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본문은 2011년 4월 26일에 쓰여졌습니다.)
웨인 루니는 지난 09/10시즌보다 더 적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의심할 여지없이 그는 더욱 효율적인 선수로 진화했다.
지난 2009/2010시즌 웨인 루니는 정말 많은 골을 기록했고 사람들은 루니의 가공할 득점력에 환호했다. 하지만 그가 바이언과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자, 잉글랜드의 월드컵 드림은 물거품이 되어버렸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쓸모없는 선수가 되어버렸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팀은 1차원적인 팀으로 변해 결국 칼링컵 우승에만 그치고 말았다. 유나이티드에겐 실패한 시즌이지만 루니는 분명히 많은 골을 넣었다. 44경기 34골. PFA 올해의 선수상, 기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 수상. 루니 개인에게는 09/10시즌이 아주 성공적인 시즌이었다고 볼 수 있다.
올 2010/2011시즌,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현재 루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이후 첫 5년간 보여줬던 플레이를 다시 한 번 보여주면서 부활을 알리고 있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밑에서 뛰면서 미드필더와 에르난데스의 연결 고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때로는 그 미드필더들보다 더 후방에서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흔히 수비수들을 공격성을 절제하고 있는 공격수라고 표현하는데, 루니의 경우에는 특히 측면에서 뛸 때 루니가 공격성을 절제하는 풀백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최근 완벽하게 경기력이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루니의 2010/2011시즌을 최고라 뽑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그렇지만 공격 포인트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본다면, 루니는 09/10시즌보다 10/11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09/10시즌 루니는 2,723분을 소화하면서 26골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0/11시즌의 루니는 1,950분을 뛰었고 10골과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을 조금 틀어서 본다면, 09/10시즌의 루니는 93분 54초마다 1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만 10/11시즌의 루니는 92분 52초마다 1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다.
루니가 다른 선수들과 달리 여겨지는 부분이 바로 수비적 기여도이다. 루니를 깎아내리는 사람들은 그가 어떠한 포지션에서 세계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들은 창조자 위치에 번뜩이는 발을 가진 이미지의 선수 리오넬 메시와 루카 모드리치를 선호하고, 연극의 주인공 역할을 즐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프란체스코 토티를 이야기한다. 아티스트와 같은 지네딘 지단, 게오르게 하지를 언급하는데 과연 대머리에 가깝고 다부진 체격을 가지고 있는 루니가 그러한 부류에 속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루니의 활기차고 펄펄끓는 성격은 그러한 이미지와 부합하지 않는다.
에르난데스와 전통적인 투스트라이커 조합을 선보이는 루니...
현재 루니가 팀에 기여하고 있는 바는 그렇게까지 낯설은 모습이 아니다. 여러 방면에서 루니와 에르난데스의 조합은 전형적인 투톱의 파트너쉽이라 볼 수 있다. 전형적인 창조자(루니)와 빠른 선수(에르난데스)의 조합은 과거부터 케니 달글리시와 이안 러시, 피터 비어슬리와 게리 리네커, 에릭 게이츠와 마르코 가비아디니, 데니스 베르캄프와 니콜라스 아넬카, 테디 셰링엄과 앤디 콜이 선보였다. 창조자는 공간을 찾아내고 빠른 선수가 수비수의 뒷공간으로 달려들어갈 수 있도록 패스를 공급한다. 이러한 방식의 공격은 방어하기 까다로운데 왜냐하면 만약 수비수들이 빠른 선수의 뒷공간 침투가 두려워 라인을 내린다면 창조자에게 미드필드와 수비라인 사이에 공간을 허용하게 된다. 반대로 수비수들이 창조자를 압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간다면 그에따라 발생하는 뒷공간을 빠른 선수가 침투하게 된다.
루니는 이러한 조합을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마이클 오웬과 선보인 바가 있다. 사실 두 선수는 이러한 쉬운 조합을 그다지 잘 활용하지 못했지만 -두 선수가 같이 뛴 29경기에서 두 선수간에 있었던 어시스트는 단 1개에 불과했다- 두 선수의 활약 덕분에 잉글랜드는 유로 2004에서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유로 204야말로 근래에 있었던 메이저 대회 중 잉글랜드가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보였던 유일한 대회였다 말하고 싶다. 루니가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기 이전까지 잉글랜드는 10골을 기록했다.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폴 스콜스, 데이비드 베컴과 같은 여타 공격적인 미드필더들의 도움도 있었지만 전방에 위치한 두 선수가 수비수들을 제 위치에서 끌어내지 못했더라면, 그들이 골을 기록할 순 없었을 것이다.
지난 토요일 조니 에반스가 지적했듯이, 과거 아르헨티나의 저널리스트가 오웬을 묘사할 때 '툭...툭...골!'밖에 모르는 선수라고 낮게 평가했던 것처럼 에르난데스를 단순히 달려와 골을 넣는 선수로 평가절하하기 쉽다. 에반스는 에르난데스를 '굉장한 점프력을 지닌 강인한 선수이며 지치지않고 끊임없이 창조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선수'라고 묘사했다. 빠른 발을 지닌 선수들의 다수가 그러하듯이 에르난데스에 빠른 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창조자와의 파트너쉽에 대한 본능적인 이해도가 있는데 에르난데스는 루니와의 이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번에 있었던 루니의 이적 파동 때 루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값싼 선수들만 영입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는데 이러한 불만이 에르난데스를 두고하는 것이라는 의심도 있지만 말이다.)
