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aley


(원문은 2016년 3월 21일자 칼럼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세 무리뉴는 첼시를 떠난지 채 1년도 되지않아 다시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에 컴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무리뉴가 물려받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란 팀은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리그에서 최상위권의 급료를 지출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사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와 비슷한 급료를 지출하면서도 지난 2시즌간 6위와 4위를 기록했다. 분명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자금력은 정기적으로 프리미어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타이틀 모두를 노릴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것들과 완전히 동떨어진 느낌이다.


쓰고 있는 지출 규모에 걸맞는 성적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을 가장 열받게 하는 부분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탑레벨에서 상당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성공 스토리를 써왔던 클럽임과 동시에 그 자금력 수준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결과물들을 꾸준히 얻어왔기에 지금의 부진은 팬들을 더 화나게 만들고 있다.


아래는 인플레이션율을 적용한 임금 지출액과 프리미어 리그 승점을 나타낸 그래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알렉스 퍼거슨 경 아래서 상업적인 부분은 물론 축구적 관점에서도 리그를 지배했다. 반 할과 모예스는 퍼거슨 경의 성적을 따라가지 못했을 뿐더러 임금 지출 대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인플레이션율을 반영한 임금 지출액과 리그 최종 성적의 관계, SAF 은퇴 이후 유나이티드의 지출 대비 성적 급감)



따라서 무리뉴 부임 이후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최근의 추세가 다음 시즌에도 임금 지출에 비해 그에 걸맞지 못하는 성적을 거둘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퍼거슨 경이 남기고 떠난 스쿼드는 수리가 필요하며 지난 3시즌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퍼거슨 경이 데려오는 새로운 재능이 아닌 사업자 에드 우드워드가 데려온 선수들에 의지하게 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최근 이적 시장에서 형편없는 결과물들을 내놓고 있다. 자연스레 탑레벨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선수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분명히 필요하다.


조세 무리뉴에게는 부임 즉시 성과를 낸다는 이미지가 있다. 그러나 무리뉴는 최근 3차례의 감독 부임에서 첫시즌에 평균적으로 승점 0.7점 상승 밖에 이루어내지 못했고 무리뉴의 첫시즌은 그 전 시즌에 비해서 순위 상승이 없었다. 물론 2004년 첼시에서 첫시즌에 승점 16점을 점프하는 뛰어난 결과를 얻어냈으나 이미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무리뉴가 즉각적으로 순위 상승을 이끌어낸다고는 강력하게 주장하긴 어려울 것 같다.



(인테르, 마드리드, 첼시 2기 첫시즌 : 무리뉴는 평균적으로 승점 0.7점 상승 밖에 이뤄내지 못했고 순위 변동도 없었다)



또한 무리뉴가 클럽을 처음보다 나쁜 상태로 만들고 떠난다는 것과 무리뉴 경질 이후 팀이 무너진다는 것 역시도 근거없는 믿음이다. 물론 올시즌 첼시에서 무리뉴가 완벽하게 무너졌지만 이건 커리어 첫번째로 발생한 사건이다. 첼시 1기, 인터나치오날레 밀라노, 레알 마드리드에서 보냈던 마지막 시즌 모두 괜찮은 성적이었다.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이후, 클럽은 라 데시마를 달성했고 첼시는 무리뉴가 떠난 이후 2시즌만에 다시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무리뉴가 무엇을 남기고 떠나는가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흔히 '무리뉴의 3년'이라 말하는 사항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걱정할 사항이 아니다. 정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더 문제삼아야할 사항은 무리뉴가 고용되는 순간부터 즉각적인 공사가 필요한 스쿼드를 물려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무리뉴는 타이틀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탑레벨 클럽을 물려받은 적이 없다.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지도 못하는 클럽은 더더욱 아니었고. 이는 완전히 무리뉴에게 새로운 도전인 것이다.


무리뉴는 지금까지 뛰어난 팀을 만들어온 좋은 감독이나 일반적으로 그가 부임한 팀에는 이미 우수한 자원들이 있었다.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무리뉴가 마지막에 무엇을 남기고 떠나느냐가 아니다. 무리뉴가 빠른 시일 내에 효율적으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클럽을 리빌딩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출처 :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fancy-stats/wp/2016/03/21/jose-mourinho-will-struggle-to-rebuild-manchester-united/



by Jonathan Wilson



현대축구는 90년대 중반 바르셀로나로부터 만들어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2014-2015시즌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 참가한 클럽중 4개의 팀을 1996년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인물들이 지휘하고 있다 : 펩 과르디올라, 루이스 엔리케, 훌렌 로페테기, 로랑 블랑. 그 후에 바르셀로나에서 합류한 프랑크 데 부어, 필립 코쿠도 현재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고 당시 감독이었던 루이 반 할은 물론 그의 조수였던 로날드 쿠만까지 한 팀의 감독으로 자신의 직업을 이어가고 있다. 각기 추구하는 방향은 조금씩 다르지만, 어찌되었건 이들은 바르셀로나의 방식(Barcelona way)을 신봉하는 8명의 추종자이다. 더욱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바르셀로나는 아약스의 스타일에서 기반하기 때문에 바르셀로나-아약스 방식(Barcajax way, Barca + Ajax)이라 하는게 맞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여기에 이단아가 존재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통역관이었지만 지금은 감독직을 수행하는 인물이다. 바르셀로나론(Bacocracy : Barca + Cracy[이론, 통치])이 현대축구를 지배하는 한 가운데 조세 무리뉴라는 타락한 천사가 존재하고 있다.


현대축구에서 그것도 최고 수준의 레벨에서만이라고 한정지었을 때, 오로지 무리뉴만 완전한 반대 노선을 걷고 있다. 우리가 이미 알고있다시피 무리뉴 감독은 최고의 전술적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우리가 예상하는대로 경기가 진행되면 무리뉴 감독은 다른 팀들이 흔히 범하는 무승부라는 실수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다른 8명의 바르셀로나 방식 추종자는 능동적이며 점유율을 기반으로 하는 축구를 철저히 신뢰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빅 버킹험 감독에서 시작되어 리누스 미헐스가 발전시키고 요한 크루이프가 새로운 레벨에 도달시킨 바로 그 축구 말이다.


