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listair Tweedale


1992년 백패스 규정이 도입되었다. 잉글랜드에서는 프리미어 리그 시대가 시작되었고 월요일 <The Telegraph> 는 첼시와 올드햄의 1-1 무승부 경기에 대한 헤드라인을 이렇게 뽑았다 : <백패스 규정이 만들어낸 희생양> 


이 경기에서 나온 2골 모두 새롭게 적용되는 백패스 규정에 적응하지 못한 선수들의 실수로 인해 만들어졌다. 선수들의 실수에 기분이 나쁜 두 감독 조 로일(Joe Royle)과 이안 포터필드(Ian Porterfield)는 미래에도 (백패스 규정에 적응하지 못해) 비슷한 실수로 골이 양산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2달 만에 백패스 규정을 언급하는 일은 완전히 없어졌다. (즉 새로운 규칙에 완전히 적응했다)


2014년 월드컵으로 가보자. BBC의 코멘테이터 조나단 피어스(Jonathan Pearce)는 프랑스와 온두라스의 경기에서 새로운 기술인 골-라인 테크놀로지가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지만, 정작 실수를 저지른 쪽은 조나단 피어스였다.


가장 최근의 사례라면, 컨페더네이션스컵에서 VAR(Video Assistant Referees) 도입과 관련해 상당한 반대가 있었다는걸 이야기할 수 있다. 이들은 VAR 도입으로 인해 경기의 속도가 떨어지는걸 우려했다. 축구는 변화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축구는 항상 변화했고 성장했으며 언제나 진화하는 스포츠였다. 오늘날 가장 뛰어난 발전을 보인 분야가 있다면, 그것은 급증한 통계량의 활용일 것이다.


"지난 수년간 축구가 (통계가 없어도) 완벽하게 관리되어 왔음에도 왜 우리가 상세한 통계에 신경써야 하는가?" 라고 팬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건 결코 놀랍지 않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통계를 기꺼이 수용하고 있다. 논쟁을 벌일 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숫자로 표시된 사실(a numerical fact)을 사용하면 그 주장은 힘을 받는다. 어시스트, 슈팅, 태클, 패스, 파울 횟수 등은 이전에 우리가 답하지 못했던 것들을 답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가로채기는 경기를 읽는 능력을 강조해줄 수 있고 전환율(conversion rate)은 누구의 마무리 능력이 더 좋은지 증명해줄 수 있다. 뛴거리와 전력질주 횟수는 피치 위에서 누가 게으른 선수인지, 누가 게으르지 않은 선수인지를 분별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더 심도있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그 순간부터 대중의 흥미는 사그라든다. 


지금까지 축구는 다른 스포츠들이 걸어온 길을 따라가지 않았다. 특히 심층적 분석이 아주 흔하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미국의 스포츠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최근 ESPN의 고위 연구자인 폴 카(Paul Carr)의 강연이 있었다. 그는 미국의 주요 스포츠에서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에 대해 강의했고 그것은 마치 바보같은 잉글랜드 미디어를 위한 가이드 같았다.


우리는 미식축구의 쿼터백 레이팅(QBR, Total Quarterback rating), 야구의 타구 속도(exit velocity)와 발사 각도(launch angle) 같은 이야기에 사로잡혔다. 경험에 기인할 수 없는 메트릭(metrics)이지만, 이것은 축구가 활용하는 수준 (단순한 패스, 공중볼 경합, 클리어링) 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단계였다.


정말 인상적인 강연이었는데 막상 이 강의를 들으니 문득 세계 축구가 기회를 놓쳐 다른 종목들과 엄청난 격차를 이미 허용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구단은 은밀히 섬세한 분석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구단의 데이터만 질과 양적으로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팬들은 수준있는 통계 분석에 노출되지 않은 상황이다. 축구계는 지금 그렇게 굴러가고 있다. 따라서 팬들이 심도있는 분석을 무시하는데 애써 노력할 필요도 없다.


수많은 팬들이 심도있는 분석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아마도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 축구를 즐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항들에 대해 (숫자적 근거 없이) 각자의 주관적인 견해를 형성할 것이다 : 메수트 외질이 정말 피치 위에서 노력이 부족한 선수인가?, 에딘손 카바니는 정말로 마무리 능력이 좋은 선수일까?, 폴 포그바는 £89m 값어치를 하고 있는걸까?


해리 레드냅은 과학적 근거로 퍼포먼스 분석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를 했던 인물이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인터뷰는 2008년 버밍엄 시티 감독일 때, 그가 했던 인터뷰이다.


"원하는만큼 통계를 볼 수 있고 우리도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통계에만 지나치게 빠질 수 있다.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실제 사건보다 컴퓨터를 보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위험이 있다. 최근에 피트니스 코치와 이런 일이 있었다. 한 선수가 충분히 훈련을 수행하지 못했다. 그런데 코치가 하는 말은 심장 감지장치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래서 피트니스 코치에게 "저 선수가 뛰지 못하는걸 내 눈으로 봤다.(그런 상황에 이상이 없다고 말하는) 심장 감지장치는 필요 없다." 라고 말했다."


크리스 앤더슨과 데이비드 샐리의 저서 <지금껏 축구는 왜 오류투성이일까?> 에서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축구계에 만연한 진부한 문구를 반박하고 있다. 두 저자는 어떻게 행동해야 구단이 스쿼드를 강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프로젝트 연구를 제안받았다. 구단의 보드진은 그 방법에 흥미가 있지만, 감독들은 그걸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감독들은 이렇게 말한다. "통계는 누구를 영입해야 하는지 말해주지 못한다. 숫자로는 선수들의 핵심적 능력의 규모를 측정할 수 없다." 이러한 태도를 고려해 보면, 축구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통계 활용이 뒤떨어지는게 당연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혁신적인 연구는 분명히 존재한다. 축구계 주류 인사들은 점점 심도있는 분석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 'Expected goals' 와 같은 통계량 활용은 이미 이루어낸 큰 진전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Expected goals' 은 각 개별적인 슈팅이 골로 연결될 확률을 평가하는 분석 모델이다. 이 모델링은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팀의 스트라이커 혹은 팀 전체가 너무나 많은 기회를 날리고 있는지, 아니면 팀이 만들어내는 찬스의 퀄리티 자체가 떨어지는 것인지 구분해낼 수 있다. 우리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시즌까지 예측해볼 수 있다.


하지만 공개적인 발언을 하는 자리에서 xG(Expected goals) 를 사용하는건 쉽지 않다. xG가 실제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카이스포츠나 BBC의 Match of the Day 같은 주류 미디어에서 사용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하지만 구단이나 분석가들 사이에서 이미 xG는 상당한 수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The Telegraph>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Opta를 비롯해 다른 통계 업체들도 이미 xG 를 수용했고 다가오는 시즌 이를 손쉽게 활용할 것이다. 새로운 시즌에는 xG 란 단어를 더 많이 듣게될 것이다.





스포츠 분석을 다루는 웹사이트 <Statsbomb>의 테드 넛슨(Ted Knutson)을 비롯해 xG 활용의 선두 주자였던 인물들은 통계를 활용한 혁명이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넛슨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축구에서 통계를 사용하는 것은 이제 막 시작한 수준입니다. 챔피언스 리그 무대를 누비는 구단을 포함해 굉장히 소수의 구단만이 이러한 접근법을 수용했습니다. 문제는 대다수 사람들이 심도있는 분석(in-depth analysis)에 불편해 한다는 것 입니다.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이죠. 이들은 피치 위에서 약 10년의 경험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치를 밟아보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불현듯 찾아와서 이들에게 경기에 숫자를 활용하라고 주장하는 상황이죠."


"이는 다른 스포츠에서도 반복해서 발생했던 상황입니다. 구단주들은 통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추구해야할 방향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다른 스포츠에서 통계를 빨리 접목시킨 팀이 전례없는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죠."


xG가 더 많은 통계량을 발견해내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게 넛슨의 견해다. 특히 그는 xG가 주류 미디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TV에서 다루는 범위도 훨씬 개선될 수 있습니다. 미디어에서 굉장히 고전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평론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은 80~90년대를 활약한 선수들이죠. 그들의 사고방식은 업데이트 되지 않았습니다. 그 때와 지금의 축구는 달라졌고 우리가 경기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도 예전과 달라졌습니다. 그들은 일반적 통념(conventional wisdom)만 말할 뿐 더 이상 날카로운 비평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슈팅 시도마다 xG 값을 보여준다면, (설령 이것이 미디어가 원하지 않는 주제라 하더라도) 논쟁거리가 생깁니다. 어느 순간 우리는 TV에서 xG를 이야기하는 단계로 발전할 것 입니다. 물론 아직 그 순간은 오지 않았지만 말이죠."


"WhoScored 나 Squawka 같이 통계를 다루는 웹사이트의 성장, MNF(Monday Night Football)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지적인(intelligent) 논쟁와 지적인 분석을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걸 의미합니다. 따라서 주요 방송사와 미디어들이 더 세밀한 통계를 과감하게 활용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축구 통계와 그에 대한 지식에 대해 갈증을 느끼는 사람은 분명 존재한다. Opta의 메인 트위터 계정인 @OptaJoe 는 현재 약 백만명의 팔로워를 기록 중이다. 마찬가지로 WhoScored와 Squawka 의 팔로워 수 역시 60만명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140자로 표현된 정보 이상의 것을 원한다. 140자로 압축하면 명료하지 못하다. 단순한 리트윗과 "해리 아터(Harry Arter)가 본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다." 라는 2,000개의 단어로 만들어진 논문을 읽는건 엄청난 차이다.


"축구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합니다. 축구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통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금 더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 할 것 입니다." 넛슨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확실히 우리는 더 많은 통계를 접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당분간 축구는 여전히 다른 종목에 비해 뒤쳐진 상황이다. 공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통계량에 한정한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미국이 이뤄내는 데이터 혁명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통계를 활용해 숨겨진 보석을 찾기 위한 노력, 라이벌 구단보다 앞서기 위한 노력은 각 구단에서 행해지는 가운데 누군가는 팬들이 어느 수준까지 데이터를 원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만 한다. 


축구 분석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원더골이 따져보니 사실 대단한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가? 아니면 당신의 눈에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 선수가 사실 팀을 이끄는 엔진이라는 것을 통계가 증명해주길 원하는가?


세계 축구의 데이터 발전은 굉장히 많은 분야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발전을 즐길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축구의 단순한 특성에서 재미를 즐길 요소도 존재한다. 이는 끊임없는 논쟁과 토론을 생산해낼 것이다. 결국 두 관점 사이의 경쟁이 형성된 것이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7/08/03/search-footballs-true-meaning-far-should-go-statistical-analysis/








  

세트-피스에 대한 시각을 바꾸자

Football Stats 2017. 7. 31. 14:57 Posted by Seolskjaer



by Ted Knutson


세트-피스에 대한 고전적인 시각에는 토니 퓰리스와 샘 앨러다이스 두 사람의 영향이 컸다. 


두 감독은 기술적 역량이 부족한 팀을 지도하면서 강등을 피하기 위해 세트-피스를 상대에게 치명타를 날리는 무기로 활용했다. 두 감독 모두 키가 크고 건장한 선수들 선호했고 공격 상황에서 선수들을 대거 박스 안으로 투입했다. 이는 논리적으로도 타당한 시행이었고 실제로도 성공한 전략이었기 때문에 두 감독은 이를 반복 시행했다.


하지만 기술적 역량까지 뛰어난 구단이 세트-피스를 제대로 활용하면 어떻게 될까? 디에고 시메오네가 이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티고 있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승리할 수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적료 지출, 임금 지출에서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2013/2014시즌 라 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뜻밖이겠지만, 잉글랜드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마지막 2시즌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세트-피스 작업에 굉장한 주의를 기울였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세트-피스 데이터는 스토크 시티같이 보일 정도였다. 파트리스 에브라가 머리로 골을 넣기 시작했으며 명백하게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뛰는 웨인 루니와 로빈 반 페르시는 정확한 킥을 담당하기 위해 박스 바깥으로 빠졌다. 






알렉스 경 말년의 스쿼드가 노쇠화 되었으며 당시 적은 이적료를 지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그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던 것은 세트-피스에서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켰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예산 구단이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스토리는 세트-피스 활용에 더욱 강력한 힘을 실어줄 것이다. FC 미트윌란은 적극적인 세트-피스 활용으로 덴마크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미트윌란은 코너킥 말고도 다른 상황에서 엄청난 우위를 가져갔는데 그 상황은 다음 영상과 같다.






