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 아르테타의 중거리 슈팅으로 아스날은 더 쉽게 이겼어야했던 경기에서 승리를 만들어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QPR전 멤버에서 단 1명만 변화를 주었고, 그 변화는 왼쪽 미드필더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한 아론 램지를 빼고 요시 베나윤을 투입하는 것이었다. 베나윤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해오는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이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다비드 실바를 기용하지 못했지만, 사미르 나스리를 비롯하여 제임스 밀너, 마리오 발로텔리, 세르히오 아게로가 기용되었다. 빅매치에서는 에딘 제코보다 마리오 발로텔리가 중용받고 있다. 그리고 마이카 리차즈가 벤치에 있고 파블로 사발레타가 선발기용 되었다.

 

아스날은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골대를 때리고, 완벽한 찬스를 놓치며, 동료의 슈팅을 막아버리며 승리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는 아스날이 훨씬 잘 풀어나갔다.

 

선발명단이 나왔을때 마리오 발로텔리(최전방)와 세르히오 아게로(쉐도우 스트라이커)가 투톱을 이루면서, 빅클럽과 경기에서 나섰던 4-4-2와 유사한 전술을 꺼내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만치니 감독은 아스날 미드필더들과의 대결을 염두하면서 조심스럽게 경기를 준비했다. 나스리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되었고, 제임스 밀너가 오른쪽 윙어로 그리고 마리오 발로텔리는 나폴리 원정에서 맡았던 것처럼 경기장 왼쪽에서 플레이했다.

 

미드필더 대결은 볼소유권을 놓고 펼친 대결 그 자체였다. 시티는 평균적으로 원정 경기에서 가장 높은 볼점유율을 가져가는 팀이고, 아스날은 홈경기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는팀이다.

 

아스날은 경기 시작과 함께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스날이 주로 사용하지 않는 전략인 크로스 공격이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마리오 발로텔리는 전방에 머무르면서 수비 가담하지 않았고, 바카리 사냐는 여유롭게 크로스를 시도할 수 있었다. (때로는 발로텔리가 수비가담을 했지만, 발로텔리의 태클은 무모했으며 차라리 수비가담 안하는게 나을 정도였다) 또한 아스날의 코너킥 공격도 날카로웠다.

 

 

야야 투레의 부상, 피사로의 투입




전반전의 변화는 야야 투레의 부상으로 인한 교체였다. 그리고 그 자리를 대체할 선수는 단연코 다비드 피사로였다. 피사로라면 손쉽게 야야 투레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둘은 다른 선수지만, 적어도 피사로는 투레의 역할을 담당할순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만치니 감독은 의문스러운 선택을 내렸는데, 바로 피사로를 3명의 미드필더 꼭짓점에 배치시켰다. 이러한 변화로 나스리가 오른쪽 미드필더로 자리가 변형되었고, 밀너(좌)와 배리(우)가 중앙 미드필더로 위치하게 되었다. 단순한 변화일지 모르겠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꽤나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피사로의 투입은 맨시티의 경기 컨트롤 능력을 향상시켜주었다. 피사로는 나스리에 비하여 동일한 위치에서의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더 깊숙히 내려와 맨시티의 공의 소유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플레이를 자처했다. 포지션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가져갔기 때문에 밀너와 배리가 더 전진하였다.

 

피사로가 뒤쪽으로 쳐져서 수비 뒷공간을 향한 롱패스를 시도했다. 아스날이 라인을 높였기 때문에 뒷공간이 발생하게 되었고 보이치에흐 슈체즈니는 공을 처리하려고 전진해야했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는 선수들이 선호하는 포지션에 선수를 배치시키지않은 상태가 되어버렸다. 나스리는 오른쪽이 아닌 중앙을 선호한다. 세르히오 아게로는 원톱이 아닌 공격수 파트너와 함께 뛰기를 원한다. 마리오 발로텔리는 왼쪽이 아니라 최전방을 원한다. 다비드 피사로는 깊은 위치에서 뛰기를 원하는 선수이며, 제임스 밀너는 공격적인 역할을 선호한다. 그리고 가레스 배리는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서도 왼쪽에 배치되는걸 선호하는 선수이다.

 

배리를 중앙 미드필더 오른쪽에 배치시킨 이유는 토마스 로시츠키와 요시 베나윤의 침투를 막고자한 의도였을 것이다. 시티는 반대측면보다 그쪽을 타이트하게 방어해야했다. 반대편인 오른쪽은 시오 월콧이 전방에 머물러있어서 수비는 가엘 클리쉬로 충분했다.

 

 

후반전





만치니 감독은 후반전에 변화를 주었다. 다비드 피사로를 깊숙히 내리고, 배리를 왼쪽으로 밀너를 오른쪽으로 배치시키면서 그들의 선호 포지션으로 변화를 주었다. 밀너와 배리는 상대를 방어하는 역할에 치중했다. 이들은 전진하면서 깊숙히 내려앉은 알렉스 송과 미켈 아르테타를 압박하였고, 다비드 피사로에게 공간이 생기도록 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맨체스터 시티의 플레이가 성공적이였기에 전술 변화가 꽤나 잘 먹혀들었다고 볼수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시티를 수비적이게 만들었다. 피사로는 홀딩 미드필더로는 최선의 선택사항이 아니다. 그는 맹렬한 태클러이지만, 홀딩 미드필더를 소화하기에는 포지셔닝 능력이 좋지 못하며, 움직임이 많지도 않다. 아스날의 토마스 로시츠키는 그틈을 공략했고, 아스날은 득점기회를 만들어내는데 재미를 보았다.

 

피사로가 깊숙히 내려가면서 알렉스 송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겼다. 전반전에 알렉스 송은 수비적 역할을 우선으로 하면서 나스리와 피사로를 담당했다. 하지만 시티의 포메이션이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는 4-3-3 포메이션으로 변하면서 알렉스 송은 공격재능을 펼칠 기회를 부여받았다. 송은 이번에도 로빈 반 페르시를 향한 칩샷을 이용한 패스를 선보였고, 반 페르시는 이 기회에서 골대를 때려버렸다. 나중에 왼쪽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담당했고, 로시츠키와 송이 공을 잡기 시작하면서 아스날이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기 시작했다.

 

만치니 감독은 또 다시 변화를 줘야만 했는데 그는 나스리를 빼고 콜라로프를 투입하는 엉뚱한 교체를 시도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포메이션은 4-4-2 스럽게 변했고, 콜라로프와 밀너가 양쪽 측면을 담당하고 발로텔리와 아게로가 최전방에 위치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아게로를 테베즈와 교체시켰다.

 

하지만 이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기 위해서 잡아야할 위치는 미드필드였고, 미드필드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다비드 피사로는 전반전에 맨체스터 시티를 안정화시켰지만, 아르테타의 득점 장면에서 공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아르테타는 수비수 앞 공간에서 중거리 슈팅을 꽂아넣어버렸다.

 

 

결론

 

맨체스터 시티는 반드시 이겨야했던 경기였고, 굉장히 실망스러운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다. 에딘 제코는 기용되지 않았고, 카를로스 테베즈는 너무나 늦게 투입되었다. 이런 경기 운영으로는 만치니가 수비적 성향이 짙은 감독이라는 평판을 바꿀수가 없다.

 

만치니 감독은 제임스 밀너와 에딘 제코를 교체했다면 맨체스터 시티의 문제점이였던 중원의 문제가 더 심해졌을거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는 중원 대결에서 이긴 것도 아니였고, 상대에게 위협적인 공격을 시도하지도 못했다. 그들이 무엇을 추구했는지 알아내기 어려웠다.

 

아스날은 자신들의 평소 전술을 꺼내들었고, 경기가 끝날때까지 큰 틀을 유지시켰다. 아스날의 접근 방식은 평소와 같아서 흥미롭게 지켜볼만한 것이 없다.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재미를 봤던 베나윤의 투입은 성공적이었다) 아스날은 그들의 특징이 담겨있는 경기를 펼쳤고, 불분명한 전술을 꺼내들은 맨체스터 시티가 위치를 조정하는데 어려움이 많도록 만들었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4/09/arsenal-1-0-manchester-city-city-lose-the-midfield-battle-and-probably-the-title/

 

상대 진영을 지배하는 맨체스터 시티

Soccermatics 2016. 5. 27. 23:18 Posted by Seolskjaer



by David Sumpter


올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득점력은 대단하다. 시티는 홈에서 첼시를 상대로 3골을 넣었고 본머스에게는 5골, 뉴캐슬에게는 6골을 기록했다. 사방에서 상대팀을 옥죄는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력은 무자비하다고도 표현할 수 있다. 시티의 공격 전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상대팀 진영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아래는 웨스트 햄과의 경기에서 시티의 패스 네트워크를 나타낸 것이다.




실제로 맨체스터 시티가 많은 패스를 시도하고 그에 따라 여기서도 상당히 많은 선이 그려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각각의 선은 선수들 사이의 이어진 정도를 표시한 것이다. 바카리 사냐에서 헤수스 나바스를 향한 선은 사냐의 발에서 시도된 패스를 나바스가 받아내는 것을 표현한다. 직선의 출발점은 패스를 시도하는 순간 선수의 평균적인 포지션이고 직선의 마무리점은 공을 받는 선수의 평균적인 위치를 나타낸다. 위의 직선은 선수들 사이의 공이 연결된 횟수가 6회 이상인 경우만 나타낸 것이다. 그 이하로 공을 주고받은 경우는 완전히 제외된 것이다.


직선의 시작점과 끝점을 통해서 우리는 각 선수의 지역을 정의할 수 있다. 각각의 선을 통해서 n각형을 만들고 우리는 이 결과 색칠한 부분을 선수들이 플레이를 펼치는 실질적인 공간과 포메이션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파이널 서드를 지배하라


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위에 소개된 방식을 통해 우리는 선수들이 주로 활용하는 공간에 대해서 더욱 자세하게 이해를 할 수 있다. 알렉산더 콜라로프와 바카리 사냐는 사실상 윙어와 다름없고 특히 콜라로프같은 경우는 더 앞쪽에서 공을 받으며 케빈 데 브라이너와도 커넥션을 유지했다. 세르히오 아게로같은 경우는 어떤 선수에게도 6회 이상 공을 연결받지 못했고 자신 역시 동료에게 6회 이상 패스를 연결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이 집계에서 완전히 제외되었다. 플레이메이킹보다 골을 넣는 것에 집중하는 센터-포워드의 특성상 딱히 놀랄 것도 아니긴 하다. 케빈 데 브라이너는 골을 노릴 수 있는 지역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데 브라이너는 상대의 페널티박스 앞쪽에서 상당히 넓은 공간을 커버하고 있고 그만큼 그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시티는 웨스트 햄에게 패배했지만 그렇다고 공격쪽에서의 아이디어가 부재했던 것은 아니었다. 시티는 피치 넓은 범위에 걸쳐서 패스를 시도했고 경기를 장악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어느 정도로 경기를 장악했는지 지켜보기 위해서 웨스트 햄을 상대했던 팀들의 패스 네트워크를 차근차근 살펴보자.



다른 팀들은?


우선 아스날로 시작하자. 아스날은 개막전 홈경기에서 웨스트 햄에게 패배했다. 패스를 통한 선수들이 위치한 각 지역을 연결하는 것은 아스날이 늘상 해오던 것이지만, 이날만큼은 아스날이 그러지 못했다. 그러나 시즌이 진행되면서 아스날은 점차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노리치 시티는 업튼 파크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노리치는 공을 주로 중앙 수비수와 미드필더 지역에서 연결지었다. 윙어를 향한 연결, 공격형 미드필더를 향한 연결은 거의 없었다.






