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프리미어 리그의 전통적인 킥-오프 시간 이전에 이미 2경기에서 13골이 나왔다. 개막주에 총 31골이 나왔고 지난시즌 상위 6개 구단 중 먼저 경기를 소화한 3개 구단(아스날, 리버풀, 첼시)이 모두 3골씩 실점했다. 스페인이 호날두의 퇴장으로 논란에 휩싸여도, 이탈리아에서 밀란이 부활을 암시하고 있어도, 독일에서 정교하게 형성된 압박 형태가 시선을 끌어도, 프랑스에 네이마르가 있을지라도 드라마와 유쾌함에 있어서 프리미어 리그는 여전히 왕(king) 이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성공을 원하는데 적합한 왕은 분명히 아니다. 또한 대표팀을 위해 어린 선수를 육성하는데 있어 적합한 왕 역시 아니다. 적어도 구단이 대표하는 지역을 보살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믿는다면, 그런 역할로서의 왕 역시 아니다. 그러나 언제든지 바보같은 상황이 발생하여 흥미와 구경거리를 준다는 관점에서는 유효하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에 퀄리티 있는 감독과 선수가 많다는 것, 리그 전반적인 경쟁력으로 인한 요인도 (프리미어 리그가 흥미로운 점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위권 구단이 수비를 못한다는 사실이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가오는 주말 아스날, 리버풀, 첼시는 각각 스토크, 크리스탈 팰리스, 토트넘 핫스퍼를 상대하기 앞서 1라운드에서 해결해야할 치명적인 결점을 보였다. 3개 구단(아스날, 리버풀, 첼시) 모두 최근 뒤에 언급된 각 팀에게 혼쭐난 적이 있다.


어느 선까지는 수비에서의 카오스가 경기 규칙의 변화로 인한 결과라 말해두고 싶다. 이제는 20~30년 전보다 수비하기가 어려워졌다. 수비 라인은 상대팀 공격수가 자신보다 뒤에 있다고 오프사이드를 예상하고 가볍게 나올 수 없다. 오카자키 신지가 아스날 상대로 기록했던 골은 아주 적절한 예시다. 크로스가 올라오는 상황에서 오카자키 신지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공을 터치한건 해리 맥과이어였고 맥과이어의 헤더가 이루어지는 그 순간 오카자키 신지의 위치는 오프사이드가 아니게 바뀌었다. 수비수들은 오카자키의 득점 상황 같은 특정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주저 앉게 되는데 그렇게 움직이면, 미드필드 지역에 기술적 능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더 많은 공간을 내주게 된다.


또한 시니컬(cynical)한 파울은 과거보다 훨씬 혹독한 처벌을 받고 있다. 하프 라인 근처에서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경기를 파울로 끊어내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지만, 과거보다는 훨씬 수행하기 어려워졌다. 이제는 거의 모든 파울 상황에서 경고가 나와야 한다는 기대심리까지 있다. 상대 선수를 위협하는 플레이는 이제 경기에서 거의 사라졌고 수비수가 자신의 실수를 상대를 향한 태클로 만회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제 그럴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1번이다. 


물론 두가지 변화는 상당히 긍정적인 발전이고 각 팀이 실질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다양한 전술적 이슈도 존재한다. 발레리 로바노프스키(Valeriy Lobanovskyi)가 만능형 선수(universal player)를 원했던 것, 펩 과르디올라의 11명의 미드필더화 코멘트에 관련된 사고관이 경기에 스며들고 있다. 이제 우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수비수에게 패스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헤더, 마킹, 태클 능력같은 전통적인 수비 스킬이 부족하더라도 패스 능력이 좋으면 그런 결점을 수용할 수 있다는 태도가 증가하고 있다. 

 

중앙 수비수가 보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한다는건 크루이프적 사고관의 핵심적인 요소였고 이는 오늘날 축구관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에는 로날드 쿠만, 프랑크 레이카르트였고 오늘날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다비드 알라바로 대표되고 있다. 또한 그러한 기조는 존 스톤스와 다비드 루이즈가 저지르는 수비 실수를 용서할 수 있게 만들었고 지난 금요일 아스날이 백3 자리에 2명의 레프트백을 배치한 이유이기도 했다.


오늘날 대다수 풀백은 사실상 윙백이나 다름없다. 지난 주말 프리미어 리그에서 윙백 혹은 풀백으로 경기를 소화한 선수들은 총 83회의 태클을 시도했고 123번 크로스를 올렸다. 풀백의 임무가 단순 수비에서 측면 공격으로 변하고 있는데 이 역시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난 화요일 밤, 리버풀이 호펜하임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장면을 보자. 리버풀의 레프트백인 알베르토 모레노는 상대 골키퍼 앞까지 달려갔고 (본래 담당해야 하는) 왼쪽 지역에 상당히 넓은 공간을 허용하고 말았다. 


최근 백3를 선호하는 경향 역시도 현대적 풀백의 공격 본능에 반응한 것일거다. 하지만 선수 1명을 수비에 더 배치하는 것이 수비적 결점을 가려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백3를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상대를 공략할 줄 아는 팀을 만나면 그 약점은 결국 노출되기 마련이다.


프리미어 리그가 엉망진창인 수비를 전세계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시장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영입만을 갈망하는 태도를 보여준 모습으로 맞이하는 당연한 결과물이다. 수비는 곧 연습이고 수비수 뿐만 아니라 (다른 포지션에서도) 동일한 선수들이 끊임없이 반복하여 선수들 간의 상호작용 패턴을 학습하여 얻어내는 결과이다. 또한 그렇게 학습된 형태가 유지되면, 그 수비는 정말로 뚫기 어렵다. 하지만 스쿼드에 지속적인 변동이 이루어진다면, 선수들 사이의 일정수준 이상의 익숙함을 형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 해진다.


비르질 반 다이크는 아주 뛰어난 수비수지만 그가 오늘 리버풀에 합류한다고해서 리버풀의 수비가 한순간에 뛰어나지지 않는다. (리버풀에 반 다이크가 영입된다 할지라도) 반 다이크가 클롭이 선호하는 프레싱 게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고, 풀백들의 전진 방식, 동료 센터백의 선호하는 플레이, 리버풀 미드필더들의 상황 대처에 대해서도 익숙해져야 한다. 데얀 로브렌 영입 사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로브렌 역시 (반 다이크와 마찬가지로) 사우스햄턴에서 아주 높은 평판을 받고 리버풀에 합류했다. 하지만 로브렌이 합류해도 리버풀의 수비는 안정과 거리가 멀었다.


이건 리버풀만의 문제가 아니다. 잉글랜드 축구계 전체에 걸쳐서 선수 영입으로 소용돌이가 치고있고 트레이닝 피치에서 해결한다는 생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시즌 한 감독이 훈련장에서의 연구로 팀의 문제를 해결했는데 그 감독이 바로 안토니오 콩테였다. 하지만 지금 콩테는 걱정이 가득해 보이고 의기소침해진 스쿼드를 다루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는데, 그 상황은 콩테 스스로가 영입 부족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족스러움을 표시함으로써 악화되었다.


