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조세 무리뉴의 전술 실패 때문에 전반전 시티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케빈 데 브라이너와 다비드 실바에게 너무나 많은 공간을 내주고 말았다.



조세 무리뉴는 맨체스터 더비 이후 "일부 선수들이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때로는 선수들이 감독을 실망시키곤 한다." 라고 비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전에 아주 형편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무리뉴가 선수들을 비판했듯이, 마찬가지로 무리뉴 역시 전술적 실수로 비판받아 마땅했다. 하프타임 이후 무리뉴는 포메이션의 변화를 줬고 그 덕분에 경기력 향상이 가능했다.


펩 과르디올라의 4-3-3 포메이션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는 바로 2명의 전진 배치된 중앙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케빈 데 브라이너였다. 두 선수는 현재 위치보다 더 높은 곳에서 뛰는 것에 익숙한 선수지만 과르디올라 부임 이후 새로운 역할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앞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자주 선보이며 빠른 속도로 시티의 라인과 라인 사이를 결합시켜준다. 시티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세르히오 아게로가 결장하기 때문에 무리뉴의 첫번째 입무는 실바와 데 브라이너가 뛸 그 공간을 방어하는 것이였다.


허나 무리뉴는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플랜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시즌 계속해서 기용되고 있는 마루앙 펠라이니, 폴 포그바를 출전시켰지만 두 선수는 전반전에 반복해서 약점을 노출했다. 특히 포그바는 자신에게 익숙한 3명의 미드필더 형태에서 뛰고 있는 것처럼 수비적인 규율이 상당히 결여된 모습이었다. 포그바는 자꾸 전진하면서 펠라이니 혼자서 수비라인 앞에 위치하게 만들었다. 펠라이니는 올시즌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혼자서 실바와 데 브라이너를 막는 것은 불가능한 임무였다.


시티가 좌우 폭을 넓게 운용하면서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루크 쇼는 각각 놀리토, 라힘 스털링 견제를 위해 터치라인 가까이서 경기를 펼쳤다. 그렇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그 결과 풀백과 센터백 사이의 공간(채널, Channel)이 자꾸 열렸고 시티는 특히 왼쪽지역을 노렸다. 데 브라이너는 지속적으로 에릭 바이-발렌시아-펠라이니 사이에 위치하면서 그 지점을 공략했고 유나이티드 선수 어느 누구도 그를 막을 임무를 부여받은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데 브라이너는 왼쪽 채널 지역에서 계속해서 롱패스를 연결받았고 시티 역시 왼쪽을 빌드업 플레이의 주 지역으로 삼았다. 맨체스터 시티가 루크 쇼를 유나이티드의 약점 부위라 생각했는지 그 이후에는 스털링 쪽으로 여러 차례 공을 넘겨줬다. 하지만 유나이티드 수비 어느 누구도 안정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평소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던 데일리 블린트도 선제골 장면에서 데 브라이너에게 완벽하게 벗겨졌다. 롱볼로 만들어진 시티의 첫번째 득점, 켈레치 이헤아나초의 리바운드골이 시티의 물흐르듯한 패스 연결로 나온 골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퍼포먼스로는 상당히 인상적인 골이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전반전 종료 직전 1골 만회했고 무리뉴는 아주 극단적인 변화를 줬다. 2명의 측면 플레이어 헨릭 므키타리안, 제시 린가드가 교체되었고 마커스 래시포드가 왼쪽에 웨인 루니가 오른쪽에 위치했다. 팀의 3번째 미드필더로 안데르 에레라가 투입되었다. 4-2-3-1에서 4-3-3으로 변화가 이루어졌고 이제는 온전한 포워드 3명이 전방에 배치되었다.


교체 투입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에레라는 투입된지 1분 지나지도 않아서 태클을 성공시켰고 그렇게 백4 라인 앞에 수비적인 힘을 더해줄 수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포그바와 펠라이니를 전진시켰으며 특히 펠라이니는 롱볼의 타깃맨으로 경기를 펼쳤다. 유나이티드가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압박 플레이가 상당히 향상되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던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압박이 향상되자 패스 줄 공간을 찾지 못했다. 유나이티드 공격 선수들은 시티 수비수들을 압박하고 시티 수비수들이 후방으로 내려간 경우에서도 개개인을 쫓아갔다. 시티는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과르디올라는 후반전 8분만에 교체 카드를 시행했다. 센터포워드 이헤아나초를 빼고 홀딩 미드필더 페르난두를 투입시켰다.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던 페르난지뉴와 데 브라이너를 각각 전진시켜 형태는 4-3-3 포메이션을 유지했다. 페르난두 투입은 수비적 퀄리티의 향상, 수비적 규율 향상을 불어넣었고 효과는 아주 좋았다. 시티는 경기를 안정화시켰고 지배권을 되찾아왔다. 르로이 사네가 스털링과 교체된 이후 시티는 역습 기회를 더 잘 살렸어야 했다. 유나이티드 최고의 순간은 과르디올라가 변화를 주기 전까지만 나왔다.


무리뉴는 쇼를 빼고 앙토니 마시알을 투입해 마지막 순간 4명의 공격수를 기용했다. 항상 수비진영에 상대보다 더 많은 선수를 배치하길 원하는 과르디올라는 5-4-1 시스템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상당한 수준의 멀티자원인 페르난지뉴는 이번 경기에서 3가지 다른 포지션을 소화했고 시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롱볼에 맞서 싸워야 했다.


과르디올라는 전술 대결에서 이겼다. 과르디올라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꺼내든 전술은 무리뉴의 전술을 한 수 앞섰다. 무리뉴가 성공적인 교체를 통해 경기 추격을 시도했지만, 과르디올라는 여기서도 빠르고 효과적으로 무리뉴의 전술 변화에 대응했다. 전술 대결이 반드시 수비적이고 조심스러운 경기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번 맨체스터 더비는 재미와 전술적 흥미로움을 동시에 잡은 경기였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sep/11/pep-guardiola-jpse-mourinho-manchester-city-manchester-united-premoer-league



by Jonathan Wilson


조세 무리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부임 이후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를 무력화시키기 위해선 팀의 3번째 미드필더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맨체스터 더비가 시즌 초반에 성사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본머스-사우스햄턴-헐 시티, 선덜랜드-스토크-웨스트 햄을 모두 훌륭하게 격파했지만, 이번 더비 경기는 양 구단 모두에게 진정한 시험대이다. 서사적 관점에서도 이번 경기는 아주 우수한 편이다. 연속극과 같은 오늘날의 PL에서 두 감독의 이야기만한게 있을까? 스페인을 떠난 과르디올라와 무리뉴의 첫번째 맞대결이 베이징이 아닌 맨체스터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양 구단의 라이벌 매치가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올 경기라면, 맨큐니언(Mancunian)의 검이 베이징보다 맨체스터에서 첫번째로 진검승부를 펼치는 것은 보다 더 적합하며 의미있을 것이다.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비교적 차분하게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두 사람에게 논란이 되었던 사항은 각각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조 하트를 기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전부일 뿐이다. 두 감독 모두 선수 선발 관점에서 상당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고 아직까지 두 감독 모두 극단적인 선택을 취하지 않았다. 허나 지금까지는 가벼운 몸풀기에 불과했을 수 있고 어쩌면 상대에게 다양한 패를 보여주지 않기 위함이었을 수도 있다.


무리뉴는 단 1자리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마루앙 펠라이니의 짝으로 경기에 나섰던 안데르 에레라는 폴 포그바에게 자리를 내줬고 그것이 지금까지 무리뉴가 준 변화의 전부다. 무리뉴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맨체스터 더비는 웨인 루니에 기용에 대한 무리뉴의 신념을 시험해볼 기회다. 무리뉴는 루니를 미드필더처럼 활용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무리뉴는 3번째 미드필더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릴 수도 있다.


2010년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서 무리뉴가 인터나치오날레를 이끌고 과르디올라를 처음 상대했을 때, 무리뉴는 2경기 모두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인테르는 밀라노에서 3-1 승리를 기록했고 캄프 누에서는 0-1로 패배했다. 특히 2차전 티아고 모타의 퇴장 이후, 무리뉴는 4-1-4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단은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Eyjafjallajokull) 화산 폭발로 인해 밀라노까지 버스로 이동해야 했고 무리뉴는 1차전에서 그 점을 활용해 대담하게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첫번째 엘 클라시코에서도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해 높은 지역부터 압박을 시도했지만 그가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는 5-0 난타를 당했다. 그 이후 무리뉴는 트리보테(trivote)를 활용한 4-3-3 포메이션으로 엘 클라시코 전술을 바꿨다. 백4라인 앞에서 수비를 보호해줄 홀딩 미드필더를 하나 더 배치시켜 바르셀로나의 패스 리듬을 방해하고자 했다. 17일 사이에 펼쳐진 4차례 엘 클라시코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코파 델 레이 결승전 승리, 리그 무승부,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 0-2 패배를 기록한다. 2차전 경기에서는 만회를 위해 4-2-3-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시도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2011년 이후로 무리뉴는 과르디올라를 상대로 딱 1차례만 트리보테 전술을 사용했다 : 트리보테 전술을 활용한 5경기 전적은 1승 2무 2패고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한 9경기 전적은 2승 4무 3패다. 4-3-3 포메이션으로 변환한 것은 무리뉴가 0-5 참사를 당한 이후 그런 굴욕적인 패배를 피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사용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이번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다비드 실바, 케빈 데 브라이너가 주로 활약할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후방 지역에서 열세에 빠질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현재까지 무자비할 정도로 정교한 패스 연결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시티의 패스 연결은 무리뉴가 루니를 빼고 에레라 혹은 모르강 슈네들랭을 투입하면서까지 극단적인 점유율 포기 선언할만큼의 위력은 아니었다. 아직 맨체스터 시티가 완벽하게 과르디올라의 축구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점은 유나이티드가 선수를 치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무리뉴가 보여줬던 위험회피형 축구, 공이 없는 상황에서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축구,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는 축구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있다.


