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은퇴를 선언하기까지 잉글랜드 축구 클럽이자 스포츠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프랜차이즈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6시즌을 보낸 알렉스 퍼거슨 경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하나다. 26년간 알렉스 퍼거슨 경은 13차례 리그 타이틀과 25차례 컵대회 우승을 이뤄냈다. 퍼거슨은 단순한 감독 그 이상의 존재이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직의 중심이었고 1군 관리에서 그치지 않고 구단 전체를 관리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CEO였던 데이빗 길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이었다면, 알렉스 퍼거슨 경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기초에서 시작하라


1986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부임한 퍼거슨은 구단의 유스 프로그램을 현대화함으로써 장기적인 구조를 형성했다. 그는 9살 정도되는 재능있는 어린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2개 부서를 만들었고 많은 스카우터를 고용했다. 데이빗 베컴은 이 시스템에서 성장한 선수들 중 가장 잘 알려진 선수다. 가장 중요했던 선수는 아마 라이언 긱스일 것이다. 퍼거슨은 1986년 13세 불과했던 삐쩍마른 긱스를 발견했고 긱스는 이제 영국 축구 역사상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지닌 선수가 되었다. 39살 나이에도 긱스는 여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군 선수로 활약 중이다. 오랫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자리를 지켜온 폴 스콜스와 개리 네빌 역시 퍼거슨의 유스 프로그램 투자 결과였다. 베컴과 긱스, 스콜스, 네빌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핵심 선수였다. 오늘날 구단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퍼거슨의 공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상당히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당시 만연해있는 상식에 반하는 것이었다. 저명한 TV 코멘테이터는 "애송이들로는 우승할 수 없다(You can't win anything with kids)."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퍼거슨은 상당히 체계적인 방법으로 이 과정을 진행했다. 퍼거슨은 단순히 팀을 구상하는 것과 구단을 구상하는 것의 차이점에 대해 말한다.


SAF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부임했을 때, 저는 오로지 한가지 사항에 대해서만 생각했습니다. 축구 구단을 만들고 싶었고 (buildinga football club) 기반부터 확실히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하면 1군에 선수들이 막힘없이 지속적으로 공급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어린 선수들은 같이 성장하게 되며 결속력을 다지고 끝내 피치 위에서 정신력으로 발현됩니다.


처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왔을 때, 1군에 24세 이하인 선수가 단 1명 뿐이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정도되는 구단에게 그런 일이 있는게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구단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어린 선수들에게 포커스를 두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으며 이전의 경험을 통해 어린 선수들로도 우승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젊은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에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시 성공의 길로 돌아가기 위해 유스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이 중요하단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저의 판단을 두고 용감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행운은 그런 담대함을 좋아합니다.


새롭게 부임한 감독의 99%는 살아남으려면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을 영입하곤 합니다. 이런 경향은 프로축구가 결과주의적 산업이기에 발생하는 것이죠. 어떤 구단에서는 3번 연속 패배하면 경질됩니다. 새로운 형태의 이사진과 구단주가 등장한 오늘날 축구계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감독에게 팀을 만들기까지 4년의 시간을 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을 것 입니다.


당장 눈앞의 경기를 승리하는 것은 단기적인 소득입니다. (당장은 이겼지만) 다음 경기에서는 질 수도 있습니다. 구단을 세우는 것은 안정성과 일관성을 가져다 줍니다. 1군에서 눈을 떼는게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 구단은 유스에 투자함으로써 1990년대와 2000년대에 큰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젊은 선수들은 구단의 정신이 됩니다.


저는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볼 때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감독이란 자리는 스승과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더 발전하도록 영감을 주는 자리입니다. 더 훌륭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리자가 되도록,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가르친다면 선수들은 어디서든지 삶을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게되면 팀의 수명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그 선수의 구단에 대한 충성심도 성장하게 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은 항상 자신에게 첫 기회를 준 감독을 기억합니다. 감독이 선수 편이라는 것을 그들이 느끼는 순간, 선수들은 감독이 제시하는 방법을 수용하게 됩니다. 가족이나 다름없는 공동체를 키우는 것 입니다. 젊은 선수들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와 관심을 준다면, 선수들은 분명 감독을 깜짝 놀라게하며 기대에 부응할 것 입니다.



과감하게 팀을 리빌딩 하라


큰 성공을 거두고 있던 시기에도 퍼거슨은 팀 개편을 진행했다. 그의 팀은 크게 5세대로 구분 되었으며 끊임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퍼거슨의 결정은 팀의 리빌딩 사이클, 선수의 사이클을 정확히 파악하는 감각에 기반해 이루어졌다. 팀내 선수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아주 명확하게 파악해냈다. 선수단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퍼거슨은 개인적 친분까지 있는 선수를 제외시켜야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라이언 긱스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감독님은 항상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팀을 강화시키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부분을 새롭게할지 알고 있었고 그걸 기막히게 파악하는 재주까지 있었습니다."


지난 10년간 선수들 이적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우리는 퍼거슨이 굉장히 독특하면서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라는 결론을 내렸다. 선수 영입에 있어서 퍼거슨은 전략적이고 이성적이었으며 체계적이었다. 지난 10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5차례 리그 우승을기록했는데 선수영입에 첼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보다 더 적은 돈을 투자했다. 퍼거슨은 젊은 선수를 신뢰했다. 경쟁자들에 비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5살 이하 선수를 굉장히 높은 비율로 영입했다. 또한 아직 여전히 미래가 밝은 선수를 판매함으로써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퍼거슨은 자신이 영입한 젊은 선수들을 스타의 자리로 올려놓았다. (때로는 퍼거슨도 슈퍼스타 영입에 돈을 지불한다. 2012/2013시즌 29살 로빈 반 페르시 영입을 위해 $35m을 지불했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시간과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그리고 나이든 선수는 어느 정도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판매했다. 한편 나이를 먹었음에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소수의 베테랑들은 잔류시켜 구단의 문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SAF : 우리는 선수단을 3가지 단계로 구분했습니다 : 30세 이상, 23~30세, 23세 이하. 우리는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고참들이 세워둔 기준에 도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성공적인 팀에도 사이클이란 것이 존재하며 4년 정도 지속되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그것이 틀렸다고 입증하길 원했습니다. 우리는 3~4년 후의 팀을 그려보고 그에 따른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유나이티드에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었기에 저는 추후 계획을 짤 수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제가 팀을 떠날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그 점에서 저는 굉장히 운이 좋았던 사람입니다.


리빌딩의 목표는 나이든 선수에서 젊은 선수로 이동하면서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것 입니다. 주로 2가지에 관련한 문제입니다. 첫번째 문제는 우리가 누구를 영입하는가 입니다. 둘째는 기존 선수들 노쇠화의 신호를 포착하는 것 입니다.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리오 퍼디난드 같은 선수들은 오랫동안 뛸 수 있지만, 확실히 나이는 문제입니다. 정말 어려운 점은 좋은 녀석임에도 불구하고 이 팀에서 내보내야할 때 입니다. 하지만 (하락에 대한) 모든 증거는 피치 위에 있습니다. 기량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면 2년 정도 후에 어떻게 될지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기준을 높게 잡고 모두가 그 기준을 따르게 하라


퍼거슨은 선수들에게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에 대해 상당히 열정적으로 말했다. 퍼거슨은 선수들이 항상 더 나은 것을 추구하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지길 원했다. 즉 선수들을 승리자(winner)로 만들고자 했다.


퍼거슨의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은 선수 시절 경험에서 우러나왔다. 스코틀랜드의 소규모 구단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낸 퍼거슨은 스코틀랜드의 명문 구단이자 자신이 어릴적부터 응원해온 레인저스 입단에 성공하는데 감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3년 후 레인저스를 떠나게 된다. 퍼거슨은 레인저스에서 스코티시컵 준우승 이외의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 "당시의 역경 때문에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퍼거슨이 말한다.


퍼거슨은 선수들에게도 그런 마음가짐을 요구했고 그 정신력은 점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란 집단 내로 퍼졌다. 선수들은 동료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목격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슈퍼스타들도 결코 예외는 없었다.


SAF : 우리가 했던 모든 것들은 축구 구단으로서 세워둔 기준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 팀을 준비하는 과정, 동기부여를 위한 논의, 전술적 논의에서도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는 형편없는 트레이닝 세션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트레이닝장에서의 모습이 결국 피치 위에서 나타납니다. 우리는 집중력이 흐트러진 트레이닝을 시행한 적이 없었고 모든 트레이닝 세션은 충분한 퀄리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훈련 속에서도 높은 집중력, 속도, 상위 수준의 퍼포먼스를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우리 선수들은 매 훈련마다 성장했습니다.


선수의 기대치도 끌어올려야 했습니다. 선수들은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저는 선수들에게 "만약 1번이라도 포기하면, 다음번에 쉽게 포기하게 된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직업 윤리 및 활기찬 에너지 모두 이 구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항상 첫번째로 출근하던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수많은 스태프들이 제가 아침 7시에 도착하기 전부터 출근해 있습니다. 제가 왜 일찍 오는지 알아서 그런 것이겠죠. 일찍 와서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또한 모두들 "감독님이 하면, 나도 할 수 있어."란 생각을 했으리라 봅니다.


저는 끊임없이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도 재능' 이라 말했습니다. 스타 선수들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노력을 원했습니다. "너가 최고 수준의 선수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라고 말했고 선수들은 제 요구에 응답했습니다. 그게 그들이 슈퍼스타인 이유이죠. 그들은 훨씬 더한 노력을 합니다. 사람들은 에고(ego)가 강한 슈퍼스타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에고가 강하면 승리자가 되길 원하며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합니다. 호날두를 비롯해 베컴, 긱스, 스콜스 등이 상당한 시간을 훈련에 매진했습니다. 저는 창문을 열고 토요일에 경기가 있으니 가서 휴식을 취하라고 소리쳤지만 그들은 더 훈련하길 원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가 되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는 것이겠죠.



절대로 통제권을 잃지 말아라


"30명 모두가 백만장자인 선수들을 다룰 때 결코 통제권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저의 통제권과 권위에 도전하는 선수들을 처리해야만 했습니다." 라고 퍼거슨이 말한다. 퍼거슨은 규범을 벗어난 선수들에 강하게 응징을 했다. 만약 선수가 정해놓은 선을 벗어나면 그 때는 팀 퍼포먼스에 피해가 온다. 퍼거슨은 그렇게 방해가 될 선수들을 다 내보냈다. 2005년 공개적인 자리에서 팀 동료들을 비난한 로이 킨이 오랫동안 주장을 맡아온 인물이었음에도 퍼거슨은 그와의 계약을 즉시 해지했다. 다음해 벤치행에 불만을 품었던 팀내 최다 득점자 루드 반 니스텔루이마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시켰다.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은 퍼거슨이 취한 전략 중 하나에 불과하다.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여 손쓸 수 없는 상황이 오는걸 막았다. 신속한 처리 역시 통제권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SAF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이 선수들에 의해 통제를 받는 날, 다른 말로 표현해서 선수들이 훈련, 휴식일, 팀내 규율, 전술에 간섭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완전 다른 팀일 것 입니다. 유나이티드에 부임하기 전,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감독의 존재감은 다른 누구보다 커야만 합니다. 그것이 핵심이죠.


특정 선수가 드레싱룸 분위기, 팀의 퍼포먼스, 선수단과 스태프 지휘권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 선수를 잘라내야만 합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도 상관 없습니다. 어떠한 개인보다 구단의 장기적인 그림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감독은 구단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 되어야만 합니다.


잉글랜드 구단이 감독을 여러차례 바꾸기 때문에 드레싱룸에서 선수의 영향력이 생깁니다. 그건 매우 위험합니다. 감독이 팀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그 감독은 결코 자리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해야하고 결정권이 감독에게 있다는 것을 선수들에게 인지시켜야만 합니다. "어떻게 해야 선수들이 나를 좋아할까?"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일처리를 더욱 복잡하게만 만들 뿐입니다. 감독 자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성공리에 해낸다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감독을 존중합니다. 


선수가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때 빠르게 대처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제가 충동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하지만, 빠르게 마음 먹는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결정을 내릴지 고민하면서 잠자리에 들 필요가 있을까요?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상태로 다음날 출근하여 팀의 규율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합니다.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고 마음을 먹었다면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 맞습니다. 어려운 길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며 팀내 감독의 영향력을 입증하기 위해 일부러 기회삼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통제권을 행사하고 권위를 바로세우는 것 뿐입니다.