대다수 구단은 스로인 상황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스로인 상황에서 오픈 플레이 상황보다 득점을 기대할만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다. 스로인이 그렇게 허비되어서는 안 될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014/2015시즌 스로인 상황에서 3골을 만들어내는 재미를 봤다. 앞서 영상에서 목격했듯이, FC 미트윌란 역시 스로인 상황에서 골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의 선구자로 2008/2009시즌 토니 퓰리스의 스토크 시티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른 구단은 그 어떤 생산성도 보이지 못했던 스로인 상황에서 스토크는 53번의 슈팅을 만들어냈고 8골을 기록했다. 스토크는 로리 델랍이 활약한 기간동안 스로인 상황에서 경기당 1.5회의 슈팅을 생산했고 이는 스토크 시티가 시도한 전체 슈팅 횟수의 15% 비중을 차지했다. 


세트-피스는 단순히 키가 큰 선수를 배치한다고해서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당연히 충분한 훈련 시간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필자는 여러 구단의 세트-피스 전략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는데 "세트-피스 훈련에 시간을 얼마나 투자합니까?" 란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은 대다수 "5~15분" 이었다. 그것도 1주에!


1시즌간 생산되는 전체 득점의 25~33% 가 세트 피스에서 만들어진다. 세트-피스 득점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하루 훈련에 15분은 투자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 이치에 맞아보인다. 하지만 대다수 구단이 세트-피스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대다수 구단은 경기당 0.3골을 세트-피스에서 만들어낼 수 있고 엘리트 구단은 이를 0.75~0.8골 수준까지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결코 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1시즌에 15~20골 넣어줄 수 있는 스트라이커의 가격이 €100m 까지 솟아올랐다. 스트라이커 구매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 세트-피스를 정교하게 가다듬어 15~20골을 더 생산해낼 수 있다면 그 가치는 정말 대단할 것이다.


세트-피스로 만들어내는 골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필자는 뛰어난 성과를 거둔 팀들을 연구했고 세트-피스 퍼포먼스를 급진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냈다. 새롭게 만들어낸 세트-피스 프로그램의 원리는 아주 간단하지만, 축구의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코치진과 선수들의 충분한 학습이 필요하다. 필자가 이야기하는 것들이 굉장히 뻔한 이야기라 느껴질 수 있는데 수많은 구단이 그 뻔한 것들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지금부터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발견해내어 훈련을 거쳐 경기날 피치 위에서 시행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실제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첫번째 스텝 : 수비 전략을 탐색하다




자, 이 그림에서 상대팀의 코너킥 수비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팀은 3명의 선수가 가까운 포스트(near post) 존에 위치해 있고 거기에 맨마킹 시스템을 혼합하고 있다.


두번째 스텝 : 상대의 전략을 깨부술 방법을 생각해낸다.





앞서 우리는 상대팀의 코너킥 수비 전략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 전략을 어떻게 깨부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필자가 생각했던 방법은 다음과 같다. 


상대팀 골키퍼를 가리고(screen) 있을 1명을 배치한다. 그 이후에 마치 짧은 코너킥을 시행할 것 마냥 이 선수가 코너 플래그 진영으로 뛰어가게 만드는 것이다. 상대팀은 가까운 포스트 지역에 3명의 선수를 배치하고 적어도 1명의 선수가 자연스럽게 따라 자신의 구역을 벗어날 것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 지역의 방어력이 떨어진다. 만약 어느 누구도 따라오지 않는다면, 우리 팀은 코너 부근에서 2명 vs 0명의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만약 뛰어난 드리블러가 이 지역에 있다면 상대팀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상대팀에서 이 드리블러를 막아줄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으니까 말이다.





코너킥 플레이 방식이 결정되었다면, 이제는 선수들에게 노선을 배분하여 기억하게 만드는 일만 남았다. 반복숙달하면 선수들의 움직임은 아주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세번째 스텝 : 훈련장에서 시행한다.






네번째 스텝 : 실제 경기장에서 시행한다.


아래 영상에서 3가지 부분을 신경쓰며 보도록 하자


1. 우선 골키퍼 가까이 있는 공격팀 선수에 주목해보자. 그리고 그 선수가 움직일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지켜보자.


2. 박스 주변에서 지역 방어를 수행하는 선수들을 주목해보자.


3. 공격팀 선수 중 1명이 먼쪽 포스트(far post) 방향으로 뛰어가는걸 깜빡했다. 그리고 이 케이스에서 바로 그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에 골을 넣지 못했다는 점을 주목해보자.





골키퍼 앞에서 스크린을 치고 있던 선수가 완벽히 자리에서 이탈하는 순간, 이미 형성된 수비팀의 지역 방어가 어떻게 되는지 볼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자유로운 상태에서 가까운 쪽 포스트로 달려들 공간이 생겼고 (비록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먼쪽 포스트 방향으로 달려드는 선수가 있었더라면 흘러오는 공을 골로 연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득점이라는 최상의 결과가 나오진 않았으나 이 과정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글을 마무리 하며...


세트-피스가 축구에서 가장 저평가되고 미개척 지역이라는 필자의 주장은 결코 과장되지 않았다. 


오늘날 프리미어 리그에서 1골의 가치는 대략 £2.5m 이다. 충분한 시간과 고된 훈련이 뒷받침 되어야 하겠지만, 세트-피스를 정교하게 다듬어 득점력 향상을 이뤄낸다면 그건 엄청난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수많은 구단이 세트-피스에서 높은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세트-피스에 대해서 전문적인 분석과 연구가 시행된다면, 리그를 불문하고 상당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공격 루트에 대한 컨셉을 잡는 것 뿐만 아니라 스로인 공격에 대한 스케치, 능숙한 키커에 대한 충분한 훈련까지 시행된다면, 매 경기마다 1골씩은 세트-피스로 만드는 날이 올 것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과 함께라면, 상대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공격 방법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물론 반대의 입장 (세트-피스 방어) 역시 마찬가지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세트-피스 전문가는 매 경기마다 상대에 맞춰 향상된 수비 전략을 만들어낼 수 있다. 





출처 : http://statsbomb.com/2017/02/changing-how-the-world-thinks-about-set-pieces/



 

 


by Martin Laurence


이번 이적시장은 총체적인 수준에서 기록적인 이적료를 양산해내고 있다. 지난 여름 프리미어 리그 20개 구단들 중 무려 13개 구단이 자체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고 에버튼은 올 여름에 새로운 이적료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현재 에버튼의 구단 최고 이적료는 2014년 로멜루 루카쿠 영입을 위해 첼시에게 지불했던 £28m 이다.


3년 사이 루카쿠의 가치는 약 3배 상승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루카쿠 영입에 £75m이란 매우 큰 돈을 지불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큰 돈을 받은 에버튼은 새로운 이적료 신기록을 쓰고자 한다. 에버튼은 스완지 시티의 길피 시구르드손 영입을 위해 £40m 과 £45m 을 제시했지만, 스완지 시티는 여기에 추가로 £5m 을 더 달라고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 이적설이 어떻게 끝날지 이미 알고 있다. 에버튼은 시구르드손을 영입할 것이며 스완지는 결국 고수했던 £50m 을 다 받아낼 것이다. 지난해 여름에도 스완지 시티에서 애슐리 윌리엄스를 영입했던 에버튼은 몇백만 파운드를 더 지불할 경우 시구르드손 마저 데려올 수 있다. 시구르드손은 스완지의 강등권 탈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선수로 스완지 입장에서는 가격을 비싸게 부르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정말로 시구르드손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시구르드손의 퀄리티가 프리미어 리그 레벨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다가오는 9월 28세가 되는 시구르드손의 기량이 앞으로 크게 발전할 것 같진 않다. 시구르드손 영입이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구르드손 영입에 £50m 을 쓴다는건 다른 엘리트 플레이어를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구르드손 말고 £50m 이란 가격표가 붙은 다른 선수들을 떠올려보자. 같은 가격인 카일 워커와 벤자민 망디가 엘리트 플레이어까진 못 되지만 두 선수는 각 포지션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구매할 수 있는 최상의 옵션이었다. 시구르드손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구할 수 있는 최선의 옵션이 아니다. 물론 시구르드손이 지난시즌 상당한 공격 포인트와 세트-피스 키커로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지만, 창조성을 가늠할 수 있는 그의 통계량은 다소 왜곡되어 있다.


시구르드손은 2016/2017시즌 총 1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여 케빈 데 브라이너(18개), 크리스티안 에릭센(15개)에 이어 3번째로 어시스트 갯수가 많은 선수였다. 유럽 상위 5개 리그로 따져도 5위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라 리가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로한 루이스 수아레즈의 어시스트 갯수 역시도 13개였다. 하지만 시구르드손이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만들어낸 어시스트는 13개중 단 5개에 불과했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어시스트만 따졌을 경우, 시구르드손은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2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유럽에서는 85위까지 떨어진다. 아마 시구르드손이 에버튼으로 이적한다면, 로스 바클리의 대체자가 될 것이 유력한데 바클리는 오픈 플레이에서 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구르드손의 절반 가까이도 경기를 뛰지 못했던 웨인 루니조차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3개 중 8개, 시구르드손의 대다수 어시스트는 세트-피스에서 만들어졌다. 유럽 상위 5개 리그에서 시구르드손만큼 세트-피스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토니 크로스 뿐이다. 13개의 어시스트 중에서 6개를 페르난도 요렌테가 받아줬고 둘의 조합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합이었다. 하지만 현재 에버튼에는 요렌테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 루카쿠는 팀을 떠났고 그를 대체하기 위해 영입된 산드로 라미레스, 다비 클라센, 웨인 루니에게는 뛰어난 공중전 능력을 요구하긴 어렵다. 시구르드손의 가장 큰 장점이 쉽게 발휘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시구르드손 영입에 £50m 을 쓰는건 엄청난 도박이다.


시구르드손은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결코 효율적이지 못하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시구르드손이 만들어낸 기회는 단 25번. 지극히 평범한 수준이라 말할 수 있다. 에버튼에서 홀딩 미드필더를 담당하는 가레스 배리, 이드리사 계예의 찬스 창출 횟수랑 동등하고 로스 바클리 (56번) 의 절반 수준도 못 된다.

 

 

 



시구르드손의 프리미어 리그 경험을 높게 살 수 있지만 금전적으로 훨씬 저렴한 대안이 분명 존재한다. 로날드 쿠만은 키에보의 발테르 비르사(Valter Birsa), 몽펠리에의 리아드 부데부즈(Ryad Boudebouz) 를 훨씬 저렴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비르사는 세리에 A에서 세트-피스 어시스트가 5개였고 시구르드손보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38회)


알제리 국가대표인 부데부즈는 찬스 창출 관점에서 정말 뛰어난 선수다. 부데부즈는 지난시즌 유럽 상위 5개 리그에서 경기당 가장 많은 기회 (3.5회) 를 만들어내는 선수였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만들어낸 득점 기회는 68회였다. 약 £15m 정도면 그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부데부즈는 27세로 시구르드손과 나이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 경기당 드리블 횟수는 시구르드손이 0.8회 수준이었지만 부데부즈는 2.7회 드리블을 기록했다. 또한 시구르드손보다 더 적은 슈팅을 기록했음에도 시구르드손보다 더 많은 골 (9골 vs 11골) 을 기록했다. 부데부즈는 엄청난 영입이 될 수 있다.


라스 팔마스의 주장인 조나단 비에라(Jonathan Viera) 영입설도 있었다. 비에라의 바이아웃은 £27m으로 시구르드손의 절반 수준이다. 물론 9골 13어시스트를 기록한 시구르드손에 비해 조나단 비에라의 7골 7어시스트는 초라해 보이지만, 창조적인 플레이에서 비에라가 더 뛰어났다. 세트-피스를 제외하고도 비에라가 기록한 키패스 횟수는 67개였다. 경기당 드리블 횟수는 2회였고 필요시 후방 미드필더, 왼쪽 측면까지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훨씬 효과적인 영입이 될 수 있다.


시구르드손이 토트넘 핫스퍼에서 부진했던 것도 의심해야 한다. 시구르드손은 £50m 가격표가 합당하단 생각이 들만큼 플레이를 보여준 적이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물론 현재의 이적시장에서 시구르드손의 가격표가 이적시장 전체 중 최고가는 아니지만, 에버튼은 이보다 더 싼 가격에 영입할 수 있는 선수를 물색해야 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who-scored-blog/2017/jul/26/gylfi-sigurdsson-everton-swansea-transfer-window?CMP=share_btn_tw



축구 분석에 관해 지난 몇년 사이 큰 변화가 있었다. 기존의 메트릭(metrics)이 공(ball)과 연관된 단일 사건을 중심으로 적용되었다면, 이제는 공 소유시간을 구성하는 개별 사건의 연속에 총체적인 분석을 적용하고 있다. 특정 사건만 측정하는 메트릭은 특정 사건의 전후 사정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 하지만 연속된 상황에 대한 측정법은 전후 사정에 대한 정보를 추가적으로 포함할 수 있다. xG 메트릭도 슈팅을 시도하는 위치, 골대와의 각도 등을 활용해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을 추정한다. 게다가 슈팅 이전에 어떤 패스를 받아 슈팅을 시도하는지도 고려하는 연구가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결정적 찬스를 따지는데 어시스트 형태를 고려하는 것은 아주 합리적인 사고의 확장이다. 여기에 그 어시스트 이전의 패스 형태, 슈팅 시도 이전의 다른 이벤트(드리블 등...)를 고려하는 것 역시 우리가 시도할 수 있는 추가적인 사고의 확장일 것이다. 개별 이벤트를 측정하는 메트릭은 상황의 맥락적인 부분을 항상 요구하게 되고 이제 우리는 공을 점유하는 개념에 이를 적용하려 한다. 앞으로 우리는 2가지 용어를 정의하고자 한다. 