지금까지 모습을 보면,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는 공을 점유한 상황에서 3-2-2-3 포메이션 형태를 취한다. 후방에서 M자 형태 배치는 페르난지뉴가 두 센터백 사이로 내려오고 좌우풀백이 전진해 형성되며 때로는 스톤스가 페르난지뉴를 후방에 두고 전진을 선택한다. 보도에 따르면, 과르디올라는 바카리 사냐, 가엘 클리시, 파블로 사발레타에 대한 재계약 협상을 중지시켰다고 한다. 이는 그가 현재 풀백의 기여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과르디올라가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속으로는 전혀 다른 상황을 꾸미고 있다면, 그것은 아마 풀백이 (원래 풀백의 자리에서) 후안 마타, 앙토니 마시알을 경계하도록 만들면서 스톤스를 전진시키는 전략이 될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마타의 속도감 부족, 마시알의 올시즌 다소간 경기력이 저하된 모습을 고려해 풀백을 미드필드 지역까지 전진시키는 모험은 충분히 해볼 수 있다. 풀백을 전진시켜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상대할 수비수는 2명이 남아있게 된다. 일카이 귄도안의 경기 복귀 여부도 하나의 관심사인데 그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그 자리는 충분히 페르난지뉴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세르히오 아게로의 빈자리를 채워야하는 것 역시 과르디올라의 또 다른 과제다. 켈레치 이헤아나초는 직접적으로 아게로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나 과르디올라가 가짜 9번을 사용한 수차례 전례가 있기 때문에 라힘 스털링이 가짜 9번을 수행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만약 스털링이 가짜 9번으로 나선다면 측면에는 헤수스 나바스 혹은 르로이 사네가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무리뉴와 과르디올라가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 나선다면 유나이티드의 4-2-3-1과 시티의 4-1-4-1이 충돌하게 되고 이는 상대 선수와 아주 직접적인 대결이 성사됨을 의미한다. 유나이티드는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시티보다 1명을 더 배치한다. 시티의 추가된 창조적 미드필더에 대응할 수 있는 형태이며 한편으로는 포그바의 수비적 규율을 시험해볼 무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술적인 관점에서 두 감독이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진정한 재미를 불러올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sep/08/jose-mourinho-faith-wayne-rooney-manchester-united-city






by Alan Shearer


맨체스터 더비 결과만으로 유나이티드 혹은 시티의 시즌 최종결과가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두 감독에게 이번 맞대결은 자신의 클럽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상대방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임에는 분명하다.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아 두 클럽이 우승을 두고 다툴 예정인 것은 분명하다. 이번 맞대결에 양념을 치는 요소는 바로 조세 무리뉴와 펩 과르디올라가 잉글랜드 무대에서 첫번째 승부를 가린다는 사실이다.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모두 부임 후 리그 3연승을 기록하면서 이번 맞대결에 대한 기대를 상당히 끌어올렸다.


지금까지 두 클럽, 이적생들에게 상황이 잘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 대결은 양 구단 모두에게 엄청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모든 사항을 고려해볼 때, 시즌 초부터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치는 것이 프리미어 리그 입장에서는 아주 환상적인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이번 경기 결과는 시티 혹은 유나이티드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할 것인가를 말해줄 것이다. 나는 이번 대결을 아주 기대하고 있다. 아주 맹렬한 경기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르히오 아게로의 결장이 시티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 생각해 유나이티드가 근소하게 우위에 있다고 본다.


켈레치 이헤아나초, 놀리토 혹은 활력을 되찾은 라힘 스털링이 아게로를 대신해 시티의 공격진을 이끌 수 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가 내려야할 아주 중대한 결정은 다른 포지션에 있다. 새롭게 영입된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바르셀로나와 칠레에서 빅매치 경험이 상당하지만, 그는 지난 달 말에 영입되었기 때문에 아직 기존 시티 선수들과 충분한 훈련을 시행하지 못했다. 맨체스터 더비처럼 아주 막중한 경기, 특히 더비전 특유의 분위기는 물론이거니와 유나이티드가 현재 보유한 위력적인 공격력을 고려했을 때 동료들과 훈련 시간이 부족한 브라보를 골키퍼로 내세우는 것은 상당한 도박이다.

과르디올라 vs 무리뉴 시간대별 득점 : 전자가 무리뉴(총 18골) 후자가 과르디올라(총 28골)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파워와 높이는 골키퍼 뿐만 아니라 시티 수비진 전체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다. 무리뉴 부임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시즌보다 더 이른시점에 박스로 공을 투입하고 있으며, 박스로 공을 투입하는 빈도 수도 상승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벌써 오픈 플레이 상황 크로스가 53회나 된다. 지난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시도한 오픈 플레이 상황 크로스 횟수는 29차례에 불과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러한 전술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공중전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브라히모비치 뿐만 아니라 폴 포그바와 마루앙 펠라이니 역시 공이 박스로 연결되는 순간 뛰어난 신체적 기량을 뽐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시티를 상대로 똑같이 공략할 것이다. 측면으로 공을 보내고 위험지역으로 크로스를 올려 누군가 머리로 공을 넣어주길 바랄 것이다.


레스터 시티와의 커뮤니티 실드, 사우스햄턴전을 보면 이브라히모비치가 그 역할을 아주 완벽하게 해줄 수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크로스의 궤적을 읽는 눈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마크맨보다 더 높이 뛸 수 있으며 헤더의 파워 및 정확도 역시 뛰어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본머스전(左)에서 5차례 오픈 플레이 크로스를 시도했으며 사우스햄턴전(中)에서는 14회, 헐 시티전(右)에서는 34차례 오픈 플레이 크로스를 시도했다. 녹색은 성공한 크로스, 빨간색은 실패한 크로스를 나타내며 노란선은 크로스가 아닌 것까지 포함한 모든 키패스를 나타낸다. 파란선은 크로스를 제외한 어시스트를 나타낸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는 이브라히모비치 말고도 컨디션 좋은 공격수가 있다. 지난 화요일 잉글랜드 U-21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래시포드를 선발로 써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헐 시티전에서 래시포드가 극적인 결승골을 기록했고 나는 MOTD에서 래시포드가 선발로 경기에 나서는 것이 머지않다고 말했다.

 

특히 스트라이커는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들과 다르게 감독이 기회를 줬을 때, 그 기회를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래시포드는 골을 기록하면서 감독이 주는 기회를 확실히 잡고 있다. 지금처럼 래시포드가 꾸준하게 득점을 기록한다면, 그를 제외시키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된다. 래시포드의 시간은 곧 올 것이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건강하다는 전제 하에, 무리뉴가 기존 경기와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구성하고 래시포드를 교체 멤버로 써도 놀라울 것이 없다. 


아게로 징계 때문에 맨체스터 시티는 라인업에서 최소 1자리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 하지만 시티의 전체적인 경기 접근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평소처럼 점유율 축구를 구사할 것이며 유나이티드가 넓게 퍼지도록 유도할 것이다. 시티와 선덜랜드의 시즌 첫번째 경기에서 우리는 새로운 풍경을 목격했다. 과르디올라는 풀백들이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차지하도록 요구했고 윙어가 넓게 포진한 상태에서도 중앙에서 수적우위를 유지했다.



 무리뉴 vs 과르디올라 맞대결에서 평균적인 패스 횟수

 조세 무리뉴 팀 : 283회

 펩 과르디올라 팀 : 684회






맨체스터 시티 풀백의 히트맵(左) 바카리 사냐와 알렉산더 콜라로프는 선덜랜드전에서 중앙 미드필더처럼 경기를 소화했다. 오른쪽 히트맵은 같은 경기에서 놀리토와 스털링의 히트맵으로 두 선수가 측면에 아주 넓게 포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웨스트햄전 전반전과 같이 시티의 움직임이 잘 돌아간다면, 시티는 저지하기 아주 까다로운 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전략이 무리뉴에게도 통할 것인가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유나이티드는 기꺼이 수비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것이며 역습을 통해 시티를 타격할 것이다. 만약 시티가 계속해서 미드필드 지역으로 풀백을 전진시킨다면, 상대에게 상당한 역습 공간을 내줄지도 모른다.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격 상황에서 어떻게 경기 할 것인지 알고 있다. 그들은 박스로 공을 연결시킬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티가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견뎌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출처 : http://www.bbc.com/sport/football/37310627




by Jonathan Wilson


아직 맨체스터 시티를 평가하기에 이른 시점이지만, 실바와 데 브라이너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4-1-4-1 겸 W-M 시스템이 팀의 기본적인 시스템으로 자리잡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맨체스터 시티에 대해 평가하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야할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변할 것이고 또한 발전할 것이다. 펩 과르디올라의 위대한 능력 중 하나가 바로 '변화무쌍'함 아니었던가. 과르디올라는 경기 접근법을 바꿀 의지와 능력을 갖춘 인물이고 그 능력은 수많은 경기를 소화해야하는 잉글랜드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시험받을 것이다. 아직 과르디올라가 지휘한 공식 경기는 2경기 뿐이지만, 과르디올라만의 특정한 패턴이 벌써부터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윌리 카바예로가 조 하트를 제친 것이며 클라우디오 브라보의 맨체스터 시티 이적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하트는 유로2016에서 손으로 2차례 실수를 저질렀으나 과르디올라가 그것보다 더 주요하게 체크한 것은 하트의 발기술이었다. 지난 2015/2016시즌 하트의 패스 성공률은 52.6%였고 이는 프리미어 리그 골키퍼 중에서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에서 지도했던 마누엘 노이어의 80.8% 성공률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과르디올라와 코칭 스태프는 하트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하트는 발을 바꿔서 공을 길게 연결시키라는 코치진의 지시를 받았지만, 강한 발 쪽으로 공을 옮기는 테크닉에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패스의 질은 나름 괜찮았다고 하지만 반대 발로 공을 전환시키는 과정이 문제였던 것이다.