상황에 맞는 메세지 전달


선수들에게 자신의 결정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퍼거슨은 항상 상황에 맞게 단어를 선택하려 노력했다. 선수는 선발 출전을 예상하고 있으나 실제로 퍼거슨이 명단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했을 경우, 퍼거슨은 아주 섬세하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퍼거슨은 "내가 너를 제외시키는 것이 실수하는 것일 수도 있어. 하지만 나는 지금 구상한 라인업이 오늘 경기에 아주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해." 라고 말했으며 제외되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고자 노력했다. 오로지 전술적인 이유일 뿐이며 더 중요한 경기에서 뛸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경기를 준비하는 트레이닝 세션에서 퍼거슨과 그의 보좌진은 긍정의 힘을 강조했다. 미디어는 하프타임과 경기 후 퍼거슨이 불같이 선수들을 혼내는 것을 조명하지만, 퍼거슨은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선수들을 다뤘다. "소리지르는 것만으로 선수들을 다룰 순 없습니다. 효과도 없구요." 라고 퍼거슨이 말한다. 퍼거슨 밑에서 뛰었던 앤디 콜은 "최선을 다했음에도 경기에서 패배한다면, 알렉스 경은 선수들에게 '너희는 최선을 다했다'라고 다독여줍니다. 그 때는 문제될 것이 없어요. 하지만 나사빠진 듯이 경기하고 패배하면 그 때는 귀를 조심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라고 묘사했다.


SAF : 쓴소리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강한 비판 속에서 성장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다수가 격려 속에서 성장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선수들에게 격려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선수들도 "잘 했어(Well done)"이란 표현을 좋아합니다. "Well done"은 2가지 단어로 말할 수 있는 최고의 표현입니다. 애써 최상의 표현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선수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드레싱 룸에서 실수를 지적해야만 합니다. 바로 이 때 올바른 방식으로 질책해야만 합니다. 저는 경기 이후 바로 실수를 지적합니다. 월요일까지 기다릴 것도 없습니다. 경기 후 즉시 지적하고 그 자리에서 끝냅니다. 이후에는 다음 경기를 집중해야하며 선수를 영원토록 비판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를 앞둔 상황의 대화에선 우리의 기대치, 스스로에 대한 선수들의 믿음 등을 주로 이야기 합니다. 저는 노동자 계층의 사고관에 대해서 자주 언급합니다. 선수들은 노동자 계층이 아닐지라도 아마 그들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는 노동자 계층이었겠죠. 저는 선수들에게 직업 윤리를 가지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노동자 계층 이야기를 통해 선수들이 어느 정도 위치인지 상기시켰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수들의 자부심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동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서로를 신뢰하면서 경기하라 주문했습니다. 그런 정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란 팀의 특징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하프타임에는 약 8분 정도 선수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할 시간이 주어집니다. 그래서 그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기에서 이기고 있다면 모든 것이 수월하게 흘러갑니다. 집중을 요구하고 안일하게 경기하지 말라고 주문하면 됩니다. 또한 굉장히 사소한 부분까지도 이야기해줄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에서 지고 있다면, 그 8분 사이에 임팩트를 남겨야 합니다. 저는 지고있는 상황에서 우리팀에 대해 우리팀의 강점에 대해 집중해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지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도 분명히 수정을 해야합니다.


훈련장에서 우리는 전술적으로 굉장히 영리한 선수들을 데리고 축구팀을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너무 유하게 선수들을 다룬다면 목표치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적정 수준의 긴장감이 있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도 안 됩니다. 그러면 선수들은 항상 두려움에 떨게되고 이 때도 경기를 잘 소화할 수 없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화내는 것이 매번 통하지 않는다는걸 알게 되었고 적절한 시점을 포착해 화를 표출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감독은 상황에 따라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만 합니다. 때로는 의사가 되어야하고 때로는 선생이 때로는 선수들의 아버지같은 존재가 되야만 합니다.



승리를 위한 준비


퍼거슨의 팀은 경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승리를 낚아채는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 10년간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하프타임 무승부 상황, 75분 기준 무승부인 상황에서 다른 영국 구단보다 우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하프타임에 선수들을 자극하는 팀토크, 올바른 전술적 변화가 승리를 만들어내는데 의심할 여지없이 큰 기여를 했겠지만, 오직 그것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경기에서 지고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감독들은 선수들에게 전진하라고, 공격하라고 지시를 내린다. 그런 상황에서 퍼거슨의 전술적 접근은 굉장히 저돌적이었고 체계적이었다. 퍼거슨은 언제나 승리를 위한 준비를 했다. 퍼거슨은 10분 내, 5분 내 혹은 3분 내로 골을 넣어야할 상황을 가정하여 어떻게 경기를 펼쳐야할지 꾸준히 연습시켰다. 유나이티드의 수석 코치 중 한 명은 "우리는 경기에서 지고있거나 비기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시행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유나이티드의 트레이닝 세션은 전술과 기술 연마의 반복이다. "우리는 트레이닝 세션을 배움의 기회, 발전의 기회로 여깁니다. 때로는 선수들이 '또 이걸 하고 있네' 라고 생각할 순 있겠죠. 하지만 분명히 우리는 연습 덕분에 승리할 수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훈련은 단순히 '승리가 반복적인 훈련에서 나온다' 라는 통념을 뛰어 넘는다. 선수들은 특정 플레이를 거의 자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까지 했다. 훈련장에는 현재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을 도모해야한다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 있었다. 퍼거슨은 이렇게 말한다. "메세지는 아주 간단합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됩니다."


SAF : 승리는 저의 본성입니다. 전 꽤나 오랫동안 기준을 세워왔고 승리 외 다른 옵션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경기에 나설 때마다 승리를 원했습니다. 우리의 주요 선수가 5명이 빠졌을지라도 전 항상 승리만을 기대했습니다. 다른 팀 감독들은 경기 시작 바로 전까지 선수들에게 바짝 다가가 지시를 내리지만 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피치를 발고 있다면, 저는 선수들이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으리라 확신합니다. 


저는 모험가이자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팀이 경기 막판에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다 보셨을 겁니다. 하프타임에 경기를 지고 있다면 전달하는 메세지는 간단합니다 : "당황하지 마라. 우리가 할 일에 집중해." 만약 15분이 남은 상황에서 여전히 2-1 스코어로 지고있다면 저는 더 큰 위험을 감수할 준비를 마친 상태이고 남은 15분간 돌진합니다. 우리가 무승부 혹은 역전승을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했음에도 (오히려 1골을 더 내주어) 3-1 스코어로 지게 된다면 저는 결과에 불만을 가지지 않습니다. 수비를 조금 더 느슨하게 하면서 공격수를 추가 투입하겠죠. 만약 우리가 3-2로 역전해낸다면 그건 정말 짜릿한 일이 될 겁니다. 하지만 3-1로 지는 것은 2-1로 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기에서 패배하는 것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메세지가 선수들에게 전달되는 것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끝나가는 상황에서도 반전을 만들어내는 기질을 가지는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관찰의 힘을 믿어라


퍼거슨은 1974년 32세에 스코틀랜드의 소규모 구단인 이스트 스털링셔(East Stirlingshire)의 감독이 된다. 당시 퍼거슨은 선수들보다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당시 퍼거슨은 직접 나서서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세인트 미렌, 에버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치면서 퍼거슨은 점차 훈련을 수석코치에게 의존했다. 그렇다고 퍼거슨이 훈련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는 언제나 훈련장에 있었고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선수들을 직접 코칭하는 것에서 관찰하는 것으로 역할 변화를 시도하면서 퍼거슨은 자신이 선수와 퍼포먼스를 더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피치 위에서 직접 지도를 하게되면, 모든 것을 관찰할 수 없게 됩니다." 라고 퍼거슨이 말한다. 대신 관찰자가 되면, 훈련 패턴, 에너지 레벨, 활동량 등의 변화를 파악하게 된다.


훈련을 담당하는 코치들을 신뢰하기에 퍼거슨은 보다 면밀한 관찰자가 될 수 있었다.


SAF :  관찰은 매니지먼트 체계의 최종 단계입니다. 처음 감독 자리를 맡았을 때, 제가 경기를 잘 뛸 수 있고 높은 레벨에서 성공할 기술적인 능력을 갖춘 것은 물론 코칭 능력과 올바른 결정을 내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며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에버딘에서 코치들과 차를 마시다가 수석코치가 "왜 저를 에버딘으로 데려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래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했고 수석코치는 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아무 것도 하는게 없습니다. 유스 팀과 같이 훈련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저는 에버딘에 훈련과 선수 선발에 있어 감독님을 도우러 왔습니다. 그게 수석코치가 할 일입니다." 이에 다른 코치가 "수석 코치의 말이 맞습니다." 라고 동조했다. 동조한 바로 그 코치는 저에게 훈련을 직접 진행하지 않음으로써 얻는 이점도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니야" 라고 말했지만 며칠 생각해보고 그 조언을 따르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훈련을 코치들에게 맡겼고 그것은 제가 결정한 것들 중 최고의 선택이기도 합니다.


코치들에게 훈련을 위임해도 팀을 장악하는 능력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전 항상 훈련장에 존재했고 관찰하면서 중요한 사항을 집어내는 능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선수들의 습관 변화, 갑작스러운 열의 상실 등을 포착했고 그에 따른 조언을 해줄 수 있었습니다. 선수의 가족 혹은 금전적인 문제부터 지친건지, 오늘따라 기분이 안 좋은건지까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선수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부상을 달고 뛰는 경우도 잡아냈습니다.


사람들은 관찰의 가치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팀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관찰이 아주 결정적인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해내는 능력은 정말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을 멈추지 마라


퍼거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낸 25년간 축구계는 아주 급격하게 변화했다. 자본의 힘은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동시에 가져왔으며 과학은 선수들이 더 높은 수준의 경기를 펼치게 만들었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게 아니다. 특히 최고의 자리에서 오랫동안 머무른 사람이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건 더욱 쉽지 않다. 하지만 퍼거슨은 모든 면에서 기꺼이 변화하려고 했다. 데이빗 길은 "변화하는 축구 속에서 퍼거슨은 놀라울 정도로 적응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라고 평가한다.


1990년대 중반 퍼거슨은 비교적 중요성이 떨어지는 리그 컵에 어린 선수들을 대거 투입시켰다. 이렇게 리그 컵에 어린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킨 감독은 퍼거슨이 처음이었다. 당시에는 퍼거슨의 결정에 대해 상당한 비판이 가해졌는데 지금은 거의 모든 프리미어 리그 구단이 리그 컵에 어린 선수들을 내보내고 있다. 또한 퍼거슨은 처음으로 로스터에 센터 포워드를 4명 보유하면서 2자리 놓고 경합을 시킨 감독이다. 사람들은 통제가 안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4명의 센터-포워드를 두는 이 전략은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트레블 달성에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했다.


퍼거슨은 피치 밖에서 팀을 도와주는 스태프 수를 늘려갔고 코치들을 보좌해줄 스포츠 과학팀도 고용했다. 스포츠 과학팀은 맨체스터의 부족한 일조량을 보충하기 위해 드레싱룸에 비타민D 부스 설치를 제안했고 퍼거슨은 이를 수용했다. 또한 훈련복에 GPS 장치를 설치하여 훈련 후 20분만에 퍼포먼스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선수들을 위해 최초로 검안사를 고용했으며 일주일에 2번씩 선수들에게 요가 수업을 받으라 지시했다. 최근 훈련장에는 최첨단 의료 시설이 완공되었고 간단한 진료는 현장에서 즉시 처리가능했다. 일반 병원과 달리 선수들의 구체적인 컨디션이 언론에 유출될 가능성도 적었다.


SAF : 처음 감독을 시작했을 때는 에이전트가 없었습니다. 당시에도 TV를 통해 경기가 중계 되었지만, 지금처럼 선수들이 영화배우 마냥 언론의 관심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언론은 항상 선수들에 대한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경기장도 발전했고 피치는 이제 완벽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스포츠 과학은 우리가 시즌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러시아, 중동 혹은 다른 지역 출신 구단주는 구단에 돈을 퍼붓고 있어 감독에게 부담이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고 25년 전보다 선수를 다루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제가 25년간 잘해온 것은 변화를 감당하는 것입니다. 변화를 수용함으로써 그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새롭게 고용하는 인물들을 신뢰해야 합니다. 세세한 점까지 다 간섭하면서 지시를 내린다면 그들을 고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겠죠. 가장 중요한 것은 정체되지 않는 것 입니다. 몇년 전에 데이빗 길에게 "선수들이 계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머물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유럽 최고의 훈련 시설을 갖추는 것입니다." 라고 말했으며 그 때 우리는 메디컬 센터를 착공했습니다. 결코 멈춰 있어서는 안 됩니다.


