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artin Laurence


웨스트 햄은 앤디 캐롤이 출전한 경기에서 더 많은 승리, 더 많은 골, 더 적은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디미트리 파예의 이적요청을 슬라벤 빌리치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표했을 때,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팬들은 적잖은 충격에 빠졌다. 비록 올시즌 파예가 지난시즌에 비해 경기력이 살짝 떨어졌고 경기중 미심쩍은 태도를 몇번 보여줬을지라도 그는 여전히 PL에서 가장 창조적인 선수였다. 유럽 상위리그에서 전반기 파예보다 경기당 키패스 횟수(4.1회)가 많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시즌 런던에서 경이로운 PL 데뷔시즌을 맞이한 파예는 상당한 금액을 받는 재계약에 합의했고 웨스트 햄 서포터들은 파예가 향후 몇년간은 웨스트 햄에서 뛰는 모습을 충분히 상상할 자격이 있었다. 빌리치는 파예의 결정에 대해 "화가 났고 실망스럽다." 라고 표현했고 파예의 반항이 웨스트 햄이 맨체스터 시티에게 홈에서 5:0으로 패배한 이후에 나온 소식이란 점을 고려하면, 파예의 반항은 가장 최악의 순간에 발생했다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음 경기부터 웨스트 햄 선수들은 파예 부재에 대응해 이전보다 결속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은 더 이상 파예가 만들어내는 마법같은 상황에 의존하지 않으며 팀 전체적인 자신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제 웨스트 햄은 지나치게 의존했던 파예가 아닌 새로운 승리의 부적 앤디 캐롤을 발견해냈다.


파예와는 매우 다른 방식이지만 , 캐롤은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상황에세 언제나 임팩트를 남겨왔다. 부상이 없었다면 캐롤은 PL 172경기를 소화할 수 있었겠지만, 부상으로 단지 66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캐롤이 웨스트 햄으로 이적한 이후, 웨스트 햄은 캐롤이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승률 40.9%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캐롤이 선발 출전하지 않은 경기 승률 29.2%와 비교된다. 더욱이 2016/2017시즌 기록만 따로 떼어내서 보면 캐롤의 임팩트는 더욱 강렬하다.

 

 

 

 

올시즌 웨스트 햄은 캐롤이 선발출전한 7경기 중 5경기에서 승리했고 선발출전하지 않은 15경기에서는 단 3승에 그치고 있다. 캐롤이 없는 경기의 평균 득점은 1.07골이지만, 캐롤이 있는 경기에서는 평균 득점이 1.86골로 상승한다. 웨스트 햄은 올시즌 수비에서 굉장히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캐롤의 존재는 웨스트 햄 수비진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캐롤의 수비가담은 두말할 것도 없고 수비수들은 공을 지켜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캐롤에게 롱패스를 연결하면서 상대팀 공격수의 압박을 우회할 수 있다. 캐롤은 경기당 공중볼 경합에서 9.9회 승리하며 동료들은 캐롤을 믿고 공을 보낼 수 있다. 캐롤이 출전한 7경기에서 웨스트 햄은 단 5실점만 허용했고 캐롤이 뛰지 않은 15경기에서는 무려 31골을 내줬다.


문제는 '캐롤이 매경기 뛸 수 있는가?' 이다. 웨스트 햄 합류 이후 캐롤은 PL에서 12경기 넘게 연속 선발출전한 적이 없다. 만약 캐롤이 부상만 피할 수 있다면, 지난시즌의 파예만큼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하여 2시즌 연속으로 웨스트 햄을 10위권 내에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캐롤이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지난달 번리와의 경기 전까지 웨스트 햄은 강등권과 승점차가 단 1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웨스트 햄은 리그 10위까지 올라왔고 강등권과의 승점차는 12점으로 벌어졌다.


캐롤의 복귀는 웨스트 햄에게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진 백3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시즌 빌리치가 리그에서 백3 시스템을 사용한 횟수는 총 12차례이고 캐롤이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백3 시스템을 사용한 경우는 3차례였다. 그리고 캐롤이 출전하면서 백3 시스템을 사용한 3경기에서 웨스트 햄은 모두 승리했다. 한편 캐롤이 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백3 시스템을 사용한 나머지 9경기에서는 단 2승에 그쳤다.


백3 시스템에서 미카일 안토니오와 아런 크레스웰이 윙백으로 뛸 수 있고 이 때 웨스트 햄은 공격에서 상대에게 상당한 수준의 위협을 가한다. 안토니오와 크레스웰은 또한 캐롤이 원하는 형태로 공격을 지원해줄 수 있다. 파예의 부재 속에서 마누엘 란지니 역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란지니는 파예가 출전하지 않은 2경기(vs크리스탈 팰리스, vs미들즈브러)에서 각각 평점 8.58점, 8.46점을 기록했다. 이는 올시즌 란지니가 받은 평점 1,3위에 해당한다. 파예와 란지니가 같이 뛴 14경기에서 란지니의 평균 평점은 6.78점에 불과했다. 빌리치는 23세 란지니가 지금처럼 더 많은 책임감이 주어지는 상황을 즐기길 바랄 것이다.


란지니, 안토니오, 컨디션을 되찾은 소피앙 페굴리까지 캐롤을 향해 지원사격해줄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이제 캐롤은 자신을 믿고 팀을 운영해도 된다는 것을 증명해내면 된다. 캐롤이 부상만 피할 수 있다면 웨스트 햄의 성적은 분명히 올라갈 것이다. 웨스트 햄 구단은 한 때 대체불가능해보였던 파예의 대체자가 아닌 캐롤의 부재 상황을 해결해줄 적절한 대체자 물색을 원할 수도 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who-scored-blog/2017/jan/25/west-ham-united-dimitri-payet-andy-carroll?CMP=share_btn_tw



by Michael Cox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하는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칠 때 수비수 뒷공간을 향한 움직임은 항상 중요하다.


축구관에 많은 공통점을 형성하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시즌 2번째 대결이 펼쳐졌다. 두 팀은 압박 및 높은 수비라인에 기초한 빠르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선보였다. 10월에 있었던 첫 맞대결에서는 스퍼스가 2:0 승리를 거두었고 이번에는 시티가 똑같은 스코어로 복수에 성공할 뻔 했으나 끝내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다.  


최근 과르디올라는 종종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으나 토요일 경기에서는 4-3-3 포메이션, 그것도 굉장히 공격적인 성향의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전방에 위치한 르로이 사네, 세르히오 아게로, 라힘 스털링이 토트넘의 센터백들을 강하게 압박했고 홀딩 미드필더 야야 투레 앞쪽에는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데 브라이너가 위치했다. 두 선수는 시즌 초 소화했던 포지션으로 돌아간 셈이다. 최근 몇년간 투레의 전술적인 움직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투레를 유일한 홀딩 미드필더로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실바와 데 브라이너가 멋진 기술로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토트넘의 압박을 비교적 쉽게 대처했다. 그 결과 시티가 우세한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높은 수비라인을 유지하는 팀간의 대결에서는 언제나 뒷공간을 노리는 것이 중요하다. 슈팅까지 연결하진 못했지만 가장 먼저 위협적인 침투를 만들어낸 선수는 라힘 스털링이었다. 거의 1:1 찬스나 다름없었는데 이를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한 것은 맨체스터 시티의 킬러 본능 부재를 극명하게 요약해준 것이라 표현할 수 있다. 골결정력은 시즌 내내 맨체스터 시티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지난 주말 에버턴 원정 4:0 패배와 이번 경기 전반전은 결정력 부재가 최고치까지 오른 수준이었다.


토트넘의 수비는 평소답지 못했다. 3명의 센터백 사이의 공간이 너무나 컸고 시티의 풀백인 파블로 사발레타까지 침투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기서 토비 알더바이럴트가 최종 수비수로 뛰어난 수비를 선보였는데 이후 스털링을 저지한 대니 로즈의 태클은 더한 인상을 남겼다. (시티의 날카로운 공격에) 토트넘이 최종 수비수의 혼신을 다하는 수비에 과하게 의존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포체티노는 급히 포메이션을 변경했다.





최근 스퍼스의 기본 시스템으로 작동하던 3명의 수비수 전략을 버리고 포체티노는 4-2-3-1 포메이션으로 돌아갔다. 센터백으로 뛰고 있었던 에릭 다이어는 중앙 미드필더가 되었고 무사 뎀벨레는 미드필더 중 가장 앞쪽에서 경기를 뛰었다. 이 변화로 스퍼스는 즉각 효과를 누렸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인원 수가 부족해지지 않았고 로즈와 카일 워커가 수비진으로 복귀함에 따라 시티의 3명의 공격수와 스퍼스의 4명의 수비수가 부딪히는 상황이 (수적우세가) 만들어졌다. 다이어와 빅터 완야마로 구성된 토트넘의 중원이 공격적인 부분에서 위협을 가하진 못했으나 이 변화를 통해 경기는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고 시티의 맹렬한 폭격도 종료되었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창의성 부재 및 케빈 빔머의 전반전 형편없는 퍼포먼스로 인해 포체티노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다이어가 수비 라인으로 복귀하고 뎀벨레가 후방 미드필더 자리에 그리고 측면에 손흥민이 배치되었다. 이 때부터는 포체티노가 백4 라인을 유지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라인업이 가용된 것이다.


스퍼스는 4-2-3-1 시스템에 더 익숙한 듯 보였는데 놀랍게도 후반전이 시작되고나서 시티의 결정력이 발휘되었다. 스퍼스의 뒷공간을 노린 데 브라이너의 패스 때문에 위고 요리스가 뛰쳐나와 걷어내야할 상황이 만들어졌는데 요리스의 헤더가 사네에게 연결되면서 사네는 빈 골문을 향해 쉬운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이후 요리스의 실수가 또 나오면서 경기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데 브라이너가  2:0을 만드는 골을 넣었다. 이 때 경기는 완전히 끝난 것처럼 느껴졌다.


토트넘이 2:0 열세를 따라잡는 탄력성을 보여준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델레 알리의 날카로운 박스 침투 덕분에 토트넘은 만회골을 기록했다. 최고의 수비수 토비 알더바이럴트가 빠진 것은 파멸을 불러올 것 같았으나 이것은 토트넘에게 결과적으로 좋은 교체가 되었다. 해리 윙크스의 투입이 이루어지면서 기존 미드필더로 경기에 선발 출전한 다이어와 완야마가 센터백을 보는 흥미로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윙크스는 공을 아주 편하게 다루면서 13차례 패스를 모두 동료들에게 연결시켰다. 윙크스 투입 이후부터 스퍼스는 이 경기 처음으로 시티를 압박하기 시작했고 동점골은 스퍼스의 경기력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나올 법했다.