허나 해결책으로 제시된 카바예로 역시 또 다른 문제점을 노출했다.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80%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첫번째 클리어링 상황에서 던컨 왓모어에게 소유권을 내주고 말았다. 슈테아우아와의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 원정 경기에서도 카바예로는 다시 한 번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는데, 새롭게 영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브라보는 지난 2015/2016시즌 84.3%의 성공률로 유럽에서 활약하는 골키퍼 중 최고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유로2016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지만, 여전히 다수의 사람들은 하트가 카바예로보다 더 좋은 슛-스토퍼(shot-stopper)라 생각한다. 하지만 과르디올라에게는 그것만이 중요한게 아니다. 골키퍼가 공의 움직임에 관여하고 점유율 유지와 빠른 역습 전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면, 과르디올라는 골키퍼가 선방을 적게 기록하더라도 기꺼이 그 골키퍼를 기용할 것이다.


비슷한 논리는 다른 포지션에도 적용된다.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알렉산더 콜라로프는 엘리아큄 망갈라를 제치고 왼쪽 센터백으로 출전했다. 콜라로프의 패스 능력이 망갈라의 공중전 능력보다 우위였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시티가 공을 점유하는 순간, 페르난지뉴는 두명의 센터백 사이로 내려오고 좌우 풀백인 바카리 사냐, 가엘 클리시가 딥-라잉 미드필더 포지션으로 이동한다. 이는 과르디올라가 2014년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처음 시행한 전술로 이 때, 케빈 데 브라이너와 다비드 실바는 "자유로운 8번(free No.8)"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부가적인 설명을 덧붙이자면, 1970년대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에서 4-3-3 포메이션이 유행했을 때 이들은 1명의 홀딩 미드필더와 다른 2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했다. 2명의 미드필더 중 1명은 10번으로 피치 높은 지역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담당했다. 다른 선수는 8번 유니폼을 입고 피치 위아래를 오가며 빈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이 선수의 주된 역할은 여전히 공격적인 위협을 가하는 것이었다. 1978년 월드컵에서 오시 아르딜레스가 바로 이 8번 역할을 수행했다. 


데 브라이너가 10번, 실바가 8번 혹은 그 반대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두 선수 모두 그 중간 정도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데 브라이너는 벨기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맨체스터 시티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 같다. 경기하는데 있어서 약간의 변화를 줘야했는데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은 자신만의 전술적 철학을 지니고 있고 나는 더 이상 10번 역할로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어디든 움직일 수 있는 자유로운 8번 역할을 담당한다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시티가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포지션을 다시 정비하면, 그 모양은 과거 W-M 형태처럼 보여진다. 짐작건대 그렇게 W-M과 유사한 형태로 변하는 이유는 자연스럽게 삼각형 형태를 만들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리미어 리그 첫번째 상대였던 선덜랜드는 라인을 깊게 내리고 시티가 점유율을 가져가도록 내버려뒀고 시티는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슈테아우아 원정 경기에서는 활력 넘치는 경기를 선보였지만, 앞으로 슈테아우아 수준의 팀을 상대할 일은 많지 않다. 슈테아우아는 라인을 올려 싸우는 도박을 걸어봤고 시티는 슈테아우아가 그렇게 나올 것이라 예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슈테아우아는 전반전에도 수차례 불안한 장면을 노출했고 시티는 경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그 약점을 더 파고들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현재의 전술적 요건이 사냐와 클리시에게 부합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분명 제기될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풀백에게 미드필드 지역으로 전진하라고 요구했지만, 그걸 수행한 선수는 바로 다비드 알라바와 필립 람이었다. 두 선수 모두 사냐&클리시보다 공을 발로 다루는데 있어서 훨씬 좋은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그리고 앞으로 상대팀은 역습 상황에서 시티의 중앙 블록을 우회하여 바로 측면으로 넘어갈 것이다. 


또한 일카이 귄도안이 부상에서 복귀하여 페르난지뉴와 동시에 경기에 나설 수 있는가 역시 또 다른 흥미로운 이슈라 할 수 있다. 만약 두 선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면, 아마 귄도안이 현재 페르난지뉴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점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4-1-4-1 혹은 W-M이 기본적인 시스템이라 했을 때, 페르난지뉴가 센터백으로 경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한다.


선덜랜드와 슈테아우아보다 더 우수한 상대를 만날 때, 그 때가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팀의 기본적 전술 설정 뿐만 아니라 상대팀에게 창의적인 카운터링을 먹이는 것에서도 특출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선덜랜드와 슈테아우아가 과르디올라에게 아주 순탄한 시작을 안겨주었고 첫번째 진정한 시험무대인 9월 10일 맨체스터 더비가 다가오고 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ug/18/the-question-kevin-de-bruyne-silva-free-roles












by Adam Bate


존 스톤스가 발전해야할 부분에 대해 보편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지난 5월 샘 앨러다이스 감독은 다소 퉁명스럽게 "스톤스에게 수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수비(defending)은 과연 무엇일까? 펩 과르디올라는 수비수가 갖추고 있어야할 덕목에 대한 개념을 일부 바꿔놓았다. 다른 사람은 수비수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클린 시트만큼 중요한게 무엇이 있겠냐고 이야기하겠지만, 축구는 궁극적으로 승리를 위해 하는 스포츠이며 과르디올라는 그 누구보다 승리 방법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그런 과르디올라가 수비수에 대한 가치관이 남들과 다르다) 과르디올라는 승률 73.5%를 기록 중이고 엘리트 레벨에서 그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시피하다.


진흙탕 수비를 펼치는 것도 클린 시트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지만, 여전히 클린 시트는 승리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과르디올라에게 있어서 수비와 공격은 하나의 유닛이다. 과르디올라는 멕시코에서 자신의 멘토인 후안 마누엘 릴로의 지도를 받았고 그곳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확고히 했다. 릴로처럼 과르디올라도 공격과 수비를 서로 개별적인 독립체라 인식하지 않았다. 그 시스템 속에서 센터백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센터백의 임무는 아군 공격의 시발점이자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는 것이 되었다.


물론 공중볼 경합을 해야하고 태클도 해야한다.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는 유럽에서 신장이 작은 축에 속했고 상대는 그 약점을 노렸지만 바르셀로나는 잠재적인 팀의 약점을 지역 방어와 공격적인 압박으로 감췄다. 특히 2010/2011시즌 헤라르드 피케는 라 리가 센터백 중 가장 많은 크로스를 차단한 선수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을 지도하면서 매시즌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선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실점 수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가 과르디올라식 수비의 약점을 찾아내기는 커녕, 과르디올라는 계속해서 수비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는 그가 시행하고 있는 방식이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최근 조세 무리뉴는 스페셜리스트를 선호한다고 이야기했지만, 과르디올라는 선수들에게 11명의 미드필더가 되라고 주문한다. 여전히 과르디올라가 독특한 시선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유일한 인물일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의 영향력을 숫자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수비수들이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펼치기 시작하고 있다. 2009/2010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50회 이상의 패스를 시도하는 센터백은 존 테리와 네마냐 비디치 뿐이었다. 숏패스로 범위를 한정지었을 때, 테리와 그의 파트너인 히카르도 카르발류만이 90분당 평균 40회 이상의 숏패스를 성공시킨 선수였다. 


아래는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현재의 상황을 이야기한다. 경기당 50회 이상의 패스를 시도하는 선수의 수는 그 때보다 500% 상승했다. 또한 40회 이상의 숏패스를 시도하는 센터백을 보유한 팀이 첼시 하나 뿐이었지만, 지금은 7개 팀이 수비수에게 패스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상당한 차이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축구인 것일까? 물론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120분 경기였지만 1966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센터백 바비 무어는 66차례 패스를 연결시켰다. 이제 수비수가 많은 패스를 시도하는 것은 월드 클래스 수비수가 일생에 단 한 번 기록할만큼 대단한 사건이 되지 못한다. 또한 바르셀로나의 점유율 축구에 영향을 받아 그들의 철학을 클럽 전체의 기조로 삼은 스완지 시티 같은 클럽이 등장했다. 과르디올라가 점유율 축구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주 분명하다. 바르셀로나는 2011년 웸블리에서 프리미어 리그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패스 횟수 777 vs 357 게임을 선보였고 그 확연한 차이는 잉글랜드 축구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과르디올라의 축구는 잉글랜드 축구에서 보던 것과 완전히 다른 축구였다.


2010/2011시즌은 과르디올라의 야망이 정점을 찍은 시즌이라 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평균 점유율 67%를 넘겼을 뿐만 아니라 89.6%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바르셀로나의 팀평균보다 더 패스를 잘하는 선수는 단 3명에 불과했다. 3명의 선수 중 가장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폴 스콜스였다. 과거 챠비 에르난데스는 "스콜스가 스페인 선수였다면 그는 더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 이라 말했었다. 2011년 웸블리에서 경기 종료 후 챠비, 리오넬 메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페드로가 스콜스의 유니폼을 얻고자했다.


물론 과르디올라의 성공에는 위대한 세대를 배출해낸 라 마시아의 기적이 함께했지만, 과르디올라의 축구가 단발성으로 끝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지난시즌 바이언은 평균 66.4%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팀의 패스 성공률은 88.0%에 육박했다. 과르디올라는 감독직을 시작한 이후 매시즌마다 리그 최고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는 팀을 만들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의 명목상 센터백인 메흐디 베나티아, 제롬 보아텡은 경기당 평균 66회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빈번하게 센터백으로 기용되던 사비 알론소는 93회의 패스를 연결시켰다. 여전히 잉글랜드 축구에서 센터백이 그와 비슷한 횟수의 패스를 기록하는 것은 익숙치 않다. 이제 과르디올라는 그것을 바꾸고자 한다.






"흔히들 센터백은 공중전에 강해야하고 저돌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티에는 미드필드로 쉽게 패스를 연결시킬 좋은 빌드업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미드필더들은 공격수들을 향해 좋은 패스를 넣어줄 수 있습니다. 공이 센터백에서 스트라이커에게 가능한 빨리 연결될 수 있다면, 반대로 스트라이커에서 센터백으로 팀이 후퇴하는 과정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 입니다." 과르디올라는 공을 소유하며 경기하는 것에 상당한 노력을 쏟아붓고 있으며 그렇게 미드필더를 후방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과르디올라는 수비수들에게 요구해야할 덕목에 대한 개념을 바꿨지만, 시장에서 기준에 부합하는 선수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스스로 선수를 만들어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단순히 선수의 포지션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팀의 경기하는 법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과르디올라가 수행했던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역할은 과르디올라의 커리어 말기에 거의 멸종되다시피했다. 대신 로이 킨, 에드가 다비즈, 클로드 마켈레레 유형의 선수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홀딩 미드필더에게 씩씩하고 투지넘치는 모습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패스마스터 유형의 선수는 쓸모가 없어졌다. 킨과 과르디올라는 둘 다 1971년생이다. 킨이 2000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PFA, FWA 선수상을 석권할 당시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 생활을 마감해야만 했다. 다음해 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6번째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거머쥐었으나 과르디올라는 세리에A의 브레시아로 자리를 옮겨야만 했다.


