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현재의 평균 득점이 유지된다면, 2016/2017 프리미어 리그는 20개 구단 형태가 진행된 이후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시즌이 된다. 이 현상은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맨체스터 시티의 클린시트 횟수는 현재까지 단 2차례에 불과하다. 리버풀은 3번에 그치고 있다. 두팀 모두 지난 주말 안타까운 패배를 기록하면서 선두 첼시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편으로는 두 팀의 수비를 고려했을 때, 이미 두팀이 오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가 있는 것이라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런데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는 오늘날의 방식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수비는 이제 유행에서 벗어났다.


무리뉴는 2015년 여름 첼시에서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후 퉁명스럽게 '지루한' 축구에 대한 비판에 대응했다. 아마 무리뉴는 일부 감독들이 수비에 지나칠 정도로 무신경하다는 관점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리뉴는 새로운 세대의 축구의 가능성을 부정했고 확실히 그는 그 부분에서 틀렸다. 압박, 높은 라인, 공격적이면서 직선적인 축구가 유행이 되었고 이는 도르트문트에서 리버풀까지, 또 세비야에서 호펜하임까지 널리 퍼지고 있다.


각자의 차이는 존재한다. 크루이프에서 영감을 받은 부류가 있고 비엘사에서 영감을 받는 부류가 있다. 발레리 로바노프스키에게서 영감을 받아 랄프 랑릭을 거쳐 형성된 독일 학파도 있다. 포스트 아리고 사키 부류는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한다는 동일한 기초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하여 그 속에서 굉장히 다양한 변형을 주고 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현대 축구의 본질을 대표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평균 득점수가 증가하고 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2009년을 전후로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경기당 득점이 2.5~2.6골에서 2.7~2.8골로 상승했다. 지난 몇시즌간 프리미어 리그의 평균 득점수는 감소 추세였지만 올시즌 들어서는 다시 증가했다. 만약 현재의 평균 수치가 시즌 끝까지 유지된다면, 프리미어 리그가 20개 구단 형태를 유지한 이후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시즌이 될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의 경기당 평균 득점 수는 2001/2002시즌보다 8% 상승했다. 챔피언스 리그는 2006/2007시즌보다 현재 16% 상승했다.






챔피언스 리그의 평균 득점수 변화 패턴은 더 복잡하지만 최근에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조별 리그에서는 경기당 약 3골씩 나오고 있다.


어떤 현상을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선 챔피언스 리그에서 평균 득점이 상승한 이유로 강팀과 약팀의 격차가 이전보다 더 벌어졌다는 점을 언급할 수 있다. 부유한 구단은 이전보다 더 부유해진 오늘날의 축구 역시 득점수 증가의 영향을 줬겠지만, 챔피언스 루트의 신설이 더 강한 영향을 줬을 것이다.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제도지만, 챔피언스 루트는 조별 리그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전력 차이가 큰) 미스매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10년 전, 총 96경기가 진행되는 조별리그에서 4골차 이상 승리를 거두는 횟수는 평균 4~5회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횟수가 평균 11~12회까지 상승했다. 올시즌은 아직 8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4골 차 이상 스코어가 난 경우가 13번이나 된다.


프리미어 리그의 득점 수 상승은 동일한 논리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미어 리그의 평균 득점 수가 상승한 것에는 어떤 이유들이 숨어있을까?


2009년부터 시작된 변화는 크게 2가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를 따라하고 싶다는 욕망과 혁신적이며 오픈 게임을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라 할 수 있다. 후자는 오프사이드 규정의 완화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오프사이드 규정완화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계획적인 전술로 활용하는 팀들에게 타격을 줬다. 이런 열풍 속에서 승격팀 마저도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게 되었다.


승격팀이 우선 내려앉아 역습을 통해서만 득점을 노리는 형태는 많이 사라졌다. 특히 블랙풀과 스완지 시티같은 경우는 승격팀임에도 불구하고 공을 소유하길 원했고 공격적인 경기를 운영했다.


오프사이드 규정을 보호해주는 장치가 점차 약해지고 미드필드 지역에서 신체 접촉이 늘어나며 오늘날의 수비라인은 한층 더 전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시 테크닉에서 운동량으로 포커스가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지난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라고 할 수 있으며 은골로 캉테는 분명히 깜짝 놀랄만한 스타의 등장이었다.






과르디올라의 순수주의를 평가절하 하는 것은 지나친 반응이지만, 맨체스터 시티가 빠른 역습을 시도하는 구단에게 당했던 것을 주목할 필요는 있다. 2014년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서 과르디올라의 바이언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4:0으로 패배했는데 첼시에게 당했던 지난 토요일 경기는 그 경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패스 연결을 통해 수비진에서부터 공을 움직이고자 하는 시도 역시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본머스와 아스날의 대결에서 스티브 쿡의 실수, 맨체스터 시티와 사우스햄턴의 경기에서 존 스톤스의 실수를 보라. 하지만 그런 실수조차도 최근의 수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상대 공격수를 막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수비수와 골키퍼를 선택하지 않는다. 골키퍼와 수비수를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선별할 때가 있으며 수비수와 골키퍼에게 요구하는 최우선 덕목(수비력)이 부족하더라도 경기에서 뛸 수가 있다. 


기술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수비수는 상대의 전방 압박에 쉽게 노출된다. 아주 전통적인 방식으로 돌아가 진짜 수비만을 위한 수비수를 기용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수가 공을 잘 다룰 수만 있다면 상대의 강한 압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평균 득점수의 상승의 원인을 전술적 철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프사이드 규정의 변화가 조금 더 공격적인 스타일의 운영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다양한 형태가 파생되어 전술적 헤게모니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상위 구단이 찾는 유형의 선수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르디올라식의 접근은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주도적인 경기, 전방 압박을 펼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보다 더 활동적이고 수직적인 스타일의 변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dec/07/goals-premier-league-pep-guardiola-barcelona-manchester-city




by Jonathan Wilson


첼시는 밸런스잡힌 포메이션, 7연승 모멘텀을 가지고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떠난다. 하지만 시티는 측면에서의 위력, 속도, 공격적인 성향으로 첼시에 대응할 것이다.


아르센 벵거는 첼시와의 껄끄러운 관계를 최근 3-0 승리로 마무리 지었는데, 그 승리는 첼시가 전술 변화를 시도하게 만들었고 만약 첼시가 리그 타이틀을 들어올린다면 벵거는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에미레이츠에서 전반전에만 3골을 내준 첼시는 하프타임부터 백3 시스템을 사용했고 이후 리그 7경기동안 단 1실점만 허용하고 있다. 또한 첼시는 스퍼스에게 1골 먼저 내주고 경기하는 시험 무대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이번 주말, 첼시는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떠나게 되며 이는 한층 더 어려운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펩 과르디올라와 안토니오 콩테의 대결은 전술에 대해 상당히 집착하는 진지한 사색가와 열정적인 활동가의 싸움이다. 콩테는 매일 선수들의 포진에 대해 1시간씩 연구하며 과르디올라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잘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형태로 매번 포메이션을 바꾼다. 개막 후 한달이 지난 시점과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시티는 정돈이 필요해 보이는데 첼시는 아주 밸런스 잡힌 포메이션으로 자신감, 모멘텀을 등에 업고 싸우고 있다. 그런 첼시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과르디올라가 어떻게 대비를 하는가에 달려있다.


과르디올라는 언제나 용감한 축구를 선호한다. 과르디올라는 그런 공격적인 본능을 억누르려는 사람이 아니고 첼시를 상대로 반드시 경기 우세를 가져가려할 것이다. 단순히 시티의 홈에서 펼쳐지는 경기이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다. 과르디올라는 축구를 주도적으로 펼쳐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올시즌 첼시의 최악의 퍼포먼스 2경기로 홈에서 리버풀을 상대한 것, 원정에서 아스날을 상대한 것을 고를 수 있다. 리버풀과 아스날 두팀 모두 경기 초반부터 첼시를 강하게 압박했고 빠른 속도를 이용해 첼시를 공략했다. 기본적으로 맨체스터 시티도 그렇게 경기를 펼친다. 물론 리버풀과 아스날전은 첼시가 백3 시스템을 채택하기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지난 주말 토트넘의 전반전 퍼포먼스는 첼시의 백3 시스템도 강한 전방 압박에 고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시티는 스퍼스보다 첼시의 측면을 공략하는 자원이 좋다. 지난 번리전에서 라힘 스털링이 후반전 교체 아웃되었지만 이 경기에 맞춰서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스털링의 반대편에는 놀리토 혹은 르로이 사네가 출전할텐데 총 가능한 조합은 좌우를 크게 가리지 않는다. 시티는 첼시의 윙백이 노출할 공간을 스퍼스보다 더 공격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노릴 수 있다. 최근 마르코스 알론소와 빅터 모제스가 윙백 위치에서 아주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들이 시티전에서 맞딱뜨릴 규모의 수비적인 테스트를 아직까진 거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첼시가 부담을 느낀 상태로 윙백을 수비적으로 활용한다면, 인사이드 포워드 자리에서 뛰는 에당 아자르와 페드로에게는 이전보다 공이 연결되기 어려워질 것이다.





시티 역시 인사이드 포워드를 배치할텐데 첼시를 상대할 전략에 따라 배치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과르디올라는 올시즌 크게 2가지 방식으로 후방에 5명을 배치하고 있다. 4명의 수비수와 1명의 딥-라잉 미드필더 혹은 3명의 수비수와 2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하고 있다. 백4를 선택한 날에도 공을 점유한 순간 그 형태는 수비수 3명, 미드필더 2명으로 변화한다. 과르디올라는 필립 람과 다비드 알라바를 사용한 것처럼 시티의 풀백을 활용하려 했으나 그 시도는 잘 진행되지 못했고 이후 미드필드 지역으로 올라가는 선수는 주로 존 스톤스다.


상대 공격수보다 1명 더 많은 수비수를 세우자는 전형적인 크루이프식 이론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2명의 센터백을 배치하는 백4의 가능성도 열려있는데 이 때는 시티의 풀백들이 첼시의 윙백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은 페르난지뉴가 페드로와 아자르를 홀로 상대할 상황이 오게 만들 것이다.


딥-라잉 미드필더 자리에 페르난지뉴와 일카이 귄도안을 동시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며, 최근들어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4-2-3-1 포메이션 역시도 하나의 선택지일 것이다. 지난 10월 토트넘전에서 페르난두를 사용한 전례가 있고 야야 투레도 기용 가능하다. 하지만 이 포메이션은 시티의 풀백이 첼시의 현 포메이션을 맞이해 이점을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따라서 백3와 2명의 딥-라잉 미드필더 전략이 가장 합리적일 것으로 추측한다.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디에고 코스타를 잡고 상황에 따라 알렉산더 콜라로프 혹은 스톤스가 페드로와 아자르를 제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전진하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아자르와 페드로를 딥-라잉 미드필더 2명이 상대하고 여기에 콜라로프 혹은 스톤스가 추가되는 형식인 것이다.


또한 시티 라인업에 패서(passer)를 추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딥-라잉 미드필더를 1명 더 투입하면 시티는 점유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페르난두는 공을 다루는 스킬이 부족하며 야야 투레는 이 정도로 강도높은 경기에 뛸 수 있을 에너지를 가졌는지 의심스럽다. 귄도안과 페르난지뉴가 가장 적절해 보인다. 페르난지뉴와 귄도안이 아자르와 페드로를 상대하듯이, 은골로 캉테와 네마냐 마티치는 시티의 2명의 8번롤 케빈 데 브라이너, 다비드 실바를 상대한다. 시티가 점유율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자르&페드로와 비교해) 데 브라이너와 실바를 보조해줄 측면 공격 자원이 있다는 것이 두팀의 큰 차이일 것이다.