두 팀 모두가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할 때 스루패스와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스피드는 항상 중요한 찬스를 만들어낸다. 과르디올라는 페널티 박스에서 시티의 결정력 부재에 더욱 생각이 많아질 것이다. 시티는 17번의 슈팅을 시도했고 스퍼스는 6번의 슈팅을 시도했다. 유효 슈팅은 각각 7번과 2번이었다. 시티의 실점 상황에서 클라우디오 브라보를 탓할 수는 없겠지만 오늘도 브라보는 단 1차례의 선방도 기록하지 못했다. 한편 스털링의 결정력은 시티의 찬스 낭비를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경기에서 승리가 아니라 단지 경기를 지배하는 것에 그친다면, 공을 다루는 선수를 중시하는 과르디올라의 철학은 충분하지 못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jan/22/guardiola-pochettino-high-speed-philosophies-manchester-city-tottenham



by Jacob Steinberg 


데이비드 설리번, 데이비드 골드 회장이 부임한지 7년이 지났다. 웨스트 햄은 7년간 32명의 스트라이커를 영입했지만 통합 643경기 128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스콧 호건의 이적료로 브랜트포드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으며 저메인 데포에 대한 이적료 £4m 제안으로 선덜랜드의 간을 본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는 반항아 디미트리 파예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덩달아 올 여름에 영입한 시모네 자자와 작별을 고했으며 조나탄 칼레리 역시 웨스트 햄과 이별을 앞두고 있다. 이런 침울한 상황에서 앤디 캐롤의 위풍당당한 시저스킥은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에게 충분한 감상거리였다. 파예의 반란으로 뒤숭숭해진 런던 스타디움의 분위기는 캐롤의 아크로바틱한 골로 달아올랐고 이는 아주 시기적절한 사이다같은 골이었다.


크리스탈 팰리스전 3:0 승리는 파예에게 '너 없이도 웨스트 햄은 승리할 수 있다!'를 보여준 경기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점부터 축배를 들지는 말자. 데이비드 설리번, 데이비드 골드 공동 회장이 부임한 이후 웨스트 햄에 영입된 공격수들의 기록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지난 7년간 두 회장은 4명의 감독을 선임했고 총 32명의 스트라이커를 영입했다. 하지만 기록은 처참하다. 32명의 경기수를 모두 더하면 643경기가 되는데 총 득점수는 고작 128골에 불과하다.


공격수 영입만 32명이라는 사실은 적어도 웨스트 햄이 중요한 포지션을 보강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는걸 보여줄 것이다.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고 사라진 브라이언 몬테네그로, 웰링톤 파울리스타 같이 미스테리한 영입이 있었고 특별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던 마르코 보리엘로, 마루앙 샤막 임대 케이스도 있다. 완전한 실패작으로 끝난 모디보 마이가, 임시방편에 불과했던 니키차 옐라비치 케이스도 언급할 수 있다. 웨스트 햄은 공격수 영입은 계속 실망스러운 결과로 끝났고 그 결과 한 단계 더 도약하려는 웨스트 햄의 계속된 노력은 매번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32명을 영입했는데 10골 이상 기록한 선수는 단 4명 뿐이다 : 디아프라 사코 (52경기 20골), 앤디 캐롤 (101경기 26골), 프레드릭 피키온 (62경기 11골), 에네르 발렌시아 (68경기 10골). 유스팀에서 계약한 선수와 자자와 칼레리 같은 케이스들은 잊어버리자. 전체 1/3에 해당하는 공격수들이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한 초라한 성적으로 동런던을 떠나야만 했다. 2014년 £3.5m으로 영입한 사코, 부상기간을 고려했을 때 앤디 캐롤, 2011년 1월 호펜하임에성 영입되어 즉시 7골을 기록한 뎀바 바 정도가 성공한 편이라 할 수 있다. (뎀바 바는 13경기 7골이라는 뛰어난 성과를 남겼지만, 웨스트 햄의 챔피언십 강등까진 막진 못했다)


웨스트 햄은 2012년 프리미어 리그 무대에 복귀한다. 그 이후 현재까지 웨스트 햄은 7명의 공격수를 임대로 영입했는데 완전 이적을 따낸 선수는 캐롤 한 명뿐이다. 싸고 괜찮은 물건을 사려는 웨스트 햄은 계속 수준이하 등급이 매겨진 상품에 돈과 시간을 투자해왔다. 그 결과 웨스트 햄은 이적시장에서 계속 단기적인 사고방식으로 협상에 임하게 되었다. 만족스럽지 못한 공격수를 빨리 갈아치우기 위해 다급히 이적시장에 뛰어들었고 그렇게 한 차례의 영입 실패는 또 다른 실패를 유발했다.


파예의 반란은 웨스트 햄이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15/2016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위협했으며 리그 7위로 올시즌 유로파 리그에 참가한 웨스트 햄이다. 웨스트 햄은 지난시즌 팀득점 4위인 구단이었지만, 설리번과 슬라벤 빌리치 감독은 팀을 탑4로 만들어줄 퀄리티 있는 공격수 영입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에 동의했다. 지난 5월 20골을 보장해줄 수 있는 공격수를 영입하겠다는 설리번 회장의 낙관적인 발언은 웨스트 햄이 한 선수 영입을 위해 £20~25m을 지불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더욱 큰 기대를 모으게 만들었다.


공격수들이 골을 못넣는 것이 웨스트 햄의 반복되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설리번과 골드 회장 부임 이후, 웨스트 햄에서 한 선수가 한 시즌에 10골 이상 넣은 경우는 단 2차례에 불과했다 : 케빈 놀란 (2012/2013시즌 10골), 디아프라 사코(2014/2015시즌 10골) 심지어 놀란은 공격수도 아니다. 20골을 넣어줄 스트라이커를 구하겠다는 말은 쉽고 달콤했지만 그건 실현시키기 어려운 과제였다. 최고의 선수들은 리딩 클럽(leading clubs)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잉글랜드 엘리트 구단이 아닌 곳에서 20골을 넣어줄 선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프리미어 리그 출범 이후 웨스트 햄에서 1시즌에 20골을 넣어준 선수는 과거에도 존재하지도 않았다.


업튼 파크를 떠나 런던 스타디움으로 옮기는 것은 웨스트 햄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신호탄이었다. 설리번 회장은 지난 여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웨스트 햄에 탑-스트라이커를 데려올 것입니다. 지금의 발언은 일종의 성명과도 같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대형 영입을 약속했다.


하지만 리옹의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마르세유의 미키 바츄아이 영입 시도과정에서 웨스트 햄은 자신들이 목표를 너무 높게 설정한 것을 깨달았다. 한편 AC밀란 소속인 카를로스 바카와의 협상은 아무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끝나버렸다. 그리고 영입된 공격수는 시모네 자자, 조나탄 칼레리, 애슐리 플레쳐. 지금 웨스트 햄의 성적표는 설리번 회장에게 '말보다 행동' 이라는 격언이 떠오르게 할 것이다. 또한 웨스트 햄은 스완지 시티에게 구단 최고 이적료인 £20m을 지불하며 안드레 아이유를 데려왔는데 이것은 (공격수에 투자할 돈을) 윙어 자리에 지나치게 투자하는 격이었다.





파예가 출전거부 방식으로 항명을 선택한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지만, 파예도 지금까지 할만큼 했다. 웨스트 햄은 공격수 보강을 약속했는데 칼레리와 자자의 임대는 끔찍했다. 애슐리 플레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자유이적으로 합류해 유망함을 어느 정도 보여줬다고 치자. 또한 캐롤과 사코의 부상으로 웨스트 햄은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제대로 된 스트라이커 없이 경기를 계속해서 소화해야만 했다.


23세 칼레리는 9경기에서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한채 아르헨티나 복귀를 알아보고 있다. 발렌시아로 팀을 옮긴 시모네 자자의 경우는 계약 사항이 얽혀있다. 웨스트 햄은 유벤투스에게 임대료 £5m을 지불했는데 프리미어 리그 14경기 이상을 소화하면 추가 £20m을 지불하면서 무조건 구매해야하는 조항이 있었다. 그런데 25세 자자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11경기 출전해 1골도 기록하지 못해 결국 발렌시아로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상대에게 치명타를 날릴 수 있는 스트라이커 1명 영입한다고해서 올시즌 웨스트 햄의 약점이 모두 보강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형편없는 수비, 갈피를 못잡는 빌리치의 전술, 라이트백의 부재, 패배를 극복하는 탄력성이 떨어진 것 모두 공격수의 득점력 부재만큼이나 올 시즌 치명적인 문제로 떠오른 사항이다. 저메인 데포가 11골을 기록 중이지만 선덜랜드는 강등권 싸움을 하고 있고 £32m짜리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를 산 크리스탈 팰리스도 마찬가지다. 지난시즌의 웨스트 햄은 (마땅한 공격수가 없어도) 놀라운 응집력으로 선수들이 골고루 득점에 성공해줬던 것이다. 


아직 밸런스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디아프라 사코가 뛰었던 경기에서만큼은 웨스트 햄이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공간을 찾는 본능적인 움직임, 빠르고 강인한 사코가 있을 때 웨스트 햄은 지금과 다른 팀으로 바뀐다. 하지만 11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선제골을 넣었던 사코는 이후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다.


득점력 부재는 웨스트 햄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웨스트 햄은 상대팀이 골을 넣은 경기에서 딱 1번 승리했고 전체 7승 중 5승이 1:0 스코어다. 게다가 선제골을 내준 경기에서 벌어들인 승점은 단 2점에 불과하다. 크리스탈 팰리스전 승리로 웨스트 햄은 강등권과의 승점차를 9점으로 벌렸고 이 경기에서 미카일 안토니오, 소피앙 페굴리, 마누엘 란지니의 퍼포먼스는 상당히 긍정적인 전망을 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 캐롤로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현재 몸상태가 완벽한 공격수가 캐롤 뿐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웨스트 햄은 1월 이적시장에서 공격 옵션을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이전에도 똑같은 상황이 있었다. 2010년 1월 설리번과 골드가 웨스트 햄 회장으로 부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웨스트 햄은 루드 반 니스텔루이에게 주급 £100k를 주는 것과 관련된 협상을 펼쳤었다. 그런데 겨울 이적시장이 끝난 시점 웨스트 햄이 최종 영입한 공격수는 반 니스텔루이가 아니라 베니 메카시, 일란 아우르조, 미도였다. 1골이라도 넣은 선수는 일란 뿐이었다. 승점 35점으로 잔류에 성공했지만 그것만으로 축하할 순 없었다. 1년 이후, 겨울 이적시장에서 로비 킨과 뎀바 바를 영입했지만 웨스트 햄은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구단이 재정적으로 위태로운 상황에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설리번과 골드가 이적에서 다소 안일한 일처리를 한 것을 감안해줘야 할 것이다. 샘 앨러다이스가 부임했고 웨스트 햄은 다시 반등을 노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되었다. 리버풀에게 £15m을 주면서 영입한 앤디 캐롤이 끔찍한 부상을 당하면서 2013/2014시즌이 개막할 시점에 웨스트 햄에게 남은 공격수는 모디보 마이가 1명 뿐이었다. 웨스트 햄은 자유 이적으로 인원을 충원한다. 몇달 전 방출된 칼튼 콜을 다시 영입했고 믈라덴 페트리치를 영입했다. 페트리치는 4번의 교체 출전만 기록했을 뿐더러 1골도 넣지 못했다. 1월 이적시장에서는 31세 보리엘로를 로마에서 임대했지만 단 2차례 출전에 그친 채 팀을 떠나야만 했다.


웨스트 햄은 브렌트포드가 스콧 호건에 대해 요구하는 이적료 £15m을 맞춰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만 한다. 24세 호건은 올시즌 챔피언십에서 14골을 기록 중이다. 또한 강등 싸움을 펼치고 있는 선덜랜드에게 데포의 이적료 £4m이 너무 적은 것은 아니었는지도 검토해야할 것이다. 지금까지 설리번과 골드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성공적인 영입을 만들어낸 경우가 거의 없었다. 1월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10명의 스트라이커 중 어느 누구도 한 시즌을 통째로 소화한 전례가 없다.