그러나 무리뉴는 다른 사람이다. 무리뉴는 수동적인 축구를 믿는 사람이고 혹자는 현대축구에서 무리뉴 감독이 담당하고있는 역할이 죽음의 성도라고 표현하기까지 한다.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는 아주 전형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다른 감독이었다면 공격적으로 나가야겠다는 의도를 강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중앙 수비수인 커트 주마를  미드필더로추가 투입시켰고 라인을 내리면서 28%의 점유율이란 기록에도 불구하고 팀의 승리를 만들어냈다. 무리뉴는 강한 클럽과의 경기에서 자신있어하는 신념을 바탕으로 경기를 펼쳤고 지난 2013-2014시즌 리버풀의 타이틀 가능성을 앗아버린 경기에서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승리를 만들어냈다.



1. 경기에서 승리는 실수를 적게하는 팀이 가져간다.

2. 축구는 상대가 더 많은 실수를 하도록 유발하는 것이다.

3. 특히 원정 경기, 원정 경기에서는 상대보다 더 잘하려고 도전하지 말고 상대가 실수하도록 유발해야 한다.

4. 공을 가진 선수는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5. 점유율을 포기한다면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6.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면 그 누구나 실수를 두려워하게 된다.

7. 그렇다면 공을 가지고있지 않는 선수는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더욱 정신적으로 강해진다.



시즌 초반의 첼시가 상당히 개방적인 축구를 펼쳤다는 것은 사실이다. 디에고 코스타, 세스크 파브레가스, 네마냐 마티치가 모두 몸상태가 갖춰져 있었으며 선수들은 상승 곡선을 타고 있었고 공격을 시도하면 첼시는 골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주로 하고자하는 무리뉴 감독의 극단적인 수비 전술 이야기는 무리뉴 감독이 단호한 결단을 내렸을 때에 한정된다. 팀 스쿼드가 지쳐있고 선수들의 폼이 떨어져있을 때, 사실상 시즌의 피니시 라인이 가까워졌을 무렵 무리뉴 감독은 돌변한다. 첼시가 새해 첫날 토트넘에게 3:5로 패배한 이후로 첼시는 12경기에서 고작 7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고 승점은 6점 밖에 잃지 않았지만, 첼시가 지속적인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시점에서 무리뉴 감독이 극단적 수비를 꺼내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시즌 초에는 무리뉴 감독만의 장점이 흐려지는 것처럼 보였었다. 맨체스터 시티에게 홈, 원정에서 모두 동점골을 허용하며 비겼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우스햄턴 원정도 마찬가지였으며 PSG와의 홈, 원정 경기 역시 똑같았다. 만약 지난 주말에 라다멜 팔카오가 경기 시간 11분이 남은 상황에서 골포스트를 맞추지 않았더라면 똑같은 시나리오가 쓰여졌을지도 모른다. 첼시 자체가 이전보다 걸어잠그려는 상황에서 실점을 종종 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무리뉴 감독의 성향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은 무리뉴 감독의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적절한 예시라 할 수 있다.


무리뉴 감독이 이런 전략을 밀고가는 것은 단순히 실용성 때문만은 아니다. 무리뉴 감독은 본인이 지도하는 팀이 이처럼 수동적인 경기 스타일을 펼치는 것을 즐기고 있다. 2008년 바르셀로나가 새로운 감독을 구할 당시 그들은 펩 과르디올라를 선택하면서 조세 무리뉴라는 카드를 무시했다. 이제 무리뉴 감독은 안티-바르셀로나(anti-Barcelona)이며 밀턴의 사탄이 주장한 "영광은 그(바르셀로나)의 분노와 힘으로도 내게서 결단코 빼앗지 못하리라. 다시는 화해할 수 없는 우리의 큰 적과 맞붙어 더 누릴 수 없는 기쁨으로" 라는 문구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모든 수비적 경기 운영, 적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가져가는 무리뉴 감독의 모습은 바르셀로나에게 한방 먹이는 것과 다름없다.


무리뉴 감독은 2010년 캄프 누에서 인터나치오날레 밀라노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경기를 펼쳤던 것을 가장 즐겼을 사람이다. 약 60분간 인테르는 10명으로 경기를 펼쳐야했고 점유율은 고작 19%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인테르는 경기를 0:1 패배로 막으면서 합계 스코어 3:2로 결승에 진출했다. 과연 무리뉴 감독에게 공의 소유권이란 것이 필요할까?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발언처럼 무리뉴 감독이 마냥 실용주의자는 아니다. 선수에 맞게 경기 접근 방식을 수정하며 필요할 때 수동적이며 수비적인 전술을 팀에 입히는 것이다. 다소 수동적인 축구를 펼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한다. 후안 마타가 2시즌간 첼시 최고의 선수였음에도 무리뉴 감독의 경기 컨셉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축구에는 다양성이 존재하는데 무리뉴 감독의 철학이 바르셀로나에 철저히 반대되는 철학으로 여겨진다면 우리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된다. 축구에는 결코 바르샤-아약스 스타일의 축구와 반(反)바르샤-아약스 스타일의 축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바르샤-아약스 스타일의 축구는 다양한 여러 전술 중 하나이며 위르겐 클롭, 카를로 안첼로티,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처럼 바르셀로나 방식은 아니지만 색다른 전술을 펼쳐보이는 감독들도 있다.


현대축구에 바르셀로나가 엄청난 영향을 줬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결코 자신의 지도 철학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축구계의 반역자라는 소리를 들어도 말이다. 오히려 무리뉴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축구계의 반역자라고 주장할 것이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apr/23/jose-mourinho-the-anti-barcelona-chelsea-pep-guardiola



by Jonathan Wilson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브뤼헤전 2경기를 제외하면 유나이티드는 전방에서 득점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이는 루이 반 할을 비판할 소재가 되고 있다.



루이 반 할은 "내가 걱정하는 사항은 우리가 상대를 지배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 뿐이다." 라고 뉴캐슬전 무승부 이후에 말했다. 그 주장대로 반 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득점하지 못한 것에 전혀 곤혹스러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한 비효율적인 웨인 루니의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스트라이커 영입에 회의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올시즌 들어서 세차례나 더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팀이었다."라고 말하며 "우리는 오늘 더 뛰어난 팀이었고 아스톤 빌라, 토트넘을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토트넘전에 비해서 빌라, 브뤼헤, 오늘 경기가 더 지배한 양상이라 볼 수 있다." 라고 추가적으로 언급하기까지 했다.