브레시아의 감독 카를로 마쪼네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를 여전히 중시하던 몇 안되는 감독 중 하나였다. 안드레아 피를로의 빈 자리를 채워줄 선수는 펩 과르디올라였고 그렇게 마쪼네는 다시금 플레이메이커가 귀환할 수 잇는 씨앗을 심었다. 그렇게 그 이후로 바르셀로나에서 플레이메이커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현역시절 부스케츠와 챠비를 섞어놓은 것처럼 경기한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구상대로 팀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부스케츠와 챠비는 물론 이니에스타와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위한 공간도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미드필드 지역만 지배하길 원하지 않았다. 그 이상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피치 전 구역에서 경기를 지배하는 것)


과르디올라는 2009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야야 투레를 수비수로 활용하면서도 승리했다. 후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자연스러운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영입해서 수비수로 전환시켰다. 과르디올라는 지금도 마스체라노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성공적인 영입이었다고 말한다. 이에 마스체라노는 "펩은 항상 디테일한 부분으로 사람을 놀라게 합니다. 그는 축구에 대해서 완전히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입니다." 라고 말한다.


바이언에서도 하비 마르티네즈에게 똑같은 처방이 내려졌다. 하비 마르티네즈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펩의 시스템 속에서 홀딩 미드필더와 수비수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는 선수가 후방에서만 뛰는 것에서 벗어나길 요구합니다. 그리고 경기 도중 포지션을 바꿔가며 뛸 수 있는 선수를 선호합니다." 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과르디올라의 사비 알론소 활용은 그의 아이디어에 대한 완벽한 예시라 말할 수 있다. 펩 과르디올라는 32살 알론스를 영입했을 당시 이렇게 말했다. "아마 알론소는 상대를 쫓아다니는 역할에서 세계 최악의 선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우리는 최대한 오랫동안 공을 소유하길 희망합니다. 그래서 사비 알론소 유형의 선수를 원했습니다."


2014년 사비 알론소는 샬케04를 상대한 바이에른 뮌헨 데뷔전에서 센터백으로 경기를 소화했고 66차례의 패스를 성공시켜 피치 위의 다른 어떤 선수보다 많은 패스를 성공했다. 과르디올라는 센터백 없이 3명의 풀백을 기용할 때가 있었고 거기에 적절하게 알론소를 수비 라인으로 내리면서 대처하기 시작했다. "감독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물어봤고 그에 대하여 과르디올라는 '수비 상황에서 센터백, 공격 상황에서 더 앞쪽에서 경기해주길 바란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라고 알론소가 말했다.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시즌 분데스리가 3위 클럽을 가볍게 3:0으로 이겼다.


이에 과르디올라는 "오늘 알론소는 정말 미친 듯한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상대 공격수는 우리의 수비수들을 압박했고 공간을 노렸습니다. 하지만 사비는 상대의 모든 의도를 다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라고 말하며 알론소를 칭찬했다. 특히 알론소의 패스가 더글라스 코스타에게 연결되어 토마스 뮬러의 선제골로 이어졌고 이것은 과르디올라의 결단이 성공적이었음을 의미한다.






시티에서 유사한 계획을 준비 중인 것이 결코 놀라운게 아니다. 이미 과르디올라는 "페르난지뉴는 우수한 빌드업 플레이, 전진 패스를 시도할 수 있는 선수이며 저는 그가 센터백에서 뛸 퀄리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팀 미드필더 선수들 중 상당수가 후방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수 있다면 우리의 빌드업 플레이는 정말 크게 좋아질 것 입니다." 라고 말했다.


과르디올라의 발언은 엘리아큄 망갈라에게는 나쁜 소식으로 존 스톤스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으로 전해질 것이다. 지난 3시즌간 프리미어 리그에서 88% 이상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 3명의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존 스톤스이기 때문이다. 제이미 캐러거는 스톤스가 바르셀로나에서 뛸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이야기했었는데 그말은 즉슨, 스톤스가 과르디올라 방식으로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르디올라도 스톤스 영입을 우리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스톤스 영입에 대해서 그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알고 있다." 라고 말했다. 미드필더를 수비수로 기용했던 그는 잉글랜드에서 손꼽히는 빌드업 실력을 갖춘 센터백 스톤스를 보유하게 되었다. 빌드업을 장점으로 하는 수비수의 등장이 어떤 관점에서는 과르디올라의 축구계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진정한 수비수? 그것은 정의에 따라 해석되겠지만, 펩 과르디올라 덕분에 그 정의는 점차 변화되어가고 있다.





출처 : http://www.skysports.com/football/news/11679/10529429/pep-guardiola-changed-the-role-of-centre-backs-like-john-stones








by Jonathan Wilson


점유율 축구를 상대로 엄격한 수비조직력과 빠른 역습이 승리를 거둔 것은 축구 전술의 또 다른 진보를 암시하고 있다.


사람들은 언짢아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처럼 계속해서 공을 지켜내면서 점유율을 유지해 끝내는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팀, 첼시처럼 수비를 깊숙히 내려 의도적으로 상대팀이 공을 소유하게 만들고 그걸 끊어내 역습만 시도하는 팀을 보는 것에 만족하고 있지 못하다. 지난 챔피언스 리그 4강전이 열린 경기에서 많은 사람들은 바이에른 뮌헨처럼 주도적인 경기를 펼치는 축구, 첼시처럼 수동적인 축구 모두에 재미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주도적인 축구, 수동적인 축구 모두 다 재미없다는 말은 문자 의미 그대로는 모순적이라 할 수 있지만, 문자 그 자체의 의미를 벗어나면 실제로 그러하진 않다. 우리는 극단의 시대에 살고 있다. 바르셀로나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서 티키-타카 축구를 시작했을 때, 그들은 전례없는 수준의 점유율을 보여줬었다. 아리고 사키가 이끈 밀란 이후, 약 20년만에 처음으로 등장한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는 팀이 등장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사키의 밀란과 펩의 바르샤는 다른 철학을 지니고 있다. 포지션을 살짝 뒤트는 것, 1명의 센터포워드를 조금 더 후방으로 내리는 것, 풀백을 조금 더 전진시키는 것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두 축구는 완전히 다른 축구이다. 과르디올라의 철학은 사키의 그것과는 다른 완전한 새로운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과르디올라가 더 이전세대의 극단적 축구였던 토탈 풋볼에서 자신의 철학의 기본적인 색채를 가져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바르샤의 특정 선수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스타일인 라 마시아를 거쳐 1군 무대에 데뷔하기 때문이고, 과르디올라가 다소 공상가적인 감독인 부분도 있으며, 작지만 보다 기술적인 선수들이 풍부해진 상황, 오프사이드 규정의 완화로 인해 효율적인 플레이 범위가 보다 증대되었다는 것들은 과르디올라가 토탈 풋볼에서 자신만의 축구 철학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토탈 풋볼(totaalvoetbal)이라는 단어는 70년대 초반 네덜란드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70년대 totaal 이라는 가치관은 네덜란드의 문화관 특히 건축쪽에서 두드러진 현상이었다. 건축 분야의 전문가인 JB 바케마가 주장하길, 당시 네덜란드의 건물들은 각각의 고유한 특징을 지녔지만, 전체적인 주변 환경을 고려해 주변과 조화되는 건물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바케마의 주장은 축구에도 적용이된다 : 선수들은 팀의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자신들의 포지션을 인지하고 있다. 플레이하면서 위치가 변경되지만 선수들은 계속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인지하며 자신의 위치를 재조정한다.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토탈 풋볼은 네덜란드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어느 선수이건 모든 것을 시행할 수 있다는 의미를 전세계에 던졌다 : 수비수도 공격을 할 수 있고 공격수도 수비를 할 수 있다.


티키-타카는 높은 수비라인, 지속적인 포지션 변화, 점유율을 통해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 (토탈 풋볼의 특징과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모든 것은 패스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철학을 토탈 풋볼과 공유하고 있다. 센터 포워드는 팀 움직임의 유동성 증가와 공이 움직일 수 있는 추가적인 선택지를 늘리기 위해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서 펄스 나인(false nine)으로 변형되었고, 풀백은 이전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으며, 미드필더들은 후방에서부터의 패스가 중요시되면서 수비수로 기용되기도 했다. 심지어 골키퍼는 후방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볼터치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우리는 티키-타카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를 몰랐다. 첼시가 2009년 챔피언스 리그 4강전에서 바르샤를 탈락 직전까지 몰고 갔기에 우리는 프리미어리그 클럽의 뛰어난 신체조건이 티키-타카를 막게해줄 것이라 믿었다. 그렇지만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패배했다. 그 다음시즌 조세 무리뉴가 이끈 인터나치오날레가 바르셀로나를 잡았다. 이 승리는 티키-타가를 대응하는데 있어서 아주 획기적인 승리였다. 인테르가 어느정도 운이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경기 도중 창의성을 잃어버리고 사이드로 향하는 패스를 줄이면서 수직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물론 바르샤가 평소에는 넣었을만한 기회를 이 경기에서는 넣지 못했고 특히 보얀 크르키치의 슈팅은 득점으로 연결되었어야했지만, 이 경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사실은 분명하다 : 극도의 점유율 축구는 극도로 점유율을 포기한 축구에 패배할 수 있다. 


이제는 과르디올라와의 정반대 축구로 대조되는 조세 무리뉴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조세 무리뉴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높은 수준의 팀을 상대할 때 다음과 같은 매뉴얼을 활용했다고 한다. 특히 원정 경기에서 말이다.