...지만 루니는 여전히 현대적인 선수이다.
그러나 루니가 보여주는 플레이는 전통적인 창조자 그 이상의 것이다. 2시즌 전에 주목받았듯이 그와 박지성은 측면에서 상대의 풀백을 저지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제 루니는 그러한 역할을 측면이 아닌 중앙에서 수행하고 있다.
예를들어 비교해보자. 루니가 8강 원정에서 기록한 히트맵과 샬케04에서 뛰고있는 라울이 인터나치오날레 원정에서 기록한 히트맵을 보면 라울도 루니처럼 우리가 흔히 4-4-2의 세컨 스트라이커라 부르는 자리에서 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위치는 루니보다 한참 더 앞선에 위치해있다.
그렇다면 루니의 기록과 토트넘 원정을 떠났던 레알 마드리드의 메수트 외질의 히트맵을 비교해보자. 외질은 우리가 4-2-3-1 포메이션이라 부르는 것에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루니가 수행하는 포워드의 역할과는 다르다. 그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자주 측면으로 빠졌다는 것 역시 주목할 부분이지만, 여전히 외질도 루니보다 더 앞선 위치에서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Opta의 기록에 따르면 루니는 올시즌 88%의 태클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외질의 성공률은 70%에 불과하다. 만일 루니가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트레콰르티스타' 위치보다 더 후방에서 뛰고 있다면, 도대체 무엇이 그를 이렇게 변하게 만들은 것일까?
전방에 위치한 다수의 센터 포워드들은 상대 수비수와 가까이서 경기를 펼치는 것에 익숙하다. 이안 러시는 이러한 부분의 플레이에서 단연코 최고의 선수였다. 그렇지만 센터 포워드가 전방에서 공을 뺏어내 자신보다 후방에 위치한 더욱 창조적인 선수들에게 충분한 공간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1982년 브라질 대표팀의 센터 포워드였던 세르지뉴가 아마 논란이 있을법하나 이러한 부류의 선수이며 1998년의 스테판 기바르쉬가 비슷한 역할을 수행했다. 밀란에서 안드레아 피를로가 '레지스타'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었던 것은 전방에 위치한 안드리 셰브첸코의 볼을 뺏어내는 능력에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루니는 전방에서 공을 뺏어내는 센터 포워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오웬 하그리브스와 대런 플레쳐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유나이티드에게 절박해진 것이었다. 일반적인 4-4-2 포메이션은 미드필드를 열어줄 수 밖에 없다. 경기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대에게 미드필드 공간을 열어주는 것은 항상 염두해두고 있어야한다. 더불어 원정골 우선 원칙을 고려해 유나이티드가 1997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게, 1998년 모나코에게 재앙과 같은 패배를 겪었듯이 정통 4-4-2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홈과 원정 경기를 모두 치르는 유럽 대항전 경기에선 6번의 찬스를 만들고 단 한번의 기회를 내주지 않는 것이 18번의 찬스를 만들고 3번의 기회를 내주는 것보다 더 선호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세컨 스트라이커로 루니가 경기를 소화하면 이는 정통 4-4-2라 볼 수 없다. 유나이티드의 포메이션은 4-4-1-1에 가까운 포메이션이지만 처진 스트라이커가 너무나 뒤로 물러나 또 다른 미드필더처럼 보일 수도 있는 포메이션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서 조세 무리뉴 감독에게는 피치 전방부터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빠르게 공을 다시 뺏어내고 바르샤의 리듬을 깰 수 있는 그런 선수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무리뉴는 페페와 케디라를 전진시켜서 피치 높은 구역부터 바르샤를 압박했다. 이는 루니가 수행하는 역할과 아주 흡사한 것이다 : 하나는 높은 위치에서 시작하지만 공을 뺏어내기 위해서 후방으로 내려오며 다른 하나는 2명이 후방에서 경기를 시작하지만 높은 지역부터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 전진하는 것이다.
유나이티드에게 있어서 루니의 이러한 역할 수행은 사실상 추가적인 미드필더를 보유한다는걸 의미하게 된다. 3번째 중앙 미드필더는 정통 4-4-2가 노출할 수 있는 미드필더 사이 간격의 차이를 좁힐 수 있게 만든다. 상대를 쫓아가는 강인한 투쟁심을 가진 루니는 중앙 미드필더 지역에서 라이언 긱스와 마이클 캐릭을 만나게 된다. 두 선수 모두 공의 소유권을 유지하는 것에는 탁월하지만 공을 뺏어내 공을 뒤로 보내는 것에는 그렇게까지 특출난 선수들이 아니다. 따라서 루니의 가세는 큰 도움이 된다.
결국에 루니의 10/11시즌은 지난 시즌만큼의 득점수를 기록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그는 전반기에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해에 루니가 받았던 수많은 찬사와 여러 수상에도 불구하고, 루니가 이제 겨우 몇개월을 뛴 것에 불과했지만, 10/11시즌의 루니는 더욱 효율적인 선수로 변했다. 골이 전부는 아니다.
라울과 외질의 히트맵은 2011년 자료이다보니 현재 페이지가 열리질 않는군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1/apr/26/the-question-man-utd-goals-rooney