사실 개막전 경기에서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53.3% v 46.7%) 더 많은 유효 슈팅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그거 정도를 제외한다면 반 할의 주장도 맞다고 볼 수 있다. 만약 경기 지배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로 점유율과 슈팅만 활용된다면, 유나이티드는 스퍼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고 볼 수 있고 올시즌 들어 소화한 다른 4경기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브뤼헤와의 2경기에서 7골을 집어넣은 반면, 리그에서는 3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2골마저도 하나는 상대의 자책골이고 하나는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어 들어간 것이다. 물론 항상 지난 토요일 경기처럼 진행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는 점유율을 바탕으로 승리를 거둘 기회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의 점유율 차이를 속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반 할 스스로가 인식하는데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가는 생각해봐야 한다. 벨기에 원정에서는 이전보다 더욱 향상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승리를 거두었지만 프리미어 리그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까지는 결코 의심이 사라질 수가 없다.


현재 반 할은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라"는 후안마 릴로의 주장을 이야기할 것이다. "결과는 데이터일 뿐이다. 성취감이라는 것은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경기(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결과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결과는 논쟁이 될 수 없는 사항이다. 정말로 그렇다. 당신은 경기 결과만 나열되어 있는걸 보기위해 월요일 아침마다 1유로를 지불하면서 신문을 사는가?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에 축구장에 들어와서 스코어보드만 한번 훑어보고 경기장을 떠나는가? 아니란 말이지. 90분 경기를 지켜볼 것이고 그건 다 과정인 것이다." 라고 후안마 릴로가 이야기한다.


또한 반 할처럼 자신의 방향성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져 여론에 쉽게 동요하지 않는 인물에겐 경기 결과같은 디테일함은 전혀 상관이 없는 사항이다. 그가 신경쓰는 사항은 결코 득점(부족 혹은 과잉) 아닌 과정이다. 반 할의 머릿속에는 골을 넣음으로써 경기를 이기는 것이 아닌 경기를 이김으로써 골을 기록한다는 사고가 박혀있는 것이다. 개인의 힘으로 경기의 상황을 바꿔버리는 순간은 생각하지 않는다. 반 할이 원하는 것은 미드필드 지역을 지배하면서 개인이 만들어내는 번뜩임의 임팩트를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이겨 경기를 지배하면 득점은 곧 터지기 마련이라! 



이러한 방식의 경기 접근법에 대해 지난 4월 조세 무리뉴는 일침을 날렸다. "때때로 나는 스스로 미래에 대해, 미래에 아름다운 축구라고 이야기될 것들에 대해 물어보게 된다. 녹색 카펫같은 잔디 위에서 득점 없이, 오직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팀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축구 말이다. 사람들이 경기 스타일을 분석하고 피치에서 선수의 재능들이 만들어내는 골을 쏙 빼버린 방식의 축구 말이다."


축구 철학에 관해 토론을 할 때 놀랍게도 조세 무리뉴와 요한 크루이프가 같은 편에 서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두 사람이 생각하는 올바른 방식의 플레이에는 이견이 존재하지만 두 사람 모두 반 할의 방식이 틀렸다는 것에는 합의를 본다. 지난 4월 유나이티드가 첼시 원정에서 0:1로 패배했을 때, 무리뉴는 반 할이 지나치게 점유율에 신경을 둔 나머지 경기 결과에는 충분한만큼 비중을 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크루이프는 반 할 버전의 토탈 풋볼이 지나치게 기계화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리는 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루이 반 할과 아약스 코칭 스태프들의 철학에 대해 기록한 Henry Kormelink와 Tjeu Seeverens의 책에는 "아약스의 10번은 상대 선수를 뒤쫓아야하는 예시로 두어야 한다."라고 적혀있다. 반 할은 데니스 베르캄프를 그렇게 활용했고 롭 알프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의 이상향에 가장 부합했던 인물은 항상 근면한 플레이를 선보였던 야리 리트마넨이었다. 두 사람의 책에는 "아약스가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리는 상황에 리트마넨은 즉각적으로 수비 임무를 수행하는 태세 전환을 보였다. 그리고 아약스가 공을 점유한 순간에 리트마넨은 팀의 세컨 스트라이커로서 적당한 순간에 센터 포워드 옆에 등장한다." 라고 서술되어 있다.


반 할 버전의 토탈 풋볼에 크게 감명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크루이프 혼자만이 아니다. 70년대 초 위대한 아약스에서 윙어로 활약했던 스야크 스바르트 역시도 반 할의 방식에 반감을 표했던 인물이다. 피니디 조지와 마크 오베르마스는 2명의 수비수를 마주했을 때 항상 자신의 진영을 바라보고 플레이를 펼쳤다. "나는 결코 우리 팀 수비수를 향해 공을 뒤로주지 않았다. 반 할의 축구는 믿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물론 그게 반 할의 시스템이겠지. 수많은 경기들이 잠이 쏟아지는 경기였다. 텔레비전에서는 '아약스가 7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라고 떠들지만 그래서 어쩌자는건가? 그건 축구가 아니었고 창의성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라고 스바르트가 말한다.


파울 브라이트너 역시도 반 할의 바이언에 대해서 비슷한 우려를 표현했었다. "우리는 바이언의 전통적인 경기 스타일을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한 경기 방식으로 바꿨다. 그러나 여전히 선수들의 포지셔닝에 대해서 유연성이라고 찾아볼 순 없었다. 모두가 자신의 고유 영역을 지켜야만 했다. 때로는 우리는 8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경기를 마쳤지만 경기에서는 진정한 리듬이나 속도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60분 이후로 알리안츠 아레나를 찾은 사람들은 지속적인 패스 플레이에 하품을 하기도 했다. 우리의 경기 플랜은 아주 잘 수행되었지만 아주, 그것도 심각하게 예상가능한 움직임이었다. 그의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발상 자체는 굉장히 솔깃하다. 그러나 우리는 스피드가 부족했고 경기 리듬의 꾸준한 변화가 부족했다." 


