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dam Bate


존 스톤스가 발전해야할 부분에 대해 보편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지난 5월 샘 앨러다이스 감독은 다소 퉁명스럽게 "스톤스에게 수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수비(defending)은 과연 무엇일까? 펩 과르디올라는 수비수가 갖추고 있어야할 덕목에 대한 개념을 일부 바꿔놓았다. 다른 사람은 수비수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클린 시트만큼 중요한게 무엇이 있겠냐고 이야기하겠지만, 축구는 궁극적으로 승리를 위해 하는 스포츠이며 과르디올라는 그 누구보다 승리 방법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그런 과르디올라가 수비수에 대한 가치관이 남들과 다르다) 과르디올라는 승률 73.5%를 기록 중이고 엘리트 레벨에서 그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시피하다.


진흙탕 수비를 펼치는 것도 클린 시트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지만, 여전히 클린 시트는 승리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과르디올라에게 있어서 수비와 공격은 하나의 유닛이다. 과르디올라는 멕시코에서 자신의 멘토인 후안 마누엘 릴로의 지도를 받았고 그곳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확고히 했다. 릴로처럼 과르디올라도 공격과 수비를 서로 개별적인 독립체라 인식하지 않았다. 그 시스템 속에서 센터백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센터백의 임무는 아군 공격의 시발점이자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는 것이 되었다.


물론 공중볼 경합을 해야하고 태클도 해야한다.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는 유럽에서 신장이 작은 축에 속했고 상대는 그 약점을 노렸지만 바르셀로나는 잠재적인 팀의 약점을 지역 방어와 공격적인 압박으로 감췄다. 특히 2010/2011시즌 헤라르드 피케는 라 리가 센터백 중 가장 많은 크로스를 차단한 선수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을 지도하면서 매시즌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선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실점 수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가 과르디올라식 수비의 약점을 찾아내기는 커녕, 과르디올라는 계속해서 수비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는 그가 시행하고 있는 방식이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최근 조세 무리뉴는 스페셜리스트를 선호한다고 이야기했지만, 과르디올라는 선수들에게 11명의 미드필더가 되라고 주문한다. 여전히 과르디올라가 독특한 시선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유일한 인물일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의 영향력을 숫자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수비수들이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펼치기 시작하고 있다. 2009/2010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50회 이상의 패스를 시도하는 센터백은 존 테리와 네마냐 비디치 뿐이었다. 숏패스로 범위를 한정지었을 때, 테리와 그의 파트너인 히카르도 카르발류만이 90분당 평균 40회 이상의 숏패스를 성공시킨 선수였다. 


아래는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현재의 상황을 이야기한다. 경기당 50회 이상의 패스를 시도하는 선수의 수는 그 때보다 500% 상승했다. 또한 40회 이상의 숏패스를 시도하는 센터백을 보유한 팀이 첼시 하나 뿐이었지만, 지금은 7개 팀이 수비수에게 패스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상당한 차이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축구인 것일까? 물론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120분 경기였지만 1966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센터백 바비 무어는 66차례 패스를 연결시켰다. 이제 수비수가 많은 패스를 시도하는 것은 월드 클래스 수비수가 일생에 단 한 번 기록할만큼 대단한 사건이 되지 못한다. 또한 바르셀로나의 점유율 축구에 영향을 받아 그들의 철학을 클럽 전체의 기조로 삼은 스완지 시티 같은 클럽이 등장했다. 과르디올라가 점유율 축구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주 분명하다. 바르셀로나는 2011년 웸블리에서 프리미어 리그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패스 횟수 777 vs 357 게임을 선보였고 그 확연한 차이는 잉글랜드 축구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과르디올라의 축구는 잉글랜드 축구에서 보던 것과 완전히 다른 축구였다.


2010/2011시즌은 과르디올라의 야망이 정점을 찍은 시즌이라 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평균 점유율 67%를 넘겼을 뿐만 아니라 89.6%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바르셀로나의 팀평균보다 더 패스를 잘하는 선수는 단 3명에 불과했다. 3명의 선수 중 가장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폴 스콜스였다. 과거 챠비 에르난데스는 "스콜스가 스페인 선수였다면 그는 더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 이라 말했었다. 2011년 웸블리에서 경기 종료 후 챠비, 리오넬 메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페드로가 스콜스의 유니폼을 얻고자했다.


물론 과르디올라의 성공에는 위대한 세대를 배출해낸 라 마시아의 기적이 함께했지만, 과르디올라의 축구가 단발성으로 끝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지난시즌 바이언은 평균 66.4%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팀의 패스 성공률은 88.0%에 육박했다. 과르디올라는 감독직을 시작한 이후 매시즌마다 리그 최고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는 팀을 만들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의 명목상 센터백인 메흐디 베나티아, 제롬 보아텡은 경기당 평균 66회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빈번하게 센터백으로 기용되던 사비 알론소는 93회의 패스를 연결시켰다. 여전히 잉글랜드 축구에서 센터백이 그와 비슷한 횟수의 패스를 기록하는 것은 익숙치 않다. 이제 과르디올라는 그것을 바꾸고자 한다.






"흔히들 센터백은 공중전에 강해야하고 저돌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티에는 미드필드로 쉽게 패스를 연결시킬 좋은 빌드업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미드필더들은 공격수들을 향해 좋은 패스를 넣어줄 수 있습니다. 공이 센터백에서 스트라이커에게 가능한 빨리 연결될 수 있다면, 반대로 스트라이커에서 센터백으로 팀이 후퇴하는 과정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 입니다." 과르디올라는 공을 소유하며 경기하는 것에 상당한 노력을 쏟아붓고 있으며 그렇게 미드필더를 후방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과르디올라는 수비수들에게 요구해야할 덕목에 대한 개념을 바꿨지만, 시장에서 기준에 부합하는 선수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스스로 선수를 만들어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단순히 선수의 포지션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팀의 경기하는 법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과르디올라가 수행했던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역할은 과르디올라의 커리어 말기에 거의 멸종되다시피했다. 대신 로이 킨, 에드가 다비즈, 클로드 마켈레레 유형의 선수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홀딩 미드필더에게 씩씩하고 투지넘치는 모습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패스마스터 유형의 선수는 쓸모가 없어졌다. 킨과 과르디올라는 둘 다 1971년생이다. 킨이 2000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PFA, FWA 선수상을 석권할 당시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 생활을 마감해야만 했다. 다음해 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6번째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거머쥐었으나 과르디올라는 세리에A의 브레시아로 자리를 옮겨야만 했다.


브레시아의 감독 카를로 마쪼네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를 여전히 중시하던 몇 안되는 감독 중 하나였다. 안드레아 피를로의 빈 자리를 채워줄 선수는 펩 과르디올라였고 그렇게 마쪼네는 다시금 플레이메이커가 귀환할 수 잇는 씨앗을 심었다. 그렇게 그 이후로 바르셀로나에서 플레이메이커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현역시절 부스케츠와 챠비를 섞어놓은 것처럼 경기한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구상대로 팀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부스케츠와 챠비는 물론 이니에스타와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위한 공간도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미드필드 지역만 지배하길 원하지 않았다. 그 이상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피치 전 구역에서 경기를 지배하는 것)


과르디올라는 2009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야야 투레를 수비수로 활용하면서도 승리했다. 후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자연스러운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영입해서 수비수로 전환시켰다. 과르디올라는 지금도 마스체라노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성공적인 영입이었다고 말한다. 이에 마스체라노는 "펩은 항상 디테일한 부분으로 사람을 놀라게 합니다. 그는 축구에 대해서 완전히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입니다." 라고 말한다.


바이언에서도 하비 마르티네즈에게 똑같은 처방이 내려졌다. 하비 마르티네즈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펩의 시스템 속에서 홀딩 미드필더와 수비수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는 선수가 후방에서만 뛰는 것에서 벗어나길 요구합니다. 그리고 경기 도중 포지션을 바꿔가며 뛸 수 있는 선수를 선호합니다." 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과르디올라의 사비 알론소 활용은 그의 아이디어에 대한 완벽한 예시라 말할 수 있다. 펩 과르디올라는 32살 알론스를 영입했을 당시 이렇게 말했다. "아마 알론소는 상대를 쫓아다니는 역할에서 세계 최악의 선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우리는 최대한 오랫동안 공을 소유하길 희망합니다. 그래서 사비 알론소 유형의 선수를 원했습니다."


2014년 사비 알론소는 샬케04를 상대한 바이에른 뮌헨 데뷔전에서 센터백으로 경기를 소화했고 66차례의 패스를 성공시켜 피치 위의 다른 어떤 선수보다 많은 패스를 성공했다. 과르디올라는 센터백 없이 3명의 풀백을 기용할 때가 있었고 거기에 적절하게 알론소를 수비 라인으로 내리면서 대처하기 시작했다. "감독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물어봤고 그에 대하여 과르디올라는 '수비 상황에서 센터백, 공격 상황에서 더 앞쪽에서 경기해주길 바란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라고 알론소가 말했다.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시즌 분데스리가 3위 클럽을 가볍게 3:0으로 이겼다.


이에 과르디올라는 "오늘 알론소는 정말 미친 듯한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상대 공격수는 우리의 수비수들을 압박했고 공간을 노렸습니다. 하지만 사비는 상대의 모든 의도를 다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라고 말하며 알론소를 칭찬했다. 특히 알론소의 패스가 더글라스 코스타에게 연결되어 토마스 뮬러의 선제골로 이어졌고 이것은 과르디올라의 결단이 성공적이었음을 의미한다.






시티에서 유사한 계획을 준비 중인 것이 결코 놀라운게 아니다. 이미 과르디올라는 "페르난지뉴는 우수한 빌드업 플레이, 전진 패스를 시도할 수 있는 선수이며 저는 그가 센터백에서 뛸 퀄리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팀 미드필더 선수들 중 상당수가 후방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수 있다면 우리의 빌드업 플레이는 정말 크게 좋아질 것 입니다." 라고 말했다.


과르디올라의 발언은 엘리아큄 망갈라에게는 나쁜 소식으로 존 스톤스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으로 전해질 것이다. 지난 3시즌간 프리미어 리그에서 88% 이상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 3명의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존 스톤스이기 때문이다. 제이미 캐러거는 스톤스가 바르셀로나에서 뛸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이야기했었는데 그말은 즉슨, 스톤스가 과르디올라 방식으로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르디올라도 스톤스 영입을 우리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스톤스 영입에 대해서 그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알고 있다." 라고 말했다. 미드필더를 수비수로 기용했던 그는 잉글랜드에서 손꼽히는 빌드업 실력을 갖춘 센터백 스톤스를 보유하게 되었다. 빌드업을 장점으로 하는 수비수의 등장이 어떤 관점에서는 과르디올라의 축구계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진정한 수비수? 그것은 정의에 따라 해석되겠지만, 펩 과르디올라 덕분에 그 정의는 점차 변화되어가고 있다.





출처 : http://www.skysports.com/football/news/11679/10529429/pep-guardiola-changed-the-role-of-centre-backs-like-john-stones









by Michael Cox


웨인 루니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후방 플레이를 활용하기 위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빠르고 활기찬 포워드가 필요하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로 멋진 시작을 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웸블리에서 결승골을 넣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으로 이브라히모비치는 그닥 한게 없었지만, 지난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가장 부족했던 '박스 안에서의 킬러 본능'을 제대로 보여줬다.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크로스를 받은 이브라히모비치의 헤더 결승골은 아주 전형적인 센터-포워드식의 득점이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분명히 지난 10년간 유럽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선보인 No.9이지만, 경기장에서 보여준 그의 움직임을 고려하면 그를 단순한 '골 사냥꾼' 역할로 한정짓기는 어려워 보였다. 이브라히모비치가 단순히 골대 앞에 머무르지 않으면서 웨인 루니의 최적화된 역할에 대한 질문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브라히모비치는 PSG에서 3시즌간 굉장히 흥미로운 역할을 수행했다. 프랑스 리그1의 약체와 경기할 때는 4-3-3의 최전방 공격수였으나 PSG가 만만찮은 상대를 만날 때, 특히 챔피언스 리그에서 그보다 후방으로 내려왔다. 따라서 이브라히모비치는 골스코어러(goalscorer)이자 창조자(creator)였다. PSG의 측면 공격수들은 그가 만들어준 공간을 향해 침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데뷔전에서도 이브라히모비치는 후방으로 빈번하게 내려왔다. 특히 전반전에 그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레스터 시티의 수비수인 웨스 모건과 로베르토 후트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수비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브라히모비치는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져 동료의 숏패스를 발로 연결받았다. 공을 받은 이후 이브라히모비치의 연계 플레이는 인상적이지 못했지만, 어쨌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빌드업 플레이에 이브라히모비치가 역할수행하길 희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후방 지역은 본래 루니가 담당하던 영역이다. 무리뉴는 이미 루니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고 이번 경기에서도 10번 역할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의 극초반 부분에 이브라히모비치가 내려오고 반대로 루니가 득점할 수 있는 위치를 향해 전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패스 연결이 끊기면서 두 선수가 한숨을 쉬는 장면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제 한 경기 지났을 뿐인데 두 선수의 호흡 측면으로 비판을 가하는 것은 부당할 수 있다. 하지만 루니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스프린트를 보여줄 수 있는지, 이브라히모비치가 제공하는 공간을 침투할 활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다. 혹은 두 선수 모두 밑으로 내려와 경기를 펼쳐 더 높은 지역에서 패스 연결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다. 특히 이 부분은 반 할 아래서 극심한 문제점이기도 했다. 현재 두 선수는 옆에 날쌘돌이 유형과 뛰는 것을 더 선호할 것 같다.