시티가 조금 더 유리해보이지만, 모제스와 알론소가 수비적인 부분에서 잘 버텨준다면, 시티는 단순히 공을 소유한 것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질 못할 것이다. 시티는 올시즌 계속해서 상대의 역습에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만약 첼시가 시티의 볼점유 상황을 잘 견뎌낸다면, 경기는 시티가 첼시의 역습을 견뎌낼 수 있는가의 양상으로 바뀔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dec/01/pep-guardiola-antonio-conte-manchester-city-chelsea-tactics



2013년 5월 은퇴를 선언하기까지 잉글랜드 축구 클럽이자 스포츠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프랜차이즈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6시즌을 보낸 알렉스 퍼거슨 경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하나다. 26년간 알렉스 퍼거슨 경은 13차례 리그 타이틀과 25차례 컵대회 우승을 이뤄냈다. 퍼거슨은 단순한 감독 그 이상의 존재이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직의 중심이었고 1군 관리에서 그치지 않고 구단 전체를 관리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CEO였던 데이빗 길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이었다면, 알렉스 퍼거슨 경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기초에서 시작하라


1986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부임한 퍼거슨은 구단의 유스 프로그램을 현대화함으로써 장기적인 구조를 형성했다. 그는 9살 정도되는 재능있는 어린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2개 부서를 만들었고 많은 스카우터를 고용했다. 데이빗 베컴은 이 시스템에서 성장한 선수들 중 가장 잘 알려진 선수다. 가장 중요했던 선수는 아마 라이언 긱스일 것이다. 퍼거슨은 1986년 13세 불과했던 삐쩍마른 긱스를 발견했고 긱스는 이제 영국 축구 역사상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지닌 선수가 되었다. 39살 나이에도 긱스는 여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군 선수로 활약 중이다. 오랫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자리를 지켜온 폴 스콜스와 개리 네빌 역시 퍼거슨의 유스 프로그램 투자 결과였다. 베컴과 긱스, 스콜스, 네빌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핵심 선수였다. 오늘날 구단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퍼거슨의 공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상당히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당시 만연해있는 상식에 반하는 것이었다. 저명한 TV 코멘테이터는 "애송이들로는 우승할 수 없다(You can't win anything with kids)."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퍼거슨은 상당히 체계적인 방법으로 이 과정을 진행했다. 퍼거슨은 단순히 팀을 구상하는 것과 구단을 구상하는 것의 차이점에 대해 말한다.


SAF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부임했을 때, 저는 오로지 한가지 사항에 대해서만 생각했습니다. 축구 구단을 만들고 싶었고 (buildinga football club) 기반부터 확실히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하면 1군에 선수들이 막힘없이 지속적으로 공급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어린 선수들은 같이 성장하게 되며 결속력을 다지고 끝내 피치 위에서 정신력으로 발현됩니다.


처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왔을 때, 1군에 24세 이하인 선수가 단 1명 뿐이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정도되는 구단에게 그런 일이 있는게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구단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어린 선수들에게 포커스를 두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으며 이전의 경험을 통해 어린 선수들로도 우승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젊은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에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시 성공의 길로 돌아가기 위해 유스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이 중요하단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저의 판단을 두고 용감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행운은 그런 담대함을 좋아합니다.


새롭게 부임한 감독의 99%는 살아남으려면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을 영입하곤 합니다. 이런 경향은 프로축구가 결과주의적 산업이기에 발생하는 것이죠. 어떤 구단에서는 3번 연속 패배하면 경질됩니다. 새로운 형태의 이사진과 구단주가 등장한 오늘날 축구계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감독에게 팀을 만들기까지 4년의 시간을 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을 것 입니다.


당장 눈앞의 경기를 승리하는 것은 단기적인 소득입니다. (당장은 이겼지만) 다음 경기에서는 질 수도 있습니다. 구단을 세우는 것은 안정성과 일관성을 가져다 줍니다. 1군에서 눈을 떼는게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 구단은 유스에 투자함으로써 1990년대와 2000년대에 큰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젊은 선수들은 구단의 정신이 됩니다.


저는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볼 때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감독이란 자리는 스승과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더 발전하도록 영감을 주는 자리입니다. 더 훌륭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리자가 되도록,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가르친다면 선수들은 어디서든지 삶을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게되면 팀의 수명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그 선수의 구단에 대한 충성심도 성장하게 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은 항상 자신에게 첫 기회를 준 감독을 기억합니다. 감독이 선수 편이라는 것을 그들이 느끼는 순간, 선수들은 감독이 제시하는 방법을 수용하게 됩니다. 가족이나 다름없는 공동체를 키우는 것 입니다. 젊은 선수들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와 관심을 준다면, 선수들은 분명 감독을 깜짝 놀라게하며 기대에 부응할 것 입니다.



과감하게 팀을 리빌딩 하라


큰 성공을 거두고 있던 시기에도 퍼거슨은 팀 개편을 진행했다. 그의 팀은 크게 5세대로 구분 되었으며 끊임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퍼거슨의 결정은 팀의 리빌딩 사이클, 선수의 사이클을 정확히 파악하는 감각에 기반해 이루어졌다. 팀내 선수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아주 명확하게 파악해냈다. 선수단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퍼거슨은 개인적 친분까지 있는 선수를 제외시켜야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라이언 긱스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감독님은 항상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팀을 강화시키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부분을 새롭게할지 알고 있었고 그걸 기막히게 파악하는 재주까지 있었습니다."


지난 10년간 선수들 이적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우리는 퍼거슨이 굉장히 독특하면서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라는 결론을 내렸다. 선수 영입에 있어서 퍼거슨은 전략적이고 이성적이었으며 체계적이었다. 지난 10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5차례 리그 우승을기록했는데 선수영입에 첼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보다 더 적은 돈을 투자했다. 퍼거슨은 젊은 선수를 신뢰했다. 경쟁자들에 비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5살 이하 선수를 굉장히 높은 비율로 영입했다. 또한 아직 여전히 미래가 밝은 선수를 판매함으로써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퍼거슨은 자신이 영입한 젊은 선수들을 스타의 자리로 올려놓았다. (때로는 퍼거슨도 슈퍼스타 영입에 돈을 지불한다. 2012/2013시즌 29살 로빈 반 페르시 영입을 위해 $35m을 지불했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시간과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그리고 나이든 선수는 어느 정도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판매했다. 한편 나이를 먹었음에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소수의 베테랑들은 잔류시켜 구단의 문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SAF : 우리는 선수단을 3가지 단계로 구분했습니다 : 30세 이상, 23~30세, 23세 이하. 우리는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고참들이 세워둔 기준에 도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성공적인 팀에도 사이클이란 것이 존재하며 4년 정도 지속되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그것이 틀렸다고 입증하길 원했습니다. 우리는 3~4년 후의 팀을 그려보고 그에 따른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유나이티드에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었기에 저는 추후 계획을 짤 수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제가 팀을 떠날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그 점에서 저는 굉장히 운이 좋았던 사람입니다.


리빌딩의 목표는 나이든 선수에서 젊은 선수로 이동하면서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것 입니다. 주로 2가지에 관련한 문제입니다. 첫번째 문제는 우리가 누구를 영입하는가 입니다. 둘째는 기존 선수들 노쇠화의 신호를 포착하는 것 입니다.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리오 퍼디난드 같은 선수들은 오랫동안 뛸 수 있지만, 확실히 나이는 문제입니다. 정말 어려운 점은 좋은 녀석임에도 불구하고 이 팀에서 내보내야할 때 입니다. 하지만 (하락에 대한) 모든 증거는 피치 위에 있습니다. 기량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면 2년 정도 후에 어떻게 될지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기준을 높게 잡고 모두가 그 기준을 따르게 하라


퍼거슨은 선수들에게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에 대해 상당히 열정적으로 말했다. 퍼거슨은 선수들이 항상 더 나은 것을 추구하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지길 원했다. 즉 선수들을 승리자(winner)로 만들고자 했다.


퍼거슨의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은 선수 시절 경험에서 우러나왔다. 스코틀랜드의 소규모 구단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낸 퍼거슨은 스코틀랜드의 명문 구단이자 자신이 어릴적부터 응원해온 레인저스 입단에 성공하는데 감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3년 후 레인저스를 떠나게 된다. 퍼거슨은 레인저스에서 스코티시컵 준우승 이외의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 "당시의 역경 때문에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퍼거슨이 말한다.


퍼거슨은 선수들에게도 그런 마음가짐을 요구했고 그 정신력은 점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란 집단 내로 퍼졌다. 선수들은 동료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목격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슈퍼스타들도 결코 예외는 없었다.


SAF : 우리가 했던 모든 것들은 축구 구단으로서 세워둔 기준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 팀을 준비하는 과정, 동기부여를 위한 논의, 전술적 논의에서도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는 형편없는 트레이닝 세션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트레이닝장에서의 모습이 결국 피치 위에서 나타납니다. 우리는 집중력이 흐트러진 트레이닝을 시행한 적이 없었고 모든 트레이닝 세션은 충분한 퀄리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훈련 속에서도 높은 집중력, 속도, 상위 수준의 퍼포먼스를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우리 선수들은 매 훈련마다 성장했습니다.


선수의 기대치도 끌어올려야 했습니다. 선수들은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저는 선수들에게 "만약 1번이라도 포기하면, 다음번에 쉽게 포기하게 된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직업 윤리 및 활기찬 에너지 모두 이 구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항상 첫번째로 출근하던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수많은 스태프들이 제가 아침 7시에 도착하기 전부터 출근해 있습니다. 제가 왜 일찍 오는지 알아서 그런 것이겠죠. 일찍 와서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또한 모두들 "감독님이 하면, 나도 할 수 있어."란 생각을 했으리라 봅니다.


저는 끊임없이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도 재능' 이라 말했습니다. 스타 선수들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노력을 원했습니다. "너가 최고 수준의 선수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라고 말했고 선수들은 제 요구에 응답했습니다. 그게 그들이 슈퍼스타인 이유이죠. 그들은 훨씬 더한 노력을 합니다. 사람들은 에고(ego)가 강한 슈퍼스타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에고가 강하면 승리자가 되길 원하며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합니다. 호날두를 비롯해 베컴, 긱스, 스콜스 등이 상당한 시간을 훈련에 매진했습니다. 저는 창문을 열고 토요일에 경기가 있으니 가서 휴식을 취하라고 소리쳤지만 그들은 더 훈련하길 원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가 되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는 것이겠죠.



절대로 통제권을 잃지 말아라


"30명 모두가 백만장자인 선수들을 다룰 때 결코 통제권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저의 통제권과 권위에 도전하는 선수들을 처리해야만 했습니다." 라고 퍼거슨이 말한다. 퍼거슨은 규범을 벗어난 선수들에 강하게 응징을 했다. 만약 선수가 정해놓은 선을 벗어나면 그 때는 팀 퍼포먼스에 피해가 온다. 퍼거슨은 그렇게 방해가 될 선수들을 다 내보냈다. 2005년 공개적인 자리에서 팀 동료들을 비난한 로이 킨이 오랫동안 주장을 맡아온 인물이었음에도 퍼거슨은 그와의 계약을 즉시 해지했다. 다음해 벤치행에 불만을 품었던 팀내 최다 득점자 루드 반 니스텔루이마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시켰다.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은 퍼거슨이 취한 전략 중 하나에 불과하다.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여 손쓸 수 없는 상황이 오는걸 막았다. 신속한 처리 역시 통제권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SAF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이 선수들에 의해 통제를 받는 날, 다른 말로 표현해서 선수들이 훈련, 휴식일, 팀내 규율, 전술에 간섭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완전 다른 팀일 것 입니다. 유나이티드에 부임하기 전,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감독의 존재감은 다른 누구보다 커야만 합니다. 그것이 핵심이죠.


특정 선수가 드레싱룸 분위기, 팀의 퍼포먼스, 선수단과 스태프 지휘권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 선수를 잘라내야만 합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도 상관 없습니다. 어떠한 개인보다 구단의 장기적인 그림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감독은 구단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 되어야만 합니다.


잉글랜드 구단이 감독을 여러차례 바꾸기 때문에 드레싱룸에서 선수의 영향력이 생깁니다. 그건 매우 위험합니다. 감독이 팀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그 감독은 결코 자리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해야하고 결정권이 감독에게 있다는 것을 선수들에게 인지시켜야만 합니다. "어떻게 해야 선수들이 나를 좋아할까?"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일처리를 더욱 복잡하게만 만들 뿐입니다. 감독 자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성공리에 해낸다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감독을 존중합니다. 