이것에 대해서 꼭 언급하고 가야하는데, 스바르트와 브라이트너의 비판이 모두 아약스와 바이언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던 시즌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이다. 두 사람의 걱정거리는 반 할의 경기 방식의 효율성보다는 심미적인 부분에 대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올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보면 두 사람이 말했던 빈약한 모습들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경기 컨트롤은 점차 득점으로 연결되기 시작할 것이다. 어쩌면 수요일 브뤼헤전이 그런 변화의 시작점일 수도 있고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새로운 스트라이커 영입이 시작점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모습만 놓고 본다면, 경기 지배에 대한 반 할의 강력한 요구가 득점이 억제되는 상황을 주로 만들고 있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aug/27/louis-van-gaal-manchester-united-jonathan-wilson


by Jonathan Wilson


"만약 감독이 바뀐다면?", "감독이 어느 시점에 바뀌는가?"의 질문에서 벗어난지는 한참 지났다. 지금 관심이 있는 것은 누가 다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되느냐이다. 지난 월요일에 있었던 슈루즈버리와의 FA컵 경기는 반 할의 올드 트래포드 임기를 끝내버릴 수도 있는 경기였다. 어쩌면 미트윌란과의 유로파 리그 경기에서 탈락한다면 그것도 또 하나의 사임의 시점이 될 수 있다. 지금 어느 누구도 다음 시즌에 반 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직을 유지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체면치레를 할 수 있는 대회인 FA컵과 유로파 리그가 있지만 유나이티드가 그 대회를 병행함과 동시에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이 달려있는 리그 4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은퇴 이후로 벌써 3번째 수치스러운 시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축구판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오랫동안 머무른 리더를 곧바로 성공리에 대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런 패턴을 겪는 것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1910년 올드 트래포드 개장 이후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 타이틀 관점에서 가장 성공적인 잉글랜드 클럽이자 동시에 라이벌들보다 재정적으로 상당한 이점들을 누려왔었다. 그러나 주목할 부분은 1910년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차지한 19번의 우승 모두가 단지 3명의 감독 아래서만 이루어낸 성과라는 점이다.


1910년 이후의 모든 리그 영광이 단 3명의 감독에게서 나온 것, 이것은 일반적인 축구계 문화에서 익숙치 않은 그림이다. 감독에게 이토록 큰 힘이 주어지는 곳, 클럽의 철학을 넘어 자신의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은 축구계에 그리 많지가 않다. 스완지 시티가 최근 부상하게 된 것도 권력이 감독에게서 다른 곳으로 이양되었기 때문이다. 감독은 훨씬 더 좋은 제안에 이끌려 팀을 떠날 수도 있고 실패한 것으로 인식되어 팀을 떠날 수 있다. 그러나 팀의 권력이 감독에게서 다른 곳으로 이양되면 클럽은 대격변 없이 감독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브리티쉬 문화는 감독만의 왕조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 열망하는 모습이다. 모든 감독이 자기 클럽의 빌 샹클리, 맷 버스비, 돈 레비가 되어주길 바란다. 심지어 조세 무리뉴조차 첼시 감독으로 2번째 부임할 때 10년 계획에 대해서 언급했었다. 팀에 충성하는 젊은 홈그로운 선수들 무리, 또한 그들과 클럽이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 서로가 완벽하게 상호 이해를 하는 것, 거기에 추가가되는 영입은 언제나 클럽 운영의 이상향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그런 조화가 이루어지면 결과물은 정말 환상적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맷 버스비 경과 알렉스 퍼거슨 경 아래서 그런 경험을 했고 현재는 바이에른 뮌헨과 바르셀로나가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쟁점은 그 영광의 순간 다음이다. 팀에 하나의 체계를 다져놓은 리더가 떠나면, 그 시스템도 사라지고 그 때부터 발생하는 사건들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된다.



사례 : 맷 버스비 이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968년 유러피언컵 우승 이후 이들이 더 할 수 있는게 있었을까? 자신의 3번째 위대한 팀을 이끈 버스비 경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룰 수 있는 위대한 상은 모조리 수집했다. 유러피언컵을 최초로 우승한 잉글랜드 팀이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고 바로 10년 전 뮌헨에서의 비극이 있었기에 이는 더욱 두드러진 성과였다. 1969년 1월에 버스비 경은 은퇴 의사를 밝혔는데 이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59세였다. 그러나 그는 24년째 감독직을 이어오고 있었고 뮌헨에서의 트라우마는 계속해서 그를 지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버스비 경은 자신이 일종의 풋볼 디렉터로 존재하면서 그 밑에 감독을 두는 것을 구상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택한 후계자는 윌프 맥기네스였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스팀 출신이며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이후에 유스팀 코치를 담당하는 인물이었다. 맥기네스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첫시즌을 리그 8위로 마감했고 리그컵과 FA컵에서는 모두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다음 시즌부터 조지 베스트는 점차 축구에 집중하지 못했다. 리그컵 준결승에서는 디비전3에 소속되어 있는 아스톤 빌라에게 패배했고 리그에서의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시티와 아스날에게 연패를 당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8위란 성적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었다. 드레싱룸에선 감독에 대한 반발, 파벌 형성에 대한 루머들이 있었으며 맥기네스는 다시 자신의 본래 직위였던 리저브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약 2주 후에 그는 완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났다.


맥기네스의 자리를 물려받은 인물은 바로 버스비 경이었고 유나이티드는 시즌을 8위로 마감했다. "유감스럽게도 모든 선수들이 윌프의 지시를 따르려하진 않았습니다. 모두가 윌프를 위해서 100% 헌신하진 않았던 것이죠. 우리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버스비 경이 다시 무대로 복귀하니까 모든 것이 단번에 달라졌습니다." 데이빗 새들러가 이렇게 말했었다.