1) 경기는 실수를 적게하는 팀이 승리하게 되어있다.

2) 축구는 상대팀에게서 더 많은 실수를 이끌어내도록 해야한다.

3) 원정 경기에서 우리는 상대보다 우수한 경기를 펼치려고 노력하기보다, 그들이 실수하도록 만들어야한다.

4) 어떤 선수가 공을 가지고있던간에 그 선수는 실수할 가능성이 더 높다.

5) 점유율을 포기하는 선수는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6)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실패할까봐 두려워하게 되고, 그렇지 않은 선수는 두려울게 없어서 더욱 강해진다



무리뉴는 첼시를 이끌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 리버풀과의 리그 경기에서 위의 철학을 그대로 실행했다. 다소 다른 형태지만 다른 팀들도 무리뉴와 비슷한 철학을 공유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홈과 원정 구분할 것 없이 바이언을 상대로 기꺼이 수비 라인을 내렸고 카운터를 다시 카운터로 때리지 않는 바이언의 속성을 그대로 이용했다. (UEFA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2005-2006시즌 전체의 득점의 40%가 역습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역습의 비중은 지난시즌 27%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공격에서 수비로 효율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급격하게 전환되었다는 소리다) 더불어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팀의 취약부분 중 하나인 세트 피스에서의 부주의도 레알의 승리를 도왔다고 볼 수 있다. 선수를 마크하고 공중전을 이기는 선수보다 패스 능력이 출중한 선수를 우선 기용하는 과르디올라의 성향이 세트 피스 상황에서 그의 팀의 결점으로 드러나곤 한다.


첼시에 다시 부임한 이후 이전보다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던 무리뉴 감독은 시즌 도중에 다시 수비적인 경기로 전환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 팀은 수비 라인을 더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뒤로 물러나서 경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많은 역습을 시도해야하는건 제가 원하던 바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는 심사숙고하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제가 만약 1:0으로 경기를 이기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저는 제가 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0 승리를 만드는 것은 축구에서 가장 쉬운 일 중 하나입니다. 선수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억제하면 되기에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무리뉴는 선더랜드와의 캐피탈 원컵 8강전을 끝내고 나서 이렇게 말했었다.


선더랜드와의 경기가 끝나고 9일 뒤 펼쳐진 아스날과의 경기에선 0:0으로 경기가 끝났고  그 때부터 첼시엔 새로운 색깔이 입혀졌다. 상대팀은 공격적인 첼시에 대해 준비했으나 첼시는 그러하지 않았고 첼시의 시즌 도중 변화는 아주 큰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무리뉴는 리버풀과의 경기를 수비적인 마인드로 준비했고 선수들은 무리뉴가 준 미션을 완전히 수행했다. 경기 후 무리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미디어들이 정의하는 수비적인 플레이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수비적인 자세로 나서서 정말 잘 막아낸다면 당신들은 그걸 수비적인 플레이라 말하겠죠. 그렇지만 (수비적인 자세로 나와도) 좋은 수비를 보이지 못해서 2~3골을 실점한다면 수비적인 플레이라 말하지 않을 것 입니다."


그렇지만 AT와의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은 첼시의 수비가 문제점을 노출한 날이었다. 에당 아자르는 후안프란을 내러벼뒀고 결국 후안프란의 오버래핑은 AT의 동점골로 이어졌고 첼시는 다시 쫓기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무리뉴는 골을 넣기 위해 사무엘 에투를 두번째 스트라이커로 투입했는데 에투가 페널티킥을 내줬다는 사실을 떠나서 에투는 기꺼이 미드필더가 되려하지 않았다. "(에투의 투입은) 우리 팀이 5명의 미드필더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우리에겐 더 많은 공간이 생겼고 경기를 지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투가 투입된 후 12분만에 아드리안 로페즈를 빼고 라울 가르시아를 투입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말했다.


과르디올라의 철학이 녹아든 팀과 무리뉴의 철학이 녹아든 팀이 만나면, 한 팀은 공을 계속해서 점유할 것이고 다른 한 팀은 공을 잡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을 것이다. 한 팀이 75~80%의 점유율을 기록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다- 실질적으로 경기를 지배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존의 체계와 새로운 체계가 맞붙는 것은 진화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하나의 특징(극도의 점유율)이 등장하고 그에 반대되는 특징(극도의 점유율 포기)이 등장해 대결을 펼친다. 그러다 어느 선에서 두가지 특징이 통합될 것이고 다수의 클럽은 그렇게 통합된 방식의 축구를 구사하게 될 것이다. 두가지 양극단의 축구는 현재 그다지 사람들 입맛에 맞지않는 것 같다. 극도의 점유율, 극단적 점유율 포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은 앞으로 전술적 발전에 영향을 줄 요소를 암시하고 있다 : 물론 다수의 팬들은 승리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있지만, 축구가 세계화되면서 해외에서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현지인들보다 덜 충직한 팬들이다. 이들과 광고주들에게 더욱 어필하기 위해서는 미학적인 축구가 더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


필자는 바이언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탈락한 이후 과르디올라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이나 티키-타카가 죽었다는 식의 반응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한다. 과르디올라가 지난 5시즌간 감독으로서 수많은 타이틀을 획득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슈퍼 클럽들이 유럽 무대를 장악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과르디올라의 업적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지난 시즌의 바르샤가 바이언에게 패배했고 올 시즌의 바이언이 레알 마드리드에게 패배했다고 티키-타카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전술에는 절대적 옳고 그름이 없으며 완벽한 공식이란 있을 수 없다. 전술 이론가들은 과거의 연금술사처럼 모든 것을 설명해줄 수 있는 단 한가지 요소인 에테르(고대,중세 철학에서의 제 5원소)를 찾는 사람들이 아니다. 전술적 사고에는 진화와 한 단계의 발전이 있을 뿐이고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서 전술이란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바케마씨도 서로에게 연관되어있지 않은 것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기술적 우수성, 상대팀이 여전히 오프사이드 규칙 변화에 적응하고 있었다는 점, 자신들만의 플레이를 펼치기 위한 높은 집중력이 모두 어우러져 티키-타카가 바르셀로나에서 성공적으로 구사되었던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정점으로부터 내려온 것에는 집중력 저하가 한 몫을 했을지도 모른다. WhoScored.com의 통계를 참고하면, 리오넬 메시가 태클이나 가로채기로 공을 다시 탈취하는 횟수는 2010/2011시즌 경기당 2.1회에서 올 시즌 0.6회로 줄어들었다. 바이언도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는 경기에서 집중력과 열의가 레알만큼은 아니었다. 아니면 지난 2시즌간의 성공적인 행보로 헝그리 정신이 부족했다거나, 리그 우승을 너무나 빠르게 확정지으면서 최고조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물론 과르디올라가 전술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내렸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지난 2012/2013시즌 바이언이 챔피언스 리그 4강에서 티키-타카를 붕괴시켰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그와 똑같이 올 시즌 티키-타카의 색채를 입은 바이언에 그와같은 논리를 적용시키는 것은 아주 큰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 지난 2012/2013시즌의 바이언은 바르셀로나처럼 굉장히 주도적인 축구, 점유율을 기반으로하는 축구, 바르셀로나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에서 상대보다 점유율 우위에 있었던 팀이다. 지난 시즌 바이언보다 자국리그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클럽은 유럽 톱5리그 클럽들 중에선 바르셀로나가 유일하다.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만의 점유율을 놓고 보았을 때도 바이언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팀은 바르셀로나가 유일했다. 유프 헤인케스 감독은 바르셀로나가 자신들보다 공 점유에 더 능숙한 팀인 것을 인정했던 것이고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기 위해 수동적인 전술을 선택해 큰 성공을 거둔 것 뿐이었다.


그 어떠한 것도 티키-타카가 하나의 전술로서 생명을 다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 어떠한 사실도 더 이상 여러 클럽들이 점유율을 통해 경기를 지배하는걸 포기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2010년 인테르의 축구, 2012년 바이언과 바르샤를 상대한 첼시의 축구는 수동적인 전략을 선택하는 팀이 티키-타카를 상대로 극단적인 전술을 꺼낼 수 있다는걸 보여준 사례일 뿐이다. 2009년, 2011년에는 아무도 바르셀로나의 탁월함을 막지 못했지만, 2010년의 인테르와 2012년의 첼시는 그들을 막았다. 1973년 유러피언 컵 결승전 이후 아약스 세대가 해체된 이후, 바르셀로나처럼 높은 수비 라인과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준 팀은 없었다. 토탈 풋볼도 그러하고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도 그러하듯이, 특정 부류의 선수들과 환경 그리고 시대가 어우러져 특정한 방식의 플레이 방식이 만들어진 것이다. 토탈 풋볼이 축구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듯이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로 축구계에 영향을 끼쳤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같은 스타일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트렌드를 지배할 것이냐는 질문은 또 다른 이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진화의 바퀴는 한 번 돌기 시작하면 거꾸로 가는 일은 없다시피하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4/may/01/the-question-is-this-the-end-for-tiki-taka-football





2004년 가브리엘 마르코티는 '더 타임즈'에 펩 과르디올라에 관한 기사를 썼다. 그가 썼던 기사는 펩 과르디올라의 커리어를 칭찬하려는 의도가 아니였다. 과르디올라를 깎아내리는 비평들에 대한 응수를 두는 글도 아니였다. 그가 썼던 글은 2004년 축구에 펩 과르디올라가 얼마나 쓸모없는 선수인가에 대해 쓴 글이였다.


그의 글은 과르디올라가 더 이상 재능이 없다고 말하는 글이 아니였다.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출중하지 않았던 과르디올라의 주된 포지션은 수비수들 바로 앞 공간이었다. 과르디올라의 역할은 그 자리에서 앞선에 위치한 그보다 출중한 재능을 갖춘 선수들에게 공을 뿌려주는 것이였다. - 미하엘 라우드럽,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 호마리우는 펩 과르디올라의 도움을 받은 선수들이다. 마르코티는 당시 33세였던 과르디올라에 대한 혹평을 했고,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과르디올라가 정점에 위치해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당시에 그 누구도 과르디올라를 원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유럽축구는 중원에 두가지 유형의 선수를 두는데 치중했었다. (거친 태클을 거침없이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전형적인 공격형 미드필더) 많은 빅클럽들은 파괴자-창조자의 조합을 선호했다.  실제로 유벤투스에서도 다비즈-지단의 조합이 있었지 않았는가? 과르디올라와 같은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는 설 자리가 없었다.