선수가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때 빠르게 대처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제가 충동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하지만, 빠르게 마음 먹는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결정을 내릴지 고민하면서 잠자리에 들 필요가 있을까요?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상태로 다음날 출근하여 팀의 규율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합니다.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고 마음을 먹었다면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 맞습니다. 어려운 길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며 팀내 감독의 영향력을 입증하기 위해 일부러 기회삼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통제권을 행사하고 권위를 바로세우는 것 뿐입니다.



상황에 맞는 메세지 전달


선수들에게 자신의 결정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퍼거슨은 항상 상황에 맞게 단어를 선택하려 노력했다. 선수는 선발 출전을 예상하고 있으나 실제로 퍼거슨이 명단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했을 경우, 퍼거슨은 아주 섬세하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퍼거슨은 "내가 너를 제외시키는 것이 실수하는 것일 수도 있어. 하지만 나는 지금 구상한 라인업이 오늘 경기에 아주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해." 라고 말했으며 제외되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고자 노력했다. 오로지 전술적인 이유일 뿐이며 더 중요한 경기에서 뛸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경기를 준비하는 트레이닝 세션에서 퍼거슨과 그의 보좌진은 긍정의 힘을 강조했다. 미디어는 하프타임과 경기 후 퍼거슨이 불같이 선수들을 혼내는 것을 조명하지만, 퍼거슨은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선수들을 다뤘다. "소리지르는 것만으로 선수들을 다룰 순 없습니다. 효과도 없구요." 라고 퍼거슨이 말한다. 퍼거슨 밑에서 뛰었던 앤디 콜은 "최선을 다했음에도 경기에서 패배한다면, 알렉스 경은 선수들에게 '너희는 최선을 다했다'라고 다독여줍니다. 그 때는 문제될 것이 없어요. 하지만 나사빠진 듯이 경기하고 패배하면 그 때는 귀를 조심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라고 묘사했다.


SAF : 쓴소리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강한 비판 속에서 성장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다수가 격려 속에서 성장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선수들에게 격려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선수들도 "잘 했어(Well done)"이란 표현을 좋아합니다. "Well done"은 2가지 단어로 말할 수 있는 최고의 표현입니다. 애써 최상의 표현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선수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드레싱 룸에서 실수를 지적해야만 합니다. 바로 이 때 올바른 방식으로 질책해야만 합니다. 저는 경기 이후 바로 실수를 지적합니다. 월요일까지 기다릴 것도 없습니다. 경기 후 즉시 지적하고 그 자리에서 끝냅니다. 이후에는 다음 경기를 집중해야하며 선수를 영원토록 비판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를 앞둔 상황의 대화에선 우리의 기대치, 스스로에 대한 선수들의 믿음 등을 주로 이야기 합니다. 저는 노동자 계층의 사고관에 대해서 자주 언급합니다. 선수들은 노동자 계층이 아닐지라도 아마 그들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는 노동자 계층이었겠죠. 저는 선수들에게 직업 윤리를 가지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노동자 계층 이야기를 통해 선수들이 어느 정도 위치인지 상기시켰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수들의 자부심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동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서로를 신뢰하면서 경기하라 주문했습니다. 그런 정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란 팀의 특징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하프타임에는 약 8분 정도 선수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할 시간이 주어집니다. 그래서 그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기에서 이기고 있다면 모든 것이 수월하게 흘러갑니다. 집중을 요구하고 안일하게 경기하지 말라고 주문하면 됩니다. 또한 굉장히 사소한 부분까지도 이야기해줄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에서 지고 있다면, 그 8분 사이에 임팩트를 남겨야 합니다. 저는 지고있는 상황에서 우리팀에 대해 우리팀의 강점에 대해 집중해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지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도 분명히 수정을 해야합니다.


훈련장에서 우리는 전술적으로 굉장히 영리한 선수들을 데리고 축구팀을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너무 유하게 선수들을 다룬다면 목표치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적정 수준의 긴장감이 있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도 안 됩니다. 그러면 선수들은 항상 두려움에 떨게되고 이 때도 경기를 잘 소화할 수 없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화내는 것이 매번 통하지 않는다는걸 알게 되었고 적절한 시점을 포착해 화를 표출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감독은 상황에 따라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만 합니다. 때로는 의사가 되어야하고 때로는 선생이 때로는 선수들의 아버지같은 존재가 되야만 합니다.



승리를 위한 준비


퍼거슨의 팀은 경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승리를 낚아채는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 10년간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하프타임 무승부 상황, 75분 기준 무승부인 상황에서 다른 영국 구단보다 우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하프타임에 선수들을 자극하는 팀토크, 올바른 전술적 변화가 승리를 만들어내는데 의심할 여지없이 큰 기여를 했겠지만, 오직 그것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경기에서 지고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감독들은 선수들에게 전진하라고, 공격하라고 지시를 내린다. 그런 상황에서 퍼거슨의 전술적 접근은 굉장히 저돌적이었고 체계적이었다. 퍼거슨은 언제나 승리를 위한 준비를 했다. 퍼거슨은 10분 내, 5분 내 혹은 3분 내로 골을 넣어야할 상황을 가정하여 어떻게 경기를 펼쳐야할지 꾸준히 연습시켰다. 유나이티드의 수석 코치 중 한 명은 "우리는 경기에서 지고있거나 비기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시행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유나이티드의 트레이닝 세션은 전술과 기술 연마의 반복이다. "우리는 트레이닝 세션을 배움의 기회, 발전의 기회로 여깁니다. 때로는 선수들이 '또 이걸 하고 있네' 라고 생각할 순 있겠죠. 하지만 분명히 우리는 연습 덕분에 승리할 수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훈련은 단순히 '승리가 반복적인 훈련에서 나온다' 라는 통념을 뛰어 넘는다. 선수들은 특정 플레이를 거의 자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까지 했다. 훈련장에는 현재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을 도모해야한다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 있었다. 퍼거슨은 이렇게 말한다. "메세지는 아주 간단합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됩니다."


SAF : 승리는 저의 본성입니다. 전 꽤나 오랫동안 기준을 세워왔고 승리 외 다른 옵션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경기에 나설 때마다 승리를 원했습니다. 우리의 주요 선수가 5명이 빠졌을지라도 전 항상 승리만을 기대했습니다. 다른 팀 감독들은 경기 시작 바로 전까지 선수들에게 바짝 다가가 지시를 내리지만 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피치를 발고 있다면, 저는 선수들이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으리라 확신합니다. 


저는 모험가이자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팀이 경기 막판에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다 보셨을 겁니다. 하프타임에 경기를 지고 있다면 전달하는 메세지는 간단합니다 : "당황하지 마라. 우리가 할 일에 집중해." 만약 15분이 남은 상황에서 여전히 2-1 스코어로 지고있다면 저는 더 큰 위험을 감수할 준비를 마친 상태이고 남은 15분간 돌진합니다. 우리가 무승부 혹은 역전승을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했음에도 (오히려 1골을 더 내주어) 3-1 스코어로 지게 된다면 저는 결과에 불만을 가지지 않습니다. 수비를 조금 더 느슨하게 하면서 공격수를 추가 투입하겠죠. 만약 우리가 3-2로 역전해낸다면 그건 정말 짜릿한 일이 될 겁니다. 하지만 3-1로 지는 것은 2-1로 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기에서 패배하는 것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메세지가 선수들에게 전달되는 것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끝나가는 상황에서도 반전을 만들어내는 기질을 가지는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관찰의 힘을 믿어라


퍼거슨은 1974년 32세에 스코틀랜드의 소규모 구단인 이스트 스털링셔(East Stirlingshire)의 감독이 된다. 당시 퍼거슨은 선수들보다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당시 퍼거슨은 직접 나서서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세인트 미렌, 에버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치면서 퍼거슨은 점차 훈련을 수석코치에게 의존했다. 그렇다고 퍼거슨이 훈련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는 언제나 훈련장에 있었고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선수들을 직접 코칭하는 것에서 관찰하는 것으로 역할 변화를 시도하면서 퍼거슨은 자신이 선수와 퍼포먼스를 더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피치 위에서 직접 지도를 하게되면, 모든 것을 관찰할 수 없게 됩니다." 라고 퍼거슨이 말한다. 대신 관찰자가 되면, 훈련 패턴, 에너지 레벨, 활동량 등의 변화를 파악하게 된다.


훈련을 담당하는 코치들을 신뢰하기에 퍼거슨은 보다 면밀한 관찰자가 될 수 있었다.


SAF :  관찰은 매니지먼트 체계의 최종 단계입니다. 처음 감독 자리를 맡았을 때, 제가 경기를 잘 뛸 수 있고 높은 레벨에서 성공할 기술적인 능력을 갖춘 것은 물론 코칭 능력과 올바른 결정을 내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며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에버딘에서 코치들과 차를 마시다가 수석코치가 "왜 저를 에버딘으로 데려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래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했고 수석코치는 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아무 것도 하는게 없습니다. 유스 팀과 같이 훈련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저는 에버딘에 훈련과 선수 선발에 있어 감독님을 도우러 왔습니다. 그게 수석코치가 할 일입니다." 이에 다른 코치가 "수석 코치의 말이 맞습니다." 라고 동조했다. 동조한 바로 그 코치는 저에게 훈련을 직접 진행하지 않음으로써 얻는 이점도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니야" 라고 말했지만 며칠 생각해보고 그 조언을 따르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훈련을 코치들에게 맡겼고 그것은 제가 결정한 것들 중 최고의 선택이기도 합니다.


코치들에게 훈련을 위임해도 팀을 장악하는 능력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전 항상 훈련장에 존재했고 관찰하면서 중요한 사항을 집어내는 능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선수들의 습관 변화, 갑작스러운 열의 상실 등을 포착했고 그에 따른 조언을 해줄 수 있었습니다. 선수의 가족 혹은 금전적인 문제부터 지친건지, 오늘따라 기분이 안 좋은건지까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선수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부상을 달고 뛰는 경우도 잡아냈습니다.


사람들은 관찰의 가치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팀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관찰이 아주 결정적인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해내는 능력은 정말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을 멈추지 마라


퍼거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낸 25년간 축구계는 아주 급격하게 변화했다. 자본의 힘은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동시에 가져왔으며 과학은 선수들이 더 높은 수준의 경기를 펼치게 만들었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게 아니다. 특히 최고의 자리에서 오랫동안 머무른 사람이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건 더욱 쉽지 않다. 하지만 퍼거슨은 모든 면에서 기꺼이 변화하려고 했다. 데이빗 길은 "변화하는 축구 속에서 퍼거슨은 놀라울 정도로 적응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라고 평가한다.


1990년대 중반 퍼거슨은 비교적 중요성이 떨어지는 리그 컵에 어린 선수들을 대거 투입시켰다. 이렇게 리그 컵에 어린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킨 감독은 퍼거슨이 처음이었다. 당시에는 퍼거슨의 결정에 대해 상당한 비판이 가해졌는데 지금은 거의 모든 프리미어 리그 구단이 리그 컵에 어린 선수들을 내보내고 있다. 또한 퍼거슨은 처음으로 로스터에 센터 포워드를 4명 보유하면서 2자리 놓고 경합을 시킨 감독이다. 사람들은 통제가 안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4명의 센터-포워드를 두는 이 전략은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트레블 달성에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했다.


퍼거슨은 피치 밖에서 팀을 도와주는 스태프 수를 늘려갔고 코치들을 보좌해줄 스포츠 과학팀도 고용했다. 스포츠 과학팀은 맨체스터의 부족한 일조량을 보충하기 위해 드레싱룸에 비타민D 부스 설치를 제안했고 퍼거슨은 이를 수용했다. 또한 훈련복에 GPS 장치를 설치하여 훈련 후 20분만에 퍼포먼스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선수들을 위해 최초로 검안사를 고용했으며 일주일에 2번씩 선수들에게 요가 수업을 받으라 지시했다. 최근 훈련장에는 최첨단 의료 시설이 완공되었고 간단한 진료는 현장에서 즉시 처리가능했다. 일반 병원과 달리 선수들의 구체적인 컨디션이 언론에 유출될 가능성도 적었다.