새로운 홈구장으로 옮긴지 단 6개월만에 웨스트 햄의 가장 소중했던 선수 파예가 이적을 요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 단계 도약을 원하는 웨스트 햄 관계자들은 파예같이 우수한 선수를 보유하지 못할 경우, 새로운 팬을 런던 스타디움으로 끌어당길 수 없다는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겠다는) 말이야 쉽다. 이젠 성공적인 결과로 보여줘야할 때다.



데이비드 설리번, 골드 회장 부임 이후 웨스트 햄이 구매한 스트라이커 성적


선수

이적료

영입

출전

방출

일란 아우르조

0

2010년 1월

11경기

4골

2010년 5월

베니 메카시

£2.2m

2010년 1월

14경기

0골

2011년 4월

미도

임대

2010년 1월

9경기

0골

2010년 5월

프레디 피키온

£1m

2010년 7월

62경기

11골

2013년 3월

빅토르 오빈나

임대

2010년 8월

32경기

8골

2012년 5월

뎀바 바

비공개

2011년 1월

13경기

7골

2011년 5월

폴 맥칼럼

£64k

2011년 1월

0경기

0골

2015년 5월

로비 킨

임대

2011년 1월

10경기

2골

2011년 5월

브라이언 몬테네그로

임대

2011년 8월

1경기

0골

2012년 5월

욘 카류

0

2011년 8월

21경기

2골

2012년 5월

샘 발독

£2.4m

2011년 8월

24경기

5골

2012년 8월

니키 메이너드

£1.7m

2012년 1월

17경기

3골

2012년 8월

숀 맥과이어

비공개

2013년 1월

0경기

0골

2015년 1월

앤디 캐롤

임대

2012년 8월

24경기

7골

임대 후 완전이적

모디보 마이가

£4.5m

2013년 6월

45경기

8골

2015년 8월

웰링톤 파울리스타

임대

2013년 1월

0경기

0골

2013년 5월

마루앙 샤막

임대

2013년 1월

3경기 

0골

2013년 5월

앤디 캐롤

£15m (완전이적)

2013년 6월

77경기

19골

~ing

대니 화이트헤드

0

2013년 6월

1경기

0골

2015년 6월

믈라덴 페트리치

0

2013년 9월

4경기

0골

2014년 1월

칼튼 콜

0

2013년 10월

57경기

10골

2015년 10월

마르코 보리엘로

임대

2014년 1월

2경기

0골

2014년 5월

마우로 사라테

0

2014년 5월

29경기

7골

2016년 1월

디아프라 사코

£3.5m

2014년 8월

52경기

20골

~ing

에네르 발렌시아

£12m

2014년 7월

68경기

10골

2016년 8월

니키차 옐라비치

£2.8m

2015년 8월

15경기

2골

2016년 2월

엠마누엘 에메니케

임대

2016년 1월

16경기

2골

2016년 7월

시모네 자자

임대(£5m)

2016년 8월

11경기

0골

2017년 1월

조나탄 칼레리

임대

2016년 8월

9경기

0골

2017년 1월(유력)

안토니오 마르티네즈

£2.4m

2016년 7월

0경기

0골

~ing

애슐리 플레쳐

0

2016년 7월

16경기

1골

~ing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jan/17/west-ham-strikers-david-sullivan-gold-simone-zaza-scott-hogan



by Martin Laurence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단 한개의 선방도 기록하지 못한채 4실점을 허용했다. 그런데 프리미어 리그 골키퍼의 평균 선방률 자체가 전체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해 이번 라운드에서만 3팀이 4:0 패배를 기록했다. 벤 포스터, 우카시 파비앙스키, 클라우디오 브라보가 4실점의 주인공인데 가장 쑥쓰러운 성적표를 받은 선수는 바로 브라보다. 파비앙스키는 4차례 세이브를 기록했고 심지어 2골은 굴절에 의한 자책골이었다. 포스터는 WBA이 토트넘 핫스퍼에게 철저히 유린당하는 경기에서 무려 8차례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런데 브라보는에버턴과의 경기에서 단 한 차례의 세이브도 기록하지 못했다. 4번의 유효 슈팅과 4번의 실점. 지금 쯤이면 프리미어 리그에 적응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 것 같은데 브라보는 또 다시 실망스러운 하루를 보내고 말았다.


맨체스터 시티 수비진 역시 4실점에 대해 책임을 피할 수 없겠지만, 브라보는 동료들에게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으며 공을 다룰 줄 아는 골키퍼를 기용하려는 펩 과르디올라의 시도마저 잘 풀리지 않게 만들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퍼포먼스를 비교하기 이전에 올시즌 평균적인 슈팅 방어율에 대해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올시즌 PL 골키퍼의 선방률은 Opta의 집계가 시작된 2009/2010시즌 이후 가장 낮다. 지금까지 PL 골키퍼들은 총 1800차례 유효 슈팅 중 1190개를 막아내 66.1%의 선방률을 기록하고 있다. 8시즌만에 처음으로 확률이 2/3 밑으로 떨어졌다. 심지어 2009/2010시즌 70%였던 평균 선방률은 지난 4시즌간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 4년간 평균 선방률이 떨어지는데 크게 일조한 선수는 과연 누구일까?


올시즌 브라보가 평균을 밑도는 55.4%의 선방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꼴찌는 아니다. 브라보는 전체 56차례 유효 슈팅 중에서 31번 방어에 성공했다. 이는 조 하트의 올시즌 선방률 67.5%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6시즌간 맨체스터 시티에서 누적해온 71.8% 선방률에도 미치지 못한다.


2009/2010시즌 이후 10경기 이상 출전한 골키퍼 중에서 브라보의 성적표는 뒤에서 4등이다. 그런데 올시즌에 브라보보다 더 형편없는 방어율을 보여주는 선수가 있다. 사우스햄턴의 프레이져 포스터는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지난시즌에 비해 부족한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훨씬 적은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015/2016시즌 리그 최고의 선방률을 기록한 선수는 아스날의 페트르 체흐였고 포스터는 73.9%의 선방률로 전체 3위에 해당했다. 하지만 올시즌 프레이져 포스터의 선방률은 54.8%까지 떨어졌다. 2009/2010시즌 이후 이보다 못한 선방률을 기록한 선수는 크리스 커클랜드(54.6%,2009/2010)가 유일하다. 올시즌 전경기 출전하고 있는 포스터는 본인 앞에 강력한 수비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62차례 유효 슈팅 중 고작 34개만 막는데 그치고 있다.





위 자료는 2009/2010시즌 이후 골키퍼 선방률을 낮은 순서대로 배열한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절반이 2016/2017시즌에 나온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자료는 전체적으로 골키퍼의 수준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브라보와 포스터가 (평균 선방률 하락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왓포드의 에우렐리오 고메즈, 크리스탈 팰리스의 웨인 헤네시, 에버턴의 마르텐 스텐켈렌부르흐도 못하고 있다.


올시즌 가장 높은 선방률을 기록하고 있는 골키퍼는 벤 포스터이며 포스터는 75.7%의 선방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난 8시즌간 선방률 1위 골키퍼 기록과 비교했을 때 포스터의 기록은 가장 나쁜 기록이다. 톰 히튼(75.6%), 리 그란트&조던 픽포드(71.6%)까지 4명의 잉글랜드 선수가 Top6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변함없이 브라보를 지지해주고 있지만 브라보의 부진은 시티의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를 제외한 상위 6개 구단 골키퍼들은 모두 평균 이상의 선방률을 기록 중이다. (상위 6개 구단 중 가장 뛰어난 선방률을 기록하는 선수는 페트르 체흐이며 체흐는 74% 선방률을 기록 중이다) 


브라보가 맨체스터 시티의 유일한 약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체흐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골키퍼가 있었다면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의 승점 차이는 10점보다 작았을 것이다. 지난 8시즌간 체흐의 선방률이 72% 밑으로 떨어진 경우는 단 1차례에 불과했다. 단 한개의 선방도 기록하지 못하고 4실점을 허용했다는 것이 굴욕적이긴 하겠지만 리그 전체적으로 선방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브라보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지 않을까 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who-scored-blog/2017/jan/17/claudio-bravo-worst-goalkeeper-premier-league-manchester-city?CMP=share_btn_tw




by Ian Lynam (원문은 2013년 3월 1일에 작성되었습니다)


구단은 선수 영입 과정에서 자주 실수를 저지른다. 감독의 축구 지식이 아무리 뛰어날지라도 감독 개인의 판단은 타인의 판단과 분석적인 연구와 상호작용을 해야한다.


다음 달 런던에서는 <Sports Analytics Innovation summit> 포럼이 개최된다. 이 포럼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대표단도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축구의 애널리틱스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1월 이적시장에서는 분석적인 사고가 특히 부족해 보였다.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감독의 절대적인 권력이 가장 큰 이유이다. 수많은 구단에서 감독(manager)은 핵심적인 의사 결정자이다. 감독은 누구를 사야할지, 누구를 팔아야할지 혼자서 결정내리는데 이러한 의사결정 모델은 아주 명백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잉글랜드 구단의 감독 평균 재임기간은 고작 20개월일 뿐이다. 따라서 감독이 지휘하는 이적시장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감독은 그 적은 기회 속에서 팀의 성공을 만들어내야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낼 영입을 성취해야 한다. 따라서 감독의 의사결정은 단기적인 선택과 패닉 바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실패한다. 새로운 감독이 임명되지만 똑같은 사이클을 반복한다.


영향력이 큰 단 한 사람의 평가와 다수의 그룹이 내린 평가가 매치하는 경우는 드물다. 감독은 경험, 성격특성, 지식과 인간적 관계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다. 여기에 적어도 한 사람의 의견이 더해질 수 있다면, 감독의 사고관에 감히 도전할 수 있는 인물들의 다양한 경험이 추가된다면 더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브라이언 클러프와 피터 테일러(수석코치), 아르센 벵거와 데이비드 데인(부회장)의 관계를 생각해보라. 반드시 동등한 인물 사이의 관계가 형성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르센 벵거의 축구에 관한 통찰력과 지식은 데이비드 데인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다. 또한 데인은 어떤 선수가 아스날에 가치있을지 판단내리지도 않았다. 데인의 역할은 벵거가 단독으로 내린 결단에 도전하거나 지지해주는 것이다.


이제 선수의 부상 예측과 예방을 포함해 퍼포먼스 데이터가 잉글랜드 축구에서도 널리 활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감독들이 데이터를 선수 영입에 활용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Opta에서 데이터 애널리스트로 근무 중인 존 콜슨은 선수 영입 과정에서 데이터를 중요하게 여기는 구단이 고작 4~5곳 뿐이라 말했다.


리버풀의 풋볼 디렉터 다미앙 코몰리의 영입은 "데이터가 중요하다" 라는 주장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또한 그 결과를 바탕으로 야구와 달리 복잡한 상황이 넘쳐나는 축구에서 데이터가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이 늘어났다. 그러나 여전히 데이터는 시장의 비효율성을 처리할 수 있는 도구다. 관건은 성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올바른 변수를 구별해내는 것이다. 야구에서 가볍게 여겨지던 통계량을 재조명한 경비원 빌 제임스처럼 축구계도 빌 제임스를 찾아야 한다. 