맥기네스의 문제 중 하나는 역할에 대한 경계의 애매모호함 때문이었다. 버스비 경의 주장에 따르면, 맥기네스는 선수들과 '과도하게' 친밀했다고 한다. 그러나 버스비 경이 이사진으로 클럽에 여전히 존재하는 마당에 맥기네스가 감독으로서의 자신만의 권리를 정립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적 작업에서의 마지막 입김을 행사하고 일부 1군 선수 무리들과는 골프를 치는 관계까지 유지했던 버스비 경의 존재는 맥기네스만의 지위 확립에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1971년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레스터 시티의 감독인 프랭크 오파렐을 임명하는데 그는 버스비 경이 여전히 차지하고 있는 올드 트래포드의 감독 사무실을 자신에게 넘겨야한다고 주장했다. 베스트가 커리어 황혼을 태우는 시기였고 유나이티드는 시즌 첫 20경기에서 14승을 거두었으며 고작 2패만을 기록했다. 크리스마스 기간에 3경기 연속으로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12월을 리그 1위로 마감했었다. 그러나 새해 첫날부터 웨스트 햄에게 0:3으로 패배하더니 역사상 처음으로 7경기 연속 패배까지 기록해 시즌을 8위로 마감했다. 이번에도 베스트는 다시 일탈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형편없는 흐름은 새로운 시즌에도 이어졋고 개막 후 리그 12경기에서 고작 1승을 거두는데 그쳤다. 오파렐은 버스비 경이 특정 선수 이적을 (알렉스 스텝니, 윌리 모건) 방해했다고 주장했고 그와 버스비 경의 관계는 깨져버렸다.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10월에 토트넘에게 1:4로 패배한 이후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연례 행사에서 과음한 버스비 경이 오파렐의 아내에게 오파렐을 '자립심만 강한 골칫덩어리'라 표현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다가오는 월요일에 오파렐은 버스비 경에게 정확히 어떤 의미를 담아 이야기한 것인가에 대해서 물었는데 이에 버스비 경은 바비 찰튼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 되어선 안되며 (오파렐이 영입한) 마친 부찬은 형편없는 플레이를 선보인다고 전했다. 오파렐 입장에서는 버스비 경이 팀에 과도하게 참견하고 있다고 느낄만 했다.


12월에 리그 꼴찌인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0:5로 패배하면서 오파렐의 임기도 그렇게 종료되었다. 오파렐의 자리는 토미 도허티에게 넘어갔는데 팀은 1974년 2부로 강등되었다. 그러나 곧바로 다시 승격에 성공하며 1977년에는 FA컵 우승을 차지한다. 그러나 도허티는 그해 여름 클럽의 물리치료사 아내와의 불륜이 발각되면서 경질되고 만다.


버스비 경은 언제나 자신의 직접적인 간섭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 부인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버스비 경의 존재가 후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느낀다. 1973년 클럽에서 완전히 떠나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버스비 경은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이 자리를 떠날 수 있겠습니까. 전쟁의 폐허 후 잿더미 속에서 내가 일으켜세운 클럽, 뮌헨에서의 비극 이후에 내가 다시 만들어낸 클럽에서 내가 스스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라는 말입니까?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클럽이자 이 클럽을 위해서 나를 던지며 살아왔다고도 할 수 있는 내가 어떻게 떠날 수 있겠습니까?"


어쩌면 버스비 경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는 것은 불가능했던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팀에게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1974년 은퇴를 선언한 빌 샹클리가 훈련장에 오지 못하도록 조치한 리버풀의 상반된 대처는 유익한 결과를 불러왔다고 할 수 있다.



사례 : 발레리 로바노프스키 이후의 디나모





퍼거슨 경과 가장 유사한 인물을 뽑자면 바로 1973년부터 생을 마감한 2002년까지 디나모 키예프를 이끌었던 발레리 로바노프스키를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2번의 휴식 기간이 (1982~1984 & 1990~1997) 있었으나 그는 굉장히 성공적인 감독이었다. 12번의 리그 타이틀, 9번의 컵 대회 우승, 2차례의 컵-위너스 컵 우승을 이뤄냈으며 소비에트 스타일이라고 특징지을 수 있을만한 강한 압박 스타일을 정립했다. 그런 사람의 뒤를 잇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현재 디나모 키예프를 이끌고 있는 세르히 레브로프는 포스트-로바노프스키를 찾는 디나모의 침체기를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인물로 거론되고 있는데 그는 로바노프스키 이후 디나모가 임명한 8번째 감독이다. 디나모는 팀의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해서 로바노프스키 감독 이후에 그의 아래서 직접 뛰었고 코치까지 지냈던 Oleksiy Mykhaylychenko를 감독으로 임명했다. 그는 2004년 챔피언스 리그 3차 예선에서 트라브존스포르에게 홈에서 1:2로 패배하며 경질되기 이전까지 2차례의 리그 우승과 1번의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 경기 이후 디나모의 회장 이호르 수르키스는 이렇게 말했다. "(경질해야할 이유는) 분명해졌다. 디나모의 발전과 그 과정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몇가지 것들이 발견되었다. 나는 선수들의 신체적 피로도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의 심리적인 부분, 기강에 있다. 우리는 트라브존스포르전에서 그것이 약화되어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지난해 경기장에서 80,000명의 팬들이 아스날에게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서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망신살 뻗치는 경기를 펼쳤다!"


디나모는 로바노프스키 아래서 뛰었던 선수들에게 의존했다. 그럴만한 것이 로바노프스키 밑에서 뛰는 선수가 아니었다면, 당시 우크라이나 축구계에선 그리 명망있는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샤흐타르 도네츠크의 성장과 디나모의 과도기를 겹치며 디나모는 4년의 시간동안 단 1차례의 리그 타이틀만 성취해냈다. 과거 디나모가 우크라이나를 평정했던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건 생각조차 못할 일이다.


디나모의 경기장 벤치에 왔던 모든 사람들에겐 '발레리 로바노프스키'란 수식어가 붙었고 결국에는 로바노프스키에 대해 계속해서 기억하는 것이 경기에 대한 온전한 집중을 못하게 방해한다는걸 인지 못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조제프 자보는 위기의 순간에 본인이 "이 위기의 상황에서 발레리 로바노프스키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까지 생각해봤다는걸 인정했다. 그러나 로바노프스키의 가장 큰 장점은 계속해서 발전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그것이 로바노프스키의 진정한 장점이었고 그렇게해서 약 30년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던 것이다. 핀트를 잘못잡은 것이다. 


그래서 2007년 12월에 디나모는 결국 로바노프스키의 제자 내에서 감독자리를 구하는 것 대신에 외부인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데려온 인물은 모스크바 출신이자 직접적으로 로바노프스키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유리 세민이다. 그는 처음으로 온전히 지휘봉을 잡았던 시즌에 바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나 친정팀 로코모티브의 제안을 받고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갔다. 그 이후 또 다른 러시아인 발레리 가자예프가 자리를 이어받았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 이후 클럽은 로바노프스키의 제자인 Alyaksandr Khatskevich에게 임시 감독을 맡겼고 또 다시 Mykhaylychenko가 다시 임시로 1달을 대신했다. 결국 디나모가 정식 감독으로 선택한 인물은 다시 로바노프스키의 제자인 올레흐 블로힌이었다.