지금이야말로 정말로 전념해야할 부분, 팀의 구조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부족함이 있었는지 판단해볼 좋은 시기일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sport/2017/aug/17/question-premier-league-teams-bad-in-defence-arsenal-liverpool-chelsea?CMP=share_btn_tw


 





by Jonathan Wilson


지난시즌 올림피아코스와 계약한 마르코 마린은 첼시 선수명단에 4년간 이름을 올렸지만 단 2차례 리그 선발에 그쳤다. 지난 1월 미들즈브러와 계약한 패트릭 뱀포드는 첼시에서 5년의 시간을 보냈지만 단 1경기도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후안 콰드라도 역시 첼시에서 단 3경기 선발출전에 그친 이후 유벤투스에 합류했다. 유럽 여러 곳에서 첼시에서 실패한 포워드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리버풀이 AS로마에서 모하메드 살라를 영입했다. 살라는 첼시에서 2년 반동안 단 6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살라가 첼시에서 보낸 시간은 임대의 연속이지만 피오렌티나 임대, 로마 임대가 살라에게 결코 손해는 아니었다. 최근 세리에A 에서는 이전보다 득점이 더 많이 나오는 추세를 보이지만, 살라가 측면 플레이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가 세리에A에서 보여준 득점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첼시에서는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챔피언스 리그에서 첼시를 상대로 홈&원정 모두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살라는 2014년 1월 £16m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FC바젤을 떠나 첼시에 합류한다. 


빠르고 직선적이면서 기술력까지 뛰어난 살라는 좀처럼 경기에 나서질 못했다. 물론 이미 윌리안과 에당 아자르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할 것이다. 특히 왼쪽에 아자르가 있었기 때문에 오른쪽에는 수비적 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두고 싶어하는 무리뉴의 특이한 선호도 역시 작용했다고 본다. 그로 인하여 무리뉴는 때때로 하미레스를 오른쪽 윙어로 기용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살라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의 문제보다 첼시가 옵션이 풍부한 상태에서 도대체 왜 살라를 영입했는가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후 여름 이적시장에서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영입되어 미드필드 지역에 창조자 역할을 해줄 선수가 늘어났다. 파브레가스 영입으로 인해 오스카 마저도 오른쪽 윙어로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이는 살라의 출전 가능성을 더욱 축소시켰다. 첼시시절 살라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실패했다고 주장하기보다 그가 제대로 된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다. 세리에A 무대에서 정기적인 출전 기회를 보장받자 살라는 FC바젤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피오렌티나와 로마에서 리그 71경기를 소화한 살라는 35득점 뿐만 아니라 2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한 그는 팀에 에너지와 속도까지 불어넣는 선수였다. 


위르겐 클롭이 이끄는 팀에서는 공격력을 뽐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첼시에서 정착하지 못해 떠밀려간 또 다른 선수, 다니엘 스터리지가 클롭의 팀에서 공격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걸 몸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살라는 평균적으로 경기당 0.5회의 태클을 성공하며 1개의 가로채기를 기록한다. 공을 뺏는 횟수가 경기당 1.5회라는게 대단해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상대에게 즉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위치에서 공을 뺏어낸다는 것은 매우 위협적이다. 지난시즌 사디오 마네는 90분 평균 0.9회의 태클, 0.3회의 가로채기를 기록했었다. 살라는 리버풀 포워드들의 덕목인 압박을 이끌 준비가 되어있다.


살라는 마네의 빈 자리를 커버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네와 동시에 양쪽 윙어로 기용되어 공격을 이끌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필리페 쿠티뉴는 지금보다 중앙에 가까운 위치에서 경기를 소화할 것이다. 또한 살라가 정통파 공격수인 에딘 제코와의 합이 좋았듯이 디보크 오리기와 합이 좋을 수도 있다. 지난시즌 살라는 제코에게 22번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고 이중 7번이 골로 연결되었다. 살라와 제코는 도르트문트의 오스만 뎀벨레-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에 이어 유럽에서 2번째로 생산성이 좋은 공격 조합이었다. 


살라가 첼시에서 실망스러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과연 그가 스토크에서 비오는 화요일 밤 경기를 버틸 수 있을까?' 란 질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살라는 네이션스컵에서 가나를 상대로 스토크보다 더 나쁜 환경에서 이집트의 1-0 승리를 이끌었던 선수다. 모래장이나 다름없었던 포르장티(Port-Gentil) 경기장에서 살라가 해냈다면, 살라는 어디서든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다.


살라 영입으로 클롭의 옵션이 늘어났고 공격 라인에 짐을 덜어줄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에서 그친다면 평가가 짜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살라가 정기적인 출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보여준 지난 5년간의 활약을 고려한다면, 살라가 머지사이드에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들이 우리의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7/jun/23/mohamed-salah-chelsea-liverpool-signing-roma






by David Sumpter


우리는 공격 포지션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 열광하지만, 축구는 수비수와 골키퍼의 활약으로 승리를 만들 수도 혹은 우승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올시즌 첼시는 굉장히 효율적인 공격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단 17실점에 그치는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2위를 달리고 있는 토트넘 핫스퍼는 단 16실점만 허용했다. 리그 1,2위를 달리고 있는 이들의 실점 수는 29골, 28골, 30골을 허용한 맨체스터시티, 아스날, 리버풀의 기록과는 확실히 대조된다.


이미 우리는 기하학적 접근을 통해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최적 포지션에 대해 논의했었다. 박스 중앙에서 시도하는 슈팅일 때, 박스 바깥에서 시도하는 슈팅 & 사선 방향에서 시도하는 슈팅보다 훨씬 많은 골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에는 슈팅을 허용하는 입장을 살펴볼 것이며 등고선 선도(contour plot)를 활용할 것이다. 아래은 상대에게 실점을 내줄 확률에 대한 등고선을 나타내는데 왼쪽이 프리미어 리그 20개 구단의 평균값, 오른쪽이 첼시의 기록을 표현한다.






첼시는 다른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과 비교했을 때, 사선 방향 슈팅이 실점으로 연결될 확률을 잘 막아내고 있다. 첼시의 실점확률 30% 등고선은 리그 평균보다 훨씬 폭이 좁다. 또한 첼시가 리그에서 슈팅을 적게 내주는 3번째 구단(경기당 7.25회 허용)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첼시가 극히 적은 실점만 허용한걸 이해할 수 있다.


아래는 극단적인 등고선을 기록하고 있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자료다. 









두팀의 실점확률 등고선은 리그 평균보다 폭이 넓다. 특히 리버풀은 정면에서 시도되는 슈팅에 취약하다. 리버풀은 현재 경기당 슈팅 허용수가 6.29회로 2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슈팅을 허용하는 구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 실점확률 등고선 범위가 저렇게 넓다는건 골키퍼가 리버풀의 취약 포지션이라는걸 이야기한다. 맨체스터 시티 역시 마찬가지다. 맨체스터 시티 역시 등고선의 범위가 너무 넓다.