성공을 사람들은 변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죠. 우리는 성공해야만하고 발전할 수만 있다면 어떠한 방법이라도 모색해야 했습니다. 다른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계속 열심히 노력했으며 모든 성공이 첫번째 성공인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제가 할 일은 팀이 승리할 확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 입니다. 그것이 저를 이끈 원동력 입니다.




출처 : https://hbr.org/2013/10/fergusons-formula






by Jonathan Wilson


35살이지만 캐릭은 불안정한 유나이티드 백4를 지켜줄 수 있다. 캐릭의 차분한 태도는 흔들리는 팀 전체를 안정화시킬 수 있다. 아스날과의 경기에는 캐릭이 필요하고 무리뉴는 이를 깨달아야만 한다.



2015년 4월 12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4-1 스코어로 앞서 있었다. 경기는 3분이 남아있었고 마이클 캐릭은 절뚝거리면서 터치 라인 밖으로 나왔다. 캐릭이 빠진 후 즉시 세르히오 아게로가 추격골을 넣었다. 하지만 실점보다 더 심각했던 것은 캐릭이 잔여 시즌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우려였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6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당시 유나이티드는 시티 뿐만 아니라 리버풀, 토트넘 핫스퍼를 상대로 승리를 기록했다. 아마 이 때가 루이 반 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장 뛰어난 경기를 펼쳤던 시기일 것이다. 사람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반 할의 철학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톱니바퀴가 딱딱 맞아들어가 유연하게 경기가 흘러가는 그런 순간을 기다렸고 더블 및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의 시발점이 되었던 바이에른 뮌헨의 유벤투스전 4:1 승리처럼 이 날의 승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도 같은 효과를 불러오길 원했다.


그런데 아마 캐릭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 경기 이후 6경기에서 단 1차례 승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첼시에게 승리했다면, 피곤에 찌든 리그 선두를 승점 5점차로 추격할 수도 있었다. 산술적으로는 우승도 가능한 위치까지 올라섰을 것이다. 하지만 첼시전 결과는 그렇지 않았고 유나이티드는 결국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4위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었다는 가능성보다 팀내 캐릭의 비중을 확인한 것이 시즌 막바지의 더 큰 이슈였다. 2014/2015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캐릭이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평균 2.44점의 승점을 획득했다. 한편 캐릭이 선발 출전하지 않은 경기에서 1.41점의 승점을 기록했다. 지난 2015/2016시즌도 유사하다. 2015/2016시즌에도 캐릭이 선발로 뛴 경기에서 평균 1.91점의 승점이 선발로 뛰지 않은 경기에서의 평균승점 1.5점보다 높았다. 마찬가지로 올시즌 캐릭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5차례 선발 출전했는데 그 5경기 모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리했다.


모든 경기의 중요성이 같지 않다. 그런데 조세 무리뉴는 캐릭을 비교적 가벼운 경기에 출전시키고 있다. 캐릭은 올시즌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 선발로 딱 1차례 뛰었는데 11월 6일에 있었던 스완지 시티전이 바로 그 경기다. 반 할은 주요 경기에서 캐릭을 중용했지만 무리뉴는 그러지 않고있다.


캐릭은 35세이기 때문에 팀의 미래를 책임진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캐릭이 모든 경기를 뛸 수 있을 정도로 몸상태가 완벽하다한들 (물론 그러지 못하겠지만) 구단은 더 미래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왜 아직도 캐릭이 가치있는 선수인지 물어봐야 한다. 왜 유나이티드는 캐릭이 있을 때 더 좋은 성적을 내는가? 캐릭이 뛰지 않을 때 유나이티드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 이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뚜렷한 사항은 캐릭의 패스 능력일 것이다. 올시즌 캐릭이 소화한 프리미어 리그 경기 시간은 102분에 불과하나 96.6%의 패스 성공률은 분명 경이로운 수치다. 캐릭은 커리어 내내 평균 80% 후반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해왔다. 캐릭은 경기 지배권을 가져다주며 그렇게 함으로써 올시즌 흔들리는 (마르코스 로호가 존재하는한 계속 그럴 것만 같은) 백4 라인을 보호해준다. 


비평가들은 캐릭이 반 할에게 완벽한 선수였다고 말할 것이다. 캐릭이 공을 측면으로 끊임없이 보낼 수 있는 선수며 어느 위치에서도 높은 점유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공을 점유하는데 11명이 비슷한 수준으로 공을 뺏기지 않는 것과 선수 1명에게 의존해서 공을 뺏기지 않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단순히 공을 안정적으로 돌리는 것에서 캐릭의 역할이 그치지 않는다. 페네르바체와의 홈경기에서 우리가 목격했듯이 캐릭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40야드 거리의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넣을 수 있는 선수다.


어쩌면 캐릭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축구에 적합하지 않는 선수일 것이다. 캐릭은 고강도 압박을 펼치는 팀에 적합해보이지 않는다. 끊임없이 뜀박질을하는 리버풀, 첼시, 토트넘에는 부적합한 자원이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처럼 압박 뿐만 아니라 점유를 중시하는 감독은 캐릭같은 선수를 선호한다. 과르디올라는 경험이 풍부한 사비 알론소를 영입해 바이에른 뮌헨 플레이에 윤활유 역할을 부여했다.


무리뉴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알론소를 기용했었다. 캐릭은 알론소와 아주 똑같은 선수는 아니나 상당한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 무리뉴는 본능적으로 역동적인 선수를 선호하는데 캐릭은 알론소와 마찬가지로 타고난 홀더(holder)다. 캐릭은 중앙 수비수를 보호할 수 있는 포지셔닝 감각을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패스 능력과 더불어 지능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추고 있다.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캐릭은 유나이티드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을 수 있다.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며 승리를 의심할 순간, 캐릭의 침착함과 자신감 있는 플레이 및 태도는 동료 선수들에게 긍정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이런 효과가 아스날과의 홈경기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캐릭의 나이에 대한 이슈, 아직까지도 캐릭이 주전이 되어야한다는 이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적시장 정책 및 플랜에 대해 간접적인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 올 여름처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돈을 쏟아부었을 때, 2006년부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있는 35살 선수에게 여전히 의존해야 한다고 예상하진 않았을 것이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무리뉴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 캐릭의 고연령, 팀의 장기적 미래를 깐깐하게 따질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캐릭 대체에 대한) 구단의 장기적인 전략이 어떻든 간에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캐릭이 있을 때가 더 낫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nov/18/michael-carrick-manchester-united-jose-mourinho




by Jacob Steinberg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하면서 비싼 선수를 사는 것보다 신중한 장기적 접근이 올드 트래포드의 연속된 실패를 막을 수 있다.



폴 포그바는 지난 여름 값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퍼즐조각이라 불리며 큰 환영을 받았으나 단 2달만에 사치스러운 실패작 소리를 듣고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낭비성 짙은 금전지출 문제를 해결해줄 마법사로 불려진 포그바가 마법지팡이 없이 잉글랜드에 온 것처럼 느껴지면서 포그바는 첫번째 희생양이 되고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첼시의 손바닥 안에서 망신을 당한 사건을 논의하기에 앞서 우리는 붉은 셔츠를 '다시' 입은 포그바가 유벤투스에서 보여준 그 비범한 능력을 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포그바는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적응기간이 길게 필요한 외국인 선수는 아니다. 우리는 피치 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는 것보다 더 깊은 내부의 상황도 살펴보아야 한다. 유나이티드의 화려한 이름값은 여전히 화려한 선수와 스폰서를 끌어당길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피치 위 산산조각 나버린 구단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은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갖추고 있는 내부 조직으로는 어렵다.


포그바는 6일 사이 벌써 3경기째 소화하고 있었고 은골로 캉테의 4번째 득점 장면에서 마치 산책하듯 피치를 거닐고 있었다. 그런데 일정이 빡빡했던 것보다 구단이 내부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더 좋은 이유가 될 수 있다. 


유벤투스에서 아주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선수가 유나이티드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물론 포그바가 레스터 시티, 페네르바체전처럼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 경기도 있다. '포그바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것은 조세 무리뉴가 해결해야할 문제중 하나였고 그는 레스터전부터 포그바를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바로 밑에 배치시키고 있다. 레스터와의 경기에서는 이브라히모비치와 아주 멋진 공격 작업을 펼치긴 했다. 그런데 첼시와 리버풀을 상대로 포그바의 영향력은 없었으며 이브라히모비치와의 연계는 전무했다. 분명 23세 포그바는 이것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다.


수비 보강도 고려하기 때문에 알렉스 퍼거슨 경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적 정책을 과거 레알 마드리드가 시도했던 갈락티코와 비교하는 것이 합당하지 못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그바와 이브라히모비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광범위한 결점을 가려주지 못한 최근에 이루어진 호화스런 영입이다. 무리뉴는 물론 전임 감독인 루이 반 할도 마찬가지다. 후안 마타, 앙헬 디 마리아, 라다멜 팔카오도 보여준 능력 이상의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다. 무리뉴가 알아서 해결하겠지만, 현재 알 수 없는 이유로 대기 중인 헨릭 므키타리안도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영입은 당시 상황에서 봤을 땐 타당한 영입이었다. 데이빗 모예스는 유나이티드가 굶주리고 있었던 창조성을 갖춘 미드필더로 후안 마타를 낙점했고 마타를 영입함으로써 자신의 커리어를 살려보고자 했다. 반 할이 영입한 디 마리아는 측면에서 돌파력과 창의성을 불어넣기 위함이었다. 멤피스 데파이는 구단의 미래였고 팔카오는 분명히 대니 웰백과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보다 우수한 선수였다. 안데르 에레라는 유나이티드의 패스 줄기를 보다 스페인스럽게 만들 수 있을 자원으로 여겨졌다. 모르강 슈네들랭은 수비 라인 앞에서 방어벽을 철저하게 형성해줄 것 같았고 포그바는 세계적인 감각을 지닌 미드필더로 유나이티드가 애타게 찾던 존재였다. 므키타리안은 10번 역할로 딱 알맞아 보였고 이브라히모비치는 트로피를 가져다주는 득점 기계가 될 것으로 보였다.


수백만 파운드를 소비하면서 반짝거리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까지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 무리뉴가 레스터를 상대로 웨인 루니를 제외시키면서 완벽한 해결책이 나온 것처럼 느껴졌지만, 잉글랜드와 슬로베니아의 무승부 경기에서 볼 수 있었듯이 오직 루니의 기량 하락만팀의 유일한 문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유나이티드는 최근 3명의 감독을 거쳐왔고 그 감독은 모두 뒤죽박죽 섞여있는 스쿼드에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주입시키려했다. 모예스는 허우적거렸고 반 할은 경기 지배에 너무 큰 비중을 두었다. 무리뉴는 탄탄한 4-2-3-1 시스템을 사용하고 싶어하지만 선수들은 다소 지쳐있는 것 같고 피지컬에 의존한 축구는 구시대적인 접근처럼 보인다. 선수들이 헷갈릴만 하다. 첼시는 아직 완제품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했으나 안토니오 콩테의 지도 아래서 분명한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하며 팀으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심지어 콩테는 빅터 모지스를 임대보내지 않았고 그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결책까지 찾아냈다. 콩테는 자신이 가진 인적자원을 가지고 자신만의 처리방법으로 일을 아주 잘 처리해가고 있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이 레프트백이란 약점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선수인 제임스 밀너로 잘 대응한 것과 마찬가지 경우라 할 수 있다.


아스날은 벵거볼 속에서 알렉시스 산체스를 최전방에 투입하는 변화를 줬고 자신감 있게 경기를 펼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는 펩 과르디올라의 영향력을 팽창시켜가고 있으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스퍼스는 상대를 악마처럼 압박하며 공격 라인에 수많은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 클롭의 리버풀은 다방면에서 상대를 쑤시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버풀전에서 리버풀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그들은 창조적인 경기를 펼치기보다 상대의 공격을 파괴시키는데 집중한 경기를 펼쳤다.