SAF : 처음 감독을 시작했을 때는 에이전트가 없었습니다. 당시에도 TV를 통해 경기가 중계 되었지만, 지금처럼 선수들이 영화배우 마냥 언론의 관심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언론은 항상 선수들에 대한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경기장도 발전했고 피치는 이제 완벽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스포츠 과학은 우리가 시즌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러시아, 중동 혹은 다른 지역 출신 구단주는 구단에 돈을 퍼붓고 있어 감독에게 부담이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고 25년 전보다 선수를 다루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제가 25년간 잘해온 것은 변화를 감당하는 것입니다. 변화를 수용함으로써 그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새롭게 고용하는 인물들을 신뢰해야 합니다. 세세한 점까지 다 간섭하면서 지시를 내린다면 그들을 고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겠죠. 가장 중요한 것은 정체되지 않는 것 입니다. 몇년 전에 데이빗 길에게 "선수들이 계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머물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유럽 최고의 훈련 시설을 갖추는 것입니다." 라고 말했으며 그 때 우리는 메디컬 센터를 착공했습니다. 결코 멈춰 있어서는 안 됩니다.


성공을 사람들은 변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죠. 우리는 성공해야만하고 발전할 수만 있다면 어떠한 방법이라도 모색해야 했습니다. 다른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계속 열심히 노력했으며 모든 성공이 첫번째 성공인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제가 할 일은 팀이 승리할 확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 입니다. 그것이 저를 이끈 원동력 입니다.




출처 : https://hbr.org/2013/10/fergusons-formula







by Sean Ingle


브렉시트는 잊자. 현재 첼시와 리버풀은 프리미어 리그 테이블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는 첵시트(Chexit)와 렉시트(Lexit)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온 것 같다. 이들이 유럽 대항전에 참가하지 않아 이점을 얻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이점을 보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라이벌 클럽들은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6~13차례 비행기 탑승을 해야만 한다. 다른 구단의 비행기 탑승시간동안 리버풀과 첼시는 휴식을 취하고 훈련을 하며 상대팀에 대한 분석을 시행한다. 안토니오 콩테와 위르겐 클롭이 각팀 선수들을 체력적으로 전술적으로 푸쉬해주고 있기에 현재 리그 테이블에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장할 수 있다.


"훈련장에서 리버풀과 첼시가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생각해봐라. 충분한 훈련시간을 유지하지 않는 감독이 부임했더라면 리버풀과 첼시는 유럽 대항전 불참으로 인한 이점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트레이닝장에서 열정적인 감독들이기 때문에 두 팀은 적은 경기 속에서 상대보다 더 많은 훈련량으로 좋은 성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나와 논의를 진행한 간부는 이렇게 주장한다.


리버풀과 첼시가 누리고 잇는 다른 이점들은 아주 분명한 자료와 함께 제시되고 있다. Stat.com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상위 7개 구단 중에서 첼시와 리버풀은 각각 16명, 17명의 선수를 기용하여 현재까지 가장 적은 선수 운용폭을 유지 중이다. 스쿼드의 두께가 중요한 시기지만, 적은 선수들로 합을 맞춰 시즌을 치러나가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 레스터 시티는 프리미어 리그 20개 구단중 가장 적은 선수를 활용했다 : 경기수가 적어 회복 시간이 길었고 다른 우승 경쟁권 구단과 달리 로테이션을 적게 시행했으며, 부상 자체가 적었다. 또한 출장 정지가 적었던 것 역시 레스터 시티에게 아주 큰 이점이었다.


이번에는 첼시와 리버풀이 그 효과를 누릴 것 같다. 리버풀과 첼시의 핵심 선수들은 맨체스터 시티, 스퍼스, 아스날의 핵심 선수들과 비교해 더 적은 시간을 뛰고 있다. 에당 아자르의 2016/2017시즌 출전시간은 1,079분이다. 필리페 쿠티뉴는 996분인데 아스날의 알렉시스 산체스는 벌써 1,342분을 돌파했다. 메수트 외질도 산체스와 큰 차이가 없다.


유럽 주요구단의 컨설턴트를 담당하는 21st Club의 정보부 수장 오마르 차우드후리는 유럽 대항전을 참가하는 구단의 핵심 선수가 그렇지 않은 구단의 핵심 선수보다 출전 시간이 약 20% 많다고 말한다. "1시즌으로 누적했을 경우, 이것은 약 7경기 차이를 발생하게 합니다."


UCL을 소화하고 연달아 PL 경기를 소화하는 경우 팀의 신체적 레벨이 어느 정도로 떨어지는지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트래킹 시스템을 갖춘 Tracab과 연락을 취했는데 그들이 제시하는 자료는 이렇다. 7m/s 혹은 25.2km/h 속력 이상으로 달릴 경우 스프린트를 1회 시행하는 것으로 측정하는데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 스퍼스, 레스터는 UCL 후 치른 PL 경기에서 평균 113회 스프린트를 기록했다. 한편 UCL 경기가 없는 주에는 평균 117회 스프린트를 기록했다. 4회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샘플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의 코티솔과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관찰하여 봄이 다가올 때 선수들 퍼포먼스가 떨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도 측정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통계량들을 살펴보자. 차우드후리는 찬스 메이킹 관점에서 리버풀과 첼시가 유럽 대항전 불참으로 인해 6점 가까이 이득을 볼 수 있다 주장한다. 차우드후리는 주중 유럽대항전을 소화한 구단의 데이터를 2014/2015시즌부터 축적했으며 경기 난이도에 따라 값을 보정하여 이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표본수가 작지만 차우드후리는 PL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올시즌에 그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한다. "유럽 대항전을 소화하는 것은 1시즌동안 최대 6점의 희생을 치르게 합니다. 6점 차가 평소에는 크지 않게 느껴질 수 있어도 지금처럼 리그가 굉장히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시점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 됩니다."


유럽 대항전 불참은 이미 첼시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말 아스날에게 3-0으로 패배한 이후, (첼시의 상승세가 시작되어) 콩테가 경질될 확률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한편 아스날은 첼시와의 경기가 끝난 이후 즉시 바젤과의 UCL 경기를 준비해야 했는데 콩테에게는 3-4-2-1로 전환할 1주일의 시간이 주어졌으며 그 시간은 첼시의 올시즌 행보를 극적으로 바꿔놓았다.


12라운드 종료 후 프리미어 리그 테이블은 코르셋처럼 아주 타이트하게 쪼여있다. 1위 첼시부터 5위 스퍼스까지의 차이는 승점 4점에 불과하다. Gracenote Sports의 분석 수장인 사이먼 글리브는 1997/1998시즌 이후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말한다. 당시 12라운드 종료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블랙번, 레스터, 첼시가 3점차로 붙어있었다.


하지만 리버풀과 첼시가 반드시 리그 타이틀을 들어올릴 것이라 주장하지는 않겠다. 여전히 맨체스터 시티는 어마어마한 상대다. 또한 첵시트와 렉시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코 좋은 전략이 아니다. 이미 우리는 2013/2014시즌의 리버풀과 2015/2016시즌 레스터 시티 사례를 통해 유럽 대항전 불참이 주는 이점을 경험했다. 콩테 혹은 클롭이 다시 한 번 그 이점을 강조하더라도 이젠 놀랄 것이 없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nov/20/europe-chelsea-liverpool-premier-league-champions-league

위대한 팀은 왜 종말을 맞이하는가

The Question 2016. 11. 21. 20:45 Posted by Seolskjaer





by Jonathan Wilson


펩 과르디올라와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시즌은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음에도 그 운명을 피하지 못한 그리스 비극과 유사하다.


축구는 우리가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걸 끊임없이 상기하게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젊고 유망한 유망주는 어느새 노장이 되는데 그 시간은 우리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기까지 정도의 시간에 불과하다. 축구의 삶은 실제 삶보다 속도가 빠르다. 그리고 이것은 위대한 선수들보다 위대한 팀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 말이다 : 그들은 솟아오르고 빛을 깜빡이며 트로피를 성취해낸다. 그리고 빛을 잃는다. 하강의 속도는 상승의 속도보다 더 빠르며 우리는 이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빛을 내고 있는 것들이 언젠가는 사그라드는 것. 이것이 펩 과르디올라의 뇌리 속을 떠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바르셀로나만의 멋진 축구로 전세계 사람들을 감탄하게 했으며 경기를 지배했고 상대를 파괴했다. 그리고 3년의 시간동안 전례없는 수준으로 트로피를 싹쓸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 다음에는 무엇이 다가오는가에 대해 걱정하는 듯 보였고 바르셀로나 축구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에 빠진 듯해 보였다. 과르디올라의 근심은 점점 줄어들어가는 그의 머리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헝가리 출신의 벨라 구트만의 "3번째 해는 피할 수 없다.(The third year is fatal)" 란 발언은 일반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강한 압박을 구사하는 팀에게 3년은 그 위대한 팀이 지속될 수 있는 수명의 최대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보편적인 진리일 뿐이다. 서로 각기 다른 특별한 이유로 위대한 팀들이 사라져갔다.



이 세상의 영광는 이처럼 사라져간다(Sic transit gloria mundi)


위대한 팀이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선수들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다. 1956년부터 1960년까지 5차례 유러피언컵 우승을 차지하며 위대한 반열에 올라선 레알 마드리드가 바로 이 케이스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감독을 교체하면서 구트만이 주장한 3년 법칙을 피해갈 수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당시 유럽에서 최고의 선수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에는 '부(wealth)'가 큰 역할을 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유럽 재패 이후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1961년부터 1965년까지 5연속으로 리그 타이틀을 획득에 성공했다.1964년 레알 마드리드는 엘레니오 에레라가 이끄는 인터나치오날레와 유러피언컵 결승전 경기를 치렀는데 당시 레알 마드리드에는 37살 프렌츠 푸스카스와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34살 호세 산타마리아, 31살 파코 헨토가 있었다.


리즈 유나이티드도 마찬가지였다. 1974년 돈 레비가 떠났는데 이후 브라이언 클러프와 지미 암필드 역시 나이를 먹은 선수단으로 어찌할 수가 없었다. 빌 샹클리는 은퇴 전에 위대한 리버풀을 건설하고 떠날 수 있었지만, 처음에는 샹클리 마저도 나이먹은 선수들로 할 수 있는게 없었다. 팀의 과도기를 매니징할 수 있는 것은 밥 페이즐리, 알렉스 퍼거슨, 발레리 로바노브스키처럼 한 구단에서 오랫동안 머무른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능력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그런데 당시 레알의 문제를 오로지 선수단 고령화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들은 분명히 시대에 뒤떨어진 전술을 구사하는 팀이었다. (레알이 유럽을 재패한 이후로도) 전술은 끊임없이 진화했으며 인터나치오날레의 맨마킹 전술은 헨토와 푸스카스를 질식시켰다.



친애하는 소년이여, 사건이다 사건!


때로는 외부 사건이 개입하여 문제를 야기한다. 디나모 키예프는 빅토르 마슬로프와 함께 소비에트 챔피언십에서 3연속 우승했다. 그런데 1966년 월드컵에 1군 선수들이 다수 차출되는 바람에 마슬로프는 유스에서 선수를 끌어올려야만 했다. (소련 당국이 월드컵 기간이라고 리그를 중단하기엔 너무나 고집이 쎈 인물들이었다.) 1970년에도 1966년과 마찬가지였고 이번에는 성적이 더 안좋았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선수들이 1966년 세대만큼 기량적으로 우수하지 않았다. 더 비극적인 사건은 1991년에 있었다. 츠베르나 즈베즈다(레드 스타 베오그라드)의 세대는 내전이 발생하여 시작조차 하지 못한채 와해되었다.


90년대 초 리버풀도 이야기할 수 있다. 백패스 금지 조항은 리버풀에게 치명타였다. 당시 리버풀에겐 골키퍼에게 공을 보내 안정적으로 공을 소유하는 것이 경기 지배에 대한 핵심적인 요소였다. 마찬가지로 노팅엄 포레스트 역시 백패스 금지 조항이 생긴 첫시즌에 강등을 당했다. 물론 노팅엄 포레스트 강등의 주된 원인은 늙은 브라이언 클러프가 더 이상 변화에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라는 새로운 환경은 구단에게 이전과는 다른 상업성을 요구했고 당시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이토록 빠르게 뒤쳐질 이유는 결코 없어보였다. 힐스보로 참사가 없었더라면 리버풀 구단은 슬픔과 분노에 빠져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며 케니 달글리시가 리버풀을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즉 힐스보로 참사가 없었다면,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도전에 조금 더 착실한 대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극적인 사건도 위대한 팀의 종말을 불러온다. 토리노의 수페르가 비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뮌헨 참사같은 케이스가 있다. 하지만 그건 특수한 경우다. 구단의 확고하고 급진적인 철학이 있다면, 그 구단은 자신들의 컬러를 지나칠 정도로 더욱 확고히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몰고간다. 그들을 망가뜨리는 핵심적인 원인은 노쇠화와 외부 환경이 아니다.