헐 시티는 20개 구단 중 페널티 박스 내 슈팅수 허용대비 실점이 적은 팀이다. 토트넘 핫스퍼 역시도 허용하는 전체슈팅 수에 비해 실점이 적은 구단이다. 스퍼스의 등고선 형태는 굉장히 독특한 모양을 형성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두 구단은 리그 평균에 비해서 상대의 슈팅을 골키퍼가 잘 막아내고, 수비수들이 몸으로 방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가 기대값보다 더 많은 실점을 기록하는데 3가지 가능성을 언급할 수 있다 : '불운', '형편없는 수비','형편없는 골키퍼'. 반대로 헐 시티와 토트넘 핫스퍼가 기대값보다 훨씬 적은 실점을 기록하는데 '행운','좋은 수비','좋은 골키퍼'가 영향을 미쳤다고도 볼 수 있다. 


펩 과르디올라와 위르겐 클롭은 리그 평균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평균적인 슈팅까지 골로 허용했고 리버풀은 헐 시티 원정에서 앞서 언급한 바로 그 취약 지점에서 2골을 내줬다. 게다가 두팀은 시즌 내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발목을 잡히고 있다. 하지만 골키퍼들 못지않게 수비수들도 더 잘해줘야한다. 확률이 높은 구역은 어느 골키퍼나 다 막기 힘든 곳이다. 따라서 수비수들은 확률이 높은 지점에서 슈팅이 시도되기 전에 미리 상대 선수를 차단해줄 필요가 있다.




출처 : https://medium.com/@Soccermatics/which-team-has-the-best-defence-in-the-premier-league-acf0c116105e#.xqi0a4bn6






by Michael Cox


만약 위르겐 클롭이 이끄는 리버풀이 프리미어 리그 우승에 성공할 경우, 지난 월요일에 있었던 머지사이드 더비 1:0 승리는 굉장히 중요한 순간으로 언급될 것이다. 머지사이드 더비는 챔피언 구단이 보이는 특징이 집약된 승리였다. 지역 라이벌의 홈구장에서 형편없는 경기, 기대 이하의 경기를 펼쳤음에도 뒤늦게 터진 골로 승리를 거뒀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수준높은 경기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이번 머지사이드 더비는 맥빠지는 경기였다. 선수들의 집중과 적극성은 뛰어난 경기지만 좋은 콤비네이션 플레이나 뛰어난 개인기량이 나온 장면은 드물었다. 사디오 마네와 로베르토 피르미누가 원투를 주고받으며 에버턴의 수비진을 교란한 것이 이 경기에서 유일하게 두드러진 장면이었다. 90분 경기에서 정말 좋았던 장면은 이것 하나 뿐이었다.


최근 프리미어 리그에서 머지사이드 더비같은 경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3~4시즌 전에는 수많은 구단이 '점유'에 집착했는데 지금은 그것이 '압박'으로 옮겨졌다. 리버풀과 토트넘의 압박은 살짝 다른 방식이지만 두 구단은 전방에서부터 상대의 공간을 쥐어짜내고 있으며 위르겐 클롭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그런 전술로 리버풀과 토트넘을 아주 경쟁력있는 팀으로 만들었다.


펩 과르디올라 역시 압박을 열렬히 지지하는 감독이며 안토니오 콩테의 경우는 압박의 강도에 있어서 다른 구단만큼 강하지 않으나 훨씬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시행하고 있다. 때때로 전술적 트렌드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는 아르센 벵거조차도 선수들에게 피치 높은 지역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하라고 주문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압박 그 자체만으로 문제될 사항은 없다. 뛰어난 팀으로 칭송받는 1970년대 네덜란드는 압박을 상당히 매력적으로 시행하는 팀이었다. 다만 오늘날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압박은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되었고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는 그 세대에서 가장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한 팀으로 칭송받고 있다. 그런데 그 때의 네덜란드와 바르셀로나가 기술적으로 상당히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압박은 그들이 선보인 강력한 무기였지만 그들이 최우선으로 추구했던 것은 점유율과 포지션의 자유로운 변경이었다. 네덜란드와 바르셀로나에게 압박은 2번째로 중요했던 전술적 요인이었다. 압박은 다시 공을 되찾아와 공 점유 상황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도구였다.


토트넘과 리버풀은 본질적으로 압박을 추구하는 팀이다. 지난 미들즈브러 원정에서 디보크 오리기가 기록한 골은 아주 멋진 팀골(team goal)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이 스스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것과 동등한 수준으로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는 플레이를 주 전술로 삼는다면 경기는 굉장히 단편적인 형태로 흘러갈 수 있다. 


구디슨 파크에서 있었던 경기는 아주 적절한 예시라 할 수 있다. 로날드 쿠만은 에버턴이 리버풀의 템포를 따라가야한다고 생각했고 선수들에게 최대한 타이트하게 붙으라 지시를 내렸다. 머지사이드 더비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퇴장 선수가 발생한 매치업이다. 그런 경기에서 전반전에 과격한 태클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후반전이 20분 남은 상황에 나왔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때까지 선수들은 상대가 공을 뺏어내기 위해 달려들 때 급한 마음으로 방향을 조준하지 않고 공을 차내기 급급했다. 공격 전개라기보단 클리어링에 가까운 처리였다.


에버턴은 공격 전개 과정에서 롱볼 전략에 의존했다.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서 싸울 때도 똑같은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만큼은 로멜루 루카쿠에게 단번에 넘겨 리버풀의 전방 압박을 우회했다고 볼 수 있다. 루카쿠는 낮게 찔러주는 공에 강점을 가진 선수지만 타깃맨처럼 활용되었고 미드필드 진영에서 질주하는 선수들에게 공을 연결해주는 단순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에버턴에서 유일하게 창조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바클리는 경기를 풀어나가는 임무가 아닌 루카쿠가 만들어주는 세컨 볼(second balls)을 따내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세컨 볼은 다시 한번 주요한 컨셉으로 재등장하게 되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세컨볼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감독은 샘 앨러다이스와 토니 퓰리스 뿐이었다. 아스날에게 2:1 승리를 거둔 이후, 펩 과르디올라는 빠르게 세컨 볼을 따낼 수 있는 트레이닝 세션을 만들어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지극히 평범하기 짝이없는 리그 경기 흐름에 맞춰 세컨 볼을 빠르게 따내는 훈련을 고안해내는 과르디올라는 정말이지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사고관을 지닌 전술가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최근 자신이 지도했던 티에리 앙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컨 볼 상황 혹은 그 이상으로 4번째 경합 상황까지 익숙해져야만 한다. 스페인과 바르셀로나에서는 이러한 사항에 포커스를 둔 적이 없었다. 스페인 무대 선수들은 스페인 축구 문화에 맞춰서 경기를 펼치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이 월드컵, 유로를 우승했으며 챔피언스 리그와 유로파 리그에서 스페인 구단이 많은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스페인 구단은 (전술적으로) 가장 발전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독일은 스페인보다 신체적인 특징을 강조한다. 하지만 잉글랜드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아마 첼시를 제외하고서는 다른 구단 모두가 키가 크고, 탄탄한 선수들을 기용한다. 이 문화에 적응해야하고 이 문화 속에서 결과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프리미어 리그는 바르셀로나를 따라하려는 구단으로 가득했다. 차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빌드업 플레이를 만들어가려는 구단이 많았다. 펩 과르디올라도 당시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의 그러한 시도를 간파했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티키-타카를 지루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지금 프리미어 리그는 너무나도 그와 반대 방향에 위치하고 있다. 하이-템포(high-tempo)와 압박 축구는 평정심과 기술적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을 때 완벽할 정도로 매력적인 축구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이 변질되어 흘리는 공을 두고 싸우는 경기가 되었을 때,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출처 : http://www.espnfc.co.uk/english-premier-league/23/blog/post/3024603/premier-league-teams-like-liverpool-and-tottenham-focus-on-pressing-but-there-are-drawbacks