두 선수가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야할 선수는 측면에 위치해있다. 이브라히모비치 이적 이후 등번호 11번으로 변경한 앙토니 마시알은 앞으로 왼쪽 측면에서 뛸 것으로 예상된다. 마시알의 빠른 커트인 움직임은 루니와 이브라히모비치가 공존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비슷한 역할을 PSG에서 에딘손 카바니가 수행했다. 하지만 무리뉴의 4-2-3-1 포메이션에서 측면 미드필더는 상당한 시간을 수비적 임무에 할애해야 한다.


헨릭 므키타리안은 고작 1분만 뛰었고 폴 포그바 영입은 주중 내로 확실해질 것이다. 앞으로 경기에 나설 선수는 어제 경기와 다르겠지만 무리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진의 상호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특히 2명의 스타 공격수가 가진 최선의 기량을 끄집어내기 위해서 상당한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ug/07/wayne-rooney-zlatan-ibrahimovic-axis-dynamic-runner



팀토크는 그저 시간 낭비일 뿐이다.

The Guardian 2016. 8. 3. 22:55 Posted by Seolskjaer




by Chris McCready & Gavin Willacy



20여년간 선수 생활을 하면서 선발로 리그 300경기 가량 뛰어봤다. 나는 지루하기 짝이없는 팀토크(team talk)를 20년간 들어왔고 솔직히 말해서 현재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인 것도 없었다. 사실 기억에 남는건 딱 하나 있는데 그건 감독이 하프타임에 선수 한 명을 쥐잡듯이 털었던 것이다.


나한테 더 열심히, 더 빠르게 뛰고 더 강하게 태클하라고 조언해줄 사람은 필요하지 않았다. 다시 경기장으로 나가기 위한 터널에서 항상 "하프타임 대화에서 무엇을 얘기했는지 기억도 못하겠고 나는 평소 하던대로 할 것이다." 라고 마음먹었다. 팀토크는 나만의 경기 준비법을 방해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고 나는 다른 선수들도 똑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 (감독이 떠들어도) 나는 항상 머릿속에서 스스로 팀토크를 하고 있었다. 나는 항상 하프타임에 주위를 둘러보면서 "이걸 도대체 누가 듣기나 할까?" 란 생각을 했다. 90분 경기에서 고작 3분의 대화가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선수들은 각자의 에고가 있고 장황한 연설은 그저 쓸데없는 말로 시간만 때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14살부터 프로자격증을 가진 감독의 팀토크를 들었다. 학교에서도 유스팀에서도 잉글랜드 풋볼 리그의 다양한 디비전에서도 여러차례 팀토크를 들어봤지만, 수준이 높은 리그에서 더 임팩트 있는 팀토크가 이루어진다고 느끼진 못했다.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 리그 클럽이나 챔피언십 상위권 같은 경우는 감독이 보다 전술적이고 기술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외국인 선수들도 잘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외국인 감독이 잉글랜드에서 프랑스어로 팀토크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당시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폭소를 참기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고 한다.


프로무대는 돈이 오가는 곳이고 따라서 팀토크는 승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수는 스스로 자신의 퍼포먼스를 컨트롤 할 줄 알아야하고 따라서 팀토크는 전적으로 승리에 대한 갈망을 자극시키는 것에 그친다. 나는 선수들이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면서 경기에 나서길 희망한다. 우리는 더 이상 학생이 아니기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 나를 지도했던 감독들은 모두 고참 선수들이 드레싱룸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내가 감독이었다면, 나는 보다 전술적인 부분에 초첨을 맞췄을 것이다.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최선의 대화는 선수들에게 '어떤 플레이를 시도할 것인지, 우리가 1주일간 무엇을 준비해왔는지'를 상기시키는 것이다. 


나를 지도했던 감독 중 가장 기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둔 사람은 크류에서 만났던 다리오 그라디(Dario Gradi)다. 그는 열정과 피지컬을 강조하는 팀토크에서 탈피해 우리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야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팀토크는 일주일간 우리가 경기를 위해 준비해온 것 중 마지막 10분에 지나지 않았다.


스포츠 심리학자들은 감독이 선수에게 간결하게 3가지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대다수 감독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전하려고 애쓴다. 일주일간 계속해서 논의했던 사항들을 또 이야기하고 선수들이 자신의 주문사항을 거스르지 않길 바란다. 그러고 나서 무언가 잘못 시행된다면, "내가 너한테 말했잖아, 그건 너의 잘못이야." 라고 말한다.


전술과 포메이션이 바뀌지 않는다면, 하프타임 상의는 결코 영향을 주지 못한다. 감독은 선수 개개인에 대해 평가하지만, 선수들은 이미 스스로 자신이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감독들에겐 일종의 룰이 하나 있는 것 같다 : 상대에게 끌려 다녔다면 고함을 지른다. 정말 형편없는 경기를 보여줬다면 더 쎄게 고함을 지른다. 처음은 2~3명만 질책하지만 결국 모두에게 소리지르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감독의 질책도 적정 수준을 넘어가면 역효과를 불러온다. 질책당한 선수는 끝내 스스로 방어막을 형성한다. 내 기억에 남는 팀토크는 딱 1개 뿐인데 그건 감독이 동료 선수를 작정하고 질책해 후반전 시작하기 전 그 녀석이 거의 울뻔했던 것이다. 당시 나는 그 친구가 다시 경기에 뛸 수 있도록 긴장을 풀어줘야만 했다. 70분 이후에야 교체되었으니 나의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팀토크를 지나치게 고평가한다. 마치 그것이 신비한 힘을 가진 것처럼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when-saturday-comes-blog/2016/aug/02/team-talks-waste-time-footballer-manager

숫자의 게임 : 골 - 축구의 절세미인

The Numbers Game 2016. 7. 23. 21:14 Posted by Seolskjaer



진화하는 모든 것은 결국 한 곳으로 수렴한다 - 떼야르 드 샤르댕



앤드류 로니는 주석 세공인이자 수리공이며 동시에 크리켓 선수였다. 어떤 관점에서도 그를 축구의 골키퍼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로니는 다른 스코틀랜드 사내처럼 공짜 식사, 술, 스포츠 활동을 마다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1885년 스코틀랜드 축구협회는 에버딘에 있는 오리온 크리켓 클럽에게 컵대회 초청장을 보냈고 로니와 크리켓 클럽 동료들은 그 제안을 승낙했다. 사실 그 초청장은 오리온 풋볼 클럽에게 전해졌어야 하는 것이었고 크리켓 클럽에게 잘못 전해진 것이었다. 초청받은 바로 그 경기의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크리켓 클럽은 최대한 장비를 빌려 구색을 맞췄다. 그리고 9월 12일 팀의 이름을 본 어코드로까지 바꾸면서 10시간의 비바람을 뚫고 경기가 펼쳐질 앵거스로 향했다. 로니와 친구들은 상당한 강팀인 아브로스를 상대해야만 했고 로니에게는 골키퍼라는 원하지 않는 임무가 주어졌다.


상대팀 아브로스는 상당한 경기경험을 갖춘 선수로 구성되어 있었고 조직력도 우수한 팀이었다. 크리켓 선수들이 감히 어찌 해볼만한 상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스포츠 언론은 당시 경기를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가죽공이 41번이나 골문을 향했고 5차례는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사방에서 크리켓 경기처럼 종이에 득점 현황을 기록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니에게는 굉장히 가슴아픈 날이었을 것이다. 특히 아브로스의 구장인 가이필드 파크는 골대에 그물을 설치하지 않았고 로니는 매 실점마다 공을 주우러 움직이기까지했다. 그 굴욕적인 일을 반복해서 시행하는 것은 로니의 스포츠정신을 시험하는 것이기도 했다. 최종 결과는 0:36 패배였다. 이는 영국축구 역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로 남아있다.


근처에서 벌어진 또 다른 경기에서는 에버딘 로버스라는 팀이 본 어코드와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던디 하프는 에버딘 로버스를 두들겨패고 있었고 경기가 끝났을 때, 심판은 던디가 37골을 넣었다고 생각했으나 스포츠정신의 발휘로 하프 선수들은 팀이 단지 35골을 기록했다는 것을 심판에게 알렸다. 그렇게 아브로스는 역사에 최다 점수차 승리팀으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1885년 하루동안, 2개의 팀이 총 71골을 기록했다. 약 125년이 지난 지난 현재도 그 땅에서는 축구가 진행되고 있다. 시간이 흘렀고 아브로스와 던디 하프는 각각 아브로스FC와 던디 유나이티드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런데 2010/2011시즌 두 팀이 1시즌동안 기록한 홈득점은 총 68골이었다. 스코틀랜드의 날씨는 125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리지지 않았지만, 골에는 가뭄이 와버렸다.


사실 골가뭄 현상은 스코틀랜드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현대 축구에서 한 경기에 2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는 것은 정말 보기 힘들다. 각 클럽의 최다 득점차 승리나 패배 기록은 수십 년전에나 만들어진 것이다. 36골이나 내준 로니는 믿기 어렵겠지만, 득점은 희귀한 것이며 그렇게 가치가 올라갔다.


그래서 전세계 스트라이커들은 서포터들에게서 환호를 받으며 구단은 그런 스트라이커 영입을 갈망한다. 잉글랜드 최초로 이적료 £1m을 돌파한 선수인 트레버 프란시스는 공격수였다. 또한 잉글랜드 선수로 잠시나마 세계 최고 이적료를 기록했던 앨런 시어러 역시 공격수다. 2011년 £35m의 이적료로 당시 가장 비싼 잉글랜드 선수였던 앤디 캐롤 역시 스트라이커다.


세계 최고 이적료 리스트를 보더라도 오랫동안 스코어러나 어시스터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후안 스키피아노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까지 그리고 장 피에르 파팽에서부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까지.


축구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인 발롱도르도 마찬가지다. 1976년 프란츠 베켄바워 이후로 수비쪽에서 발롱도르를 수상한 경우는 로타르 마테우스, 마티아스 잠머, 파비오 칸나바로까지 단 3차례가 전부다. 세 선수 모두 당시 국제대회에서 자국을 우승으로 이끈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골키퍼 수상자는 1963년 디나모 모스크바의 전설 레프 야신이 유일하다. 그 외, 발롱도르는 공격수들의 무대이다. 리오넬 메시처럼 마법사가 되거나 안드리 셰브첸코, 마이클 오언, 조지 웨아처럼 무차별적으로 골을 쏟아내면 발롱도르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다.


축구는 우연의 스포츠로 우리는 우연이 최대한 적게 영향을 발휘하도록 노력한다. 위대한 스트라이커는 자신의 운명과 클럽 운명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선수로 우연성을 통제할 수가 있다. 우연성을 통제하여 팀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선수는 정말 희귀하고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축구의 희귀함


골은 단순히 축구가 만들어내는 주된 결과물을 넘어서 선수들이 90분간 쉼없이 달리는 목적이다. 골은 아주 큰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클럽은 상당한 기술력을 갖춘 스트라이커 영입을 열망하고 감독은 정교하면서 복잡한 수비 전술을 구상해낸다. 골은 축구를 만드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골을 넣기 위해서 선수들은 있는 힘을 다해서 뛰지만 골은 아주 가끔 나오는 결과물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가끔가다 나오는 골을 보기위해 기다리고 있다.


축구가 독특한 종목이라는 것은 아주 분명한 사실이다. 축구는 아름다운 경기일 뿐만 아니라 리우 데 자네이루의 빈민가에서부터 아시아의 초원까지 공통으로 사용되는 언어다. 축구는 어떻게 오랫동안 지속되어왔고 보편적인 종목이 되었으며 인기를 누리게 되었을까?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 정답은 바로 '골'에 있다. 골은 곧 축구다. 골의 희소성은 사람을 축구에 빠지게 만드는 마법의 근원이다.


어떤 관점에서는 축구에 없는 것을 파악해 축구가 특별히 인기있는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다른 종목과의 비교를 시행해야하고 제한된 시간 내에 서로 경쟁하는 스포츠를 선정해야만 한다. 두 팀이 규격이 정해진 경기장에서 마지막 휘슬이 불리는 순간까지 득점을 올리기 위해서 경쟁하는 그런 게임들을 모아서 축구와 비교할 것이다. 농구, 라크로스, 럭비, 미식축구, 하키는 축구와 같은 분류에 속하는 종목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축구는 이 스포츠들과 확연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축구는 골이라는 아주 희소성을 지닌 사건에 의해 결정되는데 단 1차례의 골을 넣기위해 선수들은 골과 관계없는 수십번, 수백번의 태클, 패스, 롱스로인을 시행한다. 축구가 다른 스포츠와 아주 분명하게 다른 점은 승패를 결정짓는 골은 아주 가끔 발생하는데 패스같은 다른 사건들이 경기 내내 시행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골의 희소성 때문에 축구가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희소성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개념이다. 만약 당신이 1달에 1번 골을 넣고 내가 1년에 1골을 넣는다면 당신에게 드물게 발생하는 일이라도 나에게는 빈번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축구에서 골이 얼마나 가끔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야만 한다. 2010년에서 2011년까지 걸쳐서 우리는 1시즌간의 팀득점 데이터를 종합했다. 농구, 아이스하키, 축구, 미식축구, 럭비 리그, 럭비 유니온에 대해서 모든 데이터를 종합했다. 