블로힌은 아주 이상적인 로바노프스키 스타일의 선수였다. 디나모의 공격수로 19년을 보냈던 그는 로바노프스키 방식에 아주 철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블로힌은 고집스럽고 완고하며 아주 성공적이지 못한 감독으로 기억되며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2014년 4월, 18개월만에 그는 유감스럽게도 자리에서 물러나야했다.


디나모는 클럽 내부에서도, 클럽 외부에서도 로바노프스키의 성공을 이어갈 재목을 찾았으나 두가지 모두 로바노프스키 아래서 디나모 키예프가 경험한 성공을 유지하지 못했다. 현재 디나모를 이끌고 있는 감독은 로바노프스키의 3번째 위대한 팀, 1999년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까지 진출한 팀의 키플레이었던 레브로프이다. 그러나 레브로프는 잉글랜드, 터키, 러시아에서도 선수 생활을 했었던 인물이다. 물론 블로힌의 코치로 일했으나 그의 철학은 우크라이나에만 머물러있지 않았으며 위르겐 클롭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많이 닮으려고 노력 중이다. 처음 지휘봉을 잡자마자 리그에서 우승을 했고 유럽 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는 디나모가 정말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인해 샤흐타르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할 점이다)



전임자 영향력에 대한 우려


두가지 사례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문제점은 권위자의 어렴풋하게 남아있는 존재감이었다. 버스비 경의 케이스는 아주 직접적인 경우였고 로바노프스키 같은 경우는 클럽이 과도하게 그 부분을 (전임자의 성과를 이어가야만 한다는 것) 인식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맥기네스와 오파렐이 시도한 모든 결정들은 버스비의 시각에서 재해석 되었다 : 두 감독의 결정이 버스비 경과 같은 노선을 달리고 있는가? 아니면 두 감독이 버스비 경에게 반기를 들고 있는가? 잇따른 디나모 키예프 감독들의 실패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감독에게는 기존 로바노프스키가 마련해놓은 하나의 진실된 길에서 벗어났을 때 발생하는 실패에 대해서 설명할 준비가 필요했다. 결국 새로운 감독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시행하지 못했고 과거 로바노프스키가 옳다고 생각한 것들에 대해서만 집중하게 되었다.


오파렐은 특정 선수를 처리하고 싶었는데 그들 중 일부는 버스비 경과 사적인 자리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이었다. 그런 경우는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게 된다. 현재 루이 반 할 같은 경우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바라보는 알렉스 퍼거슨 경의 시선에 결코 주눅들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면 데이빗 모예스는 그랬을지도 모른다.





리버풀이 자리에서 물러난 샹클리를 (훈련장에 오지 못하도록) 모질게 대한 것도 지금 회상하기에는 굉장히 매정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클럽 입장에서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리버풀의 부츠룸 (1960대부터 1990년 초반까지 안필드에 있는 공간으로 코칭 스태프의 회의가 있던 곳) 전통은 리버풀 감독직 자리의 왕관이 잘 인수될 수 있도록 도와준 하나의 시스템 구조가 되었다. 샹클리에서 밥 페이즐리로, 페이즐리에서 조 페이건으로 넘어가는 흐름은 대중의 환호에 관심이 없는 페이즐리의 존재감 덕분에 더 성공적이었다. 



권력의 공백


전제 군주의 배경에 무엇이 있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다. 그의 존재를 무엇으로 대체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권력의 공백기에 새로운 세력이 떠오르게 되고 그 결과 맥기네스와 오파렐이 겪었던 것처럼 작은 규모의 혼란이 찾아올 수 있다. 어쩌면 더 심각한 규율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역사는 절대자가 물러나면 수많은 내전이 발생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현재 이러한 위험 속에 존재하고 있다. 특히 알렉스 퍼거슨 경이 물러날 당시 데이빗 길 단장 마저도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 더욱 그런 현상을 발생하게 만들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팀은 아주 분명하게 두갈래로 갈라졌다 : 상업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쓰는 이사진이자 동시에 클럽에 새롭게 소개된 인물들 vs 연세가 있는 오로지 축구에 관련된 인물들, 특히 Class of 92 세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분들


에드 우드워드는 전자를 대표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고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부조화스런 스쿼드를 갖추도록 초래한 산만한 영입 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빅네임을 영입해야 한다고 꾸준히 이야기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팀을 부유하게 만들겠다는 것에 기인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조세 무리뉴 선임에 대해서 긍정적인 인물들로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부임 발표에 대해 슈퍼스타 (조세 무리뉴) 로 대응하는 것을 생각한다. 조세 무리뉴의 기록은 굉장히 단기적인 성공에 치우쳐있음에도 말이다.


그와 반대점에 존재하는 축구에 관련된 인물들은 논란을 끊임없이 제조하는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이 되길 원치 않는다. 또한 그들은 무리뉴가 계속해서 떠나면서 남겼던 것들, 정신적으로 선수들이 지치는 것들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 무리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날 때 그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


그러나 무리뉴 선임보다 더 중요한 것이 따로 있다. 무리뉴 부임은 클럽의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이 될 수 없어 보인다. 앞으로 추가적인 비용이 지출되는 영입이 있을 것인데 그것은 에이전트들에게나 좋은 소식이지 클럽의 일관성 부분에 대해서는 결코 좋은 소식이라 할 수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차례 황금기에 그 기반이 되었던 유스 시스템은 글레이져 가문의 인수 이후로 다소 방치된 부분이 있다. 1986년 론 앳킨슨의 자리를 이어받은 알렉스 퍼거슨 경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스 시스템 구조를 소생시켰으나 현재 유력한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조세 무리뉴는 과거 행적을 보았을 때, 그것을 재현하기 어려운 인물로 보인다.


부유한 클럽은 트로피를 향한 길을 언제나 돈으로 살 수 있다. 그러나 그 성공을 유지하는 것은 단순한 돈 이상의 무언가를 필요로 한다.