선수 영입 못지않게 선수 계약과 관련된 분야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은 전체 수입의 70%를 선수단 연봉으로 지출한다. 심지어 챔피언십에서는 90%에 육박하기도 한다. 선수단 연봉이 막대한 규모로 지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나칠 정도로 연봉 지출을 가볍게 생각한다.


<괴짜경제학>에 따르면, 인간은 인센티브에 강하게 반응해 행동한다. 선수가 몇개월간 좋은 활약을 펼쳐 재계약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가져가는 것이 아주 좋은 예시라 할 수 있다. 일부 구단, 주로 프리미어 리그 상위권 구단만이 일정 기준을 토대로 인센티브 조항을 삽입한다. 하지만 여전히 축구계는 팀의 성공과 선수의 수입을 연관짓는 움직임이 적다. 연봉 조항은 선수와 구단의 이해관계를 조절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도구다. 


선수 계약에서 골 보너스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불합리한 조항이다. 골을 많이 넣으면 인센티브를 받는다 : 듣기에는 좋아보이지만 골 보너스 조항은 필연적으로 팀의 성적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사람은 인센티브에 반응해 움직이기 때문에) 확률이 낮은 지점에서 무리해 슈팅을 시도하거나 완벽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동료에게 패스하지 않는 행위가 나올 수 있다. 오히려 팀의 성공과 연관된 '행동'을 하는 것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합리적이다 : 목표 체중 도달, 퇴장 당하지 않기, 코너킥을 인-스윙으로 차기(인-스윙 코너가 아웃-스윙 코너보다 확률 높은 방식이다), 직접 프리킥 상황에서 패스와 슈팅을 섞기 (오로지 슈팅만 시도하는 것보다 확률이 높다. 또한 당신이 가레스 베일이 아닌 이상 때로는 패스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일부 잉글랜드 구단들이 통계 분석과 전문가적 평가를 조합하여 체계적인 보강을 시도하고 있다. 스카우팅 및 퍼포먼스 분석 부서의 체계적인 전략과 감독 및 풋볼 디렉터의 판단히 합쳐지는 과정이 가장 이상적이다. 축구는 미국 스포츠가 사용하고 있는 의사결정 모델에 가까워지고 있고 스포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단장이 영입 과정에서 주요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선수와 계약 협상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이해관계를 잘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데인이 아스날에 있던 시기에 몇차례 이적 협상을 데인과 함께 했다. 나는 데인의 몇가지 사소한 행동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선수 대리인 자리 눈높이에 맞춰 그 선수의 활약상 영상을 틀어놓는다던가, 빠른 윙어와 협상할 때 선수단 30m 단거리 경주 이야기를 살짝 흘린다던가,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할머니와 식사를 하는 사소한 기술들 역시 중요하다.


잉글랜드 구단들은 상업적인 부분에서 점차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의 의사결정 과정보다 발전된) 선수 영입 절차는 앞으로 본격적인 이슈가 될 것이며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일보 전진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sport/blog/2013/mar/01/football-transfers-data-manager






by Simon Kuper (원문은 2013년 6월 5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는 <머니볼, Moneyball>을 출판했다. <머니볼>은 비인기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단장 빌리 빈(Billy Beane)의 이야기며 그는 새로운 통계를 활용하여 야구 선수의 가치와 경기 전략을 평가했다. 루이스는 흥행하기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출판했지만, <머니볼>은 베스트셀러가 되어 100만부 이상 판매되었다.


지금까지 책이 사회를 바꿔온 경우는 얼마 없었지만 <머니볼>은 달랐다. <머니볼>은 야구의 변화를 유도했고 이제는 농구부터 크리켓까지 공을 다루는 모든 스포츠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스포츠를 넘어 실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200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선거 사무장 켄 멜맨(Ken Mehlman)은 사무실 직원들에게 <머니볼>을 읽으라고 지시했다. 그는 <머니볼>이 단순 스포츠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머니볼>은 숫자를 기민하게 처리함으로써 우위를 가져가는 완벽한 성공 사례이다.  


축구는 오랫동안 숫자가 만들어내는 혁명에 맞서 싸워온 완고한 스포츠로 자리 잡아왔으나 최근에는 축구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과 데이비드 샐리(David Sally)가 출판한 <숫자의 게임, The Numbers Game> 에선 "실생활의 데이터화는 이제 축구 속에 스며들고 있다." 라고 주장한다. 축구는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결정해왔어" 라는 이유로 그들의 결정을 합리화 시켰다. 역사적으로 구단은 독재권력을 가진 감독에 의해 지배되었는데 감독 역시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16세부터는 공부와 인연을 끊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 구단 내부에서부터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머니볼>과 마찬가지로 <숫자의 게임> 역시 축구계에 급진적인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독일 태생의 앤더슨은 코넬 정치대학의 교수가 되기 전 세미-프로 축구 선수였다. 공동 저자인 샐리는 하버드에서 투수로 활약한 적이 있고 다트무스 경영대학원에서 행동경제학자로 활약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이 축구를 시청하면서 축구가 숫자와 애널리틱스 부족 속에서 경기하는 모습에 큰 관심을 보였다.


축구계 숫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도전한 선구자는 공군 중령 찰스 리프(Charles Reep)다. 그는 파일럿이 아니었고 부대 내에서 회계사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었다. 현재 리프는 축구의 "매치 데이터"를 최초로 기록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1950년 스윈든 타운 경기를 지켜보면서 리프는 스윈든의 후반전 147회 공격을 기록했다. 굉장히 적은 샘플 속에서 추론한 결과, 리프는 축구에서 공격 시도 중 99.29%가 실패로 돌아감을 주장했다. 리프는 90대 후반까지도 구단에게 이러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임무를 담당했다. 그런데 앤더슨과 샐리는 리프가 굉장히 부질없는 행동을 한 것이라 주장한다. 리프는 올바른 축구를 위한 단 1가지 방법이 있다고 가정했고 자신이 그것을 발견했다고 믿었다. 리프는 "공을 길게 차서 상대 진영 가까이 도달하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 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앤더슨과 샐리가 <숫자의 게임>에서 주장하듯, 축구에는 100% 승리할 수 있는 공식이 없고 올바른 플레이에 대한 정답 역시 없다. 서로 다른 팀이라면, 서로 다른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리버풀의 위대한 감독인 밥 페이즐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롱볼인가 짧은 패스인가가 중요한게 아니다. 그것이 올바른 패스인지가 중요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컴퓨터 보급이 확산되었고 데이터 혁명은 한 단계 더 도약했다. Opta와 프로존(Prozone)은 축구 경기 통계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구단은 자기 팀 선수가 얼마나 많은 패스를 성공시켰는지, 태클을 얼만큼 성공했는지, 몇 km를 뛰어다녔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어떠한 산업에서든지 데이터가 사용가능해지면, 모두가 데이터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잘못 활용한다. 미국에서 야구와 선거를 분석하는 네이트 실버(Nate Silver)는 이렇게 말한다. "우주를 진공이 채우고 있는 것처럼, 수많은 데이터 역시 그저 노이즈에 불과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경은 2001년 야프 스탐을 판매하는데 그 이유는 스탐의 태클 횟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퍼거슨은 스탐의 기량이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탐은 이후에도 계속 빅클럽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태클은 수비수를 올바르게 평가하기 위한 척도가 되지 못한다. 태클은 노이즈다. 위대한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는 태클을 거의 시도하지 않았다. 말디니는 상대 선수가 어디로 달려들지 미리 알고 있었고 그 자리에 먼저 가 있었다. 따라서 태클을 할 필요가 없었다. 앤더슨과 샐리 역시 이러한 맹점을 지적한다. 애초 수비수가 먼저 자리를 잡고 있어서 공격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개가 짖지 않아도 되는 것(수비수가 태클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매치 데이터로 굉장히 발견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축구 통계는 실제로 발생한 것에 포커스를 둔다. 또한 골과 관련된 것들에 대해 더 많은 포커스를 둔다.


데이터 혁명이 진행되면서 구단은 숫자를 다룰 수 있는 영리한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통계 회의론자수는 줄어들고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머니볼>을 읽었거나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영화를 봤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축구계 전통주의자들이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스프레드시트를 다루는 괴짜들의 침투로부터 자신들의 자리를 지킬 책략을 모색 중이다. (데이터 혁명을 지지하는) 진보주의자들은 자신의 눈으로 본 것을 믿지 않는다. 빌리 빈은 이렇게 말했다. "통계가 아닌 내 눈을 믿어야 한다는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다. 마술사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는데 나는 그 전에 이미 모자 속에 토끼가 없는 것을 봤다."


데이터 혁명은 계속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해준다. 맨체스터 시티의 애널리스트들과 로베르토 만치니의 의견 충돌이 있었다. 시티의 애널리스트들은 최적의 코너킥은 안쪽으로 휘는 킥(inswinger)이라 주장했고 만치니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반대(outswinger)라 주장했다. 만치니는 결국 애널리스트들의 손을 들어줬다. 2011/2012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따냈고 코너킥으로 15골을 넣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코너킥 득점을 기록한 구단이 되었다. 또한 가장 결정적인 득점, 에티하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침몰시킨 뱅상 콤파니의 골 역시 인스윙 코너에서 시작되었다.


잉글랜드 축구에서는 여전히 감독이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고 데이터를 신뢰하는 감독이 있는 구단이 통계적 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아르센 벵거, 샘 앨러다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수장 데이빗 모예스 정도를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월 에버턴에서 모예스와 대화할 수 있었고 구단의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었다. "모예스는 애널리스트 사무실로 와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다음 상대팀에게 우리의 크로스 공격이 어느 정도의 효율을 가져갈 수 있는가? 상대 미드필더들은 어떤 형태의 패스를 시도하는가? 토트넘의 가레스 베일이 공을 받는 위치는 어떻게 되는가?"


그렇다고 모예스가 전적으로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는 모예스가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무기 중 하나다. 선수들의 평균적인 연봉 £1.5m으로 30여명의 통계학자를 고용할 수 있고 남들보다 더 많은 정보는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게 해준다. 앤더슨과 샐리는 한 가지 주의 사항에 대해 언급한다. "데이터는 감독의 업무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은 과학을 뛰어넘는 하나의 예술이다."


2004년 무명의 프랑스 미드필더에 대한 통계가 벵거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 선수는 놀랍게도 한 경기에서 14km를 뛰었다. 하지만 '뛴 거리 14km' 만으로 이 선수가 올바른 방향으로 뛰었는지 알 수 없다. 벵거는 그 선수를 관찰하기 위해 직접 움직였고 아주 적은 금액으로 그 선수를 영입했다. 그 선수는 바로 마티유 플라미니다.


<숫자의 게임>은 축구가 "약한 고리"의 게임이라 말한다.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있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쓰레기같은 활약을 하는 선수를 데리고 있지 않는 것이다. 웨인 루니보다 2011년 플레이오프에서 레딩의 프리미어 리그 승격을 날려버렸던 주랍 키자니쉬빌리 같은 선수들이 더 강하게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은 약한 고리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슈퍼스타를 구매하는 것보다 팀을 업그레이드시키는 훨씬 좋은 방법이라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 팬, 저널리스트들은 슈퍼스타를 희망한다.


<숫자의 게임>은 우리의 수많은 통념에 대해 반박한다. 보통 "득점을 한 직후 실점할 확률이 가장 높다" 라고 말하지만 통계는 전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행운이 경기 결과에 미치는 역할이 상당하다고 말한다. 43,000 경기를 조사한 결과 언더독의 승리 확률은 45.2%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축구는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팀이 승리하는 경우가 적다. 가장 큰 원인은 골의 희소성이다. 90분 내내 공격할 수 있지만, 상대팀이 운이 좋아 1골 넣으면 패배할 수 있다. 