Sequences : 플레이의 흐름, Sequences는 수비 행위, 경기 중단, 슈팅 시도로 인해 종료된다.


Possessions : 1회 이상의 Sequences가 한 팀에게 잇달아 발생하는 것. 수차례 패스가 이어진 이후 슈팅을 시도했고 골키퍼가 이를 막아 코너킥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이것은 1회 이상의 Sequence 지만 (플레이가 끊기기 때문에) 같은 팀이 계속 공격을 이어가기 때문에 1번의 Possession 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Possession 은 상대팀이 공을 다룰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종료된다.


이 측정 모델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벤트가 Sequence, Possession 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2. 한 선수가 공을 컨트롤 하는 액션을 취하는 순간부터 Sequence가 시작된다. 상대에게서 공을 뺏어오는 태클, 인터셉트는 고려하지 않는다. 패스 혹은 드리블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Sequence가 시작된다.


3. 새롭게 정의내리는 Possession 은 % 단위로 표시되는 기존의 개념에 반(反)한다. 하지만 A팀의 Possession 상황이 종료되면, B팀의 Possession 상황이 시작된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개념과 동등하다.


다음의 Sequence 예시를 생각해보자. (물론 이것은 1번의 Possession 이라고도 볼 수 있다) 녹색으로 표시된 삼각형은 리버풀의 조엘 마팁이 헤더로 동료에게 패스를 시도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리버풀의 공격이 시작되어 녹색 화살표로 표시된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지금 예시로 든 Sequence는 리버풀이 공을 쟁취한 이후 슈팅을 시도하기 이전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보여준다. 1번의 Sequence에 걸린 시간은 14.5초, 공이 움직인 총 이동 거리는 126.44m, 점유의 시작점부터 점유가 끝난 지점까지 직선 거리는 55.96m 이다. 

아래의 히스토그램은 경기당 Possession 횟수의 분포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경기당 200회 이하의 possession 상황이 발생하고 각팀의 possession 횟수는 90~100회 정도를 오간다고 할 수 있다.





아래 그래프는 2016/2017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모든 sequence의 각 이동 거리를 보여준다. 수많은 Sequence 들이 금방 종료되며 이동 거리가 긴 Sequence의 빈도는 급격하게 줄어든다.







우리는 1번의 sequence를 통해 직행 속도(direct speed) 를 측정해볼 수 있다. sequence 의 시작 순간부터 종료 순간까지 공이 상대 진영으로 나아간 직선 거리를 sequence 의 진행 시간으로 나누어 그 속도를 계산해낼 수 있다. 앞서 우리는 리버풀이 14.5초 사이에 상대진영까지 55.96m 전진했음을 언급했다. 따라서 이 상황에서 리버풀의 직행 속도는 3.85 m/s이다. 이는 다른 수치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빠른 속도라 할 수 있다. 

아래는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2016/2017시즌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직행 속도 중위수를 보여준다.우리는 여기서 굉장히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아스날이 스토크 시티 & 레스터 시티와 유사한 기록을 보였다는 것,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헐 시티, 본머스와 비슷한 기록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경기 스타일이 성공적인 결과물과 반드시 상관관계를 지니는게 아니라는걸 보여준다.





공 소유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은 코치들과 분석가들의 의문점에 대해 답을 해줄 수 있다. 기존의 개별 사건에 대해서만 측정하는 메트릭은 상황을 지나치게 요약해서 보여줬다. 하지만 새로운 Possession & Sequence 프레임은 행동의 연속적인 측정을 통해 패턴을 다룰 수 있다.

팀 플레이의 다이렉트함(directness)이 다음 2가지 요소 -공을 뺏어오는 위치, 측면을 적극 활용하는가? 아니면 중앙을 노리는가?- 에 어떻게 의존해 변하는지 생각해보자. 

의문을 해결하기에 앞서 우리는 Sequence의 시작점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어디서부터를 측면으로 볼 것인지 정해두어야 할 것이다. Sequence의 시작점을 (자기 진영 vs 상대 진영) 으로 구분하는 것은 2가지 요소 중 첫번째에 대한 답을 준다. 측면을 사용하는 Sequence인지, 중앙을 활용하는 Sequence인지 구분하기 위해서는 주로 어떤 지역에서 전개 과정이 진행되는지를 고려하기로 했다. 





앞서 그래프에서 볼 수 있었듯이 첼시는 직행 속도(direct speed)가 뛰어난 팀이 아니었다. 우리는 Sequence 를 4(2*2)가지로 분류해서 보기로 했다. ( 자신의 진영에서 시작하는지 or 상대 진영에서 시작하는지 / 주로 중앙을 이용하는지 or 주로 측면을 이용하는지) 지난 2016/2017시즌 첼시는 자신의 진영에서 공을 되찾아와 중앙을 이용할 때, 직행 속도가 2.47m/s 까지 상승했다.  

이제 경기 중 발생한 데이터를 적용하여 경기를 분석할 때, 지금 우리가 제시한 Possession 프레임처럼 맥락을 활용하는 방식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선수와 팀, 혹은 리그 전반적인 경기 스타일에 대해 더 높은 이해력을 유지할 수 있다. 



오픈 플레이 상황의 Sequence 속에서 어떤 구단이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하는가?


오픈 플레이 상황만 고려하여 각 Sequence에서 20개 구단의 평균적인 패스 횟수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맨체스터 시티는 1번의 Sequence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하는 구단이며, 90분 기준으로 다비드 실바가 57회 이상의 Sequence에 관여하여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 중 가장 많이 개입하는 선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비슷하게, 이번에는 수비 진영에서 시작하여 파이널 서드에서 끝나는 Sequence 만 따져보기로 했다. 





번리는 트렌지션(transition) Sequence 에서 평균적으로 3.9회의 패스를 시도한다. 한편 리버풀은 같은 상황에서 가장 많은 평균 7.7회의 패스를 시도하여 가장 차분하게 빌드업 플레이를 펼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이제는 각 팀별로 상대의 Sequence를 끊어내는 위치에 대해 알아보자. 각 팀이 어느 수준으로 압박을 시행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척도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역시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 핫스퍼가 탑2에 랭크되어 있다. 이들은 다른 구단보다 더 높은 곳에서 상대의 Sequence 를 종료시킨다. 한편 선덜랜드와 헐 시티는 자신의 진영에서 상대가 공을 컨트롤 할 수 있게 해준다. 번리가 9위에 랭크되어 있다. 번리의 포워드들이 공이 없는 상황에서 얼마나 효율적인지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어떤 선수가 Sequence 에 많이 관여하는가?


지난시즌 탑6 구단의 중앙 미드필더들이 테이블을 장악하고 있고 하이 프레싱(high-pressing)을 거는 팀의 풀백들 또한 랭크되어 있다. 탑6 구단이 아닌 선수는 사우스햄턴의 피에르-에밀 호이베르그, 스토크의 찰리 아담 2명 뿐인데 두 사람 역시 모두 중앙 미드필더이다. 





출처 : http://www.optasportspro.com/about/optapro-blog/posts/2017/blog-sequences-and-the-premier-league/ & http://www.optasportspro.com/about/optapro-blog/posts/2016/blog-introducing-a-possessions-framework/




by Jonathan Wilson


카일 워커 영입을 위한 금액이 £50m. 이것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워커를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다. 지난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워커보다 더 뛰어난 라이트백이 있었던가? 하지만 여전히 카일 워커에게 £50m을 쓴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풀백의 역할이 과거보다 중요해졌다는 점이 워커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지안루카 비알리(Gianluca Vialli)는 라이트백 포지션은 언제나 팀에서 실력이 가장 떨어지는 선수가 차지한다고 말했었다. 좋은 수비수는 중앙에서 뛰고 기술력이 있는 선수들은 미드필더로 이동하며, 레프트백은 왼발잡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희소성을 가지며 그들은 라이트백과는 달리 취급된다. 풀백에서 뛰어난 공격력으로 각광받았던 초기 3인 : 니우통 산투스(Nilton Santos), 지아친토 파케티(Giacinto Facchetti),실비오 마르솔리니(Silvio Marzolini) 역시 모두 레프트백이었다. 이렇게 각 포지션별로 재능있는 선수들이 배치된 이후 남는 자리가 라이트백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 풀백은 과거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 포지션이 되었다. 백4를 사용할지라도 풀백의 공격적 영향력은 중요하다. 이제 풀백은 스피드, 스태미나, 수비 퀄리티 뿐만 아니라 선수 1명은 제칠 수 있는 능력, 크로스를 올릴 능력도 갖춰야한다.


물론 키어런 트리피어가 지난시즌 워커보다 경기당 평균 크로스 정확도에서 워커보다 50% 가량 뛰어난 결과를 남겼지만, 워커 역시도 이 모든 능력을 갖췄다. 높은 클래스를 지녔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옵션이었던 다니 알베스를 영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티가 워커를 대안으로 삼은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워커는 별다른 우승 경력도 없고 솔직히 말해서 정말 뛰어난 축구 선수이지도 않다. 다만 프리미어 리그 경험이 풍부할 뿐이다. 


펩 과르디올라는 풀백에게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도 요구하기 때문에 워커가 그런 요구를 수행할만한 기술적 역량을 갖췄는지 논의할 여지가 있다. 물론 어쩌면 워커 영입이 시티가 전통적인 방식의 풀백 활용으로 노선을 바꾼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워커가 맨체스터 시티 스쿼드에 자산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워커의 가격이 £50m 심지어 여기서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핵심을 짚어낼 수 없다. 시장수요에 의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시장은 점점 미쳐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올 여름 터무니없는 영입은 워커 뿐만이 아니다. 로멜루 루카쿠 £75m ,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53m, 모하메드 살라 £37m, 조던 픽포드 £30m 우리는 꽤 훌륭한 라이트백이 £50m까지 치솟은 것을 후대에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축구계가 거품에 휩싸이고 있지만 워커 딜은 아주 두드러진다. 워커는 27세이며 지금까지 고작 5골을 넣었을 뿐이다. 어쩌면 워커의 이적료가 높게 책정되는 것이 골만으로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 새로운 기류일 수도 있지만, 논점은 워커가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서 한참 동떨어진 것 둘째치고 스튜어트 피어스(Stuart Pearce), 스티브 니콜(Steve Nicol) 만큼도 못하다는 것이다.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경기를 소화한 횟수도 고작 27차례에 불과하다. 물론 지금 워커는 여지없이 잉글랜드의 1순위 라이트백이지만, 1년 전만 하더라도 로이 호지슨이 나다니엘 클라인을 선호했던 것에 대해서 크게 문제삼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워커가 역사상 가장 비싼 수비수가 된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은 단체로 미쳐있는 것 같다. 지금 프리미어 리그는 축구 역사상 가장 비싼 백5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 워커, 존 스톤스, 다비드 루이즈, 엘리아큄 망갈라, 루크 쇼. 최근에 있었던 중계권 계약으로 인해 프리미어 리그 20개 구단 모두가 포브스 선정 연간수입 상위 30위에 모두 랭크되었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아랍계 인물들, 재벌 등으로 인해 이제 프리미어 리그에서 £50m은 이제 별로 큰 돈이 아니게 되었다. 구단의 재력이 입장료와 아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지니던 시절은 지났다. 


만약 지난시즌 감소한 시청자수가 앞으로도 지속되는 트렌드라면, 스포츠 채널을 재편성한 Sky사의 결정이 앞으로의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로 인한 것이었다면,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지출된 이적료는 극단적으로 인플레이션 되어있다.


17세기 초 네덜란드의 튤립 구근 거래는 모자이크 바이러스로 인해 전례없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수년간 협회와 교회는 경고 메세지를 보냈지만 가격은 끊임없이 상승했다. 1637년 2월 어느날 갑자기 선페스트가 발병했고 하를렘에 위치한 시장에는 더 이상 튤립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았다.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고 터무니없는 가격에 팔리기 시작했던 튤립의 가격은 더 이상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하룻밤 사이에 망해버렸다.