NBA 1,230경기 NHL 1,230경기 프리미어 리그 380경기 NFL 256경기 럭비 유니온 132경기 오스트리아 NRL 192경기를 종합했다. 한 골이 나오는데 필요한 시간을 계산했고 슈팅 당 득점 비율 역시 계산했다. 각 스포츠마다 득점 규칙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약간의 보정을 거쳐야만 했다. 미식 축구는 터치다운일 경우 6점, 필드골인 경우 3점을 준다. 농구는 점수가 1~3점으로 3가지 종류가 있다. 축구의 득점과 비교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 점수들을 나름의 기준을 삼아 변환해야만 했다. 득점 성공 횟수와 점수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는데, 우리는 아주 단순화하여 득점 성공 횟수만을 확인해보았다. 보다 복잡한 실험 모델에서는 각 득점마다의 가중치를 두고 작업했으나 수학으로 결과는 단순한 실험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그래프에서 2가지 막대가 두드러진다. 우선 농구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아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축구가 희소성을 바탕으로하는 스포츠라면 농구는 풍부함 속에서 펼쳐지는 경기라 할 수 있다. 농구는 득점이라는 관점에서 다른 스포츠와는 상당히 다른 규모를 지니고 있다. 한편 축구는 농구와는 양 극단을 달리고 있다. 농구가 사다리에 올라간 르브론 제임스라면, 축구는 맨홀에 빠진 리오넬 메시같은 수준이다. 축구가 팀스포츠 중에서 가장 득점이 적게나온다는 사실이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그 규모의 차이를 이렇게 직접 목격하는 것은 놀라울 것이다.


또한 축구는 득점을 하기위한 시도 자체도 적은 편이다. 다른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축구는 한 경기에서 슈팅이 평균 12번 시도하지만 하키는 30번, 농구는 123번의 슈팅을 시도한다. 시간적 요소까지 고려하면 축구는 팬과 선수들에게 골을 보기위해 상당한 시간을 요구한다. 미식 축구는 평균 9분마다 1골이 나오고 하키는 22분마다 1골이 나오지만 축구에서는 한 팀이 골을 넣기 위해서는 69분을 기다려야만 한다. 축구는 기다려야 감동이 오는 스포츠인 것이다.


또한 축구는 비효율성이 판을 치는 스포츠이다. 데이터 분석업체인 Opta는 2010년 인터 밀란과 바이에른 뮌헨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총 2,842개의 이벤트를 기록했다. 이 경기는 디에고 밀리토의 2골로 승패가 결정되었다. 총 2,842개의 이벤트 중에서 중요한 것은 단 2개였던 것이다. 1번의 골을 위해서 1,421개의 이벤트(패스, 태클 등등...)가 진행되어야만 한다. 팀이 1득점을 올리기 위해서 이토록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스포츠는 축구말고 없다. 


이것은 축구를 특별하게 만들고 축구를 더욱 축구답게 만든다. 1득점을 기록하기 위해서 다른 스포츠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그렇기에 우리는 단 한차례의 득점에도 더욱 열광할 수 있고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골이 적게 나오는 것은 축구를 재밌게 만든다. 축구에선 어느 순간에라도 단 한 골로 승패를 결정지을 수 있고 기쁨과 슬픔을 결정지을 수 있다. 골은 축구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절세미인이다.



득점 가뭄의 원인을 설명하기


바스크 태생의 이그나치오 팔라시오스-후에르타는 골이 굉장히 풍성하게 나왔으나 그것이 갈수록 희귀해져가고 있다는 것을 연구한 사람이다. 그러나 왜 골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는가는 단번에 알아낼 수 없는 문제였다. 


팔라시오스-후에르타는 런던정치경제대학의 경제학자다. 그는 축구의 가장 주된 결과물인 득점과 경기 결과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축구가 시작된 이래로 경기당 평균 득점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가에 대해 연구하고 싶어했다. 그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시행하는 것처럼 최대한 많은 자료를 모았고 그것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굉장히 큰 규모의 작업이었고 그는 영국에서 시행된 프로축구, 아마추어 축구를 모두 계산했다. 무려 1888년부터 1996년까지. 전체 경기 수는 무려 119,787경기였다.


팔라시오스-후에르타는 1부리그 경기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의 연구는 시간이 흐르면서 축구에서 골이 줄어들었다고 말한다.189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까지 잉글랜드 1부 리그에서는 경기당 평균 4.5골이 기록되었지만 1925년 오프사이드 규정이 바뀌기 전까지 지속해서 감소했다. 오프사이드 규칙에 적용되는 선수의 숫자가 3명에서 2명으로 줄었고 골을 넣기가 더 쉬워졌다. 그 결과 경기당 평균 득점은 무려 1골 가까이 상승했다. 하지만 다시 득점수는 줄어들어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경기당 평균 3골로 떨어졌다. 팔라시오스-후에르타의 데이터가 종착점에 도달한 1996년에는 프리미어 리그 경기당 평균 득점이 2.6골이었다. 


환경적 조건이 향상되면서 득점이 자연스럽게 상승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피치 상태는 과거에 비해서 아주 말끔하게 정돈되어지고 있고 선수들 역시 철저한 관리를 받고 있다. 장비 역시 좋아졌으며 구단은 전세계에서 재능을 긁어모으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경기 외적인 사항들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제프 콜빈의 저서인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Talent is Overrated>에서 콜빈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분야에서 사람에게 요구하는 능력의 기준이 상승하고 있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말하자면, 사람은 모든 방면에서 이전보다 더 숙달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콜빈은 흥미로운 사례 하나를 제시한다. "오늘날 고등학생 마라톤 선수의 기록은 1908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기록보다 20분 정도 빠르다. 1924년 올림픽에서는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더블 서머솔트 자세가 금지되었지만, 오늘날 그것은 따분하기 그지없는 기술일 뿐이다."


콜빈의 이론이 옳다면, 경기당 득점 수는 결코 떨어지지 않았어야 한다. 물론 스트라이커의 기술이 발전한만큼 수비수도, 골키퍼도 능력이 발전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서로 커플처럼 동시에 발전해야할 것이고 100년전만큼 지금도 골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왜 점차 골은 희귀해져만 가는 것일까? 지금까지 규정의 변화는 득점 수에 영향을 미쳐왔다. 1925년 오프사이드 규정 완화, 1981년 승점 3점 도입, 1992년 골키퍼에게 백패스 금지는 실제로 득점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그 영향도 잠깐이었다. 마찬가지로 2차례 세계대전도 장기적인 골 감소 트렌드를 바꾸지 못했다.


전술이나 훈련이 아닌 선천적 재능이 득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는 1부 리그와 2부 리그 그리고 그 이하의 차이를 확인해야만 한다. 20세기 초 1부 리그 선수와 2부 리그 선수의 기량 차이는 지금만큼 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1부 리그 선수와 2부 리그 선수 사이에는 임금 격차가 발생했고 훈련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도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1부 리그 팀은 전세계에서 재능있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그것이 현재 프리미어 리그와 챔피언십의 차이다. 즉 1부 리그와 2부 리그의 실력 차이는 100년 전보다 지금이 더 심할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로 2부 리그와 3부 리그, 3부 리그와 4부 리그 사이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겠다. 골키퍼는 이전보다 더 빠르게 골문을 커버하기 시작했고 수비수는 더 빠르게 공을 낚아채며 태클을 시도한다. 미드필더들은 더 빠른 스피드와 체력으로 지속적으로 경기장을 누비게 되었다. 기술과 재능이 득점 수 감소의 유일한 원인이라면, 각 리그 티어마다의 수준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에 리그 티어마다 득점 수 차이가 발생해야만 한다. 즉 상위 리그로 갈수록 골이 적게나와야 할 것이다.


이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서 우리는 각 리그마다의 실력 차이가 심화되었다는 가정부터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서로 다른 티어에 있지만 같은 대회에서 마주할 수 있는 FA컵 자료를 확인하려고 한다. 서로 다른 티어에 있는 구단끼리 경기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1900년 이후로 FA컵 8강에 진출하는 리그별 구단수를 나타낸다. 트로피 1개는 1개의 구단을 의미하는 것이고 뚜껑이 없거나 손잡이가 없는 것은 소수점을 표기하기 위한 방책이라 보면 된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20C 초 평균적으로 1부 리그에서 4.8개의 팀이 8강에 진출했고 2부에서는 1.7개의 팀 3부 이하에서는 1.5개의 팀이 8강에 진출했다. 








그래프에서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1부 리그가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2004년의 밀월, 2008년의 카디프 시티같은 예외들도 존재하지만 일반적인 트렌드는 아주 분명하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로는 8강에 진출하는 1부 리그 숫자가 1.5 증가했다. 즉, 시간이 흐르면서 리그 사이의 수준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우리가 다음으로 던져야할 질문은 바로 '수준 차이로 각 리그마다 득점력 차이가 발생하는가?' 이다.


팔라시오스-후에르타는 일련의 세밀한 통계 테스트를 거쳐 1부 리그와 2부 리그의 득점력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역사적으로 두 리그의 득점 분포는 동일했으며 세계대전 종료 이후에도 1부 리그부터 하부 리그 가릴 것 없이 전체적으로 골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말한다. 선수의 품질이 얼마나 좋은가에 관계없이 골이 줄어드는 추세는 모든 리그에서 동일했다. 


오늘날 최고의 수비수는 1948년 당시 최고의 수비수보다 더 우수한 기량을 보여준다. 골은 동일하게 줄어들었지만, 4부 리그 수비수는 과거의 4부 리그 수비수보다 기량 면에서 조금 나아졌을 뿐이다. 따라서 스코틀랜드의 앵거스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골이 줄어든 것이 축구 선수 개인의 기량이 향상되었기 때문이 아니라는걸 확인할 수 있다. 


빅토리아 시대 후반부터 골은 계속해서 희귀해져가고 있다. 축구 규정의 변화 때문이 아니고 전세계적인 대변동이나 선수 개인의 기술 향상 때문도 아니다. 축구를 금욕의 스포츠로 만드는 것은 (골이 적게 나오게 만드는 것은) 이와는 전혀다른 무언가이다. 축구는 과거보다 골이 적게나오고 있고 그것은 스포츠의 성질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위대한 평등화


축구에 2가지 역사가 존재한다. 하나는 완벽을 향해 나아간 천재들의 이야기다. 콜빈의 이론이나 앞서 우리가 목격한 FA컵 데이터가 각 세대별로 위대한 축구 선수들이 존재했다는 것들 뒷받침한다 : 디 스테파노, 펠레, 마라도나, 지단, 메시는 모두 축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경기를 한 단계 발전시킨 선수들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역사는 그 천재들을 저지하기 위한 사람의 이야기이고 주로 수비수가 아닌 감독의 이야기다. 카테나치오, 지역 방어, 스위퍼 시스템 등 모든 방어 체계는 피치 위의 지휘자인 천재를 막기위해 고안된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보여준 티키-타카도 스페인은 수비적인 목적으로 받아들였다. 즉 티키-타카는 패스나치오(passnaccio)라 볼 수 있는데 그렇게 경기함으로써 상대팀을 공소유에서 말라죽일 수 있었다.


경기가 발전하면서 선수들 역시 성장해갔다. 더 빠르게 피치를 누비기 시작했고 슈팅의 파워는 더 강력해졌다. 드리블 속도가 빨라지고 패스는 더욱 정교해졌다. 선수 기량이 성장하면서 그들을 한 곳에 결집시키기 위한 구조적 형태 역시 발전하게 되었다.


오프사이드 트랩, 압박, 지역 방어, 삼각형 패스같은 구조적 형태는 골이 말라비틀어가는 원인이다. 전술과 전략이 더욱 복잡해져 골의 공급이 끊겨버렸다. 선수 개인은 자신의 기량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렸고 팀은 그것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야만 했다. 축구가 발전하면서, 축구란 스포츠는 점차 기술좋은 선수를 보다 효율적으로 배치시키고 잘 융합된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골키퍼가 골대로 들어간 공을 주우러 가는 경우는 줄어들었다.


포메이션도 굉장히 빠르게 변화한다. 7명의 공격수, 2명의 하프백, 1명의 풀백을 배치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2명의 공격수를 밑으로 내려 자연스럽게 W-M으로 변화가 이루어졌다. 이후 헝가리와 브라질에서 4-2-4가 등장했고 지금은 단지 1명의 스트라이커를 배치하는 시대가 왔다. '가짜 9번'이라 불리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은 심지어 공격수를 두지 않고 있다. 조나단 윌슨의 아주 권위있는 저서 제목처럼 피라미드가 거꾸로 뒤집혔다. <원제 : Inverting the Pyramid, 번역된 제목 : 축구 철학의 역사> 


이런 성질을 바탕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이 스포츠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 과거 축구는 단지 골을 넣는 것만 집중하는 스포츠였지만, 지금은 득점과 실점 모두를 생각하며 뛰는 스포츠로 발전했다. 수비와 공격이 보다 균형을 맞추는 형태로 흘러간 것이다. 만약 어떤 팀이 수비적인 전술을 구사하고도 여전히 승리한다면, 혹은 이전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둔다면 상대팀은 이에 적응하여 대응하게 될 것이다. 수년간, 축구는 기본적으로 실수를 최소화하고 상대의 실수를 잡아내 최대한 응징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만약 Opta가 1910년 경기도 담당했더라면, 공격수가 100차례 넘는 볼터치를 기록하는걸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팀에서 영향력이 적은 수비수는 공을 만지는 횟수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100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수비수와 미드필더는 공격수보다 훨씬 많은 볼터치를 기록하고 있다. Opta의 2010/2011시즌 프리미어 리그 통계자료를 보면 수비수는 평균 63회, 미드필더는 73회의 볼터치를 기록하지만 공격수의 기록은 단지 51차례에 불과하다.