<숫자의 게임>은 또한 감독을 경질하는 것이 무의미하며 이것은 현대적인 형태로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것과 다를게 없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팀 퍼포먼스가 바닥을 찍고 있을 때, 감독이 경질된다. 하지만 평균으로 회귀하는 통계적 성질에 의해 바닥을 찍으면 반드시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오게 된다. "놀라울 정도로 형편없는 경기력은 단지 일시적인 현상이다. 선수가 부상에서 회복하고 골대를 맞추는 불운이 사라지면 정상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라고 두 사람이 이야기 한다.


최근 선덜랜드는 새로운 감독 파올로 디 카니오 아래서 경기력이 향상되었다. 두 사람은 선덜랜드의 경기력 향상이 디 카니오의 파시즘적 업무 때문이 아닌 단순히 평균으로 회귀하는 성질 때문이라 주장한다.


또한 두 사람은 전통적으로 평가절하 당해온 수비수와 골키퍼의 가치가 점차 상승할 것이라 예상한다. 골키퍼와 수비수는 연봉 및 이적시장에서 공격수에 비해 낮은 가치로 평가받았다. 통계는 득점보다 클린 시트가 승리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크다고 말한다. 데이터 혁명이 진화할수록 우리는 보이지 않는 기여도(태클하지 않는 말디니 같은)에 대해서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 선수가 공을 소유하는 시간은 90분 경기 중에서 단 53초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 오프 더 볼 상황에 대한 분석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처럼 혁신은 가난한 구단에서 시작된다. 강팀은 혁신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약팀은 변화하지 않으면 사망선고를 받는다. 첼시처럼 부유한 구단은 위대한 선수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을 이어갈 수 있다. 애널리틱스가 구단의 성공을 도울 수 있다. 하지만 돈 역시 마찬가지로 구단의 성공을 이끌 수 있다.


<숫자의 게임> 부제는 이렇다 : "당신이 알고 있는 축구는 전부 틀렸다." 하지만 우리는 <머니볼>의 파급력만큼 획기적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부족한 연구는 이제서야 시작이다. 변화의 한 가운데 위치한 선구자들은 막 출발선을 넘어섰고 외부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서야 조금씩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출처 : http://www.newstatesman.com/culture/2013/06/how-spreadsheet-wielding-geeks-are-taking-over-football






지피지기백전불태 :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100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 손자병법



프리미어 리그 구단 중 위건 애슬레틱은 가장 낮은 매출을 기록하는 팀이다. 또한 프리미어 리그에서 위건만큼 역사가 부족하거나 관중 수가 적은 팀도 없다. 2005년 역사상 최초의 프리미어 리그 승격을 이뤄낸 이후로 사람들은 매시즌 위건의 강등을 예상했다. 매년 "이제는 위건이 강등될 때가 되었다!" 라고 말했지만 위건은 매번 살아남았다. 위건은 끊임없이 그들을 부정하고 의심하는 세력과 맞서 싸워왔고 프리미어 리그에 잔류했다. 다윗이 골리앗이 득실거리는 땅에서 결코 물러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저서 <왜 잉글랜드는 항상 실패하는가> 를 집필한 축구 저널리스트 사이먼 쿠퍼와 경제학자 스테판 지만스키는 축구 구단의 성공에 있어서 '돈'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 주장한다. 그들의 계산에 따르면, 잉글랜드 구단의 최종 순위의 92%를 주급 지출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주급을 가장 많이 지출하는 팀이 항상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반대로 가난한 구단은 결국 밑으로 내려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위건에게 상당히 유감스러운 이론일 것이다. 딜로이트에서 매년 발표하는 자료에 따르면 위건은 매출, 임금 지출액, 관중수 부분에서 빅클럽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위건은 계속해서 강등을 면하고 있고 이는 상당히 비정상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위건은 축구 경제학이 주장하는 이론을 부정하고 있으며 또한 하부 리그로 그들을 잡아당기는 중력을 거스르고 있다.


위건의 잔류 스토리를 이야기하는데 있어 구단주 데이브 웰란(Dave Whelan)을 빼놓을 수 없다. 위건의 평균 관중수는 17,000명에 불과하다. DW 스타디움을 채우는 관중 수는 네덜란드의 비테세, 독일 2부리그 수준이다. 표가 매진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평균 관중 수는 프리미어 리그 평균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관중 수 부족은 구단의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관중 수 부족은)TV 중계나 상업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2010/2011시즌 위건은 총 £50.5m의 상업 수익을 기록했다. 물론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프리미어 리그 구단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오로지 웰란 구단주의 애정과 투자가 위건의 적자를 막아내고 있으며 2011/2012시즌에는 무려 £48m의 대출 부재를 탕감했다. 재정적인 측면에서 위건은 다른 프리미어 리그 구단과 경쟁할 수준이 못 된다. 하지만 피치 위에서 그들은 골리앗들과 경쟁을 펼친다.


사실 위건이 주급 지출에 비해 극적일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 쿠퍼와 지만스키는 지출 대비 성적이 감독의 진정한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사항이라 말한다. 지난 5년간 위건의 주급 지출 순위는 18위, 15위, 15위, 16위, 16위였다. 이것은 위건의 실제 리그 순위와 큰 차이가 없다. 


어쨌든 위건은 계속해서 프리미어 리그 잔류에 성공하고 있다. 재정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스위스램블은 위건의 행보를 "현대의 작은 기적" 이라 묘사한다. 우리는 위건이 지난 5시즌간 강등될 확률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만 한다. 


매년 20개 구단 중에서 3개의 구단이 강등을 당하므로 각 팀이 강등당할 확률은 15%다. 하지만 돈이 핵심인 이 구조에서 모든 팀이 동등한 확률을 가지지 않는다. 딜로이트가 발표하는 재정 자료를 바탕으로 강등에 대한 확률을 따져보면, 평균 이상의 주급을 지출하는 구단이 강등당할 확률은 7.2%이다. 하지만 평균 이하의 주급을 지출하는 구단의 강등 확률은 15~21%로 상승한다. 위건 수준 혹은 위건 이하 수준으로 주급을 지출하는 팀의 강등 확률은 최대 44%까지 올라간다.


돈을 적게 쓴다는 것이 사형선고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위험한 것은 분명하다. 또한 매년 돈을 그렇게 적게 쓰면 강등 가능성은 증가한다. 지난 5년간 누적된 위건의 2012년 강등 확률은 무려 95%다. 수학적인 측면이나 회계적인 측면에서도 이 정도면 위건의 강등은 확실했다고 할 수 있다. 위건보다 4배로 돈을 많이 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강등 확률은 0%, 2배로 쓰는 아스톤 빌라의 강등 확률은 31%, 1.5배로 쓰는 풀럼의 강등 확률은 69%였다.


모든 것들을 고려했을 때, 지속되는 위건의 잔류는 단순한 행운을 넘어선 결과이다. 모든 숫자들은 위건의 강등을 주장했는데 위건이 살아남았기에 위건의 스토리를 단순히 '돈'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적은 돈을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위건만의 생존 요소가 있을 것이며 우리는 이것을 따져보아야 한다. 위건의 스토리를 단순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하는데서 끝내지 않고 배울점을 찾아야할 것이다. 다윗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여러분은 다윗이 사울의 갑옷과 투구를 쓰고 골리앗과 싸울 수 있었음을 알 것이다. 하지만 다윗은 그러지 않았고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 반란군의 지도자



어떤 기준으로 보아도 위건은 뛰어난 팀이 아니다. 위건은 매시즌마다 득점보다 실점이 많은 팀이다. 하위권에서 놀고있는 구단 중에서 위건은 점유율이 높은 편이지만 그것은 자신의 진영에서 공을 돌린 결과인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로베르토 마르티네즈는 단순히 수비진영에서 공을 돌리면서 행운이 따르는 상황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코넬 대학교의 학생 람지 벤 사이드(Ramzi Ben Said)는 Opta 스포츠가 <The Guardian>을 통해 발표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2010/2011시즌 위건이 어떠한 방식으로 득점을 기록했는지 분석했다. 또한 람지는 모든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이 어떻게 골을 기록했는지 수집해 분류했다.


데이터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 평균적으로 경기당 1.4골이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만들어지고 오픈 플레이 득점은 전체의 66%다.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득점 루트는 직접 프리킥(direct free kick)으로 전체 득점 중 약 2.8%가 직접 프리킥이다. 직접 프리킥으로 골을 넣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35차례의 슈팅이 시행된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즈의 위건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팀이었다. 2010/2011시즌 위건은 굉장히 독특한 방식으로 골을 기록했다. 위건은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골을 만드는 것에 의존하지 않았고 다른 구단들처럼 차분하게 빌드업을 시도하지도 않았다. 위건이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득점하지 못한 경기는 무려 19경기였다. 위건 오픈 플레이 득점의 대다수는 속공이었으며 나머지 득점은 프리킥이었다. 위건의 결과물은 굉장히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위건은 속공으로 평균보다 2배 이상의 득점을 기록했고 프리킥으로는 4배 많은 골을 기록했다. 


마르티네즈는 일반적인 2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았고 오히려 2가지 모두를 포기했다. 프리킥이라는 확률 낮은 공격방법을 통해 경기에서 승리하고자 했다. 마르티네즈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상대를 잡으려하지 않았고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통해 경쟁했다.


ESPN의 통계&정보부 소속 앨버트 라카다(Albert Larcada)는 더 많은 사실을 발견했다. 모든 경기 데이터를 통해 라카다는 위건이 굉장히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우리는 위건이 속공과 프리킥에 의존한다는 것을 파악했다. 게다가 라카다의 주장에 따르면, 위건은 슈팅을 시도하는 평균적인 거리가 가장 먼 구단이었다. 위건은 평균 26야드 거리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위건이 슈팅 수 대비 득점 수가 적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위건이 의도적으로 이러한 전술을 펼쳤다고 할 수 있다. 위건이 기록한 득점의 평균 슈팅거리는 18.6야드이며 이 부분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토트넘 핫스퍼보다 훨씬 멀다. 또한 2010/2011시즌 중거리슛 득점자 상위 5명에 휴고 로다예가, 샤를 은조그비아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위건이 의도를 가지고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음을 뒷받침한다.


마르티네즈는 박스 바깥에서 슈팅하는 것이 위건에게 가장 적합한 루트라 판단했다. 실제로 위건은 박스 안 득점이 리그에서 가장 적은 구단이었다. 위건이 박스 안에서 기록한 득점은 총 28골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69골과는 아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속공과 프리킥에 의존하고 중거리 슈팅이 많다는 사실은 위건이 매우 수비적인 팀인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위건의 포메이션은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한다. Opta의 데이터에 따르면, 프리미어 리그 팀들은 평균적으로 4-4-2 포메이션을 34% 비중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위건은 그 어떠한 경기에서도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그것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시스템으로 여겨지는 4-3-3 포메이션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그렇다고 4-3-3이 고정적인 것도 아니었다. 위건은 상황에 따라 포메이션을 계속 변화했고 특히 2012년에는 독특한 3-4-3 포메이션으로 위건의 잔류를 이끌었다. 그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마르티네즈의 전술은 정확한 장거리 슈팅에 의존한다. 그렇게 해야지 위건의 수비 조직이 깨지지 않으며 또 빠르게 조직을 회복할 수 있었다. 또한 마르티네즈는 코너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2010/2011시즌 위건은 코너킥으로 단 1골만 넣었다. 위건에게 코너킥(공격)은 상대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위험한 상황이다. 마르티네즈는 게릴라 축구를 했던 것이다.