by David Sumpter


시즌 초반에는 득점 수나 어시스트 수가 적기 때문에 히트맵을 적극 활용하여 선수나 팀을 평가하게 된다. 득점은 패스보다 발생하는 빈도가 극히 적으며 시즌 초에는 행운 유무에 따라 성적이 더 강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히트맵은 시즌 초반에 사용하기 아주 좋은 자료다. (시즌이 흐르면 전반적으로 모든 구단에게 행운이 동등하게 적용될 것이며 그 때부터는 골로 비교해도 상당히 합리적일 것이다) 우리는 패스 자료를 통해서 선수들이 어느 지점에서부터 상대팀을 골치아프게 하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우선 지금 리버풀이 그리워하고 있을 선수인 필리페 쿠티뉴부터 살표보자. 90분 기준으로 쿠티뉴가 많이 패스를 시도하는 구역은 색이 더 진하다. 파란색 화살표는 그 지역에서 쿠티뉴가 시행하는 패스의 평균적인 방향을 보여준다.





쿠티뉴는 박스 앞 지역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다. 또한 화살표가 전방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은 그가 꾸준히 위험 지역으로 공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쿠티뉴의 패스 히트맵(passing heat map)은 올시즌 PL 자료 중 가장 흥미로운 것 중 하나이다. 위험지역에서 상당히 많은 패스를 연결하고 있다.


또한 리버풀은 애덤 랠라나의 복귀 역시 반기고 있다. 아래 그림은 현재까지 랠라나의 패스 히트맵이다.





랠라나 역시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쿠티뉴보다 더 자유롭게 피치를 누비고 있다. 여기서 상당히 재밌는 점은 랠라나의 패스가 쿠티뉴가 선점하고 있는 지역을 향한다는 것이다. 두 선수가 동시에 출전했을 때, 리버풀이 최고의 시기를 보냈던 것을 떠올려 보자.


박스 근처에서 쿠티뉴의 페너트레이션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지금부터 또 다른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 에당 아자르의 기록을 살펴보도록 하자.





아자르는 올시즌에 경기력이 다시 향상되었고 쿠티뉴와 상당히 유사한 지역에서 많은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쿠티뉴와 다른 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쿠티뉴가 전방으로 공을 연걸하는데 치중한다면 아자르는 공을 중앙으로 보내는 것에 집중한다. 이런 부분에서 첼시와 리버풀의 공격 방식의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첼시가 상대 박스로 들어가는데 있어서 리버풀보다 드리블과 돌파에 더 의존한다면, 리버풀은 첼시보다 원터치 패스를 더 많이 활용한다. 


쿠티뉴에 버금갈 정도로 박스 앞쪽으로 전진 패스를 시도하는 선수는 아스날의 메수트 외질이다.





페널티 지역으로 메수트 외질만큼 꾸준하게 전진 패스를 시도할 수 있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아스날에 합류한 이후 외질의 패스 히트맵 패턴은 거의 동일하다. 전반적인 아스날의 공격 전개는 상대 지역에서 길을 발견해는 외질의 능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아스날과 리버풀은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팀이다. 그렇다면 역습을 주무기로 하는 구단의 공격형 미드필더는 어떤 부분에서 다른지 살펴보고 싶다. 우선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의 디미트리 파예의 패스 히트맵은 다음과 같다.






파예의 패스는 앞에서 살펴본 선수들과 조금 다르다. 측면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중앙을 향해 길게 넘기는 패스가 더 많다. 파예는 지난시즌만큼 전진 패스를 시도하고 있지 못하며 웨스트 햄  다른 선수들 역시 지난 시즌만큼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레스터 시티의 리야드 마레즈를 살펴보자.






올시즌 레스터는 지난시즌만큼 힘을 못쓰고 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를 통해 여전히 자신들이 위협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마레즈는 지난 시즌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공을 전방으로 움직이고 오른쪽 측면에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

 

이처럼 히트맵은 서로 다른 선수들을 비교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선수들의 개인 스킬과 더불어 소속팀의 전술적 특징이 녹아든 자료이며 우리는 그 패턴을 명확하게 분석하는데 있어 2가지 사항을 모두 고려해야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nordicbet.com/en/blog/football/premier-league/liverpool-are-missing-coutinhos-heat






by Sean Ingle


브렉시트는 잊자. 현재 첼시와 리버풀은 프리미어 리그 테이블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는 첵시트(Chexit)와 렉시트(Lexit)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온 것 같다. 이들이 유럽 대항전에 참가하지 않아 이점을 얻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이점을 보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라이벌 클럽들은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6~13차례 비행기 탑승을 해야만 한다. 다른 구단의 비행기 탑승시간동안 리버풀과 첼시는 휴식을 취하고 훈련을 하며 상대팀에 대한 분석을 시행한다. 안토니오 콩테와 위르겐 클롭이 각팀 선수들을 체력적으로 전술적으로 푸쉬해주고 있기에 현재 리그 테이블에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장할 수 있다.


"훈련장에서 리버풀과 첼시가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생각해봐라. 충분한 훈련시간을 유지하지 않는 감독이 부임했더라면 리버풀과 첼시는 유럽 대항전 불참으로 인한 이점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트레이닝장에서 열정적인 감독들이기 때문에 두 팀은 적은 경기 속에서 상대보다 더 많은 훈련량으로 좋은 성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나와 논의를 진행한 간부는 이렇게 주장한다.


리버풀과 첼시가 누리고 잇는 다른 이점들은 아주 분명한 자료와 함께 제시되고 있다. Stat.com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상위 7개 구단 중에서 첼시와 리버풀은 각각 16명, 17명의 선수를 기용하여 현재까지 가장 적은 선수 운용폭을 유지 중이다. 스쿼드의 두께가 중요한 시기지만, 적은 선수들로 합을 맞춰 시즌을 치러나가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 레스터 시티는 프리미어 리그 20개 구단중 가장 적은 선수를 활용했다 : 경기수가 적어 회복 시간이 길었고 다른 우승 경쟁권 구단과 달리 로테이션을 적게 시행했으며, 부상 자체가 적었다. 또한 출장 정지가 적었던 것 역시 레스터 시티에게 아주 큰 이점이었다.