경기의 포커스가 공격에서 수비로 맞춰져 가면서 우려스러운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 어쩌면 골이 벌써 멸종의 위기에 봉착해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까지 왔을지도 모른다란 생각이 든다. 과연 언제쯤 골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이 오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는 팔라시오스-후에르타의 자료를 이어받아 1997년부터의 자료를 추가했다. 운과 날씨같은 '노이즈'를 제거하기 위해서 LOWESS 회귀란 통계적 분석법을 시행했고 놀라운 결과를 마주했다.


골은 100년전부터 꾸준히 감소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난 60년간 변동이 없었다. 골은 결코 멸종되지 않았고 오히려 상당한 안정세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평균 득점의 감소는 70년대부터 멈추기 시작하더니 지난 20년간은 거의 일정한 상황이다. 즉 공격적 혁신과 수비적 기법이란 두가지 세력이 완벽한 균형상태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경기에 대한 이해력이 상승하고 성공적인 혁신은 전세계에서 모방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각 팀의 스타일이 흡사해졌다. 축구 초창기에 대량득점이 가능했던 것은 선수 수준의 격차 때문이 아니라, 소수의 클럽이 훈련, 전술적 준비, 조직력 극대화같은 부분에서 상당한 이점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즉 이 글의 앞부분에서 언급했던 오리온 크리켓 클럽의 참패는 드리블, 패스 경험 부족이나 악천후라는 기후조건이 아닌 조직력 부재와 총체적인 전술적 무지함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그리고 의도적으로 모든 클럽들은 실수와 약점을 줄여가면서 서로 비슷해져가고 있다.


평균 득점이란 기록만 보면 잘못된 해석을 할 수 있다. 5경기에서 각각 0,0,0,6,9골을 기록한 클럽의 평균 득점은 경기당 3골이다. 5경기 모두 3골을 기록한 클럽과 평균 기록에서는 동일한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 평균은 흥미로운 데이터지만 편차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웃라이어의 기록이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해왔는가도 이야기하지 못한다.


1888년 이후 매시즌, 매경기마다의 평균 득실차를 계산해보았고 여기서도 우리는 모든 팀의 공수 기록이 상당히 비슷해져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는 과거보다 더 적은 골 차이로 승리를 거두고 평균적인 득실 차이는 1골 가까이 줄어들었다. 100년 사이에 두 팀의 차이는 50%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 30년간의 자료를 보면, 전체 득점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골득실 차이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경제학적 관점으로 바라보면, 축구란 산업은 상당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지금의 선수들은 성장기에 비해서 득점 생산성이 떨어졌다. 한편 전술이라는 생산 기술은 시간이 흐르면서 널리 퍼졌고 그렇게 모방과 공유가 이루어지면서 수많은 클럽이 서로 비슷해져버렸다. 축구도 경제 모델의 하나라 볼 수 있다. 자동차 시장도 초창기에는 각자가 자사의 부품을 사용했지만, 현재는 도요타의 차와 혼다, 폭스바겐이 크게 다르지 않다.


엘리트 클럽의 권력과 부가 전세계적으로 리그를 불균형 상태로 만든다 : 우리는 이것을 스포츠계의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어쩌면 이것은 잘못된 믿음일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맞다고 생각하는 정설은 틀렸다. 50~100년 전보다 지금의 리그가 더 치열하다.


골은 60~100년 전보다 더 희귀해지고 더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팬들이 골을 좋아한다는 것은 완벽한 착오다. 모든 서포터가 골을 좋아한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오프사이드 룰의 개정, 승점 3점 제도 도입, 골키퍼를 향한 백패스 금지 규정이 생겼다. 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모든 골이 승패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경기다.


득점력이 평준화되고 동시에 두 팀 사이의 골득실 차이가 줄어들면서, 축구란 산업은 팬들에게 더 치열한 경기, 더 적은 골이 나오는 경기, 과거처럼 결코 확실한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경기를 제공하고 있다. 팬들은 더 많은 골이 나오면 재밌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골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적게 발생하는 그 소중함 때문이다.


현재 잉글랜드에서는 모든 디비전에서 평균적으로 경기당 2.66골을 생산해내고 있다. 때로는 그것보다 더 많은 골이 나오거나 더 적은 골이 나오지만, 넓게보면 상당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매시즌마다 1,000골을 볼 수 있다. 축구는 지금 평형 상태를 찾았다.








진화하는 모든 것은 결국 한 곳으로 수렴한다


우루과이의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자신의 논문 <축구의 빛과 그림자>에서 "나는 축구한다. 고로 존재한다." 란 표현을 했다. 그의 논문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 "축구 스타일은 각 커뮤니티의 독특한 특색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당신이 어떻게 플레이 하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해준다면,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 있다. 수년간 축구는 서로 각기 다른 스타일로 구성되어왔고 그렇게 각자의 개성을 표현해왔다. 현재 그 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감상적이고 아름다운 표현이지만, 갈레아노는 오해의 소지를 남겨두었다. 외국인 선수 혹은 이민자가 새로운 리그의 복잡하고 미묘한 특성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전세계적인 믿음이 널리 퍼져있다. 예를 들면, 잉글랜드에는 '비오는 날 밤의 스토크 검증' 이란 신조가 있다. 그 믿음은 비오는 날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스토크의 홈구장)에서 힘든 경기를 소화해야만 프리미리어 리그 무대에 비로소 적응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잉글랜드에서 뛰기 위해선 잉글랜드화 되야한다는 것이다. 


편협함과 내재된 우월주의가 겉으로 표현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비단 잉글랜드만의 문제는 아니다. 과거 첼시의 기술이사였던 프랑크 아르네센이 함부르크 SV로 팀을 옮겼을 때, 그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같이 일했던 스카우터 리 콘거튼과 스티븐 휴스톤을 같이 데려갔다. 이에 독일 측에서는 분데스리가의 정세 변화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이라고 비난했었다.


콘거튼과 휴스톤을 임명한 것은 아주 흥미로운 사건이었다. 휴스톤은 본래 보험 분석가였지만, 축구계 최초의 '과학적인' 스카우터였다. 휴스톤은 데이터를 통해 상대를 분석했고 영입할 선수를 결정했으며 소속팀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함부르크는 분데스리가 원년 멤버로서 유럽에서도 역사가 깊은 클럽 중 하나다. 2011년 함부르크는 새로운 분석 기법을 적용하길 희망했고 우리와 상당한 미팅을 가졌다. 당시 함부르크는 피치 안팎으로 상당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르네센은 분데스리가에 적합하지 않은 이상한 접근법을 시행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었다. 잉글랜드 사람들이 프리미어 리그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독일 사람들도 분데스리가가 특별한 리그라고 생각한다. 자국 리그가 독특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스페인도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어떤 면에서는 그런 주장이 일리가 있다. 스타일이 다르거나 주심이 파울을 선언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에 있어서 차이는 크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리그라고 거론되는 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모두 가장 중요한 기록에 있어서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진화하는 모든 것은 결국 한 곳으로 수렴하게 된다.


국가별 플레이 스타일에 차이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2011년, 정치 경제학자인 에드워드 미겔은 모국에서 정치적 탄압이나 내전을 경험한 선수가 피치 위에서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가에 대해 연구했다. 선수가 받은 옐로우 카드, 레드 카드의 숫자로 폭력성을 수치화했다. 연구 결과는 아주 직설적이다. 가난하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있고 한편으로는 부유하고 안정적이며 민주주의가 잘 자리잡은 국가에서 성장한 선수들도 있다. 선수의 성장 배경이 피치 위에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까? 연구 결과는 'Yes'. 2004/2005시즌부터 2005/2006시즌까지 미겔은 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5개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리고 내전과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피치 위에서 그렇지 않은 선수보다 더 많은 폭력성을 보이는 상관 관계를 입증했다. 성장기에 내전을 경험할수록 그 선수의 평균적인 옐로우 카드 수는 증가한다.


1980년 이후로 이스라엘과 콜롬이바는 매년 내전을 경험하고 있고 그 두 국가 출신 선수들은 피치 위에서 상당히 거칠다. 콜롬비아 출신이자 인터 밀란에서 뛰고있는 수비수 이반 코르도바는 2004/2005시즌부터 2005/2006시즌까지 총 25차례의 옐로우 카드를 받았다.


또한 가난하고 덜 민주화 되어있는 OECD 미가입국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연구 결과는 왜 이런 상관 관계가 발생하는지,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말해주지 못하지만 적어도 서로 다른 문화와 정치 배경 속에서 서로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가 발생하고 있다는걸 말해준다.


국가마다 플레이 성향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자료는 상당히 많다. 프리미어 리그 팀이 자주 활용하는 포메이션과 라 리가 클럽이 자주 활용하는 포메이션을 떠올려보라. Opta의 데이터는 2010/2011시즌 전체 리그 경기에서 라 리가 클럽이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한 빈도가 57.8%였다고 말한다. 한편 잉글랜드에서 4-2-3-1을 활용한 경우는 9%에 불과했다.


이와 반대로, 잉글랜드 클럽은 정통 4-4-2를 선호한다. 같은 기간에 잉글랜드 클럽의 44.3%가 4-4-2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잉글랜드에서 그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포메이션은 18%의 비중을 차지하는 4-5-1 포메이션이다. 하지만 라 리가에서 4-5-1이 사용된 경기는 1.3%에 불과했다. 두 국가가 서로 다른 전술적 접근법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규정의 적용 차이도 고려해야할 것이다. 2005/2006시즌부터 2010/2011시즌까지 잉글랜드와 스페인의 파울 수, 경고 수를 비교했고 상당한 차이를 목격할 수 있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경기당 평균적으로 24회의 파울이 선언된다. 하지만 라 리가에서는 그 횟수가 34회로 증가한다. 40%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경고도 마찬가지다. 프리미어 리그는 경기당 평균 3.2개의 옐로우 카드가 나오지만, 라 리가에서는 5.1개다. 여기서의 차이는 59%다. 선수의 퀄리티, 모국의 안정성, 연령에 관계없이 스페인에서 더 많은 파울과 경고가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기에 너무나도 미약하다. 21세기 들어서 최고 레벨의 축구는 상당히 닮은꼴 형태를 보이고 있다. 국가와 리그 관계없이 축구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공통적이다 : 골의 희귀함과 귀중함


골에 관해서 갈레아노의 철학과 미겔의 연구는 유효하지 않다. 외국인 선수와 자국 선수의 비중은 득점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축구 전술적 철학이 리누스 미헐스와 요한 크루이프에서 비롯되었건, 네레오 로코와 엘레니오 에레라에서 비롯되었건 골은 그것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북유럽 출신과 프랑스 출신을 중용하는 프리미어 리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출신을 중용하는 라 리가와 세리에, 동유럽 출신을 중용하는 분데스리가 모두 마찬가지다. 골은 그 비율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체격이 좋고 활발하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약싹바르고 기술이 좋다. 브라질 선수들은 리드미컬하고 창조적이다. 대한민국이나 일본 출신 선수들은 상당히 열심히 뛰어다니며 조직력을 중요시한다. 이것이 사실일 수도 있고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최상위 리그 득점에 한해서는 이것은 전혀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믿음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앞서 분명히 스타일의 차이가 존재함을 언급했고 전술적인 면이나 선수 개인이 만들어내는 차이는 존재한다. 이탈리아에서는 보다 수비적인 축구가 진행되고 스페인에서는 보다 우아한 축구가, 잉글랜드에서는 체력적이고 빠른 경기가 진행된다. 국가마다 대륙마다의 축구 문화의 차이가 존재한다. 또 우리는 그런 사실을 알고 있다.


골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가? 갈레아노는 자신의 논문에 "당신이 어떻게 플레이 하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해준다면,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 있다." 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잉글랜드는 인스윙 크로스에서 강력한 헤더 슈팅으로 골이 나오고, 스페인에서는 오랫동안 물흐르듯 지속된 패스 속에서 골이 나오고, 이탈리아에서는 번개같은 역습으로 골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패스 기록, 슈팅 기록처럼 셀 수 있는 것도 리그마다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Opta의 2010/2011시즌 유럽 탑4 리그 데이터를 가지고 이야기할 것이다. 분데스리가에서는 경기당 평균 패스 횟수가 425회였고 세리에A는 449회였다. 한편 세리에A에서 롱패스 횟수가 경기당 54회였지만, 분데스리가에서는 59회였다. 짧은 패스에서 이탈리아와 독일은 서로 양 극단점에 위치했다. 독일에서는 경기당 짧은 패스가 332회 나왔고 이탈리아에서는 356회 나왔다. 그러나 리그별 차이의 존재성은 피상적이고 허울 뿐이다. 최상위 리그는 서로 닮았다. 각 리그의 명칭이 적혀있지 않은 데이터를 줬다면, 아마 당신은 그에 맞는 리그를 매치하지 못했을 것이다.