위건은 상대를 기다렸고 카운터 어택으로 펀치를 날렸다. 마르티네즈는 날카로운 슈팅력을 가진 선수를 스나이퍼로 기용했고 그들에게 중거리 슈팅과 프리킥을 맡겼다. 위건은 유연했고 예측이 불가능한 팀이었다. 깔끔한 정장과 밝은 미소를 머금은 사람이지만 마르티네즈의 내면은 반란군이었던 것이다.






지능적인 축구



여느 혁명과 다를 것 없이, 마르티네즈에게도 '정보'가 핵심이었다. 자신의 장점,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지 않는 반란군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축구 역시도 마찬가지다.


지식(intelligence)은 2가지 형태를 가진다 : 첫째는 정보(information)다. 감독은 항상 전통적인 방식으로 상대의 정보를 수집한다. 스카우팅, 코치들과의 상의, 훈련 관찰, 끊임없는 뉴스 관찰. 이것은 감독이 수행하는 업무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그러한 정보들은 상당히 주관적이다.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감독에겐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숫자는 이 곳에 개입한다. 날것의 데이터보다 객관적인 것은 있을 수 없다. 오늘날 감독들은 스스로 데이터를 가공할 수 능력이 있든 없든 경기 분석가를 고용한다. 훈련장에는 이제 분석가를 위한 공간이 생겼으며 이들은 이전 경기들을 검토하고 다가오는 경기를 준비하는데 도움을 준다.


몇몇 감독들은 데이터에 상당히 집착하는 증세를 보인다. 마르티네즈는 집 TV에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감독이다. Opta 스포츠, 아미스코/프로존, 스탯DNA, 매치 애널리시스 같은 데이터 회사들 덕분에 마르티네즈를 비롯한 감독들이 코너킥, 슈팅, 패스 자료를 터치 한 번으로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데이터가 시사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했다는 것과 동치는 아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회사들은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스탯 DNA의 창립자 제이슨 로젠펠드(Jaeson Rosenfeld)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수많은 혁신이 유의미한 정보를 파악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경기장에서 복잡한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우리는 분석을 위한 간결한 데이터를 뽑아내야 합니다. 선수들의 기여도를 반영하는 몇가지 모델을 선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파이널 서드에서의 패스 성공 횟수 같은 것들 말이죠. 왜 그러한 숫자들이 의미가 있는지 수백가지 이유들을 나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더 중요한 의미를 찾아 심도있는 분석을 진행해야만 합니다. 이미 데이터는 많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데이터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는) 통찰력을 가지는데 비싼 수업료를 내야만 합니다."


감독들에게도 데이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마르티네즈처럼 기존의 관습과 다른 방식으로 전략을 구사하려는 감독에게는 데이터가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감독에게는 아군에 대한 정보, 적팀에 대한 정보가 모두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할까? 여기서 두번째 지식, 추론(deduction)이 개입한다.


축구는 애널리틱스를 늦게 받아들였지만, 애널리틱스가 활용되는 분야는 확실히 증가하고 있다. 감독과 애널리스트들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유의미한 정보, 많은 정보를 확보하길 원한다. 정보는 매우 중요하며 정보를 등한시하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이제 수많은 구단이 애널리틱스를 조직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산업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장점들까지 전부 활용되고 있지는 않으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제 통계와 그에 대한 분석은 훈련, 스카우팅, 경기 전략에 모두 활용되고 있다. Opta 스포츠에서 근무하는 존 콜슨(John Coulson)은 이제 데이터와 전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이 산업이 나아갈 다음 단계라 주장한다.


"현장에서는 통계에 대해 강력한 저항을 하고 있습니다. 감독들은 자연스럽게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통계의 역할은 감독의 직관과 경험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을 보좌해주는 것이죠. 역동적인 스포츠인 축구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감독)이 통계 분석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그들의 신뢰를 얻는 것은 큰 도전입니다. 이제 데이터는 상당히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5~10년 내에 우리는 지금보다 더 깊이있는 분석을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야구와 농구에서 그랬듯이, 누군가 축구에서 데이터가 큰 이점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낸다면 그것은 즉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될 것입니다."


"비디오 분석도 지금처럼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데 10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은 선수들 플레이에 대한 피드백 자료, 스카우팅 자료로 활용되고 있죠. 메세지는 분명합니다. 초기에 비디오 분석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감독이 수행하는 하나의 사이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한층 발전된 데이터 분석은 전술 결정, 선수 영입에 실질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나아갈 다음 단계입니다. 물론 아직 굉장히 초기 수준에 위치해 있습니다."


숫자를 적극 활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주장은 언제나 동일하다. 축구는 숫자로 분석하기에 역동적, 유동적, 연속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아직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영원히 해결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그렇다. 축구는 유동적이다. 하지만 담는 병의 모양마다 달라지는 물(water)만큼은 아니다. 데이터 분석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 "오픈 플레이 vs 데드 볼, 슈팅 타입별 분류, 페널티킥, 골이 나오는 시간대, 홈 vs 원정, 평균적인 위치, 동점 상황일 때, 경기를 지고 있을 때, 경기를 이기고 있을 때" 처럼 우리는 굉장히 다양한 변형을 줄 수 있다. 축구 경기를 분석하려는 레이스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경기하는 방식, 선수 가치 평가에 대한 통찰력을 갖습니다. 성간과 성운 그리고 파이프라인, 고속도로교통망 같이 역동적인 변화를 가져가는 사항들도물리학자와 기술자들이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다. 축구도 결코 못할 것은 아니다. 


모든 지식을 적용하기 전에 우리는 한가지 전제 조건을 명심해야만 한다. 축구에 최고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골을 많이 넣는 것이 골을 적게 넣는 것보다 좋고 적게 실점하는 것이 많이 실점하는 것보다 좋다. 그것 뿐이다. 그 이상을 넘어서는 결코 쉽게 답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감독들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정 순간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든다. 그 전략이 롱볼 게임이 될 수도 있고 속공이 될 수도 있다. 아니면 볼 점유율을 통해 상대를 말라죽이는 방법일 수도 있다. 게릴라군은 자신들에게 적합한 전술을 선택해야 한다. 지안루카 비알리와 가브리엘레 마르코티는 이렇게 말했다. "전술을 해체하면 기본적으로 2가지 뼈대를 발견하게 된다. 첫째는 우리 팀의 단점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며 둘째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온 전술의 핵심이다."


전술(tactics)과 전략(strategy)은 다르다. 전략은 시즌 전체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다. 한편 전술은 개별 경기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와 관련있다. 전략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올바른 전술을 택해야 하고 그 전술은 자신과 상대 팀에 적합해야한다.



펀트(punt)가 아닌 4번째 공격(Fourth down)을 시도하라



애널리틱스를 의심하는 것 자체가 이미 축구계가 관습에 빠져있음을 보여준다. 축구에는 여전히 데이터 분석 없이 의사 결정하는 사항이 많으며 새로운 방법은 적어도 초기에는 배척당한다. 피치 밖에서 축구는 이렇게 빅데이터와 싸우고 있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치열한 무대인 전쟁과 스포츠에서 표준적인 방식을 따라야한다는 것 자체가 좀 이상하다. 말콤 글레드웰(Malcom Galdwell)은 <New Yorker> 사설에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이렇게 펼쳐나간다.


<다윗은 골리앗과 싸우기 위해 쇠사슬 갑옷을 입고 황동 투구를 썼으며 검을 집어들었다. 다윗이 검을 선택했다는 것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골리앗과 싸우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다윗은 "제대로 걸을 수도 없고 나는 이러한 무장에 익숙하지 않아" 라고 생각해 무장을 해체한 후 5개의 돌멩이를 집어들었다. 언더독이 자신의 약점을 인지한 상황에서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대결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골리앗의 방식으로 싸운다면, 골리앗이 이길 뿐이다.>


글레드웰은 이것이 단지 성경 속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약자가 강자를 상대하는 상황에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다윗이 골리앗과의 대결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혁신적이고 예측하지 못할 방법을 쓰는 것이다. 글레드웰이 주장했듯이,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방법은 '사회가 몸서치리는 것'을 시행하는 것이다. 즉 사회에는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에 대한 관습이 있고 그 관습에 도전해야만 한다. 물론 승리하기 위해 다윗(약팀)은 골리앗(강팀)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2010/2011시즌의 반란군 위건은 다윗의 카테고리에 포함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마르티네즈를 영웅대접하고 있지만 그가 유일한 존재는 결코 아니다. 마르티네즈는 자신이 보유한 스쿼드의 가치를 발견할 줄 아는 감독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감독들은 축구계의 만연한 지식에 도전했고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해내 축구를 바꿔왔다. 혁신은 주로 기대만큼 승리하지 못하는 팀, 잘 이기지 못하는 팀에서 시작되었다. 강팀은 (적극적으로) 혁신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면 혁신하지 않을 경우 죽는 것은 약팀 뿐이기 때문이다. 약팀을 지도하는 감독들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야만 했다. 그러지 않을 경우 자신의 고용 안정성이 흔들린다.


허버트 채프먼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W-M 시스템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게 7:0으로 패배한 이후 만들어졌다. 카테나치오, 지역 방어, 롱볼 게임 모두가 마찬가지다. 모두들 기존의 관습에 맞서 싸우기 위해, 상대를 놀라게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심도있게 알며 새로운 것을 알고 있다면, 약팀도 강팀을 잡을 수 있다. 재능, 고된 훈련을 떠나서 혁신이 성공의 핵심적인 요소인 것이다. 성경 속 다윗처럼 리스크를 두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사항이 아니다. 글레드웰은 이렇게 말한다.


"외부인이 기존의 방식에 도전하는 것은 내부자들의 반발을 불러온다. 반란군은 규칙에 도전해야 하는데 그 규칙을 만든 사람이 바로 골리앗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골리앗이 그러한 사회적 규칙을 만들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골리앗의 규칙으로 싸울 때 골리앗이 이기기 때문이다. 다윗이 골리앗의 방식으로 덤빈다면 다윗은 필히 패배한다. 관습적인 방법으로 싸우다 졌기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비판을 받지도 않을 것이며 감동적인 추모사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윗이 돌멩이를 던진 것처럼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싸우다 패배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장례식에는 어느 누구도 오지 않을 것이며 그 방식에 대한 맹렬한 비판만 가해질 것이다."


누구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축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축구계 주류로부터 큰 반발을 살 것이다. 우리는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다른 형태의 축구(other football)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케빈 캘리(Kevin Kelley)는 플라스키 아카데미의 미식축구팀 감독이다. 캘리의 업적은 아주 뛰어나지만 미식축구계 사람들은 그가 비정상적인 사람이라 말한다. 캘리는 미식축구에서 시행되는 몇가지 관습적인 행동이 나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와반대로 시행했다. 캘리는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기존의 관습대로 행동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관습은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상대 진영으로 펀트(punt)하는 것이다. 미식축구에서는 매소유권 상황마다 공을 앞으로 보낼 수 있는 4차례 기회가 주어진다. 만약 10야드 전진을 해낼 경우, 점유권이 유지되어 또 한 번 4차례 기회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런데 3차례 시도 끝에 10야드를 전진하지 못할 경우, 마지막 기회에서 4번째 시도를 할지, 펀트를 통해 상대에게 점유권을 내줄지 결정해야 한다. 상대 진영으로 공을 차서 소유권을 잃게 되지만, 적어도 펀트를 통해 상대팀을 상대진영 깊숙한 지점까지 밀어낼 수 있다.