자기희생의 부정적 결과


1967년 4월 엘레니오 에레라의 인테르는 유벤투스보다 승점 4점 앞서고 있었다. 또한 유러피언컵 8강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그런데 그들은 빠르게 붕괴되기 시작했다. 유러피언컵 4강에서 CSKA 소피아와 두차례 1-1 무승부를 기록한 인테르는 플레이오프를 치러야만 했다. 인테르는 볼로냐에서 경기를 개최하는 조건으로 입장수입의 3/4를 CSKA 소피아에게 주기로 약속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인테르는 1-0 승리를 거두었으나 문제가 전혀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인테르의 수비적인 경기 접근법에 대한 모든 의구심들이, 자신들만의 강점을 극대화시키기보다 상대의 강점을 최소화시키는 인테르 전술이 급격히 문제화되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인테르는 라치오, 칼리아리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고 유벤투스에게는 1-0으로 패배했다. 이제 유벤투스와의 승점은 2점으로 줄어들었다. 인테르는 또 다시 나폴리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유벤투스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피오렌티나와의 홈경기에서 또 비겼고 유벤투스는 이번에는 승점차를 좁혔다. 인테르의 시즌이 종료되기까지는 2경기가 남았다. 리스본에서의 유러피언컵 결승전과 리그 만토바 원정에서 2승을 거두면 인테르는 더블을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팀의 모멘텀은 결코 좋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가 새로운 감독직에 에레라 선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인테르의 보드진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산드로 마쫄라는 독감으로 한바탕 고생을 겪었고 루이스 수아레즈는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인테르는 선수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것들로부터 떼어내고자 강제로 투숙을 시행했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라이트백 타르치시오 부르니치는 "압박감만 커져갔다. 우리게엔 탈출구도 도움을 청할 곳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 강제로 합숙을 진행한 것은 리그와 유러피언컵 결승전을 앞둔 팀 붕괴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라고 회상한다. 


리스본에서는 그런 규제들이 훨씬 더 심해졌다. 인테르는 리스본에서 30분 거리 떨어진 해안가에 호텔을 잡았다. "우리는 코치들과 호텔 직원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을 3일동안 단 한 명도 마주치지 못했다. 일반인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미쳐버릴께 분명하다. 수년간 우리는 이런 방식을 경험했고 익숙해져 있었지만, 그 때 우리는 버티는 한계치에 도달해 있었다. 세상의 모든 짐을 다 짊어지고 있었는데 그 부담감을 해소할 곳은 전혀 없었다. 선수들은 잠도 설쳤고 운이 좋아야 3시간 가량 잘 수 있었다. 우리는 경기 준비에만 사로잡혀 있었다. 나와 지아친토 파체티는 늦은 밤에도 주장 아르만도 피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경기 당일 아침 4명의 선수가 구토증세를 보였고 또 다른 4명의 선수가 피치로 나가기 전에 드레싱룸에서 구토증세를 호소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스스로 자멸했다." 라고 부르니치가 말했다.


인테르 선수들의 신체만큼 감정, 정신력 모두 지칠 때로 지쳐있었다. 셀틱의 공격 흐름은 끊이질 않았다. 인테르는 초반 페널티킥을 획득했지만 셀틱의 끊임없는 공격에 굴복해 2-1로 패배했다. 이제 리그 최종전이 남았다. 유벤투스는 라치오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인테르의 골키퍼 지울리아노 사르티는 前 인테르 선수인 베니아미노 디 지아코모에게 단 1차례 슈팅을 허용했지만 그 공이 미끄러져 골문으로 들어가버렸다. 만토바가 1-0으로 승리했고 인테르는 스쿠테토마저 놓쳐버렸다. 인테르를 최강의 자리로 올려놓았던 집중, 규율, 조심성이 끝내 인테르를 궤멸시켜버렸다.



썩어가는 열매와 시들어가는 꽃


지금부터 이어갈 이야기도 인테르의 스토리와 똑같다. 구단을 위대한 길로 인도했던 방식을 너무 지나치게 시행한 결과 파멸을 맞이한다. 셀틱은 인테르를 제압하면서 모든 선수들이 공격함으로써 모든 선수들이 수비하는 것을 이길 수 있다고 증명했다. 이것이 아약스와 토탓 풋볼의 선구자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토탓 풋볼을 공격적인 시스템으로 간주하지만, 이것은 주도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최선의 방식이다. 아약스는 1972년과 1973년 유러피언컵 결승에서 카테나치오를 시행하는 이탈리아 클럽을 상대로 승리했고 아약스는 공의 소유권을 되찾아오는 것을 중심으로 수비를 시행했다. 이 때의 아약스는 리누스 미헬스의 축구보다 규율이 풀려있는 축구였다. 


1966/1967시즌 아약스는 유러피언컵 8강에서 스파르타 프라하에게 패배하여 탈락했고 미헬스는 수비에 손을 보기 시작한다. 그렇게 파르티잔에서 전투적인 리베로 벨리보르 바소비치를 영입한다. 바소비치는 자신이 아약스에 "터프함, 규율, 위닝 멘탈리티"를 심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바소비치는 31세에 천식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했고 1971년 유러피언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다. 이 때 미헬스도 바르셀로나에 합류한다.


바소비치의 자리는 바소비치보다 더 공격적인 호르스트 블랑겐부르그가 대체한다. 미헬스의 자리는 루마니아의 스테판 코바치가 대체하는데 코바치는 아약스가 유지하고 있던 여러 브레이크를 풀어버렸다. 이 때 아약스는 구단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미드필더 게리 뮈렌은 이렇게 말한다. "코바치는 좋은 감독이다. 하지만 그는 너무할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다. 미헬스는 코바치보다 더 프로다웠고 엄격했으며 모든 선수들을 동등하게 대우했다. 코바치와 함께했던 첫시즌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왜냐면 당시 아약스는 정말 우수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었고 우리에게 충분한 자율성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의 규율이 사라지자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 우리에겐 이전만큼의 정신력이 없었고 하나로 뭉칠 수 있다면 우리는 계속 유럽 챔피언 자리에 머무를 수 있었을 것이다."


인테르가 지나친 규제로 무너졌다면, 아약스는 지나치게 자유로웠다. 감독의 임무는 정원을 가꾸는 것과 유사하다. 열매가 즙이 많아지고 단맛을 낼 때, 꽃이 가장 화려하게 폈을 때, 그 때부터 부패가 시작된다. 감독의 임무는 꽃이 최대한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도록 태양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것이다.



캄프 누의 오이디푸스


펩 과르디올라의 행보가 흥미로운 것은 그가 구트만이 주장한 '3년 법칙'을 인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과르디올라의 마지막 시즌은 그리스 비극과 같았다 :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던 영웅도 결코 그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과르디올라는 공격의 다양성을 위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영입했는데 빠른 시일 내에 다시 그를 처분해야만 했다. 이브라히모비치의 강한 개성은 팀을 와해시킬 수도 있었다. 아리고 사키의 밀란이 침체기에 그러했듯이, 과르디올라 마음 속에서 진부하고 반복적인 방법으로 승리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이 생겼을 수도 있다. 


그래서 변화를 주기위해 과르디올라는 백3를 선택했다. 12월 베르나베우에서 바르셀로나가 3-1 승리를 거뒀을 때, 바르셀로나의 백3 시스템은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때조차도 과르디올라가 일을 너무 복잡하게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과르디올라는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지만 그것은 점점 과르디올라를 옭아맸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의 공격이 뻔해지는 것을 우려했고 상대팀이 바르샤를 상대로 내려앉아 싸우는 것을 걱정했다. 그래서 과르디올라는 공격 라인에 더 많은 선수를 배치했고 특히 다니 알베스를 높은 위치에서 적극 활용했다. 상대의 두터운 수비를 측면에서의 공격으로 돌파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것은 바르셀로나를 점차 더 예측가능한 팀으로 만들어버렸다. 후방에서 뛰어들어오는 선수보다 애초에 전방에서 머무르는 선수를 더 막기 쉽지 않은가. 


이것만으로 바르셀로나가 첼시와의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경기에서 무기력했던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은 바르셀로나가 예전만큼 상대의 수비진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이미 상대의 박스 가까이에 바르샤 선수들이 들어가있기 때문에 공을 가진 상황에서 질주하며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마지막을 고려하고 있던 과르디올라가 운명론적 이상주의를 택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과르디올라는 자신이 지도하는 바르샤가 다른 어떤 바르샤보다 가장 바르셀로나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그의 바르샤가 끝나가는 시점에서도 말이다. 과르디올라는 수비수를 점차 줄여나갔다. 때로는 피라미드를 완전히 뒤집어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과르디올라의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작품은 오이디푸스왕 일 것이다. 오이디푸스도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운명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운명을 벗어나려는 과정 속에서 운명을 따르게 된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의 붕괴를 끝까지 막으려했으며 그들의 철학이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도 않았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샤를 위대하게 만들었던 것들을 강화하면서 바르셀로나의 운명적인 몰락을 늦추고자 했다. 극도로 점유율을 높였고 더 많은 선수를 전진시켰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실패했다. 하지만 적어도 과르디올라만의 방식대로 실패했다.


1980년 노팅엄 포레스트가 마드리드에서 함부르크를 꺾고 유러피언컵 우승을 차지했을 때, 던컨 해밀턴이 노팅엄 포레스트의 수석코치 피터 테일러를 보면새 깨달았던 위대한 진리를 다시금 느끼게 된다 :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모든 팀들은 그 순간 동시에 몰락의 싹을 틔우고 있다. 영광은 몰락의 시작과 함께 다가온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sport/blog/2012/may/02/the-question-great-teams-end




by Jonathan Wilson


35살이지만 캐릭은 불안정한 유나이티드 백4를 지켜줄 수 있다. 캐릭의 차분한 태도는 흔들리는 팀 전체를 안정화시킬 수 있다. 아스날과의 경기에는 캐릭이 필요하고 무리뉴는 이를 깨달아야만 한다.



2015년 4월 12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4-1 스코어로 앞서 있었다. 경기는 3분이 남아있었고 마이클 캐릭은 절뚝거리면서 터치 라인 밖으로 나왔다. 캐릭이 빠진 후 즉시 세르히오 아게로가 추격골을 넣었다. 하지만 실점보다 더 심각했던 것은 캐릭이 잔여 시즌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우려였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6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당시 유나이티드는 시티 뿐만 아니라 리버풀, 토트넘 핫스퍼를 상대로 승리를 기록했다. 아마 이 때가 루이 반 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장 뛰어난 경기를 펼쳤던 시기일 것이다. 사람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반 할의 철학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톱니바퀴가 딱딱 맞아들어가 유연하게 경기가 흘러가는 그런 순간을 기다렸고 더블 및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의 시발점이 되었던 바이에른 뮌헨의 유벤투스전 4:1 승리처럼 이 날의 승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도 같은 효과를 불러오길 원했다.


그런데 아마 캐릭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 경기 이후 6경기에서 단 1차례 승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첼시에게 승리했다면, 피곤에 찌든 리그 선두를 승점 5점차로 추격할 수도 있었다. 산술적으로는 우승도 가능한 위치까지 올라섰을 것이다. 하지만 첼시전 결과는 그렇지 않았고 유나이티드는 결국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4위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었다는 가능성보다 팀내 캐릭의 비중을 확인한 것이 시즌 막바지의 더 큰 이슈였다. 2014/2015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캐릭이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평균 2.44점의 승점을 획득했다. 한편 캐릭이 선발 출전하지 않은 경기에서 1.41점의 승점을 기록했다. 지난 2015/2016시즌도 유사하다. 2015/2016시즌에도 캐릭이 선발로 뛴 경기에서 평균 1.91점의 승점이 선발로 뛰지 않은 경기에서의 평균승점 1.5점보다 높았다. 마찬가지로 올시즌 캐릭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5차례 선발 출전했는데 그 5경기 모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리했다.


