 모두 로테이션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물론 세자르 산체스와 이케르 카시야스의 대결에서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금방 카시야스가 더 좋은 옵션이라는걸 눈치챘다는 다른 예도 있긴 하다) 현재 퍼거슨 감독은 잇따른 실점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면서 계속해서 데 헤아와 리니고르를 번갈아가가며 출전시키고 있다.

 

퍼거슨 감독이 이렇게 오랫동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드물다. 그렇지만 리니고르와 데 헤아를 놓고 고민하는 시간이 너무나 길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데 헤아는 리그 1,2라운드를 소화했지만, 2라운드 풀럼전에서 실수를 했던 탓에 리니고르에게 자리를 내줬다. 리니고르도 리그 2경기를 뛴 이후에 다시 데 헤아에게 자리를 내줬다. 다시 자리를 차지한 데 헤아는 리그 5경기 연속 출전했다. 그렇지만 다시 데 헤아가 사랑니 발치로 결장하게 되면서 다시 리니고르가 골키퍼로 나서기 시작했다.

 

데 헤아가 CFR 클루이전에 나서기 전까지 리니고르는 5경기를 연속으로 출전했다. 두 선수가 출전 시간을 나눠먹는 사이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금까지 33골이나 실점했고 퍼거슨 감독은 지금 자기가 이끄는 팀이 만화같은 수비를 하고있다고 호되게 꾸짖고 있다. 물론 골키퍼 로테이션이 실점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정확한 증거는 없다. 그렇지만 두 가지가 연관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는 없다.


역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 않은가? 피터 슈마이켈은 92/93 시즌 모든 경기에 출전했고 93/94, 95/96, 96/97시즌은 2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출전했다. 98/99 시즌에는 4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피터 슈마이켈이 경기에 나섰다. 마시모 타이비가 유명세를 탔던 바로 그 99/00시즌에도 주전 골키퍼 마크 보스니치는 38경기 중 23경기에 선발출전했다. 이후 영입된 파비앙 바르테즈는 00/01시즌에 32경기를 뛰었고 02/03시즌에는 30경기를 소화했다. 에드윈 반 데 사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던 06/07, 07/08, 08/09, 10/11시즌에 반 데 사르는 각가 32, 29, 33, 33경기를 소화했다.

 

그렇다. 성공한 팀에게는 확고한 주전 골키퍼가 존재한다. 첼시가 우승을 차지했던 04/05, 05/06, 09/10시즌 페트르 체흐는 1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출전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맨체스터 시티의 조 하트가 전경기 출전을 기록하며 맨체스터 시티의 우승을 이끌었다. 퍼거슨 감독도 슈즈버리 타운에서 고작 £100,000에 데려올 수 있었던 하트를 데려오지 못했던 것을 실수라고 말하고 있으니...

 

여기서 조 하트가 흠잡을데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이야기를 조금 더 심화시켜보자.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현재까지 로버트 그린, 페페 레이나, 셰이 기븐, 아담 페트리치가 치명적인 실수로 자신들의 확고한 입지를 잃어버렸다. 사우스햄튼은 켈빈 데이비스, 아르투르 보누치, 파올로 가자니가를 모두 기용하고 있는데 이들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내주고 있다. 아스날의 보이치에흐 슈체즈니와 비토 마노네 모두 데이비드 시먼의 안정감을 그리워하는 팬들을 미치게 만들고 있다. 반면 팀 하워드, 유시 야스켈라이넨, 마크 슈워처, 시몬 미놀렛, 알리 알-합시는 자신들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아직까지도 주전 골키퍼가 정해지지 않은 클럽이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퍼거슨 감독이 이토록 오랫동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그리고 굉장히 복잡한 이유로 결장이 잦아지는 것 같고 일관적인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비드 데 헤아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던 초기에 데 헤아는 불안함 그 자체였다. 그렇지만 퍼거슨 감독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데 헤아가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기 전까지 계속해서 데 헤아를 믿어줬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는 실수 한 번 하면, 바로 다음 경기에서는 리니고르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문제는 데 헤아와 리니고르가 아주 특출나게 뛰어난 골키퍼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며칠 전 과거 프로에서 공격수로 뛰었던 익명의 선수를 만났는데 그 분은 두 선수 모두 아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걸맞는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리 네빌도 골키퍼 로테이션 정책에 달갑지 않아하는 모습이다. 네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코너킥 실점 장면에서 골키퍼의 페널티 박스 지배력 부족을 지적했다. "수비수들은 자신들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두려워하고 있을꺼에요." 네빌이 이렇게 말했다.

 

도대체 누구를 선택해야하는가? 1978녀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 22명의 선수에게 쉴튼과 클레멘스 중에 누구를 선택해야할지 물어보았는데 9명이 쉴튼을 2명이 클레멘스를 선택했다. 클레멘스를 선택했던 2명 중 한 명은 클레멘스와 리버풀에서 발을 맞추고 있었던 데이비드 존슨이었다. 11명의 선수는 기권을 선택했다.

 

나는 데 헤아를 선택하고 싶다. 아직까지는 완벽한 모습과는 동떨어져 있으나 데 헤아는 지금까지 번뜩이는 장면을 여럿 연출했다. 조만간 22살이 되는 데 헤아는 상당한 잠재성을 지닌 선수다. 그걸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퍼거슨 이후도 바라보면 더더욱 데 헤아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데 헤아의 실수가 잦다는 것도 인정해야한다. 데 헤아의 실수를 만회할 정도의 공격력을 뿜어내고 있다는 것이 데 헤아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물론 데 헤아가 새로운 국가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도 고려해줘야한다. 전체적으로 데 헤아는 빠른 속도로 적응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공평하게 주면서 데 헤아의 자신감을 깎아먹고 있다.

 

골키퍼는 예외적인 케이스다. 골키퍼 로테이션은 수비수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앞서 언급했던 카메룬의 2명의 골키퍼를 통해 말해보고자 한다. 은코노는 세트 피스에서 양쪽 골대에 모두 수비수들을 배치시켰다. 반면에 벨은 골대에 수비수를 세우지 않았다. 또한 은코노는 수비수들이 라인을 뒤로 내리면서 수비해주길 요구했지만, 벨은 자신이 뒷공간을 담당하겠다면서 수비수들에게 앞으로 나가라고 말했다.

 

쉴튼과 클레멘스도 서로 달랐다. 쉴튼은 상대와 과감하게 맞서는 것을 꺼려했지만, 클레멘스는 공격적으로 앞으로 나갔다. 또한 쉴튼은 수비수들이 자신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도록 수비수들과 거리를 두었지만, 클레멘스는 수비수들이 자기 근처에 위치해주길 희망했었다. 아주 미묘한 차이라 볼 수 있겠지만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재능은 넘치지만 안정감이 부족한 데 헤아, 멋드러진 세이브는 없지만 안정감 있는 리니고르는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칼럼을 쓰는 이 시점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맨체스터 시티보다 10골이나 더  실점했다. (맨체스터 더비 승리로 현재는 9골차)

 

퍼거슨 감독은 현재까지 두 선수 모두에게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실 두 선수 모두에게 강한 인상을 받는다는건 두 선수에게 아직까지 확고한 신뢰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 : http://www.guardian.co.uk/football/blog/2012/dec/08/sir-alex-ferguson-manchester-uni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