올시즌 본머스는 측면을 통해 굉장히 빠른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웨스트햄에게 4:3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나온 네트워크 그림은 아주 좋은 예시로 활용될 수 있다. 여기서도 측면에서 빠르게 공을 주고받는 본머스의 플레이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경기에서 본머스는 해트트릭을 기록한 센터-포워드 칼럼 윌슨에게 공을 보내려고 상당히 애를 썼었다. 윌슨에게 공을 보내려는 시도는 주로 맷 리치의 발에서 시작되었다.





아래 소개되는 레스터 시티는 웨스트 햄과의 경기에서 6회 이상 공을 연결한 횟수가 딱 2차례에 불과했다. 레스터는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꼭 공을 돌려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올시즌 현재까지 상대 지역에서 확고한 패스 네트워크를 구축한 팀은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날 뿐이다. 그래서 그 두 팀이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것일 수도 있다. 레스터 시티는 현재까지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이 팀은 패스 구조가 확립되어 있지 못하다. 수학으로 잘난척 하면서 레스터를 깎아내리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아래 보여지는 레스터 시티의 패스 네트워크처럼 불완전한 형태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탑4 경쟁을 지속할 수 있는 팀은 지금까지 찾아보기 어려웠다. 





출처 : http://www.fourfourtwo.com/features/tale-two-cities-manchester-occupy-space-and-leicester-lack-structure#:cqaFhdg3MCjACQ





카를로스 테베즈와 에딘 제코의 투입으로 맨체스터 시티가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빈센트 콤파니와 졸레온 레스콧이 모두 결장함에 따라 마이카 리차즈가 중앙 수비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여전히 빅매치에서는 제코보다 발로텔리가 더 우선적인 선택옵션이었고, 제임스 밀너를 대신하여 사미르 나스리가 투입되었다.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대행은 페르난도 토레스를 최전방 스트라이커, 하미레스를 오른쪽 윙어, 존 오비 미켈을 홀딩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첼시의 주장인 존 테리도 뛰지 못했다.

 

 

경기 초반의 싸움

 

첼시는 디 마테오 감독이 선호하는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하울 메이렐레스가 토레스를 보좌하며, 프랭크 램파드는 예상보다 훨씬 깊숙히 내려앉아 경기에 임했다. 이러한 전술은 측면에 위치한 선수들에게 공을 잃은 상황에서 미드필드 라인에 위치하도록 만든다.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도 마찬가지로 첼시 선수들에게 압박을 요구했으나, 4-3-3 포메이션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압박이 행해진다.)

 

파블로 사발레타가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면 후안 마타가 조금 더 시티의 수비진영 가까이 들어갔고 맨체스터 시티가 측면 플레이를 펼칠 경우에는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첼시의 폭을 좁게 만들었고, 이것들은 중요하게 작용했다. 하미레즈는 이렇게 복잡해진 상황이 아닐 때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이고, 상대를 쫓아다니는 것을 더 좋아하는 선수이다.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하미레즈 덕분에 가엘 클리쉬가 문제될 상황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티가 경기를 지배했으나, 득점에는 실패

 

시티는 전반전을 대체적으로 지배했다. 그리고 지배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서 득점이 필요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확실한 찬스를 만들어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고, 나스리의 골대 강타와 발로텔리가 맞이했던 기회는 피치 중앙에서 시작된 공격에서 나왔다.

 

두명의 측면 미드필더들도 중앙으로 이동해오면서 맨체스터 시티는 중앙에서 만들어가는 플레이를 중요시했다. 종종 공격수들이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기도 했지만, 시티의 중앙 미드필더들이 중앙에 모여있을때 공격수중 한명이 내려와 수적 우세를 이끌었다. 나스리&실바 그리고 아게로 또는 발로텔리와 램파드&미켈의 대결로 3명과 2명의 싸움이 벌어졌다.

 

야야 투레가 전진할 경우에는 더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하울 메이렐레스의 방어 대상은 니겔 데 용이었으나, 맨체스터 시티가 야야 투레의 전진을 더 활용하지 않았던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반대편 첼시의 공격진영을 살펴보면, 페르난도 토레스는 후안 마타와 번갈아가면서 마이카 리차즈를 상대했다. 가끔 마타와 자리를 바꾸기도 했다. 첼시에게 희망적인 부분이 있었다면, 메이렐레스가 데 용을 쉽게 제쳐낸다는 것이였다. 데 용은 야야 투레의 전진으로 인해 방어해야할 공간이 너무나 많았고, 이에 따라 상대 선수들을 잘 막아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메이렐레스의 마무리는 형편 없었다.





후반전

 

첼시는 후반전에 두가지 변화를 주었다. 메이렐레스를 빼면서 에시앙을 투입하여 램파드를 전진시켰다. 그리고 토레스를 대신하여 드록바가 투입되었다. 이는 아마도 첼시가 더 강한 압박을 마주쳤을때 더 오래도록 공을 점유하고자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맨체스터 시티의 대응만 남았다. 하프타임에 만치니 감독은 발로텔리를 빼고 가레스 배리를 투입하는 이해하기 힘든 교체를 결정했다. 아게로가 원톱으로 나서고 야야 투레가 그 뒤를 받치는 형식이며, 야야 투레의 공격 가담을 늘리려는 생각이였다. 그를 첼시가 쉽게 뚫리던 첼시의 수비라인 사이에 배치시키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바람대로 경기가 진행되지 않았다. 시티가 전반전만 못한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말은 아니다. 첼시의 행운의 득점을 통해 드러났던 것은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가 부족했다는 것이였다. 맨체스터 시티의 중앙 미드필더들이 너무나 많아져버린 상태였다.

 

 

중요했던 교체

 

만치니 감독은 불가피하게 공격수를 늘릴 수밖에 없었고, 이는 다시 야야 투레가 뒤로 빠지면서 이번에는 데 용이 아닌 배리와 중원을 책임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만치니 감독이 처음으로 꺼낸 카드는 바로 카를로스 테베즈였다. 전반전에 아게로와 발로텔리가 서로의 자리를 번갈아가면서 공격수로 뛰었다면, 테베즈는 라인 사이에서 공을 받아 움직이는 역할을 담당했고 그 역할을 굉장히 잘 수행했다. 야야 투레의 공격 본능은 상대의 골문을 향해 질주하는 것인데 이는 상대가 깊숙히 내려앉고 투레를 둘러쌓을 경우에 불가능해진다. 반면 테베즈는 볼 컨트롤 능력과 좁은 지역에서의 원터치 패스 능력으로 굉장히 유용한 능력을 선보였다. 테베즈는 첼시의 라인 사이에서 공간을 만들어내고, 맨체스터 시티의 흐름을 지속시켜줬다. 나스리와 실바는 테베즈가 있을때 더 공격하기 위해 전진하기 편해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 시티는 골을 만들어내질 못했다. 첼시가 굉장히 깊숙히 내려앉아버렸기 때문이다. 수비라인은 페널티 박스 정도에서 형성되고, 미드필드 라인은 하프라인을 넘어가질 않았다. 테베즈, 아게로, 나스리, 실바가 뛰어다녔지만 굉장히 복잡하게 되었다. 이제 맨체스터 시티에는 최전방에 정적인 공격수를 배치시켜 이런 선수들이 헤집고 다닐 공간을 만들어줘야만 했다. 실바를 대신하여 제코가 투입되었고 아게로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좌우가릴 것 없이 굉장히 위협적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들은 제코의 머리를 향해 크로스 공격도 시도했는데, 공격이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공격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이러면서 첼시의 수비는 힘들어하기 시작했고, 제코의 존재 덕분에 맨체스터 시티가 첫 득점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던 코너킥을 얻게 되었다. (직접적인 관여는 아니더라도, 그의 존재가 임팩트를 남긴 것이다.)

 

특히 제코와 테베즈는 역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선수들이였고, 테베즈의 인식 능력과 환상적 터치능력은 사미르 나스리의 역전골의 발판이 되었다.

 

 

결론

 

이것이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펼칠 수 있는 최상의 전술이라고 말하지는 말자. 그의 첫번째 선택은 완전한 오판이였고, 나머지 교체들은 너무나 당연한 선택들을 내린 것뿐이다. 대신 맨체스터 시티의 벤치 옵션이 너무나 좋다고 말하도록 하자. 제코와 테베즈는 팀에서의 자리가 확고한 선수들이 아닌데도, 그들은 이번 경기에서 완전히 다른 공격 옵션을 제공해준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맨체스터 시티가 굉장히 좋은 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힘들었던 경기에서 승리를 만들어냈다고 진부한 소리를 하는 것보단, 시티가 전술적인 유연성을 보여줬고 공격진영에서 다양한 공격 방식을 갖췄다고 말하는게 더 낫겠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3/21/manchester-city-chelsea-teve/



by Michael Cox


지난 9월 에미레이츠에서 있었던 두 팀의 대결에서 세르히오 아게로와 알렉시스 산체스 모두 득점에 성공하면서 아스날과 시티가 2:2 무승부를 기록했던 적이 있다. 에티하드에서 맞붙는 두번째 경기를 앞두고 두 선수가 저조한 활약을 보일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은 없다고 봐야한다. 그만큼 두 명의 남아메리카 출신 공격수들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현재 보는 사람을 흥겹게 만드는 공격수들이다.


특히 두 선수의 맹활약이 흥미를 이끄는 이유는 보통 남아메리카 계열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아메리카 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카를로스 테베즈인데 테베즈는 총 84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기록으로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득점 순위에서 38위 밖에 되지 않는다. 남아메리카 최고의 공격수가 케빈 데이비스나 루이 사하보다 뒤쳐져있다는 것이다. 보통 남아메리카 출신 선수들은 짧지만 굵은 활약을 펼치고 따뜻한 나라로 떠난다 : 테베즈, 파우스티노 아스프리야, 로케 산타 크루즈 그리고 루이스 수아레즈까지 그랬고 아니면 디에고 포를란이나 호비뉴처럼 좀처럼 잉글랜드에서 활약을 펼치지 못한 부류들도 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남아메리카가 유럽보다 더 좋은 공격수들을 배출하고 있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이번 여름에 그는 산체스를 데려왔었고 2013년에는 수아레즈와 곤잘로 이과인을 노렸었다.


"유럽 축구를 한번 훑어보고 스트라이커들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봐라. 다수가 남아메리카 출신 선수들이다. 아마도 유럽에서는 길거리 축구가 사라졌기 때문에 공격수가 남아메리카만 못하다고 난 생각한다. 길거리 축구에서는 10살 때 15살들과 경기를 펼치길 원한다. 그리고 나가서 자신이 충분히 좋은 기량을 갖췄음을 증명해보여야한다. 투쟁을 해야하고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공도 따내야한다. 이런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면 개인의 기술과 적극적인 호전성을 갖출 수 있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에선 이런 걸 찾아볼 수가 없다." 벵거 감독은 지난해 이러한 인터뷰를 남겼었다.


아게로와 산체스는 벵거 감독이 말하는 기술을 갖추면서도 호전적인 범주에 포함되는 선수들이다. 둘은 타고난 재능을 가진 테크니션이면서 파이터이다. 


사실 두 선수는 굉장히 다른 유형의 포워드다. 아게로는 엄청난 골잡이지만 스타일상 산체스보다 비교적 제약을 많이 받는다. 반대로 산체스는 전방에서 어디든 뛸 수 있는 상당한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높은 득점력은 거기에 추가되는 엄청난 옵션이다.


아게로는 아주 독특한 축구선수다. 그를 보면 볼수록 더욱 간결한 플레이를 선보이는 선수다. 완전한 골사냥꾼이며 팀의 빌드업 플레이에도 관여할 수 있는 기량을 지닌 선수다. 빠르고 움직임이 지능적이며 공을 잡으면 마음이 놓이는 그런 선수다. 또한 키가 큰 공격수 유형인 에딘 제코와 선발로 나서는 것을 선호하는 모습인데 자신처럼 기동성을 갖춘 공격수보다는 제코처럼 전방에서 버텨주고 자신은 그 뒷공간을 침투할 수 있게 만드는 유형을 선호하는 것 같다.