모든 경기의 중요성이 같지 않다. 그런데 조세 무리뉴는 캐릭을 비교적 가벼운 경기에 출전시키고 있다. 캐릭은 올시즌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 선발로 딱 1차례 뛰었는데 11월 6일에 있었던 스완지 시티전이 바로 그 경기다. 반 할은 주요 경기에서 캐릭을 중용했지만 무리뉴는 그러지 않고있다.


캐릭은 35세이기 때문에 팀의 미래를 책임진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캐릭이 모든 경기를 뛸 수 있을 정도로 몸상태가 완벽하다한들 (물론 그러지 못하겠지만) 구단은 더 미래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왜 아직도 캐릭이 가치있는 선수인지 물어봐야 한다. 왜 유나이티드는 캐릭이 있을 때 더 좋은 성적을 내는가? 캐릭이 뛰지 않을 때 유나이티드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 이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뚜렷한 사항은 캐릭의 패스 능력일 것이다. 올시즌 캐릭이 소화한 프리미어 리그 경기 시간은 102분에 불과하나 96.6%의 패스 성공률은 분명 경이로운 수치다. 캐릭은 커리어 내내 평균 80% 후반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해왔다. 캐릭은 경기 지배권을 가져다주며 그렇게 함으로써 올시즌 흔들리는 (마르코스 로호가 존재하는한 계속 그럴 것만 같은) 백4 라인을 보호해준다. 


비평가들은 캐릭이 반 할에게 완벽한 선수였다고 말할 것이다. 캐릭이 공을 측면으로 끊임없이 보낼 수 있는 선수며 어느 위치에서도 높은 점유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공을 점유하는데 11명이 비슷한 수준으로 공을 뺏기지 않는 것과 선수 1명에게 의존해서 공을 뺏기지 않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단순히 공을 안정적으로 돌리는 것에서 캐릭의 역할이 그치지 않는다. 페네르바체와의 홈경기에서 우리가 목격했듯이 캐릭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40야드 거리의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넣을 수 있는 선수다.


어쩌면 캐릭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축구에 적합하지 않는 선수일 것이다. 캐릭은 고강도 압박을 펼치는 팀에 적합해보이지 않는다. 끊임없이 뜀박질을하는 리버풀, 첼시, 토트넘에는 부적합한 자원이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처럼 압박 뿐만 아니라 점유를 중시하는 감독은 캐릭같은 선수를 선호한다. 과르디올라는 경험이 풍부한 사비 알론소를 영입해 바이에른 뮌헨 플레이에 윤활유 역할을 부여했다.


무리뉴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알론소를 기용했었다. 캐릭은 알론소와 아주 똑같은 선수는 아니나 상당한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 무리뉴는 본능적으로 역동적인 선수를 선호하는데 캐릭은 알론소와 마찬가지로 타고난 홀더(holder)다. 캐릭은 중앙 수비수를 보호할 수 있는 포지셔닝 감각을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패스 능력과 더불어 지능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추고 있다.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캐릭은 유나이티드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을 수 있다.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며 승리를 의심할 순간, 캐릭의 침착함과 자신감 있는 플레이 및 태도는 동료 선수들에게 긍정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이런 효과가 아스날과의 홈경기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캐릭의 나이에 대한 이슈, 아직까지도 캐릭이 주전이 되어야한다는 이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적시장 정책 및 플랜에 대해 간접적인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 올 여름처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돈을 쏟아부었을 때, 2006년부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있는 35살 선수에게 여전히 의존해야 한다고 예상하진 않았을 것이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무리뉴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 캐릭의 고연령, 팀의 장기적 미래를 깐깐하게 따질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캐릭 대체에 대한) 구단의 장기적인 전략이 어떻든 간에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캐릭이 있을 때가 더 낫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nov/18/michael-carrick-manchester-united-jose-mourinho




by Simon Stone


 2014년 이후 주요 이탈자

2014: 선수: 칼럼 체임버스 (아스날) £16m, 애덤 랠라나 (리버풀) £25m, 리키 램버트 (리버풀) £4m, 데얀 로브렌 (리버풀) £20m, 루크 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7m 감독 :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2015: 선수: 나다니엘 클라인 (리버풀), £12.5m, 모르강 슈네들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5m.

2016: 선수: 사디오 마네 (리버풀) £34m, 그라치아노 펠레 (산둥 루넝) £12m, 빅토르 완야마 (토트넘) £11m. 감독 : 로날드 쿠만 (에버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로날드 쿠만, 사디오 마네, 애덤 랠라나, 데얀 로브렌, 나다니엘 클라인, 루크 쇼, 모르강 슈네들랭까지. 모든 선수들이 끊임없이 떠나갔다.


선수를 이적시키면서 £185m의 수익을 냈지만, 이들은 선수 뿐만 아니라 2명의 감독을 떠나보내야 했으며 3년 전에는 무려 CEO까지 잃었다. 하지만 사우스햄턴은 점차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사우스햄턴은 프리미어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EFL컵 8강에 진출했다. 또한 유로파 리그 토너먼트 단계 진출이 유력한 상태다. 


선수를 계속 뺏기는 상황 속에서 사우스햄턴은 이 성과를 어떻게 낼 수 있었을까? 사우스햄턴의 블랙 박스(Black Box) 조직은 어떻게 사우스햄턴의 상승세를 이끌었는가? 


사우스햄턴은 이번 리버풀과의 맞대결에서 4명의 사우스햄턴 출신 선수를 만나게 된다. 사우스햄턴의 이사(executive director) 레스 리드(Les Reed)가 리버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사우스햄턴의 비법을 소개한다.



항상 아카데미를 살펴보자


리드는 2010년 4월 사우스햄턴에 합류했다. 당시 사우스햄턴은 잉글랜드에서 상위 3번째 리그 소속이었고 이는 50년만에 처음 발생한 일이었다. 그는 부임 즉시 구단이 굉장히 사기가 저하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리드는 사우스햄턴이 유스 발굴에 굉장히 뛰어난 평가를 받는다는걸 알고 있었다. 시오 월콧과 가레스 베일은 각각 아스날과 토트넘으로 £9.1m, £7m의 이적료를 남기며 구단을 떠났다. 하지만 제임스 워드-프라우스, 루크 쇼, 칼럼 채임버스처럼 여전히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들이 남아있었다. 리스는 사우스햄턴의 젊은 재능을 보면서 반드시 캐내야할 금맥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아카데미 선수들이 프리미어 리그 수준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데 집중했습니다. 저는 어린 선수들에게 '지금껏 너네들이 상상하지도 못했을 발전이 가능하게 해줄께' 라고 말했습니다."


사우스햄턴은 인적 자원, 기술 자원에 상당한 투자를 시작했다. 아카데미에 소속된 모든 젊은 선수들에 대한 프로필을 작성했고 기준을 설정하여 어떤 선수를 영입해야할지 선정했다. 또한 스카우팅 네트워크를 재편성했다.


사우스햄턴은 2011년 5월 챔피언십으로 승격에 성공하며 1시즌만에 프리미어 리그 승격에 성공한다. 사우스햄턴이 프리미어 리그에 복귀하여 맨체스터 시티와의 시즌 첫번째 경기를 치를 때, 워드-프라우스와 쇼는 이미 프리미어 리그 1군에서 뛸만큼 성장했다.


워드-프라우스는 여전히 사우스햄턴에 남아있지만, 쇼는 £27m의 수익을 남기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채임버스는 £16m의 수익을 남기며 아스날로 떠났다. 그 이후 레프트백 자리에는 맷 타겟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샘 맥퀸이 또 등장했다. 맥퀸은 레프트백과 윙어를 겸하는 선수다. 올시즌 1군 진입에 성공했으며 또 다른 수비수인 잭 스펜스는 지난 주 잉글랜드 U-21 대표팀에서 골을 기록했다.


리드는 1군 선수단의 50%를 아카데미 출신으로 채우길 원하는데 올시즌 크리스탈 팰리스,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그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사우스햄턴은 판매한 선수 대체자를 영입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내야만 하고 아카데미 출신이 아닌 선수가 필요한 상황이 생기게 된다.



블랙 박스의 능력


블랙 박스(Black Box)는 얼핏 들으면 JK 롤링의 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단어같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사우스햄턴 성공의 가장 핵심적인 구조다. 6명의 애널리스트가 끊임없이 연료(데이터)를 주입하는 살아있는 데이터베이스이며 사우스햄턴 선수들의 모든 성과를 기록한다. 6주마다 입력된 데이터를 결산하여 선수들이 목표치에 도달했는지 체크하기도 한다.


블랙 박스에는 단지 사우스햄턴 선수들의 정보만 들어가있는게 아니다. 주요 리그 선수들의 모든 데이터가 모조리 입력되어 있다. 비디오 클립, 퍼포먼스 및 통계 데이터, 선수의 성격에 대한 정보, 부상 이력 등이 내재되어 있다. 리스가 감독과 함께 이적시장 잠재적 타깃에 대해 논의할 때, 굉장히 다양한 범위의 옵션을 가지게 되며 구단의 스타일에 적합한 선수를 추려낼 수 있다.


"정말 뛰어난 선수로 성장할 재능을 발견하기 위해서 다양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스카우터들은 가레스 베일 같은 선수를 발굴할 수 있지만, 피에르-에밀 호이베르그 같은 선수들을 발견할 때는 더 디테일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리스가 말한다.


사우스햄턴은 올 여름 바이에른 뮌헨에서 21세 덴마크 출신 미드필더 호이베르그를 영입했다. 이적료는 약 £13m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블랙 박스의 데이터는 선수가 사우스햄턴에 적합한지 판별해낸다. 호이베르그는 바이에른 뮌헨의 우수한 아카데미 시스템을 거쳐 성장한 선수이고 굉장히 학구적인 성격의 선수이다. 또한 잠재성과 기술력까지 갖춘 선수다.


"퍼포먼스 데이터는 이 선수가 기술적으로 우리가 찾는 선수인지 분별해줍니다. 피지컬 정보에는 고강도 스프린트 정보 이상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선수들이 어떻게 공을 차는지, 첫번째 터치가 어떤지 등에 대한 굉장히 방대한 정보가 블랙 박스에 들어있습니다." 


사우스햄턴은 구단 경영을 굉장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행하고 있고 주요 선수의 이탈을 실제로 극복해나가고 있다. 최근 팀을 떠난 빅토르 완야마 대체 과정은 아주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사우스햄턴은 2013년 셀틱에서 완야마를 영입한다. 리드의 주장에 따르면, 사우스햄턴이 완야마와 2년 재계약에 합의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완야마가 재계약하지 말라는 누군가의 조언을 들은 정황이 분명했습니다. 숨길 수 없는 신호가 감지되자 우리는 블랙 박스에서 대체할 자원을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완야마를 대체할 선수는 피지컬적인 기준에도 부합해야하고 기술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완야마의 대체자로 오리올 로메우를 낙점했습니다."


사우스햄턴은 로메우가 19세에 바르셀로나를 떠나 첼시에 합류했을 때부터 그를 관찰했다. 발렌시아로 임대를 떠났을 때도 꾸준히 로메우에 대한 정보를 축적했다. 완야마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사우스햄턴은 로메우에게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2014년 슈투트가르트 임대 때부터 본격적인 관심을 표현했고 12개월 후에는 첼시에게 £5m을 지불하며 영입했다. 그리고 로메우는 올시즌 완야마의 대체자가 되었다.


랠라나에서 두산 타디치로 바뀌는 과정 역시 똑같다. 사우스햄턴은 2010년부터 랠라나가 언젠가 다른 구단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리고 2010년부터 사우스햄턴은 타디치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았다. 2014년 리버풀은 £25m을 지불하며 랠라나를 영입했고 타디치는 사우스햄턴이 대체자로 알아보던 선수들 중 하나였다. 