언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선수 개인 퀄리티에 의존하고 있다. 앙헬 디 마리아는 처음부터 모두의 기대를 모았으나 끝내 파리 셍제르망으로 이적했다. 마타는 중요한 골을 넣어왔으나 어떤 감독도 그를 100%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맨체스터 더비 이후 경기장에서 점점 존재감이 사라져가고 있다. 유나이티드와 현재 리그 선두는 승점 6점 차에 불과하지만, 유나이티드는 너무 오랫동안 일관된 경기력을 못보여주고 있고 집단의 힘보다는 개인에 더 많은 가치를 두면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앙토니 마시알의 벤치행부터 왓포드전 패배 이후 루크 쇼를 다루는 방식까지 무리뉴는 조심스럽게 빅매치를 접근하는 방식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무리뉴는 자신을 스페셜하게 만들었던 그 번뜩임을 잃은 것일지도 모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신선한 감독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우라를 잃어가는 이름값 높은 감독을 값비싸게 임명한 상황일 수도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든, 누가 감독직 자리에 앉아있든 유나이티드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봐야할 상황에 놓여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돈을 주구장창 투입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과르디올라의 축구 철학에 대해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 보드진에 치키 베기리스타인, 페란 소리아노가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두 사람의 존재는 시티가 어떤 방향으로 팀을 만들어가고 싶어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축구적 관점에서 보드진에) 어떠한 두드러진 인물조차 없는 팀에 포그바가 합류한 것과 반대로 시티는 확실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재 상태에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시 한번 빅네임을 영입하더라도 중요한 경기에서 유나이티드의 약점은 결코 치유되지 못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6/oct/24/manchester-united-paul-pogba






by Ryan Giggs


학생, 견습생, 퍼스트팀 선수, 코치, 임시감독, 수석코치로 29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생활했다. 그리고 14세 이후 처음으로 그 위대한 구단을 떠나 생활하고 있으며 멋진 수년간의 생활을 되돌아보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나의 커리어를 지도했고 축구 선수로서 나의 본능은 언제나 앞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다가올 트레이닝 세션, 다가올 경기, 다가올 다음 도전과제를 응시하는 것이었다. 지금의 생활은 완전히 다르지만, 나는 경기장을 떠나 휴식을 취하는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경기장에서 떨어져 회상할 시간, 새로운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유나이티드에서 경기하는 것, 유나이티드에서 지도자 생활을하는 것은 압박감이기도 했다. 일부는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내가 다른 곳으로 떠나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했다고 주장하지만, 올드 트래포드보다 더 큰 구단이 어딨는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매경기 승리할 것을 기대하고, 매시즌마다 새롭고 재능있으며 열의가 가득찬 젊은 선수들이 주전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도전하는 구단은 전 세계를 통틀어 얼마 없다.


나는 언제나 유나이티드의 팬이었다. 1987년 11월 29일 나의 14번째 생일날 알렉스 퍼거슨 경이 집으로 직접 찾아와 계약하기 전부터 말이다. 당시 나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경기를 볼 수 있다면 어느 구역이든 가리지 않고 티켓을 구매했다. 물론 주로 스트렛포드 엔드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이제는 10살이 된 아들 제크와 유나이티드 경기를 본다. 맨체스터 더비전을 나는 아들과 함께 디렉터 박스에서 관전했다. 나는 스트렛포드 엔드를 가리키며 내 아들에게 내가 옛날에 저기서 경기를 지켜봤다고 알려줬다.


나는 모든 트로피를 알렉스 퍼거슨 경과 함께 들어올렸다. 13차례 리그 타이틀, 2차례 챔피언스 리그 우승, 4번의 FA컵, 4번의 리그컵 모두를 알렉스 경과 함께했다. 그리고 2013년 알렉스 경의 은퇴 이후 유나이티드 팬들이 걱정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나는 팬들이 우려하는 그 시기를 구단과 함께 했던 사람이다. 데이빗 모예스 시절에는 선수 겸 코치로 루이 반 할과는 수석 코치 관계로 근무했다. 나는 지난 3년의 시간이 팬들에게 상당히 고된 시간이었다는 것을 안다.


나는 알렉스 경이 감독직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던 장소까지 기억한다. 알렉스 경은 구단이 공식발표를 하기 하루 전에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는 캐링턴에서도 상당히 많은 대화를 나누는 관계였으나 공식적인 시간이 지난 이후 전화가 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알렉스 경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것을 알게되자 나는 먼저 이 생각부터 들었다.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39살 먹고도 그 생각이 먼저였다.


알렉스 경은 전화를 통해 나에게 은퇴를 결심했다고 알렸다. 2001년 첫번째 은퇴 선언을 한 이후로 나는 매 여름마다 언제든지 알렉스 경이 팀을 떠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말을 들어보니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전화를 마치고서 굉장히 슬픈 감정이 올라왔다. 알렉스 경은 오랫동안 내 인생의 일부를 차지했던 인물이다. 그 분의 은퇴는 몇 달간 완전히 나를 새로운 세계로 몰아넣었다. 프리시즌을 위해 소집되었으나 더 이상 구단에는 알렉스 경이 없었다. 크리스마스에도 마찬가지였고. 우리 모두의 삶에 있어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분이었다. 조직을 체계화시켰던 분이고 우리를 길러내셨으며 동기부여까지 해주셨던 분이 바로 알렉스 경이었다.


선수 생활 말년에 알렉스 경은 사무실로 나를 자주 불렀다. 그리고선 나에게 특정 경기에 투입시킬 생각이니 거기에 맞춰서 스스로 몸상태를 조절하고 있으라고 전달했다. 또한 여러가지 사항에 대해 논의했는데 나를 비롯해 게리 네빌, 리오 퍼디난드같은 고참들을 불러 팀 트레이닝에 대해, 경기를 어떻게 펼칠지에 대해, 상대팀에 대해, 선수 선발에 대해 여러가지 논의를 진행했다. 젊었던 시절보다 더 우리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했다. 오해는 하지말자. 구단의 보스는 단 한 명 뿐이다. 






데이빗 모예스가 알렉스 경을 대체하기 위해 선임되었고 그는 나를 불러 선수 겸 코치가 되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나는 UEFA 프로 라이센스 과정을 밟고 있었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선수 겸 코치직을 수용하는 것이 자연스런 변화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잘못된 판단이었다. 나는 선수로서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싶었고 선수의 신분일 때야 다른 것에 집중하지 않게 된다. 선수 겸 코치였지만 나는 어떠한 트레이닝 세션도 진행하지 않았다. 데이빗이 트레이닝 세션을 진행했기 때문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필 네빌이나 스티브 라운드가 대신 트레이닝 세션을 지도했다.


1월에 나는 좀처럼 1군 경기를 뛰지 못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은 나한테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물론 40세 선수가 매주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걸 받아들인 상황이지만, 나는 정말로 경기에 뛸 준비가 된 상태였다. 그리고 팀도 경기를 잘하고 있지 못했다. 나는 그 시간이 힘들었다. 프로답게 행동했지만 경기를 뛰지 못했던 그 순간도 즐겼다고는 말할 순 없다.


루이를 처음 만난 날, 우리는 바로 대화를 진행했다. 대화가 막 30분 지났을 무렵 그는 나에게 수석 코치 자리를 제안했다.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한가지 조건이 있다고 말하더라. 그것은 수석 코치를 하기위해 내가 은퇴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루이는 나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루이가 그렇게 말한 순간, 나는 그것이 옳다고 느꼈다. 지난 2년간 나는 루이에게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루이는 정말 철저한 사람이었다. 첫번째 시즌에 팀 구성원 모두가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해 알고 있었고 우리는 좋은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시즌 길을 잃었다. 전적으로 루이만의 실패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모두가 비난을 나눠야만 한다.


우리가 알렉스 퍼거슨 경과 함께 4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던 2013년 5월로 돌아갔다고 가정하자. 그 때 누군가가 나에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그 우승 경쟁에 참여하지도 못할 순간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까?" 라고 묻는다면 나는 '절대로 그럴리 없다' 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우리는 상당한 조직력을 갖춘 팀이었고 재정적으로도 아주 풍족한 구단이다. 또한 이 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팀이기도 하다.


1970~1980년대 장기간 성공을 거둔 리버풀도 그 성공을 지속하기 위한 과정에서 그런 단계까진 도달하지 못했다. 유나이티드가 마지막 타이틀을 따낸지 고작 3년 지났을 뿐이다. 1974년 강등당했던 것처럼 구단이 곤경에 처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전까지 유지되고 있던 기준이 지속되지 않고 있는 것도 분명 사실이다. 


알렉스 경도 3시즌간 리그 타이틀 없이 보냈던 시기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정상의 자리로 돌아왔다. 팀을 다시 잉글랜드 정상으로 되돌려놓는 것은 조세 무리뉴의 과제이다. 하지만 앞으로 과거의 유나이티드가 했던 것처럼 똑같이 할 수 있다는 확신은 없다.


나는 알렉스 경이 떠난 이후 하락세가 오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에 동의하지 않는다. 당시 우리는 승점 11점 차로 프리미어 리그를 우승했다. 당시 구단에는 수많은 위너(winners)와 강한 개성을 가진 선수들이 여럿 있었다. 나를 비롯해 리오, 네마냐 비디치, 파트리스 에브라 같은 선수들 말이다. 영입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우리도 젊고 의욕이 가득한 유나이티드의 위닝 멘탈리티를 가진 선수들에게 자리를 내주며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났을 것이다.


그런데 데이빗 모예스의 첫번째 여름 보강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데이빗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는 우리가 스쿼드를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한 내부 지식없이 부임했다 : 어느 시점에 특정 선수에게 휴식을 줘야하는지, 어떤 선수가 어떤 경기에 적합한지, 어떤 선수를 내보내야하는지, 어떤 선수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줘야 하는지 같은 케이스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 상태로 감독직을 수행하게 되었다. 물론 그 관리 속에서 살아온 우리들이 어느 정도까지 도와줄 수 있던 사항이지만, 감독 스스로도 시간이 흐르면서 관리법에 대한 혜안을 터득할 수 있어야 한다. 





펠라이니 영입은 8월 이적시장 데드라인에 근접해서야 이뤄졌다. 당시 구단은 여름에 단 1개의 메이저 딜을 성사시켰는데, 우리에게는 2~3명의 빅네임 영입이 필요했다. 영입이 지지부진했던 것부터 상황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걸 암시한 듯하다. 유나이티드는 이적시장 마지막 순간에도 선수를 구매하곤 했다. 2008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영입했던 것이 떠오른다. 하지만 2013년 당시 영입은 다소 패닉 바이였다.


알렉스 경이 항상 베스트11을 마음에 품고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매 경기마다 어떤 팀을 꾸려서 나가야할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고 몇주 앞둔 상황에서부터 그에 대한 계획을 옮겼다. 허나 데이빗에게는 그런 정보가 없었다. 그는 완전히 백짓장 위에서 시작했고 첫시즌의 상당한 시간을 베스트11 조합을 찾는데 썼다. 당시 최고의 기록은 2013년 12월의 6연승이었다. 우리는 꽤나 안정적인 팀을 만들어냈지만 부상이 발생하면서 상황은 악화되었다.


데이빗과 함께한 트레이닝 세션은 아주 훌륭했다. 모든 선수들이 데이빗의 훈련을 즐겼고 훈련 속 경쟁은 결코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는 알렉스 경 때부터 항상 유지되어온 특징이기도 하다. 아마 다른 무언가가 데이빗이 자리를 잃는데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사람들은 알렉스 경 지휘 속에서 올드 트래포드가 아우라를 뿜어냈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유나이티드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정의내리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는 유나이티드 소속이 아닌 다른 선수들로부터 아우라가 느껴진다는 얘기를 들었다. 상대팀 선수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두들겨 맞지않고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란 식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웨일스 대표팀에서 우리가 좀처럼 공을 소유하지 못한 날이 있었다. 당시 나는 드레싱룸에서 불만을 토로하면서 우리가 제대로 경기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때 개리 스피드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뛰는 느낌이 딱 이렇다." 라고 말해줬다. 그 때의 그 말은 나에게 올드 트래포드가 다른 팀 선수들에게 어떤 장소여야하는지에 대한 통찰로 남아있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6/10/21/sir-alex-ferguson-left-a-huge-void-at-manchester-united-but-decl/




by Jonathan Wilson



조세 무리뉴는 위르겐 클롭보다 고작 4살 많을 뿐이지만, 축구란 관점으로 봤을 때 무리뉴는 클롭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게 느껴진다. 어느 정도 전술 색깔의 차이가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클롭이 열정적으로 추종하는 강한 압박, 높은 위치에서부터의 압박이 유행을 타고있기 때문일 수 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가 토트넘 핫스퍼와 경기했을 때, 우리는 치열하면서도 숨막히는 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다.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이 보여준 축구는 오늘날의 축구로 세팀의 신선한 아이디어는 서로를 겨냥하고 있었다. 한편 무리뉴의 스타일은 보다 전통적이다. 오늘날 무리뉴의 방법이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가오는 월요일 안필드에서 클롭과 무리뉴가 맞대결을 펼치는데 무리뉴 전술에 대한 보편적인 익숙함은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위대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지도자 카를로스 비안키는 벨레스 사르스필드, 보카 주니어스를 이끌고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4회 우승을 이끌어냈는데, 그는 성공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한 10가지 불문율에 대해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그가 이야기한 10가지 규칙 중 피치 위 전술에 대해 언급한 것은 단 한가지도 없었다. 비안키가 가장 강조했던 사항은 바로 '리더십'으로 비안키에게는 문자 그대로 의미를 넘어선 것이었다. 비안키가 주장하는 리더십은 '개인을 우상화'하는 것이었다. 이 전략은 무리뉴와 클롭의 공통 분모이기도 하다.