 

전체 패스 횟수 

롱 패스 횟수 

숏 패스 횟수 

분데스리가 

425 

59 

332 

라 리가 

448 

56 

355 

프리미어 리그 

438 

57 

343 

세리에 A 

449 

54 

356 



수렴성은 다른 데이터에서도 유효하다. 4대 리그는 모두 경기당 14회에 가까운 수준의 슈팅을 기록하고 있었고 유효 슈팅은 평균적으로 4.7회를 기록했다. 코너킥 갯수 역시 약 5개로 비슷하고 경기당 발생하는 페널티킥 수 역시 마찬가지로 기록이 아주 유사했다. 프리킥 갯수, 오픈 플레이에서의 크로스, 헤더 골 횟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4대 리그에서 그런 자료들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슈팅 

유효 슈팅 

코너킥 

페널티킥 

분데스리가 

12.9 

4.6 

4.9 

0.14 

라 리가 

13.0 

4.8 

5.4 

0.15 

프리미어 리그 

14.5 

4.6 

5.5 

0.13 

세리에 A 

13.8 

4.4 

5.3 

0.14 



비록 스페인에서 주심이 더 많은 카드를 꺼내고 더 많은 파울을 선언하지만, 이탈리아보다 잉글랜드의 경기 속도가 더 빠른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차이는 결과적으로 허울 뿐이라는 말이다. 리그마다 차이가 존재하지만, 그것은 전년 대비 편차보다 변동이 작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라는 고정관념이 자리잡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골만 바라본다면, 모든 부수적인 것을 다 떼어내고 가장 기초적인 구성품을 본다면 우리는 생각보다 서로 닮았다.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가 어디서 경기를 펼치든, 골은 희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출처 : <THE NUMBERS GAME : WHY EVERYTHING YOU KNOW ABOUT SOCCER IS WRONG / Chap2. The Goal : Soccer's Rare Beauty>
















by Michael Caley (원문은 2014년 9월 5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유럽축구만큼 경제력으로 계층화된 스포츠는 없을 것이다. 샐러리 캡이 없는 상황에서 제한된 수입을 여러 구단이 나누고 다른 클럽에서 선수를 사온다. 큰 돈을 쓰는 것이 성공을 향하는 것이란 믿음은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다. 2004/2005시즌 이후로 임금지출 탑2가 아닌 클럽에서 프리미어 리그 우승팀이 탄생한 경우는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2010/2011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임금지출이 전체에서 무려 '3위'로 참으로 불리한 조건에서 우승을 이뤄냈다. 임금지출 수준이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4위 내로 시즌을 마감한 경우는 2004/2005시즌의 에버턴이 마지막이다.


이미 구조가 계층화되었지만, 여전히 좋은 면으로, 나쁜 면으로 두각을 보이는 클럽은 존재한다. 나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조정한 임금지출 자료를 가지고 어느 정도의 승점을 획득할 수 있는지 예측하길 희망한다. 이 자료에는 이적료로 얼마를 지출했는가는 포함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다수 클럽에서 임금 지출과 이적료 지출은 흐름을 같이한다. 두드러지는 결과를 보이는 클럽이 보인다. 아래는 y축을 승점, x축을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임금지출액으로 하는 산점도다. 알렉스 퍼거슨 경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데이빗 모예스의 에버턴의 인상적인 활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지속적으로 기대치 이하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감독이 누구냐에 관계없이.







에버턴과 알렉스 퍼거슨 경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임금지출액을 한결같이 유지했고 그들과 비슷한 레벨에 위치한 클럽들과 달리 기대치 이상의 성적을 만들어냈다. 한편 뉴캐슬의 임금지출액은 에버턴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비해 유동적인데, 기대치를 뛰어넘는 경우는 2011/2012시즌의 5위가 유일했다. 하지만 뉴캐슬은 대다수 시즌, 평균을 뛰어넘는 임금지출을 기록하고서도 40점 중반의 승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 통계 자료를 통해 우리는 퍼거슨의 위대함을 견줄 곳이 없다는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하지만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의 후임자로 지목되었던 데이빗 모예스가 에버턴에서는 상당히 인상적인 결과를 만들어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프리미어 리그 최상위 클럽의 절반 혹은 1/3 수준의 예산을 가지고 모예스는 팀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또 다른 수치를 살펴보자. 임금지출 수준을 고려했을 때, 과연 어느 클럽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줬는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줬을까?







만약 실패로 돌아간 모예스의 2013/2014시즌을 제외시킨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록은 10.9까지 상승해 에버턴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게 된다. 임금지출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내는 클럽으로 스완지 시티, 토트넘 핫스퍼가 그 뒤를 잇는다. 한편 지출에 비해 결과가 좋지 못한 클럽으로 선덜랜드와 아스톤 빌라를 언급할 수 있다. 특히 아스톤 빌라는 연고지가 잉글랜드에서 2번째 규모의 도시인 버밍엄이지만 그 장점을 활용하지 못했다. 아스톤 빌라는 에버턴, 토트넘과 함께 5~7위를 다투던 클럽이지만, 형편없는 경영과 소유주의 행동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가 없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3시즌 이상 소화한 클럽만 고려했기 때문에, QPR은 포함하지 않았다. 만약 범위를 2시즌으로 좁혔더라면 비효율성에서 토니 페르난데스의 QPR만한 팀이 없을 것이다. QPR은 2시즌 모두 프리미어 리그 평균을 뛰어넘는 임금지출을 기록했지만, 1차례의 강등을 기록했으며 1차례는 가까스로 강등을 면했다. QPR은 실제 승점이 임금지출을 바탕으로 예측한 승점보다 무려 20점 낮다. 기대 이하의 활약을 선보인다고 콕 찝어서 말한 뉴캐슬의 2배에 해당하는 결과다. QPR은 비효율 순위에서 명실상부한 리더다. 


다음은 임금지출과 승점에 관한 회귀방정식을 추정한 것이다. 









출처 :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fancy-stats/wp/2014/09/05/here-are-the-premier-league-teams-that-have-made-the-most-of-their-payrolls/





사람은 필연적으로 나이를 먹고 10대 선수는 점차 신체적으로 성숙해져간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신체적 장점도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한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우리는 그럼 도대체 언제부터 신체능력이 현저하게 변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신체능력의 성장과 하락은 과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이며 선수들이 경험을 바탕으로 전술적 이해력과 센스를 향상시켜 신체능력의 하락을 상쇄할 수 있는가에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Opta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아 2010/2011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의 상위 5개리그의 데이터를 참고할 것이다. 포지션마다 요구하는 기술이 다르기 때문에 포지션 별로 구별해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생각된다. 선발 출전한 선수들의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Opta에서 표기해놓은 포메이션을 그대로 사용했다. 포지션은 풀백, 센터백, 미드필더, 윙어, 공격수 이렇게 5개 부류로 나누었다. 


예를 들자면,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다면 에릭센은 미드필더군에 포함된다. 하지만 에릭센이 왼쪽 측면에서 뛰는걸로 선발 출전한다면, 그는 윙어군에 포함될 것이다. 또한 특정 포지션에서 540분 이상 출전하지 못한 선수는 전부 제외시켰다. 선수의 나이는 20세 미만인 경우 '10대'로 묶었으며 32세 이상부터는 '노장'으로 묶었다. 선수의 나이는 각 시즌마다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각 나이별 측정값의 대표값으로 모집단의 중위수를 선택했다. 집단의 크기를 최대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에 5개 리그를 구분하지않았다. 이렇게 설정하면서 각 리그별 차이가 고려되지는 않겠지만, 오히려 가장 일반적인 트렌드를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공격수와 윙어의 변화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것이다. 




윙어


윙어의 공격적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는 주요 기록을 살펴보자. 오픈 플레이 슈팅, 오픈 플레이 키패스, 득점 기여도(Scoring Contribution) 3가지 데이터를 살펴볼 것이다. 득점 기여도는 페널티킥을 제외한 득점과 어시스트를 합친 것이다. 지금부터 관찰할 데이터는 90분 기준 값이다. 오른쪽에 위치한 y축은 득점 기여도를 나타내고 왼쪽에 위치한 y축은 오픈 플레이 슈팅, 오픈 플레이 키패스를 나타낸다.






빨간선은 90분당 시도하는 슈팅 수를 나타낸다. 26세까지는 슈팅수가 미약하게나마 증가하는 편이지만, 26세 이후로는 감소하는 폭이 커진다. 30세가 될 때 살짝 반등하지만 전체적인 패턴은 26세 이후로 감소한다고 봐야한다. 한편 파란선은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만들어내는 키패스 횟수인데 이 기록은 선수 나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28세부터 감소하기 시작하지만 그 폭은 크지 않다. 키패스 기록이 선수 나이에 상관없이 一자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로 키패스를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다양한 점을 언급하고 싶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찬스를 만들 수도 있지만, 타이밍을 잘잡은 스루볼이나 아주 정교한 패스로도 찬스를 만들 수 있다. 전자는 젊은 선수들에게서 일어날 법한 일이고 반면 후자는 경험이 쌓인 선수들에게서 나올 수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우리는 창조적인 윙어일수록 선수가 나이를 먹는 것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녹색선은 득점 기여도를 나타낸 것으로 페널티킥을 제외한 득점과 어시스트를 합친 수치이기 때문에 공격형 선수가 기록하는 가장 최종적인 결과물에 대한 판단 기준이 된다. 이것은 슈팅수와 마찬가지로 26세까지 증가하는 추세지만, 그 이후로는 전체적으로 꾸준히 감소한다. 21세의 득점 기여도 수치는 경기당 0.29골이지만, 26세는 그것이 0.34까지 상승한다. 하지만 30세가 되는 순간 그 수치는 0.28로 감소한다. 0.34와 0.28은 작은 차이지만, 이것이 38경기로 확대되었을 때 26세 선수와 30세 선수는 평균 2.3골의 차이를 기록하게 된다.




공격수


공격수 역시 윙어와 마찬가지로 3가지 관점에서 기록을 살펴볼 것이다. 






전체적으로 윙어의 패턴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공격수의 90분당 슈팅수는 27세에 정점을 찍으며 키패스는 커리어 내내 고른 형태를 보인다. 주목할 사항은 득점 기여도를 보여주는 녹색선에서 32세 이상의 선수의 기록이 갑자기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성은 특히 이탈리아에서 두드러진다. 하지만 득점 기여도 역시 정점을 찍는 나이는 28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는 그 시점이 되면 하강곡선을 그릴 것이라 예상했다. 28세 공격수의 득점 기여도는 경기당 0.43골이며 24세, 30세 공격수의 득점 기여도는 0.37골이다. 1시즌 풀로 돌릴 경우, 28세 공격수와 24세 혹은 30세 공격수는 평균 2.3골의 차이를 기록하게 된다.




윙어 : 다른 수치


지금부터 살펴볼 차트에서 2가지는 드리블에 관한 데이터이다. 모두 Opta의 데이터로 노란선은 성공한 드리블 횟수를 보여주며 주황색선은 공을 받은 지점에서 상대의 골대를 향해 드리블을 친 거리를 보여준다. 선수가 공을 어느 정도 직접적으로 몰고 돌진하는지를 나타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두가지 기록은 상당히 유사한 패턴을 가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윙어의 드리블 횟수는 줄어들고 정점은 젊은 나이 때 찍게 된다. 20대 후반 선수는 20대 초반처럼 드리블을 길게 치지 않으며 시도하는 횟수 자체도 적다.


우리는 앞서 슈팅과 어시스트로 정의되는 윙어의 공격 결과물에선 선수가 26세에 정점에 도달한다는 것을 목격했다. 하지만 드리블 관점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그 능력이 퇴화되어간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20~21세 선수들은 경기당 평균 1.6회의 드리블 성공을 기록하지만, 26세 선수는 경기당 평균 1.1회의 드리블 성공을 기록한다. 


선수가 기량적으로 성숙해지면서 더욱 영리하게 경기를 펼친다고 가정해볼 수 있다. 경험이 쌓이고 더 좋은 선택을 내릴 수 있는 판단력이 생기면서 선수는 더 이상 본인이 직접 상대 선수를 돌파해야만 해답이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 어린 시절에 고개를 땅에 쳐박고 드리블을 쳤다면, 나이가 들면서 점점 고개를 들어올리기 시작하고 더 좋은 선택지를 찾기 시작한다. 






보라색선은 파울을 얻어내는 횟수를 보여준다. 우리의 눈에는 이것이 一자 모형과 다를 것이 없게 보이지만, 미세하게나마 22세부터 30세까지 수치는 계속 감소한다. 경기당 1.8회 파울을 얻어내는 것에서 1.45회로 줄어든다. 선수의 드리블 관련 수치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확연하게 줄어드는 반면, 파울을 얻어내는 횟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것 역시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이다. 몸의 속도는 줄지만 머리는 영리해지면서 파울을 더 쉽게 얻어내는 것일까? 아니면 빠른 발을 가진 선수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프리킥을 잘 얻어내지 못하는 것일까? 


검정선은 코너킥을 제외한 크로스 횟수다. 크로스는 27~29세 정도에서 정점을 기록하게 되고 그 이후에 빠르게 감소한다. 크로스의 가치는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를 보여주는 선에서만 마무리 짓겠다.




공격수 : 다른 수치


공격수의 기록은 여기서도 앞서 언급한 윙어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론


스쿼드 연령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즉각적인 성공을 위해 정점에 도달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미래의 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린 재능을 구매하는 것은 재판매 시 선수가격을 상당히 끌어올릴 수 있음을 의미하지만, 눈앞의 경쟁에서 그 선수의 최대치를 활용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았을 때, 윙어는 보통 26세에 정점에 도달하고 공격수는 그것보다 더 늦은 시기인 27~28세에 정점에 도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정점에 도달한 선수와 24세 혹은 30세 선수가 만들어내는 차이는 시즌 평균 2.3골이라는 것 역시 알 수 있었다.





출처 : http://statsbomb.com/2016/07/player-aging-attacking-players/





by Gerard Brand


2008년이 포제션 풋볼의 탄생을 알렸다면, 2016년은 포제션 풋볼이 사망 선고를 받은 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에만 포제션 풋볼에 대한 수차례 장례식이 있었다. 레스터 시티는 아주 특별한 게스트였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이탈리아는 공을 소유하는 것만이 과거처럼 승리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유로2016 토너먼트에서 공소유에 대한 뚜렷한 목적의식을 보이지 않았던 포르투갈이 프랑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8년간 축구는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공을 가진 상태로 수비하는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도 루이스 엔리케 지도아래 더 빠른 공수전환과 간결한 공격전략으로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어내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티키-타카를 바탕으로 공을 독점하면서 2번의 유로 우승과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역시 전술적 변화를 피해갈 수 없었다.