3차례 인터뷰, 50페이지의 프로필


2010년 조세 무리뉴의 인터나치오날레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한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인테르는 어떤 트로피도 들어올리지 못했으며 챔피언스 리그 진출조차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달 초, 유로파 리그에서 인테르와 사우스햄턴이 만났는데 사우스햄턴이 2:1 스코어로 이겼다. 인테르는 지난 8월 로베르토 만치니와 결별했는데 그 자리를 이어받은 프랑크 데 부어와 또 다시 이별하게 되었다. 


"감독이 80여일만에 바뀐다면, 그 감독을 데려오기로 결정한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해야합니다."


"새로 부임한 감독은 보통 많은 변화를 요구합니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스태프를 데려오길 원하고 구단이 돈을 쓰길 원합니다. 하지만 감독이 원하는 방향으로 모든 것을 지원해주면 리스크가 생기게 됩니다. 우리는 감독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또한 서로가 서로의 기준에 부합하고 있는지 체크하며 따라서 굉장히 다양한 과정의 논의를 거쳐 상황을 진행합니다."


리드는 구단의 감독이 될만한 인물에 대해 방대한 서류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끊임없이 업데이트 한다. 현재 감독인 클로드 푸엘이 부임한 이후에도 그 서류는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고 있다. 리드는 그 자료를 굉장히 '사적인 것'이라 말했고 오직 자신만이 그 서류에 접근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2014년 포체티노가 토트넘 핫스퍼로 이적했을 때, 사람들은 사우스햄턴의 상승세는 여기서 끝일꺼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우스햄턴은 점차 발전하고 있다. 로날드 쿠만 아래서 사우스햄턴은 8위에서 7위로, 7위에서 6위로 성장했다. 1979~1982년 이후 처음으로 사우스햄턴은 3시즌 연속 탑10에 들었다. 리드는 올 여름에 쿠만이 떠날 것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발생할 쿠만의 이적에 대해 대비하고 있었다.


"큰 규모의 비즈니스에서 직무 승계는 언제나 중요합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서프라이즈에 대비해야만 합니다. 축구도 다를 것이 없습니다."


쿠만이 떠났을 때, 언론들은 사우스햄턴 감독직에 오를만한 11명의 후보군을 앞다투어 발표했다. 그런데 11명 후보군에 푸엘의 이름은 없었다. 사우스햄턴은 푸엘을 선택했고 3년 계약에 합의했다. 


"로날드를 대체할 후보군 모두 1년 전부터 우리의 자체적 시스템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후보군에 대해 45~50페이지 가량의 서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 구단의 감독 면접 기준은 4페이지 분량이 됩니다. 클로드는 우리 팀 감독이 되기 위해서 3차례 면접을 거쳤습니다."





출처 : http://www.bbc.com/sport/football/37954971



by Jonathan Wilson


어떤 재료로 구성되었는가보다 어떤 스타일로 경기를 펼치는가가 더 중요한 오늘날이다. 하지만 소용돌이같은 상황 속에서 그 중요성이 상실될 때가 있다. 브랜단 로저스의 2014/2015시즌을 고려할 가치조차 없이 끔찍하다고 쉽사리 말할 수도 있다. 마리오 발로텔리는 비효율적이었으며 라힘 스털링과는 사이가 점점 틀어졌다. 또한 마지막 라운드 스토크 시티에게 끔찍한 패배까지... 하지만 2014/2015시즌 리버풀은 전술의 혁신에 있어서 가치가 있는 팀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안토니오 콩테, 펩 과르디올라, 세르비아 대표팀의 슬라볼류브 무슬린이 로저스의 전술을 베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며 또한 그들이 완벽했던 리버풀의 시스템을 계승했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로저스가 제시했던 방법 일부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런 로저스 또한 파울로 소우사의 전술에서 영감을 받았다.


로저스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3:1 패배를 당한 경기에서 발로텔리는 더 이상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할 의사가 없음을 표출했다. 한편 리키 램버트는 그만한 기동력이 없었다. 로저스는 전술을 바꾸기로 결심했고 시즌 초 바젤에게 1:0으로 패배했던 경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경기 초반 바젤의 수비수 베랑 사파리가 부상으로 아웃되었고 바젤은 백3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바젤의 새로운 포진은 리버풀이 시행하고 있었던 4-2-3-1 포메이션의 주요 문제점을 공략했다.


개략적으로 모든 전술은 공간과 관련되어 있다. 어디에 공간이 있는가? 어떻게 상대가 노출한 공간을 침투하는가? 어떻게 상대에게 공간을 노출하지 않는가?의 싸움이다.


4-3-2-1은 피치 전구역에 걸쳐서 선수를 고르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과 포메이션의 유동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4-2-3-1은 아주 명백한 약점을 보유하고 있다 : 측면 포워드, 풀백, 중앙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 풀백이 그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서 중앙쪽으로 움직이면, 상대팀 풀백이나 윙백이 아군 풀백이 비운 채널 공간을 향해 침투하게 된다. 피치 전지역을 완벽하게 덮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4-2-3-1에서는 그 지점이 아주 상대팀이 공략할 핵심이었다. 


경기장 3/4지점에 2명의 창조자를 배치하면, 4-2-3-1을 사용하는 상대팀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혼동하게 된다. 2명의 홀딩 미드필더가 그들과 대결하면 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본래의 포지션에서 벗어날 위험이 있다. 홀딩 미드필더가 본래 포지션에서 끌려 나가면 센터 포워드가 밑으로 내려와 경기를 펼칠 공간, 뒤에서 침투하는 선수가 노릴 아주 치명적인 공간이 발생한다. 그것도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말이다.


센터백과 풀백 사이의 공간이 취약하다는 것은 이미 충분할 정도로 많이 거론된 사항이다. 다수의 공격 조합이 그 지역에서 수비 취약성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선수들을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 공간으로 더 깊숙히 침투시킴으로써 수비팀을 더 골치아프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트리 포메이션이 탄생했다. 덴 하그에서 코 아드리안세가 이 포메이션의 선구자였고 잉글랜드에서는 테리 배너블스가 사용했고 이후 카를로 안첼로티가 한층 발전시켰다.  


크리스마스 트리 전형의 문제는 아무리 공격적인 풀백이 있다한들 측면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로저스는 사파리 대신 투입된 데를리스 곤자레스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바젤은 3번째 센터백을 투입했고 풀백을 피치 위로 올려버렸다. 윙백 혹은 그 이상 높이까지 올린 셈이다. 그렇게 3-4-2-1이 탄생했다. 


리버풀은 수비를 안정화 시키지 못했으나 인사이드 포워드 자리에 필리페 쿠티뉴, 애덤 랠라나를 스털링을 명목적인 센터-포워드 자리에 배치했다. 스털링은 언제든지 후방으로 내려와 경기할 수 있는 선수였고 쿠티뉴와 랠라나가 상대의 홀딩 미드필더를 끌어내면 그 빈 자리를 공략할 수 있는 선수였다. 리버풀은 이 시스템을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처음으로 사용했으나 다비드 데 헤아를 뚫지 못하며 3:0으로 패배했다. 하지만 그 이후 리버풀은 시즌 막바지 기강적으로 무너지기 전까지 13경기에서 승점 33점을 획득했다.


에당 아자르와 페드로도 지난 5경기동안 첼시에서 비슷한 포메이션의 효과를 보고 있다. 한편 첼시는 굉장히 빠르게 수비 시스템을 자리잡았다. 물론 첼시의 수비가 빠르게 안정된 것에는 백3를 보호하는 은골로 캉테의 헌신적인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고 볼 수 있다.


2명의 인사이드 포워드 조합은 올 시즌 과르디올라의 팀 셀렉션 주요 테마 중 하나다. 이를 케빈 데 브라이너는 "자유로운 8번"이라 말하기도 한다. 과르디올라는 측면 플레이어가 피치 굉장히 높은 곳에서 경기를 펼치길 원한다. 하지만 동시에 과르디올라는 5명의 선수를 데리고 블록을 형성한다. 4명의 수비수와 1명의 홀더를 데리고 공을 점유한 상황에서 3-2 포메이션을 형성한다. 풀백이 전진한 상황에서 홀딩 미드필더가 후방으로 내려오거나 센터백 1명이 전진하여 홀딩 미드필더와 짝을 이룬다. 좀 더 단도직입적으로 백3 시스템을 꺼내들어 2명의 홀딩 미드필더를 배치할 때도 있다. 세르비아 대표팀 역시 마찬가지다. 무슬린은 두산 타디치와 필립 코스티치를 인사이드 포워드 자리에 배치시키고 그 앞에 알렉산더 미트로비치를 두어 3-4-2-1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역사가 말해주듯이, 시간이 흐르면 상대들은 2명의 플레이메이커를 막는 해결책을 알아낼 것이다. 2명의 플레이메이커를 두는 전술이 현재 강력한 포스를 뿜어내는 것은 이 전술이 초창기이기 때문이다. 백4가 이전까지 마주하지 않았던 시스템이며 이것은 백4 시스템의 약점을 공략하는 방법이 되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nov/15/brendan-rodgers-3-4-2-1-chelsea-manchester-city-basel-liverpool





by Jeremy Wilson


선수들이 다 떠나간 이후,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의 채드웰 헬스 트레이닝장의 조용한 구석에서 로리 캠벨(Rory Campbell)이 컴퓨터 스크린을 주시하고 있다. 웨스트 햄 훈련장 주변은 바비 무어와 제프 허스트 경이 있었던 50년 전과 비교해서 외형만 바뀌었을 뿐이다. 하지만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캠벨은 웨스트 햄의 테크니컬 스카우터이자 애널리스트다. 옥스포드 대학 졸업생이자 성공적인 포커 선수였고 약간의 선수 경험과 코치 경력이 있다. 캠벨은 무한한 축구 통계 데이터를 이해하여 구단의 의사 결정자들에게 정말 중요한 수치가 무엇인지를 제시한다. 유의미한 통계값을 골라내는 것은 이전까지 스포츠 베팅에 활용되었으나 이제 하나의 전문 분야가 되었고 프로 경기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단순히 돈을 소비하는 능력과 리그 테이블의 상관성이 비교적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효율적인 분석이 리그 테이블과 잠재적인 상관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애널리틱스는 특별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안데르 에레라, 마루앙 펠라이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영입에 £70m을 쓰는 상황에서 레스터 시티와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는 어떻게 은골로 캉테, 리야드 마레즈, 디미트리 파예를 단 £16m에 영입할 수 있었을까? 무엇이 토트넘 핫스퍼를 델리 알리, 에릭 다이어로 사우스햄턴을 사디오 마네와 비르힐 반 다이크로 이끌었을까? 왜 이전보다 크로스 공격이 줄어들었을까? 과연 어떤 것이 레스터 시티의 독특한 전술적 특징일까? 왜 펩 과르디올라 같은 감독들이 중거리 슈팅을 장려하지 않는 것일까? 리그 테이블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일까?


애널리틱스는 최소 부분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그리고 캠벨은 통계에 기반한 분석이 여전히 의사결정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경험, 직관, 타고난 지식, 인간끼리의 접촉을 완벽히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계가 의사결정을 도와줄 수 있다고는 확신한다. 캠벨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떠한 비효율적인 시장도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축구계는 선수의 재능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모두가 합의를 이룬 방식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런 임의성이 기회를 만들어 냅니다. 통계와 애너리틱스는 차이가 있습니다. 통계는 사건 그 자체를 말해주지만, 상황을 반영하여 이야기하진 못합니다."




[레스터의 직선적인 경기 스타일은 그들을 프리미어 리그의 아웃라이어로 만들었다]



"한편 애널리틱스는 숫자들을 해석하여 미래의 퍼포먼스를 예측합니다. 단순히 모든 것들을 측정할 수 있지만 무엇이 중요한가를 구별해내는 것이 어려운 일입니다. 축구가 생각보다 단순한 게임이라는 것이 한가지 다행인 점입니다. 결국 모든 것들은 골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득점 확률을 높일 것인가, 상대의 득점 확률을 낮출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또한 감독이 어떻게 경기를 펼치길 원하는지를 기억해 감독의 프레임에 맞춰서 분석하는 태도 역시 필요합니다."