클롭은 따뜻하면서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2-1 승리를 거둔 이후, 피치에서 자축하는 클롭의 모습을 보면 그가 리버풀 선수들과 리버풀 팬들에게 분명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터치라인에서 보여주는 클롭의 독특한 액션은 클롭도 팬과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임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게 만든다. 클롭의 기자회견과 인터뷰 매너는 유쾌하면서 즉흥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클롭의 퍼포먼스는 특정 포인트를 강조하기 위해 맞춰져 있으며 실제로 그런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포르투에서 무리뉴의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은 마치 그를 종교적 지도자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선수들이 무리뉴를 이야기할 때 애정과 경외심이 동시에 느껴진다. 포르투의 골키퍼였던 빅토르 바이아는 "무리뉴는 모든 선수들에 대해서 굉장히 심도있게 파악하고 있고 매 순간마다 우리의 감정을 지배하기도 한다." 라고 말했다. 바이아는 포르투 감독 시절의 무리뉴에 대해 "계획이 너무나도 정교한 나머지 미래를 예언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라고 했다. 무리뉴는 독일의 정치 이론가인 막스 베버가 주장했던 '카리스마적 권위'를 따르는 사람이다. '스페셜 원(Special One)'은 아주 적절한 사례라 할 수 있다 : 무리뉴는 미디어가 '스페셜 원'이란 용어를 콕 찝어 사용할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게 무리뉴는 자신의 이미지에 지배력과 자신감을 추가할 수 있었다. 


영도력(liderazgo)에 의존하는 감독은 자신의 아우라에 흠집이 생기는 순간 위기에 빠진다. 과거 벤피카를 지도했던 벨라 구트만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선수들에게 승리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그가 확신을 잃게되자 그의 눈에서 그가 패배했다는 첫번째 신호가 보였다."


올시즌 무리뉴는 과감하지 못하거나 옛날의 무자비함을 상실한 모습을 가끔씩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무리뉴가 가장 무자비했던 순간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에 대한 태도로 (그 무자비함의 발현이 피치 위가 아니라는 것이)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 무리뉴는 이전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그의 인터뷰와 기자회견은 더 이상 과거와 동일한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고 있다. 무리뉴는 미디어를 상대로 똑같은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더 이상 미디어는 무리뉴의 의도대로 그의 발언에 격노하지 않으며 무리뉴의 의중이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최상위 레벨에서 10년 넘게 집권하는 감독들은 거의 없으며 설사 존재한다 하더라도 아무런 성과없는 시기를 겪게 된다. 알렉스 퍼거슨 경의 경우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가 결실이 없는 시기였다. 무리뉴는 아주 비범한 재능을 지닌 감독이고 2012년 바르셀로나를 꺾고 레알 마드리드를 라 리가 챔피언으로 올려놓은 것처럼 정상을 복귀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추진력이 무리뉴와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직관에 의존하는 무리뉴의 방법론은 큰 도전을 맞이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2차례 모두 승리를 기록했다. 현대적인 느낌의 클롭과 훨씬 더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루이 반 할의 대결이었고 두 팀의 방법론 차이는 리버풀이 유로파 리그 경기에서 홈경기 2-0 승리를 거둘 때 더욱 확실해 보였다. 


아직까지는 지난시즌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무리뉴의 유나이티드는 반 할의 유나이티드보다 덜 보수적이지만, 맨체스터 시티-토트넘-리버풀과 비교했을 때 활발하지 못한 느낌을 준다. 유나이티드의 부진은 무리뉴가 주장하는 것처럼 반 할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다시 가르치는 과정의 연장선일 수 있다.


하지만 무리뉴는 경기 스타일적 관점에서 오랫동안 압박-점유의 기류와 맞서 싸워왔다. 리더십 이미지가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중요할 때 경기 스타일, 명성, 실재 모든 것들이 리더십과 함께 움직이게 된다. 무리뉴의 토크가 공과 관련되어 있던 시절도 있었다. 공수 전환, 삼각형 모향의 미드필더 배치는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새로운 것이었다. 무리뉴도 과거에는 인습을 타파하며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는 선구자였다.


하지만 축구는 정체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간다. 지금은 클롭이 현대적이며 그런 클롭의 현대적 감각이 클롭의 이미지를 상승시키고 있다. 그리고 익숙함에 빠져버린 무리뉴는 과거의 인물이 될 위기에 놓였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oct/13/jurgen-klopp-jose-mourinho-manchester-united-liverpool-premier-league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알렉스 퍼거슨 경을 대체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27년의 집권이 2013년을 끝으로 마감한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임시 감독 라이언 긱스까지 포함하여 지금까지 4명의 감독을 선임했다. 데이빗 모예스는 독이 든 성배를 물려받은 첫번째 감독이었지만, 1990년 이후 처음으로 구단의 유럽 대항전 참가가 불가해지자 인정사정없이 해고 되었다. 모예스보다 더 경험이 풍부한 루이 반 할이 선임되었을 때, 더 높은 기대 심리가 있었다. 반 할은 구단을 다시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 복귀시켰으나 그룹 스테이지를 뚫는데 실패했다. 


반 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2번째 FA컵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FA컵 우승이 반 할의 감독직 생명을 살려주진 못했다. 반 할의 무기력한 축구는 (그 축구에 싫증이 난) 수많은 적을 생산했을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 리그 5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만들어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최고 경영진 자리에 머물렀던 데이비드 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투자금을 고려했을 때, 의심할 여지 없이 실망스러운 시즌"이라 평가했다. 노쇠화된 스쿼드를 성공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반 할은 £250m을 긁었으나 그것은 헛된 시도였다.


2016년 5월 조세 무리뉴가 새롭게 부임했으며 이는 무리뉴가 첼시를 떠날 때부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물론 무리뉴가 첼시와 좋게 마무리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무리뉴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선택지는 아니었으나 자신이 맡았던 모든 클럽에게 트로피를 안겼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런 '스페셜 원'에게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직은 아주 큰 도전이다. 따라서 무리뉴는 거액을 투자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구단은 세계 최고 이적료인 £89m을 지불하면서 폴 포그바를 영입했다. 


이적시장에서 막대한 돈을 지출하는 행위는 자금을 생산해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뛰어난 능력을 증명해준다. 비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피치 위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지 않더라도 피치 밖에서 만큼은 아주 위협적인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2015/2016시즌 재정 보고서가 아주 명백한 증거라 할 수 있다. 에드 우드워드 부사장은 발표 자리에서 "우리 구단의 2016년 회계 기록은 지속되는 구단의 근원적인 비즈니스 능력을 반영하고 있다." 라고 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세전 수익 £49m을 기록했다. 지난해 세전 수익이 -£4m이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이는 아주 급진적인 성장이다. 세금으로 £12m이 지출되었고 세후 수익은 £36m이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아주 우수한 성적이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구단 수입이 £395m에서 £515m으로 £120m(30%) 상승했기 때문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영국 최초로 연간 수입 £500m의 장벽을 깼다. 구단 수입이 상승한 것에는 상업 활동이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구단의 상업 활동 수입은 £197m에서 £268m으로 £71m(36%) 상승했다. 2015년 8월 1일부로 새로운 아디다스 킷 계약이 시작되었고 이 계약은 아주 큰 영향을 행사했을 것이다.


중계권과 매치데이 수입도 유럽 대항전 참가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중계권료는 £33m 상승(30%)하여 £140m으로 올랐고 매치데이 수입은 £16m 상승(18%)하여 £107m을 기록했다. 하지만 선수 판매로 인한 수익은 £33m이 감소했다. 지난 시즌 선수 이적으로 £24m의 수익을 기록했으나 올 시즌 -£10m으로 떨어졌다.


막대한 수입 증가는 그만큼의 비용 증가로 어느 정도 상쇄되었다. 임금 지출액이 £30m(15%) 상승하여 £232m 을 기록했다. 기존 선수들과의 재계약은 물론 UEFA 주관대회 참가로 인해 선수단 임금이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홈경기가 추가되면서 경기를 진행하기 위한 지출이 더 상승했다. 또한 구단은 이례적인 지출로 £15m을 소모했고 더 이상 1군 선수로 간주되지 않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에 대해 £7m을 탕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반 할과 코칭 스태프를 해고하는데 £8m을 지출했고 알렉스 퍼거슨 경 은퇴 이후 이에 해당되는 지출만 £16m에 도달했다.


선수 할부금이 £12m 감소했고 순 금융비용은 £35m에서 £15m(43%) 하락하여 £20m까지 줄어들었다. 이는 2015년 6월 리파이낸싱 이후 담보부공채, 보증채권으로 지출되는 이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14/2015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손실을 본 6개 구단 중 하나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유럽 대항전 출전이 불가했기 때문에 £4m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2015/2016시즌 적어도 재정적인 부분에서는 다시 정상의 위치로 되돌아왔다. 현재까지 2015/2016시즌 재정에 대해 발표한 구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뿐이지만, 세전 수익 £49m을 뛰어넘은 클럽은 지금까지 £60m의 세전 수익을 기록한 리버풀이 전부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수 판매에서 £10m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세전 수익 £49m을 거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60m의 거금을 투자했으나 한 시즌만에 PSG로 팀을 옮긴 앙헬 디 마리아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로빈 반 페르시 역시 손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WBA으로 이적한 조니 에반스는 구단에게 금전적 이익을 남겨줬을 것이다.


리버풀이 세전 수익 £60m을 기록했을 때, 바르셀로나가 루이스 수아레즈를 영입하기 위해 £56m을 지불한 것을 고려해야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 시즌에 사우스햄턴은 £44m, 첼시는 £42m, 아스날은 £29m의 이적료 수입을 기록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 진출한 지난 2시즌간, 구단은 평균 £45m의 수익을 기록했다. 2014년 £41m의 수익을, 2016년 £49m의 수익을 기록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0년 아주 큰 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 구단은 £44m 손실을 기록했는데 이 때 £109m 규모의 금융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전에도 금융 비용으로 £117m이 지출되었으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이 £80m의 수입을 안겨주어 어느 정도 상쇄가 되었다.






2009년 레알 마드리드와 상당한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킨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선수 판매로 단 1차례만 £20m 이상의 이적료 수입을 기록했다. 2014/2015시즌 구단은 대니 웰백을 아스날로 보냈으며, 카가와 신지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윌프레드 자하를 크리스탈 팰리스, 마이클 킨을 번리, 베베를 벤피카로 보냈다. 하지만 선수 판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입 창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최근 에드 우드워드는 중국 시장에 대해 "우리가 선수를 판매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시장" 이라 언급한 바 있다. 루니가 중국 음식을 선호할까?



 



물론 글레이져 가문의 차입매수 비용을 부담하지 않았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훨씬 높은 수익을 기록했을 것이다. 지난 8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기록한 수익의 총합은 £526.4m이다. 하지만 순금융 비용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8년간 £480m을 소진했다.  






아주 긍정적인 소식이 하나 있다. 구단의 빚이 리파이낸싱 과정을 통해 줄어들고 있다. 2009년 무려 £117m 이나 필요했던 이 비용은 2016년 £20m까지 줄어들었다. 한편 수입은 막대하게 상승해 전체 수입에서 금융 비용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42%에서 2016년 고작 4%까지 줄어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자 라이벌 구단에게는 소름끼칠 소식인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란 구단의 자금 생성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글레이져 가문의 빚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출에 어느 정도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이제 그것은 더 이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이전의 영업 이익) 기록을 살펴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수년간 이 분야에서 리그 챔피언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EBITDA가 2015년 £120m에서 2016년 £192m으로 상승하여 다른 레벨로 올라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외하고, 다른 프리미어 리그 구단 중에서 2014/2015시즌 EBITDA 최고 수치를 기록한 구단은 맨체스터 시티다. 하지만 이들의 수치는 £83m으로 여전히 £100m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아스날의 EBITDA 값은 £63m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3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16/2017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유로파 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이 수치가 감소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170~180m 수준의 값을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프리미어 리그 중계권 계약이 성사되었기 때문에 구단의 전체 수익 역시 £530~540m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시즌 사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입은 £152m(42%) 상승했고 여기에는 쉐보레, 아디다스 계약이 큰 역할을 했다. 스폰서 계약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69m 상승(76%) 소매, 캐릭터 상품, 제품 라이센스에서 £59m 상승(152%)을 기록했다. 2014년 중계권료 계약에 의해서는 £39m(38%) 상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좋은 소식만 있지는 않다. 2013년 이후 모바일, 컨텐츠 수입이 £12m(53%) 하락했다. 여기에는 모바일 파트너십 계약이 일부 만료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매치데이 수입 역시 £2m 감소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15/2016시즌 수입은 £515m까지 성장했고 잉글랜드 내 다른 구단과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4/2015시즌 £352m의 수입을 기록한 맨체스터 시티지만, 유나이티드는 시티의 전체 수입의 50% 가량 차이로 앞서있다.