일반적인 통념은 이렇다 : 4번째 공격을 시도하다가 소유권을 내주는 것보다 가능한 공을 멀리 차서 상대팀을 최대한 밀어내는 것이 낫다. 만약 상대 골라인까지 거리가 멀지 않다면, 포스트 사이로 공을 차넣는 필드골을 시도할 것이다. 터치다운이 6점, 필드골이 3점에 불과하더라도 그 상황에서 필드골을 시도할 것이다.


2006년 캘리포니아 대학의 데이비드 로머(David Romer)는 과연 이러한 시도가 올바른 결정인지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 결과 로머는 펀트 혹은 필드골이 사실 나쁜 결정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팀은 여전히 그 방식을 선택한다.


사실 로머는 NFL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그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은 전통적인 경제 관념(기업이 언제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결정을 내리는가?)이다. 2006년 로머는 <정말로 기업은 이익을 극대화 하는가?, 미식 축구로부터 얻은 증거들> 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로머는 4번째 공격 기회에서 펀트가 아닌 공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주장을 따르는 팀은 없었다. 명백하게도 미식축구 팀들은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지 않았다.


캘리는 전통적인 관습을 거스르는 방법으로 큰 효과를 봤다. 그러나 로머와 캘리처럼 데이터에 기반한 방식을 사용할 경우, 팬들과 펀딧들은 그 방식을 강하게 비판할 것이다. 2009년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NFL 경기에서 빌 벨리칙(Bill Belichick)이 4번째 공격을 시도했던 것은 아주 유명한 일화이다. 영화 <21>과 책 <Bring Down the House>로 유명해진 블랙잭 선수 제프 마(Jeff Ma)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묘사한다.


"벨리칙이 이끄는 패트리어츠는 6점이 앞선 상황이었다. 경기는 2분이 남아있었고 패트리어츠는 28야드 라인에서 다음 공격권 획득까지 2야드를 남긴 상태로 4번째 시도를 앞두고 있었다. 대다수 구단은 이 상황에서 펀트를 시도하지만 패트리어츠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28야드 지점에서 4번째 공격을 시도해 2야드 전진에 성공할 확률은 60%이다. 만약 성공할 경우 경기를 아주 효과적으로 끝낼 수 있었을 것이다. 28야드 지점에서 펀트를 시도할 경우, 평균적으로 38야드 더 상대를 밀어낼 수 있다. 따라서 펀트로 상대를 38야드 더 밀어내는 것은 공격의 60% 성공 확률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만 했다."


"통계 수치들은 벨리칙의 결정을 뒷받침했지만, 나는 이것이 직관에 반하는 결정이 사실 매우 간단한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38야드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서 성공 확률 60%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가치있는 결정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패트리어츠의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다. 공은 콜츠에게 넘어갔고 콜츠는 경기 13초를 남기고 근거리에서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벨리칙은 '옳다고 생각되는 것'을 하지 않았단 이유로 수많은 질타를 받아야 했다. 그는 옳은 결정을 내렸다. 단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옳은 결정을 충분히 많이 시행한다면, 결국 확률은 당신의 것이 된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패배를 앞둔 상황에서 끝까지 비관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일반적인 방식으로 패배했다면 그 실패는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아무도 비판하지 않을 것이다. 축구에서 동일하게 코너킥 실점을 허용해도 맨투맨 방어를 지시한 감독은 새로운 형태의 지역방어를 도입한 감독보다 욕을 덜 먹는다. 어떤 면에서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것이 감독의 안정성을 보장해준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는 감독에게 새로운 방법이자 더 옳은 방법을 제안한다.


데이터는 실생활에 스며들었고 축구도 마찬가지다. 감독, 팬, 선수들을 포함한 모두가 지금까지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틀릴 수 있다는걸 데이터가 이야기한다. 진보적 성향의 감독은 각자의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데이터는 자신의 팀에 대해 알게 해주고 마찬가지로 상대팀에 대해서도 알게 해준다.


축구에는 100% 승리 공식이 없다. 매주, 매경기 접근법을 수정해야 한다. 감독들은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들, 팀, 상대팀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승리 가능성을 높여야하고 감독은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사용해야 한다. 데이터는 혁신적인 감독들의 새로운 시도를 도와줄 것이며 숫자의 게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싸우기 위해 '자신을 알고 상대를 아는 것'이 축구에서 처음 시작된건 아니다. 이것은 중국의 고대 철학에서 시작되어 이미 많은 감독들이 관심을 가진 사항이다. 


"빅 필"이라 불렸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는 <손자병법>에 깊은 감명을 받은 감독 중 하나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스콜라리는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에게 손자병법 일부분을 선수들에게 복사하여 나누어줬다. 호나우지뉴가 얼마나 열심히 읽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스콜라리가 <손자병법>에서 지혜를 빌리고자 했던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이 챕터를 시작할 때 소개했던 문구 <지피지기백전불태> 처럼 말이다. 


가능한 많은 경기에서 승리하고싶은 감독들은 숫자에서 통찰력을 발견할 것이며 또한 그러한 시도들은 감독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것이다. 


슈팅을 예시로 들어보자. 슈팅을 많이 시도하는 것은 공격 생산성에 대해 측정할 수 있는 효율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슈팅 횟수 자체는 슈팅의 퀄리티와 연결되는 상황 조건을 이야기해주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훨씬 더 깊은 수준의 이해력이 필요하다.


애널리틱스는 피치 위에서 시행되는 움직임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알려준다. 롱볼이 크로스보다 더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는가? 자기 진영에서 시도하는 드리블은 어느 팀에게 더 손해일까? 4-4-2는 4-3-3보다 더 효율적인가? 어떤 조건에서 어떤 상대팀을 상대로 (포메이션이) 더 효율적인가? 숫자는 우리가 경기를 어떻게 펼쳤는지 스스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숫자는 감독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 그 전략을 위해 개별 경기에서 어떤 전술을 도입해야하는지 알려주지 못한다. 단순한 숫자만 가지고 점유율이 항상 옳은지, 역습이 좋은지, 마르티네즈처럼 중거리슛과 직접 프리킥에 의존하는 것이 좋은지 결론내릴 수 없다. 숫자는 진실을 담고 있지만, 그 숫자를 활용하는 설명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숫자가 감독의 업무를 대체할 순 없다. 애널리틱스는 결코 축구를 기계화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숫자는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통해 감독이 성공적인 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출처 : <The Numbers Game : Why Everything You Konw About Soccer Is Wrong, Chapter 7>




by David Sumpter


2015/2016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폴 포그바의 중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바로 아래 첨부되는 이미지를 한 번 봐야한다.





이것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번리를 상대로 0:0 무승부를 기록한 날의 패스 네트워크이다. 빨간 점은 선수를 나타내며 각 점의 위치는 선수들이 공을 주고받은 평균적인 위치를 의미한다. 각 점들을 연결한 회색 선은 2명의 선수 사이에서 성공한 패스의 횟수를 의미한다. 즉 선이 두꺼울수록 많은 패스를 주고받은 것이다. 가장 두꺼운 선은 바로 포그바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사이에서 시행된 패스다. 둘은 총 28차례 공을 주고받았으며 포그바가 즐라탄에게 패스한 횟수는 16회, 그 반대는 12회였다.


포그바의 지배력이 이 경기에서만 특출났던 것은 아니다. 아래는 헐 시티를 1:0으로 이겼을 때의 패스 네트워크다. 이 때 역시 마찬가지로 포그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패스 연결에 가장 많이 연관된 선수였다. 







이번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패배한 날의 패스 네트워크를 살펴보자. 왓포드에게 3:1로 패배한 날의 기록이다.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서는 평균적으로 800~1100회의 패스가 시행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패스 네트워크는 팀이 어떻게 경기를 펼치는가에 대해 시각화한 자료로 유의미하다 할 수 있다.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포그바가 굉장히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부터는 다른 구단의 패스 네트워크를 살펴보자. 아스날과 왓포드 경기에서 아스날의 패스 네트워크다.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차이는 2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 우선 아스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더 중앙 지향적이다. 둘째 아스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한 선수에게 집중되어있지 않다. 아스날의 패스는 팀 전체에 걸쳐 아주 골고루 분배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왓포드를 상대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둔 리버풀의 패스 네트워크를 살펴보자.





아스날과 마찬가지로 리버풀 역시 한 선수에게 집중하지 않는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팀 전체가 동등한 비중을 가지고 패스 연결에 참여하고 있다. 


수학을 사용하는 사회학자 토마스 그룬드 교수는 2006~2008년 사이의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대상으로 한 가지 연구를 진행했다. 그의 주장은 이러하다 : 일반적으로 선수들의 패스 네트워크가 불균형한 팀은 패스 네트워크가 균형잡힌 팀보다 성적이 낮다.


(패스 네트워크가 골고루 퍼진) 아스날과 리버풀은 왓포드에게 승리했지만 (평소 포그바에게 집중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왓포드에게 패배했다. 이미 앞선 글에서도 누누히 강조했지만 단 1경기 스코어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지 않아야 한다. 


다만 폴 포그바에게 과하게 의존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잠재적인' 약점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볼 수 있다. 왓포드 전에서 포그바는 총 98회 패스를 주고받았다. 한편 앙토니 마시알과 38분 경 그를 대신해 투입된 에슐리 영의 기록을 합쳐도 총 45회에 불과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인 포그바는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는데 감독과 동료 선수들도 그에게 마찬가지 수준의 기대를 하는 것 같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다수 경기에서, 특히 하위권을 상대하는 경기에서 포그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 플레이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연구 결과는 한 선수 혹은 소수에게 과하게 의존하는 팀이 평균적으로 나쁜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말한다. 어쩌면 지금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한 선수에게 과하게 의존하지 않는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이 결과 면에서 더 좋은 팀으로 보일 수 있던게 이러한 이유 아니었을까 싶기도 한다. 


cf)

패스 네트워크에서 사용하는 수학은 가중그래프(weighted graph)다. 선수를 표시하는 각 점은 그래프의 점에 해당하고 우리는 패스 횟수에 따라 선 두께에 가중치를 준다. 2012년 그룬드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서 구심성(C)은 이렇게 구해진다. 





개막 후 11번째 경기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평균적인 C값은 14.5%였다. 한편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C값은 10.1%와 10.3%이다. 


아스날은 우리가 자료로 활용한 왓포드 전에서 C값 10.0%를 기록했지만 11경기 평균값은 14.6%이다. 특히 아스날은 리버풀, 첼시와의 경기에서 C값이 아주 컸다.