사우스햄턴의 훈련 시설에서 더 깊은 통찰력을 관찰할 수 있다. 가장 이목을 이끄는 장소는 스카우팅과 선수 선발 이사직을담당하는 34세 로스 윌슨(Ross Wilson)의 방이다. 윌슨의 바로 앞에는 15개의 스크린이 놓여져있다. 그리고 젊은 스태프로 이루어진 한 팀이 데이터를 처리한다. 일부는 축구 분석을 비롯해 특정 분야에서 학위를 보유한 인턴들이다. 윌슨의 오른쪽에는 8세의 가레스 베일을 발견해낸 로드 루딕(Rod Ruddick)이 있고 윌슨의 왼쪽에는 "블랙 박스(Black Box)"라 적혀진 단어가 걸려진 미스테리한 문이 있다.


사우스햄턴은 바로 이 장소에서 쓰이는 소프트웨어를 끊임없이 수정하고 있다. 단 몇번의 클릭만으로 이 장소에서 전세계 선수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구단도 비슷한 기술을 만들고 있으며 수학에 기반해 재능을 골라내는 사람들로부터 이적 시장이 부각되고 있다. 아스날은 레스터 시티에서 벤 위글워스(Ben Wriggleworth)를 영입하고자 하며 미국 기반의 분석회사인 statDNA를 £2m을 지불하며 구매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사우스햄턴에서 폴 미첼을 영입해 선수 선발 및 분석팀의 수장으로 임명했다. 부상으로 27세에 선수 생활을 마감한 폴 미첼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는 아주 간단한 이론을 발견했습니다. 1차례 좋은 경기를 펼칠 때 다른 80차례 경기에서 그렇게 좋지 못한 경기를 펼친다는 것 말입니다."


캠벨은 선수 영입에 대하여 '포커처럼 가진 정보를 활용해 경제적인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 이라 표현한다. 하지만 포커와 다르게 축구계 종사자들과의 의견 교류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과거에 축구에 혁신이 입혀지려 했으나 실패했던 사례들을 찾아보면, 의사소통에서의 실수, 개인간의 충돌이 있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애널리틱스가 차이를 만들어내는 분야에서는 업무 문화가 바뀌고 있다. "굉장히 전통적인 방식이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구단이 있는 한편, 굉장히 오픈 마인드인 구단이 있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사우스햄턴처럼 열린 태도를 가진 구단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윌슨이 이야기한다.


캠벨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정보를 더 투입시키기위해 전통적인 축구계와 애널리틱스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고자 하는데 그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수학적으로 매우 논리적인 관점(애널리틱스)이 수십년간 발전해온 축구에 하룻밤 사이에 스며들 것이라 기대하는게 건방진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여전히 기존의 체계로 끊임없이 정보를 투입하는 것이 큰 과제입니다. 각 결정자들의 역학관계는 물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그들과 정보를 가지고 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분야와 달리 축구에 아직 애널리틱스가 접목되지 못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 마저도 바뀌고 있다. 캠벨은 슬라벤 빌리치와 선수 선발 디렉터인 토니 헨리와 함께 근무한다는 것이 행운이라 말한다. 그리고 모든 이의 역할은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믿을만한 평가이다. 나이많은 감독들도 바뀌기 시작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가 그 예시가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르센 벵거가 기자회견 장에서 아스날의 "기대 득점값(expected goals, xG)"을 언급한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xG는 스포츠 베팅업자와 애널리틱스들이 사용하는 주요 측정값 중 하나로 얼마나 자주 득점할 수 있는가에 대한 통계적 추론을 해낸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지도하는 토마스 투헬은 xG를 배우기 위해 매튜 벤험(Matthew Benham)을 찾아가기도 했다. 벤험은 스포츠 베팅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인물이며 그 돈을 바탕으로 브렌트포드와 FC 미트윌란을 인수했다. 캠벨과 마찬가지로 벤험 역시 "눈으로 하는 스카우팅"이 보조적 성격으로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득점이 적게 나오는 축구의 수학적 모델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포커처럼 축구에서는 임의성과 통제불가능한 사건들이 경기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는 빠르게 평가를 내리려 서두르는 과정에서 종종 그런 사항들을 간과한다.





캠벨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예측불가능성은 축구를 재밌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그 예측불가능성 때문에 언제나 축구에서는 심각한 비효율성이 발생하게 됩니다.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프로 포커 선수는 속좁은 인물입니다. 행운이 그들의 생업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약 실력이 형편없는 선수와 포커를 치게 된다면, 100번 중 60번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만약 개리 카스카로프와 체스 경기를 한다면, 카스카로프가 100번 모두 이기겠죠. 하지만 아무도 체스 선수에게 돈을 걸지 않으며, 그들은 베팅으로 돈을 벌지 못합니다."


애널리틱스는 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싸우고 있다. "아르센 벵거는 이 사회가 수직적인 구조에서 수평적인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합니다. 수직적 구조에서는 리더가 꼭대기에 있고 모든 조직원이 리더의 말을 따릅니다. 하지만 수평적 구조에서는 리더가 정보와 의견에 폭격을 당합니다. 수평적 구조에서는 리더가 객관적인 태도로 무엇이 중요한 정보, 의견이고 무엇이 노이즈인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캠벨이 말한다.


앞서 던졌던 질문으로 돌아가자. 캉테, 마네, 파예 영입은 아주 예리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애널리틱스가 가지고 있는 퍼포먼스 지표의 승리다. 크로스는 스루 패스보다 성공 확률이 낮고 먼 거리에서 슈팅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은 포지션으로 패스하는 것이 득점 확률을 높여준다.


수학 교수이자 사커매틱스(Soccermatics)의 저자인 데이빗 섬터(David Sumpter)는 레스터 시티와 다른 클럽의 현격한 차이를 발견해냈다. 레스터 시티는 다른 구단들과 비교해 길고 직선적인 패스로 공을 빠르게 전방으로 보내고 있다.


리그 테이블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클리셰는 어떨까? 아마도 리그 테이블은 모든 것을 보여주진 못할 것이다. 모든 xG 지표들은 아스날이 수없이 많은 절호의 기회를 놓쳤으며 그것만 다 넣었다면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었을 것이라 말해주고 있다. 대부분의 모델은 경기 수를 무한으로 늘렸을 때, 레스터 시티가 4~8위 사이에 랭크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경기 수는 38경기 뿐이기에 수학적으로 컨트롤 할 수 없는 변동성과 행운은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차이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열심히 그리고 스마트하게 일하는 것은 구단의 은행 계좌 크기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6/04/16/the-numbers-dont-lie-why-football-clubs-place-such-importance-on/




by Sean Ingle (원문은 2016년 4월 24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어글리(Ugly)하게 승리하는 것. 브래드 길버트는 자신의 책에 어글리한 승리를 이렇게 표현했다 : 심리학, 교묘한 수 그리고 살벌함을 바탕으로 역경과 테니스의 신을 거역하는 행위. 그로부터 20년의 시간이 흘렀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바로 그 어글리한 승리를 대표하는 자리에 올라섰다. 지난 일요일 말라가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둔 것이 아주 적절한 예시일 것이다 : 유일한 득점은 슈팅이 굴절되어 들어갔으며 시메오네는 말라가의 공격 장면에서 볼보이에게 피치로 공을 던지라고 지시하여 퇴장 당했고 남은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정말 대단할 정도로 어글리한 승리였다.


말라가전 승리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라 리가에서 21번째 클린 시트를 기록했다. 이는 1993/1994시즌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에 이어 2번째로 우수한 기록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강력함 & 스페인 구단들이 유로파 리그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아틀레티코의 21번째 클린 시트는 정말 뛰어난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얼핏 보기에 아틀레티코의 수비 접근법은 복잡하지 않다. 아틀레티코는 깊숙히 내려서 수비하고 경기당 오프사이드를 잡아내는 횟수가 0.7회에 불과하다. 이는 상위 5개 리그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피치 중앙에 빽빽하게 모여있어 상대를 측면으로 몰아낸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시메오네는 수비진에 거미줄을 형성해 선수들은 언제 상대의 패스길을 닫아야 하는지, 언제 위협이 될만한 상대 선수를 질식시켜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UCL에서 바르셀로나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아주 좋은 예시일 것이다. 아틀레티코는 23%의 점유율과 총 116차례 패스만 기록했음에도 588회 패스를 시도한 바르셀로나보다 더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리오넬 메시를 완전히 질식사시켜 메시는 페널티 지역에서 단 1번도 공을 만지지 못했다. 아틀레티코는 2-0으로 승리할만한 경기를 펼쳤다.


프란츠 카프카의 심판(The Trial)에 나올 것만 같은 법정과 복도를 마주친 것은 역사상 가장 뛰어나단 평가를 받는 바르셀로나의 삼지창 뿐만이 아니다. 아틀레티코와 바르셀로나의 경기는 익숙한 그림이었다. 아틀레티코는 경기당 평균 2.57회의 유효 슈팅만 허용하고 있으며 이는 바이에른 뮌헨, 나폴리, 유벤투스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그런데 그 유효 슈팅들이 평균적으로 골문에서 20.8야드 떨어진 거리 (페널티 박스 바깥) 에서 시도되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그에서 그들이 단 16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시메오네가 융통성 없이 고정된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유럽 상위 구단의 컨설턴트를 담당하는 21st Club에서 정보부 수장인 오마르 차우드후리는 아틀레티코가 수비 지역에서 특출나게 뛰어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아틀레티코가 공격과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 소유권을 되찾는 횟수는 경기당 23.5회에서 29.2회로 상승했다. 아틀레티코가 이전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압박을 펼친다고 할 수 있다. 동일한 구역에서 가로채기 횟수는 32% 증가했고 태클은 8% 증가했다. 미드필더들이 좁게 포진하는건 백4 라인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측면에서 필리페 루이스와 후안프란이 치고 올라갈 길을 열어둔다. 필리페 루이스와 후안프란은 가장 많은 기회를 만들어낸 수비수 랭킹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우리는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시메오네의 현역 시절처럼 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물론 아틀레티코가 매 경기마다 상대에게서 공을 뺏어내기 위해 싸운다는 점은 유사하다. 그러나 아틀레티코는 심각하게 더티한 팀이 아니다. 차우드후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이야기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경기당 13.7회의 파울을 기록한다. 이는 상위 5개 리그의 평균 수준에 불과하며 라 리가 평균보다도 낮은 수치다. 전체 파울 중 17%가 경고로 연결되며 이는 라 리가 구단 중에서 5번째로 낮다.


그리고 앙투완 그리즈만이 있다. 그리즈만은 29골과 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상위 5개 리그 중 11번째로 생산성이 뛰어난 스트라이커로 성장했다. 아틀레티코의 경기 방식을 생각했을 때 특별히 주목할만 하다. 2015/2016시즌 그리즈만은 112분마다 1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후관계를 살펴볼 때 이는 알렉시스 산체스, 제이미 바디와 비슷한 비율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스트라이커들도 같은 리그를 누비고 있지만, 그들의 숫자는 전혀 다른 세계다. 올시즌 루이스 수아레즈는 현재까지 53골을 기록 중인데 아틀레티코의 전체 득점보다 단 6골이 적을 뿐이다. 또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 리오넬 메시, 카림 벤제마, 수아레즈는 평균적으로 60~70분마다 1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다. 참 말도 안되는 화력이다. 하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그 화력 속에서 굳건히 서있다.


딜로이트 자료에 따르면 아틀레티코의 연간 수입은 £142m에 불과하다. 에버턴과 뉴캐슬보다도 적으며 리버풀, 첼시, 아스날, 맨체스터 시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틀레티코의 3배 수준의 수입을 달성하는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의 격차는 더 두드러진다. 이렇게 보면 시메오네의 성과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스페인의 두 거인과 프리미어 리그에 돈이 넘쳐나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결국엔 휘청거릴 것이라 말했지만, 그것은 시메오네와 아틀레티코가 함께한 지난 4년간 계속 이야기되던 것이다. 아틀레티코는 버텨왔다. 5월로 달려가는 이 시점에서 아틀레티코는 라 리가 2위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만난다. 두 대회 모두에서 아틀레티코는 언더독이다. 하지만 그것은 시메오네가 좋아하는 방식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pr/24/diego-simeone-atletico-madr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