아게로가 위협적이기 위해서는 특정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다른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를 포지션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주거나 다른 동료 선수(주로 다비드 실바)가 지능적인 스루패스를 넣어주는 상황을 선호한다. 따라서 시티는 3명의 선수 제코, 실바, 아게로로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실바와 아게로만으로도 득점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아게로 이적 이래로 시티의 기본적인 포메이션 형태가 계속해서 유지된다는 것은 그만큼 아게로의 포지션 제약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물론 감독에 따른 성향의 차이가 있기에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변화는 시도되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4-4-2 포메이션이었고 두 명의 측면 플레이어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형식이었다.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이 만치니 감독을 대신하게 되었고 펠레그리니 감독을 선임할 당시 풋볼 디렉터인 치키 베기리스타인이 바르셀로나 스타일의 4-3-3을 추구하길 바란다는 입김을 불어넣었다는 뒷이야기가 있지만, 여전히 시티의 포메이션은 한결같다. 사실 맨체스터 시티가 쉽사리 포메이션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아게로가 다른 포메이션에서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4-3-3에서 홀로 스트라이커를 담당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며 측면 공격수로 뛰는 것도 선호하지 않는다.


4-4-2를 대신할 유일한 대안은 아게로가 최전방에 위치하고 실바 혹은 다른 플레이메이커가 후방에서 아게로를 받쳐주는 4-2-3-1 포메이션이다. 2014-2015시즌에 시티가 토트넘을 상대할 때와 아스날을 상대할 때 4-2-3-1을 선택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게로는 다른 스트라이커와 같이 경기를 뛰는 상황을 선호한다. "저는 커리어의 대다수 시간을 또 다른 스트라이커의 후방에서 뛰어왔습니다. 그러나 서로 파트너쉽을 형성하기 위해서 동료 스트라이커와 완전히 거리를 두지 않고 가까이서 플레이 했었지요. 저는 다른 한 명의 스트라이커보다 뒤에 위치하는 것이 저에게 가장 적합한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게로는 포포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었다.


반면 산체스는 그에게 최적화된 포지션이 어디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금까지 아스날에서 4가지 포지션을 소화했고 - 최전방, 10번 역할, 오른쪽 윙포워드, 왼쪽 윙포워드 - 거기에 빌드업 플레이에도 참여한다. 수비수 뒷공간을 향해 침투하고 아게로보다 더 많은 드리블과 더 위협적인 창조자 역할까지 수행한다. 거기에 산체스의 수비 가담은 상당한 수준이기도 하다.


산체스는 선수 생활을 이어오면서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향상시켰다. 역습 위주의 팀이었던 우디네세에서는 전형적인 10번 역할에 특화되었지만 점유율 축구를 바탕으로하는 바르셀로나에서 측면 포워드로 뛰었다. 강한 압박을 시도하는 칠레에서는 가짜 9번 역할을 맡았다. 3가지 다른 유형의 팀에서 3가지 다른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산체스는 결코 한가지 유형의 선수로 분류될 수 없는 선수다. 그만큼 산체스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올라운더 공격수로서 최강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4-2-3-1 포메이션에서 산체스는 2선부터 최전방까지 다 소화할 수 있다. 그럴 능력을 갖춘 선수는 얼마 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게로는 산체스보다 2가지 부분에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아게로의 가속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산체스의 가속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아게로는 자신의 빠른 가속력을 완벽한 이점으로 삼아 플레이하고 있다. 아게로의 경기 스타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골을 위한 킥을 시도하기 이전에 아게로가 생각보다 많은 볼터치를 기록한다는 점이다. 아게로의 볼컨트롤이 형편없어서 그런 것은 결코 아니고 공을 상대 진영으로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두길 바라는 것이며 빠른 발로 충분히 상대 수비수를 제껴낼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나오는 플레이인 것이다.


그리고 아게로는 산체스보다 더욱 철저한 피니셔이다. 아게로는 산체스보다 양발을 더욱 잘 활용할 줄 안다. 2014-2015시즌 아게로는 오른발로 50번의 슈팅을 시도했고 왼발로 21번, 머리로 5번의 슈팅을 기록했다. 그러나 산체스는 오른발로 55번의 슈팅, 머리로는 8번의 슈팅을 기록했다. 여기까지는 비슷한데 왼발로 슈팅한 횟수가 단 1번에 불과하다. 여기서 현격한 차이가 드러난다. 그러므로 아게로가 산체스보다 더욱 다양한 위치와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2013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아게로가 기록한 멋진 골을 회상해보자. 사미르 나스리의 패스를 받기위해 침투한 아게로는 첫번째 터치를 굉장히 정적인 움직임으로 코너 상단을 향한 강한 슈팅으로 연결시켰다. 페트르 체흐조차 아게로의 슈팅에 깜짝 놀란 골이었다. 이런 부류의 득점은 산체스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골이다. 아마 비슷한 상황에서의 산체스라면 산체스는 오른발로 슈팅을 할 찬스를 잡기 위해서 조금 더 시간을 끌었을 것이고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는 슈팅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사실 아게로에 견줄만한 공격수는 없다고 봐야한다. 이번 2014-2015시즌에 그가 보여주고 있는 리그 16경기 14골이라는 득점 기록 역시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아게로에게는 산체스만큼의 올라운더 성향이나 디에고 코스타의 파워가 없지만 그만큼 프리미어리그에서 골을 잘 넣어줄 수 있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다가오는 리그 경기에서 두 선수가 펼칠 두번째 대결 역시 굉장히 흥미진진할 것이다. 최근 프리미어리그는 진정한 슈퍼스타들을 계속해서 잃어버렸었다. P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던 가레스 베일과 루이스 수아레즈가 모두 수상과 동시에 라 리가로 떠나버렸고 이제는 그런 슈퍼스타 역할을 아게로와 산체스가 이어받았다. 이번 경기는 두 선수 중 누가 더 최고인가? 에 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결일 것이다.





출처 : http://www.espnfc.co.uk/blog/tactics-and-analysis/67/post/2245025/sergio-aguero-and-alexis-sanchez-are-dominating-the-premier-league-in-very-different-ways

역습 vs 역습을 대비

The Question 2016. 5. 26. 11:28 Posted by Seolskjaer

 

 

by Jonathan Wilson


원문은 2014년 10월 1일에 작성되었습니다.


로마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장면 중 로마의 득점 장면에서 한 번 정지해보자. AS로마의 라자 나잉골란에게 공이 도달하는 순간, 시티의 문제점은 너무나 분명했다. 백4라인이 마치 전형적인 커피 접시처럼 풀백은 센터백들보다 살짝 앞선에 있었고 한 명의 센터백이 있어야할 곳에는 수비수가 없었으며 그곳을 향해 프란체스코 토티가 달려들어가고 있었다. 빈센트 콤파니는 마르틴 데미첼리스보다 약 10야드 정도 앞서있었는데 나잉골란에게 다가가서 수비하려했던 것 같다. 그러나 공을 원터치로 처리한 나잉골란에게 결코 충분히 다다를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실점 장면에서 콤파니의 필요 이상의 행동을 비판할 수 있다. 종종 콤파니는 공을 따낼 수 없을만한 상황임에도 과도하게 전진해서 방어하려는 습성으로 팀을 위기에 몰아넣곤 한다. 그러나 앞으로 뛰쳐나간 콤파니의 의중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나잉골란이 원터치로 바로 토티에게 패스를 했기에 득점이 나왔던 것 뿐이지, 만약 나잉골란이 최소 1번의 터치를 기록했다면 콤파니가 나잉골란에게 다가가 압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분명 생겼을 것이다. 그러면 압박을 받게 되는 나잉골란은 로마 진영으로 패스를 보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던져야할 의문점은 다른 곳에 있다. 왜 콤파니는 나잉골란을 막기 위해서 전진할 수 밖에 없었고 나잉골란은 오트마르 히츠벨트 감독이 '위험 지역'(페널티 박스 바깥에서부터 10~30야드 떨어진 지점이며 수많은 골의 시발점이 되는 구역)이라 불렀던 곳에서 어찌 이렇게 자유롭게 위치해있던 것일까? 콤파니가 전진할 수 밖에 없던 것은 시티의 2명의 중앙 미드필더였던 페르난지뉴와 야야 투레가 적어도 나잉골란보다 최소 10야드 정도 더 로마 진영에 있었기 때문이다.


역습이 위력적인 공격 전술이라는 것은 이제 전혀 새삼스럽지 않게 여겨진다. UEFA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2014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총 61골이 역습을 통해 나왔고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나온 득점의 23%에 해당한다. 레알 마드리드 득점의 약 1/3에 해당하는 13골 정도가 역습으로 나왔다.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역습 루트는 상대 지역에서 공을 뺏어낸 이후 F1 차량처럼 달려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에게 공을 빠르게 건네주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7골이 이처럼 공을 뺏어내고 단 한 번의 패스 그리고 선수 개인의 질주라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 만들어졌다.


마드리드가 준결승에서 바이언을 어떻게 압도했는지를 기억해보자. 그리고 2013-2014시즌 결승전에서 나온 가레스 베일의 득점 장면을 다시 기억해보자.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뤄내는데 역습은 아주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제 역습은 더욱 짜임새있고 면밀하게 시행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공격수를 향해 롱볼을 건네는 것이 역습이 아닙니다. 역습 전술은 보다 정교하게 구상되어져야만 하고 공을 들인 역습 전술은 보다 더 많은 골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카를로 안첼로티가 말한다.


안첼로티의 주장과 달리 UEFA 기술보고서는 2013-2014시즌 역습에 의한 득점 수(61골)이 2012-2013시즌의 79골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2012-2013시즌에는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나온 득점의 27%가 역습이라고한다. 2013-2014시즌은 23%이니까 득점에서 역습이 차지하는 비중이 떨어진 것이 맞다. 2005-2006시즌 역습에 의한 득점이 차지하는 비중인 40%에 비해 많이 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분명하다 : 역습은 하나의 공격 형태로서 효율성이 낮아지고 있다.


역습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나의 주장은 Opta가 지난 5시즌의 자료를 분석한 자료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Opta는 '빠른 역습(fast breaks)'라는 용어를 하나 정의하고 시작했다. 이 용어의 정의는 이러하다. -공격하는 팀이 자신의 진영에서 빠른 속도로 공격을 시작하며 동시에 상대의 수비 구조가 아직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이전의 상태이어야한다.- Opta에서 정의를 내린 빠른 역습의 비중도 시즌이 지날수록 떨어지고 있다. 2010-2011시즌 8.5%에서 2011-2012시즌 7.8%로 2012-2013시즌 7.3%, 2013-2014시즌은 6.4%로 떨어졌다.


2004년 조세 무리뉴가 첼시 지휘봉을 처음 잡았을 때, 그는 4가지를 중점 사안으로 두고 훈련에 임한다고 말했다 : 공격 상황, 수비 상황,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상황,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는 상황. 무리뉴가 이끌던 첼시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가장 마지막 사항을 종종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때가 많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는 것은 우리가 쉽사리 알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빠르게 수비 구조가 형성되면 상대는 역습을 시도조차 못하게 된다. 결국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알아내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물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진짜 강팀들은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는 능력을 점차 향상시키고 있다.


정말로 압박은 정말 역습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능동적인 방법인 것일까? 현재 브뢴비의 수석코치이자 펩 과르디올라 전술 구상의 후미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알버트 세팔라스(Albert Cepallas)는 사이먼 쿠퍼(The Blizzard 기자)와의 인터뷰를통해 바르셀로나가 점유율을 잃은 상황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즉각적으로 반응하는지 알려준다. 바르셀로나는 상대가 공을 태클이나 가로채기 동작을 통해 공을 뺏어내는 순간이 그 선수의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이라 생각하며 그 때 공을 가장 뺏어내기 쉽다고 추론한다. 공을 뺏어낸 선수는 공을 뺏어내는데 집중하게 되고 실제로 공을 뺏기 위해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이제 그 선수는 (공이 없이) 피치 전반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공을 가진 상황으로 전환된다. 그 짧은 시간 사이에는 그 선수의 머릿속에 분명한 패스길이 드러나지 않는다. 