이적료로 인해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1905년 미들즈브러가 알프 콤몬(Alf Common)을 선덜랜드에서 영입하기 위해 £1k란 장벽을 뛰어넘었다는 반응은 이제 가소롭기만 할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축구계 호황은 계속 이어져왔다. 스포츠계 내부의 경제 체계는 탄탄해서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이적료들이 합당하게 느껴지게 만들 수도 있다. 어쩌면 하를렘의 상황이 축구계에는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하를렘의 상황이 언젠가 오게 된다면, 맨체스터 시티는 카일 워커를 무려 £50m에 구매한 것이 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7/jul/14/kyle-walker-manchester-city-madness-premier-league




 


by Tim Wigmore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려면 같은 무기로 싸워서는 안 됩니다. 만약 동등한 무기를 가지고 싸운다면, 다윗은 결투에서 필히 패배할 것입니다. 따라서 다윗은 다윗에게 맞는 무기가 필요하고 이 관점은 브렌트포드가 공유하는 관점이기도 합니다."


서런던에 위치한 저지 로드(Jersey Road) 훈련장 사무실에서 만난 브렌트포드의 공동 풋볼 디렉터 라스무스 안케르센(Rasmus Ankersen) 은 현대 축구에서 언더독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펼치기 시작했다 : 바로 두뇌를 이용하는 것.


"현실적으로 브렌트포드는 지출 싸움에서 다른 구단을 이길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남들보다 한 수 앞을 내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른 구단과 어떻게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란 의문에 빠지게 됩니다. 우리는 축구계 시스템 속에서 '비효율적인 부분, 그런 부분들을 수정하면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5년 전, 매튜 벤험(Matthew Benham) 은 브렌트포드 구단을 인수한다. 프로 도박사로 현재 베팅 회사까지 운영하고 있는 벤험은 숫자가 인간의 직관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는 브렌트포드에서 똑같이 자신의 믿음을 증명해내고자 한다. 그는 최첨단 분석 기법을 바탕으로 구단을 바꾸고 있다. 2013/2014시즌 벤험이 인수하기 전 잉글랜드 리그 1에서 9위를 하고있던 브렌트포드는 2014/2015시즌 챔피언십 5위로 시즌을 마감한다. 이는 무려 62년만에 브렌트포드가 리그 1으로 강등당하지 않고 잉글랜드 2부에서 온전히 1시즌을 보낸 것이다. 


포니테일 머리를 한 덴마크인 안케르센은 2년 전 고용되었다. 안케르센이 합류한 이후, 브렌트포드는 지난 2시즌간 챔피언십에서 9위와 10위를 차지하면서 챔피언십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확립하고 있다.


그동안 메튜 벤험이 소유한 덴마크 리그 소속구단 FC 미트윌란의 성과는 벤험이 브렌트포드에서 시도하는 방법론을 옹호하기 위해 자주 언급되었다. 미트윌란은 2015년 처음으로 덴마크 수페르리가에서 우승을 했고 지난해에는 유로파 리그 32강까지 진출해 1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하기까지 했다.


남들이 하는걸 똑같이 따라한다면 언더독이 승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열세에 놓인 쪽이 우세에 놓인 쪽과 같은 방식으로 싸운다면 5번 중 4번은 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색다른 방법으로 싸운다면 언더독은 5번 중 3번을 승리할 수 있다. 브렌트포드는 예산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기위해선 반드시 기존의 관습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벤험 역시 어떠한 경우에도 자립이 가능한 구단 운영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FFP 제도는 브렌트포드의 지출을 제약하는 제도로1946/1947 시즌 이후 1부 리그를 진입하는데 방해가 되고 있다.


지난해 브렌트포드는 2가지 성과를 올렸는데 그 결과는 딱히 유쾌하지 못했다. 브렌트포드는 잉글랜드 U-16 대표팀 선수인 이안 카를로 포베다(Ian Carlo Poveda)를 육성했으나 단 2년만에 맨체스터 시티로 보내야만 했다. 몇달 후에는 잉글랜드 U-17세 대표팀 선수인 조슈아 보휘(Josh Bohui)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보냈다. 두 선수를 잉글랜드에서 손꼽히는 거대 구단으로 보냈지만, 브렌트포드가 받은 금액은 선수 1명당 보상금 £30k가 전부였다. 17세 생일을 맞이하지 못한 선수들은 프로 계약을 맺을 수 없고 브렌트포드는 8~16세 선수들을 노리는 거대 구단의 자금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굉장히 불공정한 싸움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남들과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전략을 펼칠 수 없습니다. 남들과 똑같이 경쟁하기에는 들어가는 비용이 쎄고 유소년 선수에 대한 보상금은 너무나 적습니다. 그 정도 금액으로는 선수를 육성하는데 들어가는 돈을 전혀 커버해주지 못하죠."


브렌트포드는 아카데미 운영을 유지하는데 매년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보조금 £500k와 구단 자체의 투자비용 £1.5m을 소비한다. 지난해 2명의 선수가 맨체스터로 떠나기 이전부터 브렌트포드의 공동 풋볼 디렉터 안케르센과 로버트 로완(Robert Rowan)은 아카데미가 값어치를 하는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프로팀 아카데미가 그러하듯이, 대다수 선수들은 1군으로 쉽사리 치고나오지 못한다. 게다가 브렌트포드는 상위 팀에게 최고의 선수를 뺏기기 때문에 아카데미를 뚫고 올라와 브렌트포드에서 뛰는 선수는 브렌트포드가 만들어내는 최고의 어린 선수가 아닌 셈이다. "아카데미 모델이 잘 돌아가는 구단도 있지만, 브렌트포드에게 적합한 방법은 아닙니다." 로완이 말한다.


26세 로완은 프로 선수 경력이 없다. 스텐하우스뮤어(Stenhousemuir)와 셀틱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로완이 브렌트포드로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가 프로 선수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프로 선수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그는 스포츠계의 오랜 통념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모두가 아카데미 육성이 옳다고, 따라야만 하는 모델이라고 주장한다해서 그대로 행동할 필요는 없습니다. 구단의 필요에 따라 구단을 운영해야 합니다. 10년간 브렌트포드가 아카데미에 투자한 금액이 £15m입니다. 이 돈을 1군 선수 영입에 투자했다면, 어쩌면 브렌트포드가 지금 프리미어 리그에 있었을지도 모르죠."


브렌트포드는 아카데미가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여 완전히 아카데미를 폐쇄했다. 물론 아카데미 폐쇄로 인해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보조금을 수령하지 못하지만, 이제 구단 자체적으로 투자하던 비용 £1.5m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남들과 똑같이 전략을 취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백지상태에서 출발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남들과 무엇을 다르게 시도할 수 있을까요? 또 시스템 속에서 무엇이 비효율적인지 알아보고자 했는데 우리는 그 비효율성이 "선수 영입"이라 생각했습니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아카데미에서 방출되는 선수는 수없이 많습니다. 그들은 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구단들은 그 선수를 버립니다. 우리는 그들을 '버려진 자' 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그들을 데려오고자 합니다."


아카데미를 포기하면서 연간 £1.5m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고 브렌트포드 구단은 아주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17세부터 20대 초반까지 연령으로 구성된 브렌트포드 B팀이 지난 여름에 구성되었고 브렌트포드 B팀은 2가지 유형의 타깃을 영입하고 있다 : 첫째는 다른 잉글랜드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 즉 '버려진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다. 또 다른 타깃은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브렌트포드를 잉글랜드 진출의 발판으로 삼아 궁극적으로 프리미어 리그 진출을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한다.


우선 버려진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브렌트포드가 아카데미를 운영할 때, 런던에 위치한 구단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브렌트포드 아카데미에서 육성하는 선수들은 (런던의 접근성이 좋아) 프리미어 리그 엘리트 구단들 눈에 더 잘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프리미어 리그 구단에서 방출된 아카데미 선수들을 영입할 때는 반대로 브렌트포드가 런던을 연고로하는 구단이라는 점이 어드벤티지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여름 브렌트포드는 아스날에서 레프트백 일리아스 차치디오도리디스(IIias Chatzitheodoridis)를 영입했다.


"우리는 프리미어 리그 엘리트 구단을 우리의 적으로 보지않고 협력 파트너로 간주합니다." 안케르센이 말했다. 브렌트포드는 빅클럽에게 방출 선수에 대해 작게나마 이적료를 지불하거나 재판매시 이적료의 일정부분 지급을 약속함으로써 빅클럽이 자신들의 잉여 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3월, 브렌트포드 B팀은 맨체스터 시티 U-18팀 소속이었던 조 하디(Joe Hardy)를 영입했다. 안케르센은 "하디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1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브렌트포드에서는 1군 무대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라고 말했다.


어쩌면 합당하지 못한 이유에서 방출당한 선수를 브렌트포드가 낚아챌 가능성도 있다. 2015년, 프리미어 리그 구단 아카데미에 소속된 전체 선수들 중 45%가 9~11월생이었다. 수많은 구단이 (9~11월생보다 더 빨리 태어나) 나이가 들고 발육 상태가 더 좋은 선수를 (상대적으로) 어리고 기술력이 뛰어난 선수보다 선호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예를 들면, '21세까지는 어떤 능력을 보여줘야해' 식의 한도를 설정하지 않습니다. 선수의 나이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재능있는 선수라면, 언젠가 그 재능이 발현될 것 입니다." 로완이 말한다.

 

브렌트포드의 B팀 운영은 해외 선수들에게도 매력적이며 실제로 브렌트포드 B팀 스쿼드에는 덴마크와 그리스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다.

 

2016/2017시즌 B팀에서 1군 무대에 데뷔한 선수의 수는 총 4명이었다. 지난 10년간 브렌트포드가 1시즌에 4명 이상 홈그로운 선수를 1군에 데뷔시킨 적이 없었다. B팀은 리저브팀이라기보단 1군과 평행선들 달리는 팀으로 취급받고 있다. B팀 선수가 1군과 함께 훈련을 소화한 횟수의 총합은 지난시즌 395회였다.

 

다가오는 시즌, 브렌트포드는 B팀을 1군만큼 혹독하게 훈련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B팀에서 1군으로 승격하여 1주일 사이 3경기를 소화해야하는 챔피언십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으로 아주 단단히 무장해야 한다고 로완이 말한다.

 

지금의 구조로 인해 브렌트포드는 계획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다. 로완의 사무실 화이트보드에는 모든 포지션에 걸쳐서 22명씩 선수 리스트가 작성되어 있다. 이들 모두가 올 여름 브렌트포드 B팀이 노리는 타깃이다. 여기에는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프리미어 리그 구단 소속의 선수까지 포함되어 있다.

 

B팀 선수에게는 보통 3년 계약을 제시하고 다음해에 1군에 공석이 생길만한 포지션은 B팀의 보강 우선순위가 된다. 현재 브렌트포드에는 스트라이커가 필요하기 때문에 로완은 이적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트라이커를 물색하고 있다. 이말은 즉, 브렌트포드 스카우트팀이 1군에는 부족하지만 B팀에서는 충분히 써먹을 수 있고 B팀에서 발전할 수 있는 선수를 선별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렌트포드는 새로운 영입 전략을 통해 소규모 구단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바뀌길 기대하고 있다. 안케르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난한 구단은 부자 구단보다 뛰어난 재능을 더 잘 만들어냅니다. 가난한 구단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사우스햄턴은 아주 뛰어난 아카데미지만 어떻게 가레스 베일, 아담 랄라나 같은 선수들에게 꾸준한 기회를 줄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사우스햄턴이란 구단이 직접 관리를 하기 때문입니다. 어린 선수들을 뛰게 해야만하고 그 결과 선수들은 기량이 만개하게 됩니다."

 

"어린 선수들의 미래는 어찌될지 모르는 법입니다. 인내심으로 줄 수 있는 최대 한도가 35경기라면, 35경기 내에 임팩트를 남기는 선수도 있지만 자신의 재능을 펼치는데 35경기가 모자란 선수들도 분명 있습니다. 만약 다른 선수를 선택할 방법이 없다면 어린 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라면 그러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크리스 앤더슨, 데이비드 샐리가 출판한 <The Numbers Game : Why Everything You Know About Football Is Wrong ; 한국출판 -지금껏 축구는 왜 오류투성일까?> 책에서 혁신은 결코 부자 구단에서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필요에 의해 혁신이 이루어지고 즉 혁신은 가난한 구단이 만들어낸다는 것이 두 사람의 주장이다. 미국 프로야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아주 소규모 예산 밖에 운영할 수 없는 브렌트포드는 부자 구단들과 똑같은 싸움을 펼쳐선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지난시즌 아스톤 빌라는 브렌트포드가 127년간 사용한 이적료보다 더 많은 돈을 썼지만, 브렌트포드의 순위보다 3계단이나 낮았다.