출처 : https://www.nordicbet.com/en/blog/football/premier-league/pogba-ett-problem-for-man-united




by Michael Cox


만약 위르겐 클롭이 이끄는 리버풀이 프리미어 리그 우승에 성공할 경우, 지난 월요일에 있었던 머지사이드 더비 1:0 승리는 굉장히 중요한 순간으로 언급될 것이다. 머지사이드 더비는 챔피언 구단이 보이는 특징이 집약된 승리였다. 지역 라이벌의 홈구장에서 형편없는 경기, 기대 이하의 경기를 펼쳤음에도 뒤늦게 터진 골로 승리를 거뒀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수준높은 경기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이번 머지사이드 더비는 맥빠지는 경기였다. 선수들의 집중과 적극성은 뛰어난 경기지만 좋은 콤비네이션 플레이나 뛰어난 개인기량이 나온 장면은 드물었다. 사디오 마네와 로베르토 피르미누가 원투를 주고받으며 에버턴의 수비진을 교란한 것이 이 경기에서 유일하게 두드러진 장면이었다. 90분 경기에서 정말 좋았던 장면은 이것 하나 뿐이었다.


최근 프리미어 리그에서 머지사이드 더비같은 경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3~4시즌 전에는 수많은 구단이 '점유'에 집착했는데 지금은 그것이 '압박'으로 옮겨졌다. 리버풀과 토트넘의 압박은 살짝 다른 방식이지만 두 구단은 전방에서부터 상대의 공간을 쥐어짜내고 있으며 위르겐 클롭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그런 전술로 리버풀과 토트넘을 아주 경쟁력있는 팀으로 만들었다.


펩 과르디올라 역시 압박을 열렬히 지지하는 감독이며 안토니오 콩테의 경우는 압박의 강도에 있어서 다른 구단만큼 강하지 않으나 훨씬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시행하고 있다. 때때로 전술적 트렌드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는 아르센 벵거조차도 선수들에게 피치 높은 지역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하라고 주문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압박 그 자체만으로 문제될 사항은 없다. 뛰어난 팀으로 칭송받는 1970년대 네덜란드는 압박을 상당히 매력적으로 시행하는 팀이었다. 다만 오늘날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압박은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되었고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는 그 세대에서 가장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한 팀으로 칭송받고 있다. 그런데 그 때의 네덜란드와 바르셀로나가 기술적으로 상당히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압박은 그들이 선보인 강력한 무기였지만 그들이 최우선으로 추구했던 것은 점유율과 포지션의 자유로운 변경이었다. 네덜란드와 바르셀로나에게 압박은 2번째로 중요했던 전술적 요인이었다. 압박은 다시 공을 되찾아와 공 점유 상황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도구였다.


토트넘과 리버풀은 본질적으로 압박을 추구하는 팀이다. 지난 미들즈브러 원정에서 디보크 오리기가 기록한 골은 아주 멋진 팀골(team goal)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이 스스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것과 동등한 수준으로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는 플레이를 주 전술로 삼는다면 경기는 굉장히 단편적인 형태로 흘러갈 수 있다. 


구디슨 파크에서 있었던 경기는 아주 적절한 예시라 할 수 있다. 로날드 쿠만은 에버턴이 리버풀의 템포를 따라가야한다고 생각했고 선수들에게 최대한 타이트하게 붙으라 지시를 내렸다. 머지사이드 더비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퇴장 선수가 발생한 매치업이다. 그런 경기에서 전반전에 과격한 태클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후반전이 20분 남은 상황에 나왔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때까지 선수들은 상대가 공을 뺏어내기 위해 달려들 때 급한 마음으로 방향을 조준하지 않고 공을 차내기 급급했다. 공격 전개라기보단 클리어링에 가까운 처리였다.


에버턴은 공격 전개 과정에서 롱볼 전략에 의존했다.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서 싸울 때도 똑같은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만큼은 로멜루 루카쿠에게 단번에 넘겨 리버풀의 전방 압박을 우회했다고 볼 수 있다. 루카쿠는 낮게 찔러주는 공에 강점을 가진 선수지만 타깃맨처럼 활용되었고 미드필드 진영에서 질주하는 선수들에게 공을 연결해주는 단순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에버턴에서 유일하게 창조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바클리는 경기를 풀어나가는 임무가 아닌 루카쿠가 만들어주는 세컨 볼(second balls)을 따내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세컨 볼은 다시 한번 주요한 컨셉으로 재등장하게 되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세컨볼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감독은 샘 앨러다이스와 토니 퓰리스 뿐이었다. 아스날에게 2:1 승리를 거둔 이후, 펩 과르디올라는 빠르게 세컨 볼을 따낼 수 있는 트레이닝 세션을 만들어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지극히 평범하기 짝이없는 리그 경기 흐름에 맞춰 세컨 볼을 빠르게 따내는 훈련을 고안해내는 과르디올라는 정말이지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사고관을 지닌 전술가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최근 자신이 지도했던 티에리 앙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컨 볼 상황 혹은 그 이상으로 4번째 경합 상황까지 익숙해져야만 한다. 스페인과 바르셀로나에서는 이러한 사항에 포커스를 둔 적이 없었다. 스페인 무대 선수들은 스페인 축구 문화에 맞춰서 경기를 펼치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이 월드컵, 유로를 우승했으며 챔피언스 리그와 유로파 리그에서 스페인 구단이 많은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스페인 구단은 (전술적으로) 가장 발전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독일은 스페인보다 신체적인 특징을 강조한다. 하지만 잉글랜드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아마 첼시를 제외하고서는 다른 구단 모두가 키가 크고, 탄탄한 선수들을 기용한다. 이 문화에 적응해야하고 이 문화 속에서 결과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프리미어 리그는 바르셀로나를 따라하려는 구단으로 가득했다. 차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빌드업 플레이를 만들어가려는 구단이 많았다. 펩 과르디올라도 당시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의 그러한 시도를 간파했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티키-타카를 지루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지금 프리미어 리그는 너무나도 그와 반대 방향에 위치하고 있다. 하이-템포(high-tempo)와 압박 축구는 평정심과 기술적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을 때 완벽할 정도로 매력적인 축구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이 변질되어 흘리는 공을 두고 싸우는 경기가 되었을 때,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출처 : http://www.espnfc.co.uk/english-premier-league/23/blog/post/3024603/premier-league-teams-like-liverpool-and-tottenham-focus-on-pressing-but-there-are-drawbacks





by Martin Laurence


메수트 외질은 이번 주 최우선 비난 대상이었다. 2경기 연속으로 부진한 경기를 펼쳐도 큰 비난없이 넘어가는 선수들이 대다수지만 외질은 부진한 활약으로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아스날로 이적한 이후 사람들은 외질의 수비적 움직임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하지만 외질을 비난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아르센 벵거의 팀이 부진할 때마다 팬들과 펀딧은 가장 먼저 외질을 비판한다. 그만큼 외질이 아스날에 중요한 선수라는 말일 것이다. 벵거 역시 외질이 수비적인 포지션을 취하는 것에 약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외질은 파이널 서드에서 그것을 상쇄시킬만큼 득점기회를 만들어낸다. 만약 외질이 맨체스터 시티, 에버턴전처럼 2가지 모두를 하지 못할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외질은 올시즌 일반적으로 2가지 다 못하지 않는다. 


현재 외질의 어시스트 횟수는 외질의 능력을 고려했을 때 극히 평범한 수준이지만 알렉시스 산체스와 외질의 커넥션은 아스날이 보유한 가장 위력적인 무기라는건 부정할 수 없다. 본래 외질이 공을 넣어주고 산체스가 마무리 짓는 형태였지만 올시즌은 반대로 관계가 형성되었다. 외질은 5골을 기록 중인데 이 중 4개가 산체스의 어시스트였다. PL에서 이보다 더 생산적인 조합은 없다.


반대로 산체스의 12골 중에서 외질이 관여한 경우는 예전만 못하다. 산체스의 최대치를 뽑아내기 위해 외질이 희생되고 있다는 주장 역시 타당하지 못할 것이다. 둘은 아주 다른 유형의 선수이다. 산체스가 보여주는 불굴의 의지, 운동량, 투혼 때문에 외질의 천성적인 열의없는 모습이 부각될 뿐이다.






올시즌 외질은 그 어느 때보다 적은 태클 횟수를 기록 중이다. 경기당 태클 횟수가 0.7회인데 10회 이상 선발 출전한 공격형 미드필더23인 중에서 5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필리페 쿠티뉴, 델리 알리, 시오 월콧의 경기당 평균 태클 수는 1.4회이고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는 1.2회를 기록 중이다.


디미트리 파예는 외질과 비슷하게 플레이하고 있다. 파예는 경기당 태클 횟수가 0.4회에 불과하지만 외질처럼 수비적인 기여도 부족으로 주목을 받지 않는다. 외질보다 90분 기준 태클 수가 낮은 선수에 에당 아자르(0.5회)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아자르는 전혀 언론과 팬들의 공격을 받지 않는다. 여러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우선 아자르는 11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팀의 선수다. 아자르는 외질보다 더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고 상대 선수를 바람처럼 제끼는 모습으로 팬들의 용서를 구할 수 있다. 또한 첼시의 시스템 상 아자르는 아스날의 시스템에서 뛰는 외질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다. 그래서 외질은 아자르보다 수비적인 이슈로 더 집중포화를 당하게 된다.


그런데 태클보다 조금 더 넓은 범위로 살펴보자. 전방에서 공을 되찾아오는 횟수로 보면 외질은 충분히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다. 올시즌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외질이 공을 되찾아온 횟수는 16회로 알렉시스 산체스와 동일하다. 산체스의 출전 시간이 외질보다 더 많았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외질이 수비적인 기여도가 떨어진다고 비난하는 것은 꽤 가혹한 처사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산체스 & 외질보다 공을 많이 뺏어낸 선수가 아자르라는 것이다. 이들이 뛰는 위치를 고려했을 때, 전방에서 공을 뺏어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수비 통계량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디오 마네(15회), 케빈 데 브라이너(14회), 필리페 쿠티뉴와 라힘 스털링(11회) 모두 외질보다 아래에 위치해 있다. 월콧은 외질보다 2배 가까운 태클을 시도했지만 전방에서 공을 뺏어낸 횟수는 단 8차례에 불과했다. 외질이 잘하는 것을 하도록 내버려두기 위해서 측면에 위치한 선수들이 후방까지 내려오도록 벵거가 지시내렸을거라 추측해볼 수 있다.


벵거의 이러한 선택은 지난 주까지 잘 먹혀들었다. 하지만 상대에게 점유율을 내주는 빅경기에서는 이러한 전술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지난 주 시티는 아스날 상대로 6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때 외질은 팀에 도움보다 방해가되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이것은 이미  아스날의 주요 경기에서 수차례 발생한 문제점이다. 그런데 감독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주요 경기에서 아스날의 최고 이적료를 갱신한 외질을 뺄 경우, 벵거는 이 때 마저도 팬들과 펀딧의 엄청난 비판을 받을 것이다.


통계를 보면 외질의 수비 퍼포먼스에 대한 비판은 침소봉대하는 것이다. 물론 외질은 상대 선수를 열정적으로 쫓아다니지 않는다. 그러나 벵거의 시스템에서 그런 역할은 윙어가 담당하며 외질이 끊임없이 공을 피치 전방으로 보낼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는 여느 때처럼 그가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다. 외질은 유로2016에서 모든 경기를 소화했고 올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단 1경기 결장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전경기 선발 출전했다. 최근 2경기 부진은 단순한 피로 탓일 수도 있다.


산체스가 외질처럼 공을 차분하게 소유하고 쉬어가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상대 팀이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외질이 산체스처럼 죽을 듯이 달려드는 모습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외질이 자신의 특출난 장점을 다시 보여준다면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다시 사그라들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who-scored-blog/2016/dec/21/mesut-ozil-arsenal-defence-alexis-sanchez-arsene-we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