2~3명의 선수가 불과 몇m 뒤에서 패스길목을 차단해주고 공을 빼앗긴 선수 본인이 바로 다시 공을 뺏어내는 것은 가장 이상적이다. 혹은 후방에 위치해준 선수들이 공을 가진 선수가 첫번째로 압박을 가하는 선수를 제치는 그 순간 바로 달려들면 된다. "극소수의 팀만 강한 압박 속에서 개인의 기량으로 압박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과르디올라는 그걸 굉장히 잘 알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바르샤의 경기 스타일도 극도로 (타 클럽들이) 수행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공을 점유한 상황에서 빠르게 수비로 전환하기 위해선 전술적 이해도가 높은 선수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선수들은 지속적으로 감독의 지시사항을 수행할 수 있는 체력적 조건도 갖춰야 합니다." 2011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에게 패배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당시 수석코치였던 르네 뮬레스틴(Rene Meulensteen)이 말한다. 


그렇다면 즉각적으로 공 소유권이 회복되지 못한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5초 후면 바르샤는 이미 후퇴하여 조밀한 대형을 형성해낸다. 아리고 사키가 80년대 후반 밀란에서 새로운 지평을 남겼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최전방부터 후방까지 상당히 폭이 좁아지고 상대팀은 그 사이로 공을 보낼 수 없게 된다.


바르셀로나만 유일하게 이러한 플레이를 구사한 것이 아니다. 과거 스코틀랜드의 하이버니안을 이끌었던 존 콜린스 감독처럼 선수들이 혼란스러운 경기장에서 어떻게 5초안에 그런 계산을 하고 있을 수 있냐고 의문을 품었던 지도자들도 실제로 선수들이 그러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선수들은 언제 압박을 시도해야하는지, 언제 후퇴해야하는지, 상대가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죽여놓는지를 계산하고 있었고 이러한 움직임은 현대에 이르러서 더욱 정교해진 것 뿐이다.


상대의 역습을 막아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한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자신의 진영에 확실히 박아두고 두명의 센터백 앞에서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팀은 자연스럽게 이러한 이점을 보게 된다. 만약 시티가 3명의 중앙 미드필더들 -야야 투레, 페르난지뉴, 페르난두- 을 전부 기용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한다면 그들은 나잉골란이 보여준 움직임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경써야한다. 한 명이 후방에 남아있거나 아니면 전반적인 라인 사이의 간격을 좁히거나해야한다. 지난 2013-2014시즌 막바지에 시티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Opta의 기록을 통해본 시티의 문제점은 분명하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전체 득점의 6%, 프리미어 리그 전체 득점의 5%가 앞에서 정의했던 '빠른 역습'에 의해 나온 골이었다. 그러나 모든 대회를 통틀어 빠른 역습으로 맨체스터 시티가 내준 실점은 시즌 전체실점의 14%에 해당한다. 점점 더 많은 클럽들이 공 점유를 통해 경기를 지배하고 있고 그에 따라 실점도 역습으로 인한 실점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시티의 수치는 너무하다. 2014-2015시즌에도 벌써 7골을 내줬는데 2골이 빠른 역습으로 내준 실점이다.


공수 전환은 현대 축구의 경기 진행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유럽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빠른 공수 전환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져가고 있다. 최고의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을 구분하는 것은 역습이 아니라 역습에 대응하는 움직임이다. 상대가 역습하려는 것을 못하게 막아야 한다. 시티가 로마전에서 하지 못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sport/blog/2014/oct/01/the-question-counter-counter-important-counterattack  

 

 

 

by Gary Neville


169번째 맨체스터 더비를 치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스쿼드의 가치를 합산하면 무려 £732m 이라는 무시무시한 크기 숫자가 등장한다. 그러나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 내가 선택할 올해의 팀 명단에 들어갈만한 선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보통 이쯤되면 PFA 올해의 선수상, 올해의 팀을 선정하는 투표 용지가 각 팀의 드레싱룸을 돌아다니게 된다. 두 팀 선수들 중에서 올해의 팀에 선정될만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골키퍼인 다비드 데 헤아 뿐이라는 사실은 두 맨체스터 클럽이 최근들어서 굉장히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기도 하다.


웨인 루니는 괜찮게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해리 케인과 디에고 코스타를 넘기에는 부족하다. 마루앙 펠라이니, 후안 마타의 발전과 마르코스 로호의 탄탄한 수비는 내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에당 아자르, 네마냐 마티치, 존 테리에 비해서는 부족하다. 시티 선수들 중에서는 조 하트를 제외하고 자신들만의 기준에 걸맞는 활약을 펼친 선수가 없다시피하다. 1989-1990시즌 이후로 PFA 올해의 팀에 유나이티드 혹은 시티 선수가 포함되지 않았던 적이 없으며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아마 다비드 데 헤아가 이름을 올릴 것이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있을 예정인 169번째 맨체스터 더비는 PFA 올해의 팀에 선정될만한 선수가 오직 다비드 데 헤아 1명 뿐이라는 혹독한 현실을 마주한 채 펼쳐질 것이다. 나에게 이번 대결은 마치 반쪽짜리 더비 경기처럼 느껴진다.


루이 반 할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최근 자신감 넘치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자신의 팀에 대해서 굉장히 비관적인 태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3주간의 경기력 특히 토트넘, 리버풀전 승리로 인해 최근에는 굉장히 긍정적인 시선으로 팀을 바라보고 있다.


고령화된 맨체스터 시티의 최근 상황은 유나이티드와 완전히 반대다. 전술적으로나 선수 개개인으로 보나 굉장히 커다란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분명히 우리의 기대치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는 다가오는 맨체스터 더비보다 올 여름 두 팀의 영입 전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물론 시티는 활발한 선수 영입을 위해서 UEFA의 FFP룰 규제를 기꺼이 감수해야한다. 더불어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날과 선수 영입 경쟁을 펼쳐야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시티가 다음 시즌에 즉시 타이틀 레이스를 펼칠 수 있는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현재 탑4에 위치한 클럽들이 가레스 베일, 모르강 슈네들랭, 폴 포그바, 마츠 후멜스 중 일부를 영입할 수 있다면, 그 팀은 다음 시즌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노릴 수 있는 가장 유리한 고지를 즉시 선점할 것이다. 이번 여름에도 최고의 선수를 모셔오기 위한 탑4 클럽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선수 영입 경쟁이 단순히 돈이 아닌 궁극적으로 피치 위에서의 모습도 일부 포함하게 된다면 시티가 다른 클럽들 제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맨체스터 시티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상당한 이적료와 상당한 주급을 카를로스 테베즈, 야야 투레, 세르히오 아게로, 사미르 나스리같은 선수들에게 주기 시작하면서 선수를 영입하는 상황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나스리가 아스날을 떠나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하던 2011년 여름,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나스리에게 제시했던 금액은 유나이티드를 포함한 라이벌 팀들에게는 나스리라는 선수에게 그 이상을 지급할 수 없던 수준의 금액이었다.


2010년 맨체스터 시티가 나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리그 컵 준결승에서 간발의 차이로 패배했을 때, 당시 올드 트래포드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우리와 맨체스터 시티의 격차가 이제는 그렇게 크지 않고 조만간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시티는 2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국내에서 컵대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티는 그렇게 얻어낸 성공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FFP룰은 시티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유나이티드나 아스날은 FFP룰에 불구하고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게 되었으며 이전보다 주급의 상한선도 올리게 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이했지만, 이들은 앙헬 디 마리아같은 선수를 영입하는 공격적인 투자, 오히려 돈을 더 투자하면서 위기를 탈출하고자 했다.

 

똑같은 쟁점이 이번 여름에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펼쳐질 것이다.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날은 스스로의 자본력으로 이적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선수가 4개의 클럽 중 한 곳을 선택한다면, 이제 시티는 언제든지 4순위로 밀려날 것이다. 새로운 클럽을 찾는다는 것은 선수가 트로피 획득을 갈망한다는 것이다. 선수가 이적을 선택할 때 거주지는 분명히 중요한 부분이며 클럽의 역사와 전통도 선수의 선택에 영향을 행사한다.


런던은 특히 외국 선수들에게 있어서 엄청난 메리트다. 아스날과 첼시는 유나이티드와 시티에 비해서 수도 클럽이라는 부분에서 유리함을 선점하고 있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는 역사와 전통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다. 시티가 유나이티드, 아스날, 첼시를 제치고 선수를 영입하려고 한다면 시티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과거에 자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구단에서는 결코 제시할 수 없는 수준의 금액을 꺼내드는 것 밖에 없다. 시티에게 FFP룰에 의한 징계는 선수를 영입하고 나중에 처리할 일이다.


FFP룰의 기본적인 원칙에는 동의한다. UEFA의 의도는 과도한 소비로 인해 포츠머스 구단과 같은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고자하는 의지에서 출발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FFP룰은 맨체스터 시티나 블랙번같은 클럽이 더 이상 타이틀에 도전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기도하다. 


나는 프리미어 리그가 라 리가와 똑같은 양상으로 진행되지 않기를 바란다. 라 리가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지배 아래 오로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한 팀만이 양강을 위협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시티가 FFP룰을 철폐하기 위한 모든 행동을 시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시티나 파리 셍제르망같은 클럽들이 UEFA에게 반기를 들 것이고 FFP룰에 저항할 것이다. FFP룰은 엘리트 클럽을 위한 제도일 뿐이며 다른 클럽의 성장을 제한할 뿐이다.


나는 이전에 FFP룰 대신 부유한 구단주들이 포츠머스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하나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던 적이 있다. 만약 4~5명의 국내 선수가 무조건적으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야한다는 할당제를 실시한다면, 사람들은 그런 규정이 굉장히 억지스러운 요구라 말할 것이다. FFP룰도 이와 마찬가지로 한계를 설정하는 제도일 뿐이다. 


덩달아 최근 몇년간 맨체스터 시티가 선수 영입 측면에서도 질적으로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결코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시티는 굉장히 연령대가 높은 팀이 되고 말았다.경험이라는 것은 분명 좋은 효과로 돌아올 때가 있다. 그러나 (선수단 노쇠화로 인한)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것은 분명히 부정적인 효과이기도 하다. 


2010년 4월 올드 트래포드에서 첼시와의 경기를 회상해본다. 나는 에드윈 반 데 사르, 리오 퍼디난드, 네마냐 비디치,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와 같이 위대한 선수들과 덩달아 피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피치에 나가기 싫어졌다. 아마 이 때가 처음으로 경기에 나서길 원치 않았던 때였던 것 같다. 이 날 우리 팀의 평균 연령은 무려 31세였다. 


굉장히 무더운 봄날이었고 경험으로 인한 장점보다는 노쇠화로 인한 단점이 부각된 날이었다. 결국 우리는 홈에서 첼시에게 1:2로 패배했고 첼시는 2009/2010시즌에 더블을 달성하게 되었다. 당시의 유나이티드 세대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이번 주말에는 맨체스터 시티가 (당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똑같은 상황으로 경기를 치른다.


펠레그리니 감독이 이끄는 팀 선수단 클래스는 위기의 상황에서도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따라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시티를 꺾기 위해서 전력 투구를 해야할 것이다. 지금 맨체스터 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더 좋은 팀이고 더 좋은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가오는 여름에 FFP룰 때문에 과감하게 투자하지 못한다면, 두 맨체스터 클럽 중 먼저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획득하는 클럽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될 것이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manchester-united/11526017/Manchesters-dominance-of-English-football-is-over-but-United-have-the-derby-edge-over-ageing-City.html



by Gary Neville


일요일에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거대하면서 역사적으로도 풍부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맞대결을 펼치고 스페인에서는 엘 클라시코 경기가 예정되있다. 4개의 팀의 예상 스타팅 라인업을 나열했을 때, 과연 리버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에 나서는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 엘 클라시코 경기에 나설만한 자격을 갖춘 선수가 있기나 할까?