 

마르코티의 기사를 인용하겠다.

 

"미드필더로서 그가 가진 기술들은 이제 쓸모없어졌다. 현대축구는 과르디올라와 같은 선수를 배척하고 있다. 그의 커리어는 훌륭하나 이제 과르디올라의 자리는 없다. 과르디올라와 같이 복잡한 패턴의 패스를 시도하는 선수들은 팬층을 잃어가고 있다."

 

과르디올라 본인의 인터뷰를 인용하겠다.

 

"나는 변하지 않았으며, 나의 기술 역시 퇴보하지 않았다. 단지 현대의 축구가 달라진 것일 뿐이다. 이제 축구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며 신체적인 조건이 더 요구되고 있다. 현대 축구의 전술은 달라졌다. 이제는 중원에 패트릭 비에이라와 에드가 다비즈와 같이 공을 잘 뺏어내고 태클을 시도하는 선수들을 원하고 있다. 이제 패스를 잘한다는 것은 보너스와 같은 부분이 되어버렸다. 이제 중앙에 위치한 미드필더들은 수비적인 역할에 치중한다. 나같은 스타일의 선수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2004년의 이야기였고, 2010년 현재 유럽의 챔피언은 펩 과르디올라가 이끌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르셀로나에 주입시켰다. 그는 중원에 3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하는데 세명의 선수 모두 과르디올라와 같은 유형의 선수이다. -챠비 에르난데스, 안드레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그리고 챠비와 이니에스타는 스페인 국가대표팀을 유로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6년전에 축구계에서 죽었던 과르디올라의 정신은 2010년의 축구를 이끌고 있다.


짧은 시간안에 그토록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은 놀랍다. 과르디올라 유형의 선수가 부활한 가장 큰 요인은 2000년대 초반의 4-4-2 포메이션에서 4-2-3-1 포메이션과 4-3-3 포메이션으로 흐름이 바뀌면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두 포메이션의 특징은 중앙에 3명의 미드필더를 둔다는 것이며, 한 명의 선수가 여유롭게 남는다는 특징을 지닌다. 기존의 파괴자-창조자 조합에 이제는 '패서'가 추가되었다. 리버풀이 리그 우승에 가장 근접했던 2008-2009 시즌 리버풀의 중원 조합은 다음과 같았다.  마스체라노(파괴자)-사비 알론소(패서)-스티븐 제라드(창조자)

 

그러나 변화에 더 큰 요인을 준 부분이 있다. 2000년대 초반에 마켈레레의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를 기용해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주된 방어대상이 되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감소현상이 발생했다. 더불어 막아야할 상대의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마켈레레 역할을 담당하는 미드필더의 수도 줄어들었다. '창조자'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들은 밑으로 내려가 플레이를 하고 더욱 조직적인 패싱 플레이를 선보인다. -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안드레 이니에스타는 3명의 미드필더 중 가장 위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리고 홀딩 미드필더는 태클러에서 패서로 변하게 되었다. - 마이클 캐릭과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가장 큰 수혜자이다. 그리고 중원 대결은 더 이상 피지컬 대결과 공을 뺏어내는 대결이 아니라 패싱 중심의 대결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런 방식은 바르셀로나가 몸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선수들이 순전히 바르셀로나에서만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패싱 능력으로 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만든 선수들이 존재한다. 안드레아 피를로는 분명한 예시가 될 수 있다. 과르디올라를 '쓸모없는 선수 유형'이라 혹평했던 마르코티도 그 기사에서만큼은 다른 클럽들과는 상반된 축구를 구사하는 AC 밀란에서만큼은 과르디올라가 통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AS 로마의 다비드 피사로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로마는 특이한 포메이션으로 축구를 하고 있었다. 피사로도 인테르의 4-4-2에서는 굉장히 힘들어했다. 따라서 우리는 거의 10년간 볼을 다루는 미드필더들이 특이한 포메이션을 구사하는 팀에서 성공적이였다고 추론할 수 있겠다.


또한 우리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챠비와 이니에스타를 만들어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이미 바르셀로나 유스가 만들어낸 선수들이였다. 그러나 그들이 어린 시절에 과르디올라의 플레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과 레이카르트 감독 아래에서는 출전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는 점은 사실이다. 2006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레이카르트 감독은 두 선수를 벤치에 두었다.

 

세기가 바뀌면서 모두들 기대했지만, 여전히 피지컬은 기술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반대의 상황이 현재 펼쳐지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그 어느때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과르디올라의 말을 인용한 부분을 다시 읽어보라. 2004년이 완전히 다른 세상이였던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6년전 쓸모없는 선수라고 혹평을 받았던 과르디올라의 철학은 유럽축구를 이끌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부임했을 당시의 나이는 37세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신체적인 능력은 과르디올라의 장점이 될 수가 없다. 그러나 그의 프로정신을 고려해보면 패싱 능력은 여전했을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37세에도 라 리가 혹은 세리에A에서 충분히 통했을 것이라는 소리는 그다지 불합리적인 말이 아니다. 시대가 따라주지 않은 탓에 과르디올라는 커리어를 너무나 일찍 마쳐버렸다. 하지만 그 덕분에 과르디올라가 빠른 시기에 감독직을 수행하여 그의 철학이 빠르게 축구계에 침투하게 되었다.

 

따라서 2000년대 축구전술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과르디올라이즘(Guardiolaism)의 흥망성쇠였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4/27/how-the-2000s-changed-tactics-1-the-fall-and-rise-of-the-passing-midfielder/

펩의 바이에른 뮌헨 vs 펩의 바르셀로나

Michael Cox 2016. 5. 25. 00:10 Posted by Seolskjaer



by Michael Cox (본문은 2015년 5월 5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슈퍼 클럽이 현대 축구를 지배하는 시기에 그것도 특히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무대에서 슈퍼 클럽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기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이 바르셀로나를 만나는 것은 사실 시간의 문제였다. 이번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4강 무대에서 만나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하다. 2013년에 두 팀이 4강에서 맞대결을 펼칠 당시 과르디올라 감독은 어느 팀도 지휘하고 있지 않았지만, 당시의 바르셀로나는 과르디올라 없이 살아가기 시작했던 시기였고 바이에른 뮌헨은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은퇴 이후 팀을 이끌 후계자가 펩 과르디올라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그 때 두 팀의 대결은 '과르디올라가 이끌었던 팀' vs '과르디올라가 앞으로 이끌어갈 팀' 이라는 구도였다. 


결과는 정말 놀라웠고 바이언이 바르샤를 상대로 7:0 승리를 거두었다! 사실 두 팀의 스코어차는 가혹했다. 양 팀의 경기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바르셀로나가 시즌 후반기 대다수의 시간을 故티토 빌라노바 감독의 투병으로 인해 팀을 정상적으로 이끌지 못했던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빌라노바 감독은 바이언과의 준결승에 앞서 팀에 복귀했지만 이미 몇 달전부터 바르샤의 경기 집중력은 떨어져가고 있었다.


당시의 바이언은 바르셀로나 못지않은 패스 성공률과 점유율을 기록하는 팀이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바이언이 바르셀로나의 방식으로 똑같이 응수해 바르셀로나를 이기려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바이언은 결코 사람들이 예상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펼치지 않았다. 바이언은 바르셀로나의 분명한 약점인 피지컬 싸움을 집요하게 노렸고 이러한 바이언의 전략은 세트 피스 상황에서 명확하게 드러났고 바이언은 여기에 역습까지 추가해서 확실히 본인들에게 유리한 경기를 펼쳤다. 바르샤에 심어진 과르디올라의 축구는 과르디올라게에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는 유프 하인케스 감독에 의해서 철저하게 붕괴되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만의 이데올로기이며 자신의 10대 시절을 보냈던 라 마시아의 컨셉을 빌려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바르셀로나에 심어진 리누스 미헐스와 요한 크루이프의 철학은 오늘날 상위 레벨의 감독들의 지도 원칙과도 같다. 2014-2015시즌 챔피언스 리그 8강 무대에 진출한 8개의 클럽 중 4개의 클럽을 바르셀로나 출신인 루이스 엔리케, 로랑 블랑, 펩 과르디올라, 훌렌 로페테기가 이끌고 있던 것만 봐도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만의 방식만 추구하지 않고 거기에 실용주의 색채를 더하고 있어 탁월한 전술가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여전히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본적인 컨셉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 공을 빠르게 순환시키는 것, 높은 수비 라인을 유지하는 것, 선수들이 동일한 수직선 상에 놓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네덜란드 대표팀이 4-3-3 시스템이 아닌 두 명의 피보테를 배치하는 것을 요한 크루이프는 극도로 싫어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런 세세한 부분에서 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 개인 기량의 최대치를 뽑아낼 수 있는 전술을 만들어내는 것을 즐기며 이는 펩 과르디올라의 바이에른 뮌헨이 마냥 바르셀로나의 복제품처럼 결코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전체적인 경기 접근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바이언 전술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전술적 포인트는 스위퍼-키퍼인 마누엘 노이어의 역할을 바이언이 굉장히 광범위하게 활용한다는 것이다. 스위퍼-키퍼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한 것은 결코 아니지만 마누엘 노이어처럼 단호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 역할을 이렇게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선수는 지금까지 없었다.


2008년으로 돌아가서 과르디올라가 바르샤 스쿼드에 전달한 첫번째 메세지는 모든 플레이는 골키퍼로부터 시작되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골키퍼는 높은 수비라인 뒤에서 스위퍼 역할을 수행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바르셀로나의 골키퍼이자 외향적인 성격이 아닌 것으로 알려진 빅토르 발데스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요구에 걱정 가득한 채 면담을 요구했고 수비수들이 감독의 요구를 잘 수행하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과르디올라는 걱정하지 말라고 발데스를 다독였고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과르디올라의 요구는 정상적으로 잘 이루어졌다.