스페인은 16강전에서 고작 40% 점유율에 그친 이탈리아에게 0:2로 패배했다. 2년 전 브라질에서 66%를 뛰어넘는 점유율을 기록했음에도 네덜란드에게 1:5, 칠레에게 0:2로 패배하면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당황스런 결과를 맞이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바르셀로나는 팀 정체성을 재확립했지만 스페인은 그러지 않았고 실망스런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스페인이 탈락한 후 로이 호지슨의 잉글랜드 역시 아이슬란드에게 망신을 당하고 말았다. 아이슬란드 역시 마찬가지로 잉글랜드와의 대결에서 점유율 33%를 넘기지 못했다. 유로2016는 지난 2년 간의 전술 변화를 목격할 수 있는 축소판과 다름없었다. 우리는 4주간의 대회를 통해 어떻게 축구가 티키-타카에게 굿바이 신호를 보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가까운 예시인 호지슨의 잉글랜드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잉글랜드는 4경기에서 각각 52%, 70%, 61%, 6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상대보다 더 많은 공을 점유했음에도 이긴 경기는 단 1차례 뿐이었다. 이번 유로2016의 부진을 두고 잉글랜드의 인재풀과 퀄리티 부족에만 집중포화를 날릴 것이 아니다. 점유율 축구의 변화에 대한 혁신 부족 그리고 (상대의) 압박이 올라올 때의 정신력 결여에도 질타를 날려야한다.


아이슬란드 뿐만 아니라 웨일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모두 포제션 축구에서 탈피했다. 이들은 상대가 공을 소유하길 원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미드필더진에 우아하고 기술적인 미드필더가 아닌 지시대로 움직이고 힘과 운동량을 갖춘 선수들을 배치했다. 이것이 재미없는 대회를 만드는 것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지만, 효과는 분명했다.


유로2016에서 45%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한 팀이 이긴 경우는 전체의 30%(15경기)였다. 이 중 포르투갈의 토너먼트 4경기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2006년 45%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한 팀이 이긴 경우가 단 2차례 (전체의 3%) 에 불과했고 2010년에는 전체의 5% (3경기) 에 불과했던 것과 아주 대비되는 결과다. 사실 이런 변화는 2년 전 브라질에서도 분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특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공을 소유하지 않고 열심히 뛰는 조직을 통해 라 리가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결승 진출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2014년 월드컵에선 45%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한 팀이 승리한 경우는 총 16차례로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결과였다. 그리고 이 경향성은 2015년과 2016년에도 쭉 이어졌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2010년 월드컵에선 45%에 미치지 못하는 점유율을 기록할 경우 20번 싸워 1번 이길 수 있었지만 유로 2016에서는 똑같은 점유율을 기록해도 3번 싸워 1번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점유율은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Possession is no longer nine-tenths of the law)






아르센 벵거는 이렇게 말한다. "점유율은 이제 과거만큼 승리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처음으로 점유율이 많은 이점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다. 계속해서 스스로의 철학을 유지하겠지만, 나 역시도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관찰하는 사람이며 매 경기마다 통계 자료들을 검토하고 있다. 이것이 새로운 흐름인지,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무언가가 발생하는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르센 벵거가 이 발언을 했던 날, 아스날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37%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승리했고 리그 1위의 자리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 경기인 사우스햄턴 원정에서 아스날은 65%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0:4 패배를 당했다. 아스날의 우승 가능성은 3월이 다가오면서 끝났는데 아스날에게 패배를 안겼던 2팀의 점유율은 각각 3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37%(스완지 시티)였다. 마찬가지로 아스날에게 무승부를 안겼던 팀들도 점유율 45%를 넘어가지 못했다. (스토크 45%, 사우스햄턴 33%, 웨스트 햄 39%, 크리스탈 팰리스 28%)


첼시의 임시감독이었던 거스 히딩크는 2월에 레스터의 우승 가능성을 인정하며 이렇게 말했다. "점유율을 과대평가해서는 아니된다. 다수의 팀은 공을 가지고 경기하길 바라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일이다. 우리가 65~70%의 점유율을 기록하더라도 상대가 개의치 않는다면 계속 그 방식을 유지하는게 옳은 것일까? 그것은 융통성이 떨어지는 접근이다."


지난 10년간의 통계자료 역시 공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이야기하며 상당히 많은 팀들이 상대가 공을 소유하도록 내버려두기 시작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레스터는 5000/1의 확률을 뚫고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레스터의 경기 스타일은 당연하게도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가장 효율적인 것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레스터는 효율적이면서도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 레스터의 전방 6명은 기술, 스피드, 플레이의 명쾌함, 파워 모든 면에서 적절한 밸런스를 선보였다. 


아틀레티코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아틀레티코의 경기를 보면서 재미를 느낀다. 하지만 직접 그런 경기를 구사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모든 팀이 레스터와 아틀레티코의 경기를 따라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통계는 프리미어 리그가 점차 그런 경기가 많아지는 추세로 흘러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2007/2008시즌 40%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한 팀이 승리한 경우는 총 19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4/2015시즌에는 그 숫자가 46경기로 증가했고 지난 2015/2016 시즌에는 52경기로 더 늘어났다. 








낮은 점유율 속에서도 승리 횟수가 증가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지 않다. 2006/2007시즌에 상대가 6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게 내버려둔 경우가 총 96차례 있었고 2013/2014시즌에는 163회까지 그 숫자가 증가했다. 지난 2시즌간은 150회 정도 그런 경우가 발생했다. 국제 무대에서도 같은 트렌드가 보인다. 2006년 월드컵에서 상대가 55%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게 냅둔 경우가 31%였는데 2014년 월드컵에는 그 수치가 75%로 늘어났고 유로2016에서는 76%로 또 증가했다.


스카이스포츠의 스페인 전문가인 기옘 발라그는 이렇게 말한다.


"전체적으로 축구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 것 같다. 현재의 축구가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에서 발전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유로2016을 통해서 우리는 다시 그 때의 축구가 유행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히카르도 콰레스마, 주앙 무티뉴, 안드레 고메스, 라파 실바, 킹슬리 코망, 앙토니 마샬같은 기술력 좋은 선수들이 하드워커에게 밀려 벤치를 지키게 되었다."


"포르투갈은 윌리엄 카르발류, 헤나투 산체스, 아드리엔 실바를 선택했고 프랑스는 폴 포그바의 짝으로 블레이즈 마튀디와 무사 시소코를 선택했다. 모두 상당한 힘을 가진 선수들로 그간 유럽 챔피언에서 볼 수 있었던 재능과 우아함과는 다소 동떨어진 유형이라 할 수 있다."


포르투갈은 점유율을 포기하면서 유럽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그 분야에서 상당한 명성을 떨치는 한 사람이 2016/2017시즌 프리미어 리그 우승 트로피 사냥을 위해 잉글랜드로 돌아왔다. 비록 2015/2016시즌 첼시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했지만, 발라그는 전체적인 축구 스타일의 변화가 조세 무리뉴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좋은 소식으로 다가올 것이라 말한다.


"축구는 항상 순환한다. 한동안 우리는 점유율에 기반한 경기, 후방에서 공격을 만들어가는 것, 공을 소유하면서 수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그것은 끝났다. 무리뉴의 첼시가 10명이 뛰는 PSG를 꺾지 못할 때, 이미 그 팀은 정점을 찍은 것처럼 보였고 신선함 역시 떨어졌다. 나는 그 순간 무리뉴가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는지가 매우 궁금하다."


"하지만 디에고 시메오네와 유로2016은 공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하는 스타일의 귀환을 알렸고 그 축구 스타일은 무리뉴를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만든 것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보수적인 경기가 유행하고 있고 세계 최고 클럽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무리뉴 고용을 꺼릴 이유는 없었다고 본다."


프리미어 리그의 2015/2016시즌은 굉장히 놀라운 스토리였다. 충격적인 결과들이 양산되었고 홈팀은 이전보다 더 많은 승리를 챙기지 못했으며 1997년 이후 1~8위 사이의 승점차가 가장 적었던 시즌이었다. 클럽간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상위권 팀 역시 변화에 적응해야한다. 과르디올라의 점유율 기반 축구는 독일 내부에서는 성공적이었지만 유럽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무리뉴와 안토니오 콩테는 챔피언스 리그 없이 오로지 에너지를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다.


챔피언 레스터 시티를 보면서 탑클럽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 공을 소유한 축구로 이길 수 없다면, 레스터처럼 공없이 경기를 하자.







출처 : http://www.skysports.com/football/news/12040/10500158/how-has-football-changed-possession-is-no-longer-nine-tenths-of-the-law









by Sam Wallace (텔래그래프 수석 기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2012년 여름 이적을 준비하고 있을 때, 알렉스 퍼거슨 경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는 29살 스트라이커 로빈 반 페르시를 영입했다. 반 페르시는 퍼거슨에게 13번째 리그 타이틀을 안겨주었고 그것은 지금까지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지막 리그 우승으로 남아있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브라히모비치를 영입하려는 경쟁에 참가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반 페르시보다도 나이가 많은 선수고 그보다 젊은 반 페르시조차도 1시즌 번뜩인 이후 아우라가 사그라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위대한 선수를 절정의 시기에 있을 때 구매해왔으며 영입이 가능한 순간에만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물론 절정의 순간에 영입하려 했다가 영입하지 못한 사례들도 있다. 폴 개스코인,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호나우지뉴가 그런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들 말고도 더 있다. 그런데 현재 34세이자, 한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기중심적이며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던 스트라이커를 '지금' 영입한다는 것은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타클럽의 최고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서 항상 큰 돈을 투자해왔고 그 영입을 성사시키면서 라이벌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브라이언 롭슨, 폴 인스, 로이 킨, 리오 퍼디난드, 웨인 루니의 영입은 다른 클럽에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구애는 선수 입장에서 결코 뿌리치지 못할 유혹임을 선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브라히모비치 영입을 위해 어느 클럽과 경쟁했는가?


이브라히모비치가 현재 스쿼드의 리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고 피치 밖에서도 분명히 다른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무리뉴가 그를 원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다면 무리뉴는 이브라히모비치를 2014/2015시즌의 디디에 드록바와 같은 선수로 여긴다는 것이다. 드록바는 36세의 나이로 첼시에 돌아와 첼시가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그 시즌에 40경기를 소화했다.


이런 이유는 이브라히모비치 영입을 옹호하는 찬성하는 입장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만약 그가 골을 넣는다면 그건 더 좋은 일이다. 물론 그가 활약한 무대가 프랑스 리그지만 PSG에서 지난시즌 38골을 넣었다는 것은 분명 인상적인 결과이다. 그런데 팀의 리더를 구한다는 이유는 지난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영입할 때 한 번 이야기했던 것이다.


현재의 이브라히모비치가 어떤 모습이든 그의 나이는 진지하게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퍼거슨 시절에도 나이많은 선수를 영입하는 도박을 했지만 결코 이 정도의 스케일은 아니었다. 2001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35살에 로랑 블랑을 영입했던 것과 2007년 겨울에 헨릭 라르손을 2달 임대한 것은 이브라히모비치 영입과는 그 스케일이 다르다.


영입말고 방출 관점에서도 루드 반 니스텔루이는 30살에 팀을 떠나야했고 로이 킨은 32살부터 소모품 취급을 받았다. 데이빗 베컴은 28살에 팀을 떠나야했고. 3명의 선수 모두 위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지만 그들에게도 관대함은 없었다. 오히려 더 젊고 좋은 선수들이 이 선수들의 자리를 충분히 차지할 것이란 큰 믿음이 있었다.


물론 반 페르시를 영입하기 위해서 스스로 룰을 깼지만, 퍼거슨과 최고 경영자 데이빗 길이 27세 이상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앙토니 마시알, 마커스 래시포드, 루크 쇼, 제시 린가드, 티모시 포수-멘사, 카메론 보스윅-잭슨 같은 젊은 재능들이 있지만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27살 이상의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 전략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클럽은 무리뉴가 원하는 것들을 지원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포스트-퍼거슨 시대가 유명하고 논란많은 인물들을 영입함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스폰서들이 돈을 지불하게 만드는 형국이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 다른 유럽 슈퍼 클럽들과 차별화되는 유나이티드만의 특징이 보이지 않는다.