70년대와 80년대의 리버풀은 어떻게 다음 감독에게 권력을 이동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적절한 예시 모델이 될 수 있다. 전통을 깨는 것도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언제나 내포하고 있다. 1987년 케니 달글리시의 존 반스, 피터 비어즐리, 레이 휴튼 영입은 리버풀의 전통적인 영입 모델에서 벗어난 경우지만, 1987/1988시즌 리버풀은 짜릿한 축구를 선보였다.


어쩌면 그 때의 위대한 팀이 마지막 꽃봉우리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3명의 주요 선수를 영입하고 보다 창조적인 경기를 펼친 것은 리버풀에게 필요한 변화였다. 힐스보로 참사와 그로인한 후유증이 클럽을 덮어오기 시작했고 충격에 빠진 달글리시는 리버풀 감독직을 사임하게 된다. 자연스럽게도 리버풀은 내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게되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프리미어 리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상업적 가능성에서 이점을 누리지 못했다.


레브로프가 디나모 키예프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고 주장하기엔 아직 시기가 이르다. 그러나 레브로프는 분명히 합리적인 모델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로바노프스키의 원칙은 여전히 디나모 키예프란 클럽의 원칙으로 남아있고 레브로프는 그런 로바노프스키의 위대함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레브로프는 로바노프스키의 신조에 결코 구속받지 않는다. 그는 디나모가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에 집착하지 않으며 진보적인 입장을 취한다.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는 기존 디나모의 것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착안하려고 한다. 레브로프는 다른 감독들처럼 위대한 로바노프스키의 그림자 밑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로바노프스키의 철학을 기반으로 한 상황에서 새로운 답을 찾으려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우려해야할 것은 디나모 키예프가 이 해답을 찾는데까지 14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feb/25/manchester-united-and-the-problem-of-moving-on-from-an-all-powerful-leader




by Simon Kuper


첼시가 유럽 대항전에서는 탈락했으나 거스 히딩크는 조세 무리뉴의 경질 이후 필연적인 반등을 이끌고 있다. 히딩크는 리그에서 12경기 무패를 기록했고 데일리 메일(Daily Mail)은 히딩크가 15위에서 10위로 팀을 끌어 올렸다고 칭송하고 있다. 히딩크의 스토리는 최근들어서 축구계의 오래된 미신을 재조명하고 있다 : '새로운 감독은 팀의 메시아'


축구계에서 감독을 갈아치우는 것은 매우 관습적인 절차이고 어떤 관점에서 본다면 사람을 희생시키는 의식이기도 하다. 팀의 상황이 나쁘게 돌아간다면 감독은 팀을 떠나게 된다. 감독이 희생된다면, 팀의 퍼포먼스는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워릭 경영 대학원의 수 브리지워터 교수는 1992년부터 2008년 사이 프리미어 리그 클럽의 감독 경질을 분석했고 감독의 경질에 대해서 "짧은 허니문 기간에만 반등이 존재할 뿐" 이라 결론지었다. 


예를 들자면, 2009년 크리스마스에 맨체스터 시티가 마크 휴즈를 경질했고 로베르토 만치니의 부임 이후 시티는 4연승을 기록했다. 만치니는 허니문 기간에 편승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더 선(The Sun)'은 <만치니의 진정한 마법!> 이라 칭송했고 사람들은 이 이탈리아 출신 감독이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안겨줄지도 모른다고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평균으로 회귀 (Return to normal) 


그런데 사실 새로운 감독은 마법을 선보이지 못한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한 이후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면, 우리가 말하려고 하는 것이 더욱 쉽게 표현된다. 보편적으로 클럽은 경기당 승점 1.3점을 획득하고 브리지워터 교수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평균에 미치지 못할 때, 즉 경기당 승점이 1점에 불과해지는 경우에 클럽은 감독을 경질하게 된다.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온 이후라면 모든 통계학자들은 팀의 퍼포먼스가 '평균으로 회귀' (regress to the mean) 할 것이라 예측할 것이다. 보다 일상적인 언어로 말하자면, 그 팀의 평범한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예측한다. 감독 경질 여부에 관계없이! 간단하게 최악의 상태에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클럽의 나쁜 성적은 부상, 혹독한 일정, 불운 등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2009년 맨체스터 시티의 경우가 그렇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바닥을 친다면 그 이후에는 필연적으로 상승이 따르기 마련이다.


무리뉴 아래서 최저점을 기록했던 첼시. 첼시처럼 좋은 선수진을 구축하고 있으면 15위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그 시점부터 원상태로 회복하는 것은 필연적인 사건이다. 완전히 맛이 가버렸다 생각한 디에고 코스타는 정상적인 경기력으로 돌아왔고 행운은 이제 첼시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만약 무리뉴가 계속해서 첼시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더라도 첼시의 반등은 분명히 존재했을 것이다. (그 정도가 크냐 작느냐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


그러니까 이런 흐름은 진자운동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감독은 추의 움직임에 변화를 주지 못한다. 오히려 감독이 그 추의 움직임에 혜택을 본다. 새로운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 더 열심히 뛰는 선수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런 논리에 의하면, 클럽은 지금보다 빈번하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결과는 다시 평범한 수준으로 돌아온다. 브리지워터 교수는 감독 경질 3개월 후의 클럽의 경기당 평균적인 승점을 연구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딱 경기당 1.3점이었다. 첼시는 무리뉴와 함께하면서 반등의 시기가 오는 것을 기다릴 수 있었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무리뉴에게 부족해보였던 평온한 분위기를 히딩크가 조성하면서 히딩크는 많은 칭송을 받고 있다. 과연 히딩크의 침착함이 첼시의 좋은 결과를 초래하게 만들었을까?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히딩크가 근래 터키와 네덜란드에서 감독으로서 실패했을 때 디테일함에 부주의하며 느긋한 태도로 혹평 받았었다. 