 

"굉장히 어려운 일을 해내야겠지만, 우리는 여전히 우리보다 큰 규모의 구단을 꺾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남들과 어떻게 다른 행동을 취할지, 어떻게 리스크를 가져갈지를 의식하고 의도적인 결정을 내려야만 합니다." 안케르센이 말한다.

 

이적시장에서 브렌트포드는 기민하게 움직이는 주식 투자자의 행동을 모방한다. 데이터와 분석적인 사고를 통해 판단을 내리고 가격이 싼 매물을 영입하여 선수의 가격이 비싸질 때 그를 판매한다. 즉 브렌트포드는 젊은 선수, 잉글랜드만큼 선수 가격이 인플레이션 되어있지 않은 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수가 정점에 있을 때, 혹은 이제 슬슬 정점에 도달하려는 선수를 구매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젊은 선수단을 갖췄고 이것은 우리 구단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굶주린 선수들, 열정이 넘치는 선수들, 그리고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브렌트포드만의 철학에 개방적인 태도를 지닌 선수를 원합니다."

Opta 스포츠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시즌 브렌트포드 선발 라인업의 평균 연령은 24세 139일이고 이는 챔피언십에서 2번째로 어린 수준이었다. 하지만 어린 선수만을 추구하는 방침으로 인해 장기적 관점과 단기적 관점 속에서 자연스레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 안케르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감독이 2년 전에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29세 선수 영입을 요청합니다. 물론 그 선수는 지금 즉시 팀에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판매 가격은 어떻습니까? 그 선수의 가격이 더 올라서 우리 구단에 이득이 될 수 있을까요? (선수 영입 이전에)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야만 합니다. 우리에게 한 수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이유이며 우리는 선수의 재판매 가격을 고려해 선수를 영입해야만 합니다."


일반적으로 잉글랜드가 아닌 대륙에서 최고의 가격 대비 효용성을 찾을 수 있다. 


"유럽에는 금액 대비 상당한 효용성을 보여주는 리그들이 있습니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아주 아주(very,very) 인플레이션 되어있죠." 브렌트포드는 리그 2(League Two)에서 뛰고있는 경험이 부족하고 젊은 잉글랜드 선수 2명을 영입하려 했는데 2명을 영입하는데 필요한 금액이 무려 £2m 이었다.


브렌트포드는 저평가 받는 재능을 선별하기 위해 특별한 장치를 사용한다. 이들은 전세계 구단 퀄리티를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통계 모델을 적용해 선수를 평가한다. 


"(전세계 모든 구단의 상대적 순위를 선정하는데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질문은 '모두가 같은 리그일 때, 순위표에 어떻게 나열될 것인가?' 입니다. 그렇게 하여 우리는 브렌트포드보다 더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팀을 파악합니다." 안케르센이 말한다.


이제 다음 목표는 브렌트포드보다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팀에서 어떤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안케르센은 FC 미트윌란의 사례를 언급한다. 미트윌란은 덴마크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전, 독일 2부에서 활약하고 있던 팀 스파브(Tim Sparv)를 영입한다. 만약 스파브가 덴마크 리그에서의 강팀에서 뛰고 있었다면 미트윌란은 그를 영입하지 못했을 것이다. 데이터는 누구를 데려오라고 정확히 골라주진 못하지만, 어느 리그를 관찰해야 하는지는 알려줄 수 있다.


브렌트포드는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남다른 방식을 또 하나 사용한다. 구단주인 매튜 벤험은 <Smartodds> 란 회사를 운영하고 이 회사는 도박사들에게 통계 연구를 제공한다. 브렌트포드는 이 자료마저 활용한다.


지난 1월 브렌트포드 B팀은 스웨덴 출신인 18세 윙어 헨릭 요한슨(Henrik Johansson) 을 영입하는 과정에 <Smartodds>의 분석을 활용했다. 또 다른 풋볼 디렉터인 로완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전에 근무했던 구단과 달리 브렌트포드는 의사결정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정보를 많이 제공하기 때문에 보다 확신을 가진 채 스카우팅을 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질수록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우리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아주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브렌트포드의 방법론을 숫자를 기반으로 설명했지만, 브렌트포드가 인간의 직관을 활용한 평가, 스카우팅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데이터는 선수 영입에 있어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제가 브렌트포드에서 업무를 시작한 이후, 데이터 없이 영입한 선수는 단 1명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주 전통적인 방식의 스카우팅을 제외하고 영입한 선수 역시 없습니다." 안케르센이 말했다.


구단은 영입과정에서 선수의 성격까지 분석한다. 특히 외국인 선수라면, 새로운 생활,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브렌트포드는 1군 선수를 영입하기에 앞서 보통 25개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한다. B팀이 영입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10개 정도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한다. 선수 영입 이전에 코칭 스태프, 스카우팅 부서, 풋볼 디렉터 사이의 의견 조율이 이루어진다.


브렌트포드가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의견 일치를 추구하지만, 의견이 일치한다고 반드시 그 영입이 성공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영입 과정에서 항상 정확한 판단을 추구한다기보다 잘못된 영입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추구합니다. 어떤 선수를 영입하든 리스크는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채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훌륭한 주식 투자자처럼 브렌트포드는 비싸게 팔 수 있을 때, 선수를 판매한다. 감성적인 부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1월 2014년 로치데일에 £750k를 지불하고 영입했던 스콧 호건(Scott Hogan)을 아스톤 빌라에 판매했고 이적료는 무려 £15m이었다. 지난 2년 사이 브렌트포드는 1월에 주요 선수를 판매했다. 프리미어 리그로의 승격의 가능성이 희박하고 리그 1으로의 강등 가능성 역시 희박할 경우 잔여 시즌은 새로운 선수를 기용할 시기라 판단한 것이다.


브렌트포드는 리그 테이블로 구단의 성과를 판단하지 않는다. 이들은 xG 모델을 적용한 "정당성 테이블(table of justice)' 을 만들어 성과를 판단한다. 농구는 양팀 통합 200점이 나는 스포츠지만, 축구는 평균 2.7골 밖에 나오지 않는다. 축구는 득점이 적게 나오는 스포츠이고 '행운'이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The Numbers Game>이란 책에서 말했듯이, 농구는 강팀이 이길 확률이 80% 지만, 축구는 65% 밖에 되지 않는다.


브렌트포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들의 방법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 자신하고 있고, 축구에 내재된 우연성으로 인해 분석이 틀려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구단의 퍼포먼스를 평가할 때, 우리는 리그 테이블에서의 순위보다 메트릭(metrics)을 활용한 결과들을 참고합니다. 우리만의 분석은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줍니다. 퍼포먼스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며, (축구가 저득점 스포츠라는 것에 기인한) 우연성으로 발생하는 성적의 굴곡에 과민반응하지 않습니다." 안케르센이 말한다.


'정당성 테이블'을 브렌트포브다 변명용으로 활용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2015년에 브렌트포드는 챔피언십에서 5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구단은 마크 워버튼(Mark Warburton) 감독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메트릭(metrics)에 적용해본 결과 순위가 실제 퍼포먼스에 비해 좋게 나왔고 구단은 5위란 최종 순위가 행운 섞인 결과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워버튼은 구단의 여러 주요 인물들 중에서 애널리틱스를 탐탁치 않게 여긴 인물이기도 했다.


2015/2016시즌 잉글랜드 상위 4개 리그(92개 구단)에서 경질된 감독의 숫자는 총 73명이었다. 안케르센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한 경질 러쉬(rush)는 과민반응하는 것이다. 또한 경질된 감독에 대한 보상금은 (성적 부진에 기인한 것으로) 결코 좋은 용도로 쓰이는 현금이 아니다. 


"축구계는 복잡한 문제에서 감독 경질이란 쉬운 해결책만 항상 원하고 있습니다." 안케르센이 말했다.


2015년 11월에 브렌트포드의 새 감독으로 부임한 딘 스미스(Dean Smith)는 이미 챔피언십 최장수 감독이다. 스미스가 담당하는 직책의 공식적 명칭은 매니저(manager)가 아닌 헤드 코치(head coach)다. 여기서부터 브렌트포드가 스미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안케르센은 수많은 구단이 감독에게 너무나 많은 권력을 주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안케르센은 브렌트포드의 운영 모델을 시계에 비유한다. 우선 (매일매일 전략을 수립하는) 헤드 코치는 초침을 담당한다. (이적시장에 포커스를 두고 구단의 플랜 연속성을 체크하는) 풋볼 디렉터와 통계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필 자일스(Phil Giles)는 분침,(장기적인 전략, 구단 운영의 목표를 설정하는) 구단주 벤험을 포함한 보드진은 시침을 담당한다. 


"감독에게 매니저 권한을 부여하는 대다수 구단은 그 때 그 때에 맞춰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입니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주장한다.


브렌트포드에서 스미스는 계약을 성사시키는 일, 구단의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일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스미스는 그저 자신에게 부여된 일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 에만 확실히 책임을 지면 된다. 아마 다른 구단이었다면 이외의 사항들까지 신경써야 했을 것이다. 이는 스미스 본인이 단지 헤드 코치란 제한된 역할을 수행하는걸 동의했기 때문에 임명이 가능했던 것이다. 


"구단의 운영 철학은 유지한 상태로 그 운영 철학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감독을 물색합니다. 우리는 딘에 대해서 가능한 많은 것들을 조사하고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우리가 (구단 운영을 위한) 완벽한 공식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는 구단이 요구하는 방침을 실행해야 하겠지만, 우리는 그가 제시하는 새로운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는 구단이 요구하는 방침을 달성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색깔만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는 개방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고 그래서 그가 우리 팀의 헤드 코치인 것이죠."


브렌트포드는 구단 운영 뿐만 아니라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에서도 남들과 다름을 추구한다. 안케르센은 축구의 '비효율성'을 찾아내는 것에 혈안이 되어있어 보였다. 안케르센이 언급한 것은 세트-피스였다.


"일반적으로 대중은 세트-피스 골과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골을 동등하게 취급하지 않습니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골은 로맨스지만, 세트-피스 골은 엉터리 골 취급을 하죠." 브렌트포드 전체 득점의 1/3이 세트-피스 골임에도 불구하고 훈련에서 비중있게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안케르센에겐 상당히 실망스러운 점이었다.


"매출의 35%를 창출해내는 분야에 업무시간의 단 10%만 투자하는 회사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축구에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안케르센은 세트-피스에 집중하는 것은 상당한 효율성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 브렌트포드에는 세트-피스 전담 코치가 있다. 세트-피스 키커를 위한 코치를 고용했고 지난 여름에는 심지어 스로인 코치까지 고용했다. 안케르센은 NFL처럼 굉장히 다양한 스킬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코치진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렌트포드가 참고하고 있으며 구단주인 매튜 벤험 소유의 또 다른 구단, FC 미트윌란은 2015년 덴마크 리그 우승을 차지할 당시 전체 득점의 50%를 세트-피스에서 만들어냈다. 또 지난시즌에는 스로인 상황에서만 무려 9골을 넣었다.


"이는 상당한 수치이며 보다 효율적인 축구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 입니다. £10m짜리 공격수를 구매할 돈이 없다면, 골을 넣는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만 합니다."


세트-피스와 스로인 공격을 강조하는 것은 팀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선수를 판매하는 입장에서 선수의 가치를 높여주기도 한다. "세트-피스에서 4골을 더 넣어줄 센터백이라면, 그 선수의 가치는 더 올라가게 됩니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말했다.


브렌트포드는 다른 통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안케르센의 호기심은 끝이 없다. 브렌트포드는 일반적으로 감독이 교체 카드를 사용하는 시간보다 더 빨리 교체 카드를 꺼내는 것이 효율적인가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다.


"축구에는 수많은 데이터가 존재하고 데이터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수많은 의문 사항에 대해서 데이터 분석가들이 대답을 해줍니다. 하지만 (축구계) 어느 누구도 기존의 관습적 방법론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습니다. 알고 싶으나 현재 알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십시오. 그 의문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안케르센이 주장하는 바는 분명하다 : 축구는 변하고 있고, 구단은 그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몇년간 축구는 상당히 발전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앞으로 같은 기간 내에 동등한 수준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예측하지 않는다.


"심리학자는 이런 현상을 "역사의 끝 착각(end of history illusion)" 이라 부릅니다. 우리는 미래에 발생하는 변화의 수준에 대해 지나치게 과소평가합니다. 15년 전의 축구와 오늘날의 축구를 비교해보세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왔다는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브렌트포드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목표 달성을 추구하고 있고 사소한 부분까지 주목하고 있다. 브렌트포드 구단은 선수들을 위한 요리강좌를 개설했고 선수들이 직접 자신의 식단을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숙면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적해온 선수가 "5시간 밖에 못잤습니다." 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감독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길 원합니다. 숙면을 취한 선수가 더 효율적인 플레이, 더 뛰어난 플레이를 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는 선수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있습니다." 안케르센이 말했다.