이브라히모비치 영입은 1992년의 에릭 칸토나 영입과 비교되고 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에릭 칸토나가 '26'살일 때 영입했었다. 또한 당시 칸토나는 어긋난 자신의 커리어를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충만했던 선수였지만 이브라히모비치는 이제 선수 생활의 황혼을 준비하려는 인물이다. 퍼거슨은 '버스는 결코 어느 누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라 말했었고 그런 그가 지도했던 클럽에 선수 활동을 마무리하려는 선수가 왔다는 사실은 그 태도(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 하자는 태도)만으로 충분치 않다는 것을 말한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6/07/01/zlatan-ibrahimovic-joins-manchester-united-this-is-not-the-old-t/

 




원문은 2015년 10월 15일에 작성되었습니다



클럽 내부 관계자가 아닌 우리는 종종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잘못된 분석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축구 데이터와 그 데이터에 대한 올바른 분석은 프로 구단 내부에서 어떠한 일이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두 집단의 정보력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양측 모두의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 클럽 외부에서는 올바른 질문이 던져져야 하고 축구 클럽은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프로 구단에서 데이터로 어떠한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서 나는 레스터 시티의 1군 퍼포먼스 분석가인 피터 클라크를 만났다. 피터는 10월 초 2:1 승리를 거둔 노리치전을 앞두고 기꺼이 시간을 내주었다. 여기서 나와 피터는 클럽이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 데이터가 어떻게 클럽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스터 시티 이야기 & 경기 준비


흔히 데이터 분석은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말한다 : 그저 방치되어 있다가 그저 필요한 순간에만 끌어다 사용되는 물건들처럼 취급 받는다. 그런데 노리치전을 앞둔 피터와 그의 동료인 앤디 블레이크(수석 1군 퍼포먼스 분석가)의 업무량을 보아하니 적어도 레스터에서는 데이터가 쓸모없는 취급을 받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레스터에서는 2명의 퍼포먼스 분석가가 같이 작업한다. 이 팀의 가장 핵심적인 작업은 바로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다. 앤디의 주된 작업은 앞으로 다가올 경기에 대한 분석이며 피터의 역할은 경기 데이터를 수집해 경기 후 그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앞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레스터 시티 데이터 분석실의 작업 과정이다.


축구에서 데이터에 중점을 둔 분석을 시도할 때, 결론을 압축적이면서도 세련되게 말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생각보다 간단한 결론일지라도 그것을 듣는 사람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기란 쉬운게 아니다. 피터는 분석을 들어주는 사람의 태도 역시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한다.


"우리의 분석을 귀담아 듣는 사람은 주로 감독과 코치, 선수입니다. 따라서 그들과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이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언제나 가까이 있기 때문에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선수를 탐색하는 부서와도 그렇게 긴밀히 업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서는 선수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축구를 배워왔다는걸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그 점을 고려합니다. 지난 3시즌간 선수들이 우리가 iPad를 통해 제공하는 데이터에 어느 정도의 피드백을 보여줬는가에 대해 체크했습니다. 데이터와 부가적인 코멘트 그리고 경기의 장면 일부를 포함해서 선수들에게 경기 전후로 제공해 상호작용을 체크하는 것은 현재 많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듣는 사람을 이해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피터와 앤디는 앞으로 준비할 경기, 이미 지나간 경기에 대해 차고 넘치는 자료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통계 수치와 팀, 유닛, 개인 단계로 나누어 데이터를 정리한다. 이 자료들은 굉장히 고급 정보로 프로 구단 외부 사람들에게는 앞으로도 쉽사리 공유되지 않을 분석 기법일 것이다.


레스터 시티의 과정은 이렇다. 앤디는 레스터 시티가 다음에 상대할 팀의 최근 3경기 영상을 시청하고 그 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전반적인 평가, 상대팀의 최근 경기력 수준, 가능성 높은 라인업, 경기 스타일과 전술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감독과 코치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코치진에 빠르게 데이터가 넘어갈수록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수월해진다. 코칭 스태프는 분석팀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고 그렇게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은 강화된다.


"앤디의 보고서에는 상대팀의 최근 경기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됩니다. 상대가 어떻게 빌드업을 시도하는가? 공수 전환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 수비 조직 형성법과 세트피스 전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렇다면 왜 이 특정한 사항들이 선택되어 감독과 코칭 스태프에게 제공되는 것일까?


"오늘날 압박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상대가 어떻게 빌드업을 시도하는가, 상대가 어떤 순간에 압박을 들어가는가를 분석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 레스터 시티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역습이기 때문에 상대가 공수 전환을 어떻게 시행하는가에 대해서도 분석합니다. 또한 세트피스는 굉장히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있고 우리는 훈련장에서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트레이닝 세션을 녹화하고 경기 역시 마찬가지로 녹화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집한 데이터 역시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에 포함된다. 선수들이 비디오 영상에 쉽게 접근하도록 만들어 경기를 준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소한 사항들까지도 리뷰할 수 있다. 


"우리는 훈련장에 카메라 시스템을 설치해 실제 경기 뿐만 아니라 훈련영상에서도 정보를 따낼 수 있습니다. 그저 상대에게만 집중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플레이 자체를 더 개선시키려한다) 선수들은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잘 파악해주고 우리는 그들의 발전을 지원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니에리 감독 역시 스스로 상대팀의 경기를 지켜봅니다. 그리고 감독 스스로 캐치한 사항들을 우리에게 이야기 하면서 특정 기록을 더 찾아봐달라고 요청합니다. 자기 나름대로 경기를 지켜보고선 우리에게 둘 중 어느 풀백이 더 많은 크로스를 시도하는가? 두 미드필더 중에서 어떤 선수가 더 위협적인 패스를 시도하는가에 대해서 확인해달라고 요쳥합니다."


"예를 들어서 노리치와의 경기를 준비한다면, 과거 노리치전 보고서도 요청합니다. 그 경기의 향방을 결정지은 순간들에 대한 복기를 하고 그 때 무엇을 잘했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또 어떤 점을 보완해야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토요일 경기를 앞두고 라니에리는 금요일마다 선수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더욱 요약적이면서 구체적인 분석을 제공한다. 




경기장에서의 분석


레스터는 홈구장에서 보다 더 편리하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지난해 레스터는 킹파워 스타디움에 분석 전문가룸을 만들었는데 이곳은 바로 라커룸과 연결되어 있어 하프타임에 선수단은 즉각적으로 전반전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 데이터를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15분 사이에 선수들은 휴식도 취해야하고 스트레칭도 해야하고 수분보충도 해야한다. 그런데 거기에 데이터 분석팀이 들어가서 장황하게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즉각적인 분석을 시행합니다. 현실적으로 이 상황에서 우리는 감독에게 방대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없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몇가지 특정 데이터만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만약 한 선수가 1:1 싸움에서 계속 지고 있다면 우리는 그에 대한 기록을 증거로 감독에게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또한 상대가 비슷한 상황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낸다면 그것 역시 감독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경기 후 분석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부터 데이터 처리가 시작된다. 그 날의 경기는 Opta의 실시간 데이터와 부가적인 수학적 기법 등을 통해서 코드화된다. 이렇게 변환된 코드에는 공이 없는 순간에 상대를 어떻게 압박했는지, 공격 상황에서 어떻게 페너트레이션을 진행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종료 휘슬은 일요일부터 분석을 실시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경기 하이라이트와 분석해야할 특정 장면들은 월요일 아침에 있을 브리핑에 반드시 포함되어야만 한다.


보통 다음 경기는 7일 후에야 돌아오지만 시간은 항상 타이트하다. 보고서 작성은 감독과 코치가 팀의 퍼포먼스 준비하는 것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보고서 작성이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되어야할 사항이다. 보고서에 대한 명확한 처리는 데이터 분석가와 코칭 스태프 사이의 유대감 형성에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시간의 부족은 분석가들이 기존의 체계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법을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시즌을 치르는 도중에 새로운 분석 기법을 적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성공한다면 그것은 청중이 알아듣기 쉬운 큰 이점을 가져다 주겠지만 어쨌든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어쨌든 새로운 분석법은 클럽이 축구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시즌 중에 시행하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감독과 코치진에게 전해지는 피터의 경기 보고서에는 날 것의 데이터가 아닌 해석이 들어간다. 특히 경기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앤디가 중요하다고 미리 언급했던 데이터들 (찬스 메이킹 및 차단, 공수전환, 세트피스 등) 에 대한 분석이 추가된다. 


"보고서에는 일종의 양식이 있습니다. 경기 후 보고서에는 경기를 준비하기 전에 이야기했던 사항에 대해서 반드시 언급을 하는데 그렇게 우리는 똑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지를 체크할 수 있고 경기를 잘했다면 그 데이터 속에서 성공적으로 경기를 펼쳤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라니에리 감독이 특정 데이터에 대해서 분석을 요구한다면 그것 역시 포함됩니다."


최근 경기 후 보고서에는 팀 유닛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된다. 예를 들자면, 레스터 시티 2명의 중앙 미드필더는 2명의 유닛에 대한 보고서를 받을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스스로 경기를 되돌아볼 수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맨체스터 시티의 경우는 뱅상 콤파니가 백4라인 선수들과 함께 비디오 분석 세션을 진행한다고 한다. 콤파니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레스터 시티 선수들은 점차 스스로 분석을 하려는 노력을 한다.


"모든 선수들이 데이터 분석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입니다. 선수들이 데이터 분석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는 선수들을 소집해 우리의 관점을 충분히 이야기해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데이터를 활용해 선수들과 상담을 합니다. 특히 대니 드링크워터는 우리가 나누어주는 통계 자료에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선수들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주면서 참여율이 늘어납니다." 


선수들이 경기 후 개인 보고서에 대해서 피드백하는 것이 지금 수준까지 도달하는데까지 무려 2시즌이 소요되었고 그것은 라니에리 아래서 더욱 강화되었다. 라니에리는 비디오 클립에서 말하고자하는 바를 보충설명해주기 위한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으며 통계 자료들은 선수들에게 전달된다. 또 선수들은 그 자료들을 활용해 자신의 퍼포먼스를 평가하게 된다. 새롭게 디자인된 선수 피드백용 경기 후 보고서는 그 경기에서 선수 기록 뿐만 아니라 시즌 평균 데이터를 동시에 제공한다. 선수에게 맞춤 제공되는 이 데이터는 선수 포지션 별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포함한다. 예를 들면 공격쪽 선수에게는 찬스 메이킹 자료가 포함되는 것이다. 



(레스터 시티 선수에게 맞춤 제공되는 데이터)




데이터 분석에 대한 클럽의 문화


훈련장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마쳤고 추가로 피터는 클럽에서 데이터 분석에 대한 어떤 분위기를 형성하는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데이터 분석가 뿐만 아니라 감독, 코칭 스태프, 스포츠 과학자, 선수 영입팀, 선수들 모두가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설령 논의할 사항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매일 아침마다 모든 부서가 같이 회의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감독이 가능한 많은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정보가 준비되어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항상 주도적으로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자료들을 항시 대기시켜 놓습니다. 주도적으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우리 팀 퍼포먼스에 영향을 준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로부터 일방적인 지시를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가까이서 호흡하며 데이터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스포츠 과학 부서도 클럽의 데이터 활용에 대한 문화와 결코 떨어질 수 없다. 데이터 분석실에서 스포츠 과학 부서에게 트레이닝 퍼포먼스에 대한 보고서를 전달하고 스포츠 과학부서는 이를 선수단이 사용하는 공간에 게시해 선수 스스로가 트레이닝 성과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선수들을 데이터에 자주 노출시키는 것은 이 클럽의 문화 중 하나입니다. 선수들은 점차 데이터에 익숙해져가고 있으며 자연스레 데이터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있습니다."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끊임없는 데이터가 제공되고 있다. 날 것의 데이터 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 혹은 상대팀 선수와의 비교자료, 시즌 평균과의 비교자료,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압축적인 자료 제공은 선수들이 그 분석을 수용하여 경기장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이게 유도한다.


다른 클럽도 마찬가지로 레스터 시티처럼 데이터에 기초한 분석을 시행한다. 허나 분명한 것은 레스터는 데이터 활용에 대해서 굉장히 진취적인 태도를 지닌 클럽이라는 것이며 데이터 활용에 대해 연구할만한 아주 뛰어난 클럽 중 하나라는 것이다. 각 부서가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방법(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각 과정들을 데이터에 근거하여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데이터 분석은 당당히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출처 : http://www.optasportspro.com/about/optapro-blog/posts/2015/blog-inside-leicester-city/




잉글랜드의 폴 개스코인은 이렇게 말했던 적이 있다 : "나는 그 어떤 것도 예측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I never predict anything and I never will)" 그러나 나는 개스코인의 이 8개의 글자만으로 우리가 왜 예측이란 것을 피할 수 없는지에 대해서 말할 수 있다. 개스코인은 단 4글자만에 오류를 범했다. 비록 가짜(Gazza)이 오류가 있는 말을 했을지라도 그는 우리에게 심오한 질문을 던졌다는 의미를 둘 수 있다 : 모든 것에서 우리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아침 출근길 러시아워를 지나 직장에 도착하는데까지도 패턴이 존재하고 우리의 친구 관계에도 패턴이 존재한다. 우리의 저녁 식사에도 또 그 식사를 위한 장보기에도 패턴이 존재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축구에도 패턴이 존재하게 된다. 우리의 과제는 패턴을 파악하고 그것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아주 정확한 패턴을 발견해낸다면, 우리는 그것을 통해 예측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프리미어 리그 2012/2013시즌은 흥미롭고 예측 불가능한 경기들의 연속이었다. 리버풀은 2차례 연속으로 5-0 승리를 기록했고 그 다음에는 6-0 승리까지 기록했으나 유럽 대항전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은 경기 막바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가장 잘 만들어내는 알렉스 퍼거슨 경이 이끄는 팀의 우승으로 마무리 되었는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서 퍼거슨 경이 지도한 마지막 경기 역시 예측 불가능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마지막 10분간 3골을 기록했고 퍼거슨 경은 다시 한 번 'Football, Bloody hell !'을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 머릿 속에 강력하게 기억될 멋진 경기들도 있었지만 이미 사람들에게 잊혀져버린, 그저 그랬던 0:0 무승부 경기도 비슷하게 양산되었다. 팬들은 그런 0:0 경기를 잊었을지 모르지만 기록은 결코 그러지 않는다. 우리는 경기 결과 속에 숨어있는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서 우리의 머릿속에서 잊혀진 경기들을 다시금 꺼내야만 한다. 아래 그림은 2012/2013시즌 경기당 득점 수에 대한 히스토그램이다. 경기당 평균 득점은 2.79골로 3골에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히스토그램은 다양한 득점수가 어느 정도의 빈도를 가지는지 보여준다. 첫번째 바인 0:0 무승부는 총 35차례 발생했다. 퍼거슨 경의 마지막 경기였던 5:5 무승부는 총 10골이 나온 2경기 중 하나였다. 히스토그램의 중앙에서 우리는 총 3골이 나오는 경기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함을 알 수 있다. 3골이 나온 경기 중에서도 2:1 승부가 가장 많았다. 패턴은 우리가 그림을 통해 보는 바와 같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이 패턴이 어디서 발생했는가에 대해서 이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수학적 모델을 도입할 수 밖에 없다.