이번에는 첼시와 리버풀이 그 효과를 누릴 것 같다. 리버풀과 첼시의 핵심 선수들은 맨체스터 시티, 스퍼스, 아스날의 핵심 선수들과 비교해 더 적은 시간을 뛰고 있다. 에당 아자르의 2016/2017시즌 출전시간은 1,079분이다. 필리페 쿠티뉴는 996분인데 아스날의 알렉시스 산체스는 벌써 1,342분을 돌파했다. 메수트 외질도 산체스와 큰 차이가 없다.


유럽 주요구단의 컨설턴트를 담당하는 21st Club의 정보부 수장 오마르 차우드후리는 유럽 대항전을 참가하는 구단의 핵심 선수가 그렇지 않은 구단의 핵심 선수보다 출전 시간이 약 20% 많다고 말한다. "1시즌으로 누적했을 경우, 이것은 약 7경기 차이를 발생하게 합니다."


UCL을 소화하고 연달아 PL 경기를 소화하는 경우 팀의 신체적 레벨이 어느 정도로 떨어지는지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트래킹 시스템을 갖춘 Tracab과 연락을 취했는데 그들이 제시하는 자료는 이렇다. 7m/s 혹은 25.2km/h 속력 이상으로 달릴 경우 스프린트를 1회 시행하는 것으로 측정하는데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 스퍼스, 레스터는 UCL 후 치른 PL 경기에서 평균 113회 스프린트를 기록했다. 한편 UCL 경기가 없는 주에는 평균 117회 스프린트를 기록했다. 4회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샘플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의 코티솔과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관찰하여 봄이 다가올 때 선수들 퍼포먼스가 떨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도 측정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통계량들을 살펴보자. 차우드후리는 찬스 메이킹 관점에서 리버풀과 첼시가 유럽 대항전 불참으로 인해 6점 가까이 이득을 볼 수 있다 주장한다. 차우드후리는 주중 유럽대항전을 소화한 구단의 데이터를 2014/2015시즌부터 축적했으며 경기 난이도에 따라 값을 보정하여 이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표본수가 작지만 차우드후리는 PL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올시즌에 그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한다. "유럽 대항전을 소화하는 것은 1시즌동안 최대 6점의 희생을 치르게 합니다. 6점 차가 평소에는 크지 않게 느껴질 수 있어도 지금처럼 리그가 굉장히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시점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 됩니다."


유럽 대항전 불참은 이미 첼시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말 아스날에게 3-0으로 패배한 이후, (첼시의 상승세가 시작되어) 콩테가 경질될 확률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한편 아스날은 첼시와의 경기가 끝난 이후 즉시 바젤과의 UCL 경기를 준비해야 했는데 콩테에게는 3-4-2-1로 전환할 1주일의 시간이 주어졌으며 그 시간은 첼시의 올시즌 행보를 극적으로 바꿔놓았다.


12라운드 종료 후 프리미어 리그 테이블은 코르셋처럼 아주 타이트하게 쪼여있다. 1위 첼시부터 5위 스퍼스까지의 차이는 승점 4점에 불과하다. Gracenote Sports의 분석 수장인 사이먼 글리브는 1997/1998시즌 이후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말한다. 당시 12라운드 종료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블랙번, 레스터, 첼시가 3점차로 붙어있었다.


하지만 리버풀과 첼시가 반드시 리그 타이틀을 들어올릴 것이라 주장하지는 않겠다. 여전히 맨체스터 시티는 어마어마한 상대다. 또한 첵시트와 렉시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코 좋은 전략이 아니다. 이미 우리는 2013/2014시즌의 리버풀과 2015/2016시즌 레스터 시티 사례를 통해 유럽 대항전 불참이 주는 이점을 경험했다. 콩테 혹은 클롭이 다시 한 번 그 이점을 강조하더라도 이젠 놀랄 것이 없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nov/20/europe-chelsea-liverpool-premier-league-champions-league



by Jonathan Wilson


어떤 재료로 구성되었는가보다 어떤 스타일로 경기를 펼치는가가 더 중요한 오늘날이다. 하지만 소용돌이같은 상황 속에서 그 중요성이 상실될 때가 있다. 브랜단 로저스의 2014/2015시즌을 고려할 가치조차 없이 끔찍하다고 쉽사리 말할 수도 있다. 마리오 발로텔리는 비효율적이었으며 라힘 스털링과는 사이가 점점 틀어졌다. 또한 마지막 라운드 스토크 시티에게 끔찍한 패배까지... 하지만 2014/2015시즌 리버풀은 전술의 혁신에 있어서 가치가 있는 팀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안토니오 콩테, 펩 과르디올라, 세르비아 대표팀의 슬라볼류브 무슬린이 로저스의 전술을 베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며 또한 그들이 완벽했던 리버풀의 시스템을 계승했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로저스가 제시했던 방법 일부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런 로저스 또한 파울로 소우사의 전술에서 영감을 받았다.


로저스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3:1 패배를 당한 경기에서 발로텔리는 더 이상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할 의사가 없음을 표출했다. 한편 리키 램버트는 그만한 기동력이 없었다. 로저스는 전술을 바꾸기로 결심했고 시즌 초 바젤에게 1:0으로 패배했던 경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경기 초반 바젤의 수비수 베랑 사파리가 부상으로 아웃되었고 바젤은 백3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바젤의 새로운 포진은 리버풀이 시행하고 있었던 4-2-3-1 포메이션의 주요 문제점을 공략했다.


개략적으로 모든 전술은 공간과 관련되어 있다. 어디에 공간이 있는가? 어떻게 상대가 노출한 공간을 침투하는가? 어떻게 상대에게 공간을 노출하지 않는가?의 싸움이다.


4-3-2-1은 피치 전구역에 걸쳐서 선수를 고르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과 포메이션의 유동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4-2-3-1은 아주 명백한 약점을 보유하고 있다 : 측면 포워드, 풀백, 중앙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 풀백이 그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서 중앙쪽으로 움직이면, 상대팀 풀백이나 윙백이 아군 풀백이 비운 채널 공간을 향해 침투하게 된다. 피치 전지역을 완벽하게 덮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4-2-3-1에서는 그 지점이 아주 상대팀이 공략할 핵심이었다. 


경기장 3/4지점에 2명의 창조자를 배치하면, 4-2-3-1을 사용하는 상대팀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혼동하게 된다. 2명의 홀딩 미드필더가 그들과 대결하면 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본래의 포지션에서 벗어날 위험이 있다. 홀딩 미드필더가 본래 포지션에서 끌려 나가면 센터 포워드가 밑으로 내려와 경기를 펼칠 공간, 뒤에서 침투하는 선수가 노릴 아주 치명적인 공간이 발생한다. 그것도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말이다.


센터백과 풀백 사이의 공간이 취약하다는 것은 이미 충분할 정도로 많이 거론된 사항이다. 다수의 공격 조합이 그 지역에서 수비 취약성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선수들을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 공간으로 더 깊숙히 침투시킴으로써 수비팀을 더 골치아프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트리 포메이션이 탄생했다. 덴 하그에서 코 아드리안세가 이 포메이션의 선구자였고 잉글랜드에서는 테리 배너블스가 사용했고 이후 카를로 안첼로티가 한층 발전시켰다.  