나머지 구단과는 £200m 정도의 차이를 기록 중이다. 아스날의 수입은 £329m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186m 차이를, 첼시는 £314m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1m 차이를, 리버풀은 £298m으로 £217m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쟁 구단과 비교해서 이는 엄청난 어드벤티지를 가져다주고 따라서 유나이티드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포그바 영입에 £89m을 투자할 수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5년 딜로이트 머니 리그(Deloitte 2015 Money League)에서 총수입 £395m으로 3위를 차지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앞선 구단은 £439m의 수입을 기록한 레알 마드리드, £427m의 수입을 기록한 바르셀로나 뿐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PSG와 바이에른 뮌헨보다 앞서있다. 탑10에 랭크된 구단 중에서 2014/2015시즌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 진출하지 못한 구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뿐이다. 챔피언스 리그 없이도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구단의 비즈니스 모델이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6 딜로이트 머니 리그에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딜로이트가 연평균 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1는 €1.34가 된다. 레알 마드리드의 €620m은 £464m이 되며, 바르셀로나의 €612m은 £458m으로 환산될 것이다. 그런데 브렉시트로 인한 최근 환율을 적용하게 되면, 레알 마드리드는 £530m, 바르셀로나는 £523m의 수입을 기록하게 된다. 



 


2015년 딜로이트 머니 리그 탑10에 위치한 구단의 보다 상세한 기록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비교하고자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에 중계권 수입에서 7개 구단에게 뒤쳐졌다. 특히 유벤투스는 챔피언스 리그에서만 중계권료로 £89m을 벌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6개 구단보다 매치데이 수입에서 앞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상업 수익이 뛰어난 구단은 PSG와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PSG는 £226m의 수입을 기록했는데 이는 구단이 카타르 관광청과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212m의 상업 수입을 기록한 바이에른 뮌헨의 기록은 독일 내에서 압도적인 우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업 수입은 2015/2016시즌 근래 최고수준을 기록해 £268m까지 상승했다. 이는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체 수입의 52%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2009년 24% 비중에서 급격히 성장했다. 매치 데이 수입은 £100m 근처로 2009년이나 2016년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에서 21%로 감소했다.






상업 활동은 맨체스터에 위치한 2개의 구단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사업이다. 리버풀 전체 수입에서 상업 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39%, 첼시는 34%, 아스날과 토트넘은 30%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그 비중이 절반에 육박한다. 2016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업 수입 £268m 달성은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3가지 부분에서 현금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스폰서 / 소매, 상품화, 의류, 제품 라이센싱 / 모바일 및 컨텐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16년 상업 수입 £268m은 2014/2015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기록한 £173m보다 약 £100m 가까이 높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시끄러운 이웃'이라 부르는 시티가 과연 2016년 발표 자료에서 어느 정도의 성장을 기록했는지 주목할만 하다. 또한 우리는 여기서 런던에 위치한 3개의 구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업 수입만으로 £268m을 벌어들인 것이 얼마나 대단한 사실이냐면, 2014/2015시즌 딜로이트 머니 리그에 명시된 유벤투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토트넘 핫스퍼는 총 수입이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상업활동으로만 이뤄낸 수입보다 적다.





"코끼리는 전속력으로 달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지만, 유나이티드는 2012년 이후 상업활동 수입에서 128% 상승을 기록했다. 다른 라이벌 구단의 속도를 훨씬 앞서는 수준이다. 물론 다른 구단들은 아직 2015/2016 자료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구단의 상승률도 올라갈 것이다. 올해 발표된 수치부터 아디다스와의 새로운 계약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디다스와 10년간 총 £750m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는 나이키 계약과 비교했을 때, 연간 £50m이 높은 수치다. 그 뿐만이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다양한 활동 통제권을 확보했다. 올드 트래포드 메가 스토어 내부 관리권은 물론 수익성이 뛰어난 라이센싱 딜을 성사시켰다.





물론 아디다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계약은 구단의 성적에 따라 유동적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시즌 이상 연속해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실패할 경우, 스폰 금액이 30% 감소한다. 즉 스폰 금액이 £22.5m 깎이게 되며 남은 계약 기간동안 유효해진다. 한편, 프리미어 리그 우승, FA 컵 혹은 챔피언스 리그 우승 시 아디다스는 추가로 £4m 더 지불한다.


성적에 따라 규모가 달리지나, 이 계약은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대규모 계약이다. 아스날이 퓨마와 연간 £30m 규모의 딜을, 첼시가 2017/2018시즌부터 나이키와 £60m 딜을 성사시킨 것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디다스와의 계약을 "스포츠계 최고 수준의 유니폼 스폰서 계약" 이라 표현했지만, 지금은 나이키-바르셀로나(£125m), 아디다스-레알 마드리드(£115m) 계약에 최고의 자리를 잃었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모두 현재 환율 적용)






하지만 잉글랜드에서만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전례없는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다. 유나이티드는 쉐보레와 2020/2021시즌까지 지속되는 7년 계약을 맺었고 쉐보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그 기간 $559m을 지불하게 된다. 그런데 쉐보레는 2012/2013시즌, 2013/2014시즌에도 "사전 스폰서 서포트, 브랜드 노출" 이라는 개념으로 연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18.6m을 지급했다. 


쉐보레 이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셔츠 스폰서를 담당했던 Aon은 2020/2021시즌까지 트레이닝 킷 파트너로 계약을 맺고 있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캐링턴 훈련장 이름을 Aon 트레이닝 컴플렉스(Aon Training Complex)로 바꿨다. 


거기에 추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새로운 스폰서 계약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지난 2시즌간 구단은 25개의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11개의 글로벌 스폰서, 9개의 지역 스폰서, 5개의 투자 정보기관 서비스, MUTV, 텔레콤 파트너십을 이뤄냈다.


또한 구단은 투어 및 시범 경기를 통해서도 돈을 벌었다. 각각 2015/2016시즌 £10m, 2014/2015시즌 £13m을 벌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드 트래포드 스타디움의 구장 이름을 판매하여 잠재적으로 연간 £20m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글레이져 가문은 이를 거절하고 있다.


옥의 티는 피치 위에서의 성과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아디다스의 CEO 헤르베르트 하이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 스타일을 두고 "우리가 원하는 바는 아니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매치데이 수입은 £16m 상승(18%)하여 £107m을 기록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4/2015시즌보다 홈 8경기를 더 소화했고 이는 챔피언스 리그 4경기, 유로파 리그 2경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로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4/2015시즌 아스날의 매치데이 수입 £100m을 뛰어넘었다.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첼시의 매치데이 수입 £71m, 리버풀의 매치데이 수입 £51m, 맨체스터 시티 £43m, 토트넘 £41m보다 한참 앞서있다. 이는 여러 구단이 스타디움 건설이나 확장에 돈을 투자하는지 증명하는 자료일 수 있다.




 

영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홈구장을 보유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평균 관중은 75,000명 이상이다. 아스날이 대략 60,000명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시즌 티켓 가격은 2016/2017시즌에도 동결되었고 5시즌 연속으로 가격이 고정되어 있다. 하지만 유나이티드는 런던 외부에 위치한 구단 중에서 가장 비싼 시즌 티켓을 판매하는 구단이다. 구단은 매치데이 수입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프리미엄 좌석, 환대 시설에 중점을 두고 있다. '꿈의 극장'에는 154개의 럭셔리 박스가 있고 구단의 중역들이 앉을 수 있는 자리는 대략 8,000석이 준비되어 있다. 15개의 레스토랑이 있으며 4개의 스포츠 바도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렇게 고위 관계자 환대로 £34m을 벌었다. (입장료 수입은 £52m)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15/2016시즌 프리미어 리그 중계권 수입은 £97m으로 이전과 동일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챔피언 레스터 시티보다 중계권료로 더 많은 수입을 기록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4위에 진입하지 못했으나 생방송 횟수가 레스터 시티보다 11차례 많았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이 역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프리미어 리그는 2016/2017시즌부터 새로운 중계권 계약을 맺었고 앞으로 중계권료는 이보다 더 상승할 것이다. 국내 중계권료는 70% 상승했고 해외 중계권료는 40% 상승했다. 상위 4개 구단은 £150m 정도를 벌어들일 것이며, 테이블 끝자락에 위치한 구단 마저도 £95m 정도는 받게 될 것이다. 중계권료가 상승한다는 것은 구단에게 좋은 소식일 수 있지만 엘리트 구단에게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더 이상 중하위권 구단은 돈을 벌기위해서 핵심 선수를 빅클럽에 내주지 않을 것이다. 빅클럽이 PL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사오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자연스럽게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으나, 유럽 대항전 중계권료 역시 비중있는 사항이다. 지난 5시즌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최고 성적은 2013/2014시즌 데이빗 모예스가 기록한 UCL 8강 진출이다. 2014/2015시즌에는 유럽 대항전에 참가하지도 못했다. UEFA는 아직 2015/2016시즌 수입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해 발표하지 않았다. 아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받을 금액은 €40m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15/2016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챔피언스 리그 중계권료는 토너먼트 성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2014/2015시즌 4위 자격으로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 진출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마켓 풀의 절반은 前 시즌 자국리그 성적에 따라 차등 배분된다. 1위가 40%, 2위가 30%, 3위가 20% 4위가 10%씩 할당받는다. 유로파 리그와 비교했을 때,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이 가지는 의미는 아주 명확하다. 2014/2015시즌 유로파 리그에서 잉글랜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입을 기록한 구단은 에버턴인데 그들은 €7.5m을 벌었다.


무리뉴는 유로파 리그에 대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원하지 않는 대회"라 말했다. 유로파 리그 참가는 구단에게 재정적 타격으로 돌아올 것이다. 중계권 수입에서부터 약 £30m 정도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입장권료에서도 약 £5~6m 정도의 차이가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진출 실패로 인한 급여 삭감, 보너스 미지급 등으로 인해 이득을 보는 점도 있을 것이다. 또한 경기 주최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임금 지출액은 £203m에서 £30m 상승(15%)하여 £232m까지 올라갔다. 2015/2016시즌은 챔피언스 리그에 참가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연봉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구단의 수입이 상승했기 때문에 전체 수입에서 연봉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에서 45%로 감소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09년 이후 프리미어 리그 구단 중 수입에서 주급 지출 비중이 가장 적은 클럽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비견될만한 구단은 51% 비중을 기록하고 있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핫스퍼 정도라 할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급 지출은 최상위지만, 상위권 구단 중 주급 지출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일 작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5/2016시즌 £232m 규모의 임금을 지출하면서 2014/2015시즌 첼시의 임금지출 £216m을 뛰어넘었다. £194m, £192m을 지출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날보다도 £40m 가량 높다. 물론 맨체스터 시티의 2015/2016시즌 임금지출은 상승할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맨체스터 시티가 2012/2013시즌 이후 계속해서 임금지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시티가 구조 조정을 시행하면서 일부 직원들 임금은 외부에서 돈을 지급하는 것으로 잡히고 있다. 






어쨌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 리그 구단 중에서 가장 많은 임금지출을 기록 중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임금 지출액은 무려 토트넘, 에버턴, 레스터 시티의 지출액을 모두 합친 수준이다. 






빅클럽의 자료를 볼 때, 기타 비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구단의 2015/2016시즌 기타 비용은 £19m 상승(26%)하여 £91m을 기록했다. 소매, 상품화 등이 구단내부적으로 가능해졌고 더 많은 홈경기를 개최하면서 비용이 상승된 것으로 추정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타 비용 역시도 2014/2015시즌 첼시의 지출액 £83m, 아스날의 £74m, 맨체스터 시티의 £76m을 뛰어넘는다. 글레이져 가문이 아카데미를 포함해 다수의 부서에 비용을 15%씩 절감하라 요구했다는 미디어의 보도가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표가 바로 선수 분할상환금이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수 영입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면서 분할상환금은 2012년 £38m에서 2016년 £88m까지 상승했다. 2014/2015시즌에는 무려 £100m을 선수 분할상환금으로 사용했다. 지금의 수치조차 £12m 감소한 것이다. 이번 여름에 돈을 또 막대하게 지출했기 때문에 내년 여름에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수를 구매할 때 이적료 전체를 지불하지 않는다. 선수의 이적료는 계약 기간에 걸쳐 균일하게 기존 구단으로 지급된다. 포그바의 이적료가 £89m인데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따라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유벤투스에게 매년 £18m을 지불하게 된다.