축구 경기 결과는 랜덤하다. 축구와 다른 스포츠가 사람들의 흥미를 이끄는 것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음에 기인한다. 경기를 보고 있지만 잠시라도 한 눈을 팔게 되면 그 순간 중요한 빌드업 과정이나 급작스레 터진 골을 놓치게 된다. 골은 경기의 어느 순간에라도 나올 수 있는 이벤트이다. 하나의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축구를 정확히 90분짜리 경기라 생각하고 각 1분마다 득점이 나올 수 있는 확률은 동등하다고 하자. 앞서 경기당 평균 2.79골이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우리는 1분에서 32분 사이에 1골을 볼 수 있게 된다.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데 1분동안 득점할 수 있는 확률을 0.031로 둔다. (2.79골/90분) 이 시뮬레이션을 많이 정말로 수없이 많이 돌려보면 우리는 시즌의 전체 득점 패턴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결과는 아래 그래프에서 실선 부분과 같다. 우리는 이를 통해서 시뮬레이션을 통한 예측과 실제가 어느 정도 겹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시뮬레이션과 실제가 연관성을 가진다는 것은 시뮬레이션이 굉장히 성공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감독이 터치 라인에서 선수들을 향해 소리지르는 것, 팬들이 선수들을 향해 쓸모없다고 조롱하는 것, 선수 스스로 지금이 득점 찬스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우리가 추정한 모델에 영향을 주지 않는 요소다. 그런 사항들은 득점의 분포에 대해 영향을 행사하지 못한다. 오히려 이 모든 것들이 추정한 모델 내에서의 함께 어우러져 무작위성이 발생하도록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래프에서 실선에 해당하는 부분, 즉 시뮬레이션으로 추정한 부분은 포아송 분포(Poisson distribution)로 알려져있다. 포아송 분포의 성질 중 하나는 과거의 발생한 사건이 미래에 발생할 사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포아송 분포의 이 성질은 내가 이 분포를 사용한 이유이며 축구 경기에서도 이와 같은 특징은 적용될 수 있다 : 지금까지 몇골이 나왔는가, 어느 시간에 골이 나왔는가는 앞으로 발생하는 득점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포아송 분포를 활용한 시뮬레이션과 실제 결과는 꽤나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득점은 무작위성을 가지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특정한 패턴을 또 발견해낼 수 있다.


랜덤 시뮬레이션과 포아송 분포는 어느 곳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사항이다. 대학교 통계학 수업에서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 포아송 분포를 따른다고 배운다. 실제로 버스 회사는 정시에 버스를 출발시키지만 노인을 태우는 과정에서 시간이 더 소모되고 도로 위를 달리는 자전거 등으로 인해 현실에서는 변화가 발생한다. 또 다른 일상생활 예시로는 1년마다 갈아끼우는 전구의 개수를 언급할 수 있다. 전구를 갈아끼우는 매 순간마다 아주 작게나마 고장의 확률을 동반하게 된다. 우리는 그 곳에서도 포아송 분포를 발견할 수 있다.


포아송 분포란 이름은 19세기 초 프랑스의 시몽 데니스 포아송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포아송은 그 분포에 대한 수학적 요소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 실제 삶에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포아송 분포를 실제 삶에 반영한 인물은 1898년 독일에서 일하고 있었던 라디슬라우스 보르트키예비치였다. 보르트키예비치가 조사하고 있던 자료 중 하나는 우연히 기병대의 말의 발길질에 맞아 사망하는 군인의 숫자였다. 그는 20년간 14개 연대의 사망자 수를 조사했고 말의 발길질에 맞아 죽은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플로팅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그는 이 자료가 포아송 분포와 굉장히 일치하는 모습을 보인다는걸 발견했다. 말의 발길질에 걷어차여 사망하는 것은 흔하게 발생하는 사건이 아니다. 20년간 14개 연대에서 사망한 병사의 수는 144명이었는데 불행하게도 1년에 4명이 사망한 연대가 2곳이 있었다. 그러나 포아송 분포를 적합시킨 결과 보르트키예비치는 이 2곳 연대가 특별히 더 말을 다루는데 있어서 조심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냥 그 해에 운이 없었던 것일 뿐이다. 축구가 사람의 목숨만큼 중요할 수도 있고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쨌든 축구도 같은 규칙을 따르게 된다.


포아송 분포는 수학적 유추의 첫번째 단계이다.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포아송 분포를 따르고 있고 축구 역시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사건이 갑자기 발생하고 동시에 각 사건이 독립적이며 이전 사건들이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합리적으로 그 사건이 포아송 분포 형태와 유사할 것이라 가정할 수 있다. 통계학자들은 자동차 추돌사고, 비행기 엔진의 고장, 은행의 파산, 자살과 살인, 건축 현장에서의 산업재해 모두 포아송 분포의 형태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해냈다. 


우리는 축구에서 1분 뒤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예측하지 못한다. 평균적으로 경기당 몇골이 나오는지는 알 수 있지만 그 골이 나오는 시점은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최종적인 결과로 특정 스코어가 다른 스코어보다 많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바로 이 임의성 속에서 역설을 발견하게 된다. 득점은 임의의 시간에 나오지만 그것이 모여 하나의 패턴을 형성하게 되고 결국 우리는 최종적인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굉장히 임의로 발생하는 사건들이 사건의 발생을 설명할 수 있게 만들고 빈도에 대해 예측할 수 있게 만든다. 


무작위성은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수학자들 역시 항상 이런 방법을 활용한다. 새로운 시즌이 개막하고 월드컵이 시작하고 오스카 시상식을 앞둔 순간마다 언론사들은 어떤 팀이 우승할지, 어떤 영화가 수상을 할지에 대한 확률을 예측한다. 언론사가 제시하는 확률은 때로는 굉장히 합리적으로 보이고 정말 딱 알맞을 때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의 예측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그들 역시 포아송 분포를 활용한다. 축구 경기 결과를 모델링하는 것은 각 팀의 득점 기록과 실점 기록을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보자면, 2012/2013시즌 아스날은 평균적으로 홈경기에서 2.47골을 넣었고 원정에서는 1.32골을 기록했다. 한편 홈에서는 평균 1.21골을 내주었고 원정에서는 0.74골을 내주었다. 모든 팀을 대상으로 이와 동일한 데이터를 구하고 각각의 경기 조합에 맞춰 시뮬레이션한다. 그렇게 우리는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예측을 하게 된다. 아래는 2012/2013시즌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3/2014시즌을 예측한 것이다.



L

Pts 

맨시티

38 

22 

71 

42 

73 

리버풀 

38 

22 

11 

64 

43 

71 

첼시 

38 

21 

12 

74 

51 

68 

맨유 

38 

19 

12 

61 

45 

64 



이 예측은 실제 데이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맨체스터 시티는 리버풀에게 2점차로 앞서 리그 챔피언이 되었고 첼시는 정말로 3위에 랭크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컴퓨터에서 돌린 1차례의 시뮬레이션에 불과하다. 컴퓨터에서 '실행'을 누를 때마다 결과가 달라진다. 아래는 또 다른 시뮬레이션 결과이다.



Pts 

리버풀 

38 

23 

68 

37 

76 

첼시 

38 

22 

8

75 

52 

74 

맨유 

38 

22 

11 

72 

43 

71 

맨시티 

38 

19 

11 

64 

42 

65 




만약 스티븐 제라드가 첼시와의 경기에서 미끄러지지 않았다면 바로 위에 있는 결과를 마주했을지도 모른다. 리버풀이 25년만에 리그 타이틀을 차지하는 결과 말이다. 리버풀의 우승을 바탕으로 스티븐 제라드가 잉글랜드 월드컵 팀에 더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었을지도 모른다. 시뮬레이션으로는 이것과는 또 다른 굉장히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객관적인 과학자 입장에서 시뮬레이션은 여러차례 시도해야하고 그 모든 결과를 종합한 결론을 내려야만 한다. 나는 이 시뮬레이션을 10,000회 돌렸고 여기서 얻은 결론이 가장 합리적인 답을 내놓을 것이다. 여기서 리버풀의 우승 확률은 11.5%에 불과했다. 한편 2012/2013시즌 우승을 차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우승 확률은 26.2%였고 첼시가 19.2% 아스날이 17.6% 맨체스터 시티는 12.8% 토트넘 핫스퍼는 6.0%의 확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결과를 다 알고 있고 이 예측이 진실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감독을 교체했고 최악의 시즌을 맞이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이 리그를 지배했고 두 팀 모두 100득점을 넘었다. 아주 정확한 예측 모형을 만들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실은 매우 정확할 수는 없어도 크게 틀리지 않는 모형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리그에서 우승권에 근접할 것이라 예측되는 팀들은 대체적으로 경기를 잘 치렀고 리그 상위권을 차지한 팀은 예측한 바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어떠한 개인적 판단없이 수학적인 접근만으로 예측을 시도했다. 득점이 무작위하게 발생한다는 것, 각 팀의 득점률만을 활용해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는 비슷하게 리그 순위를 예측할 수 있었다. 폴 개스코인이 축구는 예측 불가능하다 말했지만 우리가 맞이한 결과는 그것과는 정반대이다. 매 주말마다 400명 가량의 선수들이 공을 차면서 90분 경기를 소화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런던의 빅클럽이나 맨체스터의 빅클럽이 트로피를 차지한다. 축구는 예측 가능하다.


무작위성을 바탕으로 예측이 이루어지는 것은 실제 우리의 삶에서도 수학적인 접근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에 기인한다. 우리가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었을 때, 상담원은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의 대기 시간이 필요한가에 대해 즉각적으로 알려준다. 은행에서 대출 받을 때도 이미 은행에서는 파산 가능성에 대한 계산을 다 끝내놓은 상황이다. 


대기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회사의 파산여부 같이 어떤 클럽이 리그에서 우승할 것인가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우리의 예측은 과거의 사건을 종합해 미래에 발생할 확률을 계산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수학적 계산법은 독일 군인들이 말의 발길질에 차여 사망하는 것을 예측하는 모델에서 만들어졌다. 수학을 통해서우리는 버스의 도착, 축구 경기, 파산, 암발생률, 전화 대기 시간이 공통점을 가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우리는 사건이 어느 빈도로 발생하는가에 대해 예측을 할 수 있게 된다.


득점은 무작위로 발생하지만 수학은 최종적으로 예측이 가능하게 만든다. 그러나 무작위성으로 모든 현상을 다 설명하지는 못한다. 2013년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은퇴 이후 데이빗 모예스는 20여년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최악의 성적으로 몰아넣었다. 우리는 이 현상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불운을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브라질은 2014년 자국 월드컵에서 18분 사이에 독일에게 5골을 내주었다. 브라질이 단숨에 5골을 내준 요소로 압박감 속에 브라질이 무너진 것, 독일이 분위기를 탄 것을 무시할 수 없다. 득점의 무작위성 말고도 다른 것이 분명히 작용한다. 


무작위성만으로 퍼거슨의 성공 스토리와 독일 축구의 강력함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그 둘의 성공을 파악하기 위해서 우리는 내부적으로 어떠한 노력을이 이루어지는지 파악해야만 한다. 그런 노력들은 무작위성을 가지지 않고 따라서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한 방법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항들이다. 


생태학을 전공하는 학자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주변에 포식자가 없다면, 물고기들은 굉장히 무분별하게 퍼져있다. 그러나 포식자를 발견한 순간 그 물고기들은 모여 굉장히 조밀한 물레방아 형태의 포진을 형성한다." 특정한 한 마리의 물고기가 그 물레방아를 형성하기 시작하는가? 그 물레방아 형태가 회전하는 속도는 얼마나 빠른가? 각 물고기마다 선호하는 위치가 있을까? 과연 물레방아 형태가 포식자에게서 피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포메이션인가? 등은 실질적인 수수께끼가 될 수 있겠다. 무작위성을 활용하는 모델이 실패하는 순간 이러한 질문들은 굉장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며 패스 네트워크 역시 하나의 구조를 형성한다. 공의 움직임은 물리학의 법칙 뿐만 아니라 감독이 전술이라 생각하는 것들을 반영하게 된다. 그런 사항들을 하나하나 캐내기 위한 모델은 지금 우리가 사용한 무작위성과는 다른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적용하는 수학적 이론이 달라질 뿐이지 결과를 관측하고 가정을 세우고 (또 다른) 수학적 모델을 활용해 시뮬레이션을 하고 그 가정이 맞다는 것을 입증하는 방법은 동일하다.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하는 모델을 발견하는 것은 수학자에게 큰 도전 과제라 할 수 있다. 만약 시즌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골이 발생하는가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지금까지 논의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포메이션, 선수들의 움직임과 기술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싶다면 우리는 더 깊은 논의를 진행해야만 한다. 이것이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출처 : <SOCCERMATICS : Mathematical Adventures in the Beautiful Game, David Sumpter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