굉장히 특수한 포지션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현대적 버전으로 한 단계 발전시킨 리오넬 메시와 마누엘 노이어는 어찌보면 비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정신나간 소리라고 할 수도 있는데 각자의 포지션을 발전시켰다는 점에선 충분히 비교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골키퍼와 센터-포워드는 페널티 박스에서 다수의 시간을 보내는 포지션이지만 메시는 False 9이라는 개념으로 노이어는 스위퍼-키퍼의 개념으로 박스를 벗어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과르디올라의 팀이 공을 소유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고 특히 피치 중앙에서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게다가 선수 본인의 뛰어난 기량으로 팀을 전세계적인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이는 팀으로 이끌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마리오 괴체를 메시의 복사본으로 만드려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그게 성공적이지 못한 모습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와 바이언의 가장 큰 차이점은 9번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의 활용 방법이다. 레반도프스키가 전방에서 전봇대와 같은 역할을 해주기도 하지만 마리오 만주키치를 내치고 레반도프스키를 선택한 것은 레반도프스키가 공을 소유하는 능력과 창조적인 기술력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더 우위에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전형적인 9번 유형의 공격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데 그전에 과르디올라 감독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의 개인적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점과 메시가 중앙 공격수로 뛰길 원했다는 것을 반드시 고려해야한다. 분명한 사실은 이브라히모비치 영입을 위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사무엘 에토를 내줬고 거기에 어마어마한 금액까지 얹혀주었다. 정통 스트라이커 유형 자체만 놓고 봤을 때 과르디올라 감독은 정통 스트라이커에 대한 어떠한 나쁜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다.


센터백은 공통점을 찾기가 훨씬 수월하다. 제롬 보아텡은 바이언의 헤라르드 피케이고 두 선수는 젊고 실수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맨체스터에서 성공적이지 못한 시절을 보낸 후 자국으로 돌아와 성공했다는 점에서도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다만 바이언에 부족한 것이 있다면 바르셀로나의 카를레스 푸욜같은 유형의 선수가 없다는 것이며 푸욜과 피케 조합에 버금가는 파트너십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이언에서 백3 시스템과 백4 시스템을 번갈아 활용해 전술적 유연성을 뽐내고 있는 와중에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까지 더해져 지금의 바이언이 강력한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바르샤에서 미드필드 지역에 많은 에너지를 쏟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이언에선 측면으로 볼을 연결시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일반적으로 에릭 아비달이 다니 알베스만큼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치지 않아 풀백의 공격 가담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바이언에서는 양쪽 풀백 모두를 과감하게 전진시키고 있고 전진하는 풀백들을 향한 장거리 패스 역시 자주 나오고 있다. 글에 앞 부분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선수들이 동일한 수직선 라인을 형성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 말을 조금 더 정확하게 풀어서 쓰자면 윙어와 풀백이 나란히 있는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풀백이 측면으로 폭을 넓히면 윙어는 중앙으로 가야하고 윙어가 폭을 넓히면 풀백은 중앙으로 침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바르셀로나에서는 풀백이 측면을 따라 오버래핑을 시도하고 윙어들이 중앙으로 침투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바이언에서는 윙어들이 터치라인을 타고 움직이며 바이언이 풀백이 중앙에서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알베스와 아비달은 그런 역할을 할 수 없었지만 필립 람과 다비드 알라바는 중앙 미드필더로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람과 알라바가 상대 풀백을 홀리는 과정에서 프랭크 리베리와 아르연 로번이 더 깊숙한 위치까지 침투해서 공을 연결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 준다. 지난 2013-2014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이런 패턴의 플레이가 아주 잘 통했다.


프랭크 리베리야말로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와 과르디올라의 바이언을 구분짓게 해주는 집약체와도 같다. 선수의 전술적 역할이라는 부분에서 리베리는 성숙하지 못한 선수이다. 천방지축 어린이처럼 피치 위에서 가능한 많은 선수를 제쳐내려는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가 바로 리베리다. 'Pep Confidential' 저자인 Marti Perarnau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리베리에게 자신의 전술적 컨셉을 가르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 판단했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은 단지 리베리가 과르디올라 감독이 요구하는 사항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리베리와 달리 페드로 로드리게스는 완벽하게 바르셀로나스러운 선수였다. 페드로는 리베리처럼 기술적으로 굉장히 특출난 선수는 아니지만 페드로의 교묘한 플레이는 다른 공격수들이 모두 부러워할 수준이었다. 게다가 페드로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요구를 아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고 메시와 알베스를 위한 공간 창출 및 적절한 위치 선정, 적절한 침투를 바탕으로 팀의 공격이 진행되는데 크게 일조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지도 아래서 페드로는 4-3-3 포메이션의 측면 공격수로서 아주 완벽한 예시였다.


비슷한 차이점은 미드필드 지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세르히오 부스케츠, 챠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완벽한 밸런스를 갖춘 조합이었다. 3명의 선수 모두 완벽한 패서였고 각자만의 장점 또한 갖추고 있었다 : 챠비는 순전히 패서였고 부스케츠는 다소 수비적인 역할을 전담했으며 이니에스타는 상대 선수를 드리블로 제치는 것도 가능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3명의 선수 조합을 웬만해서는 깨지 않으려고 했고 3명의 조합을 깨는 경우는 거의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투입할 경우가 전부였다. 사실 파브레가스 투입은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다.


바이언은 미드필드 지역에서 바르셀로나만큼의 조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부상의 여파가 분명히 있지만 바이언에는 부스케츠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가 없다. 부스케츠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의 부재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DFB 포칼컵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홀딩 미드필더였던 람과 사비 알론소는 도르트문트의 강력한 압박 속에서 공을 제대로 연결받지 못했고 상대의 강력한 압박 속에서 방향을 전환해내지 못했다. 도르트문트의 강력한 압박에 바이언은 공을 다시 뒤로 보냈을 뿐 공을 앞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홀딩 미드필더의 역할을 피치 위에서 가장 중요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람을 굉장히 아낄지라도, 알론소의 패스 기록이 훌륭할지라도 현재 바이언에는 부스케츠만한 미드필더가 없다. 티아고 알칸타라가 바이언의 부스케츠가 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2년간의 부상 문제로 성장을 이어가지 못했고 미드필드 지역 중 가장 후방인 곳에서 알칸타라가 잘해낼 수 있는지도 아직 더 지켜봐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 부분에서 토니 크로스의 이탈은 굉장히 큰 손실이다. 바이언에 계속 남았더라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크로스를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만들어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페드로와 부스케츠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 B팀을 지도했을 때부터 그의 철학을 공유한 선수들이다. 누구보다 먼저 과르디올라 감독의 철학을 몸소 배운 선수들이고 피치 위에서 감독이 원하는 바를 완벽히 수행해내던 선수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페드로와 부스케츠를 가장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다.


바르셀로나 B팀에서 보냈던 2007-2008시즌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있어서 훈련 방식을 확실히 설계하고 1군 무대에 진입시킬 선수를 성장시키는 준비 단계였던 것이다. 반면에 바이언 감독직 부임에 앞서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1년의 시간을 단지 독일어 공부에만 투자했고 바이언은 아직까지 바르셀로나만큼의 조직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지금의 바르셀로나 역시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만큼의 조직력이 아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과르디올라 감독과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 B팀을 지도하며 과르디올라 감독이 앞서서 만든 (1군 감독이 되는) 시스템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메시, 네이마르, 루이스 수아레즈 3명의 콤비 플레이가 굉장히 우수한 편이나 전체적으로 지금의 바르셀로나가 예전보다 개인의 기량에 더 포커스를 맞춘 팀인 것은 분명하다.


바르셀로나와의 2번의 경기는 뮌헨에서 2년의 시간을 보낸 과르디올라 감독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2년 연속 분데스리가 타이틀은 훌륭한 성과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분데스리가 리그 내에서의 경쟁과 지난 2013-2014시즌 4강 무대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철저히 무너졌던 것을 생각했을 때, 분데스리가 타이틀만으로 바이언의 진정한 레벨을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출처 : http://www.espnfc.com/uefa-champions-league/2/blog/post/2433390/pep-guardiola-barcelona-vs-pep-guardiola-bayern





By Jonathan Wilson

 

알렉스 퍼거슨 경이 말했듯이 축구에는 주기가 있다. 퍼거슨 감독은 클럽과 대표팀의 황금세대에 대한 주기만을 언급했지만 축구에는 포메이션과 경기 스타일에 대한 주기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던 4-4-2 포메이션은 4-2-3-1이 등장하면서 인기가 식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4-2-3-1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변화의 이유는 측면에 있다.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축구 전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중앙에 밀집하면 상대적으로 윙어들이 자유로워지고 그렇다면 측면에서 경기의 향방을 좌우하는 싸움이 벌어진다.

 

필자는 축구장 규격을 정한 사람이 굉장한 천재라고 생각한다. 이 때 정한 규격이 아직까지도 사용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선수들의 체격이 이전보다 더 커졌지만 축구장 규격은 여전히 옛날 그 방식이 유효하다. 예나지금이나 경기장 규격은 100~110m 및 64~75m이고 10명의 선수로는 경기장을 꽉 채울 수 없다. 어떠한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공간은 생기기 마련이다.