크리스마스 트리 전형의 문제는 아무리 공격적인 풀백이 있다한들 측면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로저스는 사파리 대신 투입된 데를리스 곤자레스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바젤은 3번째 센터백을 투입했고 풀백을 피치 위로 올려버렸다. 윙백 혹은 그 이상 높이까지 올린 셈이다. 그렇게 3-4-2-1이 탄생했다. 


리버풀은 수비를 안정화 시키지 못했으나 인사이드 포워드 자리에 필리페 쿠티뉴, 애덤 랠라나를 스털링을 명목적인 센터-포워드 자리에 배치했다. 스털링은 언제든지 후방으로 내려와 경기할 수 있는 선수였고 쿠티뉴와 랠라나가 상대의 홀딩 미드필더를 끌어내면 그 빈 자리를 공략할 수 있는 선수였다. 리버풀은 이 시스템을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처음으로 사용했으나 다비드 데 헤아를 뚫지 못하며 3:0으로 패배했다. 하지만 그 이후 리버풀은 시즌 막바지 기강적으로 무너지기 전까지 13경기에서 승점 33점을 획득했다.


에당 아자르와 페드로도 지난 5경기동안 첼시에서 비슷한 포메이션의 효과를 보고 있다. 한편 첼시는 굉장히 빠르게 수비 시스템을 자리잡았다. 물론 첼시의 수비가 빠르게 안정된 것에는 백3를 보호하는 은골로 캉테의 헌신적인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고 볼 수 있다.


2명의 인사이드 포워드 조합은 올 시즌 과르디올라의 팀 셀렉션 주요 테마 중 하나다. 이를 케빈 데 브라이너는 "자유로운 8번"이라 말하기도 한다. 과르디올라는 측면 플레이어가 피치 굉장히 높은 곳에서 경기를 펼치길 원한다. 하지만 동시에 과르디올라는 5명의 선수를 데리고 블록을 형성한다. 4명의 수비수와 1명의 홀더를 데리고 공을 점유한 상황에서 3-2 포메이션을 형성한다. 풀백이 전진한 상황에서 홀딩 미드필더가 후방으로 내려오거나 센터백 1명이 전진하여 홀딩 미드필더와 짝을 이룬다. 좀 더 단도직입적으로 백3 시스템을 꺼내들어 2명의 홀딩 미드필더를 배치할 때도 있다. 세르비아 대표팀 역시 마찬가지다. 무슬린은 두산 타디치와 필립 코스티치를 인사이드 포워드 자리에 배치시키고 그 앞에 알렉산더 미트로비치를 두어 3-4-2-1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역사가 말해주듯이, 시간이 흐르면 상대들은 2명의 플레이메이커를 막는 해결책을 알아낼 것이다. 2명의 플레이메이커를 두는 전술이 현재 강력한 포스를 뿜어내는 것은 이 전술이 초창기이기 때문이다. 백4가 이전까지 마주하지 않았던 시스템이며 이것은 백4 시스템의 약점을 공략하는 방법이 되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nov/15/brendan-rodgers-3-4-2-1-chelsea-manchester-city-basel-liverpool





by Ryan Giggs


내가 이런 말을 하는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5월에 있었던 유로파 리그 결승전에서 나는 위르겐 클롭이 이끄는 팀이 승리하길 원했다. 물론 리버풀이 우승 트로피를 가지고 퍼레이드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리버풀이 유럽 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이 리그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자 그 곳에서 오랫동안 선수로서 뛰었다. 나는 살포드에서 성장했고 당시 리버풀은 잉글랜드 최고의 팀이었을 뿐만 아니라 때때로 유럽 정상의 자리까지 올랐던 구단이었다. 리버풀의 뛰어난 퍼포먼스에 가려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어떤 느낌으로 살았는지 잘 알고 있다. 시간이 흘러 유나이티드가 리버풀보다 더 성공적인 구단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안필드에서 승리하는 것만큼 짜릿한 것은 없다.


세비야와의 결승전 경기를 보면서 나는 리버풀이 유럽 대항전에 참가하지 않고, 여름에 보강이 적절하게 이루어진다면 프리미어 리그 우승에 도전할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클롭은 단 1년만에 잉글랜드 경기 스타일이 요구하는 사항들에 대해 적응했고 선수들은 클롭이 추구하는 경기 방식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올시즌 리버풀은 주말 경기를 준비하는데 방해가 되는 주중 경기가 없다.


루이 반 할은 독일에서 감독직을 수행한 경력이 있으며 수많은 독일 감독들이 주말 경기를 위해 전술적인 준비를 주중에 심도있게 진행한다고 수석코치인 나에게 말해줬다. 만약 리버풀이 유로파 리그에서 우승했다면, 그들은 지금 챔피언스 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었을 것이다. 8위로 시즌을 마감한 상황에서 유로파 리그 결승전까지 패배한 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다행인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리버풀은 온전히 주말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


리버풀이 마지막 우승을 이뤄낸지 27시즌이 지났다. 1967년부터 1993년까지 우승하지 못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6년 기록을 뛰어넘게 되었는데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압박감은 더 커질 뿐이다. 알렉스 경이 우리를 우승으로 이끌기 전까지도 나는 유나이티드에서 우승에 대한 비슷한 압박감을 느꼈다. 타이틀 없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구단 선수들과 심지어 팬들까지도 정말 우승이 가능한가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올해 리버풀은 우승 경쟁할 수 있는 모습을 갖췄다. 나는 현역시절에 리버풀이 과거 리그를 지배했던 경력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우승을 차지할 경우 연달아 우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했었다. 유나이티드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리그를 지배했지만, 현재는 한 구단이 리그를 지배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리버풀은 1회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우승을 원하겠지만 말이다.


알렉스 경은 리버풀 상대로 반드시 이겨야한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가 리버풀에게 항상 승리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리버풀과의 경기가 최근 경기력과 상관없이 치열하게 싸워야하는 경기라고 인식한 것은 분명했다. 1992년 4월 우리는 안필드에서 패배했다. 경기 종료 후 리버풀 팬 한 명이 나에게 싸인을 요청했다. 그는 나에게 싸인을 받고서 즉시 내 앞에서 사인을 찢으며 유나이티드가 결코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 당시 나는 18살이었고 그가 찢어진 싸인을 아직도 가지고 있길 희망한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안필드에서 경기했을 때, 나는 스카이스포츠의 MNF 펀딧으로 안필드를 방문했다. 안필드는 내가 자유롭게 방문하던 곳이 결코 아니었다. 안필드의 메인 스탠드에서 경기를 관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상당히 인상 깊었다. 안필드에서 유나이티드와 똑같이 수십년간 구장의 상업화와 맞서 싸워온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결코 안필드의 유명 인사가 될 수 없을텐데 이번 안필드 방문에서 구단 직원들은 나에게 상당히 친절했고 존중심을 보여줬다. 각자의 양측 구단에 대한 충성심을 떠나서 리버풀이 그렇게 멋진 모습을 보여준 것을 칭찬하고 싶다. 나와 개리 네빌이 안필드 주차장에서 폭언을 들었다는 보도가 있던걸로 아는데 보도된 것보다 훨씬 더 심한 말도 들었다고 확신할 수 있다. (리버풀 관계자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보아하니) 어쨌든 나는 그런 폭언이 내가 아닌 네빌을 향한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 


스티븐 제라드 이적 후 빅스타가 없는 리버풀 경기를 보는 것이 흥미롭다. 필리페 쿠티뉴는 뛰어난 재능이고 조던 헨더슨은 주장직을 이어갈만큼 잘해주고 있다. 헨더슨은 정말 좋은 사람이자 헌신적인 프로선수처럼 보인다. 제라드가 떠났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은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한 개인이 모든 관심을 받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은 팀에게 좋은 현상일 수도 있다.