최근 선수 관리 측면에서 여러 방면의 진전이 있었지만, 안케르센은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프로페셔널리즘 관점에서 축구는 개인 종목 스포츠에 비해 뒤떨어져 있습니다. 개인 종목 선수들은 축구 선수들보다 기량 향상을 위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보다 책임있는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 종목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은 선수로서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전념합니다. 하지만 축구 선수들은 그 근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생활까지 철저히 관리하는 경우는 축구에서 아주 특이한 케이스 입니다."


2015년 브렌트포드의 공동 풋볼 디렉터로 부임한 이후, 안케르센은 브렌트포드의 훈련 시간을 확대했다. "기존의 훈련 시간보다 더 많은 훈련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 스포츠라면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개인 종목일 경우) 경기에서 패배한다면, 그것은 선수 본인의 퍼포먼스 부족에 따른 것이겠죠. 하지만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개인의 잘못이 감춰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미래에 선수들이 아침 8시에 출근하여 17시까지 퇴근하지 않는 상황도 나올 것이라 예상합니다."


지금 당장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테크놀로지 발전은 선수의 훈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안케르센은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이 훈련에 적용될 수 있으리라 본다. 경기장 환경을 게임화하여 이전 경기를 되돌려 본다거나, 상대의 패턴을 입력하여 실제 경기에서 선수의 의사 결정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브렌트포드는 축구계 일반적인 통념이 틀렸다는 믿음을 가진채 모든 시도를 하고 있다. 브렌트포드의 목표는 프리미어 리그 승격, 축구가 자본에 의해 결정된다는 논리에 대해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축구란 스포츠 자체를 변화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는 (관습적인 방법이 굳건히 자리잡은) 축구계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해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곳에 있는 것이죠. 우리는 오래된 관습을 변하게 만들 것 입니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말했다.


축구계에 새로운 충격을 주려하는 브렌트포드의 2017/2018시즌 여정은 앨더숏과의 프리시즌 친선경기부터 시작된다.




출처 : http://bleacherreport.com/articles/2718752-brentfords-moneyball-way-to-beat-football-teams-with-huge-budgets



 





by Jonathan Wilson


지난시즌 올림피아코스와 계약한 마르코 마린은 첼시 선수명단에 4년간 이름을 올렸지만 단 2차례 리그 선발에 그쳤다. 지난 1월 미들즈브러와 계약한 패트릭 뱀포드는 첼시에서 5년의 시간을 보냈지만 단 1경기도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후안 콰드라도 역시 첼시에서 단 3경기 선발출전에 그친 이후 유벤투스에 합류했다. 유럽 여러 곳에서 첼시에서 실패한 포워드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리버풀이 AS로마에서 모하메드 살라를 영입했다. 살라는 첼시에서 2년 반동안 단 6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살라가 첼시에서 보낸 시간은 임대의 연속이지만 피오렌티나 임대, 로마 임대가 살라에게 결코 손해는 아니었다. 최근 세리에A 에서는 이전보다 득점이 더 많이 나오는 추세를 보이지만, 살라가 측면 플레이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가 세리에A에서 보여준 득점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첼시에서는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챔피언스 리그에서 첼시를 상대로 홈&원정 모두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살라는 2014년 1월 £16m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FC바젤을 떠나 첼시에 합류한다. 


빠르고 직선적이면서 기술력까지 뛰어난 살라는 좀처럼 경기에 나서질 못했다. 물론 이미 윌리안과 에당 아자르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할 것이다. 특히 왼쪽에 아자르가 있었기 때문에 오른쪽에는 수비적 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두고 싶어하는 무리뉴의 특이한 선호도 역시 작용했다고 본다. 그로 인하여 무리뉴는 때때로 하미레스를 오른쪽 윙어로 기용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살라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의 문제보다 첼시가 옵션이 풍부한 상태에서 도대체 왜 살라를 영입했는가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후 여름 이적시장에서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영입되어 미드필드 지역에 창조자 역할을 해줄 선수가 늘어났다. 파브레가스 영입으로 인해 오스카 마저도 오른쪽 윙어로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이는 살라의 출전 가능성을 더욱 축소시켰다. 첼시시절 살라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실패했다고 주장하기보다 그가 제대로 된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다. 세리에A 무대에서 정기적인 출전 기회를 보장받자 살라는 FC바젤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피오렌티나와 로마에서 리그 71경기를 소화한 살라는 35득점 뿐만 아니라 2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한 그는 팀에 에너지와 속도까지 불어넣는 선수였다. 


위르겐 클롭이 이끄는 팀에서는 공격력을 뽐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첼시에서 정착하지 못해 떠밀려간 또 다른 선수, 다니엘 스터리지가 클롭의 팀에서 공격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걸 몸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살라는 평균적으로 경기당 0.5회의 태클을 성공하며 1개의 가로채기를 기록한다. 공을 뺏는 횟수가 경기당 1.5회라는게 대단해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상대에게 즉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위치에서 공을 뺏어낸다는 것은 매우 위협적이다. 지난시즌 사디오 마네는 90분 평균 0.9회의 태클, 0.3회의 가로채기를 기록했었다. 살라는 리버풀 포워드들의 덕목인 압박을 이끌 준비가 되어있다.


살라는 마네의 빈 자리를 커버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네와 동시에 양쪽 윙어로 기용되어 공격을 이끌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필리페 쿠티뉴는 지금보다 중앙에 가까운 위치에서 경기를 소화할 것이다. 또한 살라가 정통파 공격수인 에딘 제코와의 합이 좋았듯이 디보크 오리기와 합이 좋을 수도 있다. 지난시즌 살라는 제코에게 22번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고 이중 7번이 골로 연결되었다. 살라와 제코는 도르트문트의 오스만 뎀벨레-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에 이어 유럽에서 2번째로 생산성이 좋은 공격 조합이었다. 


살라가 첼시에서 실망스러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과연 그가 스토크에서 비오는 화요일 밤 경기를 버틸 수 있을까?' 란 질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살라는 네이션스컵에서 가나를 상대로 스토크보다 더 나쁜 환경에서 이집트의 1-0 승리를 이끌었던 선수다. 모래장이나 다름없었던 포르장티(Port-Gentil) 경기장에서 살라가 해냈다면, 살라는 어디서든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다.


살라 영입으로 클롭의 옵션이 늘어났고 공격 라인에 짐을 덜어줄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에서 그친다면 평가가 짜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살라가 정기적인 출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보여준 지난 5년간의 활약을 고려한다면, 살라가 머지사이드에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들이 우리의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7/jun/23/mohamed-salah-chelsea-liverpool-signing-roma






by Simon Kuper


잔루지이 부폰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2006년 월드컵 결승전,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승부차기였을 것이다. 승부차기에 들어가는 부폰은 결코 자신있어 보이지 않았다. 


부폰은 상대팀 키커의 승부차기 패턴을 미리 준비하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며 직감에 의존하는 선수다. 하지만 프랑스에는 유벤투스 동료인 다비드 트레제게가 있었다. 다른 선수는 몰라도 트레제게와 부폰은 서로의 습관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벤 리틀턴(Ben Lyttleton)이 집필한 페널티킥에 관련된 저서 <Twleve Yard>에는 유벤투스 훈련장에서 트레제게와 부폰이 트레이닝 세션 이후 페널티 연습을 종종했다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트레제게는 자신의 레퍼토리를 알고있는 골키퍼를 만났고 결국 막기 어려운 곳  -왼쪽 코너 상단- 으로 공을 차야겠다고 결심했다. 만약 트레제게의 공이 조금만 낮았더라면 축구 역사는 완전히 다르게 쓰였을 것이다. 트레제게의 공은 결국 크로스바를 맞췄고 부폰에게는 행운이 따랐다. 결국 부폰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위대한 타이틀을 따냈다.


6월 3일, 웨일즈의 카디프에서 39세 부폰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출전한다. 결승전은 종종 승부차기에 의해 결정되는데 만약 이번 경기에서도 승부차기에 돌입한다면, 부폰에게는 직감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지난해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승부차기는 과학적이라는걸 입증했기 때문이다.


승부차기 과학의 시대를 연 경기는 2008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경기였다. 당시 첼시의 감독이었던 아브람 그란트는 스페인의 유명한 경제학자 팔라시오스 푸에르타(Palacios Huerta)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팔라시오스 푸에르타는 수천번의 페널티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인물이다. 세계 최고의 페널티 키커, 세계에서 페널티를 최고로 잘 막는 골키퍼를 데려다 놓더라도 그가 어떠한 선택을 할지 100%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푸에르타는 자신의 풍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느 누구보다 좋은 추측을 해낸다. 그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에드윈 반 데 사르에 대해서 내릴 수 있던 아주 중요한 결론이 있었다 : 승부차기에서 반 데 사르는 주로 오른쪽으로 다이빙을 한다.


첼시는 푸에르타의 조언을 그대로 사용했다. 첼시의 6번 키커까지 모두 반 데 사르의 왼쪽으로 슈팅을 시도했다. 아주 간단한 전략이지만 이 전략은 통하고 있었다. 반 데 사르는 거의 반대 방향으로 뛰고 있엇고 (호날두의 슈팅을 막은 체흐와 달리) 반 데 사르는 1번의 선방도 해내지 못했다. 만약 존 테리가 미끄러지지 않았더라면 첼시가 우승을 차지했었을지도 모른다. 테리 역시 반 데 사르의 왼쪽으로 공을 찼고 반 데 사르는 이번에도 오른쪽으로 넘어졌지만 테리의 킥은 골문을 외면했다. 


7번째 키커는 니클라스 아넬카. 유나이티드 벤치에 있는 알렉스 퍼거슨 경은 점차 자신이 내세운 골키퍼의 판단에 실망하고 있었다. "나는 에드윈이 왼쪽으로 다이빙하길 원했는데 에드윈은 계속 오른쪽으로 넘어지더라." 이후 퍼거슨의 모스크바에서의 결승전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아넬카가 킥을 준비하는 순간 키가 큰 반 데 사르는 양손을 뻗었다. 아마 그 순간은 아넬카의 심장을 철렁하게 만든 순간이었을 것이다. 반 데 사르가 검지로 왼쪽을 가리킨 것이다. 마치 아넬카에게 "너 여기로 찰꺼지? 내가 다 알아." 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아넬카는 엄청난 딜레마에 빠졌다. 아넬카는 이전 키커들과 마찬가지로 반 데 사르의 왼쪽을 향해 차려 했는데 (키커 기준 오른쪽) 반 데 사르가 그 의중을 읽은 것이다. 이제 아넬카는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 그는 반 데 사르의 왼쪽으로 공을 차려했던 그 결심을 접었다. 대신 반 데 사르의 오른쪽으로 공을 찼다. 거기까지는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날아가는 공의 높이가 문제였다. 푸에르타가 첼시에게 조언할 때 절대로 차지 말아야할 높이, 반 데 사르가 가장 잘 막는 높이로 공이 날아간 것이다. 예상대로 반 데 사르는 아넬카의 킥을 막았다. 이 장면을 TV로 시청하고 있던 푸에르타는 굉장히 실망했다. 아넬카는 2가지 관점에서 푸에르타의 조언을 따르지 않았고 결국 첼시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획득하지 못했다.


이제 승부차기 통계를 활용하는 것은 루틴(routine)이 되었다. 2012년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앞둔 첼시는 푸에르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왜냐면 이미 첼시 스스로가 방대한 양의 페널티킥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페트르 체흐는 지난 5년간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페널티킥 영상이 담긴 DVD를 2시간 가량 학습했고 첼시 구단의 데이터팀은 체흐에게 바이언 선수들의 킥 정보를 체흐에게 제공했다. 그날 밤, 체흐는 바이언의 6번의 페널티킥 방향을 모두 읽었다. (1번은 경기 중, 5번은 승부차기) 결국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는 첼시의 것이 되었다.


지난해 밀라노에서 개최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도 승부차기 끝에 승부가 갈렸다. 아틀레티코는 동전 던지기에서 승리했는데 매우 치명적이고, 절대 하지 말아야할 실수를 저질렀다. 아틀레티코가 나중에 차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푸에르타의 연구에 따르면, 먼저차는 팀이 승리할 확률이 60%다. 나중에 차는 팀은 골을 넣어야만 스코어를 따라잡는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분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클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들은 동전 던지기에서부터 이기고 들어가는 것을 잘 모른다. 중계진은 동전 던지기에 대해서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동전 던지기에서 이겨놓고서 나중에 차는 선택을 하는 실수를 저지른 캡틴이 또 한명 있다. 그가 바로 잔루이지 부폰이다. 유로 2008에서 부폰은 동전 던지기에서 이겼는데 스페인의 선축을 선택했다. 스페인은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를 이겼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체 왜 아틀레티코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선축을 넘긴 것일까? 아틀레티코가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PSV를 이겼을 때, 나중에 찼던 기억이 있기 때문일까? 푸에르타는 2015/2016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종료 이후 나에게 이메일로 "최고 수준 레벨에서 (동전 던지기를 이기고도 선축을 선택하지 않는)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놀랍다." 라고 말했다.