놀랄 것 없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 리그 구단 중에서 분할상환금 지출이 가장 높은 구단이다. 시티가 2015/2016시즌 장부를 발표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두 맨체스터 구단은 이적시장의 큰 손이라 불리는 구단이고 시티는 2014/2015시즌 분할상환금으로 £70m을 지출했다. 첼시는 £69m을 지출했고. 한편 아스날은 2014/2015시즌 분할상환금으로 £54m을 지출했다.


유나이티드는 최근 이적시장에서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타이트한 이적시장 자금에도 우수한 성적을 계속 유지했고 그 때의 알뜰한 살림을 지금 보상받고 있다. 하지만 퍼거슨 경이 돈을 아꼈기 때문에 후임자들은 스쿼드 개선을 위해서 필연적으로 큰 돈을 투자해야만 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평균적인 넷스팬딩은 고작 £3m에 불과했다. 물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료 수입이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로 3년간 평균 넷스팬딩이 £52m까지 상승한다. 그리고 최근 3시즌 사이에는 그 규모가 £92m까지 올라갔다. 구단은 지난 3시즌 사이 약 £400m을 선수 영입에 투자했다. 유나이티드는 엄청 비싼 새 선수들을 투입시켰다. 폴 포그바, 에릭 바이, 헨릭 므키타리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앙토니 마시알, 멤피스 데파이, 모르강 슈네들랭, 마테오 다르미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앙헬 디 마리아, 안데르 에레라, 루크 쇼, 마르코스 로호, 데일리 블린트 같은 선수들로.


포그바 거래 성사 이후 무리뉴는 "이적료 기록은 충분히 깨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정도 되는 구단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라고 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난 3시즌간 넷스팬딩 £275m을 기록 중이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299m을 기록하면서 훨씬 많은 지출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스날, 첼시를 확연히 앞서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드워드 부사장은 "보통 빅클럽에는 최고 수준의 플레이어, 월드 클래스에 근접한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데 그게 확실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라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던 이적은 바로 앙토니 마시알 영입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우선 19살 포워드에게 £38.5m을 지불하고 잠재적으로 £23m을 더 지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마시알의 3가지 보너스 조항은 마시알이 이뤄내는 성과에 따라 지급될 것이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5득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로 지내는 동안 프랑스 대표로 25경기 출전, 발롱도르 최종 후보자 명단 포함.


하지만 우드워드는 장래에 지출을 축소할 것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구단은 스쿼드 강화 필요성을 느낀다면 언제나 투자할 생각이 있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해서 타이틀에 도전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유지하고 있는 지출은 필요한 수준 이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더 많은 돈을 생산해낼 것이고 원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지금과 같은 규모의 지출을 충분히 해낼 것이다.





유나이티드의 총부채는 £490m으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의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총부채는 $425m 규모의 보증채권 (3.79%, 2027년 상환)과 $225m 규모의 Secured Term Facility (1.25~1.75% 2025년 상환)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순부채는 £255m에서 £261m으로 단 £5m 상승하는데 그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현금 잔고가 £156m에서 £229m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2015년 시행한 리파이낸싱은 부채 규모를 상승시켰으나 상환 기간을 늘리면서 이자율을 낮췄다. 리파이낸싱 이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연간 £35m을 지출했으나 현재는 지출액이 £20m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스날과 더불어 £10m 이상의 이자를 지출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에버턴, 리버풀의 순이자 지출액은 £4~5m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현재의 이자지출액을 감당할 수 있다. 글레이져 가문이 구단을 인수하기 전 데이빗 길은 "부채는 구단을 망치는 지름길"이라 표현한 바 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의 말처럼 흘러가지 않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부채를 떠앉는 구단이 또 있다. 아스날은 총 £232m의 부채를 기록 중인데 이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건설로 인한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 중 £100m 이상의 부채를 떠앉고 있는 구단은 유나이티드와 아스날 말고 2곳이 더 있다. 그 두 클럽은 선덜랜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비즈니스 모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돈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만 유효할 것이다. 2015/2016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영업 활동을 통해 무려 £201m 규모의 현금을 창출해냈다. 선수 영입에 £138m을 썼고 판매로 £38m을 벌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자료는 최근에 있었던 여름 이적시장 지출이 포함되지 않았다. 현금으로 £13m 규모의 이자 비용을 지출했고 배당금으로 £20m이 지출되었다. 또한 올드 트래포드 및 Aon 트레이닝 컴플렉스 개선 작업으로 £5m을 지출했다. 






지난 7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현금으로만 £1.25b를 벌었다. £936m을 영업 활동으로 벌었으며 주식 발행을 통해 £318m을 벌었다. 선수를 사고파는 행위로 £400m을 지출했고 전체 5%에 해당하는 £68m 자금 지출(capital expenditure)이 있었다. 하지만 전체 54%에 해당되는 금액, £671m이 글레이져 가문의 빚을 갚는데 사용되었다. £424m이 이자 비용에 쓰였고 £247m이 빚을 갚는데 쓰였다.



 


좋은 소식은 구단이 지난 3년간 빚을 갚는 것보다 선수 영입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드워드가 "우리는 스쿼드 투자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라고 말했듯이, 2010~2014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금융 비용보다 선수 영입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5/2016시즌 £229m의 현금 보유를 기록했고 이는 2014/2015시즌 아스날이 기록한 £228m을 추월한 수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을 제외한 다른 구단은 이보다 한참 멀리 떨어져있다. 


전세계 구단 모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재정 상태를 부러워할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막대한 수입과 현금을 창출해낼 상업적 능력이 있고 그렇게 이적시장에서 수많은 이적료와 높은 임금을 지출하고 있다. 우드워드 부사장은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2017년에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길 목표하고 있다. 뛰어난 상업 성적이 스쿼드 투자, 팀 매니지먼트, 우승에 대한 목표를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라고 말했다. 


피치 위에서의 성적은 구단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 돈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스타 선수를 올드 트래포드로 향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는 이적료가 한푼도 들지 않은 로컬 보이 마커스 래시포드라는 점이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유나이티드란 구단의 규모와 역사를 고려했을 때, 최근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 놀랍기까지 하다. 퍼거슨이 떠난 이후 보드진이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음에도 성적이 잘 안나오는 것이 놀랍다. 지난시즌 레스터 시티의 성공 스토리를 보면, 돈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돈은 꽤나 믿을만한 지표다. 그러니까 이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투자에 걸맞는 성적을 낼 책임이 있다.


우드워드는 조세 무리뉴 부임에 대해서 "구단을 다시 최정점으로 되돌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정" 이라 말했다. 허나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 아직까지는 휘청거리면서 출발하고 있다. 특히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가 화려한 축구를 구사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기도 한다.


모예스, 반 할이 실패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조세 무리뉴는 다시 옛날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장차 무리뉴의 시대가 실망스럽게 끝난다 할지라도 그것은 구단에 돈이 부족했기 때문은 결코 아닐 것이다. 




출처 : http://swissramble.blogspot.kr/2016/09/manchester-united-power-in-darkness.html




by Michael Caley (원문은 2016년 2월 17일에 올라온 칼럼입니다)



루니는 현재까지 페널티킥을 제외한 6득점,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리그 탑수준의 스트라이커인 세르히오 아게로, 로멜루 루카쿠는 90분당 공격포인트 0.8, 0.9개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루니는 이렇게 정렬했을 때, 리그에서 24번째로 뛰어난 공격수다.


그런데 그 기록마저도 동료 선수들이 루니가 연결해준 4차례 패스를 득점으로 잘 연결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xG기법을 사용해 루니가 제공한 어시스트를 계산할 경우 루니는 90분당 공격 포인트 0.39개로 36위까지 순위가 떨어진다. 이는 하위권에 위치한 구단의 스트라이커인 알렉산더 미트로비치, 저메인 데포보다도 못한 수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수많은 타이틀로 이끌었던 루니는 이러지 않았다. 팀의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루니도 같이 내려앉고 있다. 루니의 찬스 기여도는 2012/2013시즌 중반부터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 추세로는 압도적이던 그 이전의 수준으로 결코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루니의 기량 하락이 2012년 12월에 루니가 무릎 부상을 당한 시점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가설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데이터는 아주 딱 들어맞는다.


아래 그래프는 루니의 90분 평균 xG+xA값을 더한 수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준다. 지난 3시즌간 루니의 기량 하락은 아주 직관적이다.






1월에 루니가 몇차례 득점을 기록하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퍼거슨 경 은퇴 이후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루니가 엘리트 레벨에서 보여주던 수준은 결코 아닌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루니를 엄청 그리워하진 않을 것이다. 루니와 반대로 앙토니 마시알은 윙어 자리에서 뛰고 있음에도 90분당 공격포인트 기대값(xG+xA)이 0.47로 루니보다 높다. 



출처 :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fancy-stats/wp/2016/02/17/losing-wayne-rooney-will-hurt-but-not-cripple-manchester-united/




by Michael Cox


조세 무리뉴는 왓포드에게 3-1로 진 경기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활용했으나 미드필드,공격 지역에서의 익숙한 문제점을 또 마주했다.


새로운 시스템으로 나왔지만, 문제는 이전과 비슷했다. 무리뉴는 올시즌 4-2-3-1 시스템을 주로 활용했지만 왓포드전 포메이션은 4-3-3에 더 가까웠다. 앙토니 마시알과 마커스 래시포드가 측면에 배치되었고 웨인 루니가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한 것이 의미심장했다. 무리뉴는 지난 7월 팀의 주장인 루니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었다. "나는 루니를 9번, 10번, 9.5번으로 활용할 것이다. 나는 그를 6번 역할이나 8번 역할의 선수로 간주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리뉴의 주장과 달리 비커리지 로드에서 루니는 미드필더 트리오의 오른쪽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자리는 교체 멤버로 이름을 올렸으나 정작 경기는 출전하지 못한 안데르 에레라에게 더 적합한 자리였을 것이다.


무리뉴가 4-3-3 포메이션을 활용한 것은 아마 상대팀의 특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왈테르 마짜리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백3 시스템을 선호하는 몇 안되는 감독 중 하나고 마짜리는 나폴리에서 이 포메이션을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했다. 무리뉴는 측면에서의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 상대팀의 윙백을 뒤로 밀어내 왓포드가 백5 형태를 유지하게 만들어 미드필드 지역을 지배하고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리뉴의 계획은 유나이티드가 첫 20분간 공을 제대로 소유하지 못하면서 흔들렸다. 오히려 왓포드의 윙백 호세 홀레바스, 다릴 얀마트가 래시포드와 마시알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진영으로 밀어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공격수로 간주될 수 있는 4명의 선수를 기용했지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심심찮게 고립되었다.


그런데 무리뉴의 팀은 후방에서도 문제를 노출했다. 다비드 데 헤아와 크리스 스몰링의 의사소통 실수로 유나이티드는 오디온 이갈로에게 완벽한 선제골 기회를 헌납했다. 유나이티드 후방은 불안해보였으며 기존 2명의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었던 마루앙 펠라이니는 이번 경기에선 앵커 자리에 적응해야 했다. 전반전 상당수 시간동안 펠라이니는 유나이티드 센터백 사이에서 여분의 선수로 뛰었고 리그에서 가장 효율적인 스트라이커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왓포드를 상대로 공중전에서의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펠라이니가 자신의 본래 위치를 비워둔 것은 왓포드의 1,2번째 득점 상황에서 치명적이었다. 왓포드의 선제골 장면에서 펠라이니는 수비라인과 동일한 위치에 있었고 유나이티드는 박스 가장자리에 위치한 에티엔 카푸에에게 넓디 넓은 공간을 내주고 말았다. 얀마트의 패스를 연결받아 올시즌 4번째 골을 기록한 카푸에는 지난 시즌에는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했었다.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 밑에서 상당히 수비적인 역할을 부여받았던 카푸에는 마짜리 부임 이후 더욱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하고 있다.


두번째 실점 과정도 첫번째 실점과 비슷하다. 펠라이니는 로베르토 페레이라의 침투를 막으러 자리를 이탈했는데 이는 본래 폴 포그바가 했어야 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유나이티드 수비진은 컷백이 들어갈 공간을 허용했고 후안 수니가가 첫번째 터치를 골로 연결지었다. 덧붙여 말하자면, 수니가는 카푸에와 교체되어 투입된 선수였다.