 

펩 과르디올라의 멘토로 알려진 후안마 릴로는 4-2-3-1 포메이션이 선수들을 피치에 아주 고르게 배치할 수 있는 최적의 포메이션이라고 말했다. 3명의 중앙 미드필더들은 유기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고 전진 배치된 윙어들은 4-4-2에서 노출시킬 수 있는 약점을 차단시킨다. 4-4-2 포메이션의 윙어들은 상대팀의 풀백과 직접 맞대결하지 않으나 4-2-3-1의 윙어들은 상대의 풀백과 바로 직면하기 때문에 4-4-2 포메이션은 상대팀 풀백에게 공간을 내주게 된다. (물론 경기장에 선수를 적절히 배치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시되는 사항은 압박과 패스 그리고 짜임새 있는 움직임과 같은 다른 요소가 더 중요하다)

 

그렇지만 어떠한 포메이션이든 어느 정도의 공간은 허용할 수 밖에 없다. 사람 11명이 피치를 충분히 메꿀 순 없다. 4-2-3-1의 윙어가 상대팀 풀백과 철썩 달라붙은 채 경기를 펼친다면 동료 풀백과의 거리가 멀어진다는 문제가 생긴다. 4-2-3-1 포메이션이 노출하는 공간은 공략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마음 먹으면 충분히 가능한 공간이기도 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8강전인 네덜란드와 브라질의 경기에서 호비뉴는 전반전 내내 네덜란드의 풀백 그레고리 반 더 빌 근처에서 뛰지 않았다. 아르옌 로벤은 전진해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호비뉴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 호비뉴는 이 경기에서의 선제골을 기록했는데 빈 공간에 홀로 위치해있다가 자신 앞에 발생한 더 넓은 공간으로 달리면서 골을 만들어냈다. 로벤은 사실상 호비뉴를 막을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4-2-3-1 시스템을 상대할 경우, 윙어가 상대 풀백과 거리를 두면 괜찮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4-2-3-1을 활용하는 팀의 윙어가 수비 가담에 소홀한 선수일 경우 더더욱 위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로벤은 단지 브라질의 풀백 미셸 바스토스를 견제하고 그를 뚫는데 집중했던 것이다. 로벤이 열심히 뛰지 않았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그렇지만 4-2-3-1의 윙어가 너무 전진해 있으면 풀백과의 공간은 무방비 상태가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우리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상대의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에서 뛴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런데 4-2-3-1 포메이션에서는 2명의 홀딩 미드필더가 공격형 미드필더의 움직임을 방해한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막아낼 수 있지만 4-2-3-1 포메이션은 측면에서의 약점을 노출하게 된다. 측면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던 네덜란드는 8강전에서 후반전 전술 변화를 통해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당시 수비형 미드필더를 담당하던 나이젤 데 용은 중앙은 물론 오른쪽 측면 공간까지 커버하기 시작했고 반 더 빌은 전반전보다 전진하는 횟수를 늘렸다. 두 선수가 호비뉴의 공간을 죽이자 호비뉴가 경기를 펼치는데 어려움이 생겼다.

 

호비뉴는 전반전 로벤처럼 수비 가담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따라서 후반전부터는 로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로벤은 계속해서 바스토스를 시원시원하게 제쳐냈다.

 

4-2-3-1 포메이션의 등장은 드리블러의 귀환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4-2-3-1은 상대 선수를 기술과 스피드를 이용해 제쳐내는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아르옌 로벤, 에당 아자르 같은 선수들이 날개를 다는 포메이션이다. 측면에서 크로스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던 윙어들은 득점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윙포워드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전방에서 드리블을 치는 것은 팀에게 해를 끼치는 상황을 만들기 마련이다. 측면을 책임지는 선수라면 적어도 상대의 풀백을 어느 정도 방어할 생각을 가져야하는데 그러지않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시즌 개막부터 오스카, 아자르, 후안 마타를 동시에 기용하며 4-2-31을 활용한 첼시는 측면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오스카와 마타가 굉장히 부지런히 뛰는 선수임에도 측면의 빈공간을 커버할 수가 없었다. 첼시가 스리백을 사용하는 아스톤 빌라를 무참히 꺾었지만 스리백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윙백들은 첼시에게 큰 문제를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스리백 포메이션에서의 윙백은 4-2-3-1이 노출하는 그 공간에서 뛰기 때문이다. 수비를 소홀히하는 호날두도 레알 마드리드에게 문제를 가져다줄 수 있다.

 

맨체스터 시티에게 패배했던 아스날도 4-2-3-1 포메이션의 문제점을 똑같이 경험했다. 아스날의 역습 상황에서 루카스 포돌스키는 큰 도움이 되는 존재지만 상대 수비수가 근접해 방어하는 경우, 수비 조직이 갖춰진 상태에서 포돌스키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포돌스키가 상대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드문 편이다. 따라서 아스날은 왼쪽에서 맨체스터 시티에게 많은 공간을 허용했다. 그 결과 맨체스터 시티는 아스날의 왼쪽을 공략한 끝에 2득점을 기록했다.

 

4-2-3-1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포메이션이 그렇듯이 장점이 있으면 약점이 있기 마련이다. 약점은 있지만 새롭게 등장하면 상대가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다만 3년 정도가 지나면 명확한 대응책이 생기기 마련이다.

 

축구에서 완전한 것은 없다. 4-2-3-1 포메이션도 마찬가지다. 한때는 가장 최적의 포메이션이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다른 포메이션과 마찬가지인 포메이션이 되어버렸다.

 

 

 

출처 : http://www.guardian.co.uk/sport/blog/2013/jan/15/the-question-4231-football-tactics



by Jonathan Wilson


디에고 시메오네가 2011년 12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하게 되었고 그 말은 즉슨 시메오네가 이제 아르헨티나에서 자신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데 상당한 시간적 제약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 부임이 확정되었을 때 그의 아들은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럼 아빠는 이제 메시, 호날두랑 싸우는 거에요?" 아들도 그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했을거다.


시메오네는 마드리드에서 보낸 4년 반의 시간 동안 메시에게 딱 2번의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그 2차례의 타이밍은 매우 절묘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또 다시 8강에서 좌초시켰다. 아틀레티코의 바르셀로나전 승리는 상대의 스타 선수를 무력화시키는 탁월한 예시로 설명될 수 있을만큼 훌륭했다. 지금껏 시메오네에게 메시는 골칫덩어리였으나 이번에는 그 문제를 해결했다.


아틀레티코는 호날두로 대표되는 레알 마드리드와 또 한차례의 대결을 펼칠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또 다른 거인을 물리쳐야만 한다. 1974년 유러피언 컵 결승전, 아틀레티코는 루이스 아라고네스의 프리킥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1:0 리드를 가져갔다.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서 아틀레티코는 스페인 클럽 2번째로 유러피언 컵을 차지하는 팀이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 게오르그 슈바르첸벡이 동점골을 넣어버렸다. 바이언은 재경기에서 아틀레티코에게 4:0 승리를 거두었고 아틀레티코는 그로부터 40년 후에야 다시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또 다시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아틀레티코는 추가시간 동점골을 내주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관점에서 바이언을 4강에서 꺾고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꺾는 것이 유러피언 결승전 악몽을 씻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일 것이다.


다가올 바이언과 아틀레티코의 대결은 1974년 결승전 이후 두 팀의 첫번째 대결이다. 시메오네는 과르디올라와 딱 1번 경기해봤고 당시 바르셀로나가 2:1 승리를 기록했다. 이번에 아틀레티코가 8강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한 것은 바이언을 상대하기에 아주 좋은 훈련이 되었을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바이언에서 더 진화했고 더 이상 4-3-3에 얽매이지 않으며 이제는 위험을 조금 더 감수하며 플레이 펼치고 롱볼 활용에도 마음의 문을 열어둔 상태다. 어찌되었건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에 심은 축구주의는 뮌헨에서도 똑같이 뿌리내렸다.


분명 두 팀의 대결에서 바이언은 아틀레티코를 상대로 점유율을 지배할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2경기 합쳐서 72%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상대의 점유율이 높은 것은 시메오네에게 골칫거리가 되지 못한다.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는 공없는 상황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에 상당히 숙련된 모습이며 그가 내세울 4명의 미드필더들은 언제든지 뒤로 물러서 수비 라인으로부터 10야드 미만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아틀레티코 선수들은 바이언의 공간을 죽일 것이며 동시에 적극적으로 앞에서부터 바이언을 압박하기도 할 것이다.


바르셀로나와의 2차전 경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아틀레티코가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풀백 사이의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공을 차단했다는 점이다. 바르셀로나가 전형적으로 후방에서 볼을 뿌리는 방식을 방해한 것인데 이런 성향은 과르디올라의 바이에른 뮌헨과 교집합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딥-라잉 미드필더인 사비 알론소 혹은 티아구 알칸타라가 부스케츠의 역할을 맡고 좌우에 위치한 공격적인 풀백(필립 람과 다비드 알라바)이 바이언이 바르셀로나와 똑같은 전개를 펼칠 수 있게 만든다. 시메오네는 이 공간을 반드시 노릴 것이다.


수비의 마스터 시메오네 vs 가장 강력한 파괴자, 티키-타카의 대부이자 현대 축구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전략을 보유 중인 과르디올라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이 대진은 상당히 흥미롭다. 경기가 시작되기 이전까지 과르디올라가 주어진 선수 자원을 어떻게 배치할지 확신할 수가 없다. 과르디올라의 선택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걸 대비하고 직접 맞서 싸워야하는 시메오네에게는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시메오네에게만 골칫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도 바이언은 후반기에 살짝 리듬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더글라스 코스타는 크리스마스 이전의 경기력이 아니고 유벤투스, 벤피카와의 경기에서는 지나치게 공을 점유하려는 모습도 있었다. 바이언이 겨울 휴식기 이후에 놓친 승점이 12경기에서 단 7점뿐이라는 사실은 바이언의 후반기 부진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유럽 대항전에서 수비력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분명한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마누엘 노이어는 유벤투스, 벤피카와의 2차전에서 실수를 저질렀고 바이언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유벤투스의 압박은 시메오네에게 분명한 참고사항이 될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최근 3차례 모두 4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시즌에는 자신이 기반을 다져두고 떠난 바르셀로나의 뛰어남에 무릎을 꿇었지만, 그 이전의 2차례 패배는 모두 실용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결정적인 역습 상황을 노리는 팀에게 당한 것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와 첼시) 아틀레티코는 이 사실에도 주목할 것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15/2016 UEFA 챔피언스 리그는 시메오네 아들의 체크리스트를 따를 수 있을까. 메시를 이긴다? 그건 이번에 해냈다. 호날두를 이긴다? (최근 마드리드 더비 전적을 본다면) 아마 그럴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아틀레티코는 펩 과르디올라를 무찌르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야 한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pr/15/diego-simeone-pep-guardiola-atletico-madrid-bayern-munich-champions-league-semi-fi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