푸에르타는 11,000회의 페널티킥 데이터를 바탕으로 승부차기에서 선축이 매우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아틀레티코는 나중에 차고 PSV를 이긴 단 1번의 사건을 너무 과신해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경기가 끝난 며칠 후, 네덜란드의 분석가인 피테르 츠바르트(Pieter Zwart)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아주 흥미로운 비디오를 올렸다. 그 비디오의 제목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얀 오블락의 다이빙 방향을 알았던 것인가?" 이다.


그 비디오는 얀 오블락이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상대 키커가 슈팅을 시도하기 바로 전, 오블락은 자신이 다이빙하기로 마음먹은 방향으로 스텝을 밟는다. 그 스텝으로 오블락은 자신이 마음먹은 방향으로 빠르게 다이빙할 수 있지만, 문제는 상대팀 선수가 그걸 읽는다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오블락의 그 습관을 알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5번의 슈팅 중 4번이 모두 빠르지 않은 공이었고 선수들은 오블락이 스텝을 밟는걸 기다린 후 반대 방향으로 공을 부드럽게 밀어넣었다.


유러피언컵 결승에서 데이터 분석이 승리한 것이다. 축구는 점점 더 스마트해지고 있다.


유벤투스는 부폰이 상대의 킥을 분석하고 나오길 바라야할 것이다. 유로2012에서 잉글랜드전 승부차기 승리를 거둔 이후 부폰은 스스로 잉글랜드 선수들의 페널티킥을 분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도 부폰에 대해 연구하고 있을 것이다. 토요일 결승전을 위해 부폰은 더 많은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출처 : http://www.espnfc.com/uefa-champions-league/2/blog/post/3136513/penalty-shootouts-in-champions-league-and-other-cups-and-tournaments-decided-by-science



IMPECT & Packing : 축구 분석의 미래

Football Stats 2017. 5. 22. 19:09 Posted by Seolskjaer





A팀 : 점유율 52%, 전체 슈팅 횟수 18회, 코너킥 7회


B팀 : 점유율 48%, 전체 슈팅 횟수 14회, 코너킥 5회


우리는 TV중계로 축구를 보면서 이러한 부류의 통계량을 쉽게 마주한다. 과연 이 숫자들이 어떠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을까? 당신은 이 기록을 바탕으로 어떤 팀이 이겼는지 말할 수 있는가?


이 경기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 기록이다. A팀은 브라질이고 B팀은 독일이다. 독일은 7-1이라는 아주 역사적인 스코어를 남기며 결승전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바로 위에서 나열했던 데이터만 살펴보면 굉장히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을 것처럼 보인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면 그 통계량은 사기나 다름없다.


지난 10년 가까이 TV 프로그램은 어떠한 세밀한 분석없이 시청자들에게 그저 셈한 숫자, 날것 그대로의 데이터를 양적으로만 제공했다. 전술에 대한 논의, 통계에 대한 논의들이 시작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한 방송, 웹사이트들이 있지만 여전히 데이터는 지금보다 더 가공처리 되어야하고 평가받을 수 있어야한다. 현재 축구를 분석하는 컨텐츠는 온라인 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축구소비에서 주류가 아닌 Spielverlagerung.com이나 Statsbomb.com과 같은 웹사이트는 경기 이후 가볍게 축구를 TV로만 시청하는 사람들에게 존재가 유의미하지 못하다. 


키커(Kicker), 스포츠빌트(SportBild), 슈폭스(Spox)처럼 규모가 큰 웹사이트는 이적 루머, 사진, 인터뷰로 가득 차있다. 애널리틱스와 관련된 글은 길고 내용도 어렵다. 간단히 "포그바가 인스타그램에서 FC 바르셀로나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적이 임박한 것일까?" 같은 기사보다 접속량 자체가 적다.


2015년 스테판 라이나르츠(2016년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은퇴)와 옌스 헤겔러(Jens Hegeler, 당시 헤르타 베를린 소속)는 이러한 문제들을 인지하게 되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두 사람은 커리어 내내 자신들의 실제 기여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도구와 방법론을 활용해 그들의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감독과 미디어에 대한 짜증이 났다. NFL에선 리처드 쉐먼같은 코너백 포지션 선수들은 상대의 공격끊기, 인터셉트, 태클만으로도 스타가 될 수 있다. NBA에선 브루스 보웬, 데니스 로드맨같은 선수들은 스틸, 블록, 리바운드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낼 수 있다. 하지만 축구는 오로지 골과 어시스트 뿐이다.


발락처럼 골을 넣는 능력이 뛰어나거나, 피를로처럼 프리킥을 전담하지 않는 이상 수비형 미드필더는 언제까지나 언성-히어로가 될 수 밖에 없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그들의 역할은 스탯 범주에 드러나지 않는다. 이 장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비달은 유벤투스의 포그바로부터 공을 뺏어냈고 측면에 위치한 코망에게 공을 연결했다. 비달은 득점 장면을 만드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유벤투스의 역습 가능성을 차단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의미있는 통계를 획득한 선수는 오직 어시스트를 올린 코망과 골을 넣은 뮬러 뿐이다.



평상시 우리가 보던 통계는 왜 안좋은가?


우리가 평상시 마주하는 통계들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것들도 역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양적(quantity)이지 질적(quality)이지 못하다. 다른 것들과 동떨어진 점유율 그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다.


티아고 알칸타라의 멋진 스루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발생하는 사건이지만, 그 패스는 바이언의 점유율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설령 그것이 레반도프스키의 골로 연결되어도 말이다.




"전체 슈팅 횟수(Total Shots)" 도 크게 의미하는 바가 없다. 가까운 거리에서 시도한 리오넬 메시의 슈팅이나 35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하이코 베스터만이 절박하게 시도한 중거리 슈팅 모두 똑같이 슈팅 1회다. 


"코너킥 횟수"의 가치는 팀마다 다르다. 티키-타카를 활용하는 스페인이나 바르셀로나는 코너킥 상황에서도 직접 박스로 공을 올리지 않는 반면, 피지컬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리버풀이나 잉글랜드는 세트-피스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패스 성공률"은 모든 패스마다 리스크/보상 시나리오를 평가하지 않는한 결점을 보일 수 밖에 없다. 2015/2016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소크라티스는 88%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고 마츠 후멜스는 85%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말로 후멜스가 소크라티스보다 패스 능력이 떨어지는가? 그건 아니다.


득점 기대값(ExpG), 전체 슈팅 비율(Total Shot Rate) 같은 발전된 메트릭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통계량은 일반적인 시청자들에게 굉장히 어려운 내용이다.


그리고 ExpG 역시 상당한 결점을 가진 통계량이다. ExpG는 피치 위 특정 지역에서 슈팅이 들어갈 특정한 확률이 있다고 가정한다. 글쎄... 직접 축구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날씨, 피치 상태, 신체 컨디션, 축구화 종류에 따라서도 슈팅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걸 알고 있을 것이다. 축구에서 완벽하게 동등한 상황이란 없다.


3,000만명 이상의 독일인이 디 만샤프트(Die Mannschaft, 독일 국가대표팀) 경기를 본다는 것을 잊지 말자. 할머니와 애기들도 보는게 국가대표팀 경기인만큼 이해하기 쉬운 메트릭을 써야한다. 대다수 미국 국민들은 NFL의 Sack, 농구의 리바운드에 대해서 알고 있다. 하지만 ExpG를 알고 있는 독일 국민이 얼마나 될까?



새로운 메트릭은 무엇을 하는가?


Impect 메트릭은 모든 선수들의 플레이를 "퀄리티"에 기반하여 평가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작한다. 공이 상대 수비를 지나쳐야만 (Gegner überspielt) 골을 넣을 수 있다. 상대 수비수를 제치는 것은 플레이의 퀄리티를 높여준다. 더 많은 수비수를 제친다면, 플레이 퀄리티는 더 높아진다. 이것은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상대 수비수를 제친다는 것" 이것은 엄청난 약진이다.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을 완벽하게 제외하면서 플레이의 퀄리티를 측정할 수 있다. 상대 수비수를 제쳤는가? 제치지 못했는가? 둘 중 하나다.


수비하는 팀은 분명히 제쳐지지 않으려고 한다. 따라서 상대에게 제쳐진 경우가 적은 것(Überspielt werden)은 그만큼 수비를 잘한다는 의미가 된다.


즉 특정 플레이가 이루어지기 전후 상황에서의 수비수 숫자를 따지는 것이다. 패스 뿐만 아니라 드리블 시도, 턴오버, 인터셉트 같은 경우에도 다 적용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비달의 예시에서는, 비달은 바이언이 역습에 취약한 상황에서 공을 다시 뺏어냈고 그가 이 상황에서 기록한 가로채기는 바이언 동료 6명이 뒤에 있었을 때 기록하는 가로채기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


결국 "제친 상대팀 선수 숫자 총 합" 이 패킹-비율(Packing-Rate)라 불리게 된다.


추가로 Impect는 공격하는 입장에서 수비수를 제치는 것이 수비수가 프레싱을 걸어오는 공격수를 제치는 것보다 가치있는 사건이라 측정한다. 회사 이름 그대로 후방에 위치한 수비수가 제쳐진 횟수를 "IMPECT"라 부르며 이 역시 집계된다.



왜 새로운 메트릭이 더 좋은가?


브라질과 독일의 맞대결을 다시 생각해보자. 하지만 이번에는 라이나르츠와 헤겔러의 시스템이 말하는 기록으로 경기를 바라보자.







독일은 브라질보다 상대팀 선수를 61회 더 제쳤다. 독일이 약 15% 앞섰지만 이것만으로 7-1 스코어를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런데 IMPECT 횟수는 보다 직관적이다. 독일은 브라질보다 상대 후방 수비수를 훨씬 더 많이 제쳤다.





영상의 1분 23초에서 멈춰보자. 2명의 브라질 센터백이 크로스와 뮬러 사이에 서있다. 단테와 다비드 루이즈 특유의 머리 스타일로 쉽게 두 센터백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패스가 상대팀 센터백보다 뒷쪽으로 연결이 되면, 자연스럽게 매 순간 위협적인 찬스가 만들어진다. 


이전의 메트릭이 적용된다면, 뮐러는 여기서 "패스 1회 성공" 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이게 된다. 크로스의 멋진 패스도 역시 마찬가지로 "패스 1회 성공"으로 기록될 것이다. 뮬러와 크로스는 통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하겠지만 클로제는 모든 것을 다 가져간다. 


이전의 메트릭은 잘 통하지 않는다. 그 대신에 IMPECT가 특정 플레이의 진정한 가치를 이야기해준다.





IMPECT 메트릭은 클로제가 골대와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슈팅을 시도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 이 플레이는 크로스와 뮬러가 거의 다 만들어낸 것이며 클로제는 그저 골대 안으로 공을 넣었을 뿐이다.


IMPECT 관점에서 바라보면, 클로제는 뮬러의 패스를 받은 것으로 +1점을 버는 것에 그친다. 그게 전부다.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라면 누구나 거기서 골을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토니 크로스가 뮬러에게 연결시킨 패스는 오직 극소수의 월드 클래스만 해낼 수 있는 패스다. 그게 가장 큰 차이다.


크로스는 뮬러에게 공을 연결시킴으로써 수비수 4명을 제쳤다. +4점. 뮬러 역시 그 공을 받음으로써 독일이 수비수 4명을 제치는데 공헌했다. 뮬러도 +4점. 뮬러는 공을 클로제에게 연결하면서 마르셀루를 무력화시켰고 추가로 +1점을 벌었다. 브라질 관점에서는 -5점이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MVP는 뮬러다. 그는 아주 작은 공간 속에서도 온사이드 상태를 유지하면서 크로스의 패스 길을 만들어냈다. 또한 본인이 연결받은 공을 클로제에게 연결함으로써 총 +5점의 효과를 만들어냈다. 마침내 우리는 누가 진정한 찬사를 받아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다른 예시 : 후멜스에서 로이스로


패킹 관점에서 후멜스와 로이스는 각 +6점을 획득한다. 후멜스의 패스와 로이스의 침투는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 이는 미식 축구에서 쿼터백과 와이드 리시버가 같은 플레이 상황에서 스탯을 생산하는 것과 똑같다. (야드, 캐치 / 패스 성공) 후멜스의 패스도 끝내줬지만, 로이스가 침투하는 방향이나 타이밍 역시 그 못지않게 완벽했다. 만약 후멜스가 패스를 잘못 줬거나 로이스가 침투의 타이밍과 방향을 잘못 잡았다면 이 플레이의 가치는 죽었을 것이다.