왓포드의 세번째 득점 장면에서 펠라이니는 컷백을 대비하기 위한 올바른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니가에게 어설픈 태클을 시도하면서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트로이 디니가 골로 연결지었다. 물론 왓포드가 다른 방식으로 공략했지만, 유나이티드는 똑같은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공간을 허용했다.


본래 4-3-3을 꺼내들었던 무리뉴는 하프타임에 4-2-3-1로 변화를 시도했다. 루니를 전진시켜 이브라히모비치를 보조했고 포그바를 펠라이니 근처로 내렸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는 후방에서 경기를 좌우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없었다. 데일리 블린트, 마이클 캐릭 모두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투입되지는 않았다. 본래 박스-투-박스 미드필더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개막전 경기에서 후방 플레이메이커로 좋은 경기를 펼친 안데르 에레라 역시 무리뉴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금까지 경기 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전술적으로 가장 큰 데미지를 입은 경기가 아닐까한다. 4-3-3으로 전환하는 것이 포그바의 최고 기량을 끌어내는 해결책이라 생각했지만 이번에도 포그바는 조용했다. 플레이메이킹, 공격적인 활력 모두 부족했다. 웨인 루니가 계속해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침에도 피치 위에 계속 존재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루니는 경기 도중 10번 위치로 자리를 옮겼지만, 정작 10번이 보여줘야할 최선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이브라히모비치였다. 이브라히모비치가 후방으로 내려와 공격 라인의 움직임을 조율했을 때, 마커스 래시포드의 동점골이 나왔다. 오직 그 장면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 경기에서 보여준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른 부분은 정말 형편없는 플레이였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sep/19/marouane-fellaini-wayne-rooney-short-manchester-united-watford



by Jamie Carragher



아직 섣부른 판단을 내릴 시기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크게 우려할 시기도 아니다. 하지만 이번 주와 저번 주 모습을 통해 우리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조세 무리뉴는 폴 포그바와 관련한 문제의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나는 MNF 방송에서 포그바의 맨체스터 더비 퍼포먼스를 '학교 운동장에서 뛰는 아이'에 비유했다. 그는 생각이 결여된 플레이, 규율이 결여된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피치 전 구역을 쑤시고 다녔다. 그가 있어야할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였지만, 그는 그 위치에 존재하지 않았다.


무리뉴는 목요일에 있었던 유로파 리그 페예노르트전에서 4-3-3 포메이션 속에서 포그바를 기용하며 경기 플랜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유나이티드는 경기에서 또 패배했고 포그바는 이번에도 밋밋한 경기력이었다. 포그바는 경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짜증이 난 듯한 모습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포그바가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이 선보이는 묘기를 보여주길 바라면서 유벤투스에게 세계 최고 이적료를 지불한 것이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포그바가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되어주길 바라면서 영입한 것이다. 포그바가 미래에 비교될 대상은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야야 투레다. 3명의 선수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지배력 있는 미드필더였다. 모두 골을 넣어줄 수 있는 선수였고 어시스트도 할 줄 아는 선수였다. 스스로의 힘으로 경기를 이기게 만들었고 팀이 트로피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내가 언급한 3명의 선수들 조차도 현재 포그바가 뛰고 있는 조건에서 그렇게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할 것 같다. 조세 무리뉴가 현재 포그바에게 부여하는 역할이라면 제라드, 램파드, 야야 투레 모두가 힘들 것이다. 예를 들면, 램파드는 클로드 마켈레레 같은 선수가 뒤에서 받쳐주는 3명의 미드필더 포진에서 가장 빛이 났던 선수였다.


스티븐 제라드는 리버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꽤 많은 경기를 펼쳤으나 2006년 PFA, 2009년 FW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을 당시, 제라드는 오른쪽 미드필더 혹은 10번 역할로 경기를 뛰었다. 디트마르 하만, 사비 알론소,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같은 선수들의 존재 덕분에 제라드는 마음껏 날뛸 수 있었다. 제라드의 리버풀 커리어를 정의한다고 할 수 있는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 2006년 FA컵 결승전도 제라드가 보다 높은 위치에서 뛰었을 때 발생한 일이다. 라파 베니테즈가 리버풀의 전열을 가다듬고 제라드를 10번 위치에 놓은 이후 제라드는 AC밀란을 분해시켰다. 웨스트 햄 역시 오른쪽에서 뛰는 제라드를 막지 못했다.


투레는 프리미어 리그 리듬에 적응한 이후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하지만 이후 투레는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을 완전히 개방된 상태로 만들어 놓아버렸고 이는 일주일 전 포그바가 맨체스터 더비에서 했던 짓과 똑같다고 할 수 있다.


포그바의 비규율적인 플레이는 맨체스터 시티 2명의 10번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 케빈 데 브라이너의 움직임과 크게 비교된다. 두 선수는 결코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에서 풀어지지 않았다. 무리뉴는 팀이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을 싫어하고 그런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봤던 유벤투스의 포그바는 자유롭게 뛰어다니면서 상대를 사정없이 파괴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유벤투스에는 포그바를 도와줄 수 있는, 포그바의 빈 자리를 보호해주고 포그바가 그렇게 뛸 수 있도록 유도해줄 수 있는 안드레아 피를로와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가 존재했다. 유벤투스와 달리 2명의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어야 했던 유로2016에서의 모습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포그바는 번뜩이는 재능을 갖춘 선수지만 그는 상대를 제치고 드리블하는 것, 즉 10번 역할에 연관된 능력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중앙 미드필더에게는 흔치않은 경우다. 나는 포그바가 상대팀을 확실하게 부여잡고 경기의 지휘권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무리뉴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는 4-2-3-1 포메이션으로 시즌을 진행 중이지만 포그바는 유나이티드와 프랑스에서 그 시스템에 익숙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4-3-3으로 변화를 시도한다면 다른 선수에게 영향이 미칠 것이다. 특히 현재 10번 역할로 뛸 수 있는 헨릭 므키타리안이나 웨인 루니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감독이 단 한 명의 선수를 위해 포메이션의 변화를 주는게 맞는 것일까? 만약 그 선수의 가격이 £90m이라면, 대답은 YES다.


포그바는 이번 여름 조국을 유럽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끌기 위한 진빠지는 경험을 했고 프리시즌 없이, 짧은 휴식기간을 거친 채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적인 시즌 준비과정이 없었다 하더라도 경기 흐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지금 어린애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포그바는 유나이티드에서 성장했고 이탈리아에서 안토니오 콩테와 같이 일하기도 했다. 여러 토너먼트를 경험했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까지 경험한 선수가 바로 포그바다. 그는 언제 뒤에 머물러야하고 언제 전진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무리뉴는 이전에도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선수와 함께한 경험이 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스탬포드 브릿지 첫번째 시즌에 첼시를 수비적으로 약화시켰으나 1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파브레가스는 아직도 팀을 수비적으로 충분히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고 그 이유 때문에 안토니오 콩테는 그를 벤치에 두고있다.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 수비적 규율을 지니지 못한 선수들은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콩테는 팀에 안전장치를 설치하길 원했고 파브레가스는 은골로 캉테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마찬가지로 펩 과르디올라 역시 투레를 활용 자원에서 제외시켰다.


포그바가 만약 앞으로도 지금같이 전진하면서 경기하길 원한다면, 그는 파브레가스가 기록한 수치 정도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해줄 수 있어야 한다. 4년의 시간동안 28득점과 2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포그바는 세리에 A에서보다 더 향상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할 것이다. 포그바는 1시즌에 2자리 수 득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너무 혹독하게 비판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아마 크리스마스 정도가 포그바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프리미어 리그란 큰 관점에서 볼 때, 포그바는 정말 좋은 영입이라 할 수 있고 우린 그걸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나는 포그바가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이 아니라 프리미어 리그로 와준 것이 아주 기뻤다.


또한 나는 포그바가 유나이티드에서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클래스지만 포그바가 진정으로 위대한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 제라드와 램파드 그리고 투레보다 낫다고 평가받기 위해선 포그바를 도와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내가 관찰한 바로 말하자면, 포그바는 2명의 미드필더 자리에서 뛸 전술적 인지력이 없어 보인다. 무리뉴는 이 사실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포그바가 가진 최선의 기량을 끌어내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




출처 : http://www.dailymail.co.uk/sport/football/article-3793599/Paul-Pogba-cost-Manchester-United-90m-Jose-Mourinho-change-fit-in.html




by Jonathan Wilson



우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술에 대해 논의할 때, 웨인 루니가 논쟁의 중심이 되지 않는 날이 언젠가 올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루니는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맨체스터 더비에서 특별한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했다. 루니의 무익한 플레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 것은 그의 존재가 팀의 다른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맨체스터 더비를 앞두고 우리는 조세 무리뉴가 스페인에서 펩 과르디올라를 상대했던 방법으로 총 4차례 활용한 4-3-3 포메이션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 무리뉴는 과르디올라와의 첫번째 대결에서 5-0로 패배했고 그 이후 즉시 엘 클라시코에서 3경기 연달아 4-3-3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무리뉴의 4-3-3 포메이션 활용은 바르셀로나 특유의 플레이를 저지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무리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부임 초기부터 그 때처럼 수동적인 전략을 취하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맨체스터 시티가 아직 과르디올라가 요구하는 수준만큼 매끄러운 패스 연결을 구사하지 못한다는 것도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될 수 있겠다.





그렇게 무리뉴가 '트리보테(trivote)' 전술을 활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루니는 어디서 뛰어야 했을까? 어쨌든 4-2-3-1 포메이션을 유지한 것은 아주 결정적인 무리뉴의 오판이었다. 과르디올라의 바이에른 뮌헨이 2013년 챔피언스 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굴욕적인 3-1 패배를 안겼듯이, 시티는 전반전 경기를 지배했다. 하프타임까지 시티는 354회의 패스를 성공시켰지만, 유나이티드는 183회에 그쳤다. 태클 횟수는 시티가 12회, 유나이티드가 14회였지만 맨체스터 시티가 유나이티드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공을 소유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시티가 압박을 효율적으로 시행해 공의 소유권을 되찾아 왔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루니였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루니를 기용하면서 폴 포그바란 다른 지역에서의 문제가 파생되었다. 라힘 스털링과 놀리토가 넓게 포진해 경기를 펼쳤고 백4라인은 넓게 퍼져야만 했다. 쇼와 발렌시아는 수비라인 폭을 넓게 벌리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데 스털링과 놀리토를 막기위해 터치라인 가까이서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그 결과 중앙 지역에서 포그바와 마루앙 펠라이니에 대한 압박이 거세졌다. 과르디올라 부임 이후 자유로운 8번(free eight roles) 역할을 수행하는 케빈 데 브라이너와 다비드 실바는 하프타임 이전까지 경기를 완전히 장악했다. 두 선수는 유나이티드의 홀딩 미드필더와 측면으로 끌려나가있는 풀백 사이의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전까지 선발 출전이 없었던 제시 린가드와 헨릭 므키타리안을 투입한 조세 무리뉴는 두 선수를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아웃시켰다. 안데르 에레라와 마커스 래시포드를 투입하면서 루니를 측면으로 보냈고 전략 수정으로 인해 시티의 인사이드 포워드의 역할이 줄어들었다. 켈레치 이헤아나초가 교체 아웃된 이후 데 브라이너는 가짜 9번 역할을 수행했다. 전반전 실바와 데 브라이너는 각각 패스를 41회, 29회 시도했지만 후반전에는 그 횟수가 32회, 26회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후반전 변화는 포그바의 무능한 수비적 능력을 부각시켰다. 유나이티드의 전술 실패는 포그바에게 너무나 큰 부담으로 돌아왔다. 그는 전반전에 단 1차례 태클을 시도하는데 그쳤지만,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인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왼쪽에 위치한 후반전에서는 2차례 태클을 시도했다. 그리고 전후반 각각 1회씩 가로채기를 기록했다.


포그바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할 때부터 그가 루니와 같이 뛸 수 있는가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다. 포그바는 중앙 미드필더가 3명일 때 가장 빛이 나는 선수다. 포그바에겐 3-5-2 혹은 4-3-3이 가장 어울린다. 하지만 루니에게는 4-2-3-1 포메이션이 필요하다. 이번 맨체스터 더비는 그 의구심을 커지게 만든 경기였다.




출처 : https://www.whoscored.com/Articles/FddNe5R2YkmPYx7NiBsNCw/Show/Derby-Defeat-Magnified-Doubts-of-Rooney-Pogba-Roles-for-Uni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