순위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 : 선수단 임금


클럽이 경기에서 승리해도, 경기에서 패배해도 감독의 역할은 항상 과대평가 받기 마련이다. 선수의 기여가 더 크고 감독이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다. 임금 지출이야말로 클럽이 어떤 순위로 시즌을 마감하는가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게 해주는 데이터이다. 일반적으로 임금 지출이 높은 클럽이 상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낮은 클럽이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새로 부임한 감독 아래서도 팀은 다시 평균적인 퍼포먼스로 회귀하게 된다. 만치니 부임 이후 4연승은 달콤한 꿈이었으나 2010년 맨체스터 시티는 리그 우승에 결코 가까워지지 못했고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감독 교체가 뚜렷한 변화를 주지 못함에도) 클럽들은 계속해서 감독을 경질하고 있다. 이는 꽤나 값비싼 취미라고도 할 수 있는데 2010/2011시즌에 잉글랜드 클럽들은 감독을 짜르는데만 £99m을 지출했다. 감독을 짜르는데 지출되는 비용은 순위 상승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선수단 임금 상승에 활용될 수도 있고 경기장 증축에도 활용될 수 있다. 축구가 인간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여전히 축구가 영리하지 못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도 볼 수 있겠다. 





출처 : http://www.fourfourtwo.com/features/soccernomics-does-sacking-manager-actually-make-difference?utm_source=Twitter&utm_medium=Social#:FeblLFsRXMNE-Q



by Michael Cox


수비 축구로 대변되는 조세 무리뉴의 이미지는 굉장히 불공평하다. 무리뉴는 현재 올드 트래포드에 있는 선수들만으로도 충분히 그것을 증명해낼 수 있다.


감독에게 첫인상이란 굉장히 중요하다. 조세 무리뉴는 자신의 첫번째 기자 회견에서 자신이 '스페셜 원(Special one)'이라 당당하게 말했고 그로부터 스페셜 원은 무리뉴의 가장 기본적인 닉네임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찬가지로 첼시에서 보여줬던 수비적인 접근은 무리뉴의 기본적인 축구 철학이 수비 축구라는 이미지를 남기게 만들었다. 사실 무리뉴의 축구관은 그것보다는 다양한데 말이다.


극단적으로 수비적이라는 무리뉴의 명성은 굉장히 불공평한 처사이며 특히 무리뉴의 수비적 이미지는 공을 장시간 소유하는 것이 매력적인 축구라는 분명하지 못한 개념 속에서 심화되었다. 무리뉴가 가장 수비적으로 운영했던 팀,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한 2003-2004시즌의 FC 포르투와 2년 연속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첼시는 물론 굉장히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인 팀이었으나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역습 전술로 멋진 골을 양산해내는 팀이었다. 수많은 트로피와 함께한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 그 이후로 무리뉴는 점차 모험적인 인물로 변했다. 2009/2010시즌 인터나치오날레 밀라노의 트레블은 캄프 누에서 보여준 버스 세우기로 기억되지만, 1차전에서는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굉장히 재밌는 축구를 선보였었다. 3시즌동안 유지 되었던 무리뉴의 레알 마드리드는 그 중 2시즌을 바르셀로나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마감했다. 또한 2014/2015시즌 첼시에서는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파이널 서드에서 굉장히 빠른 유기적인 움직임을 선보인게 무리뉴다.


시즌 전체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무리뉴의 팀은 굉장히 재밌는 경기를 펼친다. 그러나 특히 유럽 대항전 경기와 시즌 막바지 조심스럽게 치러야할 빅매치에서 무리뉴는 극단적으로 변할 뿐이다. 알렉스 퍼거슨 경의 커리어 마지막 10년 역시 무리뉴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반적으로 유나이티드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는 축구, 굉장히 고강도의 축구를 선보였으나 엘리트 클럽을 상대하는 순간에는 수동적인 축구, 역습 위주의 플레이로 전환했다. 유나이티드 서포터가 알렉스 퍼거슨 경의 결단을 수용했었다면, 무리뉴의 청사진 역시 문제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무리뉴의 첼시 1기는 피지컬 능력이 특출난 미드필더진과 굉장히 실용적인 공격수들로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무리뉴는 그 때부터 점차 기술적이고 창의적인 선수들로 공격 라인을 꾸려나갔다. 제2의 클로드 마켈레레를 물색하지 않고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사비 알론소를 딥-라잉 플레메이커로 활용했다. 창조적이나 포지셔닝에서는 문제를 노출하는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무리뉴의 첼시 2기에서 후방 미드필더로 경기를 뛰었다. (물론 빅매치에서는 그렇게 배치시키지 않았다)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베슬리 스네이더와 메수트 외질에게는 수비적인 부담을 주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에당 아자르도 상대의 라이트백을 지속적으로 견제하지 않아도 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5/2016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루이 반 할과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던 무리뉴이기에 선수들이 어떻게 길들여져 있는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수비수 기용에서는 반 할과 모습을 달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 에슐리 영과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풀백으로 기용되는 것은 보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정상 컨디션이라면 루크 쇼는 주전으로 자리를 차지할 것이며 마테오 다르미안은 아직까지도 포지셔닝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하지만, 파올로 페레이라와 알바로 아르벨로아처럼 무리뉴가 신뢰를 보낼만한 풀백이 될 잠재력은 가진 선수다. 아마 데일리 블린트는 미드필더로 돌아갈 듯 싶다.


전투적인 성향을 보이며 기동력을 갖춘 미드필더 역할, 무리뉴가 마이클 에시앙과 사미 케디라에게 부여했던 역할을 두고 블린트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경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르강 슈네들랭과 안데르 에레라는 그에 딱 부합하는 인물들이다. 하드-워커로 표현될 수 있는 제시 린가드는 다재다능한 스쿼드 멤버로 무리뉴가 상대의 위협적인 선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카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이나믹한 모습이 부족한 후안 마타는 이미 한 차례 무리뉴에게서 버림받은 적이 있기에 무리뉴가 부임한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여러 옵션들을 고려해볼 것이다.


공격진에도 무리뉴가 좋아할만한 선수들이 있다. 앙토니 마시알과 멤피스 데파이는 상당한 재능을 보유한 선수로 다이나믹한 면도 있고 측면 공격수로서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자원이다. 마커스 래쉬포드는 상대의 풀백과 센터백 사이를 잘 침투하는데 때맞춰 침투하는 미드필더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무리뉴는 현재의 자원으로도 무리뉴-스타일의 베스트11을 선별해낼 수 있고 새로운 영입 선수 없이도 현재보다 재밌는 축구를 선보일 수 있다. 예전처럼 피치 바깥에서는 잡음을 만들어내는 감독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확실한 것은 전술적으로 무리뉴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궁합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may/22/jose-mourinho-manchester-united-old-traff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