이전의 메트릭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치지 못하는 패스도 동료에게 연결만 된다면 패스 성공으로 간주되었지만, 패킹은 그러한 패스들을 집계하지 않는다. 즉, 패킹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치지 못하는 패스나 백패스는 무시되는 것이다. 전진하지 않는 패스는 득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올바른 평가이다. 이에 대해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또 그러한 의미없는 패스들을 제외함으로써 샘플의 사이즈가 줄어들고, 데이터 분석과 처리를 더욱 빠르게 시행할 수 있다.


메시의 위대함은 숫자로도 나타난다.





이 놀라운 득점 장면은 패킹 비율로 따졌을 때 +4점을 줄 수 있다. 이 드리블이 위대한 이유는 메시가 슈팅을 시도하는 순간에도 여전히 3명의 수비수가 남아있었다는 점이다. 패스로도 +4점의 패킹 비율을 얻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메시는 오로지 자신의 발로 +4점을 획득했고 아주 가차없는 골까지 넣었다.


메시의 이러한 경이적인 스킬에도 불구하고 2015/2016시즌 IMPECT MVP는 메시가 아닌 토니 크로스였다. 


크로스는 경기당 85명(!!)의 수비수를 제쳣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평균치는 28명이다. 크로스가 뛰어난 패스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알기위해 정교한 메트릭이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크로스가 독일 국가대표팀과 레알 마드리드에서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는 선수인지 알려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이 누구에게 베팅해야 하는지도 알려주는가?


여전히 우리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상대팀 수비수를 제치는 횟수가 많은 팀이 지지않을 확률이 86%라는 것만 알 뿐이다. 하지만 IMPECT는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친 팀이 "이겨야만 했거나 최소한 지지는 말았어야 했다" 라는걸 구분하게 해준다. 이것은 다양한 부분에서 많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패킹 비율 싸움에서 이겼음에도 경기에서 패배한 14%에 속하는 팀들은 그 때서야 불운이나 선수 개인의 실수에 대해서 지적할 수 있다. 감독들은 자신의 팀이 불운했다는 것을 통계 자료를 통해 증명해냄으로써 자신의 자리를 보전할 수도 있다. 훗날 크로스와 쟈카같은 선수들이 스트라이커 못지않은 큰 돈을 벌 수도 있다.


선수 평가에 있어 혁명이 이루어져 단장들은 막대한 이적료가 지출되는 무대에서 더 좋은 의사결정 도구를 가질 수 있다. 빠른발과 압도적인 피지컬은 부상 및 선수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사라질 수 있지만, 가치있는 패스를 시도하는 능력은 그것보다는 느린 속도로 하락한다. 챠비와 피를로에게 물어보라. 두 선수는 35세가 넘는 나이에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그렇게 패스 길을 볼 줄 아는 선수들은 나이의 영향을 잘 피해간다. 


이제 구단은 한 선수가 상대팀보다 단순히 빠르거나 신체적으로 강한 것 뿐인지 아니면 가치있는 패스를 시도할 수 있는 선수인지 구별해낼 수 있다.



메트릭의 다음 단계는?


라이나르츠와 헤겔러가 만들어낸 이 통계는 축구 애널리틱스 관점에서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이므로 자연스럽게 수요가 상당하다.


독일 국가대표팀, 바이어 레버쿠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RB 라이프치히는 이미 패킹 기술의 라이센스를 획득했다. 구매 고객들을 고려한다면, IMPECT가 분명히 무언가 가치있는 정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로저 슈미트, 요하임 뢰브, 토마스 투헬, 랄프 랑닉까지 이들 모두 오늘날 축구계에서 스마트하고 가장 혁신적인 인물이다. 만약 이들이 공통적으로 무언가를 좋아한다면, 그것은 정말 확실하다는 것이다.


유로2016에서 독일의 ARD 방송에서는 패킹 비율을 사용할 것이다. 과거 바이언에서 활약했던 스타이자 현재 ARD에서 활약하고 있는 메멧 숄(Mehmet Scholl)은 패킹 데이터를 실시간으로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패킹이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다. 가볍게 축구를 즐기는 사람에게도 결코 무겁게 느껴지지 않을 정보라는 것이다.


IMPECT 통계량은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ExpG과 같은 메트릭들과 결합할 수 있다. 그 결과 각 포지션이나 선수들에게 훨씬 더 잘 맞춰진 숫자들을 제공해줄 것이다. 


람이냐 말디니냐? 호날두냐 메시냐? 지단이냐 귄터 네쳐냐? 루이스 수아레즈냐 클린스만이냐?  이처럼 오랫동안 이어진 "누가 더 나은 선수인가?" 란 논쟁은 훨씬 잘 정립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통계들은 다 쓸모없는 것" 이라 주장하는 전통주의자 입장에서도 걱정할 것은 없다. 리버풀의 4-3 승리로 끝난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맞대결 같은 케이스들은 언제든지 일어난다. 그런 경기들은 가장 발전된 예측 모형과 알고리즘이 틀렸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스프레드시트로 경기를 보는 사람들 입장에선 IMPECT와 같은 새로운 숫자는 엄청난 발견이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단 하나다. 가장 발전된 메트릭이 유행을 타기 시작한다면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언같은 구단이 도르트문트나 비야레알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고의 분석가들과 기술자를 데려갈 것이라는거다. 불행하게도 정보 전쟁은 돈으로 이길 수 있다. 따라서 야구처럼 진보된 메트릭이 빈부격차를 좁혀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바르셀로나 라 마시아의 데이터 센터는 다름슈타트98의 데이터 센터보다 더 클 것이다. 그럴 것이라 확신한다.


어쨌든 유럽 최상위 리그에서 "머니볼"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럴 때가 왔다.




출처 : http://bundesligafanatic.com/impect-packing-the-future-of-football-analytics-is-here/







마무리 능력에 대한 재검토

Football Stats 2017. 5. 8. 11:20 Posted by Seolskjaer




선수를 영입 및 평가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선수, 커리어의 서로 다른 단계에 있는 선수들을 비교하는 실수를 흔하게 저지른다. 극단적이면서 아주 분명한 예시를 통해 이야기를 이어가자. 시즌 초에 마커스 래시포드와 웨인 루니에 대해 비교했던 것을 떠올려보자. 래시포드는 프리미어 리그 출전 횟수가 단 11번에 불과한 18세 선수이고 루니는 프리미어 리그 출전 횟수만 400경기가 넘는 30대 선수이다.


이번 글에서는 전환율(conversion percentage)이란 간단한 통계량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갈 것이다. 지금부터의 접근법에서 우리는 선수의 과거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미래 퍼포먼스에 대한 우리의 예측에 대한 다양한 수준의 불확실성까지 고려할 것이다. 


우리는 축구를 분석하는 국면에 접어들었고 이제는 xG같이 한층 발전된 통계량이 공격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환율은 충분히 좋은 논의의 시작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평균적인 전환율을 꾸준히 뛰어넘는 선수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분석할 선수들을 어떻게 뽑아내야 할까?


나는 야구의 타율(batting averages)를 추정하는 데이비드 로빈슨(David Robinson)의 방식을 사용할 것이다. 우선 2005/2006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프리미어 리그, 라 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 A, 리그 앙에서 뛴 선수들의 전환율을 전수조사했다. 아래 첨부된 테이블은 조사기간 최고의 전환율을 기록한 선수들을 보여준다.






아주 뛰어난 전환율에도 불구하고 마르셀 지메르(Marcel Ziemer)는 분데스리가에서 뛴 시간이 총 37분에 불과하다. 또 1번 슈팅해서 1골을 기록한 골키퍼 팀 하워드가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피니셔라 불릴 수는 없을 것이다. 5명 모두가 충분한만큼의 슈팅을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을 최고의 피니셔로 선정하기에는 분명한 문제가 있어보인다. 전환율이 아주 작은 표본을 가진 선수들에 의해 왜곡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30회 이상 슈팅을 시도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따져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아까보다는 조금 더 좋아보인다. 하지만 최고 수준의 전환율을 보여주는 선수가 아우스크부르크의 라이트백인 폴 베르헤흐인 것으로 나온다. 포지션이 스트라이커인 바스 도스트와 다리오 시타니치가 포함되어 있어 아까보다는 나아졌다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이것만으로는 불만족스럽다.


우리가 분석의 문제점을 느낀 순간으로 돌아가 보다 더 많은 정보를 포함한 접근을 시도해보자. 평균적으로 슈팅 11번에 1골이 나온다. 따라서 우리는 슈팅 11번당 1골이 선수들의 평균적인 전환율이라 가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슈팅을 30회 이상 시도한 선수들의 평균적인 전환율이 9.12%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더 많은 슈팅을 시도할수록 전환율이 빨간색 실선으로 표시된 평균에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슈팅을 적게 시도한 선수들 사이에서는 전환율의 변동성이 크다. 더 많은 슈팅을 시도할수록 평균적인 전환율에 가까워지는 것은 "통계적 회귀 현상" 이다. 따라서 폴 베르헤흐처럼 슈팅 횟수가 적고 전환율이 높은 선수들은 슈팅수가 늘어날 경우 점차 평균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평균으로 회귀하는 현상 말고 다른 요인들도 영향력이 있다는걸 알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통계적 회귀만으로 예측하는 것은 지나치게 현상을 단순화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오류를 조정하기 위해서 경험적 베이지안 추정 같은 방법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는 모든 선수들이 적어도 9.12%의 전환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논의를 시작했지만 새로운 데이터는 우리가 믿는 추정의 출발점을 변경할 것을 권한다. 따라서 한 선수가 단 1번 슈팅으로 1골을 기록한다고해서 그 선수의 전환율이 즉시 100%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받아들인 표가 훨씬 더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상위 5명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인상적인 득점률을 선보인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포함되어 있고 마찬가지로 세비야와 AC 밀란에서 냉철한 득점력을 보여주는 카를로스 바카 역시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고작 51번 밖에 슈팅을 시도하지 않은 폴 베르헤흐가 포함되어 있어 의심스럽다. 


우리는 차트에서 또 다른 추세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전 통계는 더 많은 슈팅을 시도하면 할수록 전환율이 평균에 수렴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보고있는 자료는 그렇지 않다. 고전적인 통계 이론에서 벗어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축구란 경기 그 자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파란색 실선은 매우 직관적이다. 커리어 통틀어 500회 이상 슈팅을 시도한 선수들의 산포를 보자. 슈팅을 500회 이상 시도한 선수들 대다수가 평균적인 성공률 9.12%를 뛰어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추세가 나타나는 것일까? 본래 슈팅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더 자주 슈팅을 시도하는 법이다. 슈팅 능력이 좋은 선수가 더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받고 자신의 슈팅 능력을 신뢰하는 선수 본인은 더욱 자주 슈팅을 시도한다. 슈팅 능력이 좋은 선수는 슈팅 기회를 보다 더 자주 잡기위해 노력하고 동료 선수들은 그를 향해 패스를 넣어준다.


더 많은 슈팅을 시도하는 선수는 더 높은 전환율을 기록하게 되고 이것이 평균값을 뛰어오르게 만든다. 따라서 평균적인 선수의 전환율이 9.12%일 것이라 가정하고 들어가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 있다. 베타-이항 회귀(Beta-binomial regression)를 활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우리는 슈팅 능력이 좋은 선수가 더 많은 슈팅을 시도한다는 것까지 고려할 수 있다.





마침내 우리는 지난 10년간 유럽에서 가장 정밀한 슈팅력을 지닌 선수 5명을 골라낼 수 있었다. 이것은 선수의 마무리 능력을 살펴볼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다른 통계량, 계산기법을 적용할 수 있으며, 그러한 새로운 방법들은 우리가 선수를 평가하고 평가를 위한 기준을 세우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번 경우 우리는 오직 골과 슈팅 숫자만 더해 통계량을 만들어냈다. 의미있는 통찰력, 수많은 선수들 가운데 주요 선수들의 능력을 판별하기 위해서 우리는 꽤 간단하게 데이터를 합침으로써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다시 우리가 처음 논의를 시작했던 래시포드-루니 사례로 돌아가보자. 지금 우리가 전환율을 추정한 방법을 사용했을 때, 래시포드의 전환율은 11.31%이고 루니의 전환율 추정은 13.24%이다. 비록 래시포드가 첫시즌 16번의 슈팅으로 5골을 기록했지만, (단순히 계산했을 경우 31.25%) 새로운 통계량은 래시포드가 루니보다 훨씬 적은 슈팅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고려한 결과를 제시했다. 그 결과 래시포드가 루니보다 이미 더 뛰어난 피니셔라는 잘못된 결론이 도출되지 않게 만들었다.




출처 : http://www.optasportspro.com/about/optapro-blog/posts/2017/blog-re-examining-finishing-sk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