다방면에서 2005년 로이 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난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수년간 로이 킨은 피치 위에서 2인분 이상을 해주던 선수였다. 킨이 구단을 떠났을 때, 다른 선수들이 그 빈 자리를 채워야만 했다. 현재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차이는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을 내부에서 찾았는가, 외부에서 찾았는가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누가 감독이든 제라드는 리버풀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 제라드는 리버풀을 떠났고 리버풀을 상징하는 그 자리에는 클롭이 위치해 있는 것 같다.


구단 내에서 제라드의 역할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다. 제라드는 위대한 선수였다. 유나이티드에서는 알렉스 경보다 위대한 인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은 서로 다른 구단이니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맞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리버풀이 다이나믹하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리버풀은 20골 이상을 넣어줄 수 있는 스코어러가 없다. 사디오 마네 혹은 다니엘 스터리지는 내가 틀렸다고 기록으로 말해줄 수도 있다. 허나 분명한 것은 리그 우승을 위해선 20골 넘게 넣어줄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리그 우승을 차지한 모든 구단에는 20골 이상 넣은 선수가 있었다 : 제이미 바디, 디에고 코스타, 야야 투레(물론 메인 스트라이커는 세르히오 아게로지만) 로빈 반 페르시까지.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리버풀의 골키퍼는 리그 정상급 수준이 아니라 생각한다. 


아마 리버풀과 관계된 사람들은 내가 리버풀의 우승 가능성에 대해 "우승할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래 전에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18번 우승부터 하고 오라고 말했었다. 20년이 지났고 유나이티드는 총 20번 리그 우승을 기록하게 되었다. 지금 내 주변 사람들은 그 관계가 다시 역전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6/10/28/ryan-giggs-column-why-i-fear-this-could-be-liverpools-year-in-th/



by Jonathan Wilson



조세 무리뉴는 위르겐 클롭보다 고작 4살 많을 뿐이지만, 축구란 관점으로 봤을 때 무리뉴는 클롭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게 느껴진다. 어느 정도 전술 색깔의 차이가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클롭이 열정적으로 추종하는 강한 압박, 높은 위치에서부터의 압박이 유행을 타고있기 때문일 수 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가 토트넘 핫스퍼와 경기했을 때, 우리는 치열하면서도 숨막히는 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다.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이 보여준 축구는 오늘날의 축구로 세팀의 신선한 아이디어는 서로를 겨냥하고 있었다. 한편 무리뉴의 스타일은 보다 전통적이다. 오늘날 무리뉴의 방법이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가오는 월요일 안필드에서 클롭과 무리뉴가 맞대결을 펼치는데 무리뉴 전술에 대한 보편적인 익숙함은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위대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지도자 카를로스 비안키는 벨레스 사르스필드, 보카 주니어스를 이끌고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4회 우승을 이끌어냈는데, 그는 성공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한 10가지 불문율에 대해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그가 이야기한 10가지 규칙 중 피치 위 전술에 대해 언급한 것은 단 한가지도 없었다. 비안키가 가장 강조했던 사항은 바로 '리더십'으로 비안키에게는 문자 그대로 의미를 넘어선 것이었다. 비안키가 주장하는 리더십은 '개인을 우상화'하는 것이었다. 이 전략은 무리뉴와 클롭의 공통 분모이기도 하다.


클롭은 따뜻하면서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2-1 승리를 거둔 이후, 피치에서 자축하는 클롭의 모습을 보면 그가 리버풀 선수들과 리버풀 팬들에게 분명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터치라인에서 보여주는 클롭의 독특한 액션은 클롭도 팬과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임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게 만든다. 클롭의 기자회견과 인터뷰 매너는 유쾌하면서 즉흥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클롭의 퍼포먼스는 특정 포인트를 강조하기 위해 맞춰져 있으며 실제로 그런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포르투에서 무리뉴의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은 마치 그를 종교적 지도자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선수들이 무리뉴를 이야기할 때 애정과 경외심이 동시에 느껴진다. 포르투의 골키퍼였던 빅토르 바이아는 "무리뉴는 모든 선수들에 대해서 굉장히 심도있게 파악하고 있고 매 순간마다 우리의 감정을 지배하기도 한다." 라고 말했다. 바이아는 포르투 감독 시절의 무리뉴에 대해 "계획이 너무나도 정교한 나머지 미래를 예언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라고 했다. 무리뉴는 독일의 정치 이론가인 막스 베버가 주장했던 '카리스마적 권위'를 따르는 사람이다. '스페셜 원(Special One)'은 아주 적절한 사례라 할 수 있다 : 무리뉴는 미디어가 '스페셜 원'이란 용어를 콕 찝어 사용할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게 무리뉴는 자신의 이미지에 지배력과 자신감을 추가할 수 있었다. 


영도력(liderazgo)에 의존하는 감독은 자신의 아우라에 흠집이 생기는 순간 위기에 빠진다. 과거 벤피카를 지도했던 벨라 구트만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선수들에게 승리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그가 확신을 잃게되자 그의 눈에서 그가 패배했다는 첫번째 신호가 보였다."


올시즌 무리뉴는 과감하지 못하거나 옛날의 무자비함을 상실한 모습을 가끔씩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무리뉴가 가장 무자비했던 순간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에 대한 태도로 (그 무자비함의 발현이 피치 위가 아니라는 것이)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 무리뉴는 이전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그의 인터뷰와 기자회견은 더 이상 과거와 동일한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고 있다. 무리뉴는 미디어를 상대로 똑같은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더 이상 미디어는 무리뉴의 의도대로 그의 발언에 격노하지 않으며 무리뉴의 의중이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최상위 레벨에서 10년 넘게 집권하는 감독들은 거의 없으며 설사 존재한다 하더라도 아무런 성과없는 시기를 겪게 된다. 알렉스 퍼거슨 경의 경우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가 결실이 없는 시기였다. 무리뉴는 아주 비범한 재능을 지닌 감독이고 2012년 바르셀로나를 꺾고 레알 마드리드를 라 리가 챔피언으로 올려놓은 것처럼 정상을 복귀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추진력이 무리뉴와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직관에 의존하는 무리뉴의 방법론은 큰 도전을 맞이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2차례 모두 승리를 기록했다. 현대적인 느낌의 클롭과 훨씬 더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루이 반 할의 대결이었고 두 팀의 방법론 차이는 리버풀이 유로파 리그 경기에서 홈경기 2-0 승리를 거둘 때 더욱 확실해 보였다. 