굉장히 슬프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지적이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투자한 금액을 합치면, 우리는 결코 프리미어 리그가 유럽에서 부진하고 있는 것이 자금력의 부족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전세계적으로 아주 우수한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다. 한쪽은 카림 벤제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을 가지고 있고 다른 한쪽은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즈, 네이마르를 보유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를 보고난 이후로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이 지금처럼 가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에서 시티 팬 한 명이 나한테 이렇게 물어봤다. "우리가 X신이었던거야? 아니면 바르셀로나가 정말 잘했던거야?"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둘 다!"였다.


시티는 분명 좋은 팀이다. 최근 3번의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 중에서 2번은 맨체스터 시티의 몫이었다. 그러나 세계 최고 클래스의 축구에서 우리 잉글랜드 클럽들의 위상을 나열해보면, 우리는 결코 정상에 위치해있지 않다. 오직 첼시만 유럽 대항전에서 우승할만한 더 좋은 자격을 갖춘 팀이지만, 이들마저도 파리 셍제르망을 넘지 못했다.


바르셀로나는 마법과도 같은 레벨이었고 이는 나한테 있어서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같았다. 경기 시작 후 25분이 지났을 때 나는 중계하면서 이렇게 말했었다 : 맨체스터 시티가 꿋꿋이 버텨내고 있다. 시티가 멋진 플레이를 펼치는 것도 경기를 지배하는 것도 아니지만 바르셀로나에 잘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20분간 나는 지금까지 해설자로서 경험하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이끌렸다. 해설자로 경기를 지켜보면 나는 항상 분석적으로 생각하려한다. 상대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가, 어떻게 해야지 클럽이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 난 해설자로서 그런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런데 25분부터 45분까지 그 20분간 바르셀로나를 보면서 나는 어린 시절 과자 가게(sweet whop)로 돌아간 기분에 빠지고 말았다.


난 지금까지 축구 경기장에서 그런 감성에 빠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20분간 메시가 보여준 장면들은 굉장히 비현실적인 장면이었다. 메시의 플레이를 형용할 수 있는 단어는 이미 다 써버린 것 같았다. 그만큼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플레이었고 메시의 플레이 덕분에 경기의 더욱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쓰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메시는 경기 운영 방식에 대한 나의 생각을 완전히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렸다. 메시의 플레이를 감상하게 되버린 나는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적 결함, 미드필드 지역에서 개방된 공간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못하게 되었다. 심지어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가 전혀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되었다. 축구 경기에서 심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순수주의자'가 결코 아니었던 나는 축구의 유토피아에 있었다. 


내가 관심있어하는 분야는 언제나 팀의 경기력, 집단의 활동, 1명의 선수가 11명의 상대를 지배하지 못하게 저지하는 것이다. 난 언제나 상대 선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답은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 시절에 우리는 특별한 상대를 위한 특별한 대비책을 만들었었다. 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 포르투갈 대표로 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선수들을 위한 대응 전략 같은거 말이다. 그러나 하프 타임까지의 20분간 바르셀로나는 결코 막을 수 있는 해답이 없었다. 최고의 수준을 넘어선 플레이였다.


메시에게 시티가 갈기갈기 찢겼지만, 우리는 잉글랜드 축구가 유럽 대항전에서 소멸해버린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내 생각에 우리가 문제점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맨체스터 시티가 0:5로 패배할 필요가 있다고도 생각했었다. 챔피언스 리그 16강 대진에서 나는 아스날-모나코의 1차전, 첼시-PSG 경기, 바르셀로나-맨체스터 시티 경기를 시청했다. 5경기에서 필드 플레이어로 경기를 뛰었던 잉글랜드 선수는 고작 5명에 불과했다. 우리는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서 거대 자본이 프리미어 리그에 유입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 클럽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만큼의 가치를 만들지 못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생산해내는 (유스) 생산 라인은 점점 질이 떨어지고 있다.


프리미어 리그를 보면서 나는 여전히 경기에 열중하게 되고 흥미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주중에 있었던 일처럼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잉글랜드 클럽들을 평가하게 될 때 실망하게 된다. 유럽 최고 수준의 클럽들은 잉글랜드 클럽보다 더욱 조직화 되어있고 신체적으로도 더 우수하며 절대적으로 기술적인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우리는 잉글랜드 축구를 이야기할 때 강렬함, 적극성, 거친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잉글랜드 축구가 '터프'하다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하자. 바르셀로나의 왼쪽 수비수인 호르디 알바는 엄청나게 적극적인 선수이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태클을 기꺼이할 그런 선수다. 이건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첼시를 상대로 티아구 실바와 다비드 루이즈가 머리를 사용해 골망에 골을 집어넣는 것을 지켜봤고 바르셀로나가 공을 다시 뺏어내기 위해 과감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지켜봤다. 우리는 우리의 축구가 '터프'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럽 상위권 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경기장 내에서 스스로 생각하며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했던 토트넘 선수들은 마루앙 펠라이니와 에슐리 영의 정확한 플레이가 어디인지 파악하지 못했다. 피치 위에서 혼자의 힘으로 이런 상황에 적응하며 대응할 선수가 없었던 것이다. 너무나도 많은 선수들이 하프-타임에 코치들이 자신을 붙잡고 제대로 알려주기까지 기다리고만 있다.


선수들은 생각하며 뛰는 것에 굉장히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특히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져 보인다. 지난 시즌부터 경기 해설을 하면서 집단의 수비 방식 장면 몇가지 상황에 대해서 굉장히 어처구니 없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관점에서 브랜단 로저스 감독이 지난 시즌 리버풀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형편없는 수비력을 확실히 개선시킨 것에 대해서 대단한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형편없는 수비력에 불구하고 지난 시즌 리버풀은 우승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펼쳤다.


지금의 리버풀은 수비 조직력이 훨씬 더 탄탄해졌다. 그러나 세계로 눈을 돌리면 리버풀의 수비 조직력은 엄청 뛰어난 것이 아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시티 선수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공을 뺏어냈다. 이건 바르셀로나 축구의 본능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 우리는 공을 잃는 그 즉시 상대로부터 공을 뺏어와야만 한다.


우리 잉글랜드는 상대에게 바로 달려들어 공의 소유권을 뺏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선수, 공보다 더 뒤쪽으로 후퇴하면 충분하다고만 생각하는 두가지 유형의 선수만 보유하고 있다. 상대 선수에게서 3~4야드만 떨어져 있어도 가까운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부터 신체적, 정신적, 의지, 열정과 같은 능력들이 적용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수요일 밤의 메시는 아마도 결코 막을 수 없는 선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시티 선수들 중에서 상대의 전략적 흐름을 끊어내려는 선수가 있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게 된다. 경기의 흐름을 늦추며 상대의 흐름을 끊어내고 생각하며 움직이려하는 선수가 있었는지 말이다.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치른다는 것은 왈츠를 추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춤을 추면서 회전을 하고 재미를 느끼지만 우리는 결국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방금 보여준 춤을 통해서 어떠한 의미를 전달하려 했는가를 확실히 알지 못한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결은 흥미를 유발시키는 소재로 가득찰 것이다. 팬들은 들떠있을 것이고 경기장 분위기는 어마어마할 것이고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그러나 두 팀의 라이벌 매치 이후에 있을 엘 클라시코 경기 때문에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결은 기술적, 전술적인 부분에서 최우선적으로 주목받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주기적이고 패턴일까? 난 지금 잉글랜드가 부진하는 것이 일시적인 국면이길 바란다. 그러나 선수 수급은 잉글랜드 클럽에게 있어서 굉장히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현대 축구는 해외의 거대 에이전트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잉글랜드 에이전트는 내 생각에 없는 것 같다. 지금 잉글랜드는 제3자가 보내고 싶어하는 선수들을 받아서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작 우수한 물품(뛰어난 선수)은 에이전트와 더 친밀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다른 클럽으로 떠밀리고 있으며 그들이 정말로 선호하는 클럽으로 이적하고 있다.


잉글랜드 클럽은 슈퍼-에이전트 사업 세계를 전혀 지배하지 못하고 있다. 아스날,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역사적으로 에이전트를 잘 (구슬려서) 활용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이들은 굉장히 비싼 값(high, high prices)에 억지로 기존의 클럽을 떠나려는 선수들을 사고 있다. 메수트 외질과 앙헬 디 마리아가 적절한 예시가 될 수 있겠다.


잉글랜드는 너무나 많은 지출을 하고 있지만 진정한 엘리트 선수들은 데려오지 못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진정한 엘리트 선수들을 데려온다 할지라도 결국 그들은 바르셀로나 혹은 레알 마드리드로 향하길 원할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는 최고의 선수들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선호하는 이 트렌드를 결코 기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셰이크 만수르와 아스날 구단주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최고의 선수들을 타리그에 내주는 이 흐름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잉글랜드는 월드컵에서 조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고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은 챔피언스 리그와 유로파 리그에서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는 세계 축구에서 잉글랜드 축구에 대한 신용을 깎아먹는 결과이다. 우리는 지금의 하락세를 빠르게 끊어야 한다. 내가 앞서 이야기했던 모든 사안에 대한 공통된 노력이 필요하고 다른 언급하지 못한 부분에서도 여러가지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남은 것, 우리를 여전히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결이 있을) 안필드에 흥행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지금 잉글랜드 축구에 남은 마지막 카드는 흥행이다. 우리는 흥행거리라는 것을 정말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잉글랜드 축구는 그 이상의 것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competitions/premier-league/11485907/Gary-Neville-We-must-arrest-this-decline-in-our-game-and-stop-the-super-agents-taking-our-top-clubs-for-mugs.html





by Michael Cox


루이 반 할, 마누엘 펠레그리니 두 감독의 조심스러운 경기 접근법, 선수들의 뛰어난 수비 퍼포먼스. 이 2가지 요소 인해 맨체스터 더비는 아주 김빠지고 생기없는 경기가 되어버렸다. 


올시즌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는 루이 반 할은 이번에는 더욱 수비적인 버전의 4-2-3-1을 들고 나왔다. 웨인 루니를 10번이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하며 안데르 에레라를 미드필더 삼각형 배치의 꼭짓점으로 활용했다. 그 위치에 루니 대신 에레라를 투입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경기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었고 이는 아스날에게 0:3으로 패배한 이후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본적인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루이 반 할처럼 마누엘 펠레그리니 역시 비슷한 선택을 내렸다. 윌프리드 보니의 후방에 케빈 데 브라이너 혹은 라힘 스털링을 투입하지 않고 야야 투레를 뛰게 만들었다. 시티 역시 중앙에 투레를 꼭짓점으로 해서 페르난지뉴와 페르난두를 투입했고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공을 차단하려고 했다. 따라서 피치 중앙은 밀집되는게 명백한 일이었다.


양팀 모두 풀백과 윙어의 대결에서 대체적으로 풀백이 승리를 거두었다. 데 브라이너는 시티 이적 이후 가장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였고 마르코스 로호의 신체적인 장점을 활용한 방어에 다소 놀랐을지도 모른다. 로호는 데 브라이너를 아주 타이트하게 방어했고 아주 강력한 태클도 몇 번씩 시도했다. 스털링은 안토니오 발렌시아와의 대결에서 참패를 했고 발렌시아와 스털링의 대결은 마테오 다르미안을 대신해 발렌시아를 투입한 반 할의 결정이 옳았음을 입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반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후안 마타가 계속해서 중앙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페르난두가 이미 위치를 잘 잡고 서있었다. 알렉산더 콜라로프는 마타 대신 발렌시아의 오버래핑을 막아야만 했다. 그나마 무언가 나올만한 움직임이 보였던 곳은 앙토니 마샬이 위치한 왼쪽이었다. 마샬의 교묘한 기술에 속은 페르난두와 뱅상 콤파니는 경고를 받아야 했다. 정작 가장 메인 매치였던 바카리 사냐와 마샬의 대결은 호각지세였다.


결국 두 팀의 센터 포워드는 고립될 수밖에 없었고 동료들의 지원 부족에 허덕이게 되었다. 루니는 이번에도 실망스런 경기력을 선보였고 콤파니와 니콜라스 오타멘디에게 완벽하게 파괴당했다. 루니가 시티의 라인 사이에서 공을 받았는데 방향을 전환해 동료 센터백에게 백패스를 하는걸 본 올드 트래포드 관중들은 실망스러움을 표출할 수 밖에 없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보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필 존스와 크리스 스몰링의 타이트한 방어에 고전했고 보니는 펠레그리니가 지난 주 본머스 전에서 중앙 포지션을 소화한 스털링을 다시 중앙에 기용해주기만을 바랐을 것이다. 두 팀 모두 상대팀 뒷공간을 파고들만한 속도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 할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빼고 마루앙 펠라이니를 투입시켰다. 펠라이니는 높이 떠오르는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내어 아주 전형적인 펠라이니스러운 득점 찬스를 만들어 냈다. 이에 펠레그리니 감독은 펠라이니 대인 마크를 위해서 야야 투레를 빼고 마르틴 데미첼리스를 투입시켰다. 공격적인 색채를 가진 미드필더 펠라이니를 막기 위해서 센터백을 투입시킨 것. 이것은 이번 맨체스터 더비가 굉장히 소극적이었다는 것을 아주 잘 요약해주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170번째 맨체스터 더비는 지나치게 수비적이었고 다소 실망스러운 대결이었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oct/25/manchester-united-city-louis-van-gaal-manuel-pellegrini



by Tim Lewis (원문은 2014년 3월 9일에 작성되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선수 데이터를 분석하는 11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과연 통계적 접근은 우리의 직감을 대신할 수 있을까?



지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넘겨받은 데이빗 모예스는 어쩜 그렇게 호러쇼를 선보일 수 있을까? 그저 탁상공론만 펼치는 입장에서 보면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 자진해서 전설적인 인물의 뒤를 잇는건 아주 멍청한 행동이다. 알렉스 퍼거슨 경을 대체한다는 것은 이미 킥오프 이전부터 결론이 나있던 것이다. 모예스의 입장에서 볼 경우, 그는 정점에 도달해있는 선수가 극히 소수인 불안정한 스쿼드를 물려받았다. 아니면 애당초 모예스는 자격이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 프레스턴 노스 엔드, 에버턴을 지휘하면서 메이저 트로피란건 들어올린 적이 없고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클럽이라 할 수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그가 작은 구단의 멘탈리티를 가져왔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끄러운 외부와 달리 모예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위기에 관해 전혀 다른 관점의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모예스 감독은 2번의 이적시장을 통해서 새로운 선수를 보강하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각 이적시장에서 단 1명씩 선수를 영입했다. 그러나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모예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에 변화를 주고 있었다. 결국 모예스 감독은 백룸(back-room)스태프를 갈아 엎었고 에버턴의 수석 스카우터인 로비 쿡(Robbie Cooke), 에버턴에서 모예스와 같이 일한 경력이 있는 첼시의 유럽 스카우터 믹 도허티(Mick Doherty), 에버턴 아카데미의 자랑거리이자 후에 프리미어 리그 엘리트 퍼포먼스의 최고 직책까지 겸임한 존 머토(Jon Murtough)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왔다. 모예스 감독의 마지막 '영입'은 에버턴의 테크니컬 스카우터 제임스 스미스(James Smith)였다.


백룸 스태프 영입은 결코 헤드라인을 장식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예스는 이들이 클럽 안팎으로 미래의 스타들을 수급하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 믿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서 자신의 미래 역시 책임질 수 있는 투자라 생각했다.


축구에는 계속해서 혁신이 이루어져왔다. 아주 충직한 축구팬의 눈에도 여전히 어렴풋이 인식되고 있지만 말이다. 클럽은 점차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추구하고 있고 우리는 이제 신문이나 매치 오브 더 데이(Match of the Day)에 통계적 시각자료가 사용되는 것에 익숙해져있다 : 통계자료는 단순히 코너킥 횟수, 슈팅수를 세는 것에서 시작해서 이제는 더욱 상세한 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다. 주력 최고 속도를 측정하는 것에서 피치 위에서 선수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히트맵까지. 이것들 역시도 피치 위에서 수집되는 여러 사건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스포츠 통계 회사인 Opta는 매 경기마다 약 1,500종류의 사건(events)을 기록한다.


프리미어 리그의 20개 클럽, 심지어 하부리그 클럽들까지도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가들을 고용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는 11명의 데이터 분석가를 고용했고 2012년 리버풀은 연구이사(director of research) 자리를 새로 만들어 이론 물리학 박사학위를 가진 이안 그래엄(Ian Graham)을 그 자리에 임명하여 다소 논란이 있었다. 분석가들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 경기 후 분석에 관여한다. 또한 이적 타깃을 설정하고 어린 선수들을 등급 별로 육성하는데 있어 방향을 제시한다. 사실 이러한 방식의 접근은 클럽 서포터들로 하여금 의구심과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뉴스테이츠먼 New Statsman>의 최근 헤드라인에는 이러한 팬들의 경향을 잘 반영한 헤드라인이 실렸다. "어떻게 데이터나 만지작 거리는 괴짜들이 축구계를 휘어잡을 수 있던건가?"


컴퓨터 분석가들이 축구계를 장악하시 시작하는 것에 당황할 수 있다. 우리 한 번 지난 달에 있었던 아스날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떠올려보자. 바이언은 2:0 승리를 기록했고 다음날 아침 가디언에서는 2가지 기록을 추려내 기사에 실었다. 하나는 토니 크로스가 아스날 미드필더 전체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패스를 기록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메수트 외질이 11.69km를 뛰어 피치에서 전체 3번째로 많이 뛴 선수였다는 것이었다. 통계가 직접적으로 말해준 것이 아니지만 경기를 본 사람들이 받았던 느낌을 합리적으로 추론해낼 수 있다. 크로스는 센세이셔널했고 외질은 바이언에게 골칫덩어리였다.


먼저 언급한 크로스와 외질 이야기는 아주 간단한 예시지만, 이것은 최고레벨에 위치한 축구 클럽들의 논쟁거리를 요약해준다고 할 수 있다. 한쪽 코너에는 정량 분석가들이 위치해있다 : 이들은 통계, 선거-신탁자 네이트 실버, 노벨상 수상자인 심리학자 다니엘 카네만, 특히 머니볼 스타인 빌리 빈을 신봉하는 사람들이다. 머니볼은 야구에서 데이터를 바탕으로한 혁명적인 사건을 다룬 책으로 2003년 마이클 루이스가 발간한 책이다. 이들은 야구처럼 축구 경기 역시 숫자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지펀드나 주식시장처럼 피치 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데이터는 패턴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이들은 축구에서 직감이 사라져야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통계는 사람이 결코 가질 수 없는 냉철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은 이렇게 말했다. "통계보다 내 눈(직관)을 믿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마술사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는데 난 그 전에 모자 속에 토끼가 존재하지 않았던걸 봤다."


이제 반대편 코너에는 전통주의자들, 그러니까 기존의 프로 축구 구단에서 절대다수의 자리를 차지했던 감독과 구단주가 있다. 이들 역시 머니볼에 대해서 알고 있다. 적어도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작품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야구처럼 연속적이지 못한 스포츠에서 적용되는 논리가 축구처럼 유동적이며 역동적인 축구에 마찬가지로 적용되는가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대다수 감독들은 웬만한 높은 레벨에서 직접 경기를 뛰어본 경험들이 있고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 선수 영입에 있어서 자신들이 특별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관점에 대한 일화는 잡지 <Wired>에 실려있는 해리 레드냅에 관련된 일화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이는 레드냅의 사우스햄턴 감독시절의 일화인데 그는 경기에서 패배한 이후 분석가를 향해 "다음 주에 네놈 컴퓨터랑 상대팀 컴퓨터랑 붙여서 누가 이기나 보는건 어떠냐?"라고 조롱했다고 한다.


레드냅의 사고방식은 현실과 너무 빗나간 것이긴 하지만, 우리는 언제쯤에서야 축구 경기가 단순히 22명의 선수와 양팀 감독 사이간의 대결이 아닌 두 벤치에 앉아있는 모든 인물들의 두뇌 싸움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에버턴에서 출발하고자 한다. 파이낸셜타임즈의 칼럼니스트이자 사커노믹스의 공동저자인 사이먼 쿠퍼는 지난 10년간 에버턴보다 더욱 꾸준하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낸 클럽은 없다고 말한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데이빗 모예스 아래서 에버턴은 8위 혹은 그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에버턴은 다른 라이벌 클럽들과 비교했을 때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주급도 부족했고 빅네임을 영입하기 위해서 돈을 화끈하게 지르지도 못했다. 그런데 그들은 웨인 루니, 잭 로드웰, 로스 바클리같은 뛰어난 재능들을 배출해내며 이를 달성했다. 또 여기에 레인튼 베인스, 레온 오스만같이 평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통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인물들까지 가세하면서 에버턴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사실 베인스는 데이터 혁명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라 할 수 있다. 더벅머리 베인스는 수년간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며 듬직한 레프트백으로 인식되었으나 언제나 국가대표팀에서는 그보다 더 화려한 에슐리 콜의 철저한 백업멤버였다. 그러나 통계는 완전히 다른 스토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 2012년 Opta는 유럽 톱리그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선수가 바로 레프트백 레인튼 베인스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38%의 정확성을 지닌 베인스의 크로스는 매 21.6분마다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고 이는 다비드 실바나 산티 카솔라처럼 유명한 플레이메이커들보다 더 우수한 기록이었다. 어찌보면 2명에게는 부끄러운 발표일 수도 있다. 어쨌든 머지않아 베인스는 국가대표팀 첫번째 옵션이 되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적 타깃이 되었다. (물론 통계와는 어떠한 연관성도 없었을 수도 있다. 단순히 베인스의 경기력이 더 향상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에버턴에서 해를 거치면서 인상적인 결과들을 만들어 왔기에 모예스가 똑같은 구조를 (에버턴보다 큰 규모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어가길 바란 것은 결코 놀랍지 않다. 마찬가지로 에버턴이 위건 애슬레틱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즈를 선임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마르티네즈 역시도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지도자다. 2005년 위건이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한 이후, 위건은 매시즌마다 유력한 강등 후보로 손꼽혔다. 승격 이후 계속해서 위건은 20개 클럽 중에서 가장 낮은 수익을 기록했고 가장 낮은 평균 관중수를 기록했다. 심지어 위건의 트레이닝 그라운드는 노동자 클럽을 살짝 개조한 형태에 불과하다. 그러나 어쨌든 그들은 2013년까지 계속 살아남았다. 비록 2013년에 강등 당했지만 그 아픔은 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어느 정도는 완화되었다.


시즌 막바지에 지속적으로 보여준 위건의 탄력성은 젊고 진보적인 감독 마르티네즈의 공이 컸다. 그는 전술 구성에 상당히 열중하는 감독이다. 축구의 데이터화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저서 <The Numbers Game> 에는 마르티네즈가 집에서 경기 분석하는 것에 대해 언급한다. 그의 집에는 60인치 터치 스크린 TV가 있는데 여기에 마르티네즈 감독은 프로존(Prozone)의 퍼포먼스 분석을 위한 선수 트래킹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그는 이 기계를 통해 경기를 돌려보는데 특히 패배한 경기는 10번 이상을 돌려보면서 피치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체크를 한다. 분석을 마친 마르티네즈의 해답은 결코 평범하지 않으며 동시에 매우 창조적이다. 잉글랜드 대다수 클럽들은 기본적인 4-4-2 포메이션을 선호하지만 마르티네즈 감독 지휘 아래 위건은 4-3-3과 3-4-3, 4-2-3-1을 넘나들었다. 즉, 굉장히 진보적인 생각을 지닌 마르티네즈는 에버턴 감독으로 아주 적합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마르티네즈를 에버턴의 훈련장 핀치 팜에서 만날 수 있었다. 리버풀 교외에 위치한 곳이지만 시설은 최신식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수준이었다. 그러나 티 레이디(tea lady)가 돌아다니며 차와 비스킷을 권하는 아주 친절한 분위기가 흐르는 곳이기도 했다. 마르티네즈는 스카우팅팀의 케빈 리브스(Kevin Reeves), 스티브 브라운(Steve Brown)과 같이 있었고 우리 모두는 리브스의 사무실에서 앉아 대화를 진행했다. 책상에 iMac 하나 있는 사무실은 사실 앞에서 먼저 언급했던 제임스 스미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나기 이전에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이제 막 리브스가 정착한 사무실이라는 것이다. 리브스는 한 때 영국 내에서 가장 비싼 선수이기도 했다. 1980년대 "자신이 바로 최초의 £1.25m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 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리브스는 마르티네즈를 따라 위건에서 에버턴으로 왔다.


이들은 막 훈련을 마치고 왔다. 과연 경기를 준비하기 위한 트레이닝에서 얼마나 많은 수치의 데이터를 수집했을까? 마르티네즈는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발걸음 하나 하나가 측정되고 있다. 매 트레이닝 세션마다 우리는 GPS와 심박수를 측정하는 기계를 통해 선수들을 관찰한다. 피지컬적인 포인트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이기도 한 스프린트 횟수, 스프린트 거리, 선수가 고강도 움직임을 얼마나 보여주는가 등을 측정한다. 우리는 시즌을 소화하면서 이러한 데이터들을 관찰하며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이 제공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지표로 활용한다." 라고 말한다.


에버턴은 4가지 분야에 대한 선수들 데이터를 수집한다 : 테크닉(technical), 전술(tactical), 피지컬(physical), 심리적(psychological). 특히 먼저 언급한 3가지 분야에서 데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중요하다. 아주 기본적인 수준에서 이야기하자면, Opta나 프로존같은 회사는 경기에서 일어나는 선수들의 모든 동작을 다양한 각도의 카메라 영상으로 담아 코치진에 제공하고 그들은 이를 선수 퍼포먼스 분석에 활용한다. 아마도 에버턴 코치진은 선수들이 더 많은 숏패스를 시도하는 것을 선호할지 모른다. 특히 마르티네즈가 지도하는 팀에서 말이다. 더욱 근면성실하게 볼 소유권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할거다. 이처럼 세부적인 피드백은 몇몇 클럽들에선 9세 이하 팀에서부터 그 위로 모두 활용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선수 개인의 퍼포먼스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갖춰졌고 선수의 플레이에서 특정한 한 단면만 골라서 그 능력에 대해 측정을 할 수 있다.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라고 마르티네즈가 말한다. 두명의 분석관은 다가오는 에버턴 1군의 일정에 맞춰 상대팀 자료를 수집한다. 상대팀이 치른 최근 6경기를 지켜보고 프로존에서 경기 데이터를 확보해 자신들이 지켜본 것과 실제 데이터를 합쳐 분석을 펼친다. 스카우팅에 관련해서는 리브스와 브라운이 유럽 전역에 파견된 10명의 스카우터들과 연락을 취하며 ProScout7 데이터베이스를 주시한다. 이 ProScout7 데이터베이스는 130개국 130,000의 선수에 대한 프로필이 수록되어 있다.


마르티네즈는 볼소유권 퍼센티지, 상대 페널티 박스 내에서 패스 성공률같은 기록에는 모순이 존재하며 대다수의 스탯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가장 피해야할 위험은 데이터의 홍수에 침몰되어 데이터가 경기를 펼치는 것에 영향을 주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한 선수는 10번의 슈팅을 시도해 10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만 득점이 없다. 반면에 다른 한 선수는 10번의 슈팅을 시도해 단 1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만 단 1번의 슈팅이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곳을 향한다고 하자. 누구의 스탯을 더 선호해야만 하는가?"


마르티네즈가 처음으로 이러한 맹점을 지적한 것은 아니다. 그는 통계(stats)과 계량(metircs)의 구분을 하고 있는 것인데, 보통 무의미한 통계는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계량화되고 이렇게 계량화된 통계는 선수와 팀의 퍼포먼스를 분석하는데 있어서 측도가 될 수 있다. 마르티네즈가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건 놀라운 일이다. 왜나면 위건에서 40세의 나이에도 선수 생활을 유지하던 그가 맨체스터 대학에서 경영햑 & 마케팅 석사 학위를 취득했기에 당연히 이러한 분석법에 대해서 열렬한 신봉자일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The Numbers Game> 에는 마르티네즈 감독이 '영웅'으로 묘사되어 있다. 책의 공동 저자인 크리스 앤더슨과 데이비드 샐리는 위건 감독으로 마르티네즈가 이뤄낸 업적을 높게 평가하며 그의 축구를 '게릴라식 축구'라고 표현했다.


마르티네즈는 특히 이적 타깃을 선별하는데 있어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선수의 유용성이 영입순간 확실치 않은 선수를 발굴해내는 머니볼을 믿지 않는다. 마르티네즈는 이런 시도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다. 아르센 벵거가 1경기에서 14km를 뛰어다니는 마티유 플라미니의 통계 기록으로 그를 영입한 것은 아주 유명한 일화이다. 리버풀이 당시 이사직을 담당하고 있던 다미앙 코몰리 아래서 2011년 조던 헨더슨, 스튜어트 다우닝을 영입했던 것도 마찬가지다. 리버풀이 두 선수 영입게 큰 돈을 투자한 것은 그들이 전방 1/3지점에서 상대의 소유권을 뺏어내는 기록이 높았기 때문이다.


마르티네즈와 그의 수석 스카우터 리브스&브라운은 에버턴이 선수를 데려왓을 때, 사람들이 그 선수를 영입한 이유를 통계 때문이라 말하는 것이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일이라 말한다. "우선 선수를 보고 선수와 사랑에 빠져야만 한다. 선수를 지켜보게 되면 어떻게 워밍업을 하는지, 주심에게 어떤 방식으로 어필을 하는지, 기회를 놓친 이후에 동료들에게 어떻게 말을 전하는지, 세레머니 방식, 득점을 기록했을 때 동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등을 모두 확인하기 마련이다. 물론 데이터는 에러의 발생 가능성을 줄여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결정은 감정, 직감이 내리는 것이다."


마르티네즈는 선수의 성패 여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심리적인 부분이라고 말한다. 선수의 심리적인 부분은 통계와 통계적 접근법이 다가가기 어려우며 신뢰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에버턴은 잠재적인 영입 대상에 대한 모든 뉴스 리포트를 살필 것이고 선수의 성향 파악을 위해 지인들과 접촉을 시도할 것이다. 어떤 클럽은 선수의 개인 페이스북, 트위터 계정까지 확인할지 모른다. 그러나 최종적인 결정은 언제나 도박이다. 과연 우리는 이런 상황들에서 어떻게 선수들이 반응할지 예측할 수 있을까? : 머지사이드 더비, 시간은 93분. 안필드에서 콥들을 앞에 두고 페널티를 차야하는 상황에 선수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만약 해외에서 슈퍼스타를 데려왔지만 영어를 배우는걸 어려워하고 아내가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마르티네즈는 이런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다. "축구 선수들은 일주일에 딱 1번 축구 선수일 뿐이다. 그 외의 시간은 선수들도 사람이고 아버지이자 한 여자의 남편이다. 데이터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못한다."


축구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무결점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으나 데이터 활용은 점차 정교해져가고 있고 사람들은 점차 데이터 활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려고 한다. 이러한 시도를 최초로 한 아버지는 영국공군(RFA) 중령이자 회계사였던 찰스 리프(Charles Reep)로 1950년 3월 처음으로 첫번째 경기를 기록에 남겼다. 그는 1990년 중반까지 총 2,200경기를 분석했고 1경기 데이터를 남기는데 소요된 시간은 약 80시간이었다. 때로는 벽지 두루마리에 기록을 해야할 때도 있었다. 리스 말고도 다른 선구자가 있다. 그 이름은 바로 발레리 로바노브스키다. 디나모 키예프의 감독이자 1970년대부터 2002년까지 소련의 감독이었던 그는 컴퓨터 프로세서가 팀버스처럼 거대한 크기던 시기부터 컴퓨터가 축구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꼼꼼한 경기 준비와 과학적인 스카우팅으로 유명세를 떨친 그는 "경기에서 실수 빈도가 15~18% 이하인 팀은 무적이다."라고 말했다.


리프와 로바노브스키의 연구는 한 인물에게 큰 영감을 주었는데 아마 이 사람이 거론될 것이라고 여러분들은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 그 이름은 바로 샘 앨러다이스다. 선수시절 앨러다이스는 1983시즌을 플로리다의 템파 베이 로우디스에서 보내고 있었다. 비록 11번의 경기 출전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축구팀은 NFL의 템파 베이 뷰캐니어스와 같은 훈련 시설을 사용하고 있었다. 앨러다이스는 템파 베이의 경기 준비 과정과 통계에 심취한 그들의 준비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1990년대 초 감독으로 새출발을 시작한 그는 비슷한 모델을 축구계에 들여놓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더 우선적으로 뒷받침 되어야만 했다.


Opta는 경영 컨설턴트 집단이 세운 회사다 : 1996년 Opta의 축구 통계 첫번째 구매 고객은 스카이스포츠와 더 옵저버(the Observer)였다. 그런데 Opta가 선점하고 있는 시점에 본래 마사지용 팔걸이 의자 배송업을 운영하던 프로존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프로존의 회계 팀장 폴 보아나스는 "여러분들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1을 지불하고 사용하던 검정색 의자가 우리 회사의 제품이었습니다." 라고 말한다. 프로존 사업에 초창기 관심을 보인 인물 역시 우리의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인물이다. 그 주인공은 당시 더비 카운티의 코치던 스티브 맥클라렌이다. 그는 프로존의 의자를 좋아했지만 선수들은 매 트레이닝 세션 이후 15분 넘게 의자에 앉아있어야 했던걸 싫어했다. 그래서 그는 프로존에 이런 요청을 했다. "선수들이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동안 경기 영상을 볼 수는 없습니까?"


맥클라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 코치를 거쳐 잉글랜드 감독 자리까지 맡았고 당시 앨러다이스는 볼턴 원더러스의 감독이었다. 둘은 프로존의 초창기부터 고객이자 가장 열렬한 구매자이기도 했다. 특히 빅샘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그는 젊은 스포츠과학 대학원생들을 고용해 볼턴의 경기 스타일을 구성하기 위해 비디오 분석을 요구했다. 이에 분석팀은 상대보다 더 많이 뛰고 더 빨리 뛰어다니는 클럽은 어떤 팀이건 80%의 확률로 이기거나 비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볼턴은 'pomos'(positions of maximum opportunity, 최적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위치)를 발견해 그곳을 타깃으로 선정하여 스로인, 코너킥, 프리킥 역습을 반복적으로 시행했다. 그 결과 볼턴은 팀 득점의 절반 가까이를 세트 피스로 만들어냈고 이는 프리미어 리그 평균치를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상회한다. 앨러다이스는 타팀에서 적응하지 못한 선수들, 한물 간 과거의 선수들, 외국 용병들을 바탕으로 팀을 만들었고 노장 개리 스피드가 이들을 이끌었다. 2004년 이적료 없이 볼턴에 합류한 스피드는 당시 35살이었으나 경기당 12km를 소화하며 평균적으로 80% 이상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자신이 쓸모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로부터 그는 4시즌간 볼턴의 부적이 되었다.


빅샘의 볼턴은 일상적인 논리에 도전했다 : 볼턴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매시즌 8위 이내의 성적을 기록했고 UEFA 본선 무대에는 2차례 진출했다. 그러나 'pomos'는 데이터 혁명의 사전에 등록되지 못했고 현재 데이터 활용은 더욱 진화하여 빅샘의 아이디어는 구식이 되었다.


어쩌면 축구의 데이터 혁명에 관한 앨러다이스의 가장 위대한 공로는 그가 영향을 미친 인물들일지도 모른다. 볼턴에서 앨러다이스와 함께한 인물들은 현재 세계 축구계의 야심찬 클럽들의 분석팀을 이끌고 있다 : 에드 설리(Ed Sulley)는 맨체스터 시티의 퍼포먼스 수석 분석장이며 가빈 플레이그(Gavin Fleigh)는 역시 맨체스터 시티의 수석 기술 스카우터이다. 데이브 팔로우스(Dave Fallows)는 리버풀의 선수 선발에 있어서 가장 높은 직책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마누엘 펠레그리니, 브랜단 로저스만큼이나 클럽의 미래를 만드는데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몇몇 구단에서는 권력 이동이 발생하고 있고 그러한 움직임 중심에는 데이터 분석이 있다. 프리미어 리그 클럽 감독의 평균 수명이 1년이 조금 넘는걸 생각한다면 (올시즌에 벌써 7명이 경질되었다) 선수 선발을 비롯해 클럽의 장기적인 전략 요소를 모두 감독에게 일임한다는 것은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본다. 


"클럽 입장에서 가장 완벽한 모델은 모든 것이 갖춰진 상황에서 감독을 자리에 앉히는 것 입니다. 감독에게는 같이 일할 스태프 2명을 데리고 오도록 허락하는 것 뿐이죠. 아마 이것이 클럽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일 것 입니다." 프로존의 보아나스(Boanas)가 말한다. "감독의 평균적인 수명은 굉장히 짧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게 되겠죠. '내가 왜 클럽의 미래를 계획해야하는데? 난 단지 이곳에 6개월만 머무를 수도 있어. 클럽의 미래를 책임지라는건 완전 헛소리야!'라고 말이죠. 따라서 감독들은 어린 선수들을 영입하는 대신 검증된 기록과 같이 일해본 경력이 있는 31살 선수를 데려오게 됩니다. 아주 단기적인 관점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죠."


<The Numbers Game>의 저자이자 뉴욕의 코넬 대학 정치 과학 교수인 크리스 앤더슨은 이러한 생각에 동의한다. "동기부여는 엄청 중요합니다. 올바른 동기부여란 구단을 다음주 토요일 이후에도, 나아가 올 시즌 이후에도 건강하게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 에버턴의 데이빗 모예스나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처럼 감독이 장기집권하는 곳은 감독의 목표와 구단의 목표가 가깝게 일치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보통 감독은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앨러다이스의 제자들, 영국 축구의 데이터 분석법 사용을 주도하던 사람들이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그들은 스포츠 과학자이지 수학자가 아니었다. 당시까지는 에버턴에서 일하고 있었던 제임스 스미스는 지난해 11월 아스날의 에미레이츠 구장에서 개최된 <Elite Minds in Sports Analytics Summit>에서 이에 대한 실망감과 축구 클럽에서 분석가가 되는 것이 외로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주 잘 전달했다.


"에버턴에서 우리는 GCSE(영국의 중등교육자격시험) 수학 세계에 있을 때가 종종 있었죠. 우리는 한숨을 쉬면서 사무실로 들어가 미친 듯이 노트북을 두드립니다. 우리는 평균을 내고 벤치마크 시험을 하고 막대 차트(bar charts)의 세계에 뛰어듭니다. 현재 우리는 회귀분석 이상의 정교한 작업을 시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옳은 방식이며 우리가 조만간 목표지점을 향한다고 생각합니다."


스미스는 축구와 야구, NFL같은 미국 스포츠를 비판적인 관점으로 대조한다. "현재 잉글랜드 클럽에서 데이터를 다루고 있는 사람들은 스포츠 과학 대학원생들입니다. 저같은 사람들이죠. 하지만 미국에서는 주로 하버드 법대 출신, MIT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축구의 문제는 스태프들에게 충분한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투자가 부족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적료, 선수 주급, 에이전트 수수료 같은 곳에 너무나 많은 돈을 투자해서 돈이 남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미쳐버린거죠."


사실 잉글랜드에도 스마트한 수학자들이 축구계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클럽들이 아주 전통적인 접근법에 집착하기에 그들은 보통 베팅 회사나, 프로존같은 데이터 생산 회사에서만 직업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 2012년 8월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플레이그는 혁신적인 계획안을 발표한다. 그 계획은 MCFC 애널리틱스라 불리는 프로젝트로, 맨체스터 시티는 2011/2012시즌부터 Opta에 의해 수집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 기록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것은 블로거, 박사 과정의 학생, 축구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가진 사람들 중에서 숫자를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무기가 될 수 있었다.


MCFC 애널리틱스 실험의 근원은 야구였다. 건물 경비원이자 일과 후 통계 분석으로 야구에 스포츠 혁명을 가져온 빌 제임스는 그런 영감을 불어넣은 사람이다. 플레이그는 사이먼 쿠퍼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산업에서 빌 제임스를 발견하길 원한다. 빌 제임스에겐 데이터가 필요했다. 그러나 축구계의 빌 제임스가 되고싶은 사람들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못할 것이다. 왜냐면 데이터를 보유하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MCFC 애널리틱스는 1년 후에 끝나지만, 그 프로젝트가 성공적이었는가를 판단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될 것 같다. 분명히 사람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졌다. 데이터를 공개한지 36시간만에 1,500명 넘는 사람들이 정보를 조회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굉장히 기본적인 데이터들만 공개되었다는 비판도 있다. 하워드 해밀턴 박사(Dr Howard Hamilton)는 자신의 블로그에 '심각하게 부적절한 데이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구단은 특정 데이터를 철저하게 숨기려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그들이 비교 우위를 점하는 정보에서는 더욱 그런 성향을 보인다. 그래서 나는 옥스퍼드 대학 수학과 교수이자 열성적인 아스날 서포터 마르커스 두 사토이(Marcus du Sautoy)에게 더 심도있는 수학적 지식을 갖춘 것이 축구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물어봤다. "축구는 사람들 생각보다 훨씬 체스에 가깝다. 클럽의 행동은 랜덤하게 이뤄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패턴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수학의 강점은 모든 행동을 숫자로 바꿔서 패턴을 발견하고 미래의 사건을 예측한다는 것이다. 해지-펀드에서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비슷한 일이다." 라고 두 사토이가 말한다.


두 사토이는 우리가 피치를 하나의 네트워크, 11명의 선수들을 서로 이어주는 채널을 가진 네트워크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것은 마치 작은 인터넷과 같다"라고 말하는데 바르셀로나처럼 완벽한 예시를 들어보자면, 성공적인 팀은 항상 이러한 연결들을 열어놓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모든 클럽들이 보다 이론적인 방법을 통해 그런 역학을 분석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말하자면 더 큰 이득을 취하는 것을 택해야 한다. 두 사토이는 프리킥 상황을 예시로 활용한다 : 왜 수비하는 팀은 항상 키커 앞에 일렬 형태의 벽을 형성할까? 아마도 그러는 이유는 그 방식이 공을 막는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수비법이기 때문일거다. 하지만 그들은 보다 방법론적인 가정들을 시험해볼 수 있다.


"축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보수적인 종목이다.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들을 수용한다면, 아스날과 리버풀도 충분히 확실한 우승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만약 벵거 감독이 아스날 벤치에 수학자를 앉혀두길 원한다면, 난 기쁘게 그의 요청을 수락할 것이다." 라고 반쯤 진지하게 말했다.


데이터 분석 가능성으로 인해 우리는 이전보다 휩쓸리기가 쉬워졌다. <Elite Minds in Sports Analytics Summit>에서 또 다른 발표자이자 볼턴 원더러스의 분석 개발팀 수석인 브라이언 프레스티지(Brain Prestidge)는 다음 일화를 말한다. 그는 볼턴의 골키퍼가 상대팀 페널티 키커의 데이터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이전보다 더 페널티킥을 막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지난 2시즌간 선방 확률이 고작 9%) "우리는 인간적인 요소를 완전히 제외하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실수였고) 선수만의 본능을 무시한 것이죠. 그러나 이것이 분석이 어떠한 이점도 없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데이터가 축구팀 운영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감독들보다 구단주들로 하여금 그 분야에 더욱 활발한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할 것이다. 리버풀의 존 W 헨리처럼 머니볼에 깊은 인상을 받아 보스턴 레드 삭스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더욱 말이다. 선수들 역시도 데이터 활용을 더욱 원할지 모른다. 첼시의 퍼포먼스 시스템 개발부서 수석인 벤 스미스(Ben Smith)는 에당 아자르같은 젊은 선수들이 데이터, 지속적인 피드백과 함께 성장해왔기 때문에 매 경기, 매 트레이닝 세션마다 데이터 분석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는 변화를 완강하게 거부하던 과거 세대와 확실하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감독들은 숫자 놀음하는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감독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감독들이 굉장히 정교하거나 분석적인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면, 그는 자신이 그런 행위를 하고 있다고 전 세계에 광고하지 않을 것 입니다. 왜냐면 그렇게 이야기하면 감독들 본연의 모습이 더욱 초라해보여지고 감독을 괴짜처럼 보이게 만들겠죠. 축구계처럼 남자들이 주도하는 세계에서 멍청이처럼 보이고 싶지 않을겁니다. 어찌보면 감독 입장에선 그렇게 비쳐지는 것이 최악의 상황인거죠." 라고 벤 스미스가 말한다.


앤더슨은 최근에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이 25명 스쿼드를 24명으로 줄이고 그 남은 1자리에 수학자를 고용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수학자의 주급은 의심할 여지없이 1명의 선수 주급보다 쌀 것이다. 그 어떤 클럽도 앤더슨의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핀치 팜에서 마르티네즈에게 맨체스터 시티가 11명의 분석관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배후에서 상대의 약점을 발견하기 위한 많은 분석가를 고용하는 것이 부럽지 않은지 물어봤다.


"100명과 함께 하면서 '어떻게 그들이 내가 경기에서 승리하도록 도울 것인가?'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숫자가 100이든 3,000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숫자는 질적 수준을 희석시키는 결과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무엇이든 얻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적은 인원에 우리가 실망해야할 필요나 더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대답은 '아니오'라고 전하고 싶다. 우리는 굉장히 효율적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는 열정의 게임이다. 만약 축구가 계산의 스포츠가 된다면 일부 팬들은 떠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데이터의 힘을 부정하는 감독 역시도 상당히 불리한 포지션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어떤 관점에서 축구의 데이터화는 상당히 긍정적인 발전이다 : 역사적으로 축구는 두터운 지갑을 가진 클럽들의 지배 아래 주도되었다. 분석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클럽의 혁신적인 생각을 보상받기 시작했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클럽들이 데이터화의 발전을 주도하는 동기를 유발한다. 현명함은 돈을 이길 수 있다. 물론 맨체스터 시티같은 경우는 두 분야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관중석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앞으로 어떤 관점으로 경기를 바라보게 될까? 교체 선수가 나와서 첫번째 터치로 골을 성공시켰다. 당신은 그 공을 천재적인 교체를 단행한 감독에게 돌릴 것인가? 아니면 철저한 계산을 해낸 퍼포먼스 분석가에게 돌릴 것인가?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2014/mar/09/premier-league-football-clubs-computer-analysts-managers-data-win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