아직까지는 지난시즌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무리뉴의 유나이티드는 반 할의 유나이티드보다 덜 보수적이지만, 맨체스터 시티-토트넘-리버풀과 비교했을 때 활발하지 못한 느낌을 준다. 유나이티드의 부진은 무리뉴가 주장하는 것처럼 반 할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다시 가르치는 과정의 연장선일 수 있다.


하지만 무리뉴는 경기 스타일적 관점에서 오랫동안 압박-점유의 기류와 맞서 싸워왔다. 리더십 이미지가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중요할 때 경기 스타일, 명성, 실재 모든 것들이 리더십과 함께 움직이게 된다. 무리뉴의 토크가 공과 관련되어 있던 시절도 있었다. 공수 전환, 삼각형 모향의 미드필더 배치는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새로운 것이었다. 무리뉴도 과거에는 인습을 타파하며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는 선구자였다.


하지만 축구는 정체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간다. 지금은 클롭이 현대적이며 그런 클롭의 현대적 감각이 클롭의 이미지를 상승시키고 있다. 그리고 익숙함에 빠져버린 무리뉴는 과거의 인물이 될 위기에 놓였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oct/13/jurgen-klopp-jose-mourinho-manchester-united-liverpool-premier-league






by Jonathan Wilson


클롭은 여전히 안필드 유명인사다. 하지만 리버풀의 기복을 언제까지나 인내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감독을 언제까지 믿어주고 어느 순간부터 신뢰를 내려놓아야할 것인가? 또 감독은 얼마나 빠르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만 할까? 이는 결코 대답하기 쉬운 질문이 아니며 상황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리버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다가오는 토요일, 위르겐 클롭은 다시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리버풀 선수들을 지휘할 것이다. 지난해 10월 클롭이 프리미어 리그 데뷔전을 치렀던 바로 그 경기장에서 클롭이 다시 한 번 리버풀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에 나선다. 당시 리버풀은 유럽에서 가장 유쾌한 감독을 모셔오는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다는 반응이었다. 수많은 서포터들이 팀버스에서 내리는 클롭을 찍기 위해서 주차 공간에 모이기도 했다. 경기장에는 클롭을 환영하는 수많은 배너들이 있었고 특히 클롭의 얼굴 위에 "We Believe"가 새겨진 깃발도 있었다. 킥오프 전에는 무려 23명의 기자들이 클롭을 찍기 위해서 리버풀 벤치에 몰려 있었다.


그로부터 10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클롭은 여전히 그 어느때 만큼이나 인기있는 인물이다. 그는 이번 여름에 2022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클롭에게 리버풀이 계약 연장을 제안한 것은 다소 놀라운 일이었다. 심지어 지난 주 <Stern magazine> 인터뷰에서 클롭도 리버풀의 계약 연장 제의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클롭 부임 이후, 리버풀은 경기당 1.59 승점을 기록하고 있다. 브랜단 로저스의 리버풀은 경기당 1.88 승점을 기록했다. 데이터는 직설적이지만, 이것만으로 클롭의 스토리를 전부 이야기할 순 없다. 클롭이 여전히 전임자가 남겨둔 문제점들을 바로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팀을 바꿔가는 과정에서 전진을 위해 후퇴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클롭은 지난 주 인터뷰에서 고액의 선수를 사는 것이 아닌 선수를 코치해서 성장시키는 것이 자신의 방식이라 주장했다. 그는 고액의 선수를 구매하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방식이라 말했고 그런 응급책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클롭에게 오랜시간의 참을성이 주어질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문제의 징조가 보이면 팬들이 감독의 희생을 요구한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TV와 여론이 지루한 경기를 볼 때마다 감독을 내쫓아야 한다는 듯이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역사는 위대한 감독에겐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더비 카운티와 노팅엄 포레스트를 지도했던 브라이언 클러프는 첫번째 시즌을 2부 리그 하위권으로 마감했다. 허나 클러프는 5년 후 더비 카운티를 1부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노팅엄에서는 고작 3년만에 동일한 성과를 이뤄냈다. 퍼거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첫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까지 7년의 시간이 필요했고 허버트 채프먼은 아스날을 우승으로 이끄는데까지는 6년의 시간이 걸렸다. 돈 레비는 리즈 유나이티드 첫시즌에 가까스로 3부리그 강등을 피했다. 1부 승격까지는 3년의 시간이 필요했고 빌 샹클리도 마찬가지로 리버풀을 1부로 끌어올리는데 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의 축구는 과거와 다르다. 막대한 자본이 유입되어 구단은 투자한 돈을 바탕으로 기대치를 설정하고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는 것은 구단주와 운영진 입장에서는 상당히 두려운 사건이다. 감독의 성적과 구단의 목표점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빠르게 발생할 때가 있는데 그럴 경우, 빠르게 헤어지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최선의 결정이다.


최근들어 선덜랜드는 감독을 제물로 바치고서 잔류에 성공하는 습관을 만들어냈다. 클러프, 샹클리, 레비, 퍼거슨같은 사람들이 현재 조건에서 그 때와 동일한 커리어 시작을 했다고 상상해 보아라. 상당히 많은 위대한 감독 커리어가 꽃을 피우기도 전에 사라졌을 것이란 의구심을 가져볼만 하다.


클롭은 여전히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감독이다. 카리스마 있는 모습도 클롭이 큰 기대를 받는 이유 중 하나겠지만, 마인츠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보여준 성과, 뛰어난 경기력이 클롭에게 기대를 거는 분명한 이유일 것이다. 지난시즌 리버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때, 그들은 정말 좋은 축구를 구사했다. 맨체스터 시티를 2차례 꺾었으며 유로파 리그에서는 비야레알과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승리했다. 무엇보다도 당시 리버풀 축구는 정말 스릴넘치는 축구였다. 만약 리버풀이 경기력을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다면, 리버풀은 세계에서 가장 재밌는 축구를 구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리버풀의 문제는 일관성이다. 리버풀은 아스날과의 개막전에서 하프타임 이후 20분간 정말 뛰어난 축구를 구사했다. 나머지 70분간의 축구는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리버풀은 그 20분간의 뛰어난 퍼포먼스로 충분히 4-3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번리에게 2-0으로 패배한 경기는 인상적이지 못한 경기력이 더욱 두드러진 날이었다.


리버풀은 상대가 전진하고 뒷공간을 남겨두면 공격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남아있다. 리버풀은 상대가 내려앉아 선수 간격을 촘촘하게 형성했을 경우 그 그물망을 뚫을 수 있을까? 리버풀은 조던 헨더슨을 세르히오 부스케츠처럼 변신시킬 수 있을까? (어쩌면 엠레 찬은 두번째 의문점에 대한 해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클롭은 답을 발견해야만 한다. 번리전은 리버풀을 개선하는 임무가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는걸 보여준 경고성 신호다. 만약 리버풀이 지난시즌처럼 지극히 평범한 경기력과 뛰어난 경기력을 오간다면, 팬들이 언제까지 감독에게 인내심을 가질 수 있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ug/25/the-question-will-jurgen-klopp-